[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입법을 지원하겠단 뜻을 표하며, 통과 전 법적 공백기 동안 시장 감독을 적극 실시하겠다고 나섰다. 감독체계 구축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불공정행위를 적발하는 동시에 이용자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한단 방침이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강남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간담회’에서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공정·불법행위에 시장 자율규제만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금융당국은 법 시행 이전이더라도 조속한 시장질서 확립과 피해자 예방을 위해 신고센터 설치 등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김부곤 디지털금융혁신국장, 이석 기업공시국장과 학계(3명), 업계(8명) 등 총 14명이 마주 앉았다. 이 수석부원장은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거래 투명성, 관리체계 소홀 등 문제점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입법”이라며 “금융위원회에서 준비하는 후속법령 제정과 2단계 법안 논의에도 참여해 원활한 입법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법사위, 본회의가 남아있으나 가상자산 이용자에 대한 보호,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규율을 골자로 하는 만큼 최종 통과 시 규제 공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은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감독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하고, 온체인 데이터를 포함해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도 준비할 예정이다. 필요 시 시장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한다. 이 수석부원장은 “향후 법 시행에 대비해 감독·검사 및 불공정거래 조사 등에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동일위험-동일규제’라는 대원칙하 금융시장과의 규체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체계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가상자산만의 기술적 특징도 효과적으로 반영해 시장 참가자들의 원활한 거래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업계 및 관계자들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자율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하면 금감원은 ‘가상자산 리스크협의회’ 등을 통해 개선방안에 대한 정책컨설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김재진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부회장은 △거래지원 △자금세탁방지 △시장감지 △준법감시 △교육 등 5개 분과별 자율규제 현황 및 올해 계획을 발표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5-30 14:11:47[파이낸셜뉴스]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등을 거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선 투자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물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기소하는 등 규제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시장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크립토닷컴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 성장을 위해 '규제'는 필수 타릭 에르크 크립토닷컴 컴플라이언스 책임자(SVP)는 15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목적에 맞는 효과적인 규제는 시장 참여자에게 더 큰 책임을 부여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때문에 업계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크립토닷컴은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컴플라이언스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크립토닷컴은 2016년 설립된 가상자산거래소다. 유럽, 미주, 아시아 전역 등 전 세계 8000만명의 투자자가 크립토닷컴을 이용하고 있다.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크립토닷컴의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이끌고 있다. 크립토닷컴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팍소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한 전문가다. 특히 한국,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앞장서왔다.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컴플라이언스가 필수 요소라고 판단했다. 크립토닷컴이 진출할 시장을 선택할 때 명확한 규제가 있는 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가 필수 요소라고 믿는다”며 “규제가 없는 국가의 경우 당국과 협의해 업계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크립토닷컴은 업계 최고 수준의 신뢰도를 갖추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금융행위감독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가상자산 규제청으로부터 사업승인을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최대 규모인 7억5000만달러 보험을 통해 고객의 투자금을 보호한다. ■시장의 특성에 맞는 규제 필요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일률천편적인 규제보다 각 시장에 맞는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고, 다른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단 각자의 목적에 맞는 규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크립토닷컴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가 가상자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싱가포르는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자금 조달 방지에 힘을 실어왔다. 가상자산 기관들은 고객의 신원확인, 거래 모니터링, 이상 거래 보고 등 관련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다른 분야에 한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싱가포르가 가상자산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같은 관점에서 한국은 투자자 보호와 자금 세탁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통과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법안은 이용자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고객예치금의 예치·신탁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동일수량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적립 등을 의무화 했다. 타릭 에르크 책임자는 “한국의 규제 당국은 자금세탁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가상자산 규제를 위해선 목적에 맞는 규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미 이러한 규제를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 방지 규제 등 다양한 규제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크립토닷컴이 진출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며 “이번 법안 역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3-05-15 15:31:05금융위원회가 주도하던 가상자산 규제에 한국은행도 참전하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시장이 이중 규제, 금융당국 간의 알력다툼으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가상자산 보호법 소위 통과 4월 30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1호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보호법)'이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아직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본회의 통과를 거쳐야 하지만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상반기 안에도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은 이용자 자산 보호, 불공정거래 규제 및 처벌, 감독 및 검사 등 가상자산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가상화폐, 암호화폐, 암호자산, 디지털자산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던 용어를 현행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서 사용하는 '가상자산'으로 통일했다. 이번 법안이 특금법과 다른 점은 가상자산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명시적으로 제외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은 법화(화폐)가 아니고, CBDC는 디지털 형태의 법화이므로 가상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한국은행에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금융안정 정책 수립에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두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꾸준하게 반대 입장은 견지해 왔다. CBDC에 대해서는 "발행 여부와 시기 등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1단계 입법과정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할 필요성이 낮다", 자료제출권에 대해서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만큼 가상자산법이 아닌 한국은행법에 규정하자"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논의 과정을 보면 국회가 한은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정무위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가 내 권한 챙기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며 "'한은, 금감원 들어오지 마라, 내가 다하겠다'라는 것 아닌가"라고 금융위에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법안이 정해지면서 한은도 즉각적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향후 법정화폐와 같이 지급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중앙은행이 감독·감시 권한이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국은행에 자료제출 요구권 가상자산 보호법이 소위를 통과한 직후, 한은은 '2022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암호자산(가상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감독은 감독 당국이 담당하는 가운데 지급수단으로 활용 가능성이 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감독·감시는 지급 결제 제도의 안정을 주요 책무로 하는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화폐와 연동시켜 가치를 안정화(stable)시킨 가상자산이다. 한은의 이러한 입장은 세계 최초의 코인법 '미카(MiCA)'를 통과시킨 유럽연합(EU)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EU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의견제시권, 인가거부권, 인가취소요구권을 유럽중앙은행(ECB)에 부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로다른 의견이 교차한다. 규제의 틀이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는 평가부터 '이중 규제'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금융위의 규제대상이 되는 '증권형 가상자산'의 범위에 대한 금융당국 간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커졌다"라며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의 대상이 되는 '증권형 토큰' △가상자산 법안의 적용 대상이 되는 '비증권형 토큰' △한국은행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CBDC와 관련 서비스 토큰 등 3자 구도로 진행될텐데, 여기서 규제충돌 과 이중규제, 규제공백이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금융위원회 눈치를 많이 보는데, 금융감독원에도 검사를 받고 한국은행에 자료도 제출하면 '삼중 규제' 아닌가"라며 "앞으로 제도가 구체화될수록 시어머니, 시아버지, 시누이의 잔소리가 늘어날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4-30 18:10:52'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배경인 퓨리에버 코인(가상자산)에 시세 조작 세력이 가담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관련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법에 가상자산을 편입해 자전거래 등 시세조종 행위를 원천 차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퓨리에버 코인, 시세조작 혐의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제1부(부장검사 이승형) 가상자산 비리 수사팀은 "최근 강남 납치, 살해사건의 배경이 된 퓨리에버 코인의 경우 발행재단이 영세하고 부채비율이 높았지만 거래소에 단독 상장됐다"며 "상장 직후 시세조종을 통한 시세조작 행위로 다수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했고 결국 살인이라는 비극적 사건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남 납치 살인 사건의 배경으로 주범으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씨 부부가 퓨리에버 코인의 투자 실패를 두고 피해자 A씨와 민·형사 소송을 벌이는 등 원한을 품은 끝에 이경우를 시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 투자를 둘러싼 갈등이 청부살인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퓨리에버 코인과 같은 이른바 '김치코인'의 구조적 비리도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김치코인은 국내 또는 내국인이 발행한 코인으로 대부분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을 말한다. 수사팀은 지난 11일 시세조종 목적으로 발행된 암호화폐를 상장하는 대가로 수십억원의 뒷돈을 준 코인 상장브로커 2명과 이들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 코인을 상장시켜 준 거래소 임직원 2명을 모두 구속했다. 검찰은 거래소 임직원과 상장 브로크간 유착이 의심되고 '마켓 메이킹(MM)'이라 불리는 코인 시세조작, 재단과 브로커, 거래소 임직원까지 이어지는 불법 이익 공유구조 역시 문제가 불거진 원인이라 보고 있다. ■불공정행위 처벌 필요가상자산 시장이 사기꾼의 놀이터로 전락한 데에는 여전히 법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은 관련 업권법도 없는데다, 자본시장법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증권사의 기업실사와 가치 산정 등 엄격한 상장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실이 드러나거나 시세조종이 적발되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는다. 반면 가상자산 업권법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지난 2021년 5월 '가상자산업' 법을 발의했으나 여야는 최근에서야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가상자산 범죄는 주로 자전거래 등을 통해 시세를 조작해 타인에게 물량을 넘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자전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자본시장법으로 자전거래 행위를 처벌할 수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가상자산 범죄는 사기죄로 처벌하기도 어렵다"며 "사기죄는 기망행위로 인한 인과관계 있는 손해를 개인별 금액으로 입증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는 가상자산 지갑 등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사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동규 기자
2023-04-12 18:13:04가상자산에 대한 입법 방향이 구체화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기존의 자본시장처럼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디지털자산법안의 주요 쟁점 및 입법 방향 정책세미나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디지털자산은 현행 법률 체계로 포섭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한 기능을 통해 소비자와 시장에 동일한 수준의 위험이 초래되는 경우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동일기능, 동일위험, 동일규제 원칙은 디지털 자산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입법 방향이 공시, 불공정거래금지, 사업자규제 등을 담은 자본시장 규제체계에 따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자본시장과 유사한 규제체계가 국내외적으로 입법화되고 있다"며 "정보격차, 불공정거래, 대리인비용 등 문제점이 자본시장 태동기와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공시 규제는 불특정다수인의 대상으로 대규모로 발행·유통되는 디지털자산의 발행인과 매수인간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한다. 복잡다변하는 디지털자산의 특성에 따라 일반 사기죄로 규율하기 어려운 점에서 불공정거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자 규제는 사업자가 전문성, 정보력, 경제력 등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우려가 커 소비자 보호의무와 관련한 명문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로 대변되는 디지털 거버넌스에 대한 규율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09-22 17:55:45[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이 가상자산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규제안에 합의하고 본격적인 시행을 앞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연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틀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으로 사상 최악의 침체장을 맞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이 규제 정비를 통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美,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연내 추진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의회와 함께 연내 완성을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등 금융당국 기관장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금융시장 워킹그룹은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 및 입법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참석했다. 워킹그룹은 최근 2년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마련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입법 시기를 합의한 것이다. 회의를 마친 뒤 미 재무부는 "옐런 장관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현재와 미래의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규제틀을 신속하게 마련하기 위해 진지하게 입법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발의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등의 내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가상자산 관련 책임있는 혁신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가상자산에 대한 정책을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 △금융 안정성 추구 △불법 금융 근절 △가상자산 기술에서 미국의 경쟁력과 리더십 촉진 △금융 포용 △책임있는 혁신까지 6개 분야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U, '가상자산 규제' 합의 EU는 지난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가상자산 규제(MiCA, Markets in Crypto Assets)'에 대해 EU집행위원회, EU의회 의원, 회원국들의 합의에 성공했다. 앞으로 MiCA는 EU 회원국들과 각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르면 내년부터 MiCA가 시행될 전망이다. EU집행위원회가 지난 2020년 9월 제안한 MiCA는 가상자산 발행업체와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EU 내에서 가상자산 관련 포괄적 규제를 마련한 첫번째 시도다. 입법이 완료되면 EU 회원국 전체에 통용되는데 △가상자산 보관 및 관리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 △가상자산과 법정화폐의 교환 △가상자산 간 교환 △가상자산 거래 중개 등의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도 포함하고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들은 손실 위험에 대비해 소비자에게 주의를 줘야한다.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대량인출(뱅크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스테이블코인 상당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 또 스테이블코인의 하루 거래량을 2억유로(약 2712억원)로 제한하도록 했다.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은 이번에 MiCA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EU집행위원회는 18개월 내에 규제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또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가상자산에 대한 감독권한을 갖고, 시장 건전성 및 안정성을 위협 및 가상자산 플랫폼의 투자자 보호 행위에 대해 대응한다. 이번 협상에서 EU의회를 대표해 참여했던 스테판 버거(Stefan Berger) 의원은 "'와일드 웨스트(미 서부 개척시대의 혼란)' 상태인 가상자산 시장에 질서를 부여하고, 가상자산 발행업체에게 법적 지위를 제공하며, 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며,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규제를 보장하는 명확한 규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법률 제정에 나서기로 하고, 미국 등 해외 국가들의 입법 과정과 긴밀힌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2-07-03 15:06:58[파이낸셜뉴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이 1년전에 비해 7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은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 자금이동규칙(트래블룰) 등 규제 일변도 가상자산 정책이 시장 축소로 직결됐다며 육성과 규제의 균형잡힌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거래소 일거래액 1년만 86%↓ 2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들의 24시간 거래액은 총 39억달러(약 4조8000억원)로 1년 전인 2021년 4월 20일 273억달러(약 33조8000억원)보다 약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시세가 하락해 전세계적으로 가상자산 투자가 감소한 것을 감안해도 국내 시장의 감소폭은 더 크다. 1년 전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면서 특히 상반기에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투자붐이 일었다. 실제 1년 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액은 2300억달러(약 284조원)에서 현재 800억달러(약 98조8000억원) 수준으로 65% 줄었다.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현재 24시간 거래액이 약 585억달러(약 72조3000억원) 1년 전 1198억달러(약 148조1000억원)보다 51% 줄어든 데 그쳤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경우에도 1년 전 46억달러(약 5조7000억원) 보다 56% 감소한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로 우리나라에 비해 감소폭이 작다. 특금법·트래블룰...시장 축소로 이어져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량도 줄었지만, 빅4로 불리는 4대 거래소의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 1년 전의 경우 전채 거래액 중 4대 거래소의 비중은 89.3%였는데 현재는 99.7%로 사실상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4개 거래소에서 전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액이 과도하게 줄어들고, 4대 거래소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은 최근 1년간 정부 당국이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부터 시행된 개정 특금법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시중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 계약을 체결해야만 원화마켓을 운영할 수 있다. 은행과 계약을 해야만 원화를 입금해 가상자산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실명계좌를 확보한 4대 거래소만 현재 원화마켓을 운영 중이다. 나머지 거래소를 이용하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4대 거래소 혹은 해외 거래소로 옮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들은 폐업하거나 원화마켓을 제외하고 운영 중이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트래블룰도 국내 시장의 축소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가상자산을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 정보를 모두 확보해 자금세탁이나 불법테러자금 활용이 의심될 때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사항으로 지난 달부터 전세계 국가 중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의무화 됐다. 트래블룰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이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래블룰 시행이 임박하기 전후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 거래액은 3월 1일 47억달러(약 5조8000억원)에서 3월 25일에는 35억달러(약 4조3000억원)로 약 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바이낸스의 거래액이 787억달러(약 97조3000억원)에서 675억달러(약 83조5000억원)로 17% 감소한 것보다 감소폭이 컸다. 가상자산 업계 한 전문가는 "진흥은 배제한 채 규제에만 집중한 정책이 결국 시장 축소로 이어졌고, 한번 축소된 시장은 언제 다시 회복될 지 불분명하다"며 "규제와 함께 진흥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2-04-20 16:20:12[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시세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을 맡기고 예치 이자를 받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시장은 지난 2021년 전년대비 12배의 예치금 증가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디파이 시장 성장세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디파이 시장 진입이 잇따르면서 규제 마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2021년 디파이 예치금 310조...1년새 12배 늘어 20일 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1년 말 글로벌 디파이 예치금이 2600억달러(약 310조원)로 2020년 말 210억달러(약 25조 1055억원)에 비해 1년새 12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디파이 시장에 예치된 자금은 지난 2019년 말 7억달러(약 8368억원)였던 것이 해마다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디파이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인 스테이트스트리트, 피델리티, 뱅크오브뉴욕은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약 40조달러를 운용하는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지난 해 사모펀드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을 출범시켰다. 가상자산 거래소 덱샬롯의 팀 T. 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나 AAA 등급의 회사채를 취급하는 초보수적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 대출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다른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보다 더 좋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 규제 정책 시급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다. 가상자산 대출, 가상자산 송금, 가상자산 투자, 가상자산 환전, 이자 수익 등이 대표적인 디파이 서비스다. 제도권 금융처럼 은행 같은 중앙조직의 개입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에 따라 이용자 간에 동의만 있으면 금융 서비스가 이뤄진다. 특히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가 없거나, 신용기록이 없어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지갑, 인터넷만 있다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장벽이 낮다. 일각에서는 디파이의 간편한 사용과 시스템 불안정이 금융범죄를 야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가상자산 도난금액 32억달러(약 3조 8256억원) 중 72%에 달하는 22억달러(약 2조 6301억원)가 디파이에서 도난됐다는 집계를 내놨다. 국내에서도 최근 예치금 2조원 규모의 클레이스왑이 해킹 공격을 당해 22억원어치의 가상자산이 도난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디파이 시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디파이 규제가 본격 현실화되고 있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BlockFi)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에 따라 증권법에 따라 이자 수익 상품을 SEC에 신고하기로 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가상자산 시장이 증권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모든 업계가 법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파이 자산관리 플랫폼 하이퍼덱스(HyperDEX)의 스테파노 장떼(Stefano Jeantet) 이사는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디파이 규제를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파괴적인 기술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2-02-18 16:48:56[파이낸셜뉴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최대 이슈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의 급부상이다. 특히 메타버스가 급속히 주목받으면서 NFT는 덩달아 급성장했다. 블록체인 기업 뿐 아니라 유명 셀럽, 게임 기업, 대형 IT기업과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기업들까지 속속 NFT 시장에 진입하면서 올해 NFT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70배나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NFT를 가상자산으로 분류할 것인지, 지적재산권과 상충되는 문제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규제 논쟁에 본격 불을 붙이게 됐다. ■NFT 거래액 1년새 170배 증가 22일 가상자산 데이터 전문업체 넌펀저블닷컴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9일까지 NFT 총 거래액은 115억3487만달러(약 13조725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거래액 6752만5643달러(약 795억7221만원) 대비 17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NFT 거래가 가장 많았던 8월 29일에는 하룻동안에만 3억8863만6369억달러(4581억2458만원)다의 NFT가 거래돼, 2020년 전체 거래액의 6배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 3월 디지털 예술가 비플(Beeple)의 NFT 작품 '매일:첫5000일'(Everdays:The First 5000 Days)이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6934만달러(785억원)에 거래되며 NFT 열풍에 불을 붙였다. 이후 세계 3대 박물관인 러시아 에르미타주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손잡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빈센트 반고흐, 바실리 칸딘스키 등 내로라하는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NFT로 내놓고, 훈민정음 등 국보급 문화재를 기반으로 만든 NFT도 등장했다. 지난해까지 '크립토캣' '크립토펑크' 등 픽셀 아바타 형태의 수집형 NFT가 주를 이루던 것과 비교해 NFT의 영역이 대폭 확장된 셈이다. 올해는 수집형 NFT 카테고리 안에서도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 '슈퍼래어'(SuperRare)' 이더락'(EtherRock) 등 새로운 인기 프로젝트들이 등장했다. ■게임업계 이어 트위터도 NFT 열풍에 올라타 NFT 열풍에 글로벌 대기업들도 올라탔다. 트위터는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NFT 컬렉션을 보여주는 탭 기능과 정품 인증 뱃지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트위터는 9월말 해당기능의 데모 버젼을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역시 NFT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더 많은 사용자가 더 쉽게 NFT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NFT시장은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자 제작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결제기업 비자는 지난 9월 15만달러(1억7479만원) 규모의 크립토펑크 NFT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계속 NFT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NFT 시장 진출도 계속됐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0월 NFT 마켓플레이스 '코인베이스 NFT'를 시작했다.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NFT 거래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FTX.US와 바이낸스 역시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한 바 있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통해 한정판 NFT를 유통하는 '클립 드롭스' 정식 버전을 최근 출시했다. 네이버 계열사 라인 역시 글로벌 NFT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자회사 라인넥스트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했다. 루이비통 버버리 등 패션업체들과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웨어 업체들도 NFT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NFT 규제 이슈 점화 급성장에 따른 성장통도 계속되고 있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발행되는 NFT가 난립해 분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신의 작품이 NFT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달받은 예술가 데릭 라우프만은 지난 5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나의 작품을 NFT로 거래하는 것에 대해 누구에게도 허락해준 적이 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해커와 내부자 거래 역시 새롭게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9월에는 '거리의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Bansky)의 공식 홈페이지를 해킹한 해커가 뱅크시의 작품 '기후변화 재앙의 위대한 재분배' NFT 사기 판매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의 임원급 인사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다 적발됐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노출되도록 설정된 NFT를 대중에 노출되기 전에 사전 구매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사한 내부거래가 추가로 더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Messar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Crypto Theses 2022)를 통해 향후 10년간 NFT 아트 시가총액이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NFT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용된다면 회원권과 굿즈의 개념이 결합한 팬 토큰(fan token)의 형태로 사용자들이 NFT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메사리는 2022년 NFT의 중요한 트렌드로 '매수하는 NFT'가 아닌 '취득하는 NFT'를 꼽았다. 내가 취득한 모든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을 웹3.0 지갑에 NFT로 담는다면 졸업장 위조 논란 등과 같은 전통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2021-12-21 15:07:20금융 전문가들이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해외 시장에 비해 비대하지만, 기형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 때문에 기존 자본시장법 수준의 투자자 보호 및 시세조정 등을 규제하는 룰이 필요하지만 일률적으로 자본시장법을 적용해서는 안되고,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 설정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표면적으로 볼때 가상자산 시장과 주식 시장은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규제 유사성도 높지만, 주식과 차별화되는 가상자산만의 속성을 고려해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가상자산 시장 특화 규제 필요" 18일 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디지털화폐, 디지털자산과 금융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김갑래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해 장기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 정책방향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만 주식 시장 규제를 그대로 따라선 안되고, 가상자산 특성에 맞게 구체적인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에 앞서 정부의 가상자산 거래자 보호와 재산권 보장, 시장 신뢰성 확보 등 가상자산 산업법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유럽집행위원회(EC) 등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입법을 통해 시장 규제체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김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핵심 규제 원칙으로 △공시 △불공정거래 △사업자 등 3가지 요소를 꼽았다. 투자자에게 충분하고 정확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규제공백에 따른 시세조종 등 공공연히 발생하는 사기적 행위를 차단하며, 수익 극대화와 안정성이라는 상충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안고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사업 건전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 시장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韓가상자산 시장, 비대한데 기형적" 이날 토론에 참여한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박선영 교수 역시 "기존 증권 규제 틀을 사용해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방향성을 잡는게 맞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당면한 정보 비대칭성, 불공정거래, 과도한 대리인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미시적 구조에선 기형적이고 거시적 구조에선 비대하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100개국 이상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68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6조원 정도인데, 8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국내 거래소 업비트의 하루 평균 7조 7000억원에 달한다"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비대함을 설명했다. 여기에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기준 거래의 절반 이상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장주에서 발생하는 것과 달리, 한국 가상자산 시장을 보면 압도적으로 알트코인 거래 비중이 높다. 일례로 시가총액 1500억원인 한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일 거래량은 시총 대비 800%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시총 대비 거래량이 4%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안창국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이날 토론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어떻게 집행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가 전제된 상태에서 가상자산 시장을 포섭하고 흐름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2021-10-18 18: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