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한국은행과 또다시 시각차를 나타냈다. 이 원장은 "금리나 거시건전성 규제는 거시경제와 금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라며 "가계대출 팽창 등의 우려가 지나쳐서 물가 관리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게 명백하게 지표로 나올 경우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고려요소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면 금리뿐만 아니라 거시건전성 규제를 다시 강화한다든지 여러 정책을 통해서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한 것과 달리 '미시정책을 통한 관리'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필요성에 대해 "이창용 총재께서 말씀하신 가계대출 증가와 관련된 거시건전성 고민은 저희(금융감독원)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2021년 가계대출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을 금리로 조정한 게 아니라 미시적인 감독행정의 조정으로 증가세를 관리한 바 있다"라며 미시정책에 힘을 실었다. 이 원장은 "금리라든가 거시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큰 칼이라면, 저희가 미시적으로 감독 행정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더 작은 정책 수단"이라며 "큰 정책 수단을 쓸 경우에는 거시경제 전반과 금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타깃팅(targeting) 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사용해서 그 부분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강화할 경우 경제전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미시적인 감독, 행정 정책으로 관리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다만 가계대출 팽창 등의 우려가 커져서 물가관리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게 명백하게 지표로 나올 경우에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고려요소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 목표인 물가안정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때에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이 금리인상과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를 비롯해 다양한 옵션을 열어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한 것과는 결이 다소 다른 발언이다. 다만 이 원장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며 정책 엇박자 논란은 일축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단을 열어둘 수밖에 없는 통화당국의 어려움과 고민, 가계대출의 지나친 팽창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거의 100% 공감하고 있고 관련된 내용은 주단위, 매일매일 실무단위에서 논의되고 있어서 입장을 같이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한국은행도 그렇고 저희도 가급적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고 싶은 욕심과 바람도 있는데, 어느 정도 부작용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흐름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지에 대해 기재부, 금융위, 한은 등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그 추이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수십 년간 몇 번의 위기가 있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상승해왔다"면서 "지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3% 이상으로 돼 있는데 이 비율이 계속 늘어난다면 우리경제에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더 키울 수 없는 너무나 뚜렷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정책당국과 계속 협의 중이라면서도, 향후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늘어난다면 금리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 여러 정책 수단을 열어놔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의 견해라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7-17 14:48:07정책당국이 시스템적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거시건전성을 수단을 사용할 경우 은행들이 의도치 않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민·박정필·정연수 한국은행 과장은 27일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이 초래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시스템적 리스크는 금융시스템의 장애로 금융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함에 따라 실물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와 주요국 중앙은행에선 시스템적 리스크를 잡아내기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에 따른 의도치 않은 결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 규제 회피, 유동성 위험 상승 등을 꼽았다. 예컨데 신용 팽창기에 정책 당국이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부과할 경우 은행들은 수익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위험·고수익 자산은 그대로 둔 채 수익성이 낮은 자산만 감축하려 들 수 있다는 것. 또 자산시장 과열을 우려해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규제하면, 주택담보대출을 피해 신용대출이나 비주택담보대출을 늘릴 수도 있다. 아울러 정책당국이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의 전환을 유도하면, 은행 자산의 만기가 연장된 것에 비례해 은행의 부채가 장기화하지 않을 경우 만기 불일치가 심화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은행이 도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경기순응성 확대, 위험 가중치 최적화 행위, 정책과 상충관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방지하려면 금융기관-시장참가자-정책당국간 효율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목표도 명확히 설정할 것을 주문했다. 예컨대 금융수축기에 자본 버퍼(완충) 사용을 권고한 경우 정책 당국이 의도한 바를 투명하게 설명해 은행들에 자본비율이 떨어지더라도 미시적 규제 압력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2014-03-27 14:08:08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거시건전성정책에 대해 유용하고 효율적인 수단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을 효과적으로 조정·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거시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해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주택담보대출과 주택가격 상승 추세를 완화하는 정책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적인 석학, 중앙은행 총재, 국제기구 고위인사 등이 통화정책, 금융규제 등 거시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김 총재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주택구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2000년대 초·중반 주택경기 호황이 지속됐다"면서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LTV, DTI 규제를 각각 2002년 9월, 2005년 8월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량 모형을 이용해 2003년 2·4분기~2012년 2·4분기 43개 지역의 주택가격과 주택담보대출을 분석한 결과 LTV와 DTI 규제가 주택시장 과열을 억제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밖에 선물환포지션 한도·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도 단기차입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거시건전성 정책수단 활용 경험을 비춰볼때 거시건전성정책이 거시금융 안정에 유용하고 효율적인 수단이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기자
2013-04-17 10:51:40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부터 국내 은행 경영실태 평가항목에 예대율이 반영된 이후 은행의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으로서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 박형근 거시건전성분석국 차장 등은 '예대율 규제의 유용성 평가' 보고서에서 "2009년 12월 원화대출금 평잔을 원화예수금 평잔의 100% 이내로 운용토록 한 예대율 규제방안 도입이후 은행의 유동성 상황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을 말한다. 예대율 규제 도입 이후 은행 여수신 동향 분석 결과, 은행의 시장성 수신(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표지어음, 은행채)이 대폭 축소되고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시장성 수신 대비 고유동성 자산비율이 높아져 은행의 유동성 상황이 개선됐다. 보고서는 "예대율 규제가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으로 유용한 지를 패널회귀모형을 이용해 실증분석한 결과, 은행의 시장성 수진 비중이 낮아질수록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대율 규제 도입 이후 시장성 수신 비중이 크게 감소했는데 이는 은행채 등이 주로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는 부채라는 점에서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이 축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간 연계성은 금융기관 간 상호거래 등으로 어느 한 기관의 위험이 여타 기관에 쉽게 전염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보고서는 "시장성 수신이 감소해 시스템적 리스크의 주요 요인인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 및 은행대출의 경기순응성도 축소됐다"면서 "예대율 관련 규제는 금융기관의 거시건전성 제고수단으로서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성 수신 감소로 이를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은행들의 자금중개 기능이 제약받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2012-09-24 12:27:18[파이낸셜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는 2.5%에서 2.2%, 내년은 2.2%에서 2.0%으로 각각 0.3%포인트(p), 0.2%p 내려 잡았다. IMF는 한국 경제 하방위험이 크다는 진단도 내놨다. 내년 1%대 성장률 추락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책방향으론 '점진적 기준 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최근 환율변동성에 대해서는 대응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IMF 한국미션단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IMF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연례 협의는 IMF협정문에 따라 매년 회원국의 거시경제·재정·금융 등 경제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회의다. IMF 한국 미션단은 지난 7일 방한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을 만났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 단장은 "한국의 주요 상대국의 경제 성장 둔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중동 사태 등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변동 등으로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수 있다"며 "다만 통화와 재정정책을 통해 정책적 대응이 충분하리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재정과 관련, 경기 대응 조치를 취할 여력이 확보돼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지난 10월 한국 경제 성장률을 내년 2.2%, 올해 2.5%로 전망했지만, 한달만에 모두 낮췄다. 아난드 단장은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론 1.3%까지 떨어져 내년에는 연간 물가안정목표인 2.0%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며 위험은 하방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하방 위험으로 주요 교역국 경제성장 둔화, 지정학적 긴장 관계 고조 등을 제시했다. IMF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아난드 단장은 "가계부채와 관련된 다양한 건전성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는 점진적인 정책 전환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안정과 관련, 금융 위험이 고조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강화, 주택담보대출 관련 은행의 위험가중치 상향 등 거시건전성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 변동성에 대해선 큰 위험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난드 단장은 "유연한 환율제 자체가 충격 흡수 여력을 제공하고 있어 적절하다"며 "한국 외환보유고도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환율 등이 한국 경제에 제약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강력한 경제 정책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난드 단장은 "한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데 있어 핵심"이라며 "정책적 우선순위에는 혁신 강화, 공급망 다변화, 서비스 수출 촉진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 개혁 과제로 고령화 인한 노동력 감소를 꼽았다. 여성 경제 활동 참여 증대와 외국인 인재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연금 제도 개혁, 재정 준칙 도입, 세입 확충, 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한 재정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 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1-20 13:32:02[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국내 가계빚이 1900조원을 돌파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3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특히 예금은행의 경우 주담대가 3개월 만에 22조원 넘게 폭증하는 등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7월 이후 부동산 거래가 꺾인 만큼 4·4분기 가계신용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주택 매수세 활활...가계빚 ‘역대급’19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18조원 증가한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4분기(35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을 합한 지표로, 가계가 부담하는 포괄적 빚을 뜻한다.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1·4분기(1882조4000억원)에 전분기 대비 3조1000억원 줄어들며 1년 만에 감소했으나 2·4분기에 13조8000억원 늘어난 뒤 3·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가계신용 증가세는 가계대출이 견인하고 있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3·4분기 1795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6조원 늘었다. 가계신용과 마찬가지로 2021년 3·4분기(34조8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폭 증가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확대된 결과다.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4분기 5만3000호에서 올해 3·4분기 9만6000호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주담대 증가폭도 같은 기간 15조2000억원에서 19조4000억원으로 4조원 넘게 확대됐다. 3·4분기 주담대는 2021년 3·4분기(20조9000억원)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특히 예금은행에서 대출이 크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2·4분기 17조3000억원에서 3·4분기 2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2020년 4·4분기(28조9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주담대가 22조2000억원 늘며 2002년 4·4분기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전에는 주택 매수, 생활자금 마련 시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전부 활용했으나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이후에는 만기가 긴 주담대를 통해 받는 것이 유리해지면서 대출 행태의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규제에 거래 둔화...“가계대출 증가세 꺾일 것”한은은 가계신용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며 소비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하향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4분기 가계신용 증가폭(18조원)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장기평균 증가폭(22조2000억원)을 하회하고 있고 올해 3·4분기까지 가계신용 누적 증가율도 1.5%로 명목 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 흐름에 있어 연말께 가계신용 증가세도 꺾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등 거시건전성 정책,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9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7월 이후 둔화돼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가계부채 증가세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담대가 증가 전환하고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가계대출 감소폭이 2·4분기 3조9000억원에서 3·4분기 1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보금자리론 등이 순상환되고 증권사 신용공여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감소폭이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한편 판매신용은 추석연휴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늘면서 전분기 대비 2조원 증가한 118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4분기에 2조8000억원 증가한 이후 증가폭이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19 11:09:46[파이낸셜뉴스]10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3조9000억원 증가하며 7개월 만에 최저폭 상승했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로 꺾인 결과다. 연말까지 은행권의 가계대출관리가 지속될 예정인 만큼 당분간 가계대출 둔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은행권 규제 강화에 가계대출 3월 이후 최저폭 증가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난 3월에 1조7000억원 감소한 이후 4월(5조원)을 기점으로 지난 9월(5조6000억원)까지 6개월 연속 5조원을 상회한 가계대출 증가폭이 한 풀 꺾인 것이다. 이는 가계대출을 견인하던 주택담보대출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 수도권 주택거래감소 등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주택담보대출은 9월 6조1000억원 늘었으나 10월 3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이후에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과 거래가 모두 줄고 있고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관리조치가 강화되고 있어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을 두고 ‘일시적 반등’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금융권 전체로 보면 6조원대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뜯어보면 부실채권 매상각, 추석상여금 유입 등의 계절 요인이 소멸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10월 금통위에서 예상한 일시적 반등이며 가계대출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주담대가 8월 고점 이후 줄고 있어서 전반적인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예측 가능한 흐름이라고 봤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3000억원 감소)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주담대가 1조9000억원 증가하며 전월(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했지만 이미 체결된 주택거래와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필요성 고려하면 대출이 용이한 업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차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안정화 의지가 어느 때보다 확고해서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담대 중심으로 둔화흐름 이어갈 것”이라며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강화되면서 혹여 재차 가계대출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 있기에 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기업대출, 4월 이후 최대 상승...“은행권 수신 8.4조원↑”은행 기업대출은 8조1000억원 늘어며 전월(4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 증가폭으로만 보면 지난 4월(11조9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전월 3조5000억원에서 10월 5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돼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회사채는 기관들의 양호한 투자수요, 일부 기업의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9월 1조3000억원 순상환에서 10월 6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하며 6개월 연속 지속된 순상환 기조가 마무리됐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1조1000억원 순발행에서 1조5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은행 수신은 지난 10월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18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10조원 넘게 줄었다. 9월의 경우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이 늘며 수시입출식예금이 11조원 늘었으나 10월은 자금이 재유출되고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12조5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정기예금은 9월 6조3000억원에서 10월 14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 차장은 “은행의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유치 노력, 지자체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증가폭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9월 14조6000억원 감소에서 29조6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분기말 유출 자금이 재유입되면서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펀드과 주식형펀드는 각각 5조6000억원, 1조3000억원 늘었고 기타펀드도 4조8000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11 11:18:11[파이낸셜뉴스] “투자하고, 거주하고, 소유하고, 축적하라” 주택자금을 대출이 아닌, 민간자본으로 대체하는 ‘한국형 리츠(REITs)’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동산과 밀접한 현행 가계대출 구조상 부채 의존도가 커 금리 조정이나 대출 규제만으로 가계부채 누증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리츠 지분 만큼 토지를 간접 소유함에 따라 시세차익, 배당 등 주택을 투자자산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채 조달 필요성 감소...“가계부채 누증 완화 효과”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리츠를 활용한 주택금융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4분기 91.1%로 집계됐다.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2010년 2·4분기 54.7%에서 올해 2·4분기 61.4%까지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과의 연계도가 큰 편이다. 이에 한은은 주택구입이나 임차 시 필요한 자금을 리츠를 활용해 부채에서 민간자본으로 대체하는 ‘한국형 리츠’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계와 주담대 취급 금융기관에 집중된 주택가격 변동리스크를 다수의 민간투자자에게 분산해 거시건전성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양질의 주택 공급 확대 효과도 발생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차료로 리츠가 소유한 주택에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화된 시스템을 가진 자산관리회사(AMC)를 통해 주택이 관리돼 보증금 반환, 시설물 하자 등에서 기존의 임대시장에서의 발생 할 수 있는 임대인과의 갈등 문제도 완화된다는 평가다. 나아가 정부가 지난 8월 8일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과도 연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향후 6년간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에 42만7000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택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나현주 한은 금융안정국 금융안정연구팀 과장은 “지난 8월 28일 정부는 리츠 등 법인이 대규모, 장기간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합리적 수준의 규제완화와 공적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며 “정부의 택지 주택 조성과 리츠에 대한 규제 완화, 공적 지원 등이 한국형 리츠와 잘 어우러질 경우 더욱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형 뉴리츠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주거 기회를 제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무리한 대출을 이용한 주택구입 유인이 완화돼 주택가격이 안정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도 안정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시세차익 배당으로 자산 축적도 도와...“핵심은 입지”한국형 리츠의 또 다른 핵심은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 민간사업자, 주택도시기금 등 리츠투자자는 리츠사의 주식청약금액에 비례해 투자기간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주택가격이 상승할 경우 리츠사의 주식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때문에 지분 매각 시 지분가치 차익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재원 조달 방식의 경우 토지매입·공사대금 등 사업비를 리츠 투자자의 자기자본 출자와 주택도시기금 및 은행, 보험사 등 민간사업자로부터의 차입을 통해 조달한다. 기존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사업계획 요건과 동일하게 총사업비의 20%를 자본,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하되, 투자유인을 강화해 높은 비율의 민간출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때 자기자본 출자는 주택도시기금이 50~70% 우선주로 출자하고, 민간사업자가 30~50% 범위 내에서 출자하게 된다. 입지는 향후 장기간 주택가격이 안정적으로 상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등 수도권 인근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가계와 민간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입지 및 거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어서다. 사업 안정성을 위해 락업 기간은 5~10년 정도로 구상됐다. 공동 연구에 참여한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는 “과거 뉴스테이, 토시 임대부 주택 등의 경쟁률을 고려할 때 서울이나 서울 근처 괜찮은 지역에 리츠가 도입되면 충분히 수요가 존재할 것”이라며 “국공유지가 서울과 서울 인근에 존재하기 때문에 서울시,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한국은행이 중지를 모아 풀면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형 리츠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고 수요층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세제 혜택 등을 통해 투자 유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2006년 1·4분기부터 서울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구 8~10년 후 주택을 매도했을 때 수익이 마이너스(-)가 난 경우는 없었다”며 “월세 200만 원 이상을 내는 가구가 지난해 기준 수도권 2만가구, 서울 1만6000가구”라며 충분히 수요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05 14:33:25한국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 위축된 내수, 1%대 물가상승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정책금리 0.5%p 인하),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등 금리인하를 위한 대내외 조건이 마련된 만큼 차선을 바꿀 때가 됐다는 평가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통화긴축은 3년2개월 만에 마무리된다. 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이후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금리를 3.50%로 묶은 금통위가 이번에는 0.25%p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이 금리인하의 최대 재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아직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내수회복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고용시장 등을 보면 내수 경기가 만만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연초 3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17만2000명), 8월(12만3000명)에 10만명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에 안착하고,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작된 점도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이 상당 기간에 걸쳐 주지한 바 있는 물가 여건이 안정권에 진입했다"며 "그간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내외 금리 격차 부담 역시 연준의 인하 개시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피벗 최대의 걸림돌로 꼽힌 가계부채도 주춤한 상태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부터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시작되고, 은행들도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며 "8월 대비 9월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완만해졌다"고 짚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5조6029억원)은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금통위 위원들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달 25일 "한은은 최대한 균형된 시각으로 액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조절하는데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상승세) 모멘텀의 확실한 변화를 보고 갈 정도로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통위가 7~8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강화하며 피벗 포석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했지만 향후 3개월 안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며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문구에서 '충분히'를 삭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다만, 금통위가 신중론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의 피벗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다시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더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06 18:44:19[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 위축된 내수, 1%대 물가상승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정책금리 0.5%p 인하),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등 금리인하를 위한 대내외 조건이 마련된 만큼 차선을 바꿀 때가 됐다는 평가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통화 긴축은 3년 2개월 만에 마무리된다. 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이후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금리를 3.50%로 묶은 금통위가 이번에는 0.25%p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이 금리인하의 최대 재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아직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내수 회복 등을 고려할때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고용시장 등을 보면 내수 경기가 만만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연초 3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17만2000명), 8월(12만3000명)에 10만명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에 안착하고,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작된 점도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이 상당 기간에 걸쳐 주지한 바 있는 물가 여건이 안정권에 진입했다”며 “그간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내외 금리 격차 부담 역시 연준의 인하 개시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피벗 최대의 걸림돌로 꼽힌 가계부채도 주춤한 상태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부터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시작되고, 은행들도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며 “8월 대비 9월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완만해졌다”고 짚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5조6029억원)은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금통위 위원들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달 25일 "한은은 최대한 균형된 시각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조절하는데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상승세) 모멘텀의 확실한 변화를 보고 갈 정도로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성환 위원의 발언을 볼때 금통위가 데이터가 내려올 때까지 확인하는 여유를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수 부양 차원에서의 금리인하는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10월에 한 차례 인하하고, 그 효과를 지켜보는 것이 금통위의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7~8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강화하며 피벗 포석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했지만 향후 3개월 안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며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문구에서 ‘충분히’를 삭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다만, 금통위가 신중론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의 피벗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다시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더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6~8월 수준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인하 명분이 부족하다”며 “10월보다는 11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06 12:4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