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페루에서 20대 한국 남성이 독거미를 포함한 멸종위기종을 밀반출하려다 현지 공항에서 적발됐다. 15일(현지시간) 페루 산림·야생동물보호청(SERFOR·세르포르)에 따르면 지난 8일 페루 리마 수도권에 해당하는 카야오 지역 호르헤차베스 국제공항에서 28살 한국인이 타란툴라(독거미) 320마리, 지네 110마리, 총알개미 9마리를 숨겨 출국하려다가 당국에 붙잡혔다. 공항 보안요원이 프랑스를 경유, 한국으로 가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하는 남성의 복부 주위를 수상하게 여겼고, 직접 검문을 해 이를 적발했다. 세르포르는 보도자료에서 "해당 남성은 야생동물들을 담은 작은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통에 접착테이프를 붙인 뒤 몸에 밀착시킨 벨트형 가방 안에 (봉지 등을) 넣었다"며 "야생동물들은 페루 아마존 지역에서 불법 포획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페루 당국은 일부 종이 페루에서 멸종위기·보호 동물로 지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르포르는 "이국적인 동물의 경우 연말연시에 밀거래 시장에서 높은 값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밀매업자들은 보안검색을 피해 가기 위해 갖가지 수법을 동원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페루 경찰은 남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16 10:22:29[파이낸셜뉴스] 베트남의 유명 휴양지 푸꾸옥의 한 리조트에서 대형 독거미가 나타났다. 30일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최근 남부 끼엔장성 푸꾸옥의 한 리조트에서 근무 중인 전기공이 13㎝ 크기의 독거미에 물려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전했다. 당시 전기공은 물린 부위가 부어오르는 등 전신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거미에 물린 전기공은 목숨을 잃을 뻔했다. 리조트 측은 전기공을 문 독거미도 함께 잡아 병원으로 보냈다. 병원 측은 독거미용 해독제가 없어 상처를 소독하고 항생제만 투여했다고 한다. 다행히 전기공은 증상이 가라앉아 안정을 취한 후 귀가했다. 리조트 측이 잡아온 독거미를 본 담당 의사는 "이처럼 큰 독거미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우기에 거미에 물려 병원으로 온 환자는 이번이 두번째"라고 설명했다. 우기에는 야외 활동을 할 때 뱀과 거미, 해충에 물리지 않도록 장화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고 의사는 조언했다. 한편 푸꾸옥은 중부 다낭, 남부 나짱과 함께 한국인이 즐겨 찾는 베트남 휴양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30 21:35:42[파이낸셜뉴스] 대만에 살고 있는 60대 여성의 귀에서 거미가 발견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여성 A씨(64)는 최근 왼쪽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귀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지고 ‘바스락’, ‘딸깍’하는 잡음이 들린다고 호소했다. 의사가 검사한 결과 A씨 귀 외이도에서 거미 2마리가 발견됐다. 귀 안의 피부도 벗겨져 있었다. 의사는 튜브 모양의 장치를 사용해 거미를 빨아들여 제거했다. 해당 환자를 진료한 왕텡친 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이 사례를 기고하면서 "거미가 2~3mm 정도로 매우 작아서 환자가 통증은 느끼지 못했다"라며 "거미가 사람의 귀에서 피부를 벗겨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기록했다. 그러면서 "만약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다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라고 권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A씨처럼 귀에 벌레가 들어가는 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귀에는 작은 개미, 바퀴벌레, 나방, 모기 등이 들어갈 수 있다. 최근 미국 미주리주에 사는 20대 B씨 역시 잠을 자던 중 귀 안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을 받았다.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그의 귀 속에서 나온 것은 검은색 집거미였다. B씨는 "귀 안에 뭐가 들어갔다는 게 확실했다"라면서 "하지만 집에서 빼낼 자신이 없어 응급실로 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느낌은 꼭 고막과 가까운 부분에서 커다란 왁스 덩어리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귀에 벌레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귀의 가려움증 또는 간지러움증 △긁거나 윙윙 거리는 소음 △해당 귀에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 △귀에 무언가가 박혀 있는 느낌 △귀의 불편함 또는 통증 등으로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게 의심될 때 환자 스스로 제거하려는 시도는 삼가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위스콘신대 스테이시 이시먼 박사는 "벌레가 귀에 들어가도 대부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라며 "벌레 자체보다는 사람이 이를 빼내려는 과정에서 외이도에 부상을 입힐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0-30 07:06:48[파이낸셜뉴스] 한국배우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가 추석영화 ‘거미집’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정부당국의 검열, 제작자의 반대, 스케줄이 꼬여 투덜대는 배우 등 악조건 속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완성해내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영화. 송강호는 극중 호평 받은 데뷔작 이후 싸구려 치정극만 찍는다며 악평에 시달리던 중,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 김지운 감독은 앞서 송강호를 자신의 영혼의 단짝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영화는 두 사람이 김 감독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어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 머릿 속 정답 아닌 '정답 아닌 정답'을 찾는 과정이 연기 ''거미집'은 김열 감독을 통해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인가, 창작이란 무엇인가, 오리지널리티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유한 독창성은 문화예술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찾고 싶은, 추구하는 가치다. 매번 자신만의 고유한 독창성을 입증해온 송강호는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어떻게 찾았을까? 그는 이러한 물음에 “배우들이 사석에서건 촬영장에서건 내가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라고 운을 뗐다. “내가 하는 대답은 정답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정답을 적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머릿 속에 있는 정답을 보여주면 감동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정답’이어야 합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이 과거에 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박찬욱 감독이 '송강호는 정답이 아닌 정답을 적는데, 정답보다 더한 정답을 내놓는 배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김지운 감독은 꺼림직하다는 표현을 썼어요. 내가 하는 연극을 본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꺼림직하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 예상한 것을 보여주지 않아서 그런 기분이 든 것 같다'고 하셨죠.” 그는 “박찬욱 감독이 말한 ‘정답이 아닌 정답’과 김지운 감독의 ‘꺼림직한 느낌’이 일맥상통한다고 본다"며 "그게 내 연기 모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신만의 연기의 비결은 언제 찾았을까? 그는 “34년전, 연극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깨달았던 것 같다”며 “가르침을 받았다기보다 연극을 통해 체득했다”고 돌이켰다. “‘정답 아닌 정답’을 찾기란 힘들죠. 그걸 찾는 과정이 연기라고 봅니다.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정답은 한정돼 있어요. 무궁무진하게 답이 있는게 아닙니다. (배우가) 같은 답을 내더라도, 다른 시선과 다른 리듬, 다른 호흡으로 연기하면 같은 답도 새롭게 보일 수 있습니다.” 연기가 마치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른듯 뚝딱 나오는 것 같다고 하자 “스포츠 선수들처럼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해야한다”고 답했다. “연기는 종합적입니다. 부정확하고 불규칙적인, 어떤 느낌이 막 생깁니다. 어떤 루틴, 규정된 루틴이 있는 게 아니고 변칙적이고 불규칙적인데 매번 그렇습니다.” 송강호는 한국영화의 자존심, 상징으로 통하는데, 그에게 영화란 무엇일까? 그는 특유의 깔깔거리는 웃음을 터트리며 “정답이 아닌 정답을 찾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게 정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예술가의 본질입니다. 관객이 '어 이게 뭐야' 싶은데 가슴이 먹먹해진다면 그게 정답 아닐까요? 이게 영화의 의미고요. 한국영화의 자부심도, 이 작은 나라가, 늘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내딛는 영화를 끊임없이 만드는 게 한국영화의 자부심 아닐까요?”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28 16:37:40[파이낸셜뉴스] 6일간 이어지는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추석 연휴을 겨냥해 세 편의 한국영화가 각축전을 벌인다. 강동원 허준호 이솜 이동휘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과 하정우 임시완이 주연한 ‘1947 보스톤’ 그리고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주연의 ‘거미집’이 27일 동시 개봉했다. 우선 관객들의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실시간 예매율을 살펴보면, 27일 오후 10시 기준 ‘천박사’가 32.8%로 선두를 달린다. 2위는 ‘1947 보스톤’(19.3%)이고 3위는 ‘거미집’(13.1%)이다. CJ CGV에서 세 영화의 여성 및 연령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영화는 강동원의 ‘천박사’(66.9%)다. 이어 송강호를 비롯해 임수정 전여빈 크리스탈처럼 젊은 여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거미집’이 60.1%로 2위다. ‘1947 보스톤’은 여성 비율이 58.1%다. 20대 선호도가 가장 높은 작품은 무엇일까? ‘거미집’이다. 21.6%로 ‘천박사’의 21.2%보다 소폭 높다. ‘1947 보스톤’이 16.1%로 가장 낮다. ‘천박사’는 30대(29.4%)와 40대(27.4%)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 도합 56.8%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50대(20.4%)보다는 20대(21.2%) 선호도가 살짝 높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1947 보스톤’은 4050대의 선호도가 높다. 40대가 30.8%고 50대가 27.2%로 도합 58%다. 이어 30대가 23.2%, 20대가 16.1%다. '거미집'은 30~50대의 비율이 고른 편이다. 30대가 28.8%로 가장 높고 이어 40대 24.8%, 50대 23.1%다. 20대는 21.6%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 20%대를 유지하면서 전 연령대 고른 선호도를 보였다. ‘천박사’와 '1947 보스톤‘은 12세 관람가고 러닝타임은 98분과 108분으로 2시간이 안 된다. ’거미집‘은 15세 관람가에 132분이다. ■ '천박사' '1947 보스톤' '거미집' 어떤 영화? ‘천박사’는 코미디와 호러, 판타지, 액션이 뒤섞인 오락영화다. 줄거리는 사기꾼처럼 보이는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어느 날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생충’을 패러디한 초반부, 블랙핑크 지수가 영험한 무당(박정민 분)이 모시는 선녀로 특별출연하는 등 곳곳에 재밌는 요소가 있다. 천박사 강동원과 파트너 이동휘의 티키타카를 중심으로 코믹하게 시작하나 갈수록 웃음기가 사라진다. 인간의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면서 호러와 판타지, 액션이 뒤섞인 퇴마물로 거듭난다. 반면 ‘1947 보스톤’은 담백하게 그려낸 실존 인물의 감동 실화다. 일제강점기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가 육성한 '제2의 손기정' 서윤복이 1947년 제51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여 신기록을 세운 이야기다. 호주 멜버른을 중심으로 구현된 보스턴마라톤대회는 그날의 영광을 사실감 있게 재현하며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다. 선후배 사이인 손기정과 남승룡이 티격태격하고 서윤복이 불우한 가정사를 딛고 마라토너가 되기까지 여정을 그린 전반부보다 이들이 덜컥거리는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미국에 도착해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고 극적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후반부가 더 흥미롭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중견감독 김열(송강호 분)이 악조건 속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완성해내는 과정을 앙상블 코미디로 그렸다. 배우들의 연기와 1970년대 영화 현장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미장센을 중시하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답게 시각적 즐거움도 있다.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영화 촬영장은 컬러로, 영화 속 영화는 흑백으로 찍었다. 흑백 장면을 위해 당시 실제로 쓰이던 텅스텐 조명을 사용했으며 배우들은 극중극 장면에선 한국영화를 '방화'라 칭하던 시절, 그때의 과장된 연기와 말투로 연기를 한다. 장르는 그야말로 짬뽕이다. 극중극이 치정과 멜로, 호러에 재난, 괴기물까지 오가는 복수극이라면 촬영 현장은 좌충우돌 그 자체로 짠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블랙코미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27 16:49:20[파이낸셜뉴스] “지난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이 위축되면서 영화가 이렇게 덧없이 사라지나? 영화란 무엇인가? 여러 상념이 들 때 ‘거미집’ 시나리오를 만났습니다. (각색을 하며) 내가 느낀 여러 상념을 반영했고, 처음 영화를 사랑하게 되면서 했던 질문들을 많이 담았습니다.” 신작 ‘거미집’을 내놓은 김지운 감독의 말이다. 김지운 감독이 자신의 영혼의 단짝 송강호와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어 다섯 번째 호흡을 맞췄다. '거미집'은 한국영화 암흑기인 1970년대 문공부 산하 공무원이 시나리오 검열을 하던 시기의 영화 현장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앞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팬데믹 기간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를 내놨는데, 영화와 영화현장을 그린 ‘거미집’은 시네필 출신 김지운 감독의 영화 사랑이 듬뿍 담긴 영화다. ■ 걸작 만들고 싶은 한 감독의 고뇌와 광기 “결말을 조금만 바꾸면 아주 걸작이 나올 것 같아. 딱 이틀이면 돼.”(감독) “걸작을 왜 만들어요? 그냥 하던 거 하세요”(제작자) “싹 바뀐 거 같아요. 난 아예 중간부터 캐릭터가 바뀌네”(톱스타) “저 드라마 찍으러 가야 해요! 저 힘들다고 아~까부터 얘기했어요.”(라이징 스타)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중견감독 김열(송강호 분)이 악조건 속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완성해내는 과정을 앙상블 코미디로 그린다. 재촬영이 진행된 아수라장 직전의 촬영 현장과 그들이 찍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스토리가 이중 전개되는데, 다양한 인간군상의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 영화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또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영화 촬영장은 컬러로, 영화 속 영화는 흑백으로 찍었다. 흑백 장면을 위해 당시 실제로 쓰이던 텅스텐 조명을 사용했으며 배우들은 극중극 장면에선 한국영화를 ‘방화’라 칭하던 시절, 그때의 과장된 연기와 말투로 연기를 한다. 장르는 그야말로 짬뽕이다. 극중극이 치정과 멜로, 호러에 재난과 괴기물까지 오가는 강렬한 복수극이라면 촬영 현장은 좌충우돌 그 자체로 짠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블랙코미디다. 김지운 감독은 “(1970년대가 흑백영화 시절은 아니었으나) 클래식 영화라는 상징 때문에 흑백으로 찍었다”며 “또 (영화 속 영화를) 이만희 감독의 마의 계단(1964)과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히치콕의 ‘싸이코’(1960) 등 흑백영화를 레퍼런스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앞서 김기영 감독 유족들이 김열 캐릭터를 두고 "고인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며 영화 속에서 이 캐릭터를 부정적으로 묘사, 고인의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상영금지가처분 소송을 냈는데,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가 됐다. 김 감독은 “김기영 감독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잘 전달했고, 유족들이 잘 받아들여줘 오해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김열 감독은 196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기영, 신상옥 등 여러 감독들과 시대를 막론하고 창작자라면 누구나 가질 모습을 투영했다. 김지운 감독 자신의 모습 역시 녹아있다. 김 감독은 “내 신조가 최악의 순간이 와도 평상심과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것인데, 평소에는 잘 유지한다”며 “그런데 현장만 가면 영화가 뭐라고 자학하고 비탄에 빠지고 생각의 나래를 편다. 내가 현장에서 느낀 감정이 김열을 통해 나왔다”고 말했다. 극중 송강호는 정우성이 연기한 자신의 스승이자 고인이 된 당대 천재 신감독의 환영을 만난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불신을 오가는 김열에게 신감독은 "너를 믿고 나아가라"고 조언한다. 김감독은 "박찬욱 감독도 어떤 날은 자신이 천재 같고 어떤 날은 쓰레기와 같다고 하시더라"며 "현장에서 나의 감정 역시 그렇다. 고뇌하는 김열은 감독의 초상"이라고 말했다. 극중 촬영장에 불이 났는데도 촬영을 멈추지 않고 밀어붙이는 광기의 모습 역시 김 감독의 경험담이 투영됐다. 그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촬영할 때 대규모 폭발신이 있었는데, 계획보다 폭탄을 더 집어넣는 바람에 그 불꽃이 옆 세트로 옮겨 붙었다”며 “컷 소리와 함께 전부 다 화재진압하러 달려갔는데, 오직 나만 반대로 달려갔다. 잘 담겼냐고 묻는 내 모습이 너무 강력해 촬영감독이 움찔했을 정도”라고 돌이켰다. “‘놈놈놈'은 제 영화적 로망이 투영된 작품이라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쏟았죠. 그때 작업한 배우(송강호 이병헌 정우성)들과 스태프들은 아직까지 정기적으로 만나는데, 애증이랄까, 끈쩍합니다.” ‘밀정’의 이병헌처럼 정우성이 이번 영화에 특별출연한 것도 이러한 관계가 작용했다. ■ '플랑 세캉스'를 여러번 강조 "끝끝내 영화로, 자존심 지켰죠" ‘거미집’에는 ‘플랑 세캉스’라는 영화 용어가 여러번 등장한다. 김열은 바뀐 결말을 ‘플랑 세캉스’로 찍고자 한다. ‘원신원컷’ 즉, 단 한번의 카메라 워크로 완성하는 시퀀스를 말한다. 제작진 모두의 완벽한 합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나도 김열처럼 현장에서 왜 나만 이렇게 애를 쓰지? 다 잘되려고 그러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다가 한 장면을 위해 모두가 초긴장 상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순간, 감동을 느끼면서 영화는 협동예술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혹자의 말처럼 창작자는 메가톤급 에너지를 쏟아서 관객들에게 깃털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게 숙명인 것 같습니다.” 김 감독은 “온갖 방해와 몰이해를 딛고, 분투 끝에 완성되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현장을 통해, 인생이 늘 온갖 아이러니와 고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갔듯, 영화 또한 계속되리라는 조심스러운 낙관과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거미집‘은 김 감독의 표현을 빌면 ’팬데믹 이전의 세상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김 감독은 “영화로 기획되기 어려웠던 작품이라 OTT로 가는 것도 고려했으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극중 김열 감독처럼 기어코 해냈고, 그런 측면에서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며 남다른 감회도 밝혔다. “아무리 좋아서 한 일도 어느 순간 환멸을 느낄 때가 있고, 사랑의 온도가 차가워지기도 하잖아요. 이 영화가 역경과 난관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격려가 돼 잃은 것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어요. 한 감독이 VIP 시사회 후 뒤풀이에 참석 안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거미집' 보고 기운을 받아 시나리오 쓰러 갔다고 하더라고요. 제겐 최고의 찬사였죠.” 무언가를 완성해낸다는 건 누군가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송강호는 거미집'을 선택한 이유로 “신선함”을 꼽으며 "새로운 작품으로 소통하고픈 욕망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영화관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무언가가 끊임없이 도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발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27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25 08:57:42[FN스타 이승훈 기자] 배우 고경표가 20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영화 '거미집'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출연하는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로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23-09-20 23:53:57【파이낸셜뉴스 동해=김기섭 기자】 동해시 대표 축제이자 시민 화합 행사인 동해 무릉제가 오는 22일 막을 올린다. 20일 동해시에 따르면 동해무릉제는 전통문화 중심의 시민화합 축제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결합한 외부지향형 축제로, ‘동해시의 사계(四季), 빛’을 부제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동해웰빙레포츠타운에서 진행된다. 특히 무릉사생대회, 무릉백일시화전, 수석전시회 등이 진행되는 동해예술제와 병행 개최를 위해 행사장을 기존 웰빙레포츠타운과 동해문화예술회관으로 이원화 시켰으며 천곡동 일원 12개 승강장을 순회하는 무료 순환 셔틀버스 운영을 비롯해 가격 표시제 이행, 바가지요금 신고소 운영 등 즐겁고 편안한 가운데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개막일인 22일에는 종합운동장 옆 특설무대에서 시립합창단 등의 식전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오후 7시 무릉제 행사 개최를 기념하는 개막식 행사가 진행되며 김정민·정다경·이찬원·지올팍·김필·케이시 등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의 개막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축하공연 후에는 동해무릉제의 명칭과 부제, 지역내 주요 관광지의 계절별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400대의 드론이 밤하늘의 상공을 선회하는 드론 라이트 쇼가 펼쳐진다. 축제 이틀 째인 23일에는 지역내 청소년 동아리팀과 지역예술인 공연, 독특크루, 칠릿, 코리아커넥션, 원네이션 외 치어리더 팀의 DMF 댄스 페스티벌을 비롯해 오후 7시 30분부터 동해시의 사계, 빛을 주제로 10개동과 각종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불빛퍼레이드가 개최된다. 이어 오후 7시 50분부터 거미·코요테·황인욱·비와이 등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으로 구성된 세대공감 콘서트 공연이 진행돼 가을밤을 감성과 열정으로 수놓게 된다. 이외에도 산신제와 풍년제, 민속공연, 민속경기, 동해사랑 영수증 투어, 타투체험관, 청소년 체험 부스, 플리마켓, 먹거리포차, 놀이시설, 야시장, 야간 포토존 운영, 청사초롱 거리 등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무릉제 마지막날인 24일에는 민속경기 결선과 10개동 주민자치 활동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동해시 주민자치발표회를 끝으로 제36회 동해 무릉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올해 동해무릉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의 인플루언서 60여 명이 참여하는 에어아시아 공동 3개국 인플루언서 팸투어 일정에도 포함돼 동해시 대표축제의 매력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예정”이라며 “전통문화 중심의 시민화합 축제에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현대적인 프로그램이 가미된 이번 축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9-20 10:33:41[파이낸셜뉴스] “팬데믹은 우리에게 한 번도 겪지 못한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창작이란 무엇이며, 오리지널리티는 무엇일까?”(김지운 감독 '거미집' 연출의 변)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은 1970년대 문공부 산하 공무원이 시나리오 검열을 하던 시기의 영화 현장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그곳에는 다양한 인물군상의 욕망이 공존하고, 그 욕망을 동력 삼아, 인간의 욕망이 부딪히는 한편의 영화가 완성된다.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던 김열 감독(송강호 분)은 며칠 째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과 관련해 새로운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고 있다. 급기야 결말의 일부만 바꾸면 걸작이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재촬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하다. 재촬영 자체가 성가신 제작자부터 스케줄 조정이 번거로운데다 재촬영 장면에 대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몰이해 그리고 검열의 압박 등 악조건을 딛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밀어붙인다. 각종 난관과 위기가 끊이지 않으나, 시쳇말로 국방부 시계마냥 촬영 현장의 시계 또한 어김없이 돌아간다. 김열 감독의 꿈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이틀간 재촬영이 진행된 영화 촬영 현장과 그들이 찍는 영화 속 영화('거미집')가 ‘다양한 인간군상의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기묘한 공포스릴러이자 극단으로 치닫는 치정극인 영화 속 영화가 비극이라면 그 영화를 찍는 촬영 현장은 좌충우돌 그 자체로 짠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희극이다. 마치 두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거미집'은 신경쇠약 직전의 ‘김감독’ 역 송강호를 비롯해 욕망의 제작자 ‘백회장’ 역 장영남, 제작사의 젊은 피 ‘신미도’ 역 전여빈, 인기 배우 ‘이민자’ 역 임수정,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 역 오정세,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 정수정 그리고 베테랑 배우 역 박정수 등 배우들 또한 연기 톤을 달리하며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여배우들의 매력이 하나같이 돋보이는데, 영화 속 영화를 흑백으로 처리한 덕에 마치 히치콕 영화처럼 고풍스런 매력을 풍긴다. 영화 현장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야말로 한치 앞도 예상치 못한 상황의 연속이다.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죽을 맛이겠지만, 스크린 너머 그들의 웃픈 현실을 엿보는 관객은 낄낄 웃음이 난다. 주조연뿐 아니라 단역까지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어느 하나 허투루 소비되는 캐릭터가 없이 빼곡이 화면을 채운다. 김지운 영화 최다 대사량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텍스트도 풍성하지만 감독 특유의 화려한 미장센까지 작품 자체의 밀도가 높다. 김열의 절박함을 통해 창작의 고통뿐 아니라 감독의 비전을 구현시키려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통해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의 욕망이 얽혀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땀눈물이 투영돼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특히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송강호와 함께 주연한 정우성이 극중 송강호의 스승으로 출연해 과장된 연기로 예술가의 고뇌를 보여준다. 김지운 감독은 연출의 변에서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창작이란 무엇이며, 오리지널리티는 무엇일까? 영화를 만들 때마다 도돌이표처럼 끊임없이 되묻곤 하는 질문이지만 이번만큼 통렬한 감정으로 영화를 다시 바라보게 한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지난날 절체절명의 위기 때마다 나의 동료들은, 나의 선배들은 어떻게 극복해 나갔을까? 그들은 영화에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 ‘거미집’은 팬데믹 이전의 세상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팬데믹 하의 갖은 악조건 속에서도 인생은 앞으로 나아갔다. 온갖 방해와 몰이해를 딛고, 분투 끝에 완성되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현장을 통해, 인생이 늘 온갖 아이러니와 고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갔듯, 영화 또한 계속되리라는 조심스러운 낙관과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며 영화와 영화현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9-15 10:28:31[FN스타 이승훈 기자] 14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거미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출연하는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로 27일 개봉 예정이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23-09-14 18:2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