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1·4분기 매출증가율이 4분기 만에 증가 전환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의 중소기업 업황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로 부채비율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전반적인 기업 안정성도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2만2962개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3979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성장성 지표인 매출 증가율은 1.2%로 전분기(-1.3%) 대비 증가 전환했다.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4.3%)부터 줄곧 감소하다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익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전체 조사 대상기업의 1·4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4%)은 지난해 1·4분기(2.8%)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세전 순이익률(7.4%)도 같은 기간 2.4%p 높아졌다. 이 같은 성장성·수익성 지표 개선에도 중소기업의 업황은 여전히 대기업에 비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 -1.3%에서 올해 1·4분기 3%로 성장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6.9%로 전분기(-1.5%)보다 악화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대기업은 1년 전(2.4%)보다 5.7%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3.8%를 기록, 지난해(4.7%)보다 하락했다. 고금리 여파로 안정성 지표는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9.2%에서 1·4분기 92.1%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4분기(95%) 이후 최고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6-20 18:53:46'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주체는 결국 기업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업'이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 지표를 시장의 기대만큼 내지 못하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근본적 변화가 열쇠 맥킨지앤드컴퍼니 전은조 시니어파트너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정량적 분석 결과 한국기업들의 저평가는 실증적으로 확인되고 있고, 수익성 지표 등 재무적 저성과와 관련돼 있다"고 짚었다. 한국의 경우 자본 효율성을 가늠하는 투하자본이익율(ROIC)이 지난해 기준 5.7%에 불과하다. 미국(17.4%), 일본(13.1%), 대만(9.9%)과 격차가 아주 크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1.0배(4월 말 기준)로 미국(4.7배), 프랑스(2.1배), 영국(1.9배), 일본(1.6배) 등에 뒤처진다. 전 파트너는 "그저 한국기업이라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통계상으론 (한국이라서 받는) 불리한 평가는 설명력의 1% 미만"이라며 "간접적으로는 기업지배구조(거버넌스) 등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파트너는 밸류업 당사자인 상장기업에 대해 '자본 효율성 제고를 비롯한 이익·정성적 지표 개선에 노력하고, 기업의 전략·활동에 대한 소통 및 실행'을 요구했다. 정책, 세제, 규제 완화는 변화를 위한 마중물일 뿐이며, 기업 경영의 근원적 변화가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전 파트너는 아울러 대주주 거버넌스나 상속세 인하 등 복잡하고 사회적 합의가 오래 걸리는 사안들은 별도 사안으로 분리하고 "일단 일이 되게 만드는 제도 개선부터 손대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장회사협의회 정우용 정책부회장은 패널토론에서 "기업이 실적을 올려 투자나 영업을 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싶어도 이를 막는 틀(제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김우진 교수는 "자기자본이익율(ROE) 하락의 경우 기업 이익은 크게 줄지 않았는데 분모인 자본이 계속 늘어난 결과"라며 "주주환원 확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배구조 개선은 지배주주가 아닌,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등 일반주주들과의 이해충돌을 일으켜서 문제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밸류업은 공허하다"고 꼬집었다. ■개혁과 소통이 일본증시 살려 일본금융청 호리모토 요시오 국장은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추진 중인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을 소개했다. 호리모토 국장은 "지난해 3월까지 (니케이지수가) 2만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올해 '신일본 개인저축계좌(NISA)' 제도를 시행하면서 개인 및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NISA는 비과세 기간을 평생으로 연장하고, 연간 납입한도를 120만엔에서 360만엔으로 3배 늘리는 내용을 담은 소액투자자 감세 정책이다. 호리모토 국장은 "워런 버핏이 일본을 방문해 상사 등에 대한 투자 의욕을 보이자 해외 투자자도 순매수세로 돌아섰고, 주가는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밸류업 성공 요인으로 △가계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적 개혁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해외 투자자에 대한 긴밀한 소통 △세제 인센티브, 금융교육 등 정책 성과를 체감시키기 위한 노력 등 3가지를 들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5-28 18:33:02[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15.4%)이 국내 1위 기업(6.3%)의 2.5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산업별 국내 1위 기업과 글로벌 1위 기업의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자비용 및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EBIT) 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1위(19.2%)가 국내 1위(9.5%)의 2.0배로 나타났다. 글로벌 1위와 국내 1위간 평균 총이익률이 1.1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셈이다. 한경협은 EBIT이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관리비·연구개발비 등의 운영 비용을 차감한 지표임을 감안할 때, 해당 비용으로 인해 글로벌 1위와 국내 1위의 수익성 격차가 중점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1위의 평균 순이익률은 2022년 15.4%로 국내 1위의 6.3% 대비 2.5배 수준이었다. 글로벌 1위의 2012년 평균 순이익률(10.5%)은 지난 10년간 4.9%p 증가한 반면 2012년 국내 1위 평균 순이익률(5.8%)은 10년간 0.5%p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순이익률 격차는 2012년 1.8배 수준에서 2022년 2.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경협은 순이익률이 EBIT에서 이자비용·법인세비용을 차감한 지표임을 감안할 때, 지난 10년간 국내 1위는 글로벌 1위에 비해 이자 및 조세 부담이 증가해온 것으로 추정했다. 안정성(레버리지와 자산의 비율)을 살펴보면 글로벌 1위는 국내 1위 대비 평균 채무비율이 1.6배, 평균 유동비율이 0.8배로 글로벌 1위가 더 많은 장·단기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성(자산의 현금화 속도)에서는 글로벌 1위가 국내 1위 대비 평균 매출채권회전율주2)이 0.9배, 평균 재고자산회전율주2)이 1.0배로 재고자산이 유동성으로 연결되기까지의 속도는 비교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국내 1위의 평균 유동비율은 10.2%p 증가(185.9%→196.1%)한 반면 글로벌 1위의 평균 유동비율은 6.8%p 감소(171.3%→164.5%)해 국내 1위의 단기 지급능력은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산업재·소재·에너지 섹터는 국내 1위가 글로벌 1위보다 매출에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수익성이 타 섹터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산업재 섹터의 경우 평균 순이익률(3.4배)에서 격차가 심화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국내 1위의 법인세·이자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한국의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1위 기업과 국내 1위 기업을 1대1로 비교한 결과, ‘반도체’, ‘전자제품’, ‘가전제품’, ‘자동차’, ‘석유제품’ 등 주요 산업에서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는 글로벌 1위의 순이익률(36.2%)이 국내 1위(5.0%)의 7.3배로 나타나 국내 1위의 법인세·이자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추정됐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3-27 14:57:50[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나빠졌다. 반도체 부진 영향 등으로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마이너스(-)였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지표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안 좋은 성적표가 나왔다. 기업 '재무안정성 흔들'..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7년來 최고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 통계에 따르면 외감기업(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1042개의 성장성·수익성·안정이 모두 악화됐다. 특히 재무안정성은 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95.0%로 지난해 4·4분기(92.1%)대비 3%p 가까이 올랐다. 2016년 2·4분기(94.96%)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26.0%로 전분기(25.3%)대비 상승했다. 이 역시 2016년 1·4분기(26.2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특히 대기업의 차입금 의존도(25.05%)는 2015년 2·4분기(25.30%) 수준으로 상승했다. 재무안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다른 지표인 이자보상비율도 급락했다. 1·4분기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이자보상비율 중위값은 178.7%로 전년동기(491.1%)대비 312.4%p 급락했다. 직전분기(239.9%)에 비해서도 60%p 가까이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1분기 수익성 악화 등으로 기업이 스스로 번 돈을 통해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 2%대.. 1년새 3.5%p 급락, 매출액증가율은 '0%대' 성장성과 수익성도 지표도 뒷걸음했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0.4%로 0%대를 기록했다. 직전분기(6.9%)대비 6.5%p 빠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수요위축으로 증가율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계·전기전자업은 반도체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매출액증가율이 -6.6%에서 -14.3%로 하락 폭이 컸다. 석유화학은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9.7%에서 -3.5%로 마이너스 전환했고, 운수업 또한 상하이컨데이너 운임지수 하락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마이너스 전환해 -5.9%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매출증가율은 각각 0.7%, -1.2%로 모두 전분기대비 감소했다. 이에 총자산증가율은 1.89%로 전분기(3.73%)대비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8%에 그쳤다. 매출액 자체도 안 늘고 있는데, 영업이익률이 2%대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분기 6.3%에서 올해 1·4분기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3.5%p 떨어졌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8.4%에서 2.5%로, 비제조업은 운수업 영향으로 4.0%에서 3.2%로 빠졌다. 한국은행은 "기계·전기전자업(-3.1%)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고, 해운운임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로 운수업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부분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기업 성장성이 나쁘지 않다고 봤다. 이성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분기 부진은 반도체 부분에서 매출액 상위 기업인 대기업 세 곳 정도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있었던 영향"이라며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20 16:47:3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모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낮아졌다.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이자보상비율은 급락했고, 부채비율은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6.8%)대비 1.5%p 하락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건 그만큼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각각 6.3%, 4.2%로 모두 전년대비 1%p 이상 낮아졌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영상·통신장비를,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업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IT경기 부진 등 영향으로 전기영상통신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해서다. 전기가스업은 가격 상승폭보다 비용 상승폭이 커서 영업이익률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이자비율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1년새 200%p 가량 하락했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654.0%에서 455.4%로 크게 하락했다. 2021년 기업의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654% 수준이었다면 지난해에는 455%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35.1%로 전년(34.1%)대비 1.0%p 늘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 미만이면 영업익보다 이자비용이 더 크다는 의미다. 특히 0% 미만인 영업적자 기업은 전체의 25.7%였다. 전년(26.5%)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체 기업의 4분의 1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이상 300% 미만 기업은 18.5%로 전년대비 2.9%p 늘었고, 300이상 500% 미만 기업은 0.5%p 상승한 8.2%를 기록했다. 이자비용의 5배 넘는 영업이익을 낸 기업은 전체의 38.2%로 전년대비 4.4%p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 안정성도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101.0%에서 102.4%로 늘었다. 2014년(106.5%) 이후 최고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28.2%로 역대 최고치(28.3%) 수준으로 높았다. 한국은행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외부 차입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모두 상승했다"며 "다만 전자·영상·통신장비, 운수·창고 등은 이익잉여금 증가에 따른 자본 증가 등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13 11:36:41'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환경 보호를 단순히 마케팅 전략을 넘어 꾸준히 실천해 왔다. 이본 쉬나드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9월 약 4조원에 달하는 회사의 비상장 주식 전량을 세계 기후 변화와 환경 보호를 위한 재단에 기부하며 이를 증명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됐지만 결국 기업에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아무리 좋은 가치와 이념이 있어도 지속할 수 없다면 구호에 그치기 때문이다. 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동시에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청년 기업가 두 명을 만났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됐지만 기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사회적 가치 역시 구호에 그칠 수 있다. 미대 졸업 전시 후 버려지는 작품을 활용하고, 발달 장애인 예술가의 작품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각각 창업한 두 청년 창업가는 "예술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수익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동 옴니아트 대표, 버려지는 그림에 새 생명 "나와 같은 시기에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사업을 시작했던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재 사라졌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수익 중 수익이 100% 먼저다." 이성동 옴니아트 대표는 1988년생으로 2014년 업사이클링 기반 소셜 패션 브랜드 '얼킨'을 론칭했다. 얼킨은 버려지는 옷과 재료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가방'을 판다가 모토였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가방을 넘어 의류, 생활 잡화 등 패션 전 영역을 다루는 회사인 '옴니아트'를 2017년 창업했다. 옴니아트는 예술작품 등 지적재산을 상품화해 유통 및 판매하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얼킨 캔버스'는 시각 IP를 활용해 패션 커스텀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작가들이 이미지를 등록하면 이를 상품 제작에 활용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1만4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월 5만명 이상이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얼킨캔버스는 이 대표의 초기 사업 아이디어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친구의 미대 졸업 전시를 갔는데 수많은 작품들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해당 미술품을 활용해 상품에 결합하는 사업 모델을 시작했다"며 "현재는 미대 여러 곳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하고, 작품도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패션 의류 브랜드에서 이제는 플랫폼까지 영역을 확장한 옴니아트는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이 130% 정도 성장했고, 내년에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3억원 정도의 투자를 받았고 사업 초기에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사회적경제 기업 사업에 선정되며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음악 창작자들이 음원 기술의 발달로 창작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처럼 시각적 IP에 대한 확장성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 장애인 작품 대통령실 전시 "외부에서 저희 사업을 도와주고 싶다고 연락이 오는데 그때마다 저희는 자선기업이 아니라 작가님들의 재능을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용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사업이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발달 장애 예술을 하나의 섹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1991년생인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는 애초에 사회적기업, 혹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크지는 않았다. 첫 사업 아이템은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공중 화장실, 카페 등의 화장실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이었다. 1년간 운영하다 수익성이 없어 사업을 접었다. 김 대표가 26살이던 2016년 설립한 '디스에이블드'는 발달장애 예술가 에이전시 기업이다. 우연히 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발달장애인 전시에 관객이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번뜩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장애인 미술대전에 무작정 찾아가 꽃다발을 받는 발달장애 예술가와 보호자를 설득해 처음으로 2명의 작가를 섭외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100명 이상의 발달장애 예술가가 소속돼 있다. 김 대표는 "수익이 발생하며 작가님들에게 30%의 수수료 수익을 드린다"며 "현재 13명의 발달 장애인 예술가를 직접 고용했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과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현재도 수많은 기업에서 전시 렌탈 서비스, 달력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로비에 디스에이블드 소속 작가 8명의 작품 15점을 전시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실 비서실을 통해 먼저 제안이 왔다"며 "향후에도 대통령실과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11-14 18:08:01[파이낸셜뉴스] CJ대한통운이 택배 판가 인상 등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높인다. 택배 시장의 물량 감소로 성장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를 판가 인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0개 증권사 중 CJ대한통운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낸 곳은 9개다. 지난 9월까지 국내 택배 물동량 증가율이 0.03%로 둔화됐지만,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손익 안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3조1134억원,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1077억원, 순이익은 52.2% 증가한 602억원을 기록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 환경이 비우호적이지만 수익성 위주 전략이 유효하고 글로벌 체질 개선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택배·이커머스 부문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영업 전략 등으로 매출 상승세를 유지했다. 영업 확대와 저수익 고객 디마케팅 등으로 매출 신장을 이뤘지만, 추석 특수기 고정비 부담과 이커머스 관련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다. 풀필먼트를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 취급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8% 성장했고, 매출은 37.6%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일 네이버와 함께 상품 도착일을 보장하는 ‘도착보장’ 서비스를 12월 오픈하기로 하면서 다양한 종합몰, 전문몰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영업 활성화 전략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경영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장기적인 펀더멘털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밀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2-11-09 15:01:50[파이낸셜뉴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고 부채와 단기차입금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성장성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은 90%를 넘어서 5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이 치솟았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4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4분기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1042개의 성장성은 개선됐으나 수익성이 줄고 안정성이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0.5% 상승했다. 지난 1·4분기 17.0% 성장한 데 이어 성장폭이 확대됐다. 제조업(18.6%→22.2%)은 석유·화학(39.9%), 운송장비(10.9%) 중심으로 성장하며 매출액 증가율이 증가했다. 비제조업(15.4%→18.2%)도 건설업(17.5%), 도·소매업(13.6%), 전기가스업(38.7%)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율은 전분기(7.4%)보다 소폭 감소해 7.1%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마쳤다. 제조업(9.0%→8.6%)은 석유·화학(9.2%), 금속제품(8.9%), 비제조업(5.4%→5.1%)은 전기·가스업(-12.8%)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전기와 가스업의 경우 제조업 가동률이 증가하면서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유가상승으로 인한 연료비, 전력구입비가 증가해 수익성은 악화됐다. 규모 별로 대기업(7.7%→7.4%)과 중소기업(6.4%→5.8%) 모두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확대됐다. 부채비율이 1·4분기 88.1%에서 2·4분기 91.2%로 확대됐다. 지난 2016년 3·4분기 91.8% 이후 가장 높았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영업부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차입금의존도는 전분기 23.9%에서 2·4분기 24.5%로 확대됐다. 단기차입금이 늘면서 상승했다는 평가다. 1년전인 지난해 2·4분기 24.6%를 나타낸 이후 가장 높이 상승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매출액영업 이익율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소폭 하락했다"며 "부채비율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영업부채가 늘었다. 부채비율은 역대 7번째 높은 수준이며, 2016년 3·4분기 이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09-14 09:37:55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과 총자산 증가율이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회복되고 수출호조가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대출이자만큼도 수익을 못 내는 일명 '좀비기업' 비중도 줄었다. 이자비용에 대한 영업이익비율인 이자보상비율은 가장 높이 올라갔다. 기업 자산이 늘면서 기업들의 빚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다. ■수요회복, 역성장 벗고 큰 폭 상승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2만6880개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은 무려 17.7%로 나타났다. 전년 -3.2%로 마이너스 성장한 데 비해 크게 증가 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율은 지난 2013년 관련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수요회복과 수출호조에 따른 것으로 제조업이 전년 -3.6%에서 19.7% 성장으로 크게 플러스 전환하고, 비제조업도 전년 -2.6%에서 15.3%로 큰 폭 증가 전환했다.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업(20.8%), 화학물질·제품업(32.0%), 1차금속업(36.5%) 등이,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35.5%), 도소매업(16.5%) 등의 증가세가 컸다. 이에 총자산 증가율도 10.8%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매출증가에 따라 매출채권이 17.6% 증가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재고자산도 16.7% 증가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전년 5.1%에서 6.8%로 증가했다.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제조업이 전년 5.1%에서 7.7%로 상승했는데 전기·영상·통신장비(13.9%), 화학물질·제품업(9.4%), 1차금속업(9.4%)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비제조업도 운수·창고업(13.2%) 등을 중심으로 전년 5.0%에서 5.7%로 상승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7.7%로 역대 최고로 높았다. ■빚부담 축소…적자기업 감소 기업들의 빚 부담도 줄었다.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422.7%에서 680.0%로 상승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많았다는 의미다. 반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수 비중은 전년 33.0%에서 31.2%로 줄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이자만큼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영업적자 기업은 23.5%로 전년(24.8%)보다 감소했다.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비중이 줄어든 셈이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전년 27.7%에서 지난해에는 26.5%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8년 26.0% 이후 가장 작은 비중이다. 영업호조에 따른 자산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현금흐름 원활…영업부채 상승 이같이 기업들의 수익은 늘고, 빚 부담은 완화되면서 현금흐름도 원활해졌다는 평가다. 2021년 외감기업의 순현금흐름은 업체당 평균 16억원 순유입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인 현금흐름보상비율도 62.3%를 기록, 전년도 57.2%보다 상승했다. 영업활동 현금유입 증가로 전년보다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도 1003.1%로 전년(839.4%)보다 상승했다. 다만 부채비율은 전년 97.3%에서 97.7%로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원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매입채무가 늘어나는 등 영업관련 부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 2016년 98.2%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06-08 18:05:11[파이낸셜뉴스] 하나금융투자가 15일 동화기업에 대해 전해액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 상승에 힘입어 3·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기존 8만10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전 거래일 기준 동화기업 주가는 7만8600원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화기업의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232억원,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61% 증가한 규모다. 전해액 부문 매출 역시 2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47% 늘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2·4분기 원가 상승으로 인해 전해액 부문 영업이익률이 -6.8%로 크게 하락했지만, 3·4분기부터는 이 같은 흐름이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전해액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셀 메이커 입장에서는 더 이상 판가 인상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글로벌 시장 내 업체 수가 12개 내외로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화기업 전해액 부문 영업이익률은 3·4분기부터 10% 이상 크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연구원은 베트남 이동 제한으로 인한 해당 지역 법인 실적 악화로 건자재 부문이 부진하며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감익은 불가피할 것으로 짚었다. 김 연구원은 전해액 전방 수요 확대 및 수익성 개선, 글로벌 건설 경기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올해 매출액을 9557억원, 영업이익은 128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8%, 93% 뛸 것으로 판단했다. 2022년에는 이보다 16%씩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9-15 08:3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