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연내 추진
EU, '가상자산 규제' 합의안 도출
두 지역 선도로 시장 안정성 확대 기대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이 가상자산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규제안에 합의하고 본격적인 시행을 앞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연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틀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으로 사상 최악의 침체장을 맞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이 규제 정비를 통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美,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연내 추진
미국이 연내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가상자산 규제 마련을 위한 대통령 직속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가상자산 규제틀 마련을 위한 입법에 진지하게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진=뉴시스AP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의회와 함께 연내 완성을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등 금융당국 기관장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금융시장 워킹그룹은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 및 입법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참석했다. 워킹그룹은 최근 2년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마련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입법 시기를 합의한 것이다.
회의를 마친 뒤 미 재무부는 "옐런 장관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현재와 미래의 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규제틀을 신속하게 마련하기 위해 진지하게 입법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은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발의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등의 내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가상자산 관련 책임있는 혁신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가상자산에 대한 정책을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 △금융 안정성 추구 △불법 금융 근절 △가상자산 기술에서 미국의 경쟁력과 리더십 촉진 △금융 포용 △책임있는 혁신까지 6개 분야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U, '가상자산 규제' 합의
유럽연합(EU)은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가상자산 규제(MiCA, Markets in Crypto Assets)'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합의안은 EU 회원국 정부와 의회의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사진=뉴스1로이터
EU는 지난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가상자산 규제(MiCA, Markets in Crypto Assets)'에 대해 EU집행위원회, EU의회 의원, 회원국들의 합의에 성공했다. 앞으로 MiCA는 EU 회원국들과 각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르면 내년부터 MiCA가 시행될 전망이다.
EU집행위원회가 지난 2020년 9월 제안한 MiCA는 가상자산 발행업체와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EU 내에서 가상자산 관련 포괄적 규제를 마련한 첫번째 시도다. 입법이 완료되면 EU 회원국 전체에 통용되는데 △가상자산 보관 및 관리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 △가상자산과 법정화폐의 교환 △가상자산 간 교환 △가상자산 거래 중개 등의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도 포함하고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들은 손실 위험에 대비해 소비자에게 주의를 줘야한다.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대량인출(뱅크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스테이블코인 상당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 또 스테이블코인의 하루 거래량을 2억유로(약 2712억원)로 제한하도록 했다.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은 이번에 MiCA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EU집행위원회는 18개월 내에 규제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또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가상자산에 대한 감독권한을 갖고, 시장 건전성 및 안정성을 위협 및 가상자산 플랫폼의 투자자 보호 행위에 대해 대응한다.
이번 협상에서 EU의회를 대표해 참여했던 스테판 버거(Stefan Berger) 의원은 "'와일드 웨스트(미 서부 개척시대의 혼란)' 상태인 가상자산 시장에 질서를 부여하고, 가상자산 발행업체에게 법적 지위를 제공하며, 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며,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규제를 보장하는 명확한 규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법률 제정에 나서기로 하고, 미국 등 해외 국가들의 입법 과정과 긴밀힌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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