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브라질)=남건우 이태희 기자】 마을 입구에 선 경찰들은 경계심을 드러내며 지나가는 차량을 쳐다봤다. 지난 3월 8일 브라질 상파울루 최대 빈민가 '헬리오폴리스'에선 정오가 갓 지난 대낮이었음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브라질 현지 가이드는 "얼마 전 헬리오폴리스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며 "이곳에선 일상과도 같은 풍경"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는 헬리오폴리스로 들어가며 자동차 창문마저 열지 말 것을 당부했다. 헬리오폴리스에는 낮은 층수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건물 사이에 난 작은 골목길에는 현지 주민들이 쉴새없이 오갔다. 가이드는 "외부인이 저 골목길로 들어가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며 "범죄조직이 장악한 이곳 사람들은 외부에서 온 사람을 첩자로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날 헬리오폴리스 길거리에는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오래된 건물은 도색이 벗겨진데다 군데군데 곰팡이가 퍼져 있었다. 브라질에는 헬리오폴리스와 같은 '파벨라(포르투갈어로 빈민가를 뜻하는 말)'가 셀 수 없이 많다. 파벨라는 브라질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브라질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22.1%인 4550만명에 달한다. 정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빈곤층을 줄이려면 공공지출을 늘려야 하지만,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다. 브라질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74.0%에 이른다. 실업률은 13.4%나 된다. 헬리오폴리스를 돌고 나와 브라질 최고 명문인 상파울루 주립대학으로 향했다. 가방을 멘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딘가로 움직이기 바빴다. 여느 한국 대학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캠퍼스에 만난 마리아나씨는 "최근 경제위기가 너무 심각했다"며 "특히 20~30대 실업률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탄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단행한 노동개혁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테메르 정부는 지난해 말 친기업적인 방향으로 노동법을 개정했다. 레반드로씨는 "브라질은 노동개혁을 받아들이지 않을 옵션을 갖고 있지 않다"며 "국민 10%가 실업자 신세인데 일단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발바라씨는 "고용주 입장에서만 좋은 개혁"이라며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시간은 길어졌고 권한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테메르 정부가 들어서고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했지만, 정치권의 비리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타우아씨는 "좌파 정권이 물러나면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며 "이런 기조가 유지되면 실업률도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리아나씨는 "브라질에선 비리 문제가 심각하다"며 "세금으로 거둬들인 돈이 의료나 복지에 투자되지 않고 일부 정치인에게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2018-04-12 08:24:36농가·어가평균소득을 분석한 결과 농어가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천안을)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농가·어가 5분위별 평균소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소득순 하위 20%의 2015년 평균소득이 상위 20%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의 경우, 1분위(하위 20%)는 작년 한 해 939만원, 월평균 78.3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기준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2인가구 최저생계비 105만1048원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반면 5분위(상위 20%)는 평균 8,936만원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4분위의 평균소득 4240만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어가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5분위에 해당하는 어가는 평균 1억2004만원의 수입을 올린 반면, 1분위는 5분위의 7.2%에 불과한 860만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어가의 수입 가운데 5분위 어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54.7%)으로 추정돼, 부의 집중이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완주 의원은 "작년 한 해 농가 한 곳당 평균 3722만원, 어가 4390만원의 소득을 올렸고, 2013년 대비 각각 7.8%,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농어가 평균소득이 2015년 연간 명목 가구평균소득 5244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농어가의 가계부 사정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다"고 우려했다. 또 박 의원은 "농어가 평균소득을 5분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분위 간 소득불평등이 두드러졌다"며 "모든 농어업인이 소득 걱정 없이 농어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농어업인의 소득제고를 위한 정책적 개선방안이 조속히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6-09-14 10:49:13'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30주년을 맞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차별 철폐를 이끌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처음으로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외신들은 과거 넬슨 만델라가 이끌었던 ANC가 높은 실업률 및 빈부 격차 등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 5월 29일 진행된 총선 결과 ANC가 득표율 40.2%로 국회 400석 가운데 159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만델라가 공식적으로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선언한 1994년 이후 올해까지 7번의 선거를 치렀다. ANC는 5차 총선까지 줄곧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2019년 6차 총선에서 57.5%를 득표해 230석을 확보했다. ANC는 이번 총선에서 5년 전 보다 17%p 이상 떨어진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처음으로 국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남아공은 총선 득표율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분하며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남아공은 선관위의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이후 14일 안에 새 의회를 소집하며 새 의회에서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남아공 최초의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좋든 싫든 국민들이 목소리를 냈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선택과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ANC가 3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 격차, 물·전력 부족 사태로 민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라마포사와 사이가 나쁜 주마의 지지 세력 이탈도 득표율 하락에 한몫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6-03 18:04:35[파이낸셜뉴스]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차별정책)’ 종식 30주년을 맞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차별 철폐를 이끌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처음으로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외신들은 과거 넬슨 만델라가 이끌었던 ANC가 높은 실업률 및 빈부 격차 등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IEC)는 2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 5월 29일 진행된 총선 결과 ANC가 득표율 40.2%로 국회 400석 가운데 159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87석으로 2위,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세운 신생 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가 58석으로 3위였다. 지난 총선에서 제2야당에 올랐던 경제자유전사(EFF)는 39석으로 4위로 밀렸다. 이외 잉카타자유당(IFP)과 애국동맹(PA)이 각각 17석, 9석을 차지하면서 총 18개 정당이 국회에 진입했다. 남아공은 만델라가 공식적으로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선언한 1994년 이후 올해까지 7번의 선거를 치렀다. ANC는 5차 총선까지 줄곧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2019년 6차 총선에서 57.5%를 득표해 230석을 확보했다. ANC는 이번 총선에서 5년 전 보다 17%p 이상 떨어진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처음으로 국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남아공은 총선 득표율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분하며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뽑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남아공은 선관위의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이후 14일 안에 새 의회를 소집하며 새 의회에서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남아공 최초의 연립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좋든 싫든 국민들이 목소리를 냈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선택과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ANC가 3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 격차, 물·전력 부족 사태로 민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라마포사와 사이가 나쁜 주마의 지지 세력 이탈도 득표율 하락에 한몫했다. BBC는 ANC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득표율 45% 붕괴는 예상 밖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2019년(66%)보다 낮은 58%에 머물렀다. ANC의 피킬레 음발룰라 사무총장은 다른 정당과 연정 협상을 논의할 것이라며 "라마포사가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를 가지고 우리에게 온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주마 진영은 연정의 조건으로 라마포사의 퇴진을 요구했다. 주마는 ANC 소속 대통령이었으나 2018년 각종 부패 혐의로 사임하면서 당에서도 축출됐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라마포사는 주마 축출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라마포사가 새 의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려면 연정 파트너에게 정부 요직 및 정책을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6-03 08:58:18[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른바 '반통일 연설'을 통해 '통일'과 '동족' '민족대단결' 같은 표현을 완전히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선대 유훈통치 기조를 역행하는 조치로 북한의 엘리트들과 주민들에 혼란과 분열을 초래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중·러 사이 양다리 외교를 시도하면서 정권 생존을 위해 한반도 공산화를 위한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노골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임계점에 이른 북한 내부의 고조된 불만과 파탄 난 경제 상황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은의 독단, 반통일 독트린 내부 딜레마 야기 관측 역대 북한 정권은 김일성 때부터 한반도 전체를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나라로 만들겠는 목표를 세웠다. 북한에선 조국통일, 민족해방이라는 개념은 지난 70여 년을 버텨온 존재의 본질과 근간의 역할을 해 왔다. 김정은의 '반통일' 천명은 대한민국과 혹은 미국을 겨냥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정신을 지배해 왔던 '조국통일' 유훈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평양 남쪽의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했다. 애국가에서 '삼천리'라는 단어 삭제와 북한 지하철역명 '통일역'을 삭제했다. 통일과 관련된 단어가 들어간 헌법을 개정하고 대남기구도 모두 폐지했다. 아버지 김정은의 업적인 경의선 북측 구간 및 남북접경지역의 연결사업 등에 대해 물리적 단절과 분리 조치를 취했다. 이후 북한 매체엔 '반통일' '반민족'이라는 그의 언급조차 일체 실리지 않고 있다. ■北 빈부 격차, 양극화 심화...무너진 식량 배급제 통일부가 지난달 6일 탈북민 635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발간했다. 비공개 '3급 비밀'로 분류했던 내용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최근 탈북자 중 72.2%는 식량을 배급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북한의 배급제가 무너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 93.1%가 북한의 빈부 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평양에서 배급을 받았다는 응답 비율은 60.9%인데 반해 접경 지역, 비접경 지역 탈북민의 배급 경험 응답 비율은 그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북한 사회에서 특권층과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극심한 불평등이 확인된 셈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인민군에게 전쟁준비 완비를 주문했다. '남조선 전 영토 평정'과 '대사변'을 강조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직접 지방경제 낙후성을 인정하고 새로운 지방발전 정책을 제시한 배경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북한식 주체 사회주의 체제의 3대 우월성(무상 식량배급, 무상 교육, 무상 치료) 증거의 첫 번째로 전 인민에 대한 '무상 식량배급 제도'를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 배급제는 1980년대 말에 붕괴된 이후 40년이 되도록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북한 체제 유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꾸준한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中 위협, 일본의 전략적 변화 움직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이미 충분히 혼란스러우므로 한반도까지 전쟁이나 동란을 보태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미국을 겨냥해선 "한반도 문제를 빌려 누구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려 한다면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선 "국제적으로 누구든 '대만 독립'을 종용하거나 지지한다면 반드시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거나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중·러 관계는 세계 주요국들에 긍정적 상호작용의 지평을 확대해 주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개발의 정당성을 대변하고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며 한·미에 대한 심리 강압이라며 오히려 한·미동맹 강화와 우-러 전쟁으로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유럽을 반중으로 돌릴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일 전인대 개회식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대비 7.2% 증가한 1조6655억위안(약 309조원)으로 책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지속되는 경제 침체에도 군비 확장 우선시 정책을 분명히 한 것이란 평가다. 올해 초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는 '2023 보고서'에서 OSA(Official Security Assistance : 정부안전보장능력강화지원) 제도를 활용해 △(일본 자금으로) K-무기를 구입해 동남아 국가에 지원 △한·일 간 군수지원 협정 체결 및 국방-외교 2+2회의 정례화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령부에 자위대 연락장교 파견 △일본의 중거리 타격능력 보유에 대해 처음으로 다루었다. 일본 최고의 전략문제 연구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북·중·러에 대응한 한·미·일의 군사협력이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관측된다. ■김정은의 군부대 현지지도의 의미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최근 연이틀 인민군 훈련지도에서 나섰다. 중·러를 뒷배로하는 북한이 기습전·배합전·속전속결전로 축약되는 포기할 수 없는 관성적, 전통적 전쟁 수행 방식의 군사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올해를 전쟁준비의 해로 규정한 북한이 이를 실천하기 위한 행보"라며 "김정은이 '수도권 타격'을 지도한 것은 한국의 전쟁지휘 능력을 마비시키려는 속전속결전을, '대남침투 훈련' 지도는 한국이 정치적·사회적으로 혼란한 방어태세가 약해진 취약 시점을 노린 기습전 구사를 연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의 핵무장이 완성에 이르렀다는 자신감이 유훈통치에 거리를 두는 배경으로 평가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전쟁개시 등 오판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며 "북한이 전통적인 군사전략에 더해 핵강압이라는 수단을 융합하는 새로운 차원의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과거 국지도발이나 6·25전쟁 방식을 벗어난 예상치 못한 도발을 벌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시나리오에 따른 연습 뿐 아니라 실전대응 태세점검도 동시에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10 15:50:18[파이낸셜뉴스] 일본 학자가 한국과 일본의 낮은 출산율에 대해 "눈앞의 이익을 추구해 경쟁을 부추긴 '자기책임 사회'가 저출산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극단적 저출산, 도를 지나친 자본주의의 결과"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연구하는 사이토 고헤이 도쿄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이 최근 보도한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의 저출산 현상과 관련해 "일본과 한국이 이 정도로 지독한 상황에 몰린 것은 도를 지나친 자본주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일본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인 '자기책임'은 노력에 따라 빈부가 결정되고, 자신이 관여한 일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서 극단적인 저출산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며 일본의 일부 기업들이 지난 30년간 극심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겪으면서 고용 형태를 바꾼 것이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사이토 교수는 "일본 기업은 종신고용과 연공 서열 등 '일본형 고용'을 없애고 비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인재를 '비용'으로 간주하게 됐고, 경기가 악화해 인건비를 삭감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즉 출산율 하락 배경에 지나친 경쟁과 불안정한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사이토 교수 견해다. 韓 합계출산율 0.6명…日도 1899년 이후 최저치 그가 언급한 한국과 일본은 심각한 저출산에 따른 인구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6명대로 내려앉았고, 일본의 작년 출생아 수는 18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75만8천631명을 기록했다. 사이토 교수는 울음소리가 줄어가는 일본 사회에 대해 "사회를 재생산해 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 사회가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 인구가 줄면 많은 인구가 경제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인구 보너스'도 감소한다"며 "향후 일본은 경제성장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제 격차와 기후변화 문제를 방치한 결과, 미래에 희망을 갖지 못한 채 아이를 낳아도 어쩔 수 없는 사람과 경제적 이유 등으로 아이를 낳고 싶어도 출산할 수 없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3-05 13:13:37[파이낸셜뉴스] 세계 갑부들의 자산이 급증하면서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상위 갑부들의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앞으로 10년내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빈곤 퇴치 자선 단체 옥스팜의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상위 갑부들의 자산이 불과 3년 사이에 2배 증가한 반면 아직도 세계 여러 곳에서는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옥스팜의 보고서인 '인이퀄리티잉크’에 따르면 세계 5대 갑부들의 자산은 불과 3년 사이에 총 3210억파운드(약 4238억달러·약 541조원)에서 6880억파운드(약 8777억달러·약 1159조원)로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에 세계 인구의 60%인 빈곤층 47억명의 부는 감소했다. 옥스팜에 따르면 세계 5대 갑부에 포함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의 합계 자산이 2020년 이후 114% 늘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중 머스크의 자산만 1800억파운드(약 2296억달러·약 303조원)로 추정됐다. 옥스팜 관계자는 앞으로 229년동안 빈곤 퇴치가 불가능한 반면 10년내 세계에서 첫 조만장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각국 정부들이 독점 체제를 깨고 기업 총수들의 연방 상한제 도입, 추가 순익과 부에 대한 높은 과세, 공정한 거래를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15 14:41:49[파이낸셜뉴스] 만성적 스트레스 혹은 일시적인 스트레스이지만 제대로 해소할 길이 없는 경우에 생기는 각종 정신적 증상, 신경증, 신체질환을 통틀어서 화병이라고 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는 6일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오랜 기간 그대로 간직해 발생하는데, 감정적으로도 힘들지만 이차적으로 여러 신체질환과 정신장애에 영향을 미쳐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2년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만1587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남성이 2392명 여성이 9195명을 차지했다. 과거에는 유교주의,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며느리들이 화병을 호소하면서 중년여성의 전유물로 여겼다. 최근에는 극심한 경쟁문화, 심화되는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화병 환자가 학업, 취업, 결혼 그리고 실직과 퇴직으로 대한 인생의 주요 과정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유로 화병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정신적 고통이라고 해도 신체 증상으로 드러나는 신체화 경향이 강해서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인 증상으로는 분노와 짜증,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대표적이다. 신체적으로는 가슴의 답답함과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과 열감, 두통, 불면증이 가장 흔하다. 스트레스가 반복되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거나 없는데도 가슴 답답함과 두근거림 등 이런 신체 증상이 반복된다면 화병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화병을 방치하면 분노의 감정조차 드러나지 않고 무기력에 빠지는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화병은 신체적으로 심장의 문제를 동반하고 고혈압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화병의 특징은 가슴이 답답하고 치밀어 오르는 느낌, 분노의 감정인데, 침을 통해 답답한 가슴을 풀어내고, 하복부에 뜸을 떠서 열감을 아래로 내리게 되면 가슴 위는 시원하게 느낄 수 있다. 분노의 정서가 신체 증상과 연계돼 나타나기 때문에 명상을 통해 신체 증상을 개선하면 분노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분노를 표현할 때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분노하고 있음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턱대고 화를 참는 것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답답함과 열감, 두통, 불면증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면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0-06 11:16:36[파이낸셜뉴스] 범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알려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올해 4~6월에만 하루 평균 68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18일(현지시간) 남아공 경찰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남아공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총 6228명이다.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68.4명이 범죄에 희생된 셈이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 피해자는 1188명으로 전체 중 약 19%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동부 콰줄루나탈주가 158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우텡주(1489명), 이스턴케이프주(1139명), 웨스턴케이프주(939명), 음푸말랑가주(332명), 노스웨스트주(231명), 프리스테이트주(227명), 림포포주(197명), 노던케이프주(90명)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집계된 성범죄 피해자 수는 1만1616명에 달한다. 강간 피해자가 9252명으로 피해자 대다수를 차지했다. 남아공은 이번 경찰청 발표 전에도 이미 약 6000만 인구 중 매년 약 2만 명이 살해될 정도로 세계에서 강력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악명을 떨쳤다. 보안업체 에이디티가 지난 7월 발표한 조사에서도 남아공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여행 국가 1위를 기록했다. 남아공은 2016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2948억달러(한화 약 395조9000억원)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체 GDP의 20%를 점유할 만큼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다. 하지만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도난, 강도 사건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20 11:15:33[파이낸셜뉴스] 파격적인 불협화음과 스릴러, 그 속에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블랙 코미디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지난 5일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 속에서 막을 내렸다. 오디컴퍼니의 세 번째 시즌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독특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긴장감과 몰입감을 불러일으키는 완성도 높은 연출, ‘스티븐 손드하임’ 특유의 불협화음이 돋보이는 중독성 넘치는 음악, 작품의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그로테스크한 무대,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 등으로 흥행을 견인했다. 특히 극심한 빈부격차와 부조리가 만연했던 당대의 현실을 꼬집은 사회 풍자가 지금 현대사회까지 관통하여 의미 있는 메시지와 유쾌한 웃음까지 선사하며 블랙코미디와 스릴러가 가미된 걸작으로서 진가를 톡톡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스위니토드'는 젊고 재능있는 이발사가 억울하게 아내와 어린 딸을 잃고 추방당한 뒤 15년 후 이름을 바꾼 스위니토드가 돼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잔혹한 복수를 펼치는 이발사 ‘스위니토드’ 역에는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이, ‘러빗부인’ 역에는 전미도, 김지현, 린아가 열연했다. 한편, 뮤지컬 '스위니토드'로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오디컴퍼니는 오는 4월 1일부터 뮤지컬 '데스노트'로 열기를 이어간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3-07 09: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