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만 한 당신, 비만 환자된다(?)’ 회사에 입사할때는 호리호리한 몸매를 자랑하던 신입직원도 회사생활에 익숙해져가면서 점차 몸이 불기시작, 어느새 선배들의 몸매와 닮아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는 ‘일은 힘든데 왜 자꾸 살이찌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동료도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의 주범은 바로 과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비만클리닉 류갑순 과장은 최근 “지난 2002년 봄 3주동안 비만클리닉을 찾은 환자 50명 가운데 18%에 해당하는 환자가 과로로 인한 비만환자였다”고 밝혔다. 류과장은 “이같은 비만은 과로로 인해 활동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섭취한 칼로리를 처리할 수 있는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게다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기운이 부족해져 운동이나 활동으로 인한 칼로리 소비가 불가능해지면서 비만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고 설명했다. 과로로 인한 비만환자는 절대로 굶어서 살을 빼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식사량이 줄어들면 전체 칼로리 섭취가 줄게돼 비만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신체 전반적인 에너지가 저하돼 발생하기 때문에 적당한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동시에 섭취한 칼로리를 운동을 통해 소모하는 것이 기본적인 대처방법이다. 류과장에 따르면 운동을 할 때는 힘들게 운동을 해 단시간에 비만을 해결하겠다는 ‘독한 마음가짐’보다는 가벼운 산책과 걷기가 오히려 효과적이다. 이는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과도한 운동을 하면 안그래도 없는 기운이 더욱 소진돼 원활한 신진대사를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말이다. 과로로 인한 비만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인체를 7구간으로 나눠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베가(VEGA)’ 검사를 통해 각 장기의 기능이상, 허약상태, 생체능력 등을 검사, 과로한 육체가 보이는 신체 면역기능 저하나 과민반응 등이 나타나면 과로로 인한 비만으로 판단한다. 치료는 허약해진 기운을 보충해주는 인삼, 황기 등의 약을 처방하거나 전기지방분해침과 함께 운동, 식이요법을 동시에 실시한다. 이외에도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로마오일을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근육이 많아 단단해진 살을 빼고 싶을때는 호호바 오일 100㏄에 사이프러스 30방울, 쥬니퍼 20방울, 펜넬 10방울 등을 섞어 5분정도 강하게 마사지 한다. 이후 마사지 부위를 랩으로 감고 사우나나 욕실에서 적당히 땀을 낸 다음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하면 된다. /조남욱기자
2003-05-15 09:31:36[파이낸셜뉴스] 직장 스트레스로 1년 만에 체중이 20kg 늘어난 중국 여성이 퇴사 후 건강을 되찾았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 ‘과로비만’이 화두가 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HCMP)’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에 사는 24세 여성 오우양 웬징 씨는 직장에의 스트레스로 인해 1년 만에 체중이 60㎏에서 80㎏으로 늘었다. 웬징은 다니던 직장이나 직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자신의 직업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재앙’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종종 초과근무를 했고, 교대 근무가 불규칙했으며, 배달 음식으로 모든 끼니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105kg까지 체중이 늘었던 웬징은 이후 4년 동안 45kg을 감량했다. 하지만 직장 때문에 이 노력이 무산됐고 다시 체중이 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결국 웬징은 결국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현재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4만 1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다이어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체중 감량 경험은 ‘과로비만’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야채를 더 많이 먹고 고기를 덜 먹고 일이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309병원 영양부 의사인 쭈오샤오샤 의사는 중국 언론 헬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늦은 저녁 식사, 과식, 수면 부족이 ‘과로비만’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직원은 주당 40시간을 초과하여 일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회사가 이러한 규정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996’ 근무 문화가 여전히 널리 확산해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12 22:07:2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태종은 왕위를 셋째 왕자인 충령대군 세종에게 물려주었다. 태종은 사냥을 좋아해서 51세의 나이에 돌연 왕위를 세종에게 물려준 후에도 끊임없이 사냥을 즐겼다. 그러나 세종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사냥을 싫어했다. 1418년 세종 즉위년 가을에 태종은 세종과 함께 사냥을 나섰다. 세종은 20세이면서도 몸이 비만하고 동작이 느리고 날렵하지 못해서 건강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태종은 세종 몰래 영의정에게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고 몸이 비만하고 무거우니 마땅히 때때로 밖으로 나와서 몸을 노니셔야 할 것이오. 문무(文武)에 있어서 어느 하나에 치우쳐 다른 하나를 가벼이 할 수는 없는바, 나는 조만간 주상과 더불어 군사훈련용 사냥대회를 치르고자 하니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시오,”라고 했다. 상왕인 태종은 어떻게든지 세종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움직이게 하고자 했다. 체질로 보면 세종은 태음인에 가까웠다. 세종은 몸이 비만하고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를 싫어했다. 대신 방안에서 앉아서 책읽기를 좋아했고 육식을 즐겼다. 그러니 살은 점점 더 쪘다. 1431년(세종 13년) 세종이 33세가 되던 여름, 세종은 날이 더워 경복궁 2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양쪽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다. 마치 고황(膏肓)을 파고드는 듯한 통증이었다. 통증은 다음날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더니, 4~5일이 지나서 또 찌르듯이 아팠고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통증이 나타났다. 그러더니 등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면서 뻣뻣해지면서 고질병이 되었다. 세종의 등과 허리가 뻣뻣해지는 증상을 의관들은 ‘풍질(風疾)’로 진단했다. 의관들은 침구치료나 약물처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그래서 의관들은 세종에게 온천욕을 권했다. 그래서 임시로 궁 밖의 온천 근처에 행궁(行宮)을 지어 일정 기간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1435년(세종 17년) 세종이 37세가 되는 음력 4월 어느 날, 세종은 허리가 아파서 명나라 사신을 환송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세종은 도승지에게 “내가 몸이 좀 좋아지는 듯 하더니 요즘에 들어서 허리와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혔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작년에도 나와 동궁 모두 몸이 불편해서 진양대군이 대신해서 잔치상을 마련했는데, 올해도 역시 진양대군에게 대신 송별잔치를 베풀게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신하들은 명나라 사신들의 환송 잔치에 참석하지 못할지라도 마땅히 사신들을 접견해서 작별을 고하는 것이 예(禮)라고 청했다. “만일 평상시대로 회복되지 않으시면 오늘이라도 미리 작별을 고하시고, 만약 내일이라도 좋아지신다면 친히 송별연에 참석하시는 것은 해가 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다행히 세종의 증상은 조금 나아져서 태평관에서 사신들에게 작별인사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별연에는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세종은 오랫동안 않았던 소갈병(消渴病)과 풍습병(風濕病)이 점차 심해졌다. 심지어 세종 1441년(세종 23년) 43세 되던 봄에 이르러서는 안질(眼疾)까지 생겼다. 세종은 두 눈이 흐릿하고 깔깔하며 통증이 생기고 음침하고 어두운 곳은 지팡이가 아니고는 걷기에 어려웠다. 신하들은 세종이 어떤 일이든지 부지런하고 글과 법전을 밤낮으로 읽는 것을 좋아해서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온천욕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세종은 인헌왕후와 함께 한동안 온천 행궁에 머물렀다. 세종은 온천욕을 하면서 등과 허리의 통증이 줄어들고 눈도 밝아져서 흡족해 했다. 어느 정도 기간동안 온천 행궁 기거를 끝내고 환궁을 하는 도중에 안여(安輿, 왕의 가마)를 탔다. 그런데 가마꾼들이 안여를 매고 걸을 때마다 충격이 온 허리에 집중이 되었다. 온천욕으로 좀 부드러워진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다. 마치 허리에 뻣뻣한 마른장작 한 개가 들어서 있는 듯했다. 환궁을 한 세종은 장영실을 불렀다. 세종은 장영실에게 “내가 등뼈와 허리가 안 좋다는 것은 이미 알 것이다. 그런데 가마꾼들이 가마를 매고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끊어지는 듯하다. 따라서 내가 타는 안여를 고쳐야겠다. 허리에 오는 충격을 가마가 흡수해서 허리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고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장영실은 “시간을 좀 주신다면 소인이 잘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 했다. 장영실은 안여 자체가 탄력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서 낭창낭창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여를 서로 연결되어 있는 나무들을 너무 단단하게 고정을 하면 안되었다. 장영실은 여러 번의 실험을 반복했다. 가마꾼들이 시험삼아 안여를 매고 걷자 안여가 춤을 추든 위아래로 낭창거렸다. 성공이다. 세종의 명을 받든지 수 개월 만에 드디어 새로운 안여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안여가 만들어진 다음 해 1442년(세종 24년) 음력 3월, 세종은 행차를 떠나게 되었다. 세종은 이때 장영실이 새로 만든 낭창거리는 안여를 처음 탔다. 그런데 아뿔싸 충격을 흡수하게 하기 위해서 낭창거리게 만든 안여가 그만 허물어지고 말았다. 안여 안에 타고 있던 세종은 안여와 함께 내동이 쳐졌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허리 때문에 고친 안여 때문에 승하할 뻔 한 것이다. 의금부에서는 장영실을 데려다가 국문(鞫問)하였다. 그러나 세종은 “장영실은 죄가 없다. 내가 장영실에게 안여를 너무 딱딱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 죄라면 점점 굳어가는 내 허리와 등일 것이다.”라고 하면서 장영실을 풀어 주도록 했다. 1449년(세종 31년) 세종의 나이 51세, 시간이 흘러 다행스럽게 안질은 모두 나았다. 그런데 오른쪽 다리는 증상이 가벼워지는 듯 했지만 왼쪽 다리가 다시 아파졌다. 이제 혼자서는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거할 때면 반드시 신하들이 곁에 부축해야 했다. 세종은 온천욕을 하고자 했지만, 한 겨울이라 궁 밖으로 함부로 거둥할 수가 없었고 백성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라 행궁을 짓는 것도 마땅하지 않았다. 세종은 결국 다음 해 2월, 52세의 나이로 동별궁에서 승하했다. 세종의 허리와 등이 굳어지고 다리까지 번갈아 가면서 아픈 증상은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던 것 같다.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허리통증과 뻣뻣하고 강직된 허리증상이 주가 되지만 엉덩이 통증, 팔다리 관절통, 발꿈치 통증이 나타난다.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비만, 과로나 스트레스 또한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의관들이 풍질(風疾)이라고 한 것도 강직성 척추염을 대변한다. 풍(風)이란 병명은 갑자기 생기거나, 경련과 떨림이 있거나, 뻣뻣하게 굳어지는 경우에 붙인다. 경련성 마비를 일으키는 파상풍(破傷風)이 그렇다.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관절통에도 풍(風)자를 붙이는데, 통풍(痛風)이나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 있다. 또한 세종이 40대에 이르러 생긴 안구통과 시력저하는 강직성 척추염에 합병된 포도막염과 관련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항간에 세종의 안질을 소갈병에 의한 당뇨병성 망막증 때문이라는 말이 있지만 당뇨병성 망막증에는 안구통이 나타나지 않는다. 포도막염 또한 자칫 실명할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세종은 다행스럽게 회복되었다. * 제목의 〇〇〇 〇〇〇은 ‘강직성 척추염’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세종실록> ○ 세종 즉위년 무술(1418) 10월 9일. 上從上王, 田于雞山. 京畿都觀察使徐選來謁, 上王命: “自後觀察使勿見上王.” 嘗使河演諭政府, 六曹曰: “主上不喜游田, 然肌膚肥重, 須當以時出遊節宣. 且文武不可偏廢, 我將與主上講武.” (임금이 상왕을 따라 계산에서 사냥을 하는데, 경기도 도관찰사 서선이 와서 알현하거늘, 상왕이, “이 후부터 관찰사는 와서 알현하지 말라.”고 명하였다. 상왕이 일찍이 하연으로 하여금 정부와 육조에 유시하기를,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나, 몸이 비중하시니 마땅히 때때로 나와 노니셔서 몸을 존절히 하셔야 하겠으며, 또 문과 무에 어느 하나를 편벽되이 폐할 수는 없은즉, 나는 장차 주상과 더불어 무사를 강습하려 한다.”고 하였다.) ○ 세종 13년(1431년) 8월 18일. 遂引見宗瑞曰: “予得風疾本末, 卿必不知. 曩在景福宮, 方暑亭午, 暫御小樓, 當窓乍睡, 忽覺兩肩間刺痛, 翌日平復, 隔四五日又刺痛, 經宿微腫. 自此以後, 發作無時, 或經二三日, 隔六七日, 至今不絶, 遂成宿疾. 三十年前所御帶皆闊, 是知腰之減圍也. 중략.” (드디어 종서를 불러들여 보고 말하기를, “내가 풍질을 얻은 까닭을 경은 반드시 알지 못할 것이다. 저번에 경복궁에 있을 적에 그때가 바로 한창 더운 여름철이었는데, 한낮이 되어 잠시 이층에 올라가서 창문 앞에 누워 잠깐 잠이 들었더니, 갑자기 두 어깨 사이가 찌르는 듯이 아팠는데 이튿날에는 다시 회복되었더니, 4, 5일을 지나서 또 찌르는 듯이 아프고 밤을 지나매 약간 부었는데, 이 뒤로부터는 때 없이 발작하여 혹 2, 3일을 지나고, 혹 6, 7일을 거르기도 하여 지금까지 끊이지 아니하여 드디어 묵은병이 되었다. 30살 전에 매던 띠가 모두 헐거워졌으니 이것으로 허리 둘레가 줄어진 것을 알겠다. 중략.”라고 하였다.) ○ 세종 14년 기미(1432) 9월 4일. 傳旨承政院: “予比年以來, 風疾纏身, 中宮亦患風證, 多方攻治, 常不見效, 嘗欲浴于溫井, 恐其煩民, 默不敢言者有年. 乃今病候續發, 欲於明春幸忠淸道 溫水, 其議弊不及民之策以啓. 후략.” (승정원에 전지하기를, “내가 근년 이후로 풍질이 몸에 배어 있고, 중궁도 또한 풍증을 앓게 되어, 온갖 방법으로 치료하여도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일찍이 온정에 목욕하고자 하였으나, 그 일이 백성을 번거롭게 할까 염려되어 잠잠히 있으면서 감히 말하지 않은 지가 몇 해가 되었다. 이제는 병의 증상이 계속 발생하므로 내년 봄에 충청도의 온수에 가고자 하니, 폐단이 백성에게 미치지 않을 계책을 의논하여 아뢰라. 후략.”라고 하였다.) ○ 세종 17년 을묘(1435) 4월 1일. 上將餞使臣, 幸太平館, 下輦于御室, 命都承旨辛引孫曰: “予在宮中, 小有違和, 然謂可行禮, 今到此, 腰背硬直, 難於屈伸. 去歲崔使臣回, 予與東宮竝違和, 命大君代宴, 今亦依此, 欲令晋陽大君 瑈代宴. 其坐次, 使臣面南, 大君向西何如? 與政府六曹議之.” 중략. 上卽詣館, 與使臣辭別而還, 命晋陽大君 瑈代行餞宴. (임금이 장차 사신을 전별하려고 태평관에 거둥하여 연에서 내려 어실에서 도승지 신인손에게 명령하기를, “내가 궁중에 있을 때에는 조금 불편하기는 하나 예는 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더니, 지금 여기에 와서는 허리와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혔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지난해에 최 사신이 돌아갈 때에 나와 동궁이 모두 편치 못하여, 대군에게 명하여 대신 잔치하였으니, 지금도 역시 이 예에 의하여 진양 대군 이유로 하여금 대신 잔치하려 하는데, 앉는 차서는 사신은 남쪽으로 향하고, 대군은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어떠한가. 정부, 육조와 더불어 의논하라.”하였다. 중략. 임금이 곧 태평관에 나아가서 사신과 작별하고 환궁하여, 진양 대군 이유에게 명하여 대신 전별연을 행하였다.) ○ 세종 23년 신유(1441) 4월 4일. 都承旨趙瑞康等問安, 上曰: “予兩眼昏花澁痛, 自春以來陰暗之處, 非杖難行. 自浴以後, 亦無見效, 至前夜則披閱《本草》細注, 亦可見也.” (도승지 조서강 등이 문안드리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두 눈이 흐릿하고 깔깔하며 아파, 봄부터는 음침하고 어두운 곳은 지팡이가 아니고는 걷기에 어려웠다. 온천에서 목욕한 뒤에도 효험을 보지 못하였더니, 어젯밤에 이르러서는 본초서의 잔 주석을 펴놓고 보았는데도 또한 볼 만하였다.”라고 하였다.) ○ 세종 24년 임술(1442) 3월 16일. 大護軍蔣英實監造安輿, 不堅緻折毁, 下義禁府鞫之. (대호군 장영실 이 안여를 감조하였는데, 견실하지 못하여 부러지고 허물어졌으므로 의금부에 내려 국문하게 하였다.) ○ 세종 31년 기사(1449) 12월 3일. 上謂河演, 皇甫仁, 朴從愚, 鄭苯, 鄭甲孫曰: “予之眼疾則已矣, 語澁稍輕, 至於右脚之疾亦差, 卿等所知也. 近左脚亦痛, 起居必須人扶, 心有所思, 必驚悸. 중략. 其時予甚怪之, 今左脚之疾, 有時念之, 不覺氣乏, 久之乃平, 昔日可怪之事, 至於吾身矣. 朴堧, 河緯地浴溫泉乃差, 卿等亦有沐浴而離病者乎? 予亦浴于溫泉.” (임금이 하연, 황보인, 박종우, 정분, 정갑손에게 이르기를, “나의 안질은 이미 나았고, 말이 잘 나오지 않던 것도 조금 가벼워졌으며, 오른쪽 다리의 병도 차도가 있음은 경 등이 아는 바이지만, 근자에는 왼쪽 다리마저 아파져서, 기거할 때면 반드시 사람이 곁부축하여야 하고, 마음에 생각하는 것이 있어도 반드시 놀라고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두근거리노라. 중략. 그때에 내 매우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제 왼쪽 다리가 아픔에 때로 이를 생각하니, 기운이 핍진함을 깨닫지 못하다가, 오래 되어서야 평상으로 회복되고는 하니, 예전에 괴이하던 일이 내 몸에 이르렀노라. 박연, 하위지가 온천에서 목욕하고 바로 차도가 있었지만, 경들도 목욕하고서 병을 떠나게 함이 있었는가. 나도 또한 온천에 목욕하고자 하노라.”라고 하였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7-10 15:28:46[파이낸셜뉴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주말 외에도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부처님 오신날 등 쉴 수 있는 날이 많다. 직장인들의 경우 평일에 부족한 잠을 쉬는날 몰아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이 부족하다고 해서 몰아서 잘 경우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쉬는 날이더라도 평소 수면 시간보다 1~2시간 더 자는 것이 좋다. 하루 7~8시간 자야, 수면의 질도 중요해 수면장애는 최근 주목할 만한 질환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병원을 찾은 ‘수면장애’ 환자가 약 110만명으로 5년간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에서는 한국인 평균수면 시간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잠을 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인생의 3분 1을 잔다. 수면을 하면 낮에 쌓인 마음과 육체의 피로가 해소되고 인지기능이 강화된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이 같은 회복을 할 수 없다.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리듬이 깨져 쉽게 피로해지고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기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7~8시간은 자는 것이 중요하다. 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은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수면시간이 짧으면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체중 증가 및 복부비만, 더 나아가 대사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정 수면시간이 하루 7~8시간이지만 그것보다 적게 자더라도 다음날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 세계국제수면학회에 따르면, 5시간 이하의 잠을 자도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는 사람을 ‘쇼트 슬리퍼’, 10시간 이상 자야하는 사람을 ‘롱 슬리퍼’로 부른다. 황 교수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억지로 잠을 청하는 행위는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켜 불면증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누운 뒤 20~30분 동안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며 “조도를 낮추고 독서, 명상, 음악 감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시키고 잠이 자연스럽게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족한 잠 보충하더라도 +2시간까지만 평일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쉬는 날 잠을 보충하는 것은 좋다. 단, 주말 수면 보충에도 원칙이 있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되 총 수면시간을 2시간 이상 초과하지 않는 것이다. 주말에 너무 길게 몰아서 자면, 야간수면을 방해해 다음 날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져 생체리듬이 깨지고 면역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유지하고 운동은 잠들기 6시간 전, 음식 섭취는 3시간 전에 마무리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술을 먹으면 잠에 쉽게 들 수 있지만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주 뒤척여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하루에 1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액정화면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전반적인 수면 리듬을 늦춰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최근 따뜻한 봄 바람과 함께 찾아온 춘곤증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춘곤증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며 발생하는 일종의 생리적인 피로감으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햇빛을 보지 않고 일하는 직장인, 운동을 하지 않거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더 쉽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2주 이내로 증상이 사라지지만, 만약 피로감이 그 이상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극심한 피로, 심한 졸음이 나타난다면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4-30 14:07:15[파이낸셜뉴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을 뇌졸중이라 한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영구적인 후유증부터 심하면 사망 위험까지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최혜연 교수는 뇌졸중은 치료받더라도 △신체 마비 △언어장애 △삼킴장애 △발음장애 △시력장애 △치매 등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겨 예방이 중요하며 평소 위험인자가 있다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24일 조언했다. 최 교수는 "과거에는 뇌출혈 환자가 더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증가하면서 현재는 뇌경색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뇌졸중의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라고 경고했다. 최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앓고 있고,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의 4~5배의 이른다"며 “또 뇌졸중의 약 20%는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하는데, 부정맥 등 심장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 혈전이 혈관을 타고 흘러가서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정상인의 2배가량 뇌졸중 발병위험이 더 크다고 최 교수는 부연했다. 뇌졸중의 예방에 최우선 조건은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과로를 피하며,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당분과 소금,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리 뇌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혈압 등을 검사하는 기본 신체검사와 더불어 고위험군에서는 경동맥 초음파, 뇌 MRI, 뇌혈관 MRA 등의 영상 검사도 해볼 수 있다. 뇌 MRI로는 뇌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며, 뇌혈관 MRA는 뇌혈관의 모양을 검사한다. 뇌혈관 MRA로 미세혈관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주요 뇌혈관의 협착이나 동맥류 등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빨리 치료해야 한다.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이상증세, 또는 극심한 두통, 어지러움이 발생했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0-24 08:53:40[파이낸셜뉴스] 날씨가 추워지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추운 날씨보다 급격한 일교차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가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단일질환 사망률 1위…고혈압·심장질환·당뇨환자 위험↑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2가지로 나뉘는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뇌출혈)하는 질환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오기 때문에 뇌졸중은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단일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또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겨 환자 자신의 삶은 물론 가족들까지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한다. 최혜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론적으로 본다면 온도가 낮으면 혈관이 수축하고 이에 따라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낮은 온도에선 혈액이 좀 더 끈적해져서 뇌졸중을 유발하는 '혈전(피떡)'이 발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온도가 낮을 때 뇌졸중이 잘 생기는 것인지'를 두고 현재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온도나 계절보다는 일교차가 더 뇌경색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더 많다"면서 추운 날씨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는 날씨를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교차 1도 증가할수록 뇌졸중 위험도 2.4% 증가 실제로 2017년에 'Journal of Stroke'지에 실린 우리나라 논문에서 일교차가 1℃ 증가할수록 급성 뇌졸중의 위험이 2.4% 증가했고, 65세 이상에서는 2.7% 증가했다. 그러나 계절별 뇌졸중 발생률은 사계절 모두 비슷했고, 출혈성 뇌졸중에서는 온도차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뇌혈관질환 특히 뇌경색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 교수는 일교차처럼 급격한 온도의 변화가 뇌졸중에 약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날이 추울 경우 실내에만 있고 움직이지 않는 것도 능사가 아니라고 조언했다. 그는 "뇌졸중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것들이 많고 온도나 습도, 기압, 공기오염 등 개인이 직접 조절하기는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너무 과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조절할 수 있는 위험요인에 집중해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연·절주·운동·식습관 개선으로 뇌졸중 예방해야 뇌졸중은 자신이 고위험군인지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뇌졸중 고위험군은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다. 뇌졸중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갖고 있고 고혈압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의 4~5배에 이른다. 당뇨병의 경우 정상인의 2배 가량 뇌졸중 발병위험이 더 높다. 또 뇌졸중의 약 20% 정도는 심장질환에 의해 유발되며, 이 외에도 나이, 가족력, 흡연, 이전 뇌졸중 병력, 비만,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준다. 본인이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 적절한 치료로 뇌졸중을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발병 위험을 줄이려면 술, 담배를 삼가고 과로를 피하면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을 예방하기 위해 당분, 소금섭취를 줄이고 동물성 지방섭취를 억제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침묵의 살인자를 피할 수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1-16 14:54:3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것을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한 고을에 서로 어울려 지내는 두 명의 중년 사내가 있었다. 이 둘은 평소 술을 좋아해서 허구한 날 취해 있었으며, 음식도 가리는 것이 없어 짜고 기름진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었다. 논일이나 밭일은 과로일 뿐이니 체력소모도 많았다. 일 없는 쉬는 날은 하루종일 잠만 자기도 했다. 이 둘은 어느 날도 ‘주막에 가서 막걸리라도 한잔할까?’하고 길을 가던 중에 한 의원과 마주쳤다. 의원은 그들의 옆을 지나치면서 사내들을 얼굴을 우연히 쳐다보고서는 자기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차면서 ‘얼굴에 병색이 가득하군’하고 생각했다. 그 사내들은 의원의 ‘쯧쯧쯧’거리는 소리에 의원을 멈춰 세웠다. 그러더니 “아니 왜 기분 나쁘게 세 치 혀를 함부로 놀려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요?”하면서 따져들었다. 그러자 의원은 “내 이 마을의 의원이요. 그런데 의도하지 않게 자네들의 얼굴을 보니 병자의 얼굴이라 나도 모르게 그만 상스러운 소리를 냈던 것 같소. 미안하오. 사과를 했으니 이제 제 갈 길을 갑시다.”하면서 발걸음을 다시 옮기려 했다. 의원이 하는 말에 두 명중 약간 키가 작은 사내가 “그 병자의 얼굴이란 게 도대체 뭐요. 둘 다 그런 것이요? 아니면 한 명만 그런 것이요? 누가 더 문제가 있는 것이요?”라고 궁금해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키가 큰 사내는 “이 양반이 의원이면 의원이지. 어디 약방도 아닌 길거리에서 환자 호객행위를 하네. 예끼~ 이 양반아. 누가 그러면 겁을 내고 탕약이라도 지어 먹을 줄 알았소? 하하하”라면서 비웃었다. 의원은 어이가 없어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이런 말들은 익히 양방에서도 들어봤던 터라 단지 ‘이 사람은 결국 병들 사람이구나’ 불쌍히 여길 뿐이었다. 그런데 키 작은 사내가 사정을 했다. “내 이 사람보다 약간 형이요. 이 사람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할 것이니, 이 사람의 말을 신경쓰지 마시고 어디 한번 진맥이라도 짚어주시오.”라는 것이다. 키 큰 사내는 형의 말에 잠자코 있었기에 의원은 길가 너럭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진맥을 해 보고자 했다. 의원은 두 사내의 맥을 짚어보니 둘 모두 맥이 빠른 삭맥(數脈)이 나타났다. 형인 사내의 맥은 약간 미약함이 느껴지면서도 긴장감과 함께 삽맥(澁脈)이 있었고, 동생인 사내의 맥은 마치 바람이 너무 가득 찬 풍선을 가지고 노는데 자칫 쉽게 터질 듯한 현맥(弦脈)이 느껴졌다. 삽맥은 대표적인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어혈(瘀血) 맥이고, 현맥은 심혈관의 흥분도가 높은 맥으로 보통 고혈압에서 자주 잡힌다. 관형찰색을 해 보니 형인 사내는 덩치는 작았지만 얼굴이 검붉고 눈이 충혈되어 있었으며, 동생인 사내는 얼굴이 창백하면서도 붉고 비만하면서 진맥을 하는 동안에도 얼굴 부위에서 땀을 흘렸다. 의원은 사내들에게 최근 불편한 증상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키가 작은 형인 사내는 “내 얼마 전에 오른쪽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이 감각이 없고 마비되어 밥을 먹다가 숟가락을 놓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원에게 침이라도 맞아 볼까 하고 생각하던 중에 다시 저절로 힘이 들어와서 침 맞는 것을 포기한 적이 있었죠.”라고 했다. 요즘으로 말하면 일종의 일과성 뇌허혈발작이었다. 동생인 사내는 머뭇거리다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저는 몇 년 전부터 간혹 코피가 나고 그치기를 반복합니다요. 그런데 코피가 날 때면 뒷목이 뻐근하고 눈이 빠질 것처럼 머리가 아프다가 코피가 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서 그냥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좋아진 것을 보면 내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 아니겠소.”라고 하면서 거들먹거렸다. 의원은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걱정스러운 말을 했다. “자네들은 둘 다 모두 3년 이내에 중풍이 올 것이네. 의서에 보면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이 마비되어 감각이 없거나 손발에 힘이 적거나 기육이 약간 당기는 것이 중풍의 전조 증상이다. 이것이 나타나면 3년내에 반드시 풍(風)이 온다’라고 했네. 이 내용은 형인 자네에게 해당하는 말이네. 자네는 어혈로 인해서 혈맥이 막혔다 뚫렸다가 하는 것이 반복되는 것으로 어혈을 치료하지 않으면 숟가락을 놓칠 뿐만 아니라 아예 팔다리에 마비가 와서 걷지를 못할 것일세.”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그리고 동생 자네 또한 이미 수차례 중풍의 발병 고비를 넘긴 것이네. 의서에 보면 ‘양(陽)이 성하면 코피가 난다’고 했거늘, 자네의 코피는 마치 비가 많이 내린 후 강가의 강둑이 무너져 내린 것과 같지. 강둑이 무너지지 않으면 저수지의 큰 제방이 무너지게 될 걸세. 코 역시 강둑에 해당해서 이런 일이 자네 몸에서 일어났으니 만약 코피가 나지 않았다면 자네는 결국 뇌혈맥이 터져서 역시 심각한 중풍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될 것이네. 지금도 눈 흰자위가 마치 황달에 걸린 것처럼 황적색을 띠는 것을 보면 간화(肝火)와 함께 풍기(風氣)가 치성하네.”라고 걱정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형인 사내가 물었다. “의원님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중풍이 안 오게 하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저는 중풍으로 몸져 누워있는 것은 물론이고 죽은 것도 두렵습니다. 집에는 그래도 저만 바라보는 처자식들이 있습니다.”라고 사정했다. 그런데 동생인 사내는 의원과 형의 대화를 듣는 둥 마는 둥 뭔가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씩씩거릴 뿐이었다. 의원은 이들에게 약방문을 적어서 처방을 해 주었다. 그런데 약방문치고 많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첫째, 밤에 잠들기 전에 항상 앞가슴 앞에서 허공에 ‘죽을 사(死)’를 네 번을 쓰고 잠을 청한다. 두 번째, 금주와 함께 식이를 조절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일상 행동거지에 신중을 기한다. 세 번째, 침치료와 함께 유풍탕, 천마환을 복용하거나 가감방풍통성산으로 예방한다.'라는 내용이었다. 형인 사내가 물었다. “다른 것은 알겠는데, 죽을 사(死) 자를 쓰라는 것은 어떤 의도요?” 의원은 “만약 자네가 병사로 인한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그 어떤 병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네. 죽음을 떠 올리면 온갖 생각이 멈추고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에 그 어떤 약을 먹는 것보다 최고의 묘방(妙方)이 되네. 반대로 병을 만나고도 오히려 멋대로 하여 모든 일에 삼가지 않는 자는 죽음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것이니 비록 좋은 약이 있더라도 구제할 수 없을 것이네.” 이 말을 들은 형인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머릿속에는 집에 있는 가족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이 머릿속을 주마간산처럼 스쳐 지나갔다. 형인 사내는 동생인 사내에게 일렀다. “내 앞으로 너와 잠시 절교를 해야겠다. 술을 끊어야겠구나. 그리고 이날로 해서 3년 후에 이 자리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자꾸나.”라고 했다. 그러나 동생은 “아니 형님, 갑자기 무슨 말씀이요. 돌팔이 같은 의원에게 한 소리 들었다고 그렇게 모든 것을 바꿔버리면 어쩌자는 것이요. 저는 그냥 이대로 살라요.”라고 투덜거렸다. 형은 약방문을 들고서 자리를 떠났고, 동생인 사내는 형의 말에 당황해하면서 형의 뒤를 쫓아갔다. “형님~ 형님~” 이후 형인 사내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의원을 찾아 침치료도 열심히 하고 예방약도 복용했다. 기본적으로 술도 끊고 식이조절도 잘하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그런데 동생은 예전처럼 술을 마시고 더더욱 화를 내고 식이조절은 하지 않아 배가 남산처럼 더욱 볼록해 졌다. 그러더니 3년이 되기도 전에 결국 중풍에 걸려 우측 팔다리에 마비가 와서 걷기는커녕 글도 쓰지 못했으며 옷고름을 매지도 못했다. 와사풍(喎斜風)에 말도 어눌하면서 더듬거리고 상대방의 말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 동생인 사내는 그 의원을 찾아 “제가 전에 의원님 말을 듣지 않아 결국 중풍에 걸리게 되었으니 후회가 막심합니다. 이제라도 저를 죽음에서 꺼내주신다면 다시 태어나게 한 은혜로 여기겠습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동생 사내를 최선을 다해 치료했으나 그래도 후유증이 남아 팔은 구부정하고 다리를 끌면서 걸어야 했다. 동생인 사내의 걷는 모습은 누가 봐도 중풍환자였기에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놀리듯 수군덕거렸다. 그로 인해 그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고 돈 될 만한 일도 맡겨주지도 않으니 밥만 축내는 식솔이 되어 멍하니 툇마루에 앉아 하늘만 쳐다보는 날이 반복되었다. 중풍으로 죽진 않았지만 결국 하루하루 죽음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동생인 사내는 중풍에 걸린 후 이제라도 마음속에 죽을 사(死)자를 써 보았지만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병들기 전에 예방하는 것은 수고로움이 덜 하지만 이미 병들고 난 후에 되돌리는 것은 이처럼 후회가 막심한 것이다. ■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명의경험록> 一洞有二人, 皆與余善, 一則多慾, 一則嗜酒. 診其脈, 左手俱微, 人迎盛, 右脈滑大, 時常手足酸麻, 肌肉蠕動, 此血氣虛而風痰盛也. 余謂二人曰, 三年內, 俱有癱瘓之症, 二君宜謹愼, 因勸其服藥以免後患. 一信此言, 每年服搜風順氣丸ㆍ延年固本丸 各一料, 後果無其患, 一人不聽, 縱飮無忌, 未滿三年, 果有中風卒倒, 癱瘓語澁. 求治於余曰, 悔不聽君言, 致有此症, 願君竭力救我殘喘, 則再造之恩也. 余以加減養榮湯, 幷健步虎潛丸兼服, 服周年始愈.(같은 고을에 나와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욕심이 많고 한 사람은 술을 좋아했다. 맥을 짚어보니 둘 다 왼손은 미약하며 인영맥은 성하였고 오른손은 활대하였으며, 손발이 자주 시큰하고 저리며 살이 떨렸는데 이는 혈과 기가 허하여 풍담이 성한 것이었다. 내가 두 사람에게 “3년 내에 둘 다 중풍이 올 것이니 자네들은 생활을 조심해야 하네.”라고 말하고 약을 먹으며 병에 걸리지 않기를 당부하였다. 한 사람은 이 말을 믿고 매년 수풍순기환과 연령고본환을 각 1료씩 먹으니 과연 병에 걸리지 않았는데, 한 사람은 내 말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술 마시며 조심하지 않다가 3년이 되기도 전에 결국 중풍으로 졸도하여 중풍이 오고 말을 더듬게 되었다. 나에게 치료받기를 청하면서 “자네 말을 듣지 않아서 병에 걸리게 되었으니 후회스럽네. 자네가 힘을 다하여 나를 죽음에서 꺼내준다면 다시 태어나게 해 준 은혜로 여기겠네.”고 말하였다. 내가 가감양영탕과 건보호잠환을 함께 먹도록 처방했더니 1년 동안 먹고 비로소 나았다.) < 명의잡저> 昔人有云 我但臥病, 即於胷前不時手寫死字, 則百般思慮俱息, 此心便得安靜, 勝於服藥. 此真無上妙方也. 蓋病而不慎, 則死必至. 達此理者, 必能清心克己, 凡百謹慎而病可獲痊. 否則雖有良藥無救也. 世人遇病而猶恣情任性以自戕賊者, 是固不知畏死者矣. 又有一等明知畏死而怕人知覺, 諱而不言, 或病已重而猶強作輕淺態度以欺人者, 斯又知畏死而反以取死, 尤可笑也.(옛날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앓아눕게 되면 곧 수시로 가슴 앞에 손으로 ‘死’라는 글자를 쓰는데, 그러면 온갖 생각이 다 멈추니, 이 마음이 곧 안정되어 약을 먹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이것은 참으로 최고의 묘방이다. 대개 병이 들었는데도 조심하지 않으면 죽음이 반드시 이른다. 이 도리를 깨달은 자는 필시 마음을 맑게 하고 사심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모든 일을 삼가서 병이 나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록 좋은 약이 있더라도 구제할 수 없다. 세상 사람 중에 병을 만나고도 오히려 멋대로 하여 자기를 해치는 자는 본디 죽음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할 줄 잘 알면서도 남이 눈치챌까 두려워 숨기고 말하지 않거나, 혹은 병이 이미 중한데도 오히려 억지로 대수롭지 않은 태도를 꾸며 남을 속이는 자가 있는데, 이는 또 죽음을 두려워할 줄 알면서도 도리어 죽음을 취하는 것이니 더욱 우스운 일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09-10 13:43:05【파이낸셜뉴스 남양주=강근주 기자】 최근 대한민국은 K-POP에 이어 K-BEAUTY 산업이 세계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미용은 의료 보건을 기반으로 에스테틱, 헤어, 메이크업, 네일미용 등 뷰티 분야가 접목된 새로운 산업이다. 경복대는 K-메디컬-뷰티 산업을 이끌 중점학과로 의료미용과에 대학 역량을 집중하고, 기초지식과 현장실무기술을 함양할 수 있는 체계적인 메디컬-뷰티 융-복합 교육과정을 도입해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수도권 최초로 개설된 의료미용과로 의료한류(K-BEAUTY) 산업을 선도하는 K-메디컬-뷰티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미용과는 △사회맞춤형 교육과정(LINC+)을 통한 K-메디컬뷰티션 양성 △의료미용 전문지식과 서비스마인드 갖춘 전문가 양성 △중국어 교육을 통한 의료관광 분야 전문가 양성 등 의료한류를 선도하는 전문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의료미용과는 인재 양성 목표마다 관련 자격증을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진로상담을 거쳐 학생 요구를 반영한 학생선택형 교육과정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전문자격을 선택하도록 하고, 전문자격증과 관련된 모듈을 추천해 복합적이고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의료미용과는 기업 건실도를 고려한 43개 산업체와 취업보장형 산학협력을 맺고 산학협력 산업체와 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 현장실무중심 교육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운영으로 4년제 대학과 동일한 학사학위를 수여받을 수 있다. 관련 직종에서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 공인자격증인 국가미용사 면허증, 병원 코디네이터, 트리콜로지스트, 아로마테라피, 체형관리사, 병원 상담사, 화장품 전문가 자격증 취득으로 우수 산업체 취업이 용이하다. 진로 및 취업분야는 유명 피부과, 성형외과, 비만클리닉, 모발센터 등 다양하다. 경복대는 2021학년도 신입생 전원에게 입학장학금을 지급하고, 본 등록 시 4차 산업 인재장학금 우선 대상자로 선정돼 장학금을 지원 받는다. 한편 경복대는 2017~2019 3년 연속 수도권 대학(졸업생 2000명 이상) 통합 취업률 1위에 이어 2020 졸업생 2000명 이상 대학 중 취업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한 2018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는 등 교육역량이 우수한 대학으로 인증받고 있다. 경복대는 2021년 12월 서울지하철 4호선 연장 개통으로 학생의 대중교통 이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01-28 05:41:45주말에 회사 주관 등산에 참석해 등반 중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부장판사)는 A씨(사망 당시 49세)의 배우자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2015년 3월 주말에 1박2일 일정으로 등산을 했다. 첫날 간단히 산을 오른 다음 숙박 뒤 다음날 가파른 산행에 도전해 정상을 정복, 식사를 하고 하산했다. 그런데 갑자기 A씨가 쓰러졌다. 이전에 별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다.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알 수 없고 급성 심근경색, 부정맥, 뇌출혈 등에 의한 병사 가능성이 추정될 뿐이었다. 배우자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A씨의 사망원인이 불명확하고, A씨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과로했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산이 사업주가 주관한 행사가 아닌 점 등을 근거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했다.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회사를 운영하던 김모씨가 단합 등을 목적으로 근로자 대상 등산을 실시했고, 근로자 전원이 등산에 참여했다"며 "이 사건 등산은 회사에서 주관한 것으로 A씨에게는 업무수행의 일환 또는 연장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 당시 49세인 A씨가 고혈압 등 질환과 비만, 흡연이라는 위험 요인을 갖고 있었다"며 "회사에서 주관하는 토요일 등산 과정에서 정신적·육체적 부담을 받아 기저질환과 경합한 심장질환이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0-10-26 17:53:08[파이낸셜뉴스] 주말에 회사 주관 등산에 참석해 등반 중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부장판사)는 A씨(사망 당시 49세)의 배우자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2015년 3월 주말에 1박2일 일정으로 등산을 했다. 첫날 간단히 산을 오른 다음 숙박 뒤 다음날 가파른 산행에 도전해 정상을 정복, 식사를 하고 하산했다. 그런데 갑자기 A씨가 쓰러졌다. 이전에 별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다.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알 수 없고 급성 심근경색, 부정맥, 뇌출혈 등에 의한 병사 가능성이 추정될 뿐이었다. 배우자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A씨의 사망원인이 불명확하고, A씨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과로했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산이 사업주가 주관한 행사가 아닌 점 등을 근거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했다.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회사를 운영하던 김모씨가 단합 등을 목적으로 근로자 대상 등산을 실시했고, 근로자 전원이 등산에 참여했다"며 "이 사건 등산은 회사에서 주관한 것으로 A씨에게는 업무수행의 일환 또는 연장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 당시 49세인 A씨가 고혈압 등 질환과 비만, 흡연이라는 위험 요인을 갖고 있었다"며 "회사에서 주관하는 토요일 등산 과정에서 정신적·육체적 부담을 받아 기저질환과 경합한 심장질환이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0-10-26 0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