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아기 때 태블릿을 많이 사용 하면 감정 조절 장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퀘벡주 셔브룩대학 캐럴라인 피츠패트릭 박사팀은 14일 의학 저널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을 통해 미취학 어린이의 부모 315명을 대상으로 3년간 태블릿 사용과 분노·좌절 표현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유아기 태블릿 사용 증가할수록 분노·좌절 표현도 늘어난다 연구팀은 "태블릿 사용과 분노·좌절 표현 증가가 악순환을 일으켜 감정 조절 장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미취학 어린이의 태블릿 사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모바일 기기 사용이 어린이 정서 조절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태블릿 사용과 자기 조절 능력 발달 간 연관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연구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 사는 3.5~5.5세 미취학 남자 어린이 171명과 여자 어린이 144명의 부모 315명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자녀의 태블릿 사용 시간과 분노·좌절 표현을 반복적으로 조사해 분석했다. 조사 대상 어린이들의 태블릿 사용 시간은 3.5세 때 주당 평균 6.5시간, 4.5세 때 6.7시간, 5.5세 때 7.0시간으로 조사됐다. 연구결과 3.5세 때 태블릿 사용 시간이 하루 1.15시간 많은 어린이는 4.5세 때 분노·좌절 표현이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5세 때 분노·좌절 표현이 많은 어린이는 5.5세 때 태블릿 사용 시간이 하루 0.28시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어린이의 태블릿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분노·좌절 표현이 증가하고, 분노·좌절 표현이 증가하면 태블릿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노와 좌절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은 학교 교육과 미래 건강에 중요하다"며 "부모들이 유아기 태블릿 사용이 자녀의 분노·좌절감 관리 능력을 방해하고 분노 폭발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능과 감각처리 능력 발달에도 악영향 한편, 스마트 기기 사용이 유아기에 지능과 감각처리 능력 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 아동병원의 존 허튼 박사 연구팀이 3~5세 아이들 47명(남아 20명, 여아 27명)의 뇌 MRI 영상, 인지기능 테스트, 스크린 노출 시간에 관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유아기(2~6세)에 스마트폰, TV, 태블릿 컴퓨터를 자주 보면 뇌 기능 발달이 늦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영유아기에 TV나 비디오를 많이 보면 특정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무관심하거나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는 등 감각 처리 능력 손상과 관련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드렉셀대 케런 헤플러 교수팀이 미 전역의 어린이 1471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어린이 연구에서 12개월, 18개월, 24개월 영유아의 TV 또는 DVD 시청에 관한 2011~2014년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생후 24개월까지 TV 시청 시간이 긴 아이들은 33개월까지 감각 처리 능력과 관련된 비전형적 감각 행동(atypical sensory behaviors)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감각 처리 능력은 아기들이 듣고 보고 만지고 맛보는 것과 같이 감각기관으로 느끼거나 전달되는 정보와 자극에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신체 능력을 의미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4 10:09:51[파이낸셜뉴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은 민감성 피부를 완화하는 효과를 입증한 새로운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APN5N’을 개발하고, 이를 규명한 연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민감성 피부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아디포넥틴의 결핍을 개선하는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의 효능을 밝힌 것으로, 새로운 민감성 피부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디포넥틴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병적 상태에서 감소돼 있으며, 주로 혈당과 에너지 대사 및 염증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민감성 피부는 일반적으로 자극에 대해 작열감, 가려움증, 따끔거림 등의 불쾌한 감각으로 정의된다. 이는 손상된 피부 장벽 기능, 신경 감각 이상, 그리고 아디포넥틴 결핍 등과 관련이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 아디포넥틴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으면 체내 불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비교적 크기가 큰 단백질이기 때문에 피부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아디포넥틴의 역할을 경피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아디포넥틴 수용체에 결합하는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P5를 설계하고, 이후 P5의 C-말단을 아미드화하여 물성과 안전성 등을 향상시킨 펩타이드 ‘APN5N’을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APN5N이 아디포넥틴의 신호전달체계를 따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디포넥틴 수용체가 없는 세포에 APN5N을 처리한 후, 아디포넥틴이 수용체와 결합해 생체 내에서 작용할 때 활성화되는 인산화효소(AMPK)의 인산화 능력을 관찰했다. 그 결과, APN5N은 정상 세포에서는 AMPK를 활성화시켰지만, 수용체가 없는 세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는 APN5N이 아디포넥틴 수용체와 결합해 AMPK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APN5N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AMPK 인산화 수준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피부에 도포했을 때도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연구팀은 APN5N의 민감성 피부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54명의 민감성 피부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APN5N을 함유한 제형을 하루 두 번 적용한 결과, 8주 후 APN5N을 치료 받은 환자의 약 절반에서 민감성 피부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약을 받은 환자와 비교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APN5N 치료는 따끔거리는 통증 감각에 영향을 주는 통증매개인자 TRPV1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민감성 피부를 개선할 수 있는 아디포넥틴과 아디포넥틴 수용체 1(AdipoR1)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등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APN5N이 민감성 피부 치료를 위한 새로운 경피적 요법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민감성 피부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12 10:33:33[파이낸셜뉴스] 영유아기에 TV나 비디오를 많이 보면 특정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는 등 감각 처리 능력 손상과 관련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드렉셀대 케런 헤플러 교수팀은 미 전역의 어린이 1471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어린이 연구에서 12개월, 18개월, 24개월 영유아의 TV 또는 DVD 시청에 관한 2011~2014년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생후 24개월까지 TV 시청 시간이 긴 아이들은 33개월까지 감각 처리 능력과 관련된 비전형적 감각 행동(atypical sensory behaviors)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각 처리 능력은 아기들이 듣고 보고 만지고 맛보는 것과 같이 감각기관으로 느끼거나 전달되는 정보와 자극에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신체 능력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33개월 시점에 부모·보호자가 작성한 영유아 감각 프로파일(ITSP) 설문을 사용해 영유아의 감각 처리 능력을 평가했다. 이들은 TV 시청 관련 질문에 '(12개월) 자녀가 TV를 시청합니까?', "지난 30일 동안 (18개월 또는 24개월) 자녀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등을 물었으며, ITSP 평가에서는 감각 추구나 감각 회피, 자극에 대한 반응도 등에 따라 영유아들을 '전형적', '높음', '낮음'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12개월에 TV를 보는 영유아의 경우 TV를 전혀 안 보는 영유아보다 33개월에 자극에 덜 민감하거나 느리게 반응하는 '저등록' 행동이 '전형적' 수준보다 심각할(높을) 가능성이 105%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18개월에 하루 TV 시청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감각 자극을 피하는 감각 회피 및 저 등록 행동이 심해질 확률이 23%씩 높아졌으며, 24개월에 TV 시청 시간이 1시간 늘어나면 감각 추구, 감각 민감도, 감각 회피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확률이 20%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18~24개월 아기에게 TV 시청을 권장하지 않고 만 2~5세 어린이는 디지털 미디어 사용시간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다만 실시간 화상 채팅은 상호작용을 통해 유익한 점이 있을 수 있어 괜찮은 것으로 간주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시청하는 미디어가 아닌 텔레비전이나 DVD 시청만을 대상으로 했으나 유아기의 디지털 미디어 노출과 이후 여러 행동에 걸친 비전형적 감각 처리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첫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청 시간이 특정 감각 관련 발달이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유아기 시청 시간 최소화가 감각 관련 행동을 개선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해당 연구내용은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1-09 09:46:10인터넷 게임은 무료함과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취미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중독성 문제 때문에 게임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인터넷 게임에 중독될 경우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게임 중독이 뇌에 실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18~39세 연령대로 구성된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를 받은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휴지기 기능적 MRI와 사건관련전위 뇌파검사를 시행했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기준은 하루에 4시간 이상, 1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했다. 정상 대조군은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게임 시간 조절이 가능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검사 특성에 따라 기능적 MRI는 뇌 영역의 활동성을 관찰해 기능 장애 여부 판단이 가능했고, 뇌파검사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뇌 영역마다 가진 기능을 조사하는데 활용됐다. 연구팀은 두 검사를 모두 시행해 시간적 제약이 있는 기능적 MRI와 공간적 제약이 있는 뇌파검사 단점을 상호보완해 정확성을 높였다. 기능적 MRI 검사는 검사 대상자들이 깨어 있지만 특정 생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에서 시행됐다. 뇌파검사 시에는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사 결과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들에 비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에서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모두 반응이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검사 종류에 따라 특정 부위는 양의 상관관계로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일부는 음의 상관관계로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게임 중독자들은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불균형하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부위에서 상호작용이 확인된 후두엽은 시각 중추가 있어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하는 곳이다. 측두엽에 위치한 우측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해 의미 기억 외에도 언어, 시각, 지각의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까지 조절한다. 전두엽 아래 눈 뒤에 위치한 안와회는 '안와전두피질 외측'의 일부인데, 안와전두피질 외측 영역은 처벌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되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데 기여한다. 측두엽, 후두엽 등 여러 뇌 영역의 피질에서 뇌 활성의 변화가 관찰되고,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반응이 상호작용을 보이는 것은 인지 처리 능력이 비효율적으로 발휘돼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4 18:08:32[파이낸셜뉴스] 인터넷 게임은 무료함과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취미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중독성 문제 때문에 게임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2019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만장일치로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인정하며 정식 질병코드를 부여했다. 국내에서도 오는 2025년까지 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 예정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인터넷 게임에 중독될 경우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게임 중독이 뇌에 실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18~39세 연령대로 구성된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를 받은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휴지기 기능적 MRI와 사건관련전위 뇌파검사를 시행했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기준은 하루에 4시간 이상, 1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했다. 정상 대조군은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게임 시간 조절이 가능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검사 특성에 따라 기능적 MRI는 뇌 영역의 활동성을 관찰해 기능 장애 여부 판단이 가능했고, 뇌파검사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뇌 영역마다 가진 기능을 조사하는데 활용됐다. 연구팀은 두 검사를 모두 시행해 시간적 제약이 있는 기능적 MRI와 공간적 제약이 있는 뇌파검사 단점을 상호보완해 정확성을 높였다. 기능적 MRI 검사는 검사 대상자들이 깨어 있지만 특정 생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에서 시행됐다. 뇌파검사 시에는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사 결과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들에 비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에서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모두 반응이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검사 종류에 따라 특정 부위는 양의 상관관계로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일부는 음의 상관관계로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게임 중독자들은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불균형하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부위에서 상호작용이 확인된 후두엽은 시각 중추가 있어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하는 곳이다. 측두엽에 위치한 우측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해 의미 기억 외에도 언어, 시각, 지각의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까지 조절한다. 전두엽 아래 눈 뒤에 위치한 안와회는 ‘안와전두피질 외측’의 일부인데, 안와전두피질 외측 영역은 처벌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되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데 기여한다. 측두엽, 후두엽 등 여러 뇌 영역의 피질에서 뇌 활성의 변화가 관찰되고,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반응이 상호작용을 보이는 것은 인지 처리 능력이 비효율적으로 발휘돼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한다. 가장 좋은 예로 해마와 편도체 사이 상호관계는 감정에 대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중독에 대한 욕망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축적된 인터넷 게임 습관과 감정에 대한 기억에 따라 게임 중독자들의 해마와 편도체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4 09:06:1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김홍일 현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했다. 야당의 탄핵안 발의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물러난지 5일만에 후임자를 지명한 것으로, 방통위원장 자리를 신속히 채워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김홍일 후보자에 대해 "2013년 부산 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물러난 이후 10년 넘게 변호사와 권익위원장 등 법조계와 공직을 두루 거쳤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공평무사하게 업무를 처리한다고 정평이 났다. 조직을 비롯해 대내외에서 신망이 높다"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가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읜 후에 소년가장으로 농사일 하면서도 3동생의 생계와 진학을 홀로 책임지고 뒤늦게 대학에 진학한 것을 언급한 김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며 "어려운 삶을 바탕으로 공명 정대하고 따뜻하게, 국민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방통위 업무에 대해 김 실장은 "공명정대한 업무처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김 후보자는 업무 능력은 물론, 법과 원칙이 확고한 소신으로 균형있는 감각으로 방통위에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의 소개 이후 김홍일 후보자는 "절차를 거쳐서 임명이 된다면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정한 그리고 독립적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실장은 교육부 차관에 오석환 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국가보훈부 차관에 이희완 현 해군 대령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오석환 차관 내정자에 대해 "30년간 축적한 교육 전문성과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교권회복과 학교폭력 근절 등 산적한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희완 차관 내정자에 대해선 "제2연평해전 당시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부정장으로 양쪽 다리 총상을 입고도 전사한 정장 대신 고속정을 지휘해 우리의 북방한계선을 사수한 국가적 영웅"이라며 "이번 인사는 영웅이 대우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3-12-06 11:32:41문과와 이과를 막론하고 대학가에서는 요즘 학생들의 기초역량에 대한 고민이 많다. 초중고 교육에서 동아시아 문명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한자 교육이 부족하니 수천년간 내려온 문학작품, 족보 등 수많은 자료를 읽고 이해하며 우리의 조상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은 사라져버렸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을 여행할 때 현지 한자어 표기를 읽어보며 우리 문화와의 연계성을 실감하고, 역사적 교류가 있었음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되었다. 이러한 한자 교육은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에 어긋나지 않는다. 한글도 오랜 역사를 통해 점점 더 진화하면서 우리의 뜻과 감정을 표현하는 주된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을 생각할 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다양한 기호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자기 존재에 관한 성찰을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한자 교육은 의미가 있다. 텍스트 분석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영역을 흔히 자연어처리(NLP)라고 부른다. 자연어처리 기술에는 실시간 통번역 기술도 포함되는데, 요즘 해외여행할 때 자주 사용하는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 같은 앱들이 바로 여기 포함된다. 앞으로 통번역이 인공지능에 의해 더욱더 자동화될 텐데 굳이 외국어나 한자를 배워야 하느냐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언어능력은 인간 지능발달의 핵심단계를 구성하며, 사고능력과 세계관 형성에 직결된다. 그리고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과 협업하면서 살아가야 할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깊은 언어·문학 소양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그러한 소양 없이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내용을 그냥 수용하기만 하는 인간, 인공지능에 종속된 인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우려하고 있는 기초역량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수와 논리, 기하를 다루는 수학이다. 수학은 프로그래밍 언어만큼이나 인공지능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초중등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일부 시민단체는 수학포기자(수포자)를 양산하는 기존 교육체제를 비판하면서 수학교육의 범위와 깊이가 과중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계와 전문가들은 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직접 비교하면서 우리 교육과정에는 행렬, 미분방정식, 공간벡터 등 내용이 빠져 있거나 매우 약하게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중국,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는 우리가 점점 줄여가는 수학 교육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초중고 학생 중 10% 이상이 이른바 수포자라고 한다. 수학 교육의 범위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질적 혁신이다. 수학을 포기하려는 아이들에게는 수학의 쓸모를 체험케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저출생으로 줄어드는 학생 수에 따라 선생님 수를 줄일 것이 아니라, 학생 1인당 교사 수를 늘려 수포자를 줄일 수 있는 개인화된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떨까. 다른 한편으로 수학을 정말 좋아하고 수학에 비범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교육도 부족하다.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도 한국의 수학 교육 과정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난제에 도전하는 데 필요한 심오함이나 시행착오를 우리의 교육체제는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천재를 위해서나 수포자를 위해서나 우리 수학 교육에는 혁신이 필요하다. 수학과 한자만이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은 아니다. 인문예술 교육이 제공하는 인류 문명과 역사에 대한 이해, 맥락 중심 사고, 미적 감각은 인공지능 기술의 사용자경험과 직결된다. 축구와 같은 단체스포츠를 통한 협력의 경험, e스포츠를 통한 가상세계 활동경험 역시 다른 사람, 인공지능과 동시 협업해야 하는 미래세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출생감소라는 위기를 기초역량 교육 강화라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2023-11-14 18:29:21[파이낸셜뉴스] 용산 대통령실 2기 고위급 참모진 윤곽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로 수석비서관급에서의 공석이 생겨 대통령실에선 이에 대비한 후임자 선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대통령실 국정감사 종료 이후 비서관을 비롯한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교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수석비서관 중 이진복 정무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이달 또는 내달 자리를 떠날 예정이다. 이진복 수석은 총선 출마 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으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김은혜 수석은 경기남부 선거를 총괄하는 역할로 차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분당을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검토 되고 있다. 강승규 수석은 기존 서울 마포갑 지역구를 떠나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에 출마한다. 새로 임명될 정무수석으로는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000년대 새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한 한 실장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을 거쳤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참모를 지냈던 한 실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개하면서 현 정권과의 연결고리가 생겼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신임을 얻은 한 실장은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을 맡아 재난 관리와 치안 등 국정 전반을 24시간 대응해왔다. 보통 국회의원 출신이 정무수석에 한 실장이 거론되는 것은 보수 이론가로 메시지 관리 능력이 입증됐고 정무적 감각을 윤 대통령이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후임 홍보수석으로는 이도운 대변인이 거론된다. 서울신문에서 워싱턴 특파원과 국제부장, 정치부장, 부국장 등을 지낸 이 대변인은 지난 2016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고심할 때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나, 반 전 총장의 대선 중도포기 이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맡았다.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수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주요 현안 마다 깔끔하게 정제되면서도 필요시 강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시민사회수석에는 김정수 전 육군사관학교장이 거론되고 있다. 예비역 중장으로 육사 43기인 김 전 교장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장을 거쳐 제22사단장, 특수전사령관 등을 지냈다. 시민사회계와 종교계 소통을 담당하는 시민사회수석 자리에 군 출신 인사가 거론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 전 교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있어 종교계와 소통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지만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알릴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1-06 15:26:31[파이낸셜뉴스] 황선홍호의 이번 아시안게임 여정에서 가장 크게 공헌한 선수를 꼽자면 단연 정우영(슈투트가르트)를 빼놓을 수 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우승해 대회 3연패를 이룬 황선홍호는 27골을 넣었다. 이 가운데 정우영이 혼자 8골을 몰아쳤다. 무엇보다 득점의 '영양가'가 높았다. 이번 대회 황선홍호의 포문을 연 선수는 정우영이었다. 대회 첫 경기인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 시작 3분 만에 정우영은 득점을 신고했다. 해트트릭을 달성한 정우영의 활약 덕에 황선홍호는 첫 경기를 9-0으로 이겼다. 금메달을 따는 데 '최대 고비'로 꼽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정우영이 펄펄 날았다. 2득점이 모두 정우영의 발끝에서 나왔다. 정우영은 이 경기에서 2골을 넣기 위해 찼던 슈팅은 딱 2번이었다. 2번의 득점 과정에서 정우영이 공을 소유한 시간은 합쳐도 2초를 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빈공간을 찾아서 밀어넣었다. 우즈베키스탄전 시작 5분 만에 엄원상(울산)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툭 밀어 넣은 정우영은 1-1로 팽팽하던 전반 38분에는 혼전 끝에 수비가 놓쳐 문전으로 흐른 공을 또 가볍게 차 넣었다. 두 번째 득점 장면을 보면 정우영은 또 어느새 문전에서 '발견'됐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왼발 크로스가 상대 수비벽에 막혀 하프라인까지 공이 흘렀을 때만 해도 정우영은 페널티아크 뒤에 있었다. 재차 공이 페널티박스로 공급되는 순간, 갑자기 정우영이 홀로 문전으로 뛰었다. 다른 선수는 움직이지 않고 그저 공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백승호의 헤딩 패스가 이한범(미트윌란)과 경합하던 사이다자마트 미르사이도프와 아사드베크 라키므조노프 사이로 갔다. 수비수들이 공을 처리하려고 발을 갖다대는 순간 정우영이 이를 낚아챘다. 순간적인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골키퍼 앞에서 가볍게 툭 차 넣어 2-1을 만들었다. 우즈베키스탄을 망연자실하게 만드는 골이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정우영의 '한방'이 팀을 구했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황재원(대구)의 크로스가 수비수 키를 넘어서 오자 헤딩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렇듯 정우영은 오프더볼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시야가 넓다. 정우영은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왕성하게 움직인다. 상대가 보지 않는 공간을 잘 보는 정우영이다. 단거리 전력 질주도 빨라서 수비수가 이리저리 뛰는 정우영의 움직임을 잡기가 쉽지 않다. 상대의 공을 빼앗거나 흘러나오는 공을 잘 밀어넣는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런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2018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정우영은 2019년 프라이부르크로 적을 옮겼고, 4년을 뛰다가 올여름 슈투트가르트에 입단했다. 세계 정상급 리그로 평가되는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만 5년째다. 아무런 장점 없는 선수가 빅리그에서 5년을 버틸 수는 없다. 공에 대한 감각이 남 다른 정우영이다. 축구에서는 '뚫어주는' 선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흘러나오는 공이나 동료들의 크로스를 마무리해줄 선수도 필요하다. 보통은 9번 최전방 공격수가 그런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그런 역할을 수행한 선수는 정우영이었다. 8골을 넣는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드리블은 딱 2회에 불과했다. 쿠웨이트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을 때 수비수를 따돌리고 가속하면서 두 번 드리블한 게 전부다.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득점왕을 배출한 건 총 세 차례가 있었다. 1990년 서정원(4골), 1994년 황선홍(11골), 2018년 황의조(9골)다. 그리고 정우영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역사에 길이남는 선수가 된 것이다. 여기에 뜻깊은 포상이 뒤따랐다. 금메달에 따르는 병역 혜택을 누리게 되면서 정우영은 향후 유럽 무대에서 오래 활약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물론, 슈투트가르트 또한 함박웃음을 지었음은 물론이다. 이제 정우영은 클린스만호에 합류한다. 그리고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또 다시 달린다. 클린스만호에서 안정적으로 활약할 기반을 정우영은 확실하게 마련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8 15:35:02[파이낸셜뉴스] #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께서 계신 시골을 찾은 A씨(55). 젊어서부터 벼농사를 하셨던 어머니의 허리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병원을 함께 찾기로 한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허리 통증을 감내하며 지내왔는데 모내기철을 앞두고 무거운 모판과 비료를 나르던 도중 한쪽 다리가 터질 듯이 아파 주저앉으셨다는 것. 의료진은 어머니에게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내리며 치료와 관리를 권유한다. 어머니의 연세를 생각해 수술은 보류하기로 한 A씨. 정보들을 수소문해본 결과 비수술 한방 치료로 협착증을 관리한 사례를 접하게 된다.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집 근처 한방병원 진료를 예약하고 치료에 전념하기로 한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앞두고 농업인의 허리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2년 농업인 업무상 질병 현황’에 따르면 농사일로 인해 1일 이상 휴업한 질병을 조사한 결과 근골격계 질환이 5.2%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근골격계 질환이 주로 발생한 부위는 허리가 52.2%로 가장 많았고 무릎(31.9%), 어깨(6.5%)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농사일 특성상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장시간 일을 하면 허리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쌓인다. 여기에 무거운 짐을 자주 들어 올리고 내리면 척추에 강한 압박이 쏠릴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며 약해진 척추에 손상을 입혀 퇴행성 척추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층에서 다발하는 척추 질환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0세 이상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151만2652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7%에 달했다. 척추관협착증이란 노화와 지나친 허리 사용 등으로 척추 내부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고 주변 인대가 두꺼워져 발생한다. 이때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이 눌리며 염증을 발생시키고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의 신경통로가 넓어지면서 통증이 감소하는데, 그러다 보니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허리를 굽힌 채 걷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이 ‘꼬부랑 할머니 병’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은 통증 뿐만 아니라 보행에도 어려움을 주며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일으킨다. 따라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하며, 특히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의 감각이 둔해진 느낌이 든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치료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를 교정한다. 특히 척추뼈와 뼈 사이를 늘려줌으로써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고 신경이 받는 압박을 줄인다. 침 치료는 긴장된 척추 주변 조직을 풀어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을 개선하고 신경 조직 재생을 돕는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약의 치료효과도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 수명'(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척추 질환 치료 한약인 청파전H의 주요 약재 천수근이 세포 보호와 염증 억제, 운동능력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쥐의 손상된 척수 세포에 천수근을 처리하고 관찰한 결과 천수근 농도가 높아질수록 끊어졌던 신경돌기의 회복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천수근 농도에 비례해 염증 반응도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 및 완화하기 위해서는 바쁜 농사일 중에도 의식적으로 허리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굽힌 자세를 장시간 취하고 있다면 잠시 기지개를 켜고 스트레칭을 하며 경직된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허리를 굽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행동은 자제하자. 반드시 무릎을 굽히고 물건을 최대한 몸 가까이 붙여서 하체의 힘을 이용해 들어올리는 게 효과적이다. 부모님 건강은 자식으로서 늘 마음에 걸리는 일이다. 오랜만에 만나 뵌 부모님께서 과로로 인한 건강 문제를 조심스레 꺼내실 때만큼 죄송스러운 것도 없다. 오늘 간단한 안부 전화를 통해서라도 부모님의 건강을 살펴보도록 하자. 효도는 멀리 있지 않은 법이다. 수원자생한방병원 윤문식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5-12 14: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