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소폭 낮췄다.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는 올해 하반기 내수가 회복할 조짐이라는 정부의 진단과 상반된다. KDI는 8월 '2024년 8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DI전망치는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과 같고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2.6%보다는 낮다. KDI는 올해 한국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와 같고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2.6%보다는 낮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물가 상황에 맞춰서 금리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금리 인하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2분기에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강했던 측면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말했다. KDI는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했다. 이에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1.8%)보다 0.3%포인트 낮은 1.5% 증가할 것으로 조정했다. 설비 투자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지난 전망(2.2%)보다 1.8%포인트나 대폭 낮춰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치(-1.4%)에 비해 감소 폭(-0.4%)이 축소됐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실의 파급이 당초 예상보다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도 24만명에서 20만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설비 투자도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기존 전망(2.2%)보다 크게 낮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서비스업 중심으로 축소되고 있다며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기존 24만명에서 20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2.8%를 유지했다. 반면 KDI는 총수출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5.6%)보다 높은 7.0% 증가할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향후 위험 요인에 대해 '대외 여건'을 꼽았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거나 중국·미국의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도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다만 KDI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보다는 연착륙에 무게를 싣었다. 정규철 실장은 "아직 미국 경제의 급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주식시장 이외에는 많지는 않다"고 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8-08 12:00:32[파이낸셜뉴스] 국내 중소기업 65.9%가 2023년 경영 상황이 이전과 동일하거나 부진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며 중소기업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었다. IBK기업은행은 30일 '2024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기업통계등록부상 매출액 5억원 초과 중소기업 45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도 중소기업 자금상황 및 2024년도 이후 경기전망을 파악한 결과다. 기업은행은 조사 결과가 하반기 중소기업 경기전망에 보다 시의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발간 시기를 기존 10월에서 7월로 앞당겼다. 조사 결과 2023년 경영상황이 이전과 동일하거나 부진했다고 중소기업의 65.9%가 응답했다. 신규 자금 조달 사정과 관련해서는 대출금리 상승, 담보요구 증가 등 자금조달 여건이 전년 대비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1.6%p 상승했다. 특히 '금리 여건 악화' 응답 비중이 전년 대비 33.9%p 상승하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부진한 경기 상황에서도 일부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며 중소기업 경기의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여유 자금 운용 기업이 전년 대비 3.9%p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구매·판매자금의 평균 결제 기간도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 하반기 경영 상황 전망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76.1%가 전년도 경기 부진이 '동일'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더불어 2025년도 전망도 '동일' 응답이 72.6%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며 그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들은 금리 인하, 대출 한도 확대, 고금리 이자지원 상품 등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자금 지원책 확대를 희망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속되는 3高현상(고금리·고물가·고환율)으로 인한 중소기업 전반의 어려움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금융·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중소기업의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7-30 15:17:3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소득 대비 빚부담 정도나 증가 속도가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네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계 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14.2%로 집계됐다. 이는 집계 대상인 전 세계 주요 17개국 가운데 노르웨이(18.5%), 호주(18.0%), 캐나다(14.4%)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DSR은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DSR이 높으면 소득에 비해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BIS는 국민계정을 활용해 산출한 17개국의 DSR을 분기별로 발표한다. 스웨덴(12.8%)과 네덜란드(12.4%), 덴마크(12.3%) 등도 지난해 기준 DSR이 10%가 넘었다. 이어 영국(8.7%)과 핀란드(8.0%), 미국(7.6%), 일본(7.5%), 포르투갈(7.1%), 벨기에(6.6%), 프랑스(6.2%), 독일(5.8%), 스페인(5.7%), 이탈리아(4.4%) 등의 순이었다. 소득 대비 빚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 역시 한국이 주요국 중 네 번째로 빨랐다. 한국의 지난해 DSR는 전년인 2022년(13.4%)과 비교하면 0.8%포인트(p) 상승했다. 3.3%p(14.7→18.0%) 오른 호주, 3%p(15.5→18.5%) 오른 노르웨이, 1%p 오른 캐나다(13.4→14.4%) 다음이다. 핀란드 0.7%p(7.3→8.0%), 포르투갈 0.7%p(6.4→7.1%), 스웨덴 0.6%p(12.2→12.8%), 영국 0.2%p(8.5→8.7%) 등도 1년 새 DSR이 올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 반면 조사 대상 17개국 중 2개국은 변동이 없었고, 7개국은 지난해 DSR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5∼6위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가계의 DSR는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탄 이후 3∼4위 수준으로 상승했다. DSR 추이 변화를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확대해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DSR 상승폭(2019년 대비)은 2%p로 조사 대상국 중 노르웨이(3.2%p), 호주(2.9%p) 이후 세 번째로 컸다. BIS가 집계하는 17개 주요국의 DSR은 분모인 소득에 금융부채 미보유 가계가 포함되고, 분자인 원리금 상환액 산정시 대출 만기를 일괄 적용(18년)하고 있어 실제보다 과소 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속도, 국제적 비교 시에 유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가계대출 차주 기준으로 평균 DSR을 산출한 결과 지난해 4분기 38.5%로 BIS 기준에 비해 훨씬 높게 조사됐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7-07 13:47:48"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는 시장 전망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길어지고 이자 부담이 커져 좋은 기업들이 부실을 겪게 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존 프랭크 오크트리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투자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995년 하워드 막스 회장이 설립한 오크트리캐피털은 1830억달러(약 236조원)를 굴리는 초대형 헤지펀드 운용사다. 특히 위기에 사서 호황기에 파는 투자 원칙으로 유명하다. 프랭크 부회장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고금리가 이어져야 연준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데다 지정학적인 쇼크나 전염병(코로나19)의 대유행(팬데믹) 상황처럼 금리를 낮추는 것 말고 다른 방도가 없을 때라면 금리를 낮추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근원 물가를 잡지 못한 미국이 금리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경기 부양을 꾀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저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다. ▲오크트리의 명성은 부실 채권과 부실 투자 기업, 즉 좌초자산(stranded assets·이미 투자가 진행됐으나 수명이 끝나기 전에 더는 경제적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자산)을 갖춘 기업에 대한 투자 성공에서 기인한다. 어느 누구도 경기 상황이 나쁘길 바라지 않지만 현재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전제가 사실이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좌초 자산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이는 부실 채권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역발상으로 접근해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생기는 것이다. 굉장한 투자 기회가 열려 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 속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할만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오크트리는 부실 기업에 투자해서 수익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으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운용사다. 오크트리가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방식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데 우선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하지 않는다. 단순히 자금을 투입해 부실 위험에 빠진 기업을 사들이고 기존 직원을 해고하는 일반적인 사모펀드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의 전략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부실 또는 파산 우려가 커져 시장의 외면을 받은 회사의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때 저가로 매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부실기업의 채권을 60달러에 사서 채권가격이 90달러로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파는 것이다. 두번째로 한 기업의 채권이나 증권을 매입한 뒤 해당 기업의 재무파트에 참여해 구조조정과 부채 소멸 등을 통해 기업 경영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다. 이 기업의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최근 미국 경제가 '저성장·고물가 상태'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태그플래이션이 1970년대처럼 이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미국 주식시장에 숏(매도) 베팅을 하지 말아라. ―챗GPT가 초유의 관심 받고 있는 가운데 AI 기술 관련 투자시장이 여전히 뜨겁다. ▲사실 AI 관련 투자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그런데 AI가 어떤 영향을 가지고 올지, AI가 가져다줄 변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현재로서는 없다. 명백한 사실은 AI가 이미 우리 일상 속에서 아주 간단한 일들만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쓰는 것을 도와주거나 서로 주고받을 의사소통의 초안을 작성하는 것도 AI가 도와줄 수 있다. 물론 AI가 투자 환경에 가져다줄 변화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정보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해주는 정도일 것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 것은 광기'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같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도 광기'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금리의 점진적 인하기에 주식에 투자하면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구조조정이나 파산도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는 만큼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시기였다. 가파르게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이를 보여준다. 이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경제성장률은 물론 투자자의 심리까지 달라질 것이다. 경제성장은 전망보다 더 느릴 수 있고, 이익률이 잠식될 수 있다. 투자심리가 일률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채권시장, 그중에서도 크레딧(신용) 시장에 주목해야한다. 미국의 제로금리가 이어지던 시기에 주식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로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시기 크레딧 투자는 보상은 낮고 리스크만 컸는데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현재와 미래에 크레딧 투자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4-29 18:20:16"금리의 점진적 인하기와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상전벽해(Sea Change)." 존 프랭크 오크트리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사진)이 2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4 FIND·제25회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신중한 투자자일수록 지난 20년 투자의 기억을 토대로 돈을 벌려고 하겠지만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성공전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프랭크 부회장은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강조했다. 그는 "고금리가 이어져야 연준이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면서 "지정학적인 쇼크나 전염병(코로나19)의 대유행(팬데믹)처럼 금리를 낮추는 것 말고 다른 방도가 없을 때라면 금리를 낮추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근미래의 미국 경제는 통화정책으로 부양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프랭크 부회장은 아인슈타인이 한 말로 알려진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 것은 광기"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같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도 광기"라고 말했다. 1980년대 이후 점진적 금리인하가 꾸준히 이뤄진 것과 현재와 근미래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프랭크 부회장은 "이럴 때 투자자는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구조조정이나 파산도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파르게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경제성장률은 물론 투자자의 심리까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제성장은 더 느릴 수 있고, 이익률이 잠식될 수 있다"면서 "투자자 심리가 일률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시장, 그중에서도 크레딧 시장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프랭크 부회장은 "미국의 제로금리가 이어지던 시기 주식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로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이 시기 크레딧 투자는 보상은 낮고 리스크만 컸는데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현재와 근미래에 크레딧 투자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신영 서혜진 김나경 이승연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기자
2024-04-24 19:16:57[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경계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잠재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고 긴밀한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이 원장은 부문별 리스크 요인과 대응계획을 점검하는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연휴 직전 발표된 미국의 1월 개인 소비지출(PCE)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시장이 안정적이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에 기반해 신중히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주부터 발표되는 2월 미국 고용지표,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중요한 이벤트들은 조그만 변화부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균형감 있게 현안을 관리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번주 열리는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 등도 주의 깊게 관찰해 우리 경제·금융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사업장이 부실화될 위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부실 사업장에 대한 정리·재구조화를 신속히 추진해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고금리 지속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적정 손실 인식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리스크관리 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와 경제회복 지연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계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채무 조정 지원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금리변동에 민감한 보험회사의 특성을 감안해 보험회사의 리스크관리 능력 강화 및 선제적 자본확충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3-04 11:26:10[파이낸셜뉴스]내년도에도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며 내수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계부채 등으로 파생되는 금융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국내 주요 연구기관장이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또 서민·취약계층,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변화, 금융·비금융 융복합 등 국내 경제의 환경변화에 따른 금융산업의 미래대응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전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금융연구원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내년도 금융위 업무계획 수립을 앞두고 내년도 금융시장 여건 및 금융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을 비롯해,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박태상 IBK경제연구소장,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한동환 KB경영연구소장, 강동수 KDI 단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은 금융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았음에도 연구기관, 관계부처, 금융권과 공동 노력으로 헤쳐나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PF, 이미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 등 잠재 취약요인들로 인해 여전히 불안요인이 잔존하고 있으므로 잠재 위험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서민·자영업자 등 민생경제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내년 국내 경제는 글로벌 교역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증가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여파 속에서 내수 회복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수출과 내수가 불균형하게 회복하는 가운데 금융산업은 저성장 기조와 고금리 장기화로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이에 연구기관별 정책 제안으로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은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가계대출, 중소·자영업자 대출, 부동산 PF 대출 등 부채의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융 혁신을 통해 편익을 증진하는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되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대출중개사이트 광고 차단 등 불법사금융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강화 측면에서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강화와 금리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험추구 행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대응과 불공정거래에 대한 실효적 제재 수단 확대, 투자자의 피해구제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금융업 전망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업권별 건전성 관리 등 장기적인 수익성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회계제도 변경으로 보험회사 손익이 개선됐으나 시장 관행이 쌓이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기적 이익의 규모보다는 제도 변경 이후 나타난 이익의 안정성과 보험회사 경영의 변화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늘어난 당기순익을 미래 투자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태상 IBK경제연구소장도 "현재 은행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이라며 "기업부실 대응을 위한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또 "유동성 위기기업군 선별 지원, 기술금융 제도 개선, 수출 중소기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한동환 KB경영연구소장은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변화의 적응 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을 제고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금융권 스스로 취약차주 등을 위한 상생금융과 내부통제 강화 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동수 KDI 단장은 "부실이 심각한 부동산 PF대출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우므로 사업성을 기준으로 생존여부를 판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2024년도는 성장의 한계에 처한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할 적기로 판단된다"고도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2-18 15:06:10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로는 '내수부진'이 꼽힌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고물가로 민간 소비여력이 둔화돼 내년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전기요금을 비롯해 누적된 공공요금 인상 압력에 내년 상반기까지 3%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상황에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기도 어려워 또다시 고물가·고금리·저성장 복합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2.2%→2.1% 한국은행은 11월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기준금리를 3.50%으로 동결하고 내년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전망 등을 발표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4%로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0.1%p 낮춰 잡았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출이 3.3%, 수입이 2.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민간소비는 1.9%, 건설투자는 -1.8%에 그쳤다. 최창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4·4분기 IT경기가 개선되고 있는데 회복 속도가 당초보다 빠르다"며 "내수 측면에서는 고금리·고물가 영향이 이어져 소비 증가세가 둔화돼 전체적으로는 성장률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수출경기 회복 등 대외적으로는 상방압력이 있지만 소비회복 모멘텀이 약화돼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도 내년 성장률을 2% 초반대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로 전망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각 2.2% 성장을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잠재성장률이 약 2%로 추정돼 향후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올해와 내년 2%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의 노동력, 자원 등을 사용해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2% △2018년 2.9% △2019년 2.2%를 하회하는 것이다. ■저성장에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뉴노멀' 향후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도 예상된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은 3.5%에서 3.6%로, 내년 전망은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높은 비용압력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에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점차 낮아져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를 나타낼 것"이라며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3.5%, 2.3%로 예상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당기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문구를 '충분히 장기간'으로 바꿔 고금리 장기화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추가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성장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30 18:19:12[파이낸셜뉴스]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어가며 '고금리 장기화'가 새 통화정책 기조로 자리잡는 가운데 투자은행 12곳 중 10곳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전망했다. 추가 금리인상 없이 상당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최근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 뉴욕사무소가 12개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12곳 중 10곳은 최종정책금리 수준을 5.25~5.50%로 예상했다.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해 최종금리가 5.50~5.75%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IB는 2곳 뿐이었다. 지난 10월에는 IB 3곳에서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 정책금리 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연말 정책금리는 5.35%로 예상됐다. 내년 1월에는 5.36%로 소폭 높아졌다가 3월 5.29%, 6월 5.01%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금융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결정문에 경제활동, 고용 및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추가함에 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걸로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미국은 정책금리를 5.25~5.50%로 2회 연속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긴축기조 유지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도 금융여건의 긴축을 인정했다. 10년물 국채금리 등 장기금리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정책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10월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93%로 한달새 0.36%p 올랐다. 2년물 국채금리가 같은 기간 5.04%에서 5.09%로 0.05%p 오른 것에 비해 큰 폭 상승한 것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경제지표 호조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분쟁중인 우방 국가 지원에 따른 국채발행 증가 경계감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주춤한 만큼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올릴 명분도 있다. 9월중 PCE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4% 올라 7, 8월과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4.2%,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0%로 전월(3.2%, 2.8%)대비 모두 상승했다. 9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대비 0.4%, 산업생산도 한달 전에 비해 0.3% 올라 전월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때문에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장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멘토이자 미국 경제계 거물 로렌스 서머스 하버대드 교수(前 미국 재무장관)는 지난 6일 이 총재와 대담에서 "물가상승률 압력이 있고 미국 경제가 상당히 강한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움직일(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긴축이 끝났다는 시장 기대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미국과 같이 '동결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6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고 '상당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8%로 올라 긴축 필요성이 커졌지만 연간 1.4%가 예상되는 저성장, 1087조원에 육박하는 은행 가계대출 등을 고려할 때 동결 쪽에 무게가 실린다. 금리인상시 경기가 더 위축되고 차주들 이자상환부담이 커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쇄 부실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09 15:29:16[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BIS(국제결제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한다. 9일 한국은행은 이 총재가 BIS 총재회의, FSB(금융안정위원회) 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출국해 16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13일 중 세계경제회의, 전체총재회의 등에 참석해 회원 중앙은행 총재들과 최근의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BIS 이사 자격으로 BIS 이사회와 경제자문위원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오는 14일에는 FSB 총회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시스템 취약성 등에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평가하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취약성과 각국의 대응사례들이 공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의 공통 관심사인 기후변화, 암호자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 등의 안건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09 11:3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