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씨 일가 측의 자사주 매입에 빗장이 풀렸다. 현재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 자체적으로 추가 실탄 1조4000억원을 확보해 2조원 이상 투입되는 자사주 매입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양상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최소 지분 6.9% 매입에 적신호가 켜져 경영권 분쟁 사태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일각에선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가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는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원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최씨 일가 측이 영풍과 특별관계가 해소된 만큼 자사주 취득에 문제가 없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현재 고려아연 유통물량은 약 22%이다. 이날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320만900주(15.5%)를 주당 83만원에 오는 23일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이 경우 유통물량이 급격히 줄어 MBK파트너스는 최소 목표수량 6.9% 확보도 장담하기 어렵다. 공개매수 기간 회삿돈으로 자사주 매입이 자칫 배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날 고려아연은 소각 방침으로 진화하고 나섰다. 자사주 취득 후 소각할 경우 최 회장 및 우호세력 지분은 현재 33.9%에서 41.5%로 늘어나고, 국민연금 지분은 7.8%에서 9.5%까지 증가하는 등 중립모드의 기관까지 합치면 전체 지분 중 절반 이상을 넘기게 돼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구조다. 관건은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자금 마련이다. 고려아연의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29억원, 단기 금융기관 예치금 1530억원, 단기투자자산 9002억원, 매출채권 7003억원 등이다. 여기에 유형자산 중 건물과 토지 장부가가 1조원을 넘어 담보대출도 예상해볼 수 있다.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전체 실탄이 자사주 매입에 대거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 시한을 늦어도 2일까지로 봤지만 이에 대해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서다. 고려아연은 9월 한달간 이자율 연 3.59~3.60%로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특히 이달에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1조원 조달에 나선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신용등급 평가도 마쳤다.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은 AA+를 부여받았으며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CP와 회사채로 마련하는 자금은 총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추가 지분 6% 확보를 위한 대항 공개매수 추정자금 1조3000억원과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자금 1000억~2000억원을 합친 금액과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이날 자사주 매입계획만 내놓아 1조4000억원도 자사주에 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고려아연이 이달 말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정해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MBK 측이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어 여전히 변수는 적지 않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현정 기자
2024-10-02 18:51:28[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글로벌 대전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로 굴지의 해외 사모펀드 등이 거론되며 대항 공개매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다음달 4일 공개매수 마감일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최 회장 측이 최소 1조원 이상의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에 본격 대항하기로 한 고려아연 측은 주식 공개매수로 자금 및 지분 확보를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접촉해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베인캐피탈이 최 회장 측과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사실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2조원 이상의 실탄을 확보한 MBK는 공개매수가를 14% 상향해 분쟁 주도권을 가져왔다. MBK는 지난 26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1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높였다. 이 같은 소식에 고려아연의 주가는 변동성을 확대했다. 지난 26일에만 장중 6.11% 오른 74만7000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 공개 매수 가격인 75만원까지 주가가 오르면,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은 15조5000억원으로 공개매수 직전인 지난 12일 11조5000억원에서 약 35%가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코스피 상장사 중 LG, SK텔레콤, 한국전력 등을 앞서게 된다. 경영권 분쟁이 대규모 '쩐의 전쟁'으로 격화되면서 최씨 일가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실행에 옮길지가 막판 변수다. 최씨 일가는 장씨 일가와의 동업으로 특별관계자로 지정돼 있었지만, 최근 이를 해소해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특별관계자이기 때문에 공개매수 기간에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현재 기준으로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필요한 자금은 약 3조6000억원, 고려아연측은 1조1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양측이 투입하는 자금 합계가 5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향후 한쪽이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릴 경우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메리츠증권 장재혁 연구원은 "고려아연 측에서 자금을 확보해 지분 경쟁을 이어나가고자 할 경우, 가장 적은 자금으로 많은 지분 격차를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은 영풍정밀"이라며 "최씨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내달 4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 일정상 시간이 촉박해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일시에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글로벌 사모펀드(PE)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KR 등의 크레딧 펀드가 우군으로 등판하더라도 고려아연 시가보다 월등히 비싼 수준에서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라며 "최 회장은 글로벌 PE를 우군으로 확보해도 투자자의 손실 리스크를 상쇄할 만한 고금리는 물론 원리금 상환 가능성을 높여줄 경영권, 영업자산 등을 담보로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9-29 09:46:55[파이낸셜뉴스] 영풍과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취득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27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었다. 앞서 영풍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섰다. 아울러 공개매수 기간(9월 13일~10월 4일) 고려아연 측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지분 관계가 있는 특별관계자이므로, 공개매수가 아닌 방식으로 지분을 늘리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자(특별관계자 포함)는 공개매수 공고일부터 매수 기간이 종료하는 날까지 주식을 공개매수 외의 방식으로 매수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영풍 측은 "공개매수는 최윤범 회장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아 고려아연을 정상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특별관계인이 아니므로, 별도 매수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이 아니라고 공시했다"며 "약탈적 의도가 (영풍 측) 공개매수의 본질이며, 자사주 취득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받고 이른 시일 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만일 법원이 영풍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해진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9-27 22:22:02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이 격화 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우군으로 한화가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67%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힘을 실어 주는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양측의 긴밀한 관계로 한화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도 열려 있어 김 부회장이 최씨 일가의 단순한 우호세력을 넘어 든든한 핵심 조력자로 재평가받고 있다. 상황 전개에 따라 판세의 무게추를 움직이는 캐스팅보트 역할도 예상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씨 일가의 반전카드로 소프트뱅크도 급부상 중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스위스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개발 업체인 에너지볼트에 투자할 당시 5000만 달러(약 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일본 소프트뱅크와 인연을 맺은바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일본 소프트뱅크가 고려아연의 깜짝 '백기사'로 등원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추석연휴 직후 고려아연 사옥에서 최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양 측이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부회장과 최 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이다. 한화그룹은 재계에서 고려아연의 전통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한화그룹이 ㈜한화를 중심으로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아연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76%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지분 1.89%를 보유한 LG그룹과 한국앤컴퍼니도 사실상 최 회장 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지분 5.05%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와 영풍의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최 회장의 멘토이자 40년 넘게 고려아연에 몸담으며 온산제련소를 일군 '믿을맨'으로 통하는 이제중 부회장이 직접 나설 예정이다. 한편 영풍의 주가는 이날 급락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관계사와 고소전도 악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영풍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39% 떨어진 40만2500원, 고려아연은 1.63% 하락한 72만30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영풍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파트너스 및 김광일 부회장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급락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단일 최대 주주로 경영을 하고 있어 영풍 측(장씨 일가)이 아닌 고려아연 측(최씨 일가) 회사로 분류된다. 영풍정밀은 영풍 주식 4.39%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출자금지로 영풍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는 고려아연을 대신해 고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한영준 기자
2024-09-23 18:19:33[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이 격화 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우군으로 한화가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67%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에 힘을 실어 주는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양측의 긴밀한 관계로 한화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도 열려 있어 김 부회장이 최씨 일가의 단순한 우호세력을 넘어 든든한 핵심 조력자로 재평가받고 있다. 상황 전개에 따라 판세의 무게추를 움직이는 캐스팅보트 역할도 예상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씨 일가의 반전카드로 소프트뱅크도 급부상 중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스위스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개발 업체인 에너지볼트에 투자할 당시 5000만 달러(약 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일본 소프트뱅크와 인연을 맺은바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일본 소프트뱅크가 고려아연의 깜짝 '백기사'로 등원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추석연휴 직후 고려아연 사옥에서 최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양 측이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부회장과 최 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이다. 한화그룹은 재계에서 고려아연의 전통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한화그룹이 ㈜한화를 중심으로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아연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76%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지분 1.89%를 보유한 LG그룹과 한국앤컴퍼니도 사실상 최 회장 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지분 5.05%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와 영풍의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최 회장의 멘토이자 40년 넘게 고려아연에 몸담으며 온산제련소를 일군 '믿을맨'으로 통하는 이제중 부회장이 직접 나설 예정이다. 한편 영풍의 주가는 이날 급락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관계사와 고소전도 악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영풍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39% 떨어진 40만2500원, 고려아연은 1.63% 하락한 72만30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영풍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파트너스 및 김광일 부회장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급락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최 회장 측이 단일 최대 주주로 경영을 하고 있어 영풍 측(장씨 일가)이 아닌 고려아연 측(최씨 일가) 회사로 분류된다. 영풍정밀은 영풍 주식 4.39%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출자금지로 영풍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는 고려아연을 대신해 고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한영준 기자
2024-09-23 11:11:33검찰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김용식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경우 심우정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사실상 첫 기업 관련 사건이 된다. 심 총장이 밝힌 "경제범죄 수사 강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고려아연의 계열사로 분류되는 영풍정밀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파트너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고소한 사건을 지난 20일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단일 최대주주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씨 일가의 영풍 측이 아니라 고려아연 측으로 인식된다. 영풍정밀이 최 회장 측 고소인으로 나선 이유는 이 회사가 영풍 지분 4.39%를 보유한 주주이기 때문이다.영풍정밀은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약 33%)을 MBK 측에 저가로 넘겨 영풍 주주 등이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됐다"며 "밀실 공모로 이뤄진 계약으로 MBK가 이득을 취하게 된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심 총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촉각은 정치권 외풍과 내부 갈등의 돌파구를 '기업 수사'에서 찾을지 여부로 쏠렸다. 심 총장은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부패범죄, 경제범죄에 집중시키겠다"고 천명했고, 법무부도 검찰 고위급 인사를 통해 전국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지낸 구승모(사법연수원 31기) 법무부 법무심의관을 임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9-22 19:09:24[파이낸셜뉴스] 검찰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김용식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경우 심우정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사실상 첫 기업 관련 사건이 된다. 심 총장이 밝힌 “경제범죄 수사 강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고려아연의 계열사로 분류되는 영풍정밀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파트너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고소한 사건을 지난 20일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단일 최대주주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씨 일가의 영풍 측이 아니라 고려아연 측으로 인식된다. 영풍정밀이 최 회장 측 고소인으로 나선 이유는 이 회사가 영풍 지분 4.39%를 보유한 주주이기 때문이다 영풍정밀은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약 33%)을 MBK 측에 저가로 넘겨 영풍 주주 등이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됐다”며 “밀실 공모로 이뤄진 계약으로 MBK가 이득을 취하게 된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심 총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촉각은 정치권 외풍과 내부 갈등의 돌파구를 ‘기업 수사’에서 찾을지 여부로 쏠렸다. 심 총장은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부패범죄, 경제범죄에 집중시키겠다"고 천명했고, 법무부도 검찰 고위급 인사를 통해 전국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지낸 구승모(사법연수원 31기) 법무부 법무심의관을 임명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정치적인 사건을 두고 검찰 내홍이 벌어진 상황에서 신임 총장이 정치 관련 수사를 강하게 이어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기업 수사를 통해 검찰 수사의 성과를 보여주려는 모습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공교롭게 심 총장 취임 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건이 사회적 주목을 받으며 검찰에 넘겨졌다. 일반적 경제 범죄와 달리 기업들 사이의 ‘분쟁’이지만, △영풍 측이 맞고소 혹은 다른 사건으로 고소할 가능성이 있는 점 △다른 제3자의 고발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불법 정황이 드러날 수도 있다. 여기다 검찰이 공정거래조사부 인원을 더 늘리고 반부패수사부를 기업 수사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기업 수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2022년 3월 서울중앙지검은 기업 수사를 강화한다는 기조로 공정거래조사부에 12명의 검사를 배치한 바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공정거래조사부 등에 검사 수를 늘리는 방법을 통해 기존 사건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고 추가적인 사건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있다"며 "총장의 기조에 따라 반부패수사부가 적극적으로 기업 수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9-22 17:20:4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지역사회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울산의 기업을 우리 손으로 지켜자"라며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의 참여를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이 해외 자본에 경영권을 뺏긴다면 울산의 명성과 산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라며 "산업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계, 상공계, 시민 등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전 울산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 사례를 설명하며 이번에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통해 울산의 힘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당시 울산에서는 SK와 외국계 헤지펀드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시민들이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벌여 SK의 경영권 방어를 성공한 바 있다. 울산시는 고려아연의 경영권이 외국계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로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 시장은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 인수 후에는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에 이어 울산지역 4대 주력 산업에 속하는 비철금속 산업을 주도하는 향토기업이다. 이번 사태로 고려아연이 현재 진행 중인 2조 원 규모의 이차전지 사업이 중단되는 등 울산 산업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게 울산시의 우려다. 김 시장은 앞으로 정부, 국회와 적극 소통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대통령실에도 직접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울산시가 경영권 분쟁과 주식 시장에 개입해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데 외면하면 어느 기업이 지역에서 잘하려 하겠는가"반문하며 "울산에 기여한 회사,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여 중인 회사의 손을 잡아주는 것일 뿐 다른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앞서 울산지역 정치권도 입장을 내고 고려아연 지원에 나섰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17일 "적대적 인수합병에 우려를 표한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고려아연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행정과 정치에 이어 울산지역 상공계에서도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 주주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 중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최윤범 회장 측이 자체 보유 지분 15.9%에 LG화학, 현대차 등 17.3% 규모의 우호지분을 더한 33.2%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갖고 있다. 영풍 측은 3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는 내달 4일까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9-18 12:35:02#OBJECT0#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쩐의 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영풍측 장씨 일가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서 최씨 일가의 반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장씨 일가의 영풍측이 투입하는 실탄은 최대 2조원을 넘는다. 최씨 일가측은 현대차, 한화, LG 등에 우호지분 확대를 위한 다앙한 카드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소액주주 모임과 고려아연 소재지인 울산시 등이 최씨 일가측에 대한 백기사 등판을 예고하면서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다만, 각각 구체적인 보유지분과 매입계획을 밝히지 않아 파급력은 미지수다. ■최씨 일가, 우호 지분확대로 뒤집기 고심할 듯 18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현대차, 한화, LG 등 우호 관계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호지분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 LG화학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우군의 지분율은 17.3% 수준이다. 현대차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인 HMG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를 확보한 바 있다. 주당 50만4333원으로 투자규모는 약 5272억원이다. 최씨일가 측이 허를 찔린 만큼 기존 대기업 우호세력의 지분을 늘리는 등 맞대응에 나서야 뒤집기가 가능한 형국이다. 이 때문에 해당 대기업 대상으로 물밑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최씨일가와 장씨일가의 지분이 우호지분을 합쳐 각각 33%대로 비등하고 유동물량은 22%에 불과해 어느 쪽이 시중에 거래되는 물량을 선점하느냐 가 최대 관건이다. 최씨 일가측의 우호세력이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뛰어든다면 쩐의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뛰어넘을 수 있어서다. 추석 연휴에는 소액주주 모임 액트와 울산시 등이 전면에 나서 최씨일가에 힘을 보탰다. 법적대응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일가의 고려아연 측은 연휴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풍을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배경과 계약 과정에서 문제 여부 등 전반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다. ■장씨 일가측, 공개매수 역대 최대규모 실탄 투입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유동물량 중 7%~14.6%를 확보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에서 1조5000억원을 단기 차입하는 등 공개매수에 최대 2조1332억원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최대 14.6%를 확보할 경우 장씨측 지분(33.2%)은 48%에 육박하게 된다. 다만, 전체 지분의 과반을 넘기기 위해선 양측 모두 16%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한다. 국민연금, 자사주(2.4%) 등 기관 지분을 제외하면 실제 유통 물량은 22.9%에 불과하다. 16%이상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유동물량이 말라가면서 주가도 뛰어오를 것으로 보여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당장은 22.9%중 절반이 넘는 12%가량을 확보하는 쪽이 경영권 굳히기를 할 수 있다. 나머지 10%가량을 확보해도 지분율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MBK측이 최대 14%대로 내다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최씨 일가는 우호지분을 포함해 33.2%를 확보,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해왔다.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최씨 오너가 15.9%는 물론 LG화학, 현대차 등 17.3% 규모 우호지분을 통해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1.82%에 불과해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많았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 오너가는 우호지분 33.1%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 지분율은 25.4%다. 통상 국민연금(고려아연 지분율 7.8%)이 경영권 분쟁에는 거리를 두는 것을 감안하면 영풍의 장씨 일가로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MBK파트너스와 손잡는 게 신의 한수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시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하며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약탈적 투기 자본'으로 규정하고 국가기간산업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13 16:01:51[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MBK파트너스-영풍은 법을 운운하며 고려아연의 후속 조치 봉쇄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행위로 보고,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재매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상장 유통지분 공개매수를 발표한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경영권 확보 및 강화 목적으로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동시에 실시한다. ■MBK-영풍, 법적 공세로 고려아연 압박 13일 영풍 측은 “금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문제점과 의혹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의 동업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하며 상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하고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해 고려아연 주주들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해왔다고 의심된다”며 “위법행위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함으로써 전체 주주의 이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상법 제46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주권에 기해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최 회장이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등 의혹을 제기했다. 2019년 설립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6040억원의 고려아연 자금이 투자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투자가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주요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인데도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다. 영풍은 “드라마, 영화 제작 관련 기업과 부동산 관리 회사 등 고려아연의 본업과 무관한 기업에 투자가 집행됐고, 각 펀드마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상당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며 “해당 운용사의 대표이사가 사모펀드 업계에서 검증된 적이 없는 인물인데 최윤범 회장과 중학교 동창이라는 점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관여 의혹도 제기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펀드 중 고려아연 자금 약 1000억원이 출자된 하바나1호가 직접적으로 SM 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고가매수,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 관련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미국법인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 LLC)를 통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s, LLC)를 2022년 총 58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그러나 당시 가치평가 내용에 대해 특별히 제시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사회 결의 없는 지급보증 관련 상법 위반 혐의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이 지난 4월 1일 종속회사로서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카타만 메탈스(Kataman Metals, LLC)에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이사 승인, 내부품의만 완료한 채 2694억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의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게 고려아연이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됐다”며 “부당하게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에 용역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등을 통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BK 파트너스, 영풍은 공개매수 기간 중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등 법령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고려아연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은 신탁회사 앞으로 공동 명의 공문을 보내 공개매수기간 동안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자본시장법 제 140조 별도매수 금지의무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주식시세 조종행위에도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이고,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장형진 고문을 총수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영풍’그룹의 계열사들이다. 자본시장법 제 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 및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공개매수 대상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에 의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매수하는 것이 금지된다. 따라서,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은 공개매수 기간인 오늘부터 10월 4일까지 금지된다. 별도매수 금지의무가 부과됨에 따라, 고려아연은 자기주식을 직접 취득하는 것은 물론,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에 따라 신탁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기주식을 추가 취득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개매수기간 동안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취득한다면 별도매수 금지의무 위반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법 제 176조에 따라 주식의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에도 해당될 수 있어서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기간 중 평상시 주가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매수한다면 이는 곧 고려아연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측의 주장이다. 통상적으로 공개매수 기간 중 대상기업의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을 추종해 평상시보다 높게 형성되다가 공개매수 종료 후 정상적인 주가로 회귀해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측은 "20일 남짓한 공개매수 기간 중 평상시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관여해 손해를 발생시킨 경영진과 이런 불합리한 행위를 승인하거나 묵과한 이사회 구성원 등은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손해와 법위반 사정을 알고도 자기주식 취득을 강행한다면 이는 시세조종의 의도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MBK는 기업사냥꾼"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관련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MBK파트너스에 대해 '기업사냥꾼'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는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 부당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임직원과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업가치를 저해한 사례들도 다수 존재한다”며 “정치권과 국내 여론에 의해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으로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온 곳”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의 경영권 취득이 전체 주주,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고려아연측은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그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하여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약탈적 자본과 결탁한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당사의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이러한 핵심적인 사업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될 우려도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최씨 일가와 영풍그룹 장씨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두 회사는 경영권 갈등을 빚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양측의 지분율 대결 구도는 영풍 33.13%, 고려아연 33.99%다. 자사주 2.39%, 국민연금 7.57%를 제외하면 실질적 유통물량은 22.92%다. 영풍이 과반을 넘기려면 16.87%(현재 시가총액 기준 1.94조원), 고려아연이 과반을 넘기기 위해서는 16.02%(1.85조원)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고 메리츠증권은 설명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13 13:4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