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가계 통신비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책 효과는 사실상 없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의석 과반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이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제출 의무 등을 포함한 법안 처리를 추진하면서다. 야당안이 통과될 경우 시장 경쟁 및 장려금 축소 등 부작용을 키워 단통법 폐지 이후 가계 통신비 부담이 오히려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조금 사라질수도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민주당 김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은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자료제출 의무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 △과도한 지원금 차별 발생 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사후규제 등이 핵심 조항으로 담겼다. 그러나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려는 법안 취지와는 달리 통신 시장 왜곡을 키울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이동통신사·제조사·유통사 등의 자율 경쟁을 차단함으로써 통신비 인하 요인이 사라질 것이란 이유다.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 조항은 가입유형·요금제·거주지역·나이 등과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지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통신사의 각종 프로모션 정책이 모두 불법이 되는 셈이다.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지원금이 일제히 줄어든 사례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미국·유럽·일본 등 전세계 주요국은 지원금 지급 기준 및 규모를 시장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떠한 소비 제품도 이 같은 규제를 하는 경우가 없다"며 "이 논리라면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의 가격이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에서 모두 같아야 한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장려금 제출 의무시 해외 경쟁력 악화2017년 일몰된 제조사의 장려금 제출 의무 부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조항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대리점 또는 판매점에 직접 지급한 장려금 규모와 단말기 출고가 등에 대한 자료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내도록 했다. 보조금 정보 제출을 강제하면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법안 의도와는 반대로 글로벌 제조사들이 영업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장려금을 최대한 축소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 제조사의 해외 경쟁력 악화도 불가피하다. 판매장려금을 운영하지 않거나 더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해외 국가에서 국내 제조사에 추가 보조금 지급을 압박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제출을 법안에 명시해 규제하고 있는 국가는 전무하다. 반면 국민의힘이 낸 안에는 이 같은 의무 조항이 없다. 홍대식 서강대 교수는 "과거 단통법 제정 당시에도 판매장려금 제출 의무 조항이 문제가 됐다. 장려금이 공개될 경우 제조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조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어 실질적 단말기 인상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11-20 18:03:05경제단체가 과도한 상속세를 현실에 맞춰 개편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행 고율의 상속세를 바꿔야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경제활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지난 7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인하하고, 기업 최대주주 할증과세(20%)를 폐지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여야는 국회에서 상속세법 개정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재계가 "상속세 부담 완화"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상속세 개편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응답자의 73.4%가 상속세 완화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76.4%는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상속세는 25년간 어느 정부도 손대지 못했다. 그사이 물가는 많이 올랐다.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자산가치는 급등했다. 2022년 기준 우리 국민이 납부한 상속세 결정세액은 19조3000억원으로 10년 전의 10배가 넘는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속세가 중산층에 징벌적 세금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상속세 부담이 경제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계속돼 왔다. 그러나 소득 양극화 심화, 대기업 특혜, 초부자 감세 논쟁에 상속세 개편은 늘 불발로 끝났다. 대한상공회의소도 18일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개편 이유를 △기업 계속성 저해 △경제 역동성 둔화 △글로벌 스탠더드와 괴리 △이중과세 △탈세 가능성을 꼽았는데, 한경협 여론조사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상의는 특히 상속세 부담에 기업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현행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 20% 할증이 적용되면 세율은 60%까지 올라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26%)의 배가 넘고, OECD 국가 중 세율이 가장 높다. 고율의 상속세를 내려고 물려받은 회사 지분을 팔거나 담보로 대출을 받아 내야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아 세금을 덜 내려는 편법도 성행한다. 이 과정에서 투자나 주가부양에 소극적이 되고, 결과적으로 고용도 위축돼 경제활력을 떨어뜨린다.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이민'까지 늘고 있다. 상속세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는 재계의 호소는 이처럼 현실적이다. 여야는 상속세 개정을 논의 중인데 정부안대로 통과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중산층이 늘어난 현실에 맞게 상속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여당과 달리 야당은 최대주주 할증 폐지 등은 고소득층만 혜택을 보는 '초부자 감세'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상속세 개정에 따른 세수 감소, 부의 재분배 등에 대한 이견과 논란은 당연할 수 있다. 한 해 4조원 정도가 줄어드는 세수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일도, 낡은 상속세율을 조정해야 하는 것도 모두 맞는 말이다. 이제는 상속세 개편에 따른 더 큰 긍정적 작용을 봐야 할 때다. 우리 경제는 2%대 성장률도 어려워 보이는 장기침체와 산업 생산성 후퇴, 일자리 감소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도록 규제를 풀고, 이것이 고용과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쟁과 지엽적 논란을 벗어나 세계적 추세와 흐름에 비해 과도한 상속세 세율을 조정하고, 나아가 유산취득세로 상속세 체계를 전환하는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2024-11-19 18:08:00금융투자업계가 채권형 신탁·일임 업무처리와 관련한 자정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는 12일 규제 장치로서 '채권형 투자일임 및 특정금전신탁 리스크관리 지침'을 제정해 이날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침에는 채권형 투자일임과 특정금전신탁 운용 등과 관련해, 90일 초과 만기 미스매칭 시 투자자 동의 의무화, 편입자산 시가평가 의무화, 시장 급변 시 투자자 통지·자산 재조정 등 이행, 듀레이션·거래가격 등 관련 상시 감시체계 구축 의무화 등이 규정돼 있다. 업계는 금융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과도한 영업 관행 개선과 시장 충격 시 계약 유동성 관리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한 추가적 개선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는 2년 전 증권업계 고유자금 남용 사례에 대한 예방적 성격이 강하다. 지난 2022년 일부 증권사에서 계약기간보다 만기가 더 긴 자산을 편입한 채권형 신탁·일임 계약에서 편입자산의 시장 매도가 어려워지자 고객들에 대한 환매 대응을 위해 회사 고유자금 사용해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해당 증권사들은 당시 논란 이후 사태 수습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채권형 신탁·일임 계약 관련 고객 위험고지 강화, 정상 매매가격(괴리율) 기준 설정 및 이상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 영업,운용,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전반에 걸쳐 자체 개선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왔다. 환매 중단 및 지연 등의 문제가 되었던 계약에 대해서는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적법한 내부 절차 등을 통해 환매를 진행하는 등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1-12 18:03:31[파이낸셜뉴스]금융투자업계가 채권형 신탁·일임 업무처리와 관련한 자정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는 12일 규제 장치로서 '채권형 투자일임 및 특정금전신탁 리스크관리 지침'을 제정해 이날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침에는 채권형 투자일임과 특정금전신탁 운용 등과 관련해, 90일 초과 만기 미스매칭 시 투자자 동의 의무화, 편입자산 시가평가 의무화, 시장 급변 시 투자자 통지·자산 재조정 등 이행, 듀레이션·거래가격 등 관련 상시 감시체계 구축 의무화 등이 규정돼 있다. 업계는 금융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과도한 영업 관행 개선과 시장 충격 시 계약 유동성 관리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한 추가적 개선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는 2년 전 증권업계 고유자금 남용 사례에 대한 예방적 성격이 강하다. 지난 2022년 일부 증권사에서 계약기간보다 만기가 더 긴 자산을 편입한 채권형 신탁·일임 계약에서 편입자산의 시장 매도가 어려워지자 고객들에 대한 환매 대응을 위해 회사 고유자금 사용해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해당 증권사들은 당시 논란 이후 사태 수습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채권형 신탁·일임 계약 관련 고객 위험고지 강화, 정상 매매가격(괴리율) 기준 설정 및 이상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 영업,운용,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전반에 걸쳐 자체 개선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왔다. 환매 중단 및 지연 등의 문제가 되었던 계약에 대해서는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적법한 내부 절차 등을 통해 환매를 진행하는 등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그간 증권업계에 지속되었던 불합리한 점들을 재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우리 업계 전체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신탁·일임 산업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1-12 14:32:10[파이낸셜뉴스] 한 대형마트가 비곗덩어리를 팔아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북 경산시에 거주하는 제보자 A씨는 지난달 말, 인근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구매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언뜻보기엔 평범한 돼지고기 같지만, 잘라보니 절반 이상이 비계였던 것. A씨가 이를 따지자, 정육 코너 관계자는 "절대 고의가 아니고 실수다. 교환이나 환불해 드리겠다. 오시면 고기 좀 더 드리겠다"라며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반장에 "어떻게 이걸 모를 수 있나. 이걸 정말 몰랐다면 정육점을 운영해선 안 되지 않나"라며 "아직 마트에 다시 가지 않았고, 고기도 그대로 있다. 평소 애용하던 대형마트에서 이런 황당한 일을 겪어 제보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장난하나. 저걸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어딜봐서 실수냐" "고기 자르고 얼마나 황당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7월 4일에도 농축산물 전문 마트에서 비계 삼겹살을 판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40대 B씨는 인천 모 구청에 "지난 2일 오후 집 근처 마트에서 삼겹살을 구매했지만 비계가 과도하게 많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아내가 마트에서 삼겹살을 구매했는데 저녁에 보니 대부분 비곗덩어리였다"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마트에 환불하러 갔다"고 주장했다. B씨 아내가 구입한 삼겹살의 가격은 100g당 2650원으로, 삼겹살 624g을 쿠폰 할인을 받아 1만4650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마트 측은 "본사 지침에 맞춰 품질을 관리하는 데 이런 논란이 생겨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환불 방침을 전달해 드렸고, 사실관계 파악과 함께 앞으로 지방 제거 등 축산물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08 07:50:07기업공개(IPO) 주관사들이 상장 전 미리 해당 기업에 지분투자를 할 경우, 사전취득분에 대한 의무보유 기준·기간이 강화될 예정이다. 현행은 지분을 취득한 가격과 실제 공모가 괴리율이 50% 이상일 경우 6개월, 50% 미만이면 1개월 동안 보유 주식을 매도하지 못한다. 상장 직후 매물 출회를 막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취득가와 공모가의 괴리율이 30%이상이면 6개월, 30%미만이면 3개월 동안 의무보유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유관기관과 IPO 주관업무 개선방안 관련 보완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주관사 책임 강화 일환으로 공모가 산정 관련 내부기준 및 절차 마련을 의무화하는 한편 주관사의 사전취득분에 대한 의무보유 기준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 등을 계기로 IPO 주관사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주관사의 기업실사 항목, 방법, 검증 절차 등 준수사항을 규정한 것. 일례로 A 주관사는 IPO 실시기간 중 회사의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고 공모가 재평가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후 상장 3개월 만에 해당 회사는 실적 발표와 동시에 주가가 급락했다. 즉 취득가와 공모가의 차이가 큰 것도 주관사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또 일각에서는 IPO 주관 업무 단계별 수수료 등을 계약에 명시토록 하고 공모가에 연동해 주관사에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해 공모가 상승을 유도하는 등 수수료 이면계약 사례도 발견돼 금지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당국 역시 최근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공모가부터 적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공모가 산정 시 과도한 추정치를 사용하거나 부적절한 비교기업을 선정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앞으로는 주관사가 주요 평가요소의 적용기준과 내부 검증절차 등을 자체적으로 마련토록 했다. 또 수요예측 제도 역시 기관투자자의 참가자격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모색되고 있다. 통상 주관사가 발행사와 협의해 희망공모가 밴드를 내놓으면 5영업일간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주문을 받아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다. 이때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영업기간이나 위탁재산규모 등도 고려하고,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공모주 우회청약 방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개입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프리IPO가 자칫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관사들이 상장 전에 지분투자(프리IPO)를 하는 것은 보통 단기성과를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의무보유 확약을 통해서도 이해상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10-29 18:05:06[파이낸셜뉴스] 지하주차장 철근이 누락돼 논란이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에서 설계상 필요한 양보다 최대 20% 많은 철근을 주문해 시공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H가 당초 용인된 추가 허용치를 훨씬 초과한 300~400t씩 철근을 더 주문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비용 부담까지 파악하지 못해 '관리·감독 기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철근 누락' LH 23개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다. 이에 따른 철근 주문 금액은 설계 때 산출한 것보다 최소 4억원에서 최대 85억원까지 늘었다.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t)보다 19.5%(353t) 많은 2165t 주문해 시공했다. 철근 자재비는 12억원 늘었다. 오산 세교2 A-6블록은 철근 주문·시공량(4159t)이 설계량(3945t)보다 5.4%(214t) 많았다. 철근 주문 금액은 43억원으로, 설계 때 예상보다 24억원 증가했다. 화성 비봉 A-3블록의 경우 철근 주문량(1만1240t)이 설계량(1만793t)보다 4.1%(447t) 많았고, 비용은 14억원 늘었다. 전반적인 공사 과정에서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철근을 주문하고도 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을 잡아내지 못했던 LH의 허술한 감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사라진 철근의 소재를 LH가 전혀 파악하지 못해 추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추가 비용은 추후 설계변경 및 준공 정산을 통해 LH에 청구될 수 있는데, 이는 국민 세금의 누수로 LH의 방만한 예산관리로 직결되는 문제다. 철근은 시공사가 직접 주문·결제하는 자재다.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량보다 철근 시공량이 247t 적은데도 철근 주문액은 설계 때 예상한 73억원의 2배가 넘는 158억원이었다. 가파르게 오른 철근 가격을 고려한다 해도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설계 당시 예상액보다 실제 철근 주문액이 2배 이상 늘어난 단지는 양주 회천 A-15블록, 오산 세교2 A-6블록, 평택 소사벌 A-7블록 등 4개 단지다. 파주 운정3 A-23블록은 철근을 설계량보다 134t(1.2%) 더 썼는데, 주문액은 설계 때 예상치인 66억원에서 93% 늘어난 128억원이었다. 철근은 설계에 맞춰 공장에서 가공해 현장에 들어오는 만큼 '철근은 줄고, 비용은 늘어나는' 기형적 부실 관리의 책임이 LH에 더 부과될 수밖에 없다. 김은혜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음에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철근 누락 아파트가 나타날지 모른다. LH의 감리·감독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10-10 11:34:37서울 그린벨트 해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8·8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과 인근의 그린벨트를 풀어 8만가구를 공급하기로 발표한 것. 정부는 서울 그린벨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오는 11월에 신규 택지 후보지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래 세대를 위해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풀어야 할 때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이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서울 강남권에서 싼값에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는 시그널만으로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최근 '금단의 땅, 빗장 열리는 서울 그린벨트'를 주제로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와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를 모시고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8·8 대책'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이창무 교수=지금껏 나왔던 정책 가운데 공급에 치중한 방향성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실효성이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종합적인 '선물세트'다. ▲이현석 교수=공급 사이드를 총망라한 대책이다. 전 정부 정책이 너무 수요 억제에 집중되다 보니 규제 정책들은 거의 없다. 또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 실행성 담보를 위해서 차후에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책 키워드는 서울 그린벨트 해제다. 현시점에서 그린벨트 카드를 내놓은 것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창무=이번 대책에서 그린벨트 활용은 사실 일부분이다. 하지만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아파트 공급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지금은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대기수요로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게 그린벨트 활용이라고 본다. 많은 부작용과 논란은 있겠지만 기대심리를 조금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현석=그린벨트 해제는 YS정부 이후부터 계속 한번씩 돼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제할 만큼의 공공성이 있느냐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는 시급성·필요성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인정된다. 왜냐하면 3기 신도시를 활용해 집값 안정을 못하니 도심에 인접해 있는, 특히 강남에 인접해 있는 그린벨트를 활용해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자는 것이 목적이다. 일정 부문 효과도 예상된다. 단, 정말 공공성이 담보돼야 한다. 임대주택 물량을 상당 부분 넣고, 택지매입 단계부터 리츠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방법들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현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정부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이창무=사실 재건축 부담금은 여야가 합의를 못하는 부분이라 현실성이 부족하다. 국토부는 때마다 그린벨트를 활용하고 싶어했다. 서울시의 반대로 막혔는데 이번 해제는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 시장하고 합의하는 구도 속에서 나왔다. 해제는 기정사실이고 속도의 문제만 남은 것 같다. 과거 MB정부 때를 보면 강남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이 빠르게 진행됐다. 과거 경험도 있고, 강남권의 그린벨트를 활용한 공급 대책이 다른 것보다 현실성이 더 높다. ―그린벨트 이슈 가운데 하나가 주택용지로 사용 가능한 땅이 있느냐다. 원칙적으로 1~2급지는 해제가 어렵다. ▲이현석=강북 그린벨트는 산지가 많지만 강남은 방이동·서울공항 근처 등 활용 가능한 땅이 어느 정도 있다. 인접한 과천에도 가용할 수 있는 그린벨트가 있다. 신도시보다 그린벨트 토지 매수가 빠를 수는 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갈등도 나타날 수 있다. 토지주들도 만족시키고, 공공성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필요해 보인다. ―그린벨트 해제 반대 논리 가운데 핵심이 '미래 세대'를 위한 땅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창무=여러 논리 가운데 가장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미래 세대를 위해서 남겨둔 땅'이라는 지적이다. 지금 나타나는 현상을 보자. 인구는 축소기에 접어들었다. 또 청년들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도시 자체도 축소하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 세대가 누구일까 따지면 지금이라는 것이다. 즉, 지금의 청년층이 기다려왔던 미래 세대다. 도시의 평면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쳤지만 결과적으로 나온 건 정반대다. 서울은 출퇴근시간이 가장 긴 도시 가운데 하나다. 그린벨트라는 권역을 남겨두고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들이 비용을 덜 들이면서 살 수 있는 도시공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마지막 찬스다. ▲이현석=미래 세대가 누구냐는 개개인 혹은 각 세대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주거시장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만드는 게 어떻게 보면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이라고 본다. 또 글로벌 트렌드는 '콤팩트 시티'다. 3기 신도시까지 나가는 것도 상당히 '오버'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제일 먼저 할 것은 재개발·재건축 고밀화이고, 두 번째는 서울 인접지 그린벨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린벨트 해제가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창무=각 정부마다 공급대책을 만들어 왔다. 수도권 외곽에 수많은 택지개발지구들이 있다. 서울 그린벨트를 못 푸니 인근에 검단·김포 신도시를 조성해 왔다. 검단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강남 아파트 가격이 안정될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원하는 곳에 주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택이어야 한다. ▲이현석=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린벨트를 해제했을 때 공공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 즉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 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투자처가 강남밖에 없다는 게 전국적인 생각인 것 같다. 강남과 같은 고급 주거단지를 더 만들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파격적인 제안일 수 있지만 판교나 분당까지 연담화해서 고급주거지로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 그린벨트 해제가 수도권 집중 가속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창무=수도권 집중 가속화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 어느 곳을 개발하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그린벨트를 푼다는 게 추가적으로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주택 공급이 수도권 집중화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도권 과밀화는 주택 공급이 아니라 일자리 등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이현석=그린벨트 해제가 지역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로 사람들이 몰린다. 주택의 부족, 인프라의 부족을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린벨트 문제까지 나온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 집중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논리로 봐서는 안 된다. 서울이 성장할수록 국가 경쟁력은 높아진다. 지방을 서울과 같이 살려 갈까 하는 것은 또 다른 논의이고 문제다. ―MB 정부 때 강남권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했다. 집값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부작용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이창무=MB정부 때 그린벨트 해제는 2009년 초에 발표되고, 2012년에 입주가 이뤄졌다. 굉장히 빠른 속도다. 당시 반값 아파트를 임대뿐 아니라 공공분양에도 담았다. 반값 아파트 분양물량이 나오면서 강남권 수요들이 대기수요로 전환됐다. 이후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2013~2014년까지 계속 이어졌다. 물론 여러 부작용 등 문제도 있었다. 공공에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니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이 망가진 것이다. 시장은 왜곡됐지만 어느 정도 가격 안정효과가 나왔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 역시 '영끌' 수요를 대기수요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안이 담기면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MB정부 때 그린벨트 해제가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공공소유 토지가 상당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사유지가 적지 않다. 예전처럼 그린벨트 토지보상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없다.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 속도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 소유주들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리츠를 그린벨트에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은 대안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에 대해 진단해 보겠다. '8·8 대책'을 내놓은 것도 최근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이창무=불확실한 시장이다. 공급이 위축돼 있는 것은 확실하다. 반면 수요는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통계청의 가구추계를 보면 주요 매수세력인 1인가구가 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청년 1인가구의 증가량이 2023년은 마이너스다. 과도한 구매 수요를 만들어냈던 계층들이 다시 부활을 해서 (수요를) 만들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가 올 들어 누적으로 5% 남짓 상승했는데 그렇게 강한 상황은 아니다.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는 수급의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이현석=강남을 중심으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주택시장이 과열되는 이유를 찾기 힘들다. 현재는 2~3년 전에 위축됐던 시장이 회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인허가 물량이 크게 줄면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전체 대담 내용은 파이낸셜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성석우 기자
2024-09-03 18:49:33서울에서만 5개 단지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27일 재초환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지자체는 5개월 내인 이달말까지 부담금을 통보해야하기 때문에 향후 부과 대상 단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7일 서울시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통보된 단지는 서울에서만 5개 단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3월 재초환법 개정 당시 재초환 부과 단지 5곳이 부과가 유예됐으며 현재 부과 통보가 된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현대 아파트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트빌라, 은평구 연희빌라 등이다. 역삼아트빌라의 경우 5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가구당 평균 1000만원 가량의 부담금 부과가 확정된 상태다. 부담금 부과와 관련 통보 후 90일내 제기할 수 있는 이의제기도 없어 부담금 납부가 확정됐다는 게 관할자치구인 강남구 설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단지들은 부담금 산정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포현대의 경우 가구당 평균 1억6000만원의 부담금이 통보된 이후 조합은 집값 상승분 등 초과 이익이 과도하게 산정된 것으로 보고 법정대응에 나섰다. 연희빌라 역시 부담금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재초환 부담금은 주택가액을 산정해 책정해야하는데, 연희빌라는 주택가격을 산정할 만한 거래가 많지 않은 데다 인근 유사단지도 별로 없어 새롭게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정해야하는 상황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현재 감정 평가를 진행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이 경우 분담금 산정에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초환 부담금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에도 부담금 부과는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의 경우 현재 4개 단지에 추가로 재초환 부담금 부과를 통보한 상태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재 1개 단지에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됐고, 이후 4개 단지 조합에 추가적으로 부담금 부과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 대상은 전국 68개 단지로, 국토부는 한 가구당 평균 1억원 수준의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재초환 개정법에 따라 부담금 재산정이 불가피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희 전국재건축조합연대 대표(성수장미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위원장)는 "재초환법이 개정됐지만 부과 기준을 두고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부과 기준에 따라 정상 주택 가격상승분만 포함해 산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 등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초환법은 폐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담금 부과가 재건축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초환은 양도세, 재산세 등과 중복되는 이중과세 논란 등으로 현 정부 인수위에서도 폐지가 논의된 바 있다"며 "지난 3월 재초환법 개정으로 재초환 부담금 부과 기준이 완화됐지만, 기본적으로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8-07 18:04:28[파이낸셜뉴스] 서울에서만 5개 단지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27일 재초환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지자체는 5개월 내인 이달말까지 부담금을 통보해야하기 때문에 향후 부과 대상 단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7일 서울시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통보된 단지는 서울에서만 5개 단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3월 재초환법 개정 당시 재초환 부과 단지 5곳이 부과가 유예됐으며 현재 부과 통보가 된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현대 아파트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트빌라, 은평구 연희빌라 등이다. 역삼아트빌라의 경우 5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가구당 평균 1000만원 가량의 부담금 부과가 확정된 상태다. 부담금 부과와 관련 통보 후 90일내 제기할 수 있는 이의제기도 없어 부담금 납부가 확정됐다는 게 관할자치구인 강남구 설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단지들은 부담금 산정을 둘러싸고 이견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반포현대의 경우 가구당 평균 1억6000만원의 부담금이 통보된 이후 조합은 집값 상승분 등 초과 이익이 과도하게 산정된 것으로 보고 법정대응에 나섰다. 연희빌라 역시 부담금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재초환 부담금은 주택가액을 산정해 책정해야하는데, 연희빌라는 주택가격을 산정할 만한 거래가 많지 않은 데다 인근 유사단지도 별로 없어 새롭게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정해야하는 상황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현재 감정 평가를 진행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이 경우 분담금 산정에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초환 부담금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에도 부담금 부과는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의 경우 현재 4개 단지에 추가로 재초환 부담금 부과를 통보한 상태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재 1개 단지에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됐고, 이후 4개 단지 조합에 추가적으로 부담금 부과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 대상은 전국 68개 단지로, 국토부는 한 가구당 평균 1억원 수준의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재초환 개정법에 따라 부담금 재산정이 불가피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희 전국재건축조합연대 대표(성수장미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위원장)는 "재초환법이 개정됐지만 부과 기준을 두고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확한 부과 기준에 따라 정상 주택 가격상승분만 포함해 산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 등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초환법은 폐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담금 부과가 재건축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초환은 양도세, 재산세 등과 중복되는 이중과세 논란 등으로 현 정부 인수위에서도 폐지가 논의된 바 있다"며 “지난 3월 재초환법 개정으로 재초환 부담금 부과 기준이 완화됐지만, 기본적으로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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