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청와대는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남북정상은 친서를 교환했으며, 관련 내용은 오전 중으로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하루 뒤인 21일 김 위원장의 화답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2-04-22 08:24:44[파이낸셜뉴스] 남과 북을 잇는 통신연락선이 단절 13개월만에 복원됐다. 남북 대화 복원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교착상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남과 북은 7월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되었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남북 양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되었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어 "양 정상은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같이 했다"며 "이번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복원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1-07-27 11:18:41[파이낸셜뉴스] 통일부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교환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통일부는 남북회담본부에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비대면 회담이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북한에 거듭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가운데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은 여전히 차단된 상태다. 통일부는 2일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 간 서신 교환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에 "해당 기사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친서를 교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나'라는 확인 질문에도 "해당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반복해서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 또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는 것이 없다.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친서를 교환해 화상 회담 등에 대해 논의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친서 교환 여부에 말을 아낀 통일부는 '비대면 회담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올해 4월 남북회담본부에서 영상회담 시연회를 통해 남북 간 비대면 회담이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준비돼 있다는 것을 보여드린 바 있다"며 "현재 회담본부에 설치돼 있는 영상회의 시스템은 지난해부터 관계 당국과 협의해 온 사안이고, 올해 초 업무보고 등을 통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선언 3주년을 앞두고 통일부 측은 남북 간 영상회의 시스템을 언론에 공개했다. 통일부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방역 하에 남북 당국 간 대면 회담이 가능한 안심 대면회담 운영방안을 마련했다"며 "비대면 방식의 영상회의실을 구축해 언제든 쉽고 간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는 북한과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도록 남북 간 동선을 연결한 비대면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회담본부 측은 북한도 영상회의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상 송출 및 수신 등 호환성만 확보되면 연결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동안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연락 채널 복구와 대화 재개를 촉구해왔다. 이 장관은 지난 6월 22일 국회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정세가 중요한 분수령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며 "실질적인 과정에서는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부터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만큼 비대면 영상회담을 할 수 있는 준비도 해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직접 '대화'를 언급한 이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17일 당 전원회의에서 "국가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 환경과 국가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려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메시지가 사실상 대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고 북한 측에 대화 호응을 거듭 촉구해왔다. 하지만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방한을 전후로 북한은 '대화의 공'을 미국에 넘겼다. 지난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성 김 대북특별대표 방한 기간 북한은 미국을 향해 "잘못된 기대, 꿈보다 해몽" 담화 등 사실상 대화 거부 의사를 밝히는 담화를 잇따라 발표했다. 북한은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려야 마주 앉을 수 있다며 '선대선, 강대강'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가 친서 교환 여부에 말을 아끼는 가운데 남북 통신 연락선은 차단된 상태다. 통일부는 2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6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이 차단된 이후로 상황 변화가 없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등을 문제삼아 남북 간 통신선을 차단하고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1-07-02 17:40:08교착상태에 놓인 남북대화의 장이 과연 6월에 열릴 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해,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중간 기착지 차원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유럽 3개국 순방을 계기로 노르웨이를 방문, 북미관계 교착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증진시키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오슬로 구상'을 제시했다. 한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북미관계와 비핵화 협상에 이번 달부터는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6·12 북미 싱가포르 선언 1주년인 이날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따뜻하고 멋진' 친서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핵화 문제가 북미간 탑다운 방식으로 다시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문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로 결렬된 이후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4차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그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곧바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번 달은 북미관계 교착을 끊고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다시 중재자·촉진자로서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게 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 정부와 미국, 북한은 입장의 차이는 있지만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만큼은 모두 확고한 상황이다.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일괄적 비핵화와 '빅딜'을 대북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는 미국을 설득해 북한과 절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의 입장차가 하노이 담판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북미관계 교착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다만 정부는 현재로선 이달 중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의원들과의 당정협의에서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응이 없어 이달 중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세미나에 참석해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에 대북제재 완화는 있을 수 없다는 미국의 주장은 상당히 비현실적"이라면서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그는 "(미국의) 제재 만능주의가 북한 핵 문제를 푸는 유일한 길은 아니고,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대북제재 일부 완화라는 수단을 통해 오히려 제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 특보는 발언에 앞서 "개인적인 생각일 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자문하는 특보로서 하는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가 문 대통령의 외교 '책사'인 만큼 향후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는 방향과 대북정책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9-06-12 17:40:18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와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친서 접수 사실을 공개한 지 100분 만인 이날 오후 6시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남북 정상이)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며 사실상 공개 답장을 보냈다. 남북 정상이 세밑 '친서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동력을 주입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새해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편지를 보내왔다"면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번 천명해줬다.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이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더는 돌려세울 수 없는 화해와 신뢰의 관계가 됐음을 전해주었다"면서 "(친서에는) 서울 상봉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담겨있다.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후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A4 두 장 분량의 친서를 보내온 사실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외교관례상 친서 원문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의역해 소개한다며, "김 위원장이 2019년에도 문 대통령을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범위 내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내년 서울 답방에 대한 의지 표명'과 '비핵화 문제에 있어 남측의 역할론' 부여다. 김 위원장으로선 연하장을 겸한 친서를 통해 연내 서울을 방문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초청에 공식적으로 '답방 연기' 입장을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년에도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중재역할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사실상 성사 자체가 불투명했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가 내년 초 재추진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서 전달 경로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구체적인 경로는 공개할 수 없으나 인편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북측 인사가 다녀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북 사이의 여러 소통창구 중 한 창구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간 비공개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한 공개 답신 외에 별도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보낼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과 같이 남북간 비공개 창구를 통할 지, 대북특사를 파견할 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친서를 받은 것은 올 2월 10일 청와대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건네받은 후 10개월 반만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8-12-30 20:03:38'김정은의 특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2박3일간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11일 돌아갔다.짧은 일정이었으나 김 제1부부장은 '핵심 실세'로서 자신의 입지를 톡톡히 증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건넸고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는 김정은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김정은과 문 대통령을 잇는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또 문 대통령에게는 '북·남 관계 발전'을 언급하며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김정은의 유일한 혈육'이 직접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남북대화 국면에 힘을 싣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거리였다. 김일성 일가의 직계가족으로는 첫 방남이었기 때문이다. 북한 측은 김 제1부부장을 단원으로 소개했으나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의 키를 쥔 건 역시 김 제1부부장이었다.김 제1부부장의 영향력은 첫 방남 장면부터 드러났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환담할 당시 북측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상석'을 김 제1부부장에게 양보하는 등 김 제1부부장을 예우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된 것이다.시종일관 꼿꼿한 자세로 상대를 응시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여유로운 태도도 김 제1부부장의 세(勢)를 보여준 대목이다. 인사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거나 턱 끝을 약간 들어올린 모습은 도도하면서 당당한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김 제1부부장의 저력이 드러난 건 방남 이튿날인 1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다. 첫날 올림픽 관련 행사에선 말을 최대한 아낀 채 김 상임위원장의 곁을 지켰다면 남북관계 논의의 장에선 북한 대표로서 전면에 나선 것이다. 철저한 역할분담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은 자신을 '김정은의 특사'라고 밝혔고, 이후 문 대통령과의 대화를 주도했다.김 제1부부장은 "한 달 하고도 조금이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 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라고 되물으며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의지를 보인 만큼 우리 정부도 호응해줄 것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청와대 방문록을 통해서도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과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내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김 상임위원장 등이 관람하기로 했던 여성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냈다.방남 마지막 날인 11일 김 제1부부장은 서울 워커힐로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했다. 검은 원피스에 회색 재킷을 입고 등장한 김 제1부부장은 이 총리, 김 상임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덕담을 주고받았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오찬에서 정치적 얘기나 민감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서울 장충단로 국립극장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전용기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2018-02-11 17:38:27북한 헌법상 최고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가져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친서' 내용은 무엇일까. 북한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가 이어지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김영남은 1인자 아래 형식적 국가수반이란 이중적 지위로 인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대신 '구두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90세란 고령의 메신저를 통해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파격적인 제안을 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의 구두친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 전문가는 "북은 구두친서를 굉장히 중요시해서, 과거에 구두친서를 남측에 전달할 때 무릎을 꿇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과의 만남이 가장 주목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영남의 만남에 대해 "만남 여부를 비롯, 형식과 명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평창올림픽 이후 북핵.미사일 문제, 한·미 군사훈련, 북·미 회담 여부 등 지뢰밭도 만만치 않다.■김정은 구두친서 가능성청와대는 형식적이라곤 하나 북한 헌법상 최고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첫 방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남북관계 개선과 올림픽 성공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북한이 진지하고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 고위급대표자 대화 등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해 올림픽기간 장외에서 활발한 남북대화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이 고위급대표단 단장으로 김 상임위원장을 낙점한 것은 전체적으로 배려한 처사라는 분석이다. 1928년생인 그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큰 탈 없이 활동해 북한내뿐 아니라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신임도가 있다. 외교통으로 그동안 제3세계 국가들과 정상외교를 주로 담당해왔다. 정상급이지만 남북관계나 북핵문제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순 없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메신저 역할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김 상임위원장은 과거에도 남북정상회담과 연관이 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서울 답방 전에 김 상임위원장을 먼저 한국에 보내겠다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 출범 후 북·미 관계 악화로 이 같은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에 김영남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고 싶다는 김정은의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영남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더라도 한국 정부는 김영남 방남을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본격 추진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북핵문제로 북·미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직접 설득하지 않으면 북한 비핵화는 한 발도 나가기 어렵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0년 3월 당시 제1차 정상회담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후 남북 특사 간 세번의 접촉이 있었다. 제2차 정상회담은 2007년 2.13 합의 후 북핵.남북관계 등 진정으로 2월 27일~3월 2일 제20차 장관급회담 등이 진행됐다. 이후 김만복 국정원장이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북해 8월 2차 정상회담 평양 개최를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 수해로 연기돼 10월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총 300명의 대표단과 육로 방북을 할 수 있었다.■북·미, 북·일 대화 가능성김 상임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주요 정상급과 접촉을 가질지 관심이다. 이 같은 만남은 철저히 김정은의 지시대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북은 김정은의 명령이나 접촉 지시가 없으면 접촉을 못할 정도로 철저히 지시대로 움직여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며 "(김정은의 의도에 따라) 핵 문제는 피하면서 대화하는 패턴의 접촉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상임위원장과 함께 방남할 3인의 고위급단원도 관심이다. 일단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박광호 선전선동담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영철 대남담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일국 체육상 등이 고려된다. 이번 고위급대표단에 헌법수반이 포함된 만큼 최룡해까지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 메시지를 보면 이번엔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민족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최희 북한 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 3인이 대표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대화가 관계개선을 위한 탐색전이기 때문에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한꺼번에 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조은효 기자
2018-02-05 17:50:13김정은 이희호 여사에 친서 전달 김정은 이희호 여사에 친서 전달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통일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는 김정일 사망 3주기 다음날인 지난 18일 작성된 것으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과 현 회장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이 여사에게 보낸 친서에서 김정일 3주기에 조화를 보낸 것에 감사하다며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에 대한 고결한 의리의 표시"라고 했다. 또 "선대수뇌분들의 통일 의지와 필생의 위업을 받들어 민족 통일 숙원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여사의 방북이 건강상 문제로 내년으로 미뤄진 것과 관련해 "다음해(내년에) 좋은 계절에 여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해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한다"면서 "추운 겨울 날씨에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4-12-25 08:36:404일은 '10·4 선언' 15주년이다. 2007년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남북은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을 첫머리로 모두 5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매번 화려했던 합의문은 늘 공수표로 끝났다. 북핵 해결도 회담의 단골 메뉴였지만, 단 한 번도 이행되지 않았다.문재인·김정은 간 3차례 회담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얼마 전 자신의 작품인 9·19 군사합의 4주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정부가 바뀌어도 남북 간 합의는 이행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과녁이 빗나간 메시지였다. 그 직전에 김정은 정권이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하는 등 합의를 확실히 사문화시켰으니…. 2018년 9월 김정은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최근 공개됐다. 그 속엔 "향후 문 대통령이 아니라 각하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바란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트럼프가 러브레터로 부른 서한을 보낸 시점은 문·김이 '9·19 공동선언'을 발표한 이틀 뒤였다. 김정은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라고 해놓고 문 전 대통령의 뒤통수를 친 격이다. 4년 전 평양 능라도 경기장. 동원된 15만 군중 앞에서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남쪽 대통령"으로 낮추며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았다"라고 했다. 이는 대화 상대를 배려하는 수사라 치자. 하지만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다"라는 대목이 배를 곯고 있는 북 주민들에게 무슨 위안이 됐겠나. 핵도, 세습독재도 포기할 의사가 없던 김정은은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겠지만. 이후 남북 관계의 본질은 그대로였다. 문 전 대통령이 "진실 되고, 경제를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던 김정은은 최근 본심을 드러냈다. "절대로 비핵화란 없으며 그 어떤 협상도,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면서. 문 전 대통령의 공허한 연설이 잠시 환심을 샀을진 모르나, 북의 실질적 변화를 전혀 이끌어내진 못한 꼴이다. 이와 달리 지도자의 영감 어린 한마디가 역사의 변곡점을 만든 사례는 적잖다. 1987년 독일의 베를린 장벽 앞에서 행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대표적이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향해 "고르바초프 서기장, 이 벽을 허무시오!"라고 던진 그의 '돌직구'는 동서냉전 해체의 신호탄이 됐다. 앞서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동독 정권과 소련의 봉쇄 위협에 떨던 서베를린 시민들 앞에서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Ich bin ein Berliner)"라고 외쳤다. 이 연설은 베를린 장벽 너머 동독 주민들에게도 큰 울림을 줘 독일 통일의 씨앗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방문 후 '이전투구 정국'이 그래서 딱해 보인다. 통찰력 있는 외교적 수사로 국격을 높이긴커녕 비속어 사용 시비를 부른 윤 대통령의 무신경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다만 '자막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영상녹취 보도를 근거로 대뜸 미국 의회를 비난했다며 악의적 '외교 참사'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야당도 용렬해 보인다. 해당 녹취록은 전문가들도 해독이 불가능할 정도인 데다 전후 맥락상 우리 국회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면 말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2-10-03 18:45:21[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이 이뤄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문재인 대통령의 과도한 관심이 필요없다’ 전한 사실이 공개됐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신뢰'가 부재한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을 자처했지만, 정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 끼어드는 것도 원치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한미클럽(전·현직 주미 특파원들 모임)이 발행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은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4월∼2019년 8월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공개했다. 한미저널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8년 9월 21일자 친서에서 "저는 향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각하와 직접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며 "지금 문 대통령이 우리의 문제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친서를 보내기 이틀전 김정은과 문 전 대통령은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한다는 등의 합의가 담긴 '9·19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한미클럽을 통해 "김정은은 당시 폼페이오 등 고위 관료들과의 협상에 대해 불신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협상에 끼어드는 것도 원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서한을 볼 때 김정은은 담판을 통해 트럼프를 설득해 입장을 관철하기를 원했고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며 친서 곳곳에서 "톱다운(하향식) 방식 협상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직접 따지기도 했다. 그는 2019년 8월5일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저는 분명히 기분이 상했고 이를 각하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며 "분명히 저는 정말로 기분이 상했다"고 적었다. 김 국무위원장은 “지금은 북미 간 실무급 대화를 가질 때가 아니라며 "한국과의 '군사 게임'과 '전쟁 연습'이 끝났을 때 제게 다시 연락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9-25 09:5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