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경쟁입찰'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 주요 입찰에서 건설사 1곳만 참여하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아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 참여로 유찰 뒤 수의계약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서울시 주요 재건축 시공자 입찰 과정에서 경쟁입찰이 진행된 건수는 '0'이다. 서울 강동구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전날 시공자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대우건설이 유력하다. 조합이 제시한 입찰 조건(1차, 2차 입찰 중 한번이라도 참여)에 해당하는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3일 삼익맨숀아파트 첫 입찰에서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데 이어 같은달 27일 진행된 2차 입찰 현장설명회에도 유일하게 참여했다. 삼익맨숀아파트의 예정 총 공사비는 5278억원으로 3.3㎡당 약 860만원이다.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입찰참여 의향서 접수도 확약서를 제출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예상 공사비는 2558억원 규모로 3.3㎡당 846만원이다. 총 사업비 공사비 4297억원 규모의 대림가락아파트는 2차례 유찰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진행한 재입찰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조합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대규모 공사도 경쟁없어공사비 1조원을 넘기는 대규모 단지들도 경쟁이 사라지기는 마찬가지이다.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달초 수의계약을 통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을 선정했다. 예정 공사비만 1조2831억원에 달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시공사 선정 입찰은 모두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지난달 진행된 첫번째 입찰에 현대건설 1곳만 단독 입찰했고, 지난 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도 현대건설 1곳만 참여해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예정 공사비만 1조6199억원에 달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유찰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지난 17일까지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받은 결과 GS건설만이 단독으로 제출했다. 조합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재공고 일정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이 서울시 주요 재건축 사업이 잇따라 유찰뒤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공사비 원가 부담 등 업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쟁을 통해 무리하게 사업을 수주하기보다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는 사업장 위주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 입장에서도 경쟁 유발을 위해 계속 입찰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건설사라면 빠르게 사업을 개시하는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특히 특정 대형 건설사가 강한 의지를 갖고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발을 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10-22 18:04:22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증액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추후 배임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도 한몫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조합을 상대로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법적 절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은 지난해 입주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A 재건축 조합의 보유 상가 부지를 가압류 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조합과 공사비를 228억원 증액하기로 합의하고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조합이 현재까지 약 178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부지를 가압류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가까지 분양하면 채권을 회수할 길이 막힌다"며 "회사 손실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압류 등 법적대응에 나섰다"고 말했다. GS건설도 지난 3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 B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공사비를 추가로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분 256억원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다. 입주는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조합측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측이) 제대로된 협의에 응하지 않아 소송을 걸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서울 송파구 거여동 C 재개발 조합(증액분 100억원)과 강남구 대치동 D 재건축 조합(80억원) 등을 상대로 공사비 소송을 진행중이다. 물가 인상과 설계 변경 등 공사비 증액분에 대한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도 지난해 말 인천 부평구 E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최근 조합과 공사비 증액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송을 취하했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소송·가압류 등 법적 대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도 논의도 쉽지 않고, 양측이 합의해도 증액된 공사비를 받는 것도 어렵다"며 "회사 손실을 넘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배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현재 미청구공사금액이 계속 늘고 있는 상태로 언제든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며 "배임 이슈로 번질 수 있어 소송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3월 118.06에서 올 3월 154.85로 4년만에 31%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거용건물 공사비 지수도 118.47에서 154.09로 치솟았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05-27 18:11:04[파이낸셜뉴스] 치솟는 공사비에 시공사 찾기에 난항을 겪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이 늘어나면서 수의계약이 보편화 되고 있다. 1개사만 단독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의계약이 늘어날 수록 공급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벌떼 입찰 옛말...주요 단지도 유찰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유찰이 지속되면서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무응찰이나 단독입찰로 두 번 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27차'는 SK에코플랜트가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신반포27차는 모두 3번의 입찰을 진행했다. 첫 입찰에서 무응찰 되면서 공사비를 인상해 다시 두 번의 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SK에코플랜트만 단독 참여했다. 인근 '신반포12차' 역시 수의계약이 검토되고 있다. 두 차례 진행된 사업설명회 이후 롯데건설이 단독 입찰하면서 재공고를 진행한 상태다. 다른 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롯데의 수주가 유력하다. 롯데도 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중이다. 재건축이 활발한 송파 지역에서도 수의계약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입찰이 잇따라 유찰된 이후 공사비를 인상해 재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DL이앤씨만 입찰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션' 재건축 역시 현대건설이 단독입찰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 '광안3구역'은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이 미 입찰로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을 통해 삼성물산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오는 6월 총회를 통해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유찰 지속+착공 지연 도미노 수의계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진행된 입찰에서도 무응찰이나 단독입찰에 그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달 15일 진행된 용산 한강변의 47년차 재건축 아파트 '산호' 시공사 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197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한강변에 위치해있어 관심을 모았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수의계약을 통한 시공사 선정은 중소형 업체에도 기회가 확대되는 측면이 있지만, 수의계약이 지속될 경우 착공 시기가 지연되면서 공급 역시 늦어질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비 안정과 금리 인하 신호가 나타나야 시공사들이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5-13 08:13:57[파이낸셜뉴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올 3월 건설사들이 수주한 건축사업 수주액이 전년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특히 이중 민간 재건축사업 수주액도 4분의 1이 줄어들었다. 12일 대한건설협회의 국내건설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건설 건축사업 수주액은 7조7124억원으로, 전년동월(9조7613억원) 대비 21.0% 하락했다. 민간부문 급감이 전체 수주감소를 주도했다. 올해 공공부문 건축사업 수주액은 1조2458억원으로 전년동월(1조997억원)에 비해 13.3% 증가했다. 반면, 건축사업 수주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부문은 6조4666억원으로, 전년동월(8조6616억원) 대비 25.3%가 하락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민간부문의 건축사업 수주액은 공사비 상승 등의 여파로 주택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의 경우 지난 3월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총액은 895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916억원)에 비해 24.8% 하락했다. 민간부문의 재건축 수주액은 전체 재건축 수주액 중 대부분에 해당하는 890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월(1조1916억원) 대비 25.2%가 줄어든 수치다. 반면, 공공부문의 경우 전년에는 없었던 수주액이 올해 48억원으로 상승했지만, 민간부문의 부진을 메우기에는 액수가 매우 적었다. 건설업계는 공사비 급증과 고금리 등으로 사업성이 낮아져 예전처럼 정비사업 수주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새로운 정비사업 수주보다는 다른 경로의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에 성공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정상적으로 사업 진행이 어려워 부담이 더욱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보장된 강남권의 재건축 사업에도 손을 떼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한 곳의 건설사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유찰됐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지만 응찰 업체가 없었다. 이후 현대건설만이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민간부문 건축사업 수주 축소가 시장의 가격 급등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침체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고금리 지속되고 건설 단가가 인상되며 건설사들이 수주 축소에 주요 원인”이라면서 “이 외에도 제로에너지건축물, 층간소음 문제도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공급부족으로 인한 집값 급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22대 국회가 개원한다면 여야가 뜻을 모아 직전 국회를 넘지 못했던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법을 통과돼 제도적으로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5-12 01:07:20[파이낸셜뉴스] 현대건설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사업(조감도)의 공사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28일 밝혔다. 홍제3구역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 2만7271㎡ 면적에 지하 6층~지하 26층, 11개 동, 총 634가구를 조성한다.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 등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이견이 커지면서 공사가 지지부진한 채 공사비 증액 협상이 1년 이상 지속돼 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 조합 측이 시공사 지위 및 계약 해지를 추진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조합과 수차례 협의 끝에 3.3㎡당 784만원으로 합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이 2022년 제시한 687만원보다는 높지만 현대건설이 요구한 898만원보다는 1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양측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일부 공법과 설계를 변경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의 지하 공법 변경 및 외관 설계 조정 요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마감 수준과 품질은 최대한 유지할 것"이라며 "최종 합의 시 연내 이주에 착수하는 등 사업 진행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03-28 18:16:49국토교통부 공기업들이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전국 주요지역에 센터를 마련해 정비사업 관련 상담과 주민설명회를 열거나 공사비 검증 강화로 사업의 신뢰성 제고에 일조하는 등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방안이 안착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전국 각지의 미래도시지원센터는 지난 1월 말 개소 이후 2월 말까지 총 158건의 유·무선 상담을 진행했다. 센터는 정부의 1·10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에 따라 신속하고 안정적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원을 위해 지난 1월 30일 문을 열었다. 정부의 방안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은 일반 재개발·재건축 사업 지원에 중점을 두고 전국 주요 도시에 센터를 설치했다. 현재 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센터는 대구 본사에 총괄센터를 비롯해 서울, 대전, 부산, 광주에 권역센터 등 총 5곳으로 30여명의 컨설팅 인력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분야별로 전문인력을 배치해 대국민 소통채널을 강화해 정비사업 관련 주민들의 정보 비대칭 해소에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정비사업의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기존 사업지 정상화를 위한 컨설팅 범위도 폭넓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부동산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정책방향을 주민에게 설명하는 권역별 현장설명회도 마쳤다. 4개 권역으로 구분해 2월부터 총 5회 개최됐다. 정부의 정비사업 정책방향과 부동산원의 미래도시 지원센터에 대한 안내와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일 설명회에도 총 1020명이 참석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또한, 부동산원은 지난 2019년부터 진행해온 공사비검증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온라인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이후 공사비 급등으로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고조로 공사비 검증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검증 신청 서비스를 개선하고 검증기간을 단축해 국민들로부터 편의성과 제도 신뢰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LH도 정부의 1·10대책에 따라 미래도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원과 달리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에 센터를 설치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지난 1월말부터 지난 21일까지 총 156건의 유·무선 상담을 마무리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은 다음달 시행 예정이다. LH는 추후 선도지구 공모절차가 시작되면 문의가 폭증할 것을 대비해 관련 전문가들도 확대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정부에서 선도지구 지정 등 기본계획이 나오면 발 맞춰 논의할 것"이라면서 "공사가 할 수 있는 역량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LX공사는 부동산원과 LH의 미래도시지원센터의 정비사업 상담에 전문가를 파견할 게획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3-27 18:00:20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곳곳에서 2차, 3차 등 수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사업장을 꺼리면서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에 대해서도 신중모드다. 17일 업계와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13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올해 1월과 2월에 이어 벌써 세번째다. 첫 입찰에서는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입찰에서도 SK에코플랜트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이달에 세번째 입찰하기 위해 오는 21일 현장 설명회를 연다. 신반포27차는 강남권의 한강변 역세권의 뛰어난 입지에도 2개동 소규모 단지와 낮은 공사비로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인근 단지인 신반포12차 재건축정비사업 역시 같은날 시공사 입찰 재공고를 냈다. 21일 설명회를 진행한다. 신반포12차는 최고 35층, 43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이 설명회에 참여한 바 있다. 롯데 1곳 참여로 유찰돼 재공고를 진행하게 됐다. 서울 강동구 천호우성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2일 두번째 시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천호우성은 천호동 일대 최고 15층, 13개동 629가구 규모 단지다. 오는 19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하고 시공사를 찾는다. 지난 2월에도 시공사 모집 공고를 진행했지만 롯데건설만 단독 입찰해 재공고를 진행하게 됐다. 강남권 정비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공고는 지난달에도 잇따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이 대표적이다. 555가구를 최고 32층 825가구로 재건축을 계획중이다.낮은 공사비에 두차례 유찰된 후 공사비를 인상해 재입찰이 진행중이다. 3.3㎡당 공사비를 기존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올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요 입지 등에서 재건축 수주를 위해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가 활발했지만 지금은 사업성을 고려해 입찰 여부를 꼼꼼히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에도 공사비 인상 갈등 등 리스크 우려로 입찰에 매우 신중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수주 계약 이후에도 공사비 원가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3-17 18:37:31원자재값·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폭등한 가운데 서울 서초의 한 재건축 조합이 3.3㎡(평)당 9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제시하며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사실상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문에 따르면 오는 6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2024년 1월 22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조합이 제시한 총 공사비는 984억2972만원으로 3.3㎡당으로 환산하면 907만원 가량이다. 첫 입찰에서 900만원대 공사비를 제시한 것이다.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선 주요 재건축 조합들의 경우 공사비로 3.3㎡당 800만원대를 제시했지만 유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강남권 노른자 단지지만 공사비 인상분을 감안해 처음부터 이 같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0만원에 육박한 금액이지만 단지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다소 낮다는 업계의 반응도 나온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신반포27차의 경우 교통이나 입지여건이 좋지만 재건축 후 단지 규모가 2개동의 소규모 아파트"라며 "공사비가 대형 단지보다 더 든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비를 낮게 책정해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던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29일 공고문을 내고 재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입찰은 내년 2월인데 공사비는 추가로 인상하지 않고 1차때와 같은 금액인 3.3㎡당 730만원을 책정했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첫번째 입찰에서 730만원에 사업이 어려워 포기했다"며 "공사비가 오르지 않아 재입찰 참여 역시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12-04 18:08:26공사비 포비아(공포증)로 건설업계의 정비사업 수주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사업장 감소가 아니라 급등한 공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건설사들이 돈 되는 곳만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어서다. 브랜드 지배력 강화 등을 위해 공격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을 펼쳤던 이전 행보와는 온도차가 극명하다. 그만큼 고금리·고물가로 치솟은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수주실적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쳐 내년 이후 도심 주택공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파이낸셜뉴스가 10대 건설사의 올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을 조사한 결과 24일 현재 45건(수주금액 14조5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12건·42조1950억원) 대비 건수는 59.8%, 금액은 65.5% 급감한 규모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이 2022년 14건(9조3395억원)에서 올해는 11월 중순까지 6건(2조3878억원)에 그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무려 74.4%나 줄었다. 대우건설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15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5조2759억원을 달성했으나 올해는 3건으로 1조1154억원에 불과하다. 수주금액은 5조원에서 1조원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4조8943억원 상당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던 DL이앤씨도 올해는 1조1824억원 규모로 75% 급감했다. GS건설도 같은 기간 7조원대에서 2조원 이하로 수주금액이 급전직하했다. 10대 건설사 중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곳은 4조원대의 포스코이앤씨가 유일하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건수는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하곤 모두 10건 이하"라며 "중견건설사들도 올해 내내 1~2건 수주한 업체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수주실적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급등한 공사비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 부동산 자금시장 경색, 미분양 적체 등으로 선별수주에 나섰다. 실제 서울 동작구 노량진 1구역은 3000가구 규모의 대어급 정비사업장이지만 공사비가 낮게 책정돼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없어 내년 초 재입찰에 들어가게 됐다. 과천 주공10단지의 경우 롯데건설이 포기하면서 다른 건설사가 수의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목동 등 알짜 재건축단지도 막상 뚜껑을 열면 경쟁입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도시정비사업 조직을 줄이는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수주환경 개선이 쉽지 않아 정비사업에 대한 건설사들의 보수적 접근이 더 짙어질 전망이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공사비 상승세 지속과 자금시장 경색, 시장침체 등으로 내년에는 수주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정비사업은 도심 주택공급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공사비 급등으로 시공사를 못 구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용준 기자
2023-11-26 18:52:26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조합이 공사비 증액으로 불거진 내홍을 딛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월계동신 재건축 조합장 해임을 안건으로 한 임시총회가 지난달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조합임원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된 총회에서 과반수 출석 및 과반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월계동신 조합원 수 821명 중 411명이 출석해야 하지만, 정족수가 63명 모자랐다. 두 시간 가량 참석 인원을 기다렸지만, 총회는 결국 정족 수 미달로 시작되지 못한 채로 끝이 났다. 조합내 갈등은 공사비에서 불거졌다. 지난 2월 월계동신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자재 값 인상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3.3㎡당 540만원에 계약했던 공사비를 695만원으로 인상을 요구한 게 도화선이 됐다. 당시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후 협상의 큰 진전 없이 일부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합에 맞섰다. 비대위는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유로 조합장 해임을 안건으로 한 임시총회를 여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급격한 변화대신 안정적인 사업진행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월계동신 조합원 A씨는 "이미 지난달 관리처분을 받고 철거와 이주만 앞둔 상황에서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며 "다른 리스크가 있더라도 이미 거의 다 온 사업 속도에 지장을 주는 선택은 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사비 합의가 마무리돼가는 만큼 사업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산은 조합에 공사비를 3.3㎡당 657만원으로 합의안을 제시했고 지난달 임시총회 직전 월계동신 조합이 대의원회에서 공사비 증액 안건을 통과시켰다. 공사비 증액 여부는 오는 25일 열릴 총회에서 결정이 날 예정이다. 조합 내부에서는 안정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공사비 증액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조합장 해임이라는 불확실한 리스크도 사라져 이주까지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전국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으로 정비사업 조합의 갈등이 일고 있다. 상계주공5단지와 과천주공4단지도 이번 달 말 조합장 해임을 안건으로 한 총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월계동신의 조합장 해임안 부결 사례처럼 일정 비용이 추가돼도 사업에 속도를 내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3-11-15 18: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