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플레이션 완화에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정책이 확장 통화정책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가가 연일 오르는 상황에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17일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의 '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BOK 이슈노트)을 발표했다. 제1차, 2차 석유파동 당시 미국, 영국, 독일의 정책운용 사례를 비교하고, 경제모형을 이용해 정책모의실험도 시행한 결과다. 먼저 과거 두 차례 석유파동 시기 미국과 영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모두 확장적으로 운용했다.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 등 주로 비용 측 요인에 기인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독일은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긴축적으로, 재정정책은 경기둔화에 대응해 확장적으로 운용하는 정책조합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고 인플레이션 시기에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했던 미국, 영국보다 긴축적으로 운용했던 독일의 선택이 더 옳았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일반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물가불안 안정을 통화정책 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때 거시경제가 더 빨리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 1970년대 발생한 석유파동 기간 독일의 평균 인플레이션 수준은 5.2%로 미국(8.3%), 영국(14.8%) 등에 비해 안정적이었다. 두 차례 석유파동 이후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미국, 영국의 높은 물가 상승세는 지난 1979년 미 연준이 강력한 통화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융완화 기조를 축소하면서 안정되기 시작했다. 국내 거시경제 여건을 반영한 모형 분석에서도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 필립스곡선과 수요곡선, 정책반응함수 등 비교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 물가 지속성이 높아지면 수요와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높은 물가상승압력이 6분기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에 적극 대응할수록 물가는 균형 수준에 빠르게 수렴하고 손실함수 값도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은은 최근 국내외 물가 상승압력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유로지역,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8.5%, 7.5%, 7.0%이었다. 지난 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1%로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2-04-17 11:58:41"아시아 시장이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에 와 있어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로베코자산운용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현재 고인플레이션, 고금리 환경이지만 결국 돈은 자본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저평가된 아시아 시장, 그리고 주주환원정책을 잘 펼치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주식은 가격이 싼 것은 물론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과 가깝다"면서 "미국 시장과 비교해도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한국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8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고 짚었다. 이어 "자사주 매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업은 자사주 소각까지 진행한다"면서 "이는 주식가치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랩 대표는 또 "최근 투자자 관심이 인공지능(AI)으로 몰리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상황"이라면서 ESG 종목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일본시장에 대해서는 "일본경제의 리플레이션과 주주가치 상승은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1990년대 이후 멈췄던 일본의 임금인상에 주목했다. 임금인상에 따라 커지는 가계의 소비는 궁극적으로 투자 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크랩 대표는 "중국의 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며 "중국기업의 주식은 지난 10년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6-19 18:31:05[파이낸셜뉴스] "아시아 시장이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에 와 있어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로베코자산운용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현재 고인플레이션, 고금리 환경이지만 결국 돈은 자본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저평가된 아시아 시장, 그리고 주주환원정책을 잘 펼치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주식은 가격이 싼 것은 물론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과 가깝다"면서 "미국 시장과 비교해도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한국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8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고 짚었다. 이어 "자사주 매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업은 자사주 소각까지 진행한다"면서 "이는 주식가치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랩 대표는 또 "최근 투자자 관심이 인공지능(AI)으로 몰리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상황"이라면서 ESG 종목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일본시장에 대해서는 "일본경제의 리플레이션과 주주가치 상승은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아직 심한 인플레이션까지 이르지 않은 상태로,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경제를 다시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특히 1990년대 이후 멈췄던 일본의 임금인상에 주목했다. 임금인상에 따라 커지는 가계의 소비는 궁극적으로 투자 시장과 부동산 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크랩 대표는 "중국의 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며 "중국기업의 주식은 지난 10년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고금리가 계속되면 성장이 둔화되고, 성장이 둔화하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면서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미국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망 다각화, 지정학적 긴장감, 에너지 전환 등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요인이 약하다는 이유다. 로베코자산운용은 전 세계 13개국에 진출한 네덜란드 최대 자산운용사로, 장기적 투자관점으로 액티브 자산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총 운용자산(AUM)은 올해 3월 말 기준 2100억달러에 이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6-19 12:40:27[파이낸셜뉴스] 미국 최대 해산물 외식업체 레드랍스터가 파산을 신청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20달러(2만7500원)에 새우 무한리필을 제공한 게 손실을 키우는 악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드랍스터는 19일 파산보호(챕터11·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10억~100억달러(약 1조3642억원~13조6428억원) 사이의 부채를 신고했다. CNBC는 유통업체인 퍼포먼스 푸드 그룹이 혼자서 2400만달러(약 327억4272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고인플레이션에 '무한리필' 수요 폭발…두 차례 가격 인상도 안 먹혔다 현재 레드랍스터는 연간 6400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에 551개, 캐나다에 2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손실이 큰 점포 폐쇄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영업을 이어가며 인수자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레드랍스터는 이번 파산보호 신청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고객들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데다 비용 급등과 금리 상승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매장 방문 고객 수는 2019년 이후 약 30% 감소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고객 유치를 위해 월요일 한정 이벤트였던 새우 무한리필을 상시로 확대한 게 최악의 실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우 무한리필에 따른 손실은 1100만달러(약 150억원)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집계했다. 레드랍스터는 지난해 20달러에 새우를 무한정 제공했는데 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회사에는 되레 악재가 됐다. 레드랍스터는 새우 무한리필 가격을 20달러에서 22달러로, 이후 25달러(3만4000원)로 두 차례 인상했지만 손실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다. 올해엔 다시 월요일에만 새우 무한리필을 이용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무모한 경영 판단과 전략 실패 탓"…독점 공급에 따른 비용 증가 지적도 레드 랍스터 조나단 티브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파산 신청한 이유에 대해 경제침체, 업계 내 경쟁 심화, 비용 상승 그리고 ‘무모한 경영 판단과 전략실패’를 꼽았다. 외식업계 리서치회사인 스티븐스의 짐 살레라 애널리스트는 "현재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고객들은 가성비를 추구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한다"면서 "20달러면 소비자 1명이 회사 이윤 분기점을 넘어서는 양을 먹을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평가했다. 새우 공급업체를 레드랍스터의 최대 주주였던 해산물 통조림 회사 타이유니언에서 독점 공급받은 게 비용 증가로 이어졌단 지적도 나온다. 타이유니언의 지시에 따라 폴 케니 임시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된 뒤 레드랍스터가 다른 새우 공급업체 두 곳과 계약을 철회하고 타이유니언에서 새우를 독점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레드랍스터는 이 결정이 회사의 일반적인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부합하지 않았으며 비용이 증가했다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1968년 출범한 레드랍스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초 미국 식품 대기업 제너럴밀스 산하에 들어갔으나 1995년 다른 레스토랑 사업과 함께 분사했다. 2016년 타이유니언그룹이 레드랍스터 주식의 25%를 취득한 뒤 출자 비율을 49%까지 높이며 최대 주주에 올랐으나 올해 1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22 07:13:51최근 대다수 국민이 높은 물가로 인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향후 물가는 어떤 흐름이 이어질 것인가. 조만간 물가는 안정될 것인가, 아니면 높은 물가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물가를 관리하는 중추적 기관인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검토할 만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져 올해 상반기 중 3% 안팎을 나타낼 전망이다.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환율 움직임 및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을 받겠지만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으로 지난해 3.6%에서 올해 2.6%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적 물가상승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재상승,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 식량가격 상승이 지적됐고 잠재적 물가하락 요인으로는 국내외 수요부진 심화, 국제유가 하락, 정부 물가안정정책 효과가 제시됐다. 아울러 금융산업과 금융정책을 연구하는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인플레이션 추세의 구조적 변화와 통화정책 시사점'도 함께 검토할 만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2021년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을 나타낸 이후 인플레이션 추세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분석에 초점을 뒀다. 고인플레이션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확장적인 재정·금융 정책이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추세에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최근의 미중 무역갈등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지정학 변화와 탈세계화로 인해 저임금·저생산비에 바탕을 둔 글로벌 공급망의 쇠퇴, 둘째, 중국이 내수 중심 성장전략으로 전환하며 해외공급 축소, 셋째, 고령화로 저축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노령층이 증가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 등이 지적되고 있다. 고물가에 따라 소비자의 소비행동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최근 컨설팅사 맥킨지가 미국 소비자의 소비행동 변화를 실증 분석한 결과 두 가지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첫째, 미국이 전 세계에서 비교적 견조한 경기회복세와 낮은 실업률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는 2023년 중 전년보다 포장 소비재 구매량을 평균 2~4%, 비타민 등 건강보조제는 5% 줄인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소비자의 구매량 감소는 신선식품, 개인 생활용품, 가정용품 등 다양한 상품 범주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동 기간 대다수 유통경로와 상품 범주에 걸쳐 소비자의 구매빈도는 오히려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미국 Z세대 소비자는 신선식품과 건강미용 상품을 전년보다 10% 더 빈번하게 구매했는데 구매 시마다 구매량은 더 줄였다. 둘째, 총 5개 상품 범주와 총 5개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미국 소비자는 식품점 등 전통적 유통채널에서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동 연구는 소비자에게 쇼핑행동이 변화한 이유를 질문한 결과 물가상승과 구매여력 감소가 중요 요인으로 도출됐다. 현재의 고인플레이션이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확장적 재정·금융 정책이든 구조적인 변화의 발생이 원인이든 간에 소비자는 합리적 소비전략을, 소비재 마케터들은 소비자의 소비행동 변화에 대응할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소비재 기업은 첫째, 상품 구색을 재검토하여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둘째, 성장하는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통을 확대하며, 셋째,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 수준을 감안한 가격설정 구조를 채택하고 구매할 이유를 납득할 수 있도록 가치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넷째, 사려 깊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다.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2024-04-16 18:31:40[파이낸셜뉴스]가계대출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있어 핵심 변수로 부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가계대출이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감을 좌우하는 주택시장 여건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은 가운데 상반기 금리 인하는 ‘거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2%)에 안착하지 못했고 주요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등이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5월에 제시되는 전망을 보고 판단한다는 기조다. ■안정세 찾은 가계대출이지만...한은 “주택시장 불확실성 매우 크다”14일 한은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0.7%에 그쳤고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도 떨어졌다"며 지난 2022년과 2023년을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결정하는 가계대출이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가운데 가계대출이 안정세에 접어들었음을 한은이 재확인한 것이다. 한은은 특히 지난해 가계대출을 끌어올린 정책금융 상품 공급 규모가 올해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주택도시기금 디딤돌대출의 공급규모는 지난해 59조5000억원에서 올해 40조원 내외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40조원이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고 주택도시기금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신규 정책금융을 출시하면서 가계대출을 자극할 요인이 남아있는 것은 변수다. 또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좌우하는 주택가격이 올해 매우 불확실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한은은 높은 주택가격 수준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등을 주택 매수 심리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만약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의 신용위험이 확대할 수 있다. 한은은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이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한은은 일부 지역 개발 호재, 수도권 입주물량 축소 등은 주택시장 회복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며 주택시장 여건에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긴축기조 완화 기대 등으로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될 경우 투자 심리가 살아날 수 있어 향후 주택시장 전개 양상 등 가계대출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물가 확신 여전히 부족한 한은...“금리 인하는 5월 전망 이후 판단”가계대출 안정세에도 한은은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이 부총재보는 "2월 경제전망에 비추어 본다면 상반기 중 정책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기조가 전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물가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다는 확신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 부문 간 파급 측면에서 농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가 전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과실 물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상품이 없는 만큼 과일 가격 강세는 올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으나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은에 따르면 일반인의 물가수준에 대한 인식은 아직 3%대 후반에 머물러 있으며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2%)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아직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방홍기 한은 정책기획부장은 “일반인 등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상당수가 가격을 설정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주체이기 때문”이라며 “기대 인플레가 안정돼야 실제 한은에서 관측하는 물가도 안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벗이 한국의 물가와 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등 대외 변수도 남아있다. 이날 한은은 “미 연준 통화 정책의 완화 전환이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레버리징 과정을 저해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최근 고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급등을 경험했던 경제 주체들이 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 기대를 재형성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로나19,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연준이 적극 대응하면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한은은 여러 대외변수를 종합 검토하면서 5월에 제시되는 경제전망을 토대로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와 시점을 판단할 예정이다. 이 부총재보는 "하반기 중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5월에 여건 변화를 고려해서 경제전망을 다시 하고 그에 기반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14 15:16:27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3일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식품 가격을 인상했다면 원재료 가격 하락 시기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하여 물가안정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한 차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국내 주요 19개 식품기업 대표들을 만나 가공식품 물가안정에 협력을 당부했다.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불안정성이 커지며 원자재·에너지 가격은 급등을 거듭했다. 수입원재료 사용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은 2022년 10월 인상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치솟아 올랐다. 이후 지난해 10월 4.9%, 올해 1월 3.2%로 점차 상승폭을 줄여 지난달 1.9%로 소비자물가 인상률(3.1%) 아래로 안정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한 차관은 "에너지·인건비 등 제반비용 상승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8개월 연속으로 물가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줄어든 인상 폭에 비해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미 오른 가격에서 별다른 조정 없이 고물가 시절의 단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예로 라면이나 빵의 주원료인 소맥분 가격은 지난 2022년 고점을 찍은 후 현재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반면 라면 가격 하락률은 3%대에 불과하다. 인상주기 역시 과거에 비해 짧아졌다. 한국은행의 이슈노트 보고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가격조정 빈도(인상·인하빈도, 할인 등 일시적 조정 제외)는 월평균 11% 수준(2018~2021년)에서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에는 15.6%(2022~2023년)로 큰 폭으로 늘었다. 통상 9개월 정도 유지하던 가격도 6.4개월 단위로 조정이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조정 방향은 주로 오르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가격인상 빈도는 팬데믹 이전 16.1개월에 1회에서 이후 10.1개월의 1회로 6개월가량 줄었지만 인하 빈도는 20.8개월에서 17.5개월로 3개월가량 줄어들며 인상 대비 '반절' 수준이었다. 1회 평균 인상률은 20~25%, 인하율은 15~20%임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최근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 차관은 "인상된 식품 가격이 주요 곡물·유지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되는 것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이윤추구(그리드플레이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7개사 중 23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개선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국제 유가 및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다시 3%대로 돌아오며 원자재 관련 압박도 다시 커지는 중이다. 정부 역시 기업의 가격조정 지원을 위해 할당관세 등 부담 완화에 나섰다. 식품업계에서 건의한 원당·커피생두·감자·변성전분 등 7개 품목을 포함한 총 27개의 식품 원재료에 대해 올해 1월부터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면세농산물 등의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상향 및 공제율 확대와 커피·코코아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등도 연장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에도 시류에 편승해 가격을 담합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가공식품을 포함해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생품목과 관련된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제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 차관은 "물가안정은 물론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해 소통하고 정부와 식품기업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3-13 18:23:38[파이낸셜뉴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3일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식품 가격을 인상했다면 원재료 가격 하락 시기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하여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한 차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국내 주요 19개 식품기업 대표들을 만나 가공식품 물가 안정에 협력을 당부했다.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불안정성이 커지며 원자재·에너지 가격은 급등을 거듭했다. 수입 원재료 사용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은 2022년 10월 인상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치솟아 올랐다. 이후 지난해 10월 4.9%, 올해 1월 3.2%로 점차 상승폭을 줄여 지난달 1.9%로 소비자물가 인상률(3.1%) 아래로 안정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한 차관은 "에너지·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8개월 연속으로 물가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줄어든 인상폭에 비해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미 오른 가격에서 별다른 조정 없이 고물가 시절의 단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예로, 라면이나 빵의 주원료인 소맥분 가격은 지난 2022년 고점을 찍은 후 현재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반면 라면 가격 하락율은 3%대 내외에 불과하다. 인상 주기 역시 과거에 비해 짧아졌다. 한국은행의 이슈노트 보고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의 특징과 영향'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가격조정 빈도(인상·인하빈도, 할인 등 일시적 조정 제외)는 월평균 11% 수준(2018~2021년)에서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에는 15.6%(2022~2023년)로 큰 폭으로 늘었다. 통상 9개월 정도 유지하던 가격도 6.4개월 단위로 조정이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조정 방향은 주로 오르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가격 인상 빈도는 팬데믹 이전 16.1개월에 1회에서 이후 10.1개월의 1회로 6개월가량 줄었지만 인하 빈도는 20.8개월에서 17.5개월로 3개월 가량 줄어들며 인상 대비 '반절' 수준이었다. 1회 평균 인상률은 20~25%, 인하율은 15~20%임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최근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 차관은 "인상된 식품 가격이 주요 곡물·유지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속 유지되는 것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그리드플레이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7개사 중 23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개선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국제 유가 및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다시 3%대로 돌아오며 원자재 관련 압박도 다시 커지는 중이다. 정부 역시 기업의 가격 조정 지원을 위해 할당 관세 등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건의한 원당·커피생두·감자·변성전분 등 7개 품목을 포함한 총 27개의 식품 원재료에 대해 올해 1월부터 할당관세를 적용 중이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면세농산물 등의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상향 및 공제율 확대와 커피·코코아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등도 연장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지원에도 시류에 편승해 가격을 담합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가공식품을 포함하여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생품목과 관련된 담합 발생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제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 차관은 "물가안정은 물론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해 소통하고 정부와 식품기업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3-13 08:42:39[파이낸셜뉴스]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라면B의 기준가격(할인 등 일시적 가격 조정 제외)은 지난 2018년부터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50개월 동안 980원에서 1050원으로 한 차례 올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끝난 2022년 4월부터 2023년 6월까지는 14개월 동안 1330원까지 오르며 4차례나 가격이 인상됐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생필품 가격을 1년에 평균 두 번씩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소비자 가격을 조정했으나 인상 빈도를 2회로 늘리며 고물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12일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 보고서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500여개 유통업체 판매하는 생필품 209개의 판매가 추이를 지난 2018년 2월부터 지난해까지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의 가격조정 빈도(인상·인하빈도, 할인 등 일시적 조정 제외)는 월평균 11% 수준(2018~2021년)에서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에는 15.6%(2022~2023년)로 큰 폭 상승했다. 이는 평균적인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약 9.1개월에서 6.4개월로 단축됐다는 의미로 기업들이 가격을 더 빈번하게 조정했다는 뜻이다. 국내 기업들은 팬데믹 이전에는 1년에 1.2~3회가량 생필품 가격 조정에 나섰으나 팬데믹 이후에는 1년에 두 번씩 가격 조정에 나섰다. 가격조정은 주로 인하보다 인상 빈도가 늘어난 데 기인했다. 가격 인상 빈도는 팬데믹 이전 16.1개월에 1회에서 이후 10.1개월의 1회로 6개월 축소됐다. 인하 빈도가 같은 기간 20.8개월에서 17.5개월로 3개월 정도 줄어든 것에 비해 축소폭이 두 배 가까이 크다. 평균 가격 인상률과 인하율 등 조정폭은 팬데믹 전후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생필품가격 인상률은 1회당 평균 20~25%, 인하율은 15~20% 수준을 기록했다. 고물가 시기에 기업들이 가격을 급격히 올리면 소비자의 저항이 심해져 경쟁제품으로의 대체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 시 ‘폭’보다는 ‘빈도’를 조정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차·음료, 조미료·식용유지, 즉석식품·냉동식품, 곡물가공품, 위생용품 등을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아 2022년 이후 비용 인상 압력이 컸던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빈도가 더 높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의 가격조정 빈도가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 등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유가 급상승 등 외부 변수가 발생할 경우 인플레이션의 변동 폭이 물가안정기에 비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분절화, 지정학적 갈등 등이 기업들의 가격 조정을 유도할 수 있어 물가경계심을 상당기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동재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기업 가격설정행태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물가 상황을 판단시가격조정행태가 과거 수준으로 정상화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11 15:36:34[파이낸셜뉴스]국내 기업이 펜데믹 이후 고물가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인상폭 대신 빈도를 조정하면서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물가상승률이 4~5%에 달했던 시기에도 기업들이 가격 인상 횟수를 늘리면서 국내 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필품 가격, 펜데믹 끝나자 1년에 두 번씩 조정11일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 보고서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국 물가동향팀 소속 이동재 과장과 임서하 조사역이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가격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의 가격조정 빈도(인상·인하빈도, 할인 등 일시적 조정 제외)는 월평균 11% 수준(2018~2021년)에서 팬데믹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 중에는 15.6%(2022~2023년)로 큰 폭 상승했다. 이는 평균적인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약 9.1개월에서 6.4개월로 단축됐다는 의미로 기업들이 가격을 더 빈번하게 조정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시리얼 A의 경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기준가격이 1차례 인상됐으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번 올랐다. 라면 B의 경우에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가격 인상은 1차례에 그쳤으나 202년부터 2023년의 경우 기준가격이 3차례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대체로 주류는 경직적으로 가격이 조정되는 반면, 음료·조미료 등은 좀 더 유연하게 가격이 조정됐다. 팬데믹 전·후로 비교할 경우 조미료·식용유지, 축산물 가공품 등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아 2022년 이후 비용 인상 압력이 컸던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빈도가 더 증가했다. ■인상 빈도 늘었는데 인하율은 그대로...“물가 자극 요인 우려”가격 인상빈도는 유가가 10% 이상 크게 상승하는 등 충격의 크기가 크거나 유가상승, 펜트업 수요 등 서로 다른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을 경우에 인플레이션과 함께 확대돼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물가상승률이 4~5%대로 높은 시기의 경우 동일한 비용충격에도 인상빈도가 늘어나면서 충격이 물가로 빠르게 전이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국내 생필품가격 인상률은 1회당 평균 20~25%, 인하율은 15~20% 수준에서 유지돼 인하빈도와 가격조정폭(인상·인하율)은 팬데믹 전후로 패턴에 변화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물가 시기에 기업들이 가격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저항 및 민감도, 경쟁제품으로의 대체효과 등을 고려해 가격인상 시 ‘폭’보다는 ‘빈도’를 조정한 결과다. 지난 2022년 이후 고인플레이션 기간에는 할인 등 일시적 가격조정이 증가해 동일 상품에 대한 판매처별 가격편차도 확대됐다. 이는 기업들이 고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가격인상 빈도를 높이는 동시에 재고상황에 따른 수요변화 등에 할인 등 일시적 가격조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과장은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3%를 소폭 상회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가격 조정 행태가 과거 수준으로 아직 돌아가고 있지 않다”며 “향후에 새로운 충격 발생 시 인플레이션 변동폭이 물가 안정기에 비해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11 11: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