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0여년 만에 발생한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의 북상 소식을 전하던 미국의 한 기상학자가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NBC와 뉴욕 타임스 등은 전날 미 방송사 NBC6 사우스 플로리다 일기 예보에 출연한 기상학자 존 모랄레스가 허리케인 '밀턴'의 위력을 설명하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한 기상학자 모랄레스는 예보 도중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놀랍고도 놀라운 허리케인"이라고 전하며 "10시간 만에 기압이 50밀리바 떨어졌다. 죄송하다. 정말 공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모랄레스는 이후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허리케인이 급격히 강화되는 것에 대한 충격이 컸다"라며 "기후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음에도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오염을 멈추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라고 예보 도중 눈시울을 붉힌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허리케인은 생명을 앗아간다. 허리케인이 지나는 곳에 사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모랄레스는 해당 영상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해 2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틱톡에서도 2600만회 이상 조회되고 120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한편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밀턴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9일 오후 플로리다 서부 새로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했다. 허리케인 5개 등급 가운데 3등급으로 상륙한 뒤 급수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플로리다 중서부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기상당국은 100여년 만에 플로리다 탬파 지역에 최대 영향을 주는 최악의 폭풍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폭우와 홍수까지 발생했지만 '최악은 오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0 14:38:23[파이낸셜뉴스] 올해 역대급 폭염을 예측했던 기상학자가 겨울엔 섭씨 영하 18도 이하의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것도 오는 11월 초까지 30도에 이르는 고온이 이어지다 갑자기 겨울 기온으로 뚝 떨어져 '가을 같은 가을'을 만끽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올여름 실제 기온이 40도를 넘길 것'이라고 예측한 데 대해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건 저만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기상기구에서도 슈퍼 엘니뇨가 끝난 두 번째 해이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까지 이어졌던 폭염과 열대야 현상에 대해서는 "기온 자체가 37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로는 49도까지 올라가는 더위였다"며 "서부 태평양 적도 해역의 서쪽 수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개성 이남 해수 온도가 거의 30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아직 더위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최근 10년 정도의 데이터를 보면 가을다운 가을이 거의 실종되고 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가을다운 가을을 거의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작년에도 11월 중순경까지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가다가 그다음 날 갑자기 20도 이상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덥다가 더위에서 조금 벗어나니 가을이 왔다고 대단히 좋아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거의 30도 가까운 고온이 또 이어진다. 이런 더위가 적어도 11월 초순까지는 갈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이후 갑자기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올 겨울 기온에 대해 "많이 추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졌던 2021, 2022 겨울과 이번 겨울이 좀 비슷한 패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겨울로 접어들면 라니냐 현상(동태평양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것)으로 옮겨가 우리나라와 북미대륙 쪽으로 북극 한파가 강하게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24 07:17:10미국 플로리다를 덮친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 모두가 대피한 와중에 반대로 기 속에 들어간 남성이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NBC뉴스 등에 따르면 기상학자인 시몬 브루어와 저스톤 드레이크는 허리케인의 풍속을 재기 위해 '어마' 속으로 들어갔다. 드레이크는 어마로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오른손에 풍속계를 쥔 채로 차에서 내렸다. 어마어마하게 부는 폭풍에 한 걸음 앞으로 발을 내딛기는 커녕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만 같았다. 드레이크는 "내가 경험했던 어떤 것보다도 가장 강력했다"면서 "단지 서 있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확인한 풍속은 시속 188km를 넘어섰다. 이 모습을 촬영한 브루어는 이를 SNS에 공개하며 "할 일이 너무 많아 이틀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엉망이 된 플로리다에 도움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에서 발휘된 두 사람의 직업정신에 수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7-09-11 17:37:00[파이낸셜뉴스] 올해 여름 더위가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해 섭씨 40도에 육박한 기록적인 폭염을 예측한 바 있는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김 교수는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올 겨울은 많은 한파가 찾아왔지만 2월 말, 3월 초부터 따뜻해지고 개화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질 것”이라며 “4월 초가 지나고 나면 일 최고 온도 20도가 넘는 여름 같은 봄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앞서 이번 겨울의 특성과 관련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추운 지역이 아닌데 하는 곳에서도 혹한이 나타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한 김 교수는 2월 말까지 강추위가 한두 번 정도 더 온 뒤 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작년에 우리나라 여름이 사실 4월에서부터 거의 11월까지 간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올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월 평균 온도가 10도 이상인 달이 한 8개월 정도 이상 이렇게 이어지면 아열대라고 하는데 사실상 우리나라 기후가 거의 아열대에 가까워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여름 기후 전망 자료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단정 짓기는 부담스럽지만, 올해 중립적 기후 상태에 접어들며 전 세계적으로 여름 기후가 특정한 소수의 아주 좁은 지역을 제외하고 매우 더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2-10 08:41:47[파이낸셜뉴스] 미국 캔자스주 작은 마을 상공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검은 고리'가 포착됐다. 1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캔자스주 보너 스프링스 주민 프랭키 캠렌은 오토바이로 이동 중 하늘에 떠 있는 검은 고리를 발견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무언가 폭발한 것 같은 검은 연기가 링의 모습을 한 채 하늘에 떠 있다. 짙은 검은색이었던 고리는 영상을 찍는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옅어지더니 점차 사라졌다. 캠렌은 “아무런 앱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며 "작고 검은 무언가가 중앙에 떨어진 것 같다. 이것이 무엇인지 누가 알려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50년 가까이 살면서 이런 현상은 처음 목격했다”며 "박격포 발사로 인한 현상으로 의심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동안 폭발음은 듣지 못했다. 보자마자 오토바이를 세우고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상을 검토한 기상학자들은 "검은 연기 고리 현상이 대규모 폭발로 형성되는 '버섯구름'의 생성 원리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버섯구름은 폭발로 발생한 고온의 공기가 주변보다 가벼워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변 공기를 회전시켜 연기를 도넛 형태의 고리 모양으로 가두는 현상이다. 한편, 이와 유사한 검은 고리는 지난 3월 시애틀에서도 발견됐지만 국립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기상 현상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23년 3월 27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하늘에서도 알 수 없는 검은 고리가 발견됐다. 앞선 지난 2014년 영국에서 촬영된 비슷한 형태의 연기는 불꽃놀이 실험과 관련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파키스탄에서도 목격됐는데, 이는 변압기가 폭발하면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측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10 09:26:20"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애국가 2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얼이 서린 고유 향토 자생 수종이다. 굳셈, 변하지 않은 세상, 불로장생, 영원한 푸름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햇빛을 좋아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조선시대에는 궁궐을 짓거나 거북선 등 전함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황장목(黃腸木)으로 불리는 소나무를 키우는 봉산(封山)과 소나무를 베지 못하게 벌채를 금지하는 금산(禁山)을 지정해 특별하게 관리해 왔다. 그 결과 조선 시대에는 산림의 2분의 1 이상이 소나무 숲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나라가 소나무 보호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백성들은 소나무 이외의 나무들을 베어 집을 짓거나 땔감 등으로 이용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 생육하고 있는 소나무숲은 전체 산림의 4분의 1이다. 약 16억그루다. 소나무숲은 전체 면적의 6%만이 사람이 심은 인공림이고, 나머지 94%는 소나무 씨가 날아다니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숲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토양과 지형, 그리고 기후여건 등은 소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그런데 일부 학자와 비정부기구(NGO), 언론 등은 최근 발생한 영남권 산불이 대형화한 원인 중 하나로 소나무숲을 지목한다. 소나무의 송진에는 휘발성 물질이 있어 산불을 키웠다는 게 요지다. 이는 소나무가 '애물단지'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주장이다. 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영남권 대형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태풍급 강풍이었다고 봐야 한다. 초속 20m가 넘는 바람을 타고 산불은 순식간에 방대한 숲을 집어삼켰다. 대형산불이 났던 지난 2000년 당시엔 불길 확산속도가 시간당 4.4㎞였지만, 이번엔 그 두 배인 8.2㎞나 됐다. 역대 산불 중 가장 빨랐다. 이번 산불은 '도깨비 불'처럼 바람 방향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20년 전과 비교해 나무밀도가 3배 이상 높아진 것도 화마를 키운 주요인이었다. 경남 산청과 하동지역 산불의 경우 지리산 국립공원 지역이 일부 포함됐는데, 보전 위주로 관리하다 보니 활엽수의 낙엽층이 1m나 돼 진화에 애를 먹었다. 산불 피해 현장에서는 이번 산불로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는 물론 고로쇠나무 등 활엽수도 함께 다 탔다는 말이 들려온다. 오히려 활엽수가 많은 지역은 낙엽층이 50㎝ 이상 최대 2m까지 쌓여 있어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됐고, 두터운 낙엽층에 불씨가 살아 있어 마지막 잔불을 정리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는 전언이다. 소나무는 잘 가꾸면 문화재 등 주요 건축자재, 산업 용재로 사용된다. 이번에 산불이 난 영남권에서 그간 소나무는 산촌 주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었다. 자연산 송이버섯을 채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제 산불피해조사를 통해 복구 방법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 산림 소유자와 지방자치단체, 산림과학자,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소나무가 없는 우리나라,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다.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 전 산림청장
2025-03-31 18:29:17【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28일 발생한 규모 7.7 강진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면서 여진이 200건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국제기구는 미얀마 지진을 최고 등급의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국제 사회에 긴급 지원을 촉구했다. 31일(현지시간) 태국 타이포스트는 태국 기상청 자료를 인용해 오전 7시 기준 △규모 1.0~2.9(54건) △규모 3.0~3.9(91건) △규모 4.0~4.9(47건) △규모 5.0~5.9(7건) △규모 6.0~6.9(0건) △규모 7.0 이상 지진(1건) 등 총 200건의 지진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28일 발생한 지진으로 미얀마 군사정권은 관련 사망자가 1600여명이 넘었고 부상자는 34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의 위력이 컸던 만큼 시간이 갈수록 인명 피해가 급증할 전망이다. CNN은 지질학자를 인용해 이번 지진이 방출하는 힘이 원자폭탄 300개가 터진 것과 맞먹는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군을 향한 공습을 이어가면서 최소 7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 현황 파악이나 복구작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미얀마 반군은 2주간 지진 피해 지역에서 휴전을 선언했지만, 군부는 이에 답하지 않은 채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어 복구작업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7.7 강진의 여파로 진앙에서 1000㎞ 이상 떨어진 태국 수도 방콕에서도 지진으로 공사 중이던 33층짜리 감사원 청사 건물이 무너지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30일 기준 태국 정부에 따르면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당했으며, 78명이 실종 상태다. 태국 정부는 감사원 청사 건설 현장의 붕괴로 유독 인명 피해가 집중되면서 시공사인 중국 국영기업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국제기구들의 도움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 국제기구들이 미얀마 강진 피해 대응을 위해 긴급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WHO가 30일(현지시간) 미얀마 지진을 최고 등급의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800만달러(약 117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WHO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긴급 대응 체계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3급 비상사태'로 분류했다"며 "미얀마 내 부상자와 외상 환자가 많고 의료 환경이 열악해 질병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와 식수 공급 중단과 의료 접근성 악화로 질병 발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외상 환자는 감염 및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 긴급 치료와 감염 예방을 위한 의료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IFRC도 미얀마 강진 피해를 돕기 위해 1억스위스프랑(약 1669억원) 규모의 긴급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IFRC는 성명을 통해 "향후 24개월 동안 10만명에게 생명 구호와 초기 복구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5-03-31 10:55:48[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얼마나 자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자느냐도 중요하다. 가장 먼저,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가장 좋을까. 영국 연구진은 2021년 영국바이오뱅크 참가자 10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심혈관질환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이 연구는 2006년 시작된 영국바이오뱅크사의 대규모 장기 연구 프로젝트로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이다. 그 결과 밤 10~11시 사이에 잠드는 사람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밤 10~11시 사이가 가장 이상적인 취침 시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면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보통 서캐디언 리듬에 맞춰 밤 10시에 잠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전적 요인이 다르고 일상 스케줄에 따라 꼭 일어나야 하는 기상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자 최상의 수면시간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상적인 취침 시간보다는 7시간 이상 충분히 잘 수 있는 취침 시간, 날마다 규칙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취침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성인의 경우 7시간 이상을 자는 것이 가장 좋으므로 만약 스케줄상 아침 6시에 꼭 일어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밤 11시 전에 자는 것이 가장 좋다. 아침 8시에 일어나도 괜찮은 사람이면 밤 12시~새벽 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어도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너무 늦은 취침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수면은 90~120분 동안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는 렘수면에서 빠른 안구운동이 없는 비렘수면으로 바뀐다. 이 90~120분 사이클이 수면 시간 내내 계속 반복된다. 문제는 90~120분 사이클은 계속 유지되지만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비율이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즉, 한밤중까지는 90~120분 중 비렘수면이 우세하지만 새벽이 되고 아침이 가까워져 올수록 렘수면 시간이 더 길어진다. 비렘수면은 꿈꾸지 않는 깊은 잠이고 렘수면은 꿈꾸는 얕은 잠이기 때문에 늦게 잘수록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비렘수면을 '깊은 수면' 혹은 '서파수면'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만큼 뇌파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주파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심박수, 호흡수, 혈압, 대사 등이 모두 낮아지고 근육도 편하게 이완된다. 그만큼 훨씬 깊게 잠을 자서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고 피로, 스트레스가 낮아지고 낮 동안 졸림 증상도 사라지게 된다. 다만 비렘수면이 멜라토닌 분비와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멜라토닌 분비는 저녁 8시경부터 서서히 증가해서 새벽 2~4시 사이에 피크를 이루었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포물선을 그린다. 반면 렘수면과 비렘수면 사이클은 90~120분 주기로 하룻밤 동안 4~5차례 반복되기 때문에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멜라토닌 포물선을 높게 올리고 비렘수면 시간도 늘리기 위해서는 되도록 밤 10~12시 사이에 취침하여 7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유아부터 청소년 시기는 잠을 자는 동안 멜라토닌 이외에도 성장호르몬이 쑥쑥 나오기 때문에 나이에 맞는 권장 수면 시간을 채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인 역시 하루 중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은 서파수면이 이루어지는 비렘수면 시간이다. 결국 건강과 젊음, 안티에이징의 비법은 잠으로 귀결된다. 잠을 충분히 깊게 잘 자야 멜라토닌도 성장호르몬도 충분히 분비되고 피로, 스트레스를 잘 회복하고 하루를 활기 있게 보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서양에는 "잠이 최고의 약이다(Sleep is the best medicine)"라는 말이 있다. 아일랜드 속담 중에는 "웃음과 긴 잠은 의학서에 적혀 있는 최고의 치료제"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에덴의 동쪽'으로 유명한 소설가 존 스타인벡은 이런 말을 남겼다. "밤에 풀기 어려웠던 문제도 잠이라는 해결사가 손을 대고 나면 아침에 풀려 있다(A problem difficult at night is resolved in the morning after the committee of sleep has worked on it)."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2-13 11:18:03[파이낸셜뉴스]미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풍까지 예보돼 다시 산불 확산 위험 속에 놓였다. 소방당국은 1350여대가 넘는 소방차와 항공기 84대, 1만4000여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강풍이 들이닥치기 전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국립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화재 상황에 대해 적색경보를 발령했으며, 돌풍을 예보했다. 이 기간 풍속이 시속 50마일(80㎞/h)에 달하고 산에는 돌풍이 불어 시속 70마일(113㎞/h)에 달할 전망이다. 기상청 기상학자 리치 톰슨은 오는 14일이 가장 위험한 날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매우 강한 돌풍과 건조한 대기, 매우 마른 수풀로 인해 여전히 매우 위험한 화재 기상 조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및 미국내 기타 9개 주와 멕시코에서 온 소방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진압에 나서고 있다. 진화 인력만 1만4000명 이상으로, 소방차와 항공기도 각각 1354대와 함께 84대가 투입됐다. 이날 오전 현재 서부 해변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을 비롯해 LA 카운티 내 4건의 산불로 160㎢가 불에 탔다. 이는 샌프란시스코보다 넓은 면적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1-13 07:19:12【 인천=한갑수 기자】 "직원들의 소극적 운영 스타일을 적극적 자세로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을 개선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직원들은 인천시에서 위임받은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데만 집중해왔다. 그러다 보니 현실에 안주하게 됐고 새로운 사회환경 변화나 혁신과는 멀어졌다.최 이사장은 공단 직원의 이같은 소극적 자세를 적극적 자세로 바꿔 환경 서비스를 향상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환경 공기업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핵심가치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최고의 기술을 연마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지향하는 목표점을 분명히 할 것도 요구했다. 미래를 목표로 하지 않고 그때그때 닥친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사이 공단이 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최소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먼저 결정한 후 올해 바꿀 것, 내년에 바꿀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 일은 닥치는 대로 그때그때 바로 바꾸면 되지만 앞으로 5년이나 10년 후에 바꿀 것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0년 후에 집을 사려면 적금을 얼마 들고 몇 년 후에 5000만원을 만들고 그 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변화와 미래 발전을 위한 비전 2040'을 선포하고 더 나은 시민 환경서비스 제공 계획을 설정했다. ■환경 플랫폼 구축해 시민에 서비스 최 이사장은 "공단에서 하는 일이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지지를 받으려면 우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데이터를 시민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공단에서 가진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환경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환경 플랫폼은 하수처리장, 소각장 등 24개 시설의 운영 자료를 표준화해 공단이 창립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4320개(하수 3514개, 소각 806개) 항목에 달하는 빅데이터와 연계, 효율적 시설운영과 신뢰성 있는 시민 환경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환경 플랫폼이 구축되면 시민들이 공단에서 수행하는 모든 사업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치구별 인구 추이, 날씨·기온 데이터 등 기상정보를 활용한 하수 유입량을 예측할 수 있다. 전력 사용량, 슬러지 발생량, 기온 변동에 따른 처리 효율 등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AI 분석 및 예측을 통해 다양한 시설 운영 분야의 효율성도 높아지게 된다. 환경 플랫폼은 지난해부터 시범 사업을 실시 중이다. 올해까지 좀 더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신기술 습득을 위한 기술 세미나 등 자체 기술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직원들의 기술 역량을 크게 향상시켰다. 작업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개선하려 노력하게 됐고, 개인이 못하면 공단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고 공단에서 못하면 외부 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취임 이후 2년간 국제물산업박람회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창조경영 2024 혁신경영부문 환경부장관상 등 10여개의 상을 수상해 대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지원단을 만들어 인천·경기 지역의 광역 하수도 기술지원도 하고 있다. ■소각로 확인하는 실천형 CEO 그는 "깨끗한 환경 제공이 곧 시민들에게 최상의 환경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법적 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법적 기준 50% 이하 관리 목표를 설정했다. 그 결과 깨끗한 물 관리를 위한 하수처리 방류 수질이 2022년 대비 최대 36%, 쾌적한 대기환경을 위한 소각처리 대기질도 최대 64%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최 이사장은 인천대 교수로 평생을 학문연구와 교육에 몸 바친 학자 출신이다. 대개 학자들은 이론에 치중해 행동으로 나서기보다는 말로만 끝내는 관리형인 경우가 많지만 최 이사장은 현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론을 현장에 접목하는 실천형 CEO다. 말로만 끝나지 않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최 이사장은 "교수도 두 종류가 있다. 이론을 위주로 하는 교수도 있고 실제 현장에 있는 것을 개선해 문제를 해결하는 교수도 있는데 나는 후자 쪽"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이런 성격은 인천환경공단에 부임한 이후 소각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소각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나머지 소각로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직접 눈으로 꼼꼼히 확인했다. 직원들은 이제까지 소각로 안까지 직접 들어간 사람은 처음이라며 환호했다. 그는 소신이 분명하고 실천력이 탁월한 CEO지만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절대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조직문화 개선 등 모든 것을 노사 협력을 통해 진행했다. 노사 화합을 통한 안정적 노사관계로 올해 고용노동부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최 이사장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다. 그는 환경시설이 지역과 시설에 따라 관리·운영 주체가 달라 문제 발생 시 통합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환경시설의 통합 관리·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고 발생 시 119에 전화하듯이 환경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인천환경공단에서 우선적으로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kapsoo@fnnews.com
2024-11-06 18: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