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500억원 규모 NPL(부실채권) 위탁운용사에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1000억원 이상 규모로 펀드를 설정하는 조건부다. 은행의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상승세인점을 고려할 때 이른바 '부실의 계절'에 대응하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최근 NPL 위탁운용사에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지방은행 보유 NPL 및 이를 기초로 하는 유동화 증권 등에 70% 이상을 투자하기 위해서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된 대출채권이다. 부동산 담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있는 담보부실채권 등이다. NPL 전문투자사는 금융사로부터 NPL을 싸게 사들여 구조조정한 다음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NPL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캠코는 2017년 8월에 ‘미래에셋NPL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5호’에 LP(유한책임사원)로 참여해 600억원의 투자를 약정했다. 전체 140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GP(무한책임사원)를 맡았고, 캠코와 함께 행정공제회가 LP로 참여해 700억원을 약정 투자했다. 2021년 NPL 투자 위탁운용사에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해 투자키도 했다. 각각 600억원, 400억원 규모로 출자다. 총 1000억원 규모다. 2022년 유진자산운용이 5092억원(병행펀드 포함) 규모로 조성한 NPL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에 600억원 규모 투자자(LP)로 참여한 바 있다. 2024년 KB자산운용이 400억원 규모 캠코의 NPL펀드 위탁운용사 자격을 포기하자, 이지스자산운용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바 있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최근 새마을금고 NPL 위탁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선정된 곳이다. 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2013년 설립했다. 케이클라비스는 자산운용사 외에도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영위하는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를 보유 중이다. 2019년 말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기획본부장 출신인 이정훈 대표와 한국토지신탁 리스사업팀장을 역임한 김주연 대표 체제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올해 '케이클라비스 NPL 시너지 1호'(360억원), '케이클라비스 채무조정 NPL 블라인드 1호'(61억원)를 설정했다. 016년 전문사모운용사로 출범한 이후 최초 NPL 펀드다. 2021년 말 멀티에셋부문 산하에 특수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를 신설한지 2년여 만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1-19 09:22:42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을 현재 2% 선에서 선진국 수준인 20%로 높인다. 이를 위해 PF 사업에 현물 투자할 경우 세금 혜택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방안은 봉이 김선달식 개발사업을 막기 위해 PF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20%까지 높이는 것이 골자다. 현재 3%가량인 자기자본비율을 2026년 10%, 2027년 15%, 2028년에는 20%로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토지주가 PF사업(리츠)에 토지·건물을 현물출자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PF사업 자본구조의 27%를 차지하는 브리지대출을 현물출자로 대체해 PF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구조다. 이를 위해 현물출자자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납부를 늦출 수 있도록 허용하고, 용적률과 공공기여 완화 등의 인센티브도 부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개발사업의 자본구조가 본PF 대출 70%와 자기자본 30%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자본구조는 본PF 대출이 70%, 브리지대출이 27%이고 자기자본은 3%에 불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현물투자 활성화 등 대책으로 PF사업의 부실화 우려도 크게 줄 것"이라면서 "아울러 부동산 개발이 활성화되고 주택공급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시장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한다. 먼저 시공사·신탁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책임준공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책임준공 면책사유 범위를 넓히고 배상범위도 구체화한 개선방안을 내년 1·4분기 중 발표하고, 오는 12월에는 PF 수수료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금융업권별 수수료 관련 모범규준도 제정한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들은 PF 대출 시 시행사·시공사의 담보나 신용보다는 PF사업의 사업성·안정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대출토록 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성석우 기자
2024-11-14 18:32:57지난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p 인하했다. 이로써 한은이 지난 2021년 8월 금리를 0.25%p 올린 후 3년2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 선회, 즉 피벗에 나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다른 주요국에 비해 긴축 완화의 시작이 늦은 편이다. 스위스, 스웨덴 등은 올해 3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했고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6월부터 시작, 최근 9월에도 추가 금리인하를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9월 0.5%p 인하의 빅스텝을 단행했다. 11월 말에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때 한은의 결정이 주목된다. 현 상황에서는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보이는데 정답이 없는 금리정책이다 보니 연속적 금리인하를 확신하기는 이르다. 사실 필자는 한은의 피벗이 다소 늦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미 물가상승률은 4월부터 전년동월 대비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물가목표는 2%이지만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설정된 수치이고, 지금도 2%를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인지는 고민의 여지가 있다. 반면 고금리로 인한 고통은 상당히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고금리 충격은 기업 부문이 더 크게 받고 있다. 기업 부문의 은행대출 연체율이 2년 전 0.3%에서 최근에는 0.7%를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가계부문의 연체율은 2년 동안 0.2%p 올라 최근 0.4%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부문 연체율의 증가 폭이 가계 부문보다 훨씬 큰 것이다. 필자는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 및 가계대출의 연체율 변화를 비교한 적이 있는데 기업대출 연체율이 금리상승에 훨씬 민감한 것으로 분석되어 현재 기업과 가계 부문의 연체율 차이를 설명해 준다. 금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소비가 좋을 수가 없다. 소매판매액은 8월까지 지속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왔다. 이런 경제상황을 볼 때 향후 과감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한미 금리 차를 이유로 과감한 긴축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흔히 있다. 즉 미국에 비해 한국의 금리가 너무 낮으면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염려에는 외환위기의 트라우마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국내 경기침체 장기화가 자본유출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실제 한미 금리차와 외국인 자본투자 간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기업의 도산이 많아지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철수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한편 금리인하로 인한 주택가격 불안에 대한 염려도 있다. 주택구매 시 금리가 구매결정의 중요한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택가격 안정만을 위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고금리를 고집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침 지난 수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주택가격 상승률은 8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주택가격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면 대출규제 등 정책을 통해 가격안정을 도모해 볼 일이다. 우리가 천문학적 가계부채를 걱정해 온 지가 이미 10년이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로 인해 경제의 큰 파열음이 나지 않았던 이유는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일정 심사를 거친 주택담보대출로 이루어져 있고, 가계가 부채를 계속 상환할 수 있도록 일자리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만약 고용 부문에 큰 충격이 일어날 경우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 상실로 가계부채 부실화, 금융기관 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지는 위기상황이 올 수 있다. 따라서 고용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제공해주는 기업의 부실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중요한 수단이 금리인하이며 향후 과감한 정책기조 변화를 기대해 본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24-10-17 18:41:13[파이낸셜뉴스]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최근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 29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익스포저 가운데 가계 여신 비중도 다시 늘어 5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총 2881조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2837조6000억원)보다 44조3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담보 대출 등 가계 여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 여신, 부동산 펀드나 리츠 등 금융투자상품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해당 금액은 지난 2015년 말 1443조5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상반기 말까지 매년 증가하며 최근 10년 새 2배 가까이로 확대됐다. 2019년 말(247조5000억원)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고, 2020년 말 2265조9000억원, 2021년 말 2540조8000억원, 2022년 말 2736조1000억원 등 계속 늘어났다. 최근에는 가계 여신 비중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가계 여신은 올해 상반기 20조7000억원 증가한 1424조700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에서 49.4%를 차지했다. 2015년 말 55.3%에서 해마다 축소되면서 2022년 말 48.2%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말 49.0%로 소폭 반등했고, 올해 상반기 더 높아졌다. 가계 여신 중 부동산담보 대출 비중 역시 2015년 말 71.4%에서 올해 1·4분기 말 50.6%까지 하락세를 이어왔으나 상반기 말 50.7%로 반등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기업 여신 비중은 2015년 말 35.3%에서 2022년 말 39.9%까지 계속 올랐다가 지난해 말 38.2%로 꺾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1085조6000억원으로 37.7%를 나타냈다. 부동산에 흘러 들어간 자금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취급 기관이 부실화할 경우 금융과 실물 간의 전이가 발생해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규근 의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며 "늘어난 가계부채와 아직 수습 중인 PF 부실 등을 고려할 때 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10-13 13:27:37[파이낸셜뉴스] 유진자산운용이 부실채권(NPL)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싼 값에 사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2005년에 합류한 진영재 대표가 출시한 NPL 시리즈 펀드만 15년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최근 '유진SS&D오퍼튜니티2호 펀드'를 243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우정사업본부 국내 NPL 전략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첫 행보다. 이 펀드의 다른 투자자는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등이 있다. 금융기관 NPL에 주로 투자하며, 만기는 7년이다. 유진자산운용은 이 펀드의 멀티클로징(1차 조성 후 추가 자금으로 클로징)을 위해 최근 투자자 모집에 착수한 상태다. 펀드 규모를 4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된 대출채권이다. 부동산 담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있는 담보부실채권 등이다. NPL 전문투자사는 금융사로부터 NPL을 싸게 사들여 구조조정한 다음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NPL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유진자산운용은 2009년 4600억원 규모의 '유진리스트럭처링사모부동산' 시리즈를 시작으로 NPL펀드를 선보여왔다. 2011년 4700억원, 2012년 3750억원, 2015년 7390억원, 2019년 4980억원, 2023년 5095억원(병행펀드 포함) 규모로 조성한 NPL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 등이 있다.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의 투자자에 우정사업본부(우체국예금 1000억원, 우체국보험 1000억원)도 참여키도 했다. 투자 대상은 일반담보부채권, 특별채권,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실(예정) 자산 및 부실채권 관련 유동화증권 등이 위주다. 유진자산운용의 구조조정 투자로는 스킨푸드에 50억원 규모 DIP 금융파이낸싱(신규자금대여)을 투자, 회생이 성공적으로 끝나며 투자금을 회수한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유진자산운용의 NPL 관련 운용자산(AUM)은 약 6700억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NPL 투자는 싼 값에 사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이익을 노리는 것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통했던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30 09:05:12[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은행이 이를 인지하고도 금감원 보고·공시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현 경영진도 늑장대응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내부통제 등 금융회사 내부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사실 관계를 철저히 파악해 책임 있는 임직원에 최대한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보고의무 4월 발생했는데 늑장대응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검사 결과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올해 1월~3월 자체감사, 4월 자체징계 당시부터 범죄 혐의 및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는데 8월 9일께 이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적어도 4월 이전에는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은행은 1월 자체감사 실시 이전인 2023년 4·4분기 중 이번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확인된 부적정 대출 가운데 상당수가 부적정하게 취급되고 부실화됐음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 시점에 여신 심사소홀 등 외에 범죄혐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해당 시점에 이미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은행법 및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대한 규정 시행세칙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금융업무와 관련해 소속 임직원 또는 임직원 이외 사람에게 횡령, 배임 등 형법 또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 지체없이 금융감독원에게 금융사고로 보고하고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공시할 의무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어 자체감사 등 후속조치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특정 영업본부장이 취급한 여신이 부실 여신 검사 대상으로 계속해서 통보되던 상황에서 그 해 9~10월께 여신감리 중 해당 여신이 전직 지주회장 친익척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감독당국 보고 및 자체감사 등 즉각 대처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해당 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이 돼서야 자체감사에 착수하고 3월 감사종료 및 4월 면직 등 자체징계를 실시했다. 금융감독원에 알려온 것은 자체징계를 마친 후였으며 5월께 금융감독원이 제보 등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해당 감사결과를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아울러 자체 검사과정에서 영업본부장과 차주의 범죄혐의를 인지하고서도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보도자료가 배포된 직후에 수사기관에 관련자를 고소했다. 지배구조 개선 취지 훼손...엄정 조치할 것 지주 경영진 역시 일찍이 범죄혐의를 알았으나 이사회에 이를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공동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감독원 검사에 따르면 2023년 9~10월 여신감리부서는 전직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은행 경영진에 보고한 사실이 있으며 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께 검사결과가 반영된 인사협의회 부의 안건을 보고 받는 과정에서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간담회 정례화,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은행은 이번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에 대한 대규모 부정적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이 문제라고 바라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책임이 있는 임직원 등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며 "이번 금융사고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통제상 취약점, 지배구조 체계상 경영진 견제기능 미작동 등도 면밀히 살펴 미흡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하겠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8-25 11:40:49[파이낸셜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현 우리금융지주와 은행 경영진의 상황 인식을 강하게 질책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에 대해 '몰랐었다'는 발언을 옹호하면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점 등 대응행태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우리금융 행태를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열린 금융위원장과 은행장 간 간담회에 우리은행장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현 경영진을 향한 날선 비판의 의미를 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은 본지가 수 차례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질의하자 "잘못 보도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면서도 "대출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조병규 행장 간담회 불참‥ 손태승 "대출내용 아는 것 없다" 해명 이날 열린 금융위원장과 은행장 간의 간담회에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불참했다. 김병환 위원장의 취임 이후 첫 간담회이자, 손태승 회장 사고 보도 이후 열린 첫 민관 간담회에 조 행장이 불참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조 행장은 우리은행 직원의 180억원 규모 횡령 사고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날 조 행장이 손 회장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은행 측은 “조 행장이 코로나 확진으로 간담회에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1일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회장 재임시절 손 회장 친인척이 임원으로 재직 중인 법인 등에 의심되는 총 616억 원(42건)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으로 이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부실화된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담보 등을 감안하면 최대 158억원 규모의 손실(부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 전 회장의 아내가 출자한 법인은 2021년 6월 서울의 한 병원을 매입 과정에서 우리은행으로부터 부동산담보신탁 방식으로 139억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대출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616억원 중 일부로 부당 대출 집계에서는 제외됐다. 손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에 맞춰 지주 회장직과 은행장직을 함께 맡다가 2020년 3월 지주 회장을 연임했다.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쳤다. 손태승 전 회장은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억울한 측면이 있냐는 본지의 질문에 “대출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답하기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손 전 회장은 “여러 가지로 잘못 보도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으나 일일이 말하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금융 행태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 금융권도 긴장 이 원장은 같은 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이 실행되고 그 결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며 우리금융지주·은행의 상황 인식과 대응 행태를 일일이 비판했다. 이 원장은 "은행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적으로 인지할 수 있었어야 하며 사후적으로도 부당대출과 관련한 조직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엄정한 내부감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조치했어야 한다"면서 "기관 자체의 한계 등으로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계좌추적권·검사권 등이 있는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 등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에 대해 "친인척 대출에 대해 몰랐었다는 전직 회장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심사소홀 등 외에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며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을 합리화하는 행태를 지속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 원장은 우리금융 행태를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금감원은 그간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제도적, 문화적 개선 노력을 기울여왔고 이에 따라 내부통제 기능이 자동해 자율적으로 수습하기를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금융이 보이고 있는 행태를 볼 때 더 이상은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했다. 한편 내년 1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이 원장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현 경영진의 대응 행태를 직접 거론하면서 발언의 의미와 향후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 지를 놓고 금융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이승연 기자
2024-08-20 16:36:24[파이낸셜뉴스]우리은행이 손태승 전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재직시절 손 회장 처남 등이 대표로 있는 기업에 300억원 규모의 부적정 대출을 취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 회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관련 임원 누구에게도 개별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며 부당대출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우리금융그룹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본점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 올해 김해금융센터 소속 대리의 100억원대 금융 사고에 이어 전임 지주 회장 일가가 얽힌 사고까지 반복되면서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인식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에게 총 616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9일 기준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대출잔액이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으로 이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단기(1개월 미만) 연체상태이거나 부실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이같은 부적정한 대출을 취급한 임모씨를 면직 처리하고 고소한 상태다. 지난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손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회장을 지냈다. 친인척 관련 대출은 손 회장이 재임하던 2020년 4월부터 2023년 초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손 회장의 처남인 김모씨가 ‘호가호위’하며 60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갔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도 문제”라면서 “결국 면직에 고소까지 당한 임씨가 수사기관에서 자신에게 어떤 방식의 압력이 있었는지에 대해 입을 여는지에 진상규명이 달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나 시중은행에서 임원을 달 수 없는데 면직당한 임씨가 바보도 아니고 손 회장의 친인척인줄 몰랐을 리 없다”면서 “전화한 적 없다는 손 회장의 태도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부적절한 대출의 원인을 당시 본부장이었던 임씨의 부당한 업무지시에서 찾았다. 임씨가 영업점장 '전결'을 이용해 분할 여신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손 회장의 처남 일가가 위조하거나 미비한채 제출한 서류에도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부장이 영업 등을 통해 따온 기업 여신도 팀장, 실무자들이 그 적절성을 확인하는 구조”라면서 “부실이 날 경우 함께 검토한 직원들도 연대 책임을 묻는 만큼 대출을 내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내부에 남아있는 ‘수직적인 문화’가 문제를 키웠다”면서 “본부장이 사인하라는데 안된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영업하는데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면서 “손 회장 재임시절 틈만 나면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강조하더니 우리은행이 아니라 진짜 우리가족을 챙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부당대출건에 대해 사과했다. 임 회장도 금융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와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2022년 본점 기업개선부 차장의 7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에는 경남 김해금융센터 대리가 기업의 문서를 위조해 100억대 횡령 범죄를 벌였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8-13 16:23:35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고삐를 죄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차주들에게 616억원 규모의 부당·부실대출을 한 것이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부실대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회장의 친인척 기업이 대출 신청 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대해 담보설정을 했는데도 대출을 승인하거나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지점전결로 임의처리했다. 금감원은 향후 법률검토를 거쳐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관련 차주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는 한편 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당행을 이용하시는 많은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취급한 부당 여신(대출)의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지난달 1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이다. 이 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단기(1개월 미만) 연체상태이거나 부실화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금감원 검사가 종료된 지난 9일 기준 해당 기업의 대출잔액은 총 303억원(16개 업체 25건)이지만 담보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예상액은 82억~158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8-11 18:30:29[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고삐를 죄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차주들에게 616억원 규모의 부당·부실대출을 한 것이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부실대출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회장의 친인척 기업이 대출 신청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대해 담보설정을 했는데도 대출을 승인하거나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지점전결로 임의처리했다. 금감원은 향후 법률 검토를 거쳐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관련 차주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는 한편 검사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 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당행을 이용하시는 많은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취급한 부당 여신(대출)의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지난달 1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이다. 이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단기(1개월 미만) 연체상태이거나 부실화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금감원 검사가 종료된 지난 9일 기준 해당 기업의 대출잔액은 총 303억원(16개 업체, 25건)이지만 담보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예상액은 82억~158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부실 대출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총 8명)에 대하여 면직 등 제재 조치를 취했다. 우리은행은 또 지난 9일 부실대출을 받아간 손 회장의 일가 친인척과 면직 처리한 A본부장을 고소했다. 우리은행은 재발 방지를 위해 부당여신에 대한 인터넷, 모바일 등을 이용한 다양한 내부자신고 채널 확대, 반복적 여신심사 소홀 영업점장에 대한 여신 전결권 제한 및 후선배치, 여신 사후관리 등을 강화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8-11 13:3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