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폐원한 경남의 동물원에서 외국인 사육사가 숨진 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주인 지난 11일 낮 12시 45분경 부경동물원 사자 사육장 바닥에서 러시아 국적의 사육사 A씨(67)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동물원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히 말라 ‘갈비 사자’라고 불리던 수사자 ‘바람이’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폐원해 현재 동물원에는 동물도 없었고 상주하는 근로자도 없었다. A씨의 시신은 폐업한 동물원 놀이기구를 중고로 구매하기 위해 동물원을 찾은 B씨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동물원이 폐원한 후 이곳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자 사육장에서는 A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와 냄비 등 생활집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숨진 지 한 달 가량이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부검 결과 장기 내 질병은 있으나,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불확실하다는 ‘사인 미상’ 소견이 나왔다. 현재는 독극물이나 마약 투약 등을 확인하기 위한 약물 감정이 국과수에서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약물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일반 변사 처리할 예정이다”며 “러시아 대사관에 A씨가 숨진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한편, 부경동물원은 지난해 갈비사자가 있던 곳이다. 지난해 6월 경남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해당 동물원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김해시민들은 이 동물원을 두고 “사육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 살려주세요” 등의 민원을 제기했고, 글에는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사자와 털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털이 덥수룩한 양의 모습이 담긴 해당 동물원이 사육하는 동물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부경동물원은 동물 학대와 부실 운영 등 논란으로 시민들로부터 폐쇄 요구를 받아 결국 지난해 8월 운영을 중단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1 12:55:0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일 몇 달 전 제대로 먹지 못해 일명 '갈비 사자'라는 별칭을 얻게 된 숫사자 '바람이'를 데려온 청주동물원을 방문하면서 동물복지 증진에 힘을 쏟았다. 개 식용을 금지하는 일명 '김건희법'이 발의돼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자, 김 여사는 동물 존중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청주동물원을 방문해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설과 활동을 살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바람이'의 사연을 들었던 김 여사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청주동물원은 '바람이'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건강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사육시설을 개선하고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버려진 동물의 보호·치유에 애쓰는 등 동물복지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여사는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 중인 청주동물원의 수의사, 동물복지사 등 관계자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김 여사는 "동물 존중을 위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며 "'바람이' 사례를 비롯해 청주동물원의 모범적인 모델이 더욱 널리 확산되기 바란다.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오는 12월14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언급한 김 여사는 "동물원·수족관 허가제와 야생동물 전시금지 등 동물복지 개선이 이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청주동물원 곳곳에서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을 가진 김 여사는 최근 청주동물원으로 옮긴 '바람이'가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다. 기적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먹이주기를 통해 '바람이'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시설을 둘러본 김 여사는 "청주동물원이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이곳을 찾는 아이들이 청주동물원의 노력의 결과를 보고 느끼며 동물복지와 동물 존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0-05 21:50:12[파이낸셜뉴스] 이른바 '갈비 사자'로부터 시작된 동물권 논쟁이 동물원 존폐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 있던 사자 '바람이'는 너무 마른 나머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갈비 사자'로 불렸고 동물원도 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부경동물원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악화가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동물원 대표는 바람이를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에 기증했다. 부경동물원은 문을 닫고 남은 동물들을 처분키로 했지만 여전히 사료비를 대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일부 동물보호단체가 후원해 사룟값을 대고 있다. 5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나본 시민들 사이에선 운영이 부실한 민간 동물원을 폐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초기 운영 취지는 좋더라도 재정이 열악하면 동물 건강관리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동물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면 어린이 교육 차원에서 대형 동물원 뿐 아니라 곳곳에 소형 동물원이 운영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잘 운영되는 동물원의 경우 효과적으로 멸종 위기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갈비사자 방송, 충격이었다"일부 시민들은 동물원 운영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동물을 가둬 키우는 인위적 형태에 대한 반감이 컸다. 직장인 박모씨(38)는 "갈비사자 방송을 우연히 시청했는데 충격이었다"며 "어릴 때 동물원을 좋아해서 자주 갔고 신기해하며 즐겼지만 이제는 가지 않는다.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밝혔다. 서울 직장인 최모씨(33)도 "채식 관련 책을 읽은 계기로 동물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인위적으로 동물을 통제하는 동물원은 사라져야 할 문화"라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강모씨(42)는 "해외를 가거나 영상을 보면 동물원이 아닌 국립공원 형태로 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리도 동물원이 아니고 동물 친화적인 공원을 조성해서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관리가 부실한 민영 동물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대학원생 이모씨(29)는 "간혹 학대 논란이 벌어지는 중소 동물원 뉴스를 보면 동물을 관리할 공간적, 재정적 환경이 부족한 곳이 많아보였다"면서 "'푸바오'(판다) 사례처럼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살아남지 못할 만한 동물들을 중심으로 자연과 비슷한 환경에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영상 이유로 관리가 부실한 동물원은 폐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 성남시 거주 구모씨(31)는 "동물권 논의를 떠나 동물원도 기업인데 경영상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폐쇄하는 것이 맞다"며 "동물원은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필수 시설이 아니고 여가시설에 그친다. 재정이 부족해 관리할 능력이 안된다면 폐원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거주 김모씨(29)도 "동물 복지는 인간이 베풀 수 있는 하나의 시혜일 뿐이지 법적으로 지켜져야 할 의무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동물원이 경영이 어렵고 지원도 받을 사정이 안된다면 스스로 영업을 접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멸종위기종, 보호받아야"부실 동물원 폐쇄만이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유모씨(29)는 "멸종위기종이나 보호받아야 하는 동물은 동물원을 통해서 보호하는 것이 맞다"며 "아이들 교육 차원에서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기는 하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정모씨(33)도 "동물 복지가 더 갖춰진 환경의 동물원으로 개선돼야 할 것 같다"면서도 "서식지 파괴로 자연에서 보존이 어려운 개체의 경우 특별한 관리를 받으면서 유지할 수 있고 생태계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부실 동물원 사태를 막기 위해 동물원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해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이 오는 12월 시행된다.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동물원과 수족관 운영은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로 바뀐다. 동물별로 적합한 사육 기준도 시행규칙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다만 이미 운영되고 있는 동물원은 새로운 기준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기까지 5년의 유예기간을 준다. 직장인 홍모씨(30)는 "굶어서 갈비뼈 보이고, 냄새나고 좁은 우리 갇혀있는 동물들 보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법을 더 보완해서 진짜 책임감 가진 이들이 끝까지 잘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고 주장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이모씨(40)는 "현실적으로 부실 동물원을 폐원하면 그곳 동물들을 한꺼번에 받아줄 동물원은 없고, 이동이나 관리에 혼란을 빚을 것"이라며 "동물원의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 등을 더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강명연 김동규 주원규 기자
2023-09-05 13:35:14[파이낸셜뉴스]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뼈 사자’로 불렸던 수사자가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되찾은 모습이 공개됐다. 19일 청주동물원은 SNS를 통해 “바람이가 온 지 2주가 지났다”라며 수사자의 근황을 공개했다. 동물원측은 “아직 내실과 내실 방사장만을 오고 가지만 먹이를 가져오는 담당 동물복지사의 발걸음 소리는 바람이를 기쁘게 한다. 더운 날씨로 식욕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바람이는 4kg의 소고기와 닭고기를 한자리에서 다 먹는다”라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 속 사자는 삐쩍 말랐던 과거와 달리 제법 살이 올라온 모습이다. 사육사가 우리 안으로 먹이를 던져주자 꼬리를 좌우로 격렬하게 흔들기도 했다. 동물원 측은 “한살 많은 수컷 먹보와 암컷 도도(12)는 바람이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며 “가을이 와서 서로의 체온이 싫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청주동물원에는 먹보와 도도가 약 2000㎡ 면적의 야생동물 보호시설에서 살고 있다. 바람이도 단계적 훈련을 통해 합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물원 측은 “바람이는 2004년생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노령이다. 말 못하는 바람이의 내재된 질병과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정기검진을 앞두고 있다”면서 관련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앞서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지냈던 바람이는 늑골이 보일 정도로 마른 상태로 시멘트 바닥에 누워 있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관람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해시청 홈페이지에 동물 복지에 신경 써달라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으로 공론화된 바 있다. 이에 청주동물원은 바람이를 이관하겠다고 나섰고, 부경동물원 측도 동의하며 바람이는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됐다. 바람이라는 이름은 바람을 실컷 느끼라는 의미와 함께 다른 동물들의 삶도 이 사자처럼 더 나아지길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21 06:04:31[파이낸셜뉴스] 갈비뼈와 가죽이 달라붙어 앙상한 모습으로 부경동물원에서 지내던 '갈비 사자'가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부경동물원은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갈비 사자가 청주동물원에서 여생을 보내는데 동의했다. 16일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 관계자가 부경동물원의 늙은 사자(2004년생)를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이송 방법을 의논했다. 이 자리에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 운영자는 "갈비 사자가 좋은 환경에서 생의 마지막을 살 수 있도록, 청주동물원에 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사자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사자 나이로 20살에 불과하지만 인간 나이로 계산하면 100살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자의 건강상태를 살펴본 수의사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나이에 비해 건강 상태는 괜찮아 보인다"며 "고령으로 인한 퇴행성 관절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아픈 곳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호 팀장은 "사자를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해 정밀 검진하면 내과 질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자는 원래 무리생활을 한는만큼 청주동물원에 있는 12살, 20살 사자와 함께하는 환경에 적응하면 사회적 무리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청주동물원 측은 온도 유지가 가능한 무진동 차량을 이용해 사자를 이송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지금같이 더운 날씨에 사자를 그냥 차에 태워 옮기면 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건강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께 사자가 스스로 케이지에 들어가게 하는 방법으로 이송 차량에 태울 방침이다. 마취총 사용을 자제하는 방안이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청주동물원은 뒷다리를 심하게 저는 말 한 마리도 함께 데려간다. 청주동물원 야생동물 구조센터는 영구장애가 있는 동물을 데려와 치료해 남은 생을 보내게 한다. 인도적 안락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시립동물원이기에 구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 부경동물원의 경우 민간이 운영한다. 2013년 문을 연 부경동물원은 최근 동물을 제대로 사육하지 못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부경동물원 측은 "시설이 오래됐고, 코로나19로 최근까지 방문객이 급감해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면서도 "굶긴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6-16 19:56:40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운전자의 과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정례 간담회에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원인 조사 등 진행 상황에 대해 "지난주 목요일(11일) 국과수 통보를 받아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 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 차량과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등을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한 바 있다. 국과수는 차량과 EDR 분석 결과 차씨가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취지 등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청장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고 보면 된다"며 "운전자의 진술이 어떻게 나오든, 운전자 진술을 확인 안 할 수는 없지만, 확인하고 더 이상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수사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어 "운전자의 진술은 진술대로 존중하고 우리(경찰)가 확인해야 할 것은 최종적 진실"이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 통보 내용으로 운전자 진술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전자 차씨는 지난 4일 첫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진술하는 등 차량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해왔다. '(운전자가) 진술에서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구속영장 신청이 불가피한가'라는 질문에는 "조사 과정과 내용이 신병을 판단하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사고 직후 갈비뼈 골절 등 치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운전자 차씨는 이날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할 예정이다. 조 청장은 "(차씨를) 조사하러 갔는데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진술이 어렵다고 이야기해 조사 진행이 많이 못 된 상태에서 멈췄다"며 "상급 종합병원 입원 기간인 2주가 오늘 만료해 전원(환자가 치료받던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시청역 사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글 작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모욕성 글을 놓고 간 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고, 인터넷 댓글 모욕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역주행 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쪽지를 남긴 20대 남성과 40대 남성 두 명을 지난 5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바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5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15 18:16:41[파이낸셜뉴스]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운전자의 과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정례 간담회에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원인 조사 등 진행 상황에 대해 "지난주 목요일(11일) 국과수 통보를 받아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 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 차량과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등을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한 바 있다. 국과수는 차량과 EDR 분석 결과 차씨가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취지 등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청장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고 보면 된다"며 "운전자의 진술이 어떻게 나오든, 운전자 진술을 확인 안 할 수는 없지만, 확인하고 더 이상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수사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어 "운전자의 진술은 진술대로 존중하고 우리(경찰)가 확인해야 할 것은 최종적 진실"이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 통보 내용으로 운전자 진술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전자 차씨는 지난 4일 첫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진술하는 등 차량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해왔다. '(운전자가) 진술에서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구속영장 신청이 불가피한가'라는 질문에는 "조사 과정과 내용이 신병을 판단하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사고 직후 갈비뼈 골절 등 치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운전자 차씨는 이날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할 예정이다. 조 청장은 "(차씨를) 조사하러 갔는데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진술이 어렵다고 이야기해 조사 진행이 많이 못 된 상태에서 멈췄다"며 "상급 종합병원 입원 기간인 2주가 오늘 만료해 전원(환자가 치료받던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시청역 사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글 작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모욕성 글을 놓고 간 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고, 인터넷 댓글 모욕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역주행 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쪽지를 남긴 20대 남성과 40대 남성 두 명을 지난 5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바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5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15 13:43:38[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시청역 참사 희생자'를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하는 편지를 추모 현장에 남긴 작성자를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 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청역 인근 추모 공간에 해당 편지를 남긴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편지에는 희생자의 피를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은 사고 발생 사흘 후인 3일부터 잇달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2차 가해 논란이 거세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시청역 교통사고 사건과 관련된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이 무분별하게 유포돼 피해자와 유족들에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고 당시 운전자였던 차 모 씨(68)의 제네시스 차량은 1일 오후 9시 27분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하다 인도를 덮쳐 16명(사망 9명·부상 7명)의 사상자를 냈고 차 씨도 갈비뼈 골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4일 오후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피의자 신분인 차 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04 16:59:25[파이낸셜뉴스] #OBJECT0# 치앙마이에서 눈을 뜬지 4일째 되는 날, 이 날은 버스를 타고 치앙라이에서 약 3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근교 도시인 치앙라이로 이동할 작정이었다. 타페게이트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가까운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싱글 오리진 스토어 타페'라는 곳으로 구글 평점이 매우 높았다. 태국 현지 느낌이 전혀 없는, 한국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련된 느낌의 카페였다. 크림 파스타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이후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쿨 무앙'이란 작은 카페에 들렸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다양한 피부색의 관광객, 현지인이 가게에 들렸다. 젊은 여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였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살면서 먹어본 커피 중 가장 산미가 강했다. 조금 과장하면 커피에 식초를 탄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카페 한 구석에는 한 한국인 손님이 엽서에 그려 놓고 간 고양이 데생이 있었다. 엽서에는 2024년 1월 14일이라는 날짜와 함께 '통영에서 온 백서냉면 쉐프'라는 한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 글을 쓰며 네이버 지도에 냉면 가게 이름을 검색해 보니 맛있다는 평이 많다.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치앙라이 무사 도착..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호텔 체크아웃을 하기 전 치앙마이에서 빌린 렌터카를 반납했다. 차량의 흠집과 사고 여부를 확인하고 사전에 건넸던 보증금 1000밧을 돌려 받았다. 그랩 택시를 타고 치앙마이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사전에 예약한 티켓을 수령하고 버스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탑승했다. 동행과 함께 버스 좌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뒷자리의 한 할머니가 기침을 하는 소리가 몇번 들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는데 나중에서야 이 할머니의 기침이 큰 나비효과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된다. 1시간 조금 더 넘게 달리고 첫 번째 휴게소에서 내렸는데 살짝 멀미 증상이 있었다. 평소에 차 멀미를 하지 않는 편인데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렸다. 고통을 잊으려고 눈을 감고 잠에 들려고 했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구글 맵을 켜놓고 버스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는데 몸이 힘든 만큼 버스의 이동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도착 1시간을 앞두고부터는 멀미가 굉장히 심해졌다. 어찌어찌 참아가며 치앙라이 버스 터미널에 내렸다. 치앙마이부터 여행을 함께 해 온 현지인 친구가 약국에서 타이레놀과 목캔디를 사다줬다.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받으러 가기 위해 이동을 하는데 갑자기 어지럼증이 밀려 왔다. 그대로 길바닥에 주저 앉아서 한동안 가방을 배고 누워있었다. 이때 쯤 차 멀미가 아니라 감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에서 보통 감기에 걸리면 몸살 증상이 있는데 목이 가렵고 답답한 것이 수년전 걸렸던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했다. 정도는 훨씬 약했지만 태국 코로나19에 다시 걸린걸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내 몸안에 항체가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좀 심해지면 병원에 가면 그만이다. 사실 수년전 파타야에서 길을 걷다 차에 치여 태국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실려 갔던 경험도 있었다. 재밌게 놀려고 여행을 왔는데 아파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다. 치앙라이 버스 터미널은 벽화가 인상적이었다. 태국 전통 여성의 그림이 큰 기둥마다 있었고, 큰 벽면에는 태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그림들이 있었다. 버스 터미널의 주차장에서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인수 받았다. 보증금이 2000밧으로 치앙마이보다 조금 더 비쌌고, 차를 빌리는 가격은 하루에 4만원 정도로 한국보다는 저렴했다. 카오소이 먹고 '탄야 반 본 도이' 숙소로 치앙라이에서 첫 끼는 카오소이를 먹기로 했다. 구글 맵을 검색해 평점이 적당한 곳을 찾아 차를 몰았다. 가게 이름은 'Khao Soi Thao Gae Ek'이란 곳이었다. 카오소이와 함께 태국식 비빔국수인 '카놈찐'이 유명한 곳이었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카놈찐은 한국의 매운 갈비찜 국물에 면을 넣어 먹는 것과 흡사했다. 카오소이도 달콤한 코코넛 밀크의 맛이 강조된 다른 식당과 달리 굉장히 매운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다. 곁들여 주는 야채 역시 매콤해서 한국의 김치와 비슷했다. 실내가 아닌 야외 노출형 식당으로 한 여름에는 조금 더울 수도 있어 보였다. 가게 벽면에는 여느 맛집처럼 액자에 걸린 다양한 사진들이 있었다. 식사를 하고 커피는 '아가페(AGAPE)'란 카페에서 마셨다. 그리스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란 단어를 이름에 사용한 카페로 사자와 함께 작은 아기 사슴이 있는 이미지가 카페의 상징이다. 작은 실내 정원 느낌의 카페로 인테리어와 분위기 모두 나쁘지 않았다. 커피를 먹고는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예약한 '탄야 반 본 도이'라는 곳이었다. 일주일간 치앙마이, 치앙라이에서 묵었던 여러 숙소 중 가장 좋았다. 총 이틀을 묶었는데 교외 지역이라 이동은 좀 불편했지만 별도 리조트 형태의 독립형 숙소라 한적하고 조용했다. 인적이 드문 언덕을 차를 몰고 오르면 거대한 철문이 나오는데, 미리 받아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높은 언덕 지형에 개별의 숙소가 있고, 수영장이 딸린 조금 오래된 리조트 같은 형태였다. 1박에 4~5만원 선으로 3성급 호텔이었는데 위치가 조금 외진 것을 빼면 마음에 쏙 드는 숙소였다. 치앙마이 최고의 한끼 '무카타' 뷔페 감기 기운이 있어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차를 몰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동행이 찾은 현지 무카타 식당이었는데 한가한 찻길에 유독 그 가게만 사람이 넘쳐나고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무카타는 태국어로 '구이'를 뜻하며 태국의 대표적인 숯불구이 요리다. 샤부샤부 스타일의 '수끼'와도 비슷하고 한국의 삼결살과도 비슷하다. 고기, 해산물, 야채 등을 선택해 불판에서 구워 먹는데 불판이 볼록한 원형이다. 불판에서는 직화로, 불판의 가장 자리는 국물이 고여 샤부샤부 스타일로 먹을 수 있다. 우리가 간 곳은 영어나 한글 이름이 없는 완전 현지 식당이었다. 'Sank Hong luang' 거리에 있는 식당인데 구글 맵에서도 잘 검색이 되지 않는다. 구글맵에 치앙라이 'Wonder'라는 식당을 입력하면 그 길 건너편에 있는 식당이다. 식당의 컨셉은 한국의 노량진 수산물 식당과 고기 뷔페를 섞어 놓은 듯하다. 수많은 해산물과 다양한 육고기 등이 차려져 있고 뷔페 형태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무카타 기본 불판만 시킬 수도 있고, 요금을 조금 추가하면 숯불 형태의 직화 불판까지 2개를 동시에 놓을 수 있다. 추가 요금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불판은 모두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새우, 게는 물론 공룡시대에 살았을 것 같은 투구게 역시 수백 마리가 쌓여 있었다. 투구게의 경우 구워서 알을 먹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 투구 게의 파란색 피는 아주 값비싼 의약품의 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뷔페의 시간은 무제한 이었고 소스 역시 다양했다. 개인적으로 뷔페에서 수박을 몇 접시씩 먹는데 수박도 떨어지면 바로바로 채워줘서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고기, 꼬치, 조개구이, 닭발 등을 배부르게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유일한 단점은 수십 개의 불판이 끊임없이 열을 내뿜기 때문에 냄새가 온 몸에 밴다는 정도다. 저녁을 먹고는 시간이 늦어 인근의 관광 명소를 둘러봤다. 치앙라이 황금시계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근처의 야시장을 잠깐 산책했다. 전날 치앙마이 라이브 카페의 기억이 좋았기 때문에 치앙라이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타마린드 비스트로 앤 뮤직 하우스'에 들렸다.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칵테일을 한 잔씩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같이 간 친구가 '타마린드'는 태국의 열대 과일 나무로 가게 한 가운데 있던 굵은 나무가 '타마린드' 나무라고 설명해 줬다. 칵테일을 마시며 태국어로 1부터 10까지 세는 법을 배웠다. 타마린드의 열매는 커다란 갈색 콩처럼 생겼다. 타마린드의 꽃말은 '사치'라고 한다. 치앙라이에서의 사치스런 하루가 이렇게 지났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4-21 21:08:45이른바 '갈비 사자'로부터 시작된 동물권 논쟁이 동물원 존폐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 있던 사자 '바람이'는 너무 마른 나머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갈비 사자'로 불렸고 동물원도 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부경동물원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악화가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동물원 대표는 바람이를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에 기증했다. 부경동물원은 문을 닫고 남은 동물들을 처분키로 했지만 여전히 사료비를 대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일부 동물보호단체가 후원해 사룟값을 대고 있다. 5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나본 시민들 사이에선 운영이 부실한 민간 동물원을 폐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초기 운영 취지는 좋더라도 재정이 열악하면 동물 건강관리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동물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면 어린이 교육 차원에서 대형 동물원 뿐 아니라 곳곳에 소형 동물원이 운영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잘 운영되는 동물원의 경우 효과적으로 멸종 위기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 "갈비사자 방송, 충격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동물원 운영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동물을 가둬 키우는 인위적 형태에 대한 반감이 컸다. 직장인 박모씨(38)는 "갈비사자 방송을 우연히 시청했는데 충격이었다"며 "어릴 때 동물원을 좋아해서 자주 갔고 신기해하며 즐겼지만 이제는 가지 않는다.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밝혔다. 서울 직장인 최모씨(33)도 "채식 관련 책을 읽은 계기로 동물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인위적으로 동물을 통제하는 동물원은 사라져야 할 문화"라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인 강모씨(42)는 "해외를 가거나 영상을 보면 동물원이 아닌 국립공원 형태로 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리도 동물원이 아니고 동물 친화적인 공원을 조성해서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관리가 부실한 민영 동물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대학원생 이모씨(29)는 "간혹 학대 논란이 벌어지는 중소 동물원 뉴스를 보면 동물을 관리할 공간적, 재정적 환경이 부족한 곳이 많아보였다"면서 "'푸바오'(판다) 사례처럼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살아남지 못할 만한 동물들을 중심으로 자연과 비슷한 환경에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영상 이유로 관리가 부실한 동물원은 폐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 성남시 거주 구모씨(31)는 "동물권 논의를 떠나 동물원도 기업인데 경영상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폐쇄하는 것이 맞다"며 "동물원은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필수 시설이 아니고 여가시설에 그친다. 재정이 부족해 관리할 능력이 안된다면 폐원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거주 김모씨(29)도 "동물 복지는 인간이 베풀 수 있는 하나의 시혜일 뿐이지 법적으로 지켜져야 할 의무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동물원이 경영이 어렵고 지원도 받을 사정이 안된다면 스스로 영업을 접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 "멸종위기종, 보호받아야" 부실 동물원 폐쇄만이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유모씨(29)는 "멸종위기종이나 보호받아야 하는 동물은 동물원을 통해서 보호하는 것이 맞다"며 "아이들 교육 차원에서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기는 하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정모씨(33)도 "동물 복지가 더 갖춰진 환경의 동물원으로 개선돼야 할 것 같다"면서도 "서식지 파괴로 자연에서 보존이 어려운 개체의 경우 특별한 관리를 받으면서 유지할 수 있고 생태계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부실 동물원 사태를 막기 위해 동물원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해 개정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이 오는 12월 시행된다.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동물원과 수족관 운영은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로 바뀐다. 동물별로 적합한 사육 기준도 시행규칙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다만 이미 운영되고 있는 동물원은 새로운 기준에 맞게 시설을 개선하기까지 5년의 유예기간을 준다. 직장인 홍모씨(30)는 "굶어서 갈비뼈 보이고, 냄새나고 좁은 우리 갇혀있는 동물들 보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법을 더 보완해서 진짜 책임감 가진 이들이 끝까지 잘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고 주장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이모씨(40)는 "현실적으로 부실 동물원을 폐원하면 그곳 동물들을 한꺼번에 받아줄 동물원은 없고, 이동이나 관리에 혼란을 빚을 것"이라며 "동물원의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 등을 더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강명연 김동규 주원규 기자
2023-09-05 1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