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이유로 노동시장에 오래 남아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저임금이거나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또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노무에 그치고 다양하지도 않아 그동안의 경력과 관련성을 살리지 못하고 사회적인 자산이 낭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고령층(55~79세)이 희망하는 임금 수준은 200만원~250만원 미만이 19.4%로 가장 높았다. 300만원 이상을 희망하는 비율도 19.3%로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그러나 이런 희망과 달리 노인 일자리 임금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한 올해 8월 기준 월평균 임금을 보면 가장 많은 비율(65.4%)을 차지하는 공익활동의 한달 벌이는 29만원에 그쳤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고 노인을 채용하는 방식의 시장형 사업단도 월평균 임금이 38만원가량이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이 저임금에 머물러 있는 만큼 고령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적정 소득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면서 "(임금이 적은) 공익활동 일자리 사업량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되 비중을 2023년 68.9%에서 2027년 60%로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의 고령세대는 고숙련 고학력자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고령인력 중 대졸 이상 비중이 2010년 15.1%에서 2020년 24.7%로 높아진 상황. 또 과거에는 고령층의 일 선택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임금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일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는 것은 중요한 변화다. 더 이상 단순노무 위주의 일자리로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고령층 일자리의 재발견: 고령층의 노동력 공급과 생산성 향상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향후 고령층에 편입되는 인구는 과거와 달리 고학력 고숙련 비중이 높아 이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와 노동생산성 저하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고령층 노동력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임금수준에 맞는 생산성 유지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젊은층과 경합적이지 않은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 이니셔티브 김천구 연구위원은 "고령층이 선호하거나 업무상 이점을 갖는 고령친화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직업환경에 관한 파악과 난이도 분석을 통해 고령 근로자들이 가진 특징이나 경험들이 활용될 수 잇는 근로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0-17 18:37:56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당신은, 결혼을 하시겠습니까?" . . . "아니요"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잘살자는 건 옛말이 됐다.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한, MZ세대에게 '결혼'이란 단어는 특히나 낯설다. 실제로 만 19~34세 청년 인구 5명 중 4명가량은 미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초·중반 청년세대 미혼율은 20년 전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특히 고학력 여성에서 미혼율이 두드러졌다. 대체, 이유가 뭘까. 청년 5명 중 4명 미혼··· 30~34세 미혼율 20년간 3배↑ 최근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청년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30~34세 미혼율은 2000년 18.7%에서 2020년 56.3%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동시에 같은 기간 청년 1인 가구 수 역시 6.6%에서 20.1%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미혼율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 연령대는 30∼34세였다. 2020년 미혼율이 56.3%로 20년 전(18.7%)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주목할만한 건, 미혼율이 학력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30~54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 저학력 여성의 미혼율은 15.9%인데 반해 고학력 여성의 미혼율은 28.1%로 2배가량 높았다. 반대로 고학력 남성은 27.4%가 미혼이었지만 저학력은 30.9%로 더 높았다. 저학력 남성 미혼율이 고학력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은 비자발적 요인인 것과 달리 고학력 여성의 미혼율이 높은 것은 자기선택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고학력 남성은 고연봉으로 결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반면 고학력 여성은 자발적으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참여 기회와 성공 욕구가 늘어난 반면 육아는 여전히 엄마의 책임이라는 인식에 스스로 미혼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모(33·여)씨는 "출산 이후에 독박육아, 경력단절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면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뚜렷하지 않아 결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하는 일의 커리어를 더 쌓으면서 '혼라이프'를 즐길 생각"이라고 전했다. 혼인율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필요 청년층 혼인율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취업, 주택 등 ▲청년들의 고용과 주거 해결 지원, 맞춤형 보육체계 개편, 초등 돌봄 서비스, 중소기업과 남성 지원제도 등 ▲출산과 양육에 대한 정책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 또 청년 일자리 확대, 여성 경력단절 지원, 60세 정년제 안착과 같은 ▲생산가능인구 대응 지원도 절실하다. 특히 미혼인구 증가는 출산율 하락 등 미래 노동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의 심각성은 앞으로 청년 인구 비중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계청 황문선 사무관은 2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미혼율 상승은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부담이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냐"면서 "세대가 바뀐만큼 결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고용과 주거 등 출산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을 개선하고 일과 가정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또 유자녀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 경직성을 완화해 일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고자 하는 여성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25 09:47:292024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 이민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표심을 잡기 위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입국한 외국인에게도 시민권자 가족이 있으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사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텍사스 지역의 국경은 불법이민자의 입국을 엄격하게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고학력 영주권과 관련되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인재 유치를 위해 혜택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고학력 영주권 중 하나인 National Interest Waiver (NIW -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연구자, 사업가, 예술가 등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 가 신청자가 몰리면서 대기가 심화되는 현상이 생기면서 신청자들의 경우 대안으로 EB1A를 선택하고 있다. (주)비자비즈의 미국 보스턴 이명진 변호사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마다 이민정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11월 전에 영주권을 신청하는 편을 추천한다”며 “고학력 취업이민의 경우 미국 고용주의 스폰 없이 영주권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고 만 21세 미만 자녀 등 동반 가족도 함께 수월하게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2024-06-25 15:39:35ㅊ[파이낸셜뉴스]재택 근무 등 업무 자율성이 높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직장에 고학력 젊은 여성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무여건을 임금으로 환산할 경우 남·여 임금 격차는 줄어드나 소득 불평등은 더 심해지는 가운데 근무여건이 양호하지 않은 일자리의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근무 여건(Job amenity)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에 따르면 여성,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유연근무·재택근무·육체적 강도·업무 강도·자율성·독립성·발전 가능성·직업 보람을 근무 여건을 구성하는 8개 요소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업별 근무 여건 지수를 산출했다. 여성은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는 일보다는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근로자들은 인지적 일자리, 개인 발전 가능성이 큰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고령층은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취업 경쟁에서 밀리며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작았다. 한은은 직업 만족도에서 임금뿐 아니라 근무여건이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할 확률은 근무여건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14.9%p 높았다. 특히 여성, 고연령, 고학력 근로자가 남성, 저연령, 저학력 근로자보다 근무여건에 따른 직업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실제 직업을 선택할 때 근무 여건을 주요 고려 사항으로 여기는 근로자 비중은 지난해 말 31.5%로 임금을 주요 고려 사항으로 여기는 비중(26.8%)을 넘어섰다. 근무여건을 중요시하는 취업자는 5년 전(22.4%)보다 9.1%p 증가했으나 임금수준을 주요하게 여기는 비중은 같은 기간 26.5%에서 0.3%p 늘었다.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은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 및 조사 전문가 △기타 전문 서비스 관리자 △법률전문가 △디자이너 등으로 나타났다. 육체적 활동이 적고 유연근무·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직업군이다. 근무여건 지수가 낮은 직업은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등 육체적 활동이 수반되고 단순 반복 위주의 강도 높은 업무가 많은 특징을 보였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 △금융보험 △교육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직업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은 근무여건 지수가 평균을 밑돌았다. 한은이 근무여건을 화폐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 성별 간 임금격차는 줄어들었다. 남성 대비 여성의 상대임금은 70.5%에서 73.6%로 상승했다. 이는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할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소득 불평등은 더 악화됐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 배율이 4.0에서 4.2로 증가했다. 이는 고소득 근로자들이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 데 주로 기인했다. 한은은 향후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직업을 선택 시 근무여건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여성, 고령층의 근무여건에 대한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됐다. 이수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여성,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선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기술 발전에 따라 근무방식 변화가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근무여건 개선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욱 유연한 근무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또한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23 14:55:31[파이낸셜뉴스]30대 미혼율이 20년 만에 3배 넘게 급증하면서 10명 중 4명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저학력일수록, 여성은 고학력일수록 미혼율이 높은 가운데 지난 10년간 미혼 인구 증가에 따른 여성의 노동공급 증가보다 남성의 노동공급 감소가 커 향후 미혼화 추세가 이어지면 노동시장이 위축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대 미혼율 42.5%...“저학력 남성, 고학력 여성일수록 미혼”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의 연령대별 미혼율 변화에 따르면 30대 미혼율은 지난 2000년 13%에서 2020년 42.5%로 3배 넘게 높아졌다. 40대의 경우 같은 기간 2.8%에서 17.9%로 늘어났고 50대는 0.8%에서 7.4%로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학력수준별 미혼 비중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핵심연령층(30~54세) 중 저학력 남성의 미혼 비중은 30.9%로 고학력 남성의 미혼율(27.4%)보다 3.5%p 높았다. 학력 수준에 따른 미혼비중 격차는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더욱 뚜렷하게 관찰돼 고학력 여성의 미혼 비중은(28.1%)은 저학력 여성의 미혼 비중(15.9%)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초혼연령은 남성의 경우 2000년 29.3세에서 지난 2022년 33.7세로, 여성은 같은 기간 26.5세에서 31.3세로 늘어났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의 비중인 생애미혼율도 지난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높아졌다. 이에 미혼인구 비중은 전연령대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체 인구로 보면 지난 20년간 미혼인구 비중은 3.2%p 상승했는데 특히 핵심연령층 내 미혼인구 비중이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p 증가하면서 총인구의 미혼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혼 남성·기혼 여성 늘어날수록 노동공급 총량↓미혼 인구 증가로 노동시장의 미혼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미혼인구 증가가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로 상반된다. 우선 미혼 남성이 늘어날 경우 노동 공급 총량은 감소된다.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지난 10년간 미혼 대비 각각 13%p, 16%p 높고 실업률은 약 4%p 낮다. 또 기혼 남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낮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길게 나타난다. 반면, 여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 대비 각각 19%p, 16%p 낮다. 또한 기혼 여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같이 미혼인구 비중 증가가 여성의 노동공급을 늘리고 남성의 노동공급은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핵심연령층에서 미혼인구 비중 증가로 인한 여성의 노동공급 증가보다 남성의 노동공급 감소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인구 증가가 고용과 근로시간 측면 모두에서 총 노동공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출산율이 역의 관계를 가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장기추세, 즉 노동공급 총량의 정점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점 수준도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수록 낮아지고 정점 이후 감소속도도 가팔라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율 높이고 미혼 인구 노동시장 참여 늘려야한국은행은 이같은 혼인율 하락에 따른 미혼인구 증가는 출산율 하락 등 미래 노동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혼인구 증가세는 역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흐름이므로, 인구 미혼화 대응 정책은 혼인율을 높여 노동공급 감소를 줄이는 완화정책과 함께 미혼인구의 특성에 맞게 근로환경을 개선하여 미혼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적응정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우선 인구 미혼화 완화정책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고용과 주거 등 출산을 둘러싼 경제·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일과 가정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유자녀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 경직성을 완화시켜 일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인구 미혼화 적응정책은 기혼에 비해 노동공급 성향이 낮은 미혼 인구의 특성에 맞춰 노동시장을 개선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미혼 근로자는 가족부양에 대한 부담이 낮아 상대적으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유연성이 높고 교육 투자 여력도 높아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미혼 근로자들의 노동공급 성향이 높아진다면, 이는 노동의 양적인 측면 뿐만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노동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미혼 근로자들은 유연한 일자리와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전통적이고 경직적인 고용 형태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나 직종에서는 노동공급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에 원격·유연근로제 등 근무방식의 다양화,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문화 등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1-08 11:04:32[파이낸셜뉴스] 개그맨이자 MC, 방송기획자인 송은이가 영화 제작의 문을 열었다.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오픈 더 도어’를 통해서다. 2015년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통해 콘텐츠 기획·제작에 나선 그는 현재 컨텐츠랩 비보, 미디어랩 시소 대표를 맡고 있다. '오픈 더 도어'는 제작비 10억 가량이 투입된 이 저예산 영화로 송은이와 30년 지기인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사건을 우연히 접한 장 감독이 단편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시나리오에 송 대표가 관심을 보이면서 한때 단란했던 한 미국 이민자 가족의 비극을 담은 71분 러닝타임의 장편으로 완성됐다.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시간 역순으로 진행된다. 한밤중 뉴저지의 한적한 마을. 치훈(서영주 분)이 매형 문석(이순원)을 찾아 김치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다가 엄마의 강도사건을 언급한다. 그러다 갑자기 "왜 불쌍하고 착한 우리 누나를 때렸느냐"고 추궁하고, 이에 매형은 "네 누나가 뭐가 불쌍하냐? 엄마 죽여 달라고 한 게 네 누나야!"라고 폭로하면서 분위기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다. 송은이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당시)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깊게 호흡을 마셔야 하는 그런 자극으로 다가왔죠. 영화 보고 나서도 너무 슬픈 생각이 들었어요. 나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 두 매형과 처남의 이야기가 ‘오픈 더 도어’라는 타이틀과 만나자 단지 흘러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서울예대 동문이 아니라 감독과 제작자로 만난 장항준 감독의 장점에 대해서는 “태도가 일관적이다”라고 말했다. “감독님은 새로운 그 어떤 것이 생겨도 사람들을 더 어렵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아요. 일상이나 현장이나 경계 없이 (태도가) 일관적입니다. 같이 일해 보니까 못써겠더라 그런 일이 없었죠(웃음).” 장항준 감독은 이런 송은이의 말에 “친한 사람끼리 동업하다가 원수가 되곤 하는데, 송은이와 저는 대학에서 처음 만나 벌써 32년 됐는데, 그때 송은이와 지금 송은이가 똑같다”고 말했다. “나이 먹고 돈이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지면 달라지기 마련인데, 송은이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문제 해결방식이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합니다. 신뢰의 뿌리입니다.” ■송은이 "웰메이드 코미디 영화 제작하고파"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공동 집필한 드라마 ‘싸인’(2011)전까지만 해도 둘은 지금처럼 자주 전화하던 사이는 아니었단다. 장항준 감독은 “('싸인' 집필 당시) 거의 잠도 못자고 일하던 시기였다”며 “대부분 전화를 안 받았는데 마침 그때 걸려온 전화를 받았더니 송은이였다”고 돌이켰다. “이거 오빠가 했어? 오빠가 쓴 거야? 오빠 잘되는 것 같아서 전화한 거야라고 말하더라고요. 우리 부부는 일하느라 주위 반응을 모르다가 그 전화를 받고 드라마에 대한 반향을 체감했죠.” 송은이는 “장항준 감독과 함께한 ‘씨네마운틴’을 좋아했다”며 “농담 가운데 뼈있는 이야기를 던져서 좋았다. 작가로서 한 ‘드라마의 제왕’도 발상이 재밌었다. 영화 ‘리바운드’는, 내가 이런 이유로 감독님을, 항준 오빠를 잘 따랐지라는 사실을 일깨워졌다”고 돌이켰다. 이날 인터뷰는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컨텐츠랩 비보 신사옥에서 진행됐다. 비보는 2021년 매출 100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으로 성장했고,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100억원대 자금을 투자받았다. 송은이는 “솔직히 이 사옥으로 이사올 때, 허세 부리려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마지막 사옥이라고는 생각하지 마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사업 확장에 대한 어떤 청사진을 갖고 지금까지 왔다기보다 매순간 충실하게, 부끄럽지 않은 행보를 지향했습니다. 솔직히 회사를 이렇게 오래할지 몰랐습니다. 팻캐스트 하면서 커가고 있는데요. 좋은 연봉을 받는 회사, 고학력자 없이도 성공하는, 좋은 사람이 모인 회사가 이렇게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평소 영화 애호가인 그는 영화를 또 제작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영화는) 허무맹랑한 코미디 말고 재미있는 (웰메이드)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0-31 12:57:14[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소집 대상에서 주요 직군 고학력자 직장인들을 면제하기로 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인 23일 "대학 교육을 받은 러시아 남성 중 금융, 정보기술(IT), 통신, 국영 언론 분야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징집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동원령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번 징집이 저항이 비교적 덜한 지방이나 소도시, 소수민족에 동원이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동원령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당국은 당초 군복무 경험이 있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밝혔으나, 소수민족 지역에선 군복무 경험이 전무한 이들까지 징집되고 있단 주장도 나왔다. 인권 운동가들 사이에선 러시아 당국이 수도와 중심지 젊은층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난한 소수민족 지역에만 전쟁 부담을 지우고 있단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러시아 극동 몽골 접경 지역인 부랴트공화국에는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지 불과 24시간 만에 3000건 이상의 징집 통지서가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 소속 사하자치공화국 출신 사르다나 압크센티예바 의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주민이 300명인 마을에서 남성 47명이 소집됐다.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동원의 편중성에 대해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도 "과도한 행동(동원령)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사회 내 날카로운 반응을 유발하고 있다"고 텔레그램에 올렸다. 이와 관련 지난 주말 러시아에서는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CNN은 지난 24일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 참가자 700여명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보낼 30만 명 규모의 예비군 동원령이 발표된 이후 반발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24일에는 전국에서 32개 지역에서 72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앞서 21일에는 38개 지역에서 1300명 이상이 체포됐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9-26 08:15:55평균 수명 증가와 출생인구 감소, 고령화로 인한 국내 경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저연령·고학력·고숙련 이민자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이민정책 점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동욱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15일 법무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한 이민정책 방향' 대토론회에서 영국·캐나다 등 외국의 이민정책을 참고해 우리나라도 점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먼저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 3757만명에서 2030년 3395만명으로 감소하고 2067년에는 1784만명으로 2017년 대비 52.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0명 중 5명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다. 김 교수는 "현재 고용허가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매우 한시적이고 유입되는 고학력자 중 숙련 근로자나 전문직 종사자 비중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이민 점수제 도입을 통해 우수 인재에게 가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학력, 언어능력, 직업 경력 등을 충족하는 등 일정점수(67점)을 넘어야 이민을 허용하고 있다. 호주도 연령, 학력, 외국어 등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성공적인 외국인 유입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성장을 위한 목표에 부합한 외국인 인재 유치 정책을 위해 점수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제 난민과 미등록이주아동에 관한 정부의 전향적인 포용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나왔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한국 사회는 이미 이민자에게 제조업, 농수산업, 서비스업 등 완벽히 의존하고 있지만 역차별과 혐오가 존재한다"며 "이주민에 대해 '차단, 통제' 접근이 아닌 공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 난민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정책 결정 단위가 없고, 집행 구조도 분산 △난민정책이 법무부 외청보다 낮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라는 하위 기구서 결정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와 비교해 난민 보호 정책이 미달되고 중장기계획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천명당 난민수용 인원은 0.04명으로 전 세계 난민 수용국 중 139위다. 이 변호사는 "중기적으로 난민법을 국제인권기준에 맞게 개정하고 행정조직도 개편해 전담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난민인정절차 개선, 난민신청자와 인도적 체류자 처우개선을 해야 한다. 또 사회통합 관련 국민 교육 및 혐오차별 방지 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민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맞춤형 이민정책 추진,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외국인을 적극 수용하는 포용적 이민정책을 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1-11-15 18:09:05[파이낸셜뉴스] 평균 수명 증가와 출생인구 감소, 고령화로 인한 국내 경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저연령·고학력·고숙련 이민자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이민정책 점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동욱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15일 법무부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한 이민정책 방향' 대토론회에서 영국·캐나다 등 외국의 이민정책을 참고해 우리나라도 점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먼저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7년 3757만명에서 2030년 3395만명으로 감소하고 2067년에는 1784만명으로 2017년 대비 52.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0명 중 5명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다. 김 교수는 "현재 고용허가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매우 한시적이고 유입되는 고학력자 중 숙련 근로자나 전문직 종사자 비중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이민 점수제 도입을 통해 우수 인재에게 가점을 적용할 필요가 있따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학력, 언어능력, 직업 경력 등을 충족하는 등 일정점수(67점)을 넘어야 이민을 허용하고 있다. 호주도 연령, 학력, 외국어 등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성공적인 외국인 유입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성장을 위한 목표에 부합한 외국인 인재 유치 정책을 위해 점수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제 난민과 미등록이주아동에 관한 정부의 전향적인 포용적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나왔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한국사회는 이미 이민자에게 제조업, 농수산업, 서비스업 등 완벽히 의존하고 있지만 역차별과 혐오가 존재한다"며 "이주민에 대해 '차단, 통제' 접근이 아닌 공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 난민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정책 결정 단위가 없고, 집행 구조도 분산 △난민정책이 법무부 외청보다 낮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라는 하위 기구서 결정 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와 비교해 난민 보호 정책이 미달되고 중장기계획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천명당 난민수용 인원은 0.04명으로 전세계 난민 수용국 중 139위다. 이 변호사는 "중기적으로 난민법을 국제인권기준에 맞게 개정하고 행정조직도 개편해 전담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난민인정절차 개선, 난민신청자와 인도적 체류자 처우개선을 해야 한다. 또 사회통합 관련 국민 교육 및 혐오차별 방지 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민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맞춤형 이민정책 추진,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외국인을 적극 수용하는 포용적 이민정책을 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1-11-15 11:51:29[파이낸셜뉴스] 비흡연자가 일터나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될 위험이 꾸준히 감소한 가운데 학력별로 간접흡연 피해 정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서 간접흡연 노출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 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성인 비흡연자 3만 명의 간접흡연 노출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교육 수준이 높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서 간접흡연 노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전체 학력계층 중 간접흡연 피해가 가장 적어진 것을 확인했다. 나머지 학력계층에서도 간접흡연 노출이 감소했으나 고학력 집단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8년 사이 국내 19세 이상 비흡연자 가운데 임산부와 만성 신장질환자를 제외한 30,027명을 나이, 학력, 소득, 직업 등 사회경제적인 기준에 따라 나누고 연간 간접흡연 노출을 분석했다. 간접흡연 노출은 최근 일주일간 직장과 가정에서의 간접흡연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와 소변 내 코티닌 수치를 기준으로 했다. 코티닌이란 니코틴이 몸에 들어가 생기는 대사물질이다. 일반적인 비흡연자는 코티닌 수치가 1ng/mL 이하로 나와야 정상이며 5ng/mL 이상 검출된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한다. 십년 사이 전체 대상자의 코티닌 수치는 평균 2.75ng/mL에서 0.56ng/mL로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간접흡연 피해가 없는 사람(코티닌 수치 5ng/mL 이하)의 비중도 51.1%에서 96.6%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간접흡연 노출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수준과 가계 소득, 직업에 따라 간접흡연 감소폭에 차이가 존재했다. 특히 학력이 높은 집단에서는 남녀 모두 간접흡연 노출 피해가 현저히 감소해, 간접흡연 노출에 있어서 교육 수준이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보다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자의 평균 코티닌 수치는 남성의 경우 3.70ng/mL에서 0.54ng/mL로, 여성은 3.01ng/mL에서 0.46ng/mL로 대폭 감소해 전체 학력계층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남성의 최종학력별 평균 코티닌 수치는 △대졸자 0.54ng/mL △고졸자 0.66ng/mL △중졸자 0.71ng/mL △중학교 미만 0.63ng/mL였으며, 여성은 △대졸자 0.46ng/mL △고졸자 0.56ng/mL △중졸자 0.65ng/mL △중학교 미만 0.61ng/mL였다. 학력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서 남녀 모두 간접흡연 노출이 최소화될 수 있었던 것은 고학력자들이 근무하는 장소가 주로 대형 사업장에 몰려있었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공장소는 실내 금연 정책이 제정된 직후부터 흡연 제한이 이뤄진 반면, 소규모 사업장은 2015년이 다 되어서야 실내 흡연이 금지되면서 간접흡연 노출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을 것으로 판단됐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교육 수준이 간접흡연 노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 등에서 간접흡연 노출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흡연 규제 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니코틴과 담배 연구(Nicotine & Tobacco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5-03 13:5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