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민 특파원】 '펀쿨섹시' 발언으로 유명한 고이즈미 신지로(사진)가 일본 쌀값 안정화의 선봉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최근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농림수산상으로 전격 기용하며 전국적으로 번지는 쌀값 불안 사태 진화에 직접 나섰다. 1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단순한 인기몰이가 아니라 정밀하게 설계된 전략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일본 농업 유통 구조의 핵심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는 곧 자민당의 전통적 지역기반인 농촌 유권자층과의 충돌을 의미한다. 이시바 총리는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개혁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인데 고이즈미 전 장관의 발탁은 이를 위한 포석이다. 고이즈미는 자민당 총재 후보 시절부터 "농협 조직 자체를 해체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유통 구조만큼은 민간에 열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는 취임 직후 첫 기자회견에서 "생산자는 땀 흘려 쌀을 재배하지만 그 땀의 가치는 유통 과정에서 사라진다"며 "유통 마진이 지나치게 높고 투명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 비축미 입찰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며, 유통 플랫폼을 통한 직거래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이에 대해 "JA전농 중심 유통구조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일본의 쌀 유통 구조는 지역 농협을 통해 집하된 쌀이 JA전농을 거쳐 도매상과 소매업체에 이르는 다단계 체계다. 유통 과정마다 물류비와 마진이 붙는다. 이 구조는 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가격 경직성으로 이어지고, 비상시 신속한 공급 대응도 어렵게 만든다. 3~4월 정부가 총 30만t의 비축미를 방출했지만 시장 가격이 내려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고이즈미는 단순한 정책 집행자가 아니라 이시바 내각의 '차기 카드'로도 주목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월 실시한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그는 23%의 지지를 얻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시바 총리는 2위(18%)로 뒤를 이었다. 쌀값 문제는 정권의 실책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이슈지만 동시에 국민의 삶과 밀접해 지지율 반등의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국정 메시지를 반복한 이시바 총리가 고이즈미라는 강력한 '메신저'를 전면에 내세워 유권자에게 개혁 의지를 각인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 개혁 이미지가 강한 고이즈미를 통해 중도층과 무당층을 흡수하는 동시에 당의 세대교체 흐름을 부드럽게 유도하는 복합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개혁의 최전선에 선 고이즈미의 운신에 따라 이시바 내각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김경민 기자
2025-06-01 18:17:27[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7일 치러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했다가 1차 투표에서 떨어진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낙선 후일담을 전했다. 앞서 그는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 도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를 언급하며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탈락 결정 순간에 '눈물' 흘려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이 3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차 투표에서) 탈락이 결정된 순간 눈물을 흘렸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원래 눈물샘이 약한 편이다”라고 농담을 던진 후 “그때는 응원해준 모든 분, 의원님들, 비서님들, 자원봉사로 도와주신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답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 결과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181표, 이시바 전 간사장이 154표를 각각 얻어 결선에 오른 가운데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36표에 그쳐 1차 투표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후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승리해 지난 1일 일본 제102대 총리로 선출됐다. 이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특히 집으로 돌아가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에서 아이들의 존재에 힐링을 받았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슬하에 4살 아들과 1살 딸을 두고 있다. "아빠, 그럼 내일은 이길 거야?” 아이 말에 '힐링'…아픈 가정사 공개도 그는 “투표 당일 집에 돌아와서 (아들에게) ‘아빠가 졌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인생은 질 때도 있단다’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아들이 “아빠, 그럼 내일은 이길 거야?”라고 되묻는 바람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며 “아이가 참 대단하다. 그렇게 아이에게 힐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앞서 그는 자신의 가정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다"면서 "어머니인 줄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고백했다. 또 "형제는 형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이 더 있었다"면서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으며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동안의 거리와 공백이 메워졌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그렇지만 나를 낳아준 어머니와 만날 마음은 들지 않았다. 만나면 생모 대신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결혼 후 장남이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처음으로 (낳아준)엄마를 만났다. 자세하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만나서 좋았다"면서 "43년 동안 (생모와) 만나지 않았고 성도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향후 당 선거대책위원장 임명 유력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5년 5개월간 장기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2009년 중의원(하원) 의원으로 처음 당선될 때부터 ‘장래 총리 후보’로 불렸다. 43세라는 젊은 나이와 준수한 외모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자민당 내에서 파벌에 몸담지 않은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다만 환경상 외에 각료와 자민당 주요 간부직을 맡은 적이 없고, 환경상에 재직 중이던 2019년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해 국내외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언행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펀쿨섹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새 내각에 ‘아베파’를 제외하고 측근과 ‘무파벌’을 기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1차 투표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지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자민당 부총재에 내정했다. 또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오는 27일 치를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 자리에 앉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04 05:34:09[파이낸셜뉴스] 역대 최다 후보가 출마한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삼파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이같은 결과를 담은 자민당 총재 선거 당원당우·국회의원 지지 동향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당원당우·국회의원 합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상과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 367명의 투표에 105만 명에 달하는 당원당우(후원단체 회원)의 투표를 합산해 이뤄진다. 당원당우 표를 최고평균방식으로 국회의원 수와 같은 367표로 환산, 국회의원 투표와 합치는 방식으로 총 734표가 1차 투표에서 행사된다. 이후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투표는 역시 당 소속 국회의원 367명이 각각 1표씩 행사한다. 여기에 도도부현에 1표씩을 할당, 47표를 합친 414표로 승패를 가른다. 요미우리신문의 당원당우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총 9명의 후보 중 26%의 지지를 얻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25%로 뒤를 쫓았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6%로 뒤를 따랐다. 다른 후보는 모두 10% 미만 지지율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율을 토대로 당원당우 득표를 환산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이 97표,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94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60표를 얻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상이 22표,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18표 등이다. 당 소속 국회의원 동향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45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으며,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이 40표, 하야시 관방장관이 35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8) 간사장이 33표를 받았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29표, 이시바 전 간사장은 26표다. 당원당우 조사 환산치와 국회의원 동향 조사를 합하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모두 123표로 가장 최다표를 얻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05표로 그 뒤를 바짝 쫓는 모습이다. 4위는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이 62표지만 상위 3명과는 격차가 크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 고이즈미 전 환경상 모두 과반 구도는 구축하지 못한 만큼 이들 세 후보 중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치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15일 일본 전국 47개 도도부현에서 투표권을 보유한 자민당 당원당우 1500명을 상대로 진행했다. 국회의원 동향 조사는 중참 양의원 의장 등을 제외한 367명을 상대로 실시했으며, 이들 중 96%에 해당하는 352명이 응답했다고 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9-16 15:24:21【도쿄=김경민 특파원】 이달 27일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양강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영 NHK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재에 적합한 인물 1위에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이, 2위에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각각 올랐다. 1220명(유효 응답자 기준) 응답자의 28%가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았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23%로 5%p 격차를 보였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상(9%), 고노 다로 디지털상(6%),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4%),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4%) 순이다. 3위부터 12위까지는 한 자릿수 지지율로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는 없었다. 표본을 자민당 지지층으로만 설정했을 때도 1·2위는 바뀌지 않았다. 이시바 전 간사장(29%)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27%)의 격차는 줄어들고, 다카이치 경제안보 담당상(13%), 고노 다로 디지털상(6%)이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번 총재 선거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민영 JNN이 7∼8일 1011명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28.5% 지지로 1위였고, 이시바 전 간사장(23.1%)이 2위였다.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24∼25일 1058명을 전화 설문한 결과에선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각각 21%의 지지를 받아 공동 1위에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TV도쿄가 같은 달 21∼22일 595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23%로 지지율이 가장 높았고, 이시바 전 간사장(18%)은 2위였다. 전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젊은 총리 후보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올해 43세의 젊은 나이와 준수한 외모로 개혁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NHK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자민당 총재 선거를 계기로 논의되기를 바라는 문제는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35%) △경제·재정정책(26%) △정치자금·정치개혁(17%) △외교·안보(11%) 등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현 내각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전월보다 5%p 내린 20%로 정권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 여당의 수장이 총리가 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9-10 13:39:54【도쿄=김경민 특파원】 한국에서 '펀쿨섹좌'로 유명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이 집권 자민당 차기 총재 선호도에서 1위에 올랐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케이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의원 11명 가운데 적합한 인물 1명을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23%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뽑았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지난달 진행한 차기 자민당 총재 선호도 조사에서는 15%를 얻어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전달 대비 6%p 하락한 18%에 그치면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1%),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8%), 고노 다로 디지털상(7%),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6%),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2%)이 차례로 3∼7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자민당 지지층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차기 총재로 적합하다는 응답률은 전달보다 14%p 오른 32%에 달했다. 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달 20%에서 이달에는 14%로 6%p 떨어졌다.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뽑는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차남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일본 정계에서 총리가 될 재목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는 43세로 출마 후보자 중 가장 나이가 적고 정치자금 스캔들의 온상으로 지목된 파벌도 없어 세대교체를 이룰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환경상 외에는 각료나 자민당 주요 간부로 활동한 경험이 없어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를 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31일께 출마 의사를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환경단체 행사에서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고 한국에서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얻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8-25 12:50:11【도쿄=조은효 특파원】 이달 29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이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 기득권 정치의 영향력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고시를 하루 앞둔 16일 선거 구도가 사실상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의 2파전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밀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도 일단 완주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이나, 결선 투표로 갈 경우에는 아베·아소의 표가 기시다에게 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노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반(反)아베 선봉장인 이시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손을 잡았다. 고노 장관은 이를 통해 당원·당우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고, 결선투표 없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고노는 소속 파벌인 아소파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지지 확보에 주력했으나 끝내 지원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 개혁적 성향의 이시바와 연대하기로 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두고, '아베' 대 '비(非)아베', 자민당 '기득권 정치' 대 '개혁 정치'의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시바는 지난 1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포기 결정을 밝히며 "개혁에 뜻을 둔 세력이 나뉘지 않고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새로운 자민당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은 당내 파벌 기반은 약하나 대중적 인기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국회의원(중의원, 참의원)과 일반 당원·당우표가 50대 50이다. 이들의 대중적 인기가 당원·당우 표심을 움직이고, 나아가 자민당 '젊은 국회의원'들의 표심까지 파고들 경우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에 기시다는 "4번 타자를 3명이나 모은 것"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노·이시바·고이즈미 연합이 1차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의원 표가 많은 결선투표로 넘어가면, 아베·아소표가 기시다로 갈 가능성이 높아 역전패 당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고노와 기시다, 누가 더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고노 요헤이 전 자민당 총재는 자민당 7대 파벌 중 하나인 다케시타파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오키 미키오 전 참의원 의장을 전날 찾아가 아들 고노의 지원을 호소했다. 고노 요헤이 전 총재는 1993년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및 군의 개입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던 인물이다 .ehcho@fnnews.com
2021-09-16 15:48:40【 도쿄=조은효 특파원】 "원전이 안전하고 싸고 깨끗하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 퇴임 후 '탈원전 전도사'로 변신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을 앞두고 과거 원전 정책 추진에 대한 '반성문'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번에는 한 때 일본 정계의 실력자였으며, 원전 관련 주무부처 장관까지 지냈던 나카가와 히데나오 전 자민당 간사장이 합류했다. 그 역시 "원전 추진은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와 나카가와 전 간사장 등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3월 11일 탈원전과 관련한 온라인 국제 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고문으로 있는 '원전 제로·자연 에너지 추진 연맹' 주최로 열린다. 나가카와 전 간사장은 "과거 일본 정부의 원자력위원장, 과학기술청(현 문부과학성) 장관으로 원전 추진파의 책임자였으나, 그때 열심히 했던 게 실수였다. 10년전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도 "원전이 안전하고 싸고 깨끗하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로 밝혀졌다"며 "정부가 원전 종료라고 선언한다면, 국민 다수가 지지할텐데, 그렇지 하지 않고 있다. 유감이다"고 스가 정권에 불만을 표시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런 발언은 스가 정권의 환경상(장관)으로 있는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의 최근 행보와도 엇갈린다. 지난 2019년 9월 아베 정권 당시 환경상으로 입각해 스가 정권에서도 직을 이어가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는 입각 전만 해도 부친인 고이즈미 전 총리와 같은 '탈원전파'였으나 최근에는 스가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동조하고 있다. 조은효 기자
2021-02-22 17:44:19【도쿄=조은효 특파원】 "원전이 안전하고 싸고 깨끗하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 퇴임 후 '탈원전 전도사'로 변신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을 앞두고 과거 원전 정책 추진에 대한 '반성문'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번에는 한 때 일본 정계의 실력자였으며, 원전 관련 주무부처 장관까지 지냈던 나카가와 히데나오 전 자민당 간사장이 합류했다. 그 역시 "원전 추진은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와 나카가와 전 간사장 등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3월 11일 탈원전과 관련한 온라인 국제 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고문으로 있는 '원전 제로·자연 에너지 추진 연맹' 주최로 열린다. 나가카와 전 간사장은 "과거 일본 정부의 원자력위원장, 과학기술청(현 문부과학성) 장관으로 원전 추진파의 책임자였으나, 그때 열심히 했던 게 실수였다. 10년전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도 "원전이 안전하고 싸고 깨끗하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로 밝혀졌다"며 "일본은 지진, 해일(쓰나미), 화산 위험이 있어 원전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태양광, 풍력, 수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정부가 앞장서면 원전 제로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원전 종료라고 선언한다면, 국민 다수가 지지할텐데, 그렇지 하지 않고 있다. 유감이다"고 스가 정권에 불만을 표시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런 발언은 스가 정권의 환경상(장관)으로 있는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의 최근 행보와도 엇갈린다. 지난 2019년 9월 아베 정권 당시 환경상으로 입각해 스가 정권에서도 직을 이어가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는 입각 전만 해도 부친인 고이즈미 전 총리와 같은 '탈원전파'였으나 최근에는 스가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동조하고 있다. ehcho@fnnews.com
2021-02-22 15:58:50【 도쿄=조은효 특파원】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국제관계학·사진) 교수는 20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현재는 아베 노선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으나, 실제 '아베형의 이데올로기스트'일지, '고이즈미형의 현실주의자'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인 오쿠조노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와 똑같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단선적인 판단"이라며 "당분간은 아베 노선을 유지할 것이나, 재임 기반을 다져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면 일본의 국익에 따라 전략적으로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판단 시점은 "스가 총리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점, 즉 재임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할 때"라고 했다. 이르면 다음달로 예상되는 조기 총선이 그 가능성을 판가름할 계기가 될 것이란 얘기다. 스가 총리의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잔여 임기인 내년 9월 까지다. 재임하려면 내년에 다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치러야 한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국에서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우파요, 아베 전 총리는 극우로 분류하는데, 양자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수정주의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고이즈미 전 총리는 (드러난 것에 비해) 수정주의적인 역사관을 갖고 있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인 외교를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가 총리가 향후 일본이 놓인 국제환경, 미·중 질서, 일·중 관계,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 등을 고려할 때 한국과의 관계를 이대로 두는 게 과연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 이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현실주의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쿠조노 교수는 "스가 총리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두 가지 '간접 체험'이 있는데, 하나는 아베 정권 초기 관방장관으로 재임하면서 과거 고노담화(1993년)를 검증했던 것, 다른 하나는 한·일 위안부 합의(2015년)에 관여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고노담화가 만들어진 과정, 이후 아시아여성기금 조성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주고받았던 교섭 내용, 시민단체의 개입 등을 살펴봤으며, 이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는 과정 등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그는 "이 두 사건을 통해 스가 총리는 문재인 정권을 비롯해 과거 한국 정권을 어떻게 보면, 체험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불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그러나 "이것이 곧 수정주의적 사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의 만류에도 아베 전 총리 사임 당시 위로 입장을 공식 표명했던 것이나, 스가 총리 취임 축하 전문을 보낸 것 등은 새로 출범한 일본 정권에 긍정적 메시지로 전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오는 11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나, 한·일 간에 실무레벨 수준의 협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총리관저가 주도했던 아베 시대 외교스타일과 달리, 스가 시대에는 외무성이 보다 활발히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오쿠조노 교수는 아사히신문과 NHK의 기자 출신으로, 연세대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동서대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연구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2020-09-20 18:24:37【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스승'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아베 총리를 향해 사학 비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직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각을 세웠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3월 31일 발매된 주간지 '슈칸아사히'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 및 관련 결재 서류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하며 "누가 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공문서를 고친 것은 아베 총리가 '나 자신이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둔다'고 국회에서 말한 것에서 시작됐다"며 "국회에서 총리가 관여했으면 그만둔다고 말했으니 결국 책임지고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권력과 유착해 국유지를 싸게 샀다는 의혹을 산 모리토모 학원이 신설을 추진한 초등학교 명예 교장에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취임한 것을 거론하며 "아베 총리는 그 상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거짓말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유지 매각과 관련된 문서 조작 의혹으로 자살한 재무성 긴키 재무국 직원 아카기 도시오 씨가 남긴 '결재 문서를 고친 것은 전부 사가와 노부히사(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의 지시'라는 취지의 수기를 부인이 최근 공개한 가운데 고이즈미 전 총리가 아베 총리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그간 아베 내각의 원전재가동에 대해 쓴소리를 해 왔던 고이즈미 전 총리는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 다카야 아베 총리 보좌관이 원전 정책에 관해 아베 총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 관해 "지금 (총리)관저는 경제산업성이 지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제산업성은 계산이 틀렸고 아베 총리는 세뇌돼 있다"며 "재작년에 아베 총리에게 직접 '경제산업성에 속지 말라. 총리가 말하면 다 따른다'고 말하니 쓴웃음 지으며 아무 답도 안 했다"고도 했다. 그는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의 결혼 전 스캔들이 주간지에 보도된 것 등에 관해 "비난받는 게 정치가의 일상"이라며 "아직 힘이 부족하다. 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반응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중 아베 총리를 관방부(副)장관, 관방장관, 자민당 간사장으로 기용해 정치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퇴임 후 사실상 바통을 넘겨받아 자민당 총재 및 일본 총리로 취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03-31 1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