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1일 중국발 한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과학적, 객관적 근거에 기초한 조치라는 점을 보고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부 업무보고를 마치고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우리의 방역정책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에 의한 자국민의 보호의 문제인 만큼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외교부는 앞서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향후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측 조치에 대해서는 양국 외교채널을 통해 서로 협의, 소통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저희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중국 측에 전달하면서 계속 긴밀히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발 한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임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입각해서 내린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공유해왔고, 중국 측과도 외교채널을 통해 이런 입장을 계속 소통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3-01-11 14:31:01[파이낸셜뉴스] '과학방역' 정책을 내건 국민의힘이 29일 정부에 유치원·초등학교 내 마스크 착용 중지를 요청했다. 마스크 착용이 언어발달에 일부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또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폐지와 요양시설 내 면회 정상화 등 일상회복을 주문했다. 정부가 여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방역 지침을 일부 완화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 중심 코로나19 방역' 관련 당·정협의에서 코로나19 진정세를 고려해 방역지침을 유연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협의를 마치고 브리핑에서 "그동안 많은 의료진과 국민의 헌신으로 코로나19 진정세가 확연히 눈에 띈다. 5주 연속 감소세에 있다는 정부 보고가 있었다"라며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에 네 가지 사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을 폐지한 가운데, 여당은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부터 빠른 시간 내 마스크 착용을 중지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성 의장은 "언어발달 과정에서 어린 아이들이 입 모양을 보지 않고 언어를 배우는 거세 제약을 받는다"며 "가능하면 유치원과 초등학교부터 해제할 수 있는지 정부에 우선적 검토를 요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성 의장은 "실내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결정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과학자들이 깊이 논의하고, 많은 토론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입국 후 PCR 검사 폐지와 요양시설 내 일상회복도 정부에 건의했다. 성 의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입국 후 PCR 검사를 하는 게 우리나라와 중국 뿐이다. 이번에 폐지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내 가족 면회가 제한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침 완화를 요청했다. 성 의장은 "유리벽을 두고 가족들이 면회를 하거나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방역과 마스크 착용 등 대비책 속에서 면회가 이뤄져서 온기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원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당은 가을·겨울 계절성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등에 대비해 철저한 방역도 당부했다. 정부에서는 의료계 역량 등을 감안해 유연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확산세 없이 유행이 잦아들고, 일상회복에도 다가서고 있다"라며 "정부는 바이러스 특성과 유행 정도, 방역 및 의료계 역량을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유행 양상이나 제도의 실효성을 살펴서 실효성이 감소한 방역조치에 대해서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개선하겠다"라며 "다만 면역력 감소와 겨울철 실내생활 증가 등으로 겨울철 재유행 우려가 있는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해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동절기 추가 백신 접종을 차질없이 시행할 계획이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여당 측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강기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박향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등이 참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09-29 15:04:2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사람과 동물이 건강한 전남 행복시대'를 비전으로 '제2차 동물방역 및 축산물안전 종합대책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고 3일 밝혔다. 도는 앞서 지난 2019년 6월 전국 최초로 오는 2023년까지 추진하는 '제1차 동물방역 및 축산물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해 체계적인 방역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체계적 방역으로 지난 겨울철 고병원 인플루엔자(AI) 발생을 줄이고, 구제역 등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차 종합대책' 수립 직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처음 발생하는 등 가축방역 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농가와 업계에선 갈수록 고령화되는 축산 여건을 고려해 스마트 축산과 자동화된 방역시설 등 과학적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가축방역이 어려워 축산을 접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2차 종합대책'을 당초 2023년까지 수립할 예정이었으나, 1년 앞당겨 완성했다. 국내외 및 도내 현황을 분석해 과학적 동물방역과 재난형 가축질병 차단에 앞장서기 위한 6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추진과제 목록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과 같은 국가 재난 가축질병 최우선 차단방역 △과학적 데이터 활용으로 사전 예방형 동물방역 △'사람과 동물의 건강은 하나(One health)'를 목표로 인수공통전염병 관리 △주요 가축전염병 집중 관리 △과학적 방역인프라 확충 △건강한 먹거리 생산 및 축산물 안전성 향상이다. 추진과제별 사업은 10~32개로, 총 128개 사업에 1조9893억원을 투입한다. 이 중 39개가 가금농가 방역시설 지원 등 신규사업이고, 기존 89개 사업은 확대하거나 계속 추진한다. 특히 재난형 질병 차단과 자동화한 방역인프라 확충에 집중한다. 강효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축산현장에는 과학적이고, 자동화한 방역환경이 구축돼야 한다"며 "축산현장 고령화에 따라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면서, 가축질병 피해를 막는 방역환경을 조성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한 전남 행복시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1차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체계적 방역업무를 추진하면서 전국 가축방역평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지자체로 3회 선정됐다. 지난 겨울철 도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이전 동절기 21건보다 48% 줄어든 11건이 발생, 방역비용을 78% 절감했다. 이는 소독시설(400호), 축사 보온시설(100호) 등 방역시설 자동화 지원 등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그동안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2-08-03 11:43:41[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황 평가와 방역·의료에 대한 제언을 하고, 과학적 방역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21명이 선임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서울청사에서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자문위원은 방역의료분야 13명, 사회경제분야 8명 등 총 21명이다. 방역의료분야는 정기석 한림대 교수(위원장), 김남중 서울대 교수, 김동현 한림대 교수, 김예진 성균관대 교수, 김홍빈 서울대 교수, 백진휘 인하대 교수, 성흥섭 울산대 교수, 이남용 성균관대 교수, 이무식 건양대 교수, 정은옥 건국대 교수, 정재훈 가천대 교수, 최은화 서울대 교수, 최정현 가톨릭대 교수다. 사회경제분야는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김선빈 연세대 교수, 석재은 한림대 교수, 유명순 서울대 교수, 이승호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장영욱 대외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홍석철 서울대 교수,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이다. 자문위는 감염병 확산 위기상황에서 전문적인 방역대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국무총리를 자문하게 되며, 감염병 및 사회경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이 뛰어난 민간전문가로 구성됐다. 자문위는 앞으로 감염병에 대한 상황 평가 및 방역·의료에 대한 제언 등을 통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역정책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7-19 14:06:45[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기본 철학은 과학 방역"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3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민들의 희생과 강요가 아닌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며 중증 관리 위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살피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학 방역은 코로나 대응 의사 결정 거버넌스가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지고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예방과 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 대책을 상세하게 설명드리고 관계기관에서는 충분한 병상과 치료제 확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해 예방 효과를 높이고 치명률을 줄이는 데도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2-07-19 11:36:47정부가 13일 발표한 '코로나19 재유행 대응방안'은 사실상 기존 방역정책을 부분적으로 손질하는 데 그쳤다. 현 정부가 이전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하며 '과학방역'을 내세운 것과 대조적으로 뚜렷한 변화를 읽을 수 없다. 특히 사회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국민의 자율적인 참여에 기반한 개인 방역'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사실상 한발 물러서는 모습마저 보였다. 세부적 방역정책은 4차 백신 접종대상자를 확대하고 접종시설 범위를 노숙자시설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큰 틀 달라지지 않는 재유행 대책 이날 오전 정부가 발표한 재유행 대응방안은 기존 방역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발표의 골자는 △유전자증폭(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RAT)를 병행하는 진단검사 실시 △코로나19 확진자 7일 의무격리 체제 유지 △검사와 진료, 치료제 처방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인 '원스톱의료기관' 운영 등이 있다. 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강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급적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상승 등 사회·경제적 변화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점차 완화되었다가 4월에 완전히 해제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유행이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고, 코로나19가 호흡기질환인 점을 상기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강력한 예방수단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이라도 한 듯 정부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형 거리두기'를 홍보한다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역정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고, 고물가·고금리 등 지금의 경제상황도 고려했다"면서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출입을 자제하는 등 거리두기 원칙은 지속적으로 권고된다"고 말했다. 즉 통제에 기반한 거리두기가 아닌 국민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사적모임 제한과 늦은 밤 회식문화 등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바람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선 반신반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정례 브리핑에선 신속한 격리를 하지 않을 경우 확진자 발생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신속한 진단·격리를 하지 않으면 확진자 발생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대응전략을 수립했고, 고위험군의 집중관리로 위중증과 사망을 예방하고 방역과 일상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는 원론적인 말로 대답을 회피했다. ■형체 모호한 과학방역 아직까지 '과학방역'의 근간이 될 '과학적 근거'의 실체는 밝혀진 바 없다. 지난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 국민 항체양성률 조사'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새 정부 출범 전이라도 '과학방역'을 실시하겠다며 서두른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방역 당국자조차 '과학방역'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과학방역에 대해 "과학은 그야말로 아주 광범위한 범위이고,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도 과학이다"라며 "방역에 관련된 여러 과학들, 감염학 또 역학, 수리학 등등 그렇지만 지금은 앞으로는 우리가 전체적인 코로나 위기를 관리한다는 측면"이라는 식으로 횡설수설한 설명을 내놓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과학방역'이란 표현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2일 재유행 대응방안 사전설명회에서 과학방역 측면에서 기존 방역정책과 달라진 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고재형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과학방역이란 표현보다는 '과학적 코로나 위기 관리'란 표현이 적절하다 설명드리겠다"고 답한 바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07-13 18:18:0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13일 발표한 '코로나19 재유행 대응 방안'은 사실상 기존 방역 정책을 부분적으로 손질하는 데 그쳤다. 현 정부가 이전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하며 '과학방역'을 내세운 것과 대조적으로 뚜렷한 변화를 읽을 수 없다. 특히 사회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국민의 자율적인 참여에 기반한 개인 방역'이란 명분을 내세우며 사실상 한 발 물러서는 모습마저 보였다. 세부적 방역정책은 4차 백신접종대상자를 확대하고 접종시설 범위를 노숙자 시설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큰 틀 달라지지 않는 재유행 대책 이날 오전 정부가 발표한 재유행 대응방안은 기존 방역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발표의 골자는 △유전자증폭(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RAT)를 병행하는 진단검사 실시 △코로나19 확진자 7일 의무격리 체제 유지 △검사와 진료, 치료제 처방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인 '원스톱의료기관' 운영 등이 있다. 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강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급적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상승 등 사회경제적인 변화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점차 완화되었다가 4월에 완전히 해제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유행이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고, 코로나19가 호흡기 질환인 점을 상기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만큼 강력한 예방 수단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이라도 한 듯 정부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형 거리두기'를 홍보한다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역정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고 고물가·고금리 등 지금의 경제 상황도 고려했다"면서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출입을 자제하는 등 거리두기 원칙은 지속적으로 권고된다"고 말했다. 즉, 통제에 기반한 거리두기가 아닌 국민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사적모임 제한과 늦은 밤 회식 문화 등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바람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선 반신반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정례 브리핑에선 신속한 격리를 하지 않을 경우 확진자 발생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신속한 진단 격리를 하지 않으면 확진자 발생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대응 전략을 수립했고 고위험군의 집중관리로 위중증과 사망을 예방하고 방역과 일상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는 원론적인 말로 대답을 회피했다. ■형체 모호한 과학 방역 아직까지 '과학방역'의 근간이 될 '과학적 근거'의 실체는 밝혀진 바 없다. 지난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 국민 항체양성률 조사'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새 정부 출범 전이라도 '과학방역'을 실시하겠다며 서두른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방역당국자 조차 '과학방역'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과학방역에 대해 "과학은 그야말로 아주 광범위한 범위이고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도 과학있다"며 "방역에 관련된 여러 과학들, 감염학 또 역학, 수리학 등등, 그렇지만 지금은 앞으로는 우리가 전체적인 코로나 위기를 관리한다는 측면"이라는 식으로 횡설수설한 설명을 내놓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과학방역'이란 표현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 마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2일 재유행 대응방안 사전설명회에서 과학방역 측면에서 기존 방역정책과 달라진 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과학방역이란 표현보다는 '과학적 코로나 위기 관리'란 표현이 적절하다 설명드리겠다"고 답한 바 있다. ■ 접종대상 50세 이상 확대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기존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에서 50세 이상 연령층과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한다. 또 감염취약시설의 경우 기존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에서 장애인 시설과 노숙자 시설까지 접종 범위를 확대한다. 특히 1963~1972년 출생자인 50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약 857만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BA.5 변이는 면역 회피성이 높아 백신 접종자도 쉽게 감염되지만, 백신의 중증·사망예방 효과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유일한 예방효과 수단으로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중대본 관계자는 설명했다. 백 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4차 접종의 목적은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50대는 기저질환율이 높고, 40대 이하에 비해 치명률이 높으며 3차 접종 후 4개월 이상이 경과한 사람이 96%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해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백신 피로도'가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경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코로나19 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사용하는 백신으로도 고위험군의 중증 예방효과가 3차 접종 대비 50.6%, 사망 예방효과가 3차 접종 대비 53.8% 높다"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07-13 12:48:39[파이낸셜뉴스]정부의 '과학방역' 정책을 자문할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자문위)가 첫 회의를 열고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 등 검토에 나섰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자문위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정기석 위원장과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화상회의를 열고, 향후 자문위 운영 계획을 비롯해 코로나19 재유행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주간 확진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부도 재확산 국면 전환을 인정해 논의의 초점은 올여름 재유행 대비 방역 대응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석 위원장도 이날 모두 발언에서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는 여름철 재유행이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면역 회피가 강한 BA.5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유행 증가세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유행이 오더라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방역 정책을 세우고 이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현재의 의료대응 체계를 면밀히 점검해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 자문위는 다양한 방역 조치 사항에 대해 점검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의무를 조정할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7일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결정을 4주 더 연기했으며, 오는 18일부터 전환할 것인지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격리의무 해제 조건으로 사망자 수는 일 평균 사망자 10~20명 이하, 주간 사망자 수는 50~100명 이하,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을 의미하는 치명률은 0.05~0.1% 이하를 제시한 상태다.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포함한 회의 결과는 오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백경란 질병청장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가 방역 정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해서는 자문위 검토와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향후 유행 상황에도 지속 가능한 대응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편, 지난달 30일 국무총리 산하에 민간 전문가 중심의 독립된 자문위를 구성했다. 정기석 위원장(한림대 교수)을 비롯해 21명의 위원이 있으며 과반수인 13명이 방역의료 분과에 속해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07-11 19:41:12[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국내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에 맞춰 병상과 장비 확보를 하는 등 '과학방역'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거 유행 초기에 병상 대란 등 의료체계 혼선이 반복된 바 있어 기민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어제 6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9371명으로 2만명에 육박했다. 또 어제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만7507명으로 집계돼 오늘 2만명 돌파 가능성도 있다. 주간 신규 확진자 규모는 15주 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고, 전파력을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Rt)도 1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규모가 15만~20만명대로 늘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확산세의 주범인 BA.4, BA.5 변이가 먼저 유행한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도 이 정도 규모로 재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차 유행이 시작됐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몇 달 전 상황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다. 특히 BA.5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돌파 감염이나 재감염 위험도 굉장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위중증 발생도 늘어나는 만큼 선제적인 의료체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유행이 안정됐다가 다시 확산할 때 병상과 의료인력이 부족해지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병상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며 "소아나 임신부, 투석 환자 등 감염 취약계층을 위한 병상이 확보되고 있지만 조금 더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7-07 08:10:47[파이낸셜뉴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9일 충북 청주시 오송 질병청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학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방역체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질병청 더 전문적 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백 청장은 "향후 질병청 조직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면서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전문 행정기관으로서, 신종 감염병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 관리 및 예방을 위해 질병청의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 및 의료 연구개발(R&D) 인프라 확충을 통해 질병정책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민간에서의 연구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며 "줄기세포, 재생의료 등 미래 의료 초석 마련하고 국내 감염병 백신 치료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역시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질병청을 찾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무한한 책임"이라고 강조하면서 백 청장과 질병청 임직원들에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구축해달라"고 당부했다. 백 청장은 "이는 질병청이 전문가와 함께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잘 해달라는 주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 생명보호와 동시에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균형적 방역정책을 모색해 나가겠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 방침을 이행기관으로서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을 위한 토대가 될 대규모 항체 양성률 조사에 대해 백 청장은 "조사 진행을 위한 여러 절차가 있어 계획보다 조사가 늦어지고 있지만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7월 정도에는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와 별개로 소규모로 진행한 조사 결과는 곧 발표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고령층 대상의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탄력이 떨어지고 백신재고가 남고 새로운 변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백신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데 대한 의견도 밝혔다. 백 청장은 "유행 상황과 외국의 상황을 더 봐야할 것 같다"면서 "접종에 따른 예방효과, 개량 백신 개발, 변이주 대상 백신 효과 등을 고려해 4차 접종 또는 가을철 유행에 대비한 접종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현재 질병청은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청으로 승격해 제 모습을 다 갖추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조직의 전문성 확대가 미흡했던 것을 고려해 조직과 인적 발전 뱡향에 대한 고민을 하겠다. 질병청 발전에 대한 지적 사항에 대해서도 소통하고 연구 분야는 집중적으로 확대해나갈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6-09 15: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