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70대 여성이 "젊어지고 싶다"라며 '가상의 여동생' 호적을 만들어 자신이 여동생인 척 행세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를 받는 요시노 치즈루(73·여)는 이날 도쿄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요시노는 약 1년 전 가상의 여동생인 48세 '이와타 주아'를 만들어냈다. 그는 무료 법률사무소를 방문해 "호적이 없는 여동생이 있어 호적을 만들어주고 싶다"라고 상담받기도 했다. 이후 자신이 '이와타 주아'인 것처럼 행세한 요시노는 호적을 얻기 위해 관련 서류를 도쿄가정법원에 제출했다. 10개월 뒤 법원이 이를 허가하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요시노의 여동생이 법적으로 존재하게 됐다. 심지어 요시노는 구청에 위조된 서류를 제출해 '이와타 주아' 명의의 건강보험증도 만들었다. 요시노는 자신을 '이와타 주아'라고 소개하고 정년이 65세인 곳에서 일할 수 있었다. 자택 문패에는 '요시노'와 '이와타'를 함께 내걸어 요시노 부부와 가상의 여동생이 함께 사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요시노의 범행은 그가 '이와타 주아' 명의로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하려 하자,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 의해 발각됐다. 요시노의 실제 모습과 서류에 기재된 연령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 경찰관이 이를 수상하게 여겨 범행이 발각된 것이다. 요시노는 체포 당시까지 "나는 이와타 주아다. 언니와 다퉈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고 거짓 주장을 하기도 했다. 검찰 측에 따르면 요시노는 과거 근무하던 경비 회사에서 '노인네'라는 말을 듣거나 나이로 놀림을 받았다. 이에 남편에게 "젊어지고 싶다" "48세로 일하면 괴롭히지 않을 것"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2 20:26:18배우 선우용여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아모리스 타임스퀘어점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대화가 필요한 개냥’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수현 PD와 이수경, 딘딘, 선우용여, 이혜정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선우용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해 "집에서 돌아와 쓸쓸함을 못느낀다. 16년간 함께했는데, 내가 들어가기 무섭게 짖는다. 그때부터 내가 말하기 시작하더라"라면서 "밖에 나가서는 일 때문에 말을 하는데, 집에 들어온 순간에는 그걸 잊고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아지가 노인네인데 내가 반말을 한다. 그렇지만 나를 즐겁게 해준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대화가 필요한 개냥’은 스타와 반려동물의 일상을 관찰하고 로망을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오해와 갈등을 풀어보고, 속마음을 알아보는 반려동물 심리관찰 프로젝트다. 출연진들은 자신들의 반려동물과 지내는 일상을 공개한다. 진행을 맡은 김구라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고민할 예정이다. ‘대화가 필요한 개냥’은 오는 15일 오후 8시20분 첫 방송된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2017-09-12 14:40:52김수로 굴욕(사진=방송캡처) 배우 김수로가 굴욕을 당했다. 14일 첫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는 김수로, 류수영, 서경석, 손진영, 엠블랙 미르, 샘 해밍턴이 훈련소에 입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로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6개월 동안 방위로 근무했는데 원래 해병대에 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논산 훈련소에 도착한 김수로는 전단지를 돌리던 아주머니에게 “노인네가 왜 군대에 입대하느냐?”라는 말로 굴욕을 당했다. 이에 당황한 김수로는 “노인네라니요? 나는 스물넷”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진짜 사나이’는 김수로, 류수영, 서경석, 손진영, 엠블랙 미르, 샘 해밍턴이 5박6일 동안 실제 군에 입대해 병사들과 함께 생활하며 겪는 희로애락을 담은 리얼 입대 프로젝트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victory@starnnews.com김지이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4-14 20:29:39배우 이재룡이 28일 오후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에서 SBS 예능 '에코빌리지 즐거운 가' 현장 공개 및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현장공개 및 제작발표회에는 개그맨 김병만, 장동민, 배우 송창의, 정겨운, 이재룡, 가수 민혁, 민아가 참석했다. 한편 '즐거운가'는 마을 한 곳을 골라 출연자들이 직접 집을 짓고 지역주민들과 텃밭을 가꾸고 농작물을 수확하고 가축을 기르는 등 친환경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예능으로 오는 31일 첫 방송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sh87@starnnews.com이승현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08-28 16:27:38[파이낸셜뉴스] 여야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성남 대장동 개발 50억원 뇌물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이른바 쌍특검) 통과 이후에도 대치를 이어갔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총선용 악법을 스스로 거둬달라"면서 민주당의 특검 철회를 압박했다.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동훈호(號)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막말 논란과 관련 "막말 어벤저스"라며 비대위원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30일 여야는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상대 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정쟁용 탄핵과 총선용 특검과 같은 악법은 스스로 거둬달라"면서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법 철회를 요청했다. 정 대변인은 "정치는 대화와 타협, 이해와 양보를 통한 절충의 본령을 찾아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를 할 것이고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는 언제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대표가 만나 '국민을 위한 정치'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을 거론, 민주당에 협력을 요청한 셈이다. 정 대변인은 "민의를 왜곡해서라도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식의 특검법안은 우리 정치의 갈등만 키울 뿐"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에 대한 무조건적 비난에서 벗어나, 진짜 국민의 삶을 돌볼 수 있는 민생 정치의 복원을 함께 만들어가자"라고 제안했다. 민주당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의 일부 비대위원이 막말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은식, 민경우 비대위원의 과거 막말이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막말 지도부로 불리던 김기현 지도부도 감히 비교할 엄두를 내지 못할 수준의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은 앞서 "전쟁 지면 매일 집단 ㄱㄱ이 벌어진다", 민 비대위원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게 비극, 빨리 돌아가셔야 한다"는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임 대변인은 이를 두고 "더 황당한 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 대응"이라며 "이들을 당장 사퇴시키고 인사 실패를 사죄해도 부족한데 당사자들의 사과 한 마디로 때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총선에서 민주당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이런 '막말러'들도 불사하겠다는 뜻인가"라며 "한 위원장은 국민이 만만해 보이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임 대변인은 "한 위원장이 이들을 고수한다면 야당 공격을 위해 막말도 불사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한 위원장은 박은식, 민경우 위원 임명을 당장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고 몰아붙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2-30 17:10:05[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지명된 민경우 민경우수학연구소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한노인회가 성명을 내고 민 대표의 사퇴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대한노인회는 28일 김호일 회장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민경우 비대위원 임명 조치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민경우 소장을 즉각 사퇴시키고 한 비대위원장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세계 경제 10대 경제강국의 기초를 다진 유공자들이신 노인세대에게 빨리 돌아가시라는 망언을 한 것은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비대위원장의 망언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0만 노인세대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노인들 빨리 돌아가라'고 망언한 민경우 소장을 즉각 사퇴시키라"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7월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결해야 하느냐"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을 당시 사과하러 온 김 위원장 앞에서 얼굴 사진을 여러 차례 때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민 소장은 비대위원 지명 후 과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노인 비하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민 소장은 지난 10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민 소장은 해당 발언 직후 웃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극단적인 표현을 했지만, 새로운 세대가 올라와서 자연스럽게 선배들을 밀어내야 한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담론상의 30·40대를 끌어들여 '386 너희가 이야기하는 건 다 허접한 거야, 우스운 거야' 이렇게 밀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지금 안 올라온다"고 부연했다. 민 소장은 이날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곧바로 사과했다. 그는 '비대위원 내정자' 명의로 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이미 바로 그 방송에서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며 '죄송하다'는 사과 취지를 즉시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해당 발언 바로 뒤에 붙은 '죄송하다'는 발언은 삭제한 채 전체 취지를 왜곡하여 '노인 비하'라는 취지의 단정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28 21:15:51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잇단 설화(舌禍)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당 안팎의 인사들이 정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막말 논란이 나온데 이어, 이번에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발(發)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직접 엄중 경고에 나섰지만, 여권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최 전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면서 혼란의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간 정치권에서 선거 전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대한 비하 발언은 각종 선거 승패에도 큰 영향을 미쳐온 만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 모두 입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여성 비하'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이 지난 19일 윤석열 정부를 '동물 농장'에 비유하며 "암컷이 나와 설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발언에 함께 있던 민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폭소했다는 후문이다. 또 최 전 의원은 "윤석열 일가로 표상되는 이 무도한 정권의 가장 강력한 가해자가 되는 길을 가고 싶다. 그렇게 안하면 그 짐승들을 길들이기가 어렵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이에 여당은 이들 '3인방'의 제명 및 출당 조치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찬다"고 질타했고, 국민의힘 여성 의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하고, 민주당에서 탈당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까지도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을 수습하기 바빴던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인에게 말 한 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 언행은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며 최 전 의원의 태도를 애둘러 비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선거 뒤흔드는 '막말' 정치권 설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는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 "그런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절름발이 총리"(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모두 지도부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와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았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온 설화는 선거판도를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세다. 2020년 21대 총선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김대호 후보는 "나이 들면 다 장애인"이라는 발언으로 후보에서 제명됐고, 미래통합당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2012년엔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없애버려야 한다", 2004년에는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라는 발언으로 '노인 폄훼' 논란을 촉발시켰다. 더구나 민주당은 지난 7월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의 발언이 노인 비하 비판을 받고 동력을 상실, 혁신위가 조기 해산한 경험이 있다. 민주당은 최근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막말'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경계모드를 취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잃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보수층의 결집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대통령 탄핵은 금지어"라며 "선거를 앞두고는 모든 언행에 신중함이 필요한데, 개개인의 튀는 행동이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3-11-21 18:35:55[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잇단 설화(舌禍)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당 안팎의 인사들이 정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막말 논란이 나온데 이어, 이번에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발(發) '여성 비하'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직접 엄중 경고에 나섰지만, 여권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최 전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면서 혼란의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간 정치권에서 선거 전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대한 비하 발언은 각종 선거 승패에도 큰 영향을 미쳐온 만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 모두 입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여성 비하'..."최강욱 정계은퇴" 질타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이 지난 19일 윤석열 정부를 '동물 농장'에 비유하며 "암컷이 나와 설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발언에 함께 있던 민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폭소했다는 후문이다. 또 최 전 의원은 "윤석열 일가로 표상되는 이 무도한 정권의 가장 강력한 가해자가 되는 길을 가고 싶다. 그렇게 안하면 그 짐승들을 길들이기가 어렵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이에 여당은 이들 '3인방'의 제명 및 출당 조치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찬다"고 질타했고, 국민의힘 여성 의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하고, 민주당에서 탈당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까지도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을 수습하기 바빴던 민주당 지도부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인에게 말 한 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며 최 전 의원의 태도를 애둘러 비판했다. 또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선거 뒤흔드는 '막말'...'尹탄핵론'도 경계정치권 설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는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 "그런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절름발이 총리"(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모두 지도부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와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았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온 설화는 선거판도를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세다. 2020년 21대 총선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김대호 후보는 "나이 들면 다 장애인"이라는 발언으로 후보에서 제명됐고, 미래통합당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2012년엔 김용민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없애버려야 한다", 2004년에는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라는 발언으로 '노인 폄훼' 논란을 촉발시켰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3-11-21 17:00:4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어느 마을에 60대 고령의 노인이 있었다. 이 노인은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지팡이가 있어도 다리에 힘이 없으니 걷는 것은 무척 힘이 들었고, 지팡이는 그저 넘어지지 않을 정도의 도움뿐이었다. 때는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가을이 되자 노인은 지팡이 없이 걷는 날이 많았다. 더욱더 이상한 것은 노인이 산에만 갔다 오면 며칠 동안 지팡이를 짚지 않는 것이다. 며칠에 한번씩 반복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산속에 도사나 용한 의원이 있나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마을 사람 몇 명이서 노인을 몰래 따라가 보자고 했다. 어느 날도 노인은 아침이 되자 지팡이를 짚고 산 쪽으로 향했다. 노인은 산속에 들어가더니 어느 큰 나무 아래에 있는 너럭바위에 걸터앉았다. 그러고서는 바닥에서 뭔가를 주워서 껍질을 벗겨내더니 씹어 먹는 것이다. 무엇을 먹는 것인지 멀리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이 밤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밤인 것이 분명했다. 노인은 바닥에 떨어진 밤송이들을 수십 개를 까먹고 나더니 구부정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똑바로 서서 지팡이까지 놓아두고 밤나무 주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미 떨어진 밤을 찾아 까먹고 중간에 저절로 떨어진 밤이 있으면 또 까먹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노인이 까먹은 생밤의 양이 거의 두어되 정도 되는 듯 했다. 가만보니 노인이 생밤을 먹는 양이 늘수록 다리에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뒤쫓아온 마을 사람들은 궁금증을 참지 못해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르신, 밤을 먹어서 다리에 힘이 생긴 것입니까? 그렇다면 밤을 먹으면 다리에 힘이 나는 것은 어떻게 아셨습니까?”하고 물었다. 노인은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한 10여년 전에 마을 뒷산으로 버섯을 캐러 산속에 들어왔다가 갑자기 길을 잃었던 적이 있지 않았는가. 그때 내가 없어졌다고 마을사람들이 나를 찾으러 돌아다니기도 했지. 그런데 길을 잃어 하루 종일 산속을 헤매다가 우연히 밤나무 아래에서 쉬게 되었네. 그때도 다리에 힘이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팡이는 없이 돌아다닐 정도였지. 나는 산속을 헤맨 통에 배가 고파 땅에 떨어진 밤들을 모두 까서 먹었다네. 그러고 나서는 밤이 깊어 어쩔 수 없이 밤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일어나보니 평상시와 달리 다리에 힘이 생겨 있어서 놀랐네. 나는 그때만 해도 그것이 밤때문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하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노인은 이어서 “그런데 그때 일을 잊고 지내다가 몇 년 전부터 내가 다리에 힘이 빠져서 지팡이를 짚게 되었는데, 의원들도 찾아가 봤지만 모두들 늙어서 그렇다고들만 하니 갑갑했었네. 그런데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나서 다시 밤을 먹어볼까 하고 한번 먹어봤더니 다리에 힘이 생겨서 깜짝 놀랐네. 그래서 가을만 되면 뒷산으로 가서 이렇게 밤을 까먹고 있는 것이네.”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을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밤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노인의 말처럼 다리에 힘이 들어오게 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노인을 뒤쫓아간 마을 사람들 중에는 집에 고령의 아버님을 모시는 사내가 있었다. 그래서 그 사내는 집에 있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님께 자신도 밤을 좀 드려야겠다고 밤나무에 있는 밤을 많이 따서 집으로 가져갔다. 사내는 밤을 깨끗한 물로 정성스럽게 씻어서 솥에 넣고 쪄냈다. 그렇게 해서 찐 밤을 아버지께 드리자 아버지는 맛있다고 하면서 잘 드셨다. 그래서 며칠을 계속해서 찐 밤을 드시게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왜 갑자기 나에게 밤을 이렇게 많이 쪄 주는 것이냐? 쌀이 없는게냐?”하고 으아해하면서 물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함은 여전했고, 심지어 체기가 있어서 더 못 먹겠다고 했다. 사내는 ‘그럼 그렇지 밤이 그런 효과가 있을 리가 없지.’라고 생각했다. 사내는 아버님을 모시고 인근 약방을 찾아서 침이라도 맞게 해 드려야겠다고 하면서 약방으로 갔다. 사내는 의원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면서 그 산속의 노인의 괜한 말에 속아서 분하다고 말을 꺼냈다. 의원은 사내의 아버지에게 침을 놓고 나서 껄껄껄 웃으면서 “그 노인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요. 만약 찐 밤이 아니라 생밤으로 드시게 했다면 아버님의 다리에 힘이 조금이라도 들어왔을 것이요. 밤은 신(腎)을 보하는 효과가 커서 허리와 다리에 힘이 생기게 하는 효과가 있소. 의서에도 신허(腎虛)로 허리와 다리가 무력한 증상을 치료할 때는 생밤을 자루에 담고 매달아 두어 말린 다음 아침마다 10~20개씩 먹으면 분명히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소이다. 그런데 생밤이 약이 되는 것이요. 치아가 안 좋아서 잘 씹어 먹지 못하는 경우는 생밤으로 죽을 끓여 살짝만 익혀 드시게 해도 좋겠소.”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아버님께 생밤만 드려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의원은 “생밤도 좋고 바람이나 햇볕에 말린 밤도 좋소. 밤을 약으로 쓰고 싶다면 생밤이나 생밤을 말린 건율(乾栗)이 아니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소이다. 생밤이 많다면 모래 속에 파묻어 보관해 놓으면 다음 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이 되어도 마치 갓 딴 것 같소이다. 아버님이 찐 밤을 먹고서 체기가 있다고 하는 것은 찐 밤이 기운을 막히게 하기 때문이었던 것이요. 밤을 익혀 먹고자 한다면 쪄서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에 구워서 먹는 것이 좋은데, 이때 완전하게 익히지 않고 절반 정도만 익도록 해서 먹는 것이 기운을 체하게 하지 않고 효과가 유지될 것이요.”라고 했다. 그때 침을 맞고 있던 사내의 아버지가 간간이 기침을 했다. 얼굴을 가만 보니 그날따라 얼굴에 주름이 가득했다. 의원은 “그리고 밤을 깎고 나서 남은 속껍질은 말려 두었다가 차로 마시면 기침에도 좋고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소. 또한 가루를 내서 꿀에 버무려 피부에 바르면 피부가 잘 수축하니 노인의 얼굴주름이 펴지게 하니 아버님께 그렇게 해 주시구려.”라고 당부했다. 사내는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와서 생밤을 깎아서 하루에 10~20개 정도씩 드렸다. 깎아 놓은 밤이 말라서 딱딱해지면 하룻밤 찬물에 담가 놓았다가 눅눅해지면 다음 날 아침에 천천히 씹어 드시게 했다. 생밤을 지겨워 하시면 간혹 잿불에 곁만 살짝 익혀서 구워 드렸다. 그랬더니 정말 사내의 아버지는 허리와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 관절에 나타나는 통증도 줄어들었다. 항상 누워만 계시던 분이 마당에 나와 마당에 떨어진 낙엽도 쓸었다. 항상 속이 불편하고 시도 때도 없이 허기가 졌는데, 장도 편해지고 밥을 먹지 않아도 때가 되어도 배고픔이 심하게 나타나지도 않았다. 찐 밤을 먹으면서 나타나는 체기도 없었다. 의원의 말대로 밤을 깎고 나서 남은 속껍질은 곱게 갈아서 쌀뜨물과 함께 섞어 얼굴에 발라드렸더니 칙칙한 피부가 밝아지고 잔주름이 펴지면서 고와졌다. 가정형편이 못되어 꿀이 없었기 때문에 대신 쌀뜨물에 개어 사용했는데, 쌀뜨물도 효과적이었다. 쌀뜨물도 그렇고 현미를 백미로 도정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미강도 미백효과가 있다. 남자는 별것 아닌 밤 때문에 느지막하게 아버님의 건강을 챙기게 되어 효자라는 말까지 들었다. 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실제로 밤에는 티아민이라는 비타민B1이 풍부한데, 티아민이 부족해지면 각기병이 생겨 다리에 힘이 빠진다. 게다가 티아민은 열에 약해 열을 가하는 조리를 하면 쉽게 손실된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먹는 방법에 따라서 효능이 달라지는 법이다. *제목의 〇〇은 ‘생밤’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본초강목> 〇 弘景曰, 傳有人患腰脚弱, 往栗樹下食數升, 便能起行. 此是補腎之義, 然應生啖. (도홍경은 “허리와 다리가 약해지는 증상을 앓는 어떤 사람이 밤나무 아래에 가서 밤을 몇 되 먹자 일어나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것은 신을 보해 준다는 뜻인데, 생 것을 먹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〇 經驗方, 治腎虛腰脚無力, 以袋盛生栗懸乾, 每旦吃十餘顆, 次吃豬腎粥助之, 久必强健. (경험후방에서는 ‘신허로 허리와 다리가 무력한 증상을 치료할 때는, 생밤을 자루에 담고 매달아 두어 말린 다음 아침마다 10여 알씩 먹는다. 그 다음 돼지 콩팥을 넣고 쑨 죽을 먹어 보조해 주는데, 오래 먹으면 반드시 건강해진다.’라고 하였다.) 〇 按蘇子由詩云, 老去自添腰脚病, 山翁服栗舊傳方. 客來爲說晨興晩, 三咽徐收白玉漿. 此得食栗之訣也. (소자유의 시에서는 ‘늙어가니 저절로 허리와 다리에 병이 더해지자, 산에 사는 노인네 옛날부터 전해지는 방법대로 밤을 복용한다네. 어떤 객이 와서 새벽과 저녁에 세 번 씹어 천천히 침과 함께 삼키라고 알려 주었다네.’라고 하였다. 이것은 밤을 먹는 비결을 얻은 것이다.) 〇 栗子粥. 補腎氣, 益腰脚. (밤죽. 신기를 보해 주고, 허리와 다리에 유익하다.) <동의보감> 〇 栗子. 性溫, 味醎, 無毒. 益氣, 厚腸胃, 補腎氣, 令人耐飢. 果中, 栗最有益. 欲乾莫如暴. 欲生收, 莫如潤沙中藏, 至春末夏初, 尙如初採摘. 生栗, 可於熱灰中, 煨令汁出, 食之良. 不得通熟. 熟則壅氣, 生則發氣, 故火煨, 殺其木氣耳. (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짜며 독이 없다. 기를 보하고 장위를 두텁게 하며, 신기를 보하고 배고프지 않게 한다. 과일 중에서 밤이 제일 유익하다. 말리려면 볕에 말리는 것이 좋고, 생것으로 보관하려면 젖은 모래 속에 보관하는 것이 좋으니 다음 해 늦은 봄이나 초여름이 되어도 마치 갓 딴 것 같다. 생밤을 뜨거운 잿불 속에 묻어 진이 나올 정도로 구워 먹으면 좋다, 다만 속까지 완전히 익히면 안 된다. 익힌 밤은 기를 막히게 하고 생밤은 기를 동하게 하니 잿불에 구워 그 목기만을 없애는 것이다.) 〇 皮. 名扶, 卽栗子上皮也. 和蜜塗人, 令急縮, 可展老人面皮皺. (밤껍질. 부라고 하니 밤알의 껍질이다. 꿀에 버무려 피부에 바르면 피부가 잘 수축하니 노인의 얼굴주름을 펼 수 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09-22 23:02:1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중국 한(漢)나라 때, 전한 시대의 황제인 무제(武帝)는 신하들과 함께 동쪽 지역을 살펴보기 위해 순행(巡幸)을 떠났다. 그러던 중 태산(泰山)에 다다랐을 무렵 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을 등지고 해가 태산에 걸쳐져 있는 터라 마치 노인의 몸에서 석양의 노을빛이 나는 듯했다. 그런데 실제로 노인의 등에서 몇 척이나 되는 빛이 뻗어 나오는 것이었다. 마치 등에 큰 등을 하나 달고 있는 듯했다. 무제는 괴이하게 여기면서 노인에게 다가가 “그대는 도술(道術)을 닦았는가?”하고 물었다. 노인은 무제가 한눈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인 것을 알아채고 엎드려 고개를 조아리면서 “이렇게 밭을 일궈서 살아가는 노인네가 무슨 도를 논하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무제는 “그럼 어떻게 해서 그대의 몸에서 빛이 나는 것인가?”하고 물었다. 노인은 속으로 깜짝 놀라면서도 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 자신에게 빛이 난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이런 질문도 처음 받아 봤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신하들은 도대체 노인에게서 무슨 빛이 난다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빛은 무제의 눈에만 띈 것이었다. 옛말에 천금부전(千金不傳)이라고 해서 아무리 많은 대가를 주더라고 그 사람이 적합하지 않으면 전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에 노인은 무제가 보통 사람이 아니기에 자신의 비밀을 자세하게 전할 만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노인은 “저는 오래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85세까지 살아 머리는 새하얗고 치아는 듬성듬성해서 늙어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한 도사가 대추와 물만 마시면서 곡식을 끊는 방법과 신묘한 베개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도사의 말대로 베개를 만들어 베었고 곡식을 끊고서 대추와 물만 먹기 시작했습니다.”라고 했다. 노인은 지금 나이가 이미 85세가 넘었고 과거 84세 때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제는 예전에 85세 때라는 있었던 일이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노인은 이어서 “그 베개를 베고 자니 몸이 다시 젊어지더니 백발이 검게 변하고 빠진 치아가 다시 생기며, 하루에 300리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180세인데 사람들이 그리워 속세를 떠나 산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다시 곡식을 먹은 지 이미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신묘한 베개의 힘으로 늙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베개를 신침(神枕)이라 부릅니다. ”라고 했다. 무제는 노인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그 베개가 있으면 자신도 무병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베개의 비밀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무제는 “그 베개를 어떻게 만들었단 말인가. 어서 신침을 만드는 방법을 말해 보시게나.”라고 재촉하며 물었다. 노인은 신침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5월 5일이나 7월 7일에 산에서 측백나무를 잘라 베개 모양을 만듭니다. 길이는 1자 2촌, 높이는 4촌으로 하고, 1말 2되가 들어갈 정도로 속을 비워야 합니다. 그리고 가운데가 붉은 측백나무로 두께가 2푼이 되게 뚜껑을 만드는데, 뚜껑은 헐겁게 하지 않으면서 여닫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뚜껑에 좁쌀을 넣을 수 있는 크기로 구멍을 만드는데 1줄에 40개씩 3줄로 모두 120개를 뚫습니다. 그 다음 나무통 속에는 32가지 약재를 넣습니다. 그 중 24가지는 좋은 것으로 24절기에 해당하고, 8가지는 독이 있는 것으로 팔풍(八風)에 상응합니다. 먼저 천궁, 당귀, 백지, 신이, 두형(杜蘅), 백출, 고본, 목란, 천초, 계피, 건강, 방풍, 인삼, 길경, 백복령, 형실(荊實), 육종용, 비렴(飛廉), 백자인, 의이인, 관동화, 백미, 천초, 미무(蘼蕪)로 해서 모두 24가지 약재를 1냥씩 준비해서 통에 넣습니다. 이것은 24절기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독이 있는 약재로 오두, 부자, 여로, 조각, 강초(𦬣草), 반석, 반하, 세신 등을 8가지 약재를 각 1냥씩 준비합니다. 이것은 팔풍(八風)에 상응합니다. 독이 있는 8가지 약재는 먼저 채워 넣은 24가지 약재 위에 올려서 채워 넣습니다. 이렇게 모두 32가지를 약재로 나무 베갯속을 채운 후 나무 뚜껑을 닫고 베주머니로 베갯잇을 만들어 씌운 후 사용하면 됩니다. 신침 뚜껑에 120군데의 구멍을 뚫는 이유는 그 안의 32가지의 약재 그 냄새를 맡으며 베고 자고 함이 목적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평소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활력이 생기고 정기(正氣)가 되살아나는 이치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죽 주머니로 한번 더 베갯잇을 만들어 씌워 놓았다가 사용할 때면 가죽 주머니를 벗겨서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다시 감싸 놓습니다. 가죽 주머니는 약재의 향과 기운이 달아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무제는 “그럼 신침의 효능은 어떻게 나타나는가?”라고 다시 물었다. 노인은 “이것을 베고 잔 지 100일이 지나면 얼굴에 광택이 생깁니다. 1년이 지나면 몸에 있는 여러 가지 질병이 하나씩 나으면서 몸에 향이 나기 시작합니다. 4년이 지나면 백발이 검게 되고 빠진 치아가 다시 나며 눈과 귀가 밝아집니다.”라고 답했다. 무제는 이제야 노인이 85세에 그 베개를 만드는 비법을 받았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지금 보이는 노인의 얼굴은 50세쯤 되어 보였기에 지금의 나이가 180세라는 말은 믿기지 않았지만, 신하들을 시켜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노인의 말이 사실이었다. 무제는 고마움의 표시로 노인에게 비단 1필을 상으로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노인이 받지 않고 말하기를 “신험한 비방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면 전해주지 않는 것입니다. 황제께서 저를 알아봐 주셨기에 전했을 뿐입니다. 임금과 신하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같습니다. 자식이 도를 듣고서 부모에게 아뢰는 것이니 도의상 받을 수 없습니다. 또 저는 도를 파는 사람이 아닙니다. 신침으로 무병장수하셔서 세상에 더욱 선(善)한 통치를 행하시길 바랍니다.”라 하였다. 그러자 무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단 대신 여러 가지 약을 하사하였다. 무제는 궁으로 돌아왔다. 궁으로 돌아온 무제는 자신의 최측근인 동방삭(東方朔)을 들라 하였다. 사실 노인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아직도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방삭은 모르는 것이 없는 신하였기에 “그대는 혹시 신침(神枕)이라고 아는가?” 그러자 동방삭은 “황제께서 어찌 신침을 물으십니까? 신침은 옛날에 여렴(女廉)이 옥청(玉靑)에게 전했고, 옥청은 광성자(廣成子)에게 전했으며, 광성자는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에게 전했습니다. 근래에는 곡성도사(穀城道士) 순우공(淳于公)이 이 약베개를 베어서 100살이 넘어도 백발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 전해집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순우공이라는 도사가 노인에게 신침법을 전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과정에 누가 있었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그렇다. 무제는 동방삭에게 “그 신침법이 이제 나의 귀에 들어왔다. 나는 오늘 태산 아래의 한 노인에게서 신침법에 대해 자세하게 전해 들었다. 그대는 내가 신침을 만들어 베면 나도 무병장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동방삭은 “어찌 신침이라고 해서 모든 병을 막아 장수를 장담하겠습니까? 세상에 그런 베개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동방삭은 무제의 사치를 간언(諫言)하기도 할 정도였기에 아첨하는 신하가 아니었다. 이러한 솔직함 때문에 무제가 동방삭을 부른 이유이기도 하다. 동방삭의 말을 듣고서 무제가 실망하는 빛이 역력하자, 동방삭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와 같은 밖에서 들어오는 외인(外因), 두 번째, 칠정(七情)과 같은 감정으로 안에서부터 병을 일으키는 내인(內因), 세 번째, 음식이나 외상 등으로 인한 병의 원인이 되는 불내외인(不內外因)이 있사옵니다. 외사는 대부분 양맥(陽脈)으로 침범하기 때문에 신침은 목뒷덜미로 사기가 침범하는 것을 막아 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칠정을 다스려서 내인을 제거하고, 음식을 조절해서 불내외인을 막아야 황제께서 원하시는 불로장생을 이루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무제는 그래도 동방삭이 신침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노인이 알려주는 방법대로 베개는 만들어서 베기 시작했다. 그러나 궁에는 산해진미가 많았기에 곡식을 끊고 대추와 물만 마시는 것은 제대로 따를 수 없었다. 또한 성질은 다혈질이며 불같아 화(火)를 다스리는 일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무제가 신침의 효능을 봤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무제의 재위 기간은 54년으로 이 기간은 중국 역사상 청나라의 강희(康熙), 건륭(乾隆)을 제외하고 가장 길었다. 무제가 내인과 불내외인까지 다스릴 수 있었다면 혹시 또 모를 일이었다. *제목의 ○○은 신침(神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동의보감> 神枕法. 昔, 泰山下, 有老翁, 失其名字. 漢武帝, 東巡, 見老翁, 鋤於道傍, 背上有白光, 高數尺. 帝怪而問之, 有道術否. 老翁對曰, 臣, 昔年八十五時, 衰老垂死, 頭白齒豁. 有道士者, 敎臣服棗, 飮水, 絶穀, 幷作神枕法. 中有三十二物, 其中二十四物, 善, 以當二十四氣, 其八物, 毒, 以應八風. 臣行之, 轉少, 白髮還黑, 墮齒復生, 日行三百里. 臣今年一百八十矣, 不能棄世入山, 顧戀子孫, 復還食穀, 已二十餘年, 猶得神枕之力, 往不復老. 武帝視其顔狀, 常如五十許人, 驗問隣人, 皆云信然. 帝乃從受其方, 作枕, 而不能隨其絶穀, 飮水也. 중략. 武帝, 以問東方朔. 答云, 昔女廉, 以此方傳玉靑, 玉靑以傳廣成子, 廣成子以傳黃帝. 近有穀城道士淳于公, 枕此藥枕, 年百餘歲, 而頭髮不白. 夫病之來, 皆從陽脉起, 令枕藥枕, 風邪不侵人, 宜矣. 又雖以布囊, 衣枕上, 當復以韋囊, 重包之, 須欲臥枕時, 乃脫去之. 詔賜老翁匹帛, 老翁不受曰, 臣之於君, 猶子之於父也. 子之知道, 以上之於父, 義不受賞. 又臣非賣道者, 以陛下好善, 故進此耳. 帝止而更賜以諸藥.(신침법. 옛날에 태산 아래 어떤 노인이 살았는데 그 이름은 전하지 않는다. 한나라의 무제가 동쪽으로 순행하다가 길가에서 김을 매고 있는 노인을 보았는데, 그의 등에서는 몇 척이나 되는 흰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무제가 괴이하게 여겨 도술을 닦았는지 물었다. 노인이 “제가 오래전 85세이었을 때 노쇠하여 거의 죽을 것 같았고 머리는 희고 치아는 듬성듬성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도사가 대추를 먹고 물을 마시며 곡식을 끊는 방법과 신묘한 베개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베개 속에는 32가지 약재를 넣습니다. 그 중 24가지는 좋은 것으로 24절기에 해당하고, 8가지는 독이 있는 것으로 팔풍에 상응합니다. 그것을 베고 자니 다시 젊어져서 백발이 검게 변하고 빠진 치아가 다시 생기며, 하루에 300리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180세인데 자손이 그리워 속세를 떠나 산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다시 곡식을 먹은 지 이미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신묘한 베개의 힘으로 늙지 않고 있습니다.”라 하였다. 무제가 그 얼굴을 보니 50세쯤 되어 보여서 이웃 사람들에게 확인해 보니 모두 사실이었다. 무제가 그 방법대로 베개는 만들었으나 곡식을 끊고 물을 마시는 것은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 중략. 무제가 동방삭에게 물으니, 그가 “옛날에 여렴이 옥청에게 전했고, 옥청은 광성자에게 전했으며, 광성자는 황제에게 전했습니다. 근래에는 곡성도사 순우공이 이 약베개를 베어서 100세가 넘어도 백발이 되지 않았습니다. 병이 올 때는 모두 양맥)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약베개를 베면 풍사가 사람에게 침입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베주머니로 베갯잇을 만들지만 가죽 주머니로 다시 감싸 놓았다가 베개를 베고 잘 때만 벗겨내야 합니다.”라 하였다. 무제가 노인에게 비단 1필을 상으로 내렸는데 노인이 받지 않고 말하기를 “임금과 신하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같습니다. 자식이 도를 듣고서 부모에게 아뢰는 것이니, 도의상 받을 수 없습니다. 또 저는 도를 파는 사람이 아닙니다. 폐하가 선행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알려드리는 것뿐입니다.”라 하였다. 무제가 그만두고 다시 여러 가지 약을 상으로 내렸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12-30 10: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