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하대는 최동완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사람중심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사람중심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개발’ 사업은 기존 딥러닝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개발 사업이다. 앞으로 5년간 총사업비 3018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이중 인하대는 총 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연구팀은 ‘인간처럼 회상이 가능한 인공신경망 지속학습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과제를 수행한다. 인공신경망에서 기존에 학습된 통합지식을 재생성할 수 있도록 딥 토탈 리콜(Deep Total Recall) 플랫폼을 개발해 인간의 뇌와 같은 프로세스를 구축하려는 연구다. 인간의 뇌는 회상을 할 때 완벽하게 저장된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재창조한다. 그러나 인공신경망은 새로운 지식을 추가 학습할 때마다 기존 지식을 완전히 망각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받아들인 지식을 현재의 관점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는 신경망 지속학습 기술을 개발한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기계학습의 오랜 난제인 안정성-가소성 딜레마(기존 내용을 잘 유지하는 안정성을 강조하면 새로운 지식 학습이 어렵고, 새로운 지식을 잘 학습하는 가소성에 중점을 두면 기존 지식을 망각하는 현상)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간이 기억을 떠올리듯 자연스러운 인공지능이 가능해져 인간과 더욱 비슷한 로봇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딥 토탈 리콜 플랫폼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4족 보행로봇과 치매노인 반려로봇 등에 적용해 실증할 예정이다. 최동완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4-28 10:07:00[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현미경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쥐의 두개골 훼손 없이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의 고해상도 형광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팀이 쥐의 두개골을 관통해 신경망 구조를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반사행렬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반사행렬 현미경'을 새롭게 개발해 기존 현미경의 한계를 개선했다. 이 현미경으로 기존 공초점 현미경으로는 전혀 관찰할 수 없었던 약 1 마이크로미터 굵기의 가는 뇌 속의 미엘린 신경섬유들을 볼 수 있었다.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그 구조가 미세해 기존 현미경 기술로는 두개골을 제거해야만 관찰 가능했다. 연구진은 이 현미경의 성능을 더 높여 질병의 실시간 조기 진단 등 의생명 분야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빛이 몸을 투과할 때 직진광과 산란광이라는 두 종류의 빛이 생겨난다. 직진광은 생체 조직의 영향 없이 직진하는 빛이며, 이를 이용해 물체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산란광은 생체 조직 내 세포나 세포소기관에 의해 굴절돼 이미지 획득을 방해한다. 또한 뼈 조직은 내부에 미세한 구조들이 많아 빛의 산란이 심하다. 이 때문에 광학 현미경으로 두개골 아래의 뇌 조직을 관찰하면, 이미지가 크게 왜곡되고 노이즈가 심해 물체의 구조를 알아보기조차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두개골을 제거하거나 얇게 갈아내야만 뇌 조직의 신경망을 볼 수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반사행렬 현미경은 빛의 초점에서만 신호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초점으로부터 산란된 모든 빛을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직진광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했다. 공동 제1저자인 이호준 학생연구원은 "생명과학 분야 연구에 많이 사용되는 공초점 현미경이나 이광자 현미경에 반사행렬 현미경 시스템을 접목하면 광학 수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공초점 현미경으로는 전혀 관찰할 수 없었던 약 1 마이크로미터 굵기의 가는 뇌 속의 미엘린 신경섬유들을 볼 수 있었다. 공동 제1저자인 윤석찬 연구교수는 "기존에는 관찰이 힘들었던 생체 조직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어 신경과학 연구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1월 1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2-03 11:01:15[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포유류 종마다 시각 뇌신경망 구조가 서로 다르게 형성되는 원리를 밝혔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시스템 뇌신경과학 분야에서 수십 년간 설명되지 못했던 문제를 이론적 접근과 계산적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답을 제시한 계산뇌과학 연구의 성공적 예시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다양한 종들에 대한 망막 및 시각피질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비교해 시각피질이 클수록, 또 망막이 작을수록 연속적 방향성 지도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의 연구에서 확인된 포유류 여덟 종의 시각피질-망막 크기 비율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정량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이 결과가 실험에서 관측된 것과 같이 방향성 지도 존재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명확히 나눠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두뇌의 시각피질과 망막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들 간의 정보 추출 비율을 분석함해 특정 포유류 종이 갖는 시각피질의 기능적 구조를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다른 종으로 진화가 이뤄질 때, 감각기관의 크기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물리적 조건의 차이에 의해서도 뇌신경망의 구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는 다양한 생물학적 구조가 기존의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물리적 요소들의 차이에 의해 예측되거나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크기의 망막과 시각피질 사이의 신경망 연결 모델을 시뮬레이션 했다. 두 정보 처리 영역 사이에 대응되는 신경세포의 비율이 달라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구조의 기능성 뇌지도가 형성됨을 보이고, 이 결과가 실제 실험에서 관측되는 신경망 구조와 일치함을 증명했다. 백세범 교수는 "뇌 과학뿐만 아니라 계통분류학, 진화생물학 등 생물의 기능적 구조와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서 이론적 모델 연구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재선, 송민 박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의 온라인 자매지 '셀 리포츠' 10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3-11 11:22:27[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난 28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와 '국제 시냅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대표로 프로젝트에 참가한 두 학교가 서로 긴밀한 연구 협력을 약속하며, 향후 국제적으로 진행될 인간 뇌 신경망 지도 구축 연구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국제 시냅스 프로젝트는 아시아태평양 6개국(한국, 대만, 일본, 중국, 싱가포르, 호주)으로 구성된 연구단이 함께 인간 뇌 신경망 지도 구축을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다. 개별 국가들이 진행할 경우 30년이 걸릴 연구를 공동 협력을 통해 5년 안에 진행해 인간의 뇌질환 및 인지, 행동, 정신을 이해하고 규명할 수 있는 연구혁신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MOU를 통해 DGIST는 슈퍼컴퓨팅·빅데이터센터의 슈퍼컴퓨터, POSTECH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방사광가속기를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 먼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인간의 뇌 신경망 이미지를 수집하고, 이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저장·분석한다. 이후 결과를 활용해 뇌의 시냅스간 상호작용 계산 및 관련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DGIST와 POSTECH이 신경과학 및 뇌과학 발전에 이정표를 제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무환 POSTECH 총장은 "지금 시대의 연구는 기관을 넘어 국가간의 협력을 통해 세상을 진일보시키기 위한 더 큰 연구를 시도해야 하는 만큼, POSTECH과 DGIST가 주축이 돼 아태 6개국이 가장 큰 미지의 분야로 남아 있는 신경과학과 뇌과학 분야에서 큰 혁신을 이뤄주길 기대한다"며 "특히 POSTECH에 위치한 3,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획득한 고해상도 뇌 이미지는 인간의 뇌 신경망 회로 구축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DGIST 국양 총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DGIST의 우수한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토대로 창출되는 연구결과들의 확산을 통해서 아태 6개국이 신경과학 및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약적인 연구성과 창출이라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994년 한국 최초로 포항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한 이래로 약 6000편의 SCI 논문을 발표하는 등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방사광 연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주도해왔다. 현재 3세대 방사광가속기인 포항방사광가속기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인 PAL-XFEL를 운영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1-29 09:16:01한·미 공동 연구진이 만성요통 환자와 정상인의 뇌신경망 차이를 새롭게 밝혀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임상의학부 김지은 박사와 미국 하버드 의대 비탈리 내퍼도(Vitaly Napadow) 교수 공동 연구팀이 뇌 신경영상(fMRI) 분석을 통해 정상인과 만성요통 환자 간 뇌 신경망 차이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허리의 근육 손상이나 척추관 협착과 같은 직접적·물리적 원인이 없는 경우에 발생하는 요통은 신경병성 만성 통증질환으로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말초부터 뇌에 이르는 신경로의 이상이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됐으나 신뢰할 만한 수준의 대규모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한의학연 김지은 박사와 미국 하버드 의대 비탈리 내퍼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통증이 없는 성인(정상군) 54명과 만성요통 환자(실험군) 127명을 대상으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이용해 뇌의 기능적 연결망*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분석했다. 또 허리 통증을 조절하는 실험방법을 통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증감에 따른 뇌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연구팀은 먼저 만성요통 환자의 통증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과 기능적 연결망을 탐색했다. 분석결과, 만성요통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현출성 네트워크와 허리의 감각을 처리하는 일차체성감각피질*간의 연결상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능적 연결상태는 요통 환자의 허리통증이 심해졌을 때 더욱 크게 증가했다. 특히 통증이 심한 요통 환자일수록 현출성 네트워크의 대표적 영역인 앞뇌섬 피질*과 일차체성감각피질 간의 연결상태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성요통 환자가 평상시 겪는 지속적 통증 상태로 인해 외부자극(통증)을 선별하는 현출성 네트워크*와 허리부위의 통증 감각을 처리하는 피질간 기능적 연결상태가 증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연구팀이 통증에 대한 공포감(pain catatrophyzing)이 큰 만성요통 환자군을 분류해 관찰한 결과, 허리통증이 심한 만성요통 환자일수록 디폴트모드 네트워크*와 앞뇌섬 피질간의 연결상태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통증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환자군에서 통증상태를 내재화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통증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페인(Pain)’(피인용지수 6.03) 최신호(7월)에 게재됐으며, 편집자가 뽑은 논문(editor's choice)으로 선정됐다. 한의학연 김지은 박사는 “대표적 한의치료기술인 침 치료를 통해 만성요통 환자의 뇌 기능적 연결상태 변화를 관찰하는 후속연구가 현재 진행중”이라며, “객관적 평가도구인 뇌영상을 활용해 침 치료의 유효성과 기전을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의학연 김종열 원장은“뇌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갖고 있는 미국 하버드 의대와 지난 2012년부터 공동연구를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며, “미국, 중국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한의학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학연은 최근 미국을 기반으로한 침 연구 분야 최대 국제학회인 미국 침연구학회(The Society for Acupuncture Research, SAR) 연례학술대회의 한국 유치에 성공했으며, 2020년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용어설명 ※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피험자가 원통형의 자기장 안에 들어가 누운 상태로 스크린에 제시된 이미지나 글자를 보면서 어떤 인지 과제를 수행하거나 감정을 느낄 때의 뇌 활성과 그렇지 않을 때의 뇌 활성을 비교함으로써 특정한 행위나 감정과 연관된 뇌 부위를 찾고, 주로 이를 뇌 단면의 해부 구조를 나타내는 영상 위에 색채로 표시해 보여주는 기법 ※ 뇌의 기능적 연결망(functional brain connectivity): 뇌의 각 영역 간 기능적 관계(네트워크, network)를 뜻하는 것으로, 뇌의 기능적 연결망 관찰은 연결망의 형태 및 활성 정도를 관찰해 동시에 일어나는 뇌의 여러 영역간의 기능적 소통을 평가하는 방법임 ※ 일차체성감각피질(primary somatosensory cortex): 대뇌에 있는 영역으로 온몸에서 감각 자극을 일차적으로 처리해 다음 단계로 전달하는 역할을 함. ※ 앞뇌섬 피질(anterior insula): 뇌의 측두엽에 위치한 삼각형 형태의 뇌 부분 중 앞쪽 영역으로 다양한 감정과 관계한 기능을 담당하며 통증자각 및 자율신경 조절에 관여함. ※ 현출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 외부 환경으로부터 들어온 자극·통증에 대한 정보를 감지해 신체적 반응을 나타낼 만큼 중요한 것인지를 선별하는 신경망. ※ 디폴트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활동적인 두뇌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멍한 상태이거나 몽상에 빠졌을 때)에서 활발해지는 뇌의 영역으로 내측전전두엽피질, 후대상피질, 두정엽피질에 퍼져 있는 신경망이 이에 해당하며, 주로 자전적 기억, 자기인식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짐.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7-29 10:20:32국내 연구진이 인간과 같은 포유동물의 복잡한 뇌 신경망을 지도화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뇌 신경 네트워크 연구의 난제를 해결한 이번 성과는 자폐증 등 신경계 질환의 원인과 치료방법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기능커넥토믹스 세계수준연구센터(WCI) 김진현 박사팀이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뇌 속 신경세포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아 감정, 학습, 기억, 행동, 판단 등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신경세포들 사이의 연결성은 뇌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다. 기존 두 신경세포간 전기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수천 개에서 수백억 개의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얽힌 뇌 신경망을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 번에 여러 개의 세포를 동시에 관찰하는 영상기술도 동원됐지만 물리적 해상도가 떨어지고 시간과 노력이 지나치게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난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시드니 브래너 박사는 300여개의 신경세포 지닌 선충의 신경망을 전자현미경으로 지도화하는 데 20년을 투자할 정도였다. 김 박사팀은 20㎚(1㎚는 10억분의 1m) 간격의 시냅스를 광학 현미경으로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는 mGRASP 기술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mGRASP 기술은 최근 생명공학계에서 널리 쓰이는 녹색형광물질(GFP)을 두 분자로 쪼개 나뉜 분자(split-GFP)를 이용한다. 일단 쪼갠 분자들은 형광성을 띠지 않는데 두 분자가 공간적으로 가까워지면 다시 형광성을 띠게 된다. 김 박사팀은 'split-GFP' 분자 두 개를 포유동물에서 신호를 주고 받는 각각의 신경세포에 선택적으로 붙여 20㎚의 시냅스(신경세포 접합부)에서만 다시 녹색형광을 띠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시냅스를 찾아내 종전 기술로 거의 불가능했던 복잡한 뇌 신경네트워크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폐증과 같이 신경망 이상으로 발생하는 신경질환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4일 네이처 메서드(Nature Methods)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네이처 편집위원회로부터 "앞으로 가장 많이 인용될 논문들 중 하나"라는 호평을 받았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2011-12-06 17:01:22주식 투자도 마약을 복용했을 때와 같은 흥분을 자아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이런 연구 결과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종종 말도 안되는 투자 행태를 보이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된다고 시사했다. 스탠퍼드대 정신신경과 교수인 브라이언 커슨이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측정한 결과 모의 주식?채권 투자를 하는 동안에 피실험자의 뇌혈류가 뇌에서 기쁨을 느끼는 곳으로 몰렸다. 커슨 교수는 “주식을 살 때 뇌를 관장하는 신경망이 성적 오르가슴, 코카인 같은 마약 복용 때 흥분을 관장하는 신경망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게다가 이처럼 흥분을 유발하는 신경 회로는 이성이 자리잡고 있는 전두피질까지 장악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다른 말로 하면 주식도 섹스처럼 때때로 우리를 미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은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한다’는 주류 경제학·재무학 이론인 ‘합리적 기대가설’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다. 이처럼 주식 투자를 할 때 냉철한 이성이 아닌 감정이 지배한다는 가설은 이른바 최근 대두하고 있는 ‘신경재무학’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신경재무학은 뇌의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해야 현실 세계의 투자 행태를 알아낼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신경재무학의 주장은 아직 월가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지만 그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2-03 14:19:45[파이낸셜뉴스]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손으로 수저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동할때 다리를 움직여 걷죠. 뇌에서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길때 어떤 경로를 통할까요. 우리 몸은 감각기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뇌로 전달하고, 다시 뇌에서 판단해 명령을 내립니다.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를 통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죠.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뇌가 몸의 움직임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근육까지의 신경 회로 지도를 해독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초파리 신경망 세계 최초 해독 미국 워싱턴대와 하버드 의과대학의 과학자들이 초파리의 날개와 다리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신경망을 세계 최초로 해독해 27일(한국시간)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에 발표했습니다. 척추동물의 척수와 유사한 초파리의 신경삭에서 다리와 날개를 제어하는 근육으로 연결된 뉴런을 연결했습니다. 이는 초파리가 다리와 날개의 움직임을 어떻게 감지하고 제어하는지를 밝히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작은 동물의 신경망(connectome)은 이전에도 지도화된 적이 있지만, 팔다리를 가진 동물의 운동 회로에 대한 시냅스 수준의 배선도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지마비 환자 치료길 열리나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4500만개의 시냅스와 1만4600개의 신경 세포체를 가진 복부 신경 중추(VNC) 네트워크를 확인했습니다. 복부 신경 중추(VNC)는 척추동물의 척수에 해당합니다. 이 데이터를 X선 홀로그래픽 나노토모그래피를 사용해 다리와 날개 운동 뉴런의 지도와 결합했습니다. 그 결과, 초파리는 날개의 힘과 조종을 담당하는 특수 근육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날개 근육들은 힘을 내는 근육은 흉부에, 조종을 담당하는 근육은 날개 경첩에 부착돼 있습니다. 연구진이 운동신경망을 알아보기 위해 초파리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워싱턴대 존 투힐 박사는 "초파리는 작은 신경계에도 불구하고 걷기와 비행을 포함한 운동 제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초파리는 작지만 정교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 조작·분석 기술이 잘 발달돼 있고, 개체 간에 동일한 기능을 하는 뉴런이 확인돼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고양이의 종아리 근육에는 600개의 운동 뉴런(신경세포)에 의해 움직이지만, 초파리 다리 하나에는 단지 70개의 운동 뉴런(신경세포)에 의해 제어된다고 합니다. 연구진이 밝혀낸 것이 '겨우' 초파리의 운동 신경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원리를 알아내고 더 연구한다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 사지마비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이 연구에서 시작된 결과물로 인해 치료받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연구진은 이번 신경망을 해독을 바탕으로 개체, 성별, 발달과정, 종 간의 차이나 부상, 질병에 대한 반응에서 신경망의 차이를 알아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런 과학기술의 발견이 좀 더 많아져 우리의 건강한 생활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6-26 10:12:40[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 이현주 교수팀이 사람의 유전자 정보와 약물 정보를 기반으로 암환자의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 'PANCDR'을 개발했다. 이 AI 모델은 암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 똑같은 암이라도 환자에 따라 다른 약을 써야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25일 GIST에 따르면, 연구진이 'PANCDR' 모델을 서울대병원 박성혜 교수팀의 소아 뇌종양 환자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5개의 약물이 가장 좋은 반응성을 보였다. 또 이와 관련된 기존 연구를 조사한 결과, 5개 약물 모두 뇌종양과 관련돼 있었다. 이는 'PANCDR' 모델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현주 교수는 "이 AI 모델은 세포실험 데이터로 약물 반응 모델을 학습하더라도 환자 데이터에서 높은 정확도로 예측이 가능하다"며 "향후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한 정확한 약물 반응 예측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한 유형의 암 환자에 같은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개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돌연변이 암세포로 인해 약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각 개인에게 맞는 약물을 찾기 위해서는 정확한 약물 반응 예측이 중요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같은 AI 기법을 사용해 약물의 반응을 예측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약물 반응 예측 연구에서는 약물 반응 정보가 존재하는 환자 데이터의 수가 부족해 데이터가 충분히 많은 세포실험 데이터, 즉 세포주로 데이터 모델을 학습시킨다. 그러나 세포주 데이터는 면역계, 혈관계 등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환자 데이터의 유전자 발현량 정보와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세포주 데이터로 학습시킨 모델을 환자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정확성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AI 모델에서 세포주 데이터와 환자 데이터 상호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해 적대적 생성 신경망(GAN)을 활용했다. GAN은 기존의 데이터를 모방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드는 알고리즘으로 두 개의 모델이 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대적으로 겨루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연구진의 AI 모델은 세포주 데이터로 학습하더라도 환자 데이터에서도 정확한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이 AI 모델은 판별자와 약물 반응 예측 모델을 번갈아 가며 학습시킨다. 1단계에서는 가우시안 인코더가 인코딩한 잠재 벡터가 세포주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에서 온 것인지 환자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에서 온 것인지 구분하는 판별자를 학습시킨다. 2단계에서는 반대로 판별자가 어느 데이터에서 온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도록 약물 반응 예측 모델을 학습시킨다. 이때 환자의 데이터는 유전자 발현 데이터만 있고 약물 반응성이 없는 대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결과, 'PANCDR' 모델은 환자 데이터에서 기존의 약물 반응 예측 모델보다 34% 이상 뛰어난 예측 성능을 보였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PANCDR' 모델을 생명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물정보학 브리핑(Briefings in Bioinformatic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3-25 09:59:08삼성전자가 2024년형 Neo QLED와 삼성 OLED TV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며 본격 인공지능(AI) TV시대를 선언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기준 22.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LG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젠 TV도 AI시대"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TV 신제품 공개행사인 '언박스 & 디스커버 2024'에서 Neo QLED 총 9개 시리즈와 OLED TV 3개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TV에서도 AI 초격차 기술을 토대로 2006년 이후 19년간 줄곧 유지해온 글로벌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TV는 온디바이스 기반으로 강력한 녹스의 보안성을 갖췄으며 댁내에서 AI홈의 중심이 되어 시청 경험의 업스케일(저화질에서 고화질로의 변환)뿐만 아니라 연결 경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형 Neo QLED 8K에는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를 가진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유한 3세대 AI 8K 프로세서는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했다. 뉴럴 네트워크(인간의 뇌를 모방한 컴퓨팅기술)를 통해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을 감지해 사물이나 인물, 특정 영역을 분석하고 명암비를 강화해 3차원 깊이감을 더하는 '명암비 강화 프로' 기능과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도 지원한다. 사운드 기술에도 AI가 적용됐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 기능은 각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분리하여 증폭시킴으로써 대화 내용이 배경음에 묻히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청소기 소음 등 외부 소음도 감지해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OLED 신제품에도 AI 기능이 탑재됐다. 2024년형 삼성 OLED는 '2세대 AI 4K 프로세서'가 탑재돼 '4K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통해 저해상도 영상도 4K급으로 볼 수 있다. 또, 'OLED HDR Pro' 기능으로 AI가 밝기를 조절해 깊은 검은색은 유지하면서 강조해야 할 부분의 밝기를 높여 화면 대비를 극대화한다. 이런 가운데 용 사장은 지난해 OLED TV 실적을 묻는 질문에 "이미 국내 기준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에서 경쟁사(LG전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LGD와 협력 유지 "中 추격 위협적"용 사장은 이날 OLED TV 패널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LG디스플레이와의 추가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삼성전자는 가장 큰 83형 제품에만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제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를 채택하고 있다. 용 사장은 "OLED 패널이 갖는 기술보다는 당사 TV 플랫폼 기술을 통해 당사가 가진 화질과 음질을 완성하는 데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부품처와 관계 없이 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TV 제조사들의 AI화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용 사장은 "저희 고객경험이나 연결성에 대한 밸류는 중국 업체들이 (저희보다) 떨어진다"면서도 "다만 중국 현지에서 봤을 때, 중국어 전용 AI는 굉장한 수준에 와 있고 안심할 수 없어 여러 전략을 통해 격차를 벌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3-13 18: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