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공사 현장의 타워크레인 일부가 붕괴해 최소 12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현장은 교통량이 많은 지역인 링컨 터널 인근 공사 현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께 맨해튼 링컨 터널 인근 10번 대로 공사장에 설치된 45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의 엔진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타워크레인은 당시 16t 무게의 콘크리트를 옮기는 중이었다. 타워크레인 기사는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으나 불이 잡히지 않자 탈출했다. 곧이어 타워크레인은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이후 타워크레인에서 화물을 운반하는 구조물 부분이 길 건너편 건물을 덮치며 도로로 추락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로 인해 구조물을 지탱하는 케이블이 힘을 잃을 정도로 약화돼 붕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건설 노동자 등 민간인 9명과 소방대원 3명 등 12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명을 위협하는 중상은 아니며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고 뉴욕 소방당국은 전했다. 타워크레인 구조물이 추락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뉴욕 시민은 “큰 폭발음이 났다”며 이후 화염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이후 현지 당국은 41~42번가 사이의 10번 대로와 11번 대로의 교통을 완전히 통제하고, 200명 가량의 소방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크레인에 난 불은 1시간 30분 만에 꺼졌다. 조셉 파이퍼 뉴욕소방국 부국장은 “자칫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27 14:06:56삼성전자가 미국 백악관 회의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 반도체 투자계획을 이르면 내달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평택캠퍼스 제3공장 투자계획도 가시화되면서 한국과 미국에 투자될 금액이 총 50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미국에 170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하는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인근과 애리조나, 뉴욕 등을 후보지로 놓고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해왔다. 이 중 이미 1공장이 위치해있는 오스틴 지역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의 역대급 한파에 따른 오스틴 공장 '셧다운'의 여파로, 텍사스주로부터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내는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텍사스주의 인센티브가 미흡할 경우 다른 후보지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3공장(P3)도 올해 하반기에는 투자계획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 P3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타워크레인이 투입돼 철골 골조 공사가 진행중이다. 연내 P3 공장의 외관 공사를 마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반도체 장비 반입이 시작되고, 시험 가동을 거쳐 오는 2023년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 P3 라인은 공장 길이가 700m로, P2(400m)의 1.7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체면적도 70만㎡ 규모로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 규모도 각각 30조원 가량이 투입된 P1, P2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태호 기자
2021-04-18 18:05:57[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백악관 회의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 반도체 투자계획을 이르면 내달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평택캠퍼스 제3공장 투자계획도 가시화되면서 한국과 미국에 투자될 금액이 총 50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미국에 170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하는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인근과 애리조나, 뉴욕 등을 후보지로 놓고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해왔다. 이 중 이미 1공장이 위치해있는 오스틴 지역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의 역대급 한파에 따른 오스틴 공장 '셧다운'의 여파로, 텍사스주로부터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내는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텍사스주의 인센티브가 미흡할 경우 다른 후보지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3공장(P3)도 올해 하반기에는 투자계획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 P3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타워크레인이 투입돼 철골 골조 공사가 진행중이다. 연내 P3 공장의 외관 공사를 마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반도체 장비 반입이 시작되고, 시험 가동을 거쳐 오는 2023년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 P3 라인은 공장 길이가 700m로, P2(400m)의 1.7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체면적도 70만㎡ 규모로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 규모도 각각 30조원 가량이 투입된 P1, P2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세공정을 위해 대당 1700억∼2000억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많이 쓰는 라인 특성을 고려할 때 P3 전체 투자비가 40조∼5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패권 다툼 등으로 국내 반도체에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삼성이 총수 부재 속에서도 중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4-18 13:56:24▲ 사진=UPI코리아 제공 '아빠' 혹은 '가장'이라는 무게는 평범한 사람도 영웅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벤져스 급 히어로 '아빠'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세계 최고층 빌딩에 몸을 던졌다. 지난 10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스카이스크래퍼'는 세계 최고층 빌딩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테러, 사상 최대의 재난에 맞선 드웨인 존슨의 극한 구출기를 다룬 작품이다. 전직 FBI 최고 요원으로 인질 구조 팀의 팀장이었던 윌 소여(드웨인 존슨 분)은 10년 전 불의의 사고로 팀원들을 잃었다. 윌 소여는 삶의 끝자락에서 아내 사라(니브 캠벨 분)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쌍둥이 남매를 키우며 행복한 가장으로 살고 있다. 윌 소여는 옛 동료에게 세계 최고층 빌딩 '펄'의 보안 팀장 자리를 소개받고 가족과 함께 그 빌딩에 제일 처음 입주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행복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테러범들로 인해 윌 소여의 가족들은 화염에 휩싸인 '펄'에 갇히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펄'은 시종일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역대급 높이를 자랑하는 240층의 세계 최고층 빌딩은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라고 불릴 만큼 최첨단 기술의 집약돼 있다. 240층의 규모는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두 채가 들어가고도 50층이 더 남을 정도의 크기이며, 제작진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빌딩을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펄' 내부에 있는 수직 30층 높이의 공원 '제이드 파크'는 윌 소여의 가족들이 처음 만나는 공간인 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 30층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와 '제이드 파크'의 디테일함은 상상 속 공간을 현실로 소환하는데 큰 공을 세운다. 무엇보다 '스카이스크래퍼'의 백미는 액션 마스터 드웨인 존슨의 숨 막히는 현실 액션이다. 대역 없이 액션 신을 직접 소화한 드웨인 존슨은 비현실적이고 파워풀함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 사진=UPI코리아 제공 화염으로 휩싸여 폐쇄된 '펄'에 진입하기 위해 인근에 있는 타워크레인을 맨손으로 오르고 불타는 건물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지며,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빌딩 외벽을 이동하는 그의 모습은 짜릿함과 감동을 선사한다. '아빠'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는 좀 더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돌연변이나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슈퍼 히어로가 아닌,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딪치고 매달리고 죽을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면서 가족들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가는 아빠의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중간 중간 터져 나오는 미국식 유머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하며 잔뜩 움츠러들었던 관객들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이처럼 '스카이스크래퍼'는 일반적인 재난 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긴장의 완급조절을 통해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다. 이 모든 것들은 '가족'이라는 대명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인 감독과 스태프들, 배우들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슈퍼 히어로급 활약을 펼친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스카이스크래퍼'는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2018-07-11 13:19:19“데이비드는 내가 만난 모든 사람 가운데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뉴욕타임스는 뉴욕 크레인 붕괴 사고로 사망한 데이비드 윅스(38)의 아내가 추도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윅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로어맨하탄의 무역회사로 출근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남편을 떠나보낸 레베카 거트맨(34)은 “그는 나도 그가 했던 것처럼 인생의 하루 하루를 즐기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장례식이 치러진 맨하탄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시나고그 밖에는 취재진이 모여 7분여 간의 추도식에 귀를 기울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윅스는 10대 때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15년 간 타워리서치캐피탈(TRC)에서 근무했다. 거트맨은 맨하탄에서 자라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은 맨하탄에서 결혼했다. 추도사를 통해 거트맨은 어떻게 다른 배경을 가진 두 가정이 맨하탄의 생활에 어우러졌는지를 전했다. 그녀는 남편이 일로 바쁜 와중에도 얼마나 가정에 충실했는지를 강조했다. 이날 장례식에서는 거트맨을 비롯해 윅스의 남동생과 동료 등이 추도사를 했다. 윅스의 동료이자 대학 친구인 라비 사르마는 그가 금융계에 종사하면서도 ‘성공을 위해서는 무자비한 생존게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태도를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르마는 “윅스의 성공은 수학에 대한 사랑과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르마는 추도사를 마치면서 남겨진 거트맨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데이비드를 알아왔지만, 내가 본 가장 행복한 데이비드는 바로 당신과 결혼하던 날의 모습이었어요.” mrchoi@fnnews.com 최미랑 기자
2016-02-09 22:40:19카산드라는 트로이 최후의 왕 프리아모스의 딸로 미모가 뛰어났다. 예언의 신 아폴론은 사랑을 조건으로 그녀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었다. 그러나 카산드라는 약속을 어겼다. 화가 난 아폴론은 카산드라의 예언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트로이전쟁 때 그리스 연합군의 꾀돌이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의 목마'를 남겨놓은 뒤 짐짓 철수한 척했다. 카산드라는 목마를 성 안에 들여놓으면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트로이인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결국 트로이는 목마에서 뛰쳐나온 그리스 무사들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경제에서 거품을 경고하는 것은 카산드라의 예언과 비슷하다. 거품은 흔히 풍요감을 동반한다. 주식도 뛰고 부동산도 뛰고 실적도 뛴다. 투자자들은 "이번은 다르다"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이때 거품을 경고하는 예언자는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못된 훼방꾼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광기, 패닉, 붕괴-금융위기의 역사'를 쓴 찰스 킨들버거 전 MIT 교수(1910~2003)는 이렇게 말한다. "정부의 경고가 효과적이려면 경고성 성명을 충분히 일찍 내놓아야 하지만, 성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려면 충분히 늦은 시점에 내놓아야 한다." 경고가 너무 이르면 듣는 이가 없고 너무 늦으면 하나마나다. 거품 예언의 모순적 숙명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위기를 예측한 인물로 명성을 얻었으나 그것도 위기가 터진 다음의 일이다. 20여년 전 일본에서 거품이 꺼질 땐 예언조차 없었다. 당시 도쿄 시내 왕궁 부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체 땅값보다 더 비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킨들버거에 따르면 "1980년대 말 전 세계 건설용 타워크레인의 절반이 도쿄에 있는 듯했다"는 것이다. 일본 증시의 시가총액은 미국 증시의 두배에 달했다. 1990년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일본은행이 부동산 대출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거품은 순식간에 꺼졌다. 부동산·주식값이 곤두박질쳤고 기업·은행은 동반부실의 길을 걸었다. '잃어버린 20년'의 터널이 열린 것이다. 아시아 외환위기는 일본 거품 붕괴의 부작용이다. 경제대국 일본이 폭삭 가라앉자 도쿄로부터 밀려나온 자금이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거쳐 한국 시장을 훑고 다녔다. 돈이 넘치자 한동안은 좋았다. 그러나 1996년 태국 금융권에서 대규모 대출 손실이 발행하자 외국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때도 사전 경고가 없었다. 아시아를 빠져나온 돈은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주가는 미친 듯이 뛰었다. 1996년 12월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예언자를 자처했다. 그는 주가에 '비이성적 과열'이 끼여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시장에서 현대판 카산드라 취급을 당했다. 그린스펀 자신도 예언자 노릇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저금리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미국 증시는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2008년 금융위기로 파국을 맞았다. 킨들버거는 "자산가격 거품은 신용의 증가에 달려 있다"는 공리(公理)를 제시한다. 돈이 넘치면 거품이 생긴다는 뜻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유럽·일본은 돈을 왕창 풀었다. 언젠가는 선진국에서 풀린 수조달러 규모의 거대한 돈덩이가 곳곳에서 사달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그 많은 돈을 어찌할 것인가. 그냥 둬도 문제, 거둬들여도 문제다. 이 불황에 생뚱맞게 무슨 거품 걱정이냐고? 그린스펀의 예언은 12년 뒤 금융위기로 폭발했다. 카산드라 취급을 당하더라도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아베노믹스의 후폭풍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우리에게 악몽은 외환·금융위기 두 번으로 충분하다. 악마는 맨 뒤에 처진 사람을 잡아먹는 법이다(Devil take the hindmost). paulk@fnnews.com
2013-05-23 16:36:59지난 9월 충남 서천군 장항읍 옥산리에서는 철길을 걷던 신 모군이 열차에 부딪쳐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군은 사고 당시 학교수업을 마친 후 귀가 버스를 놓쳐 철길을 따라 걷던 중 열차가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해 변(變)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들으며 걷느라 열차 소리를 못 들은 것이다. 버스를 기다리던 한 고교생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인근 공사장 타워 크레인에 치명상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크레인이 무너지는 굉음을 듣고 재빨리 대피했지만 당시 학생은 MP3 음악을 듣다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행 시 헤드폰, 이어폰 등을 낀 채 음악을 듣는 등의 일상적인 행동이 주위 환경을 차단해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보행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진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헤드폰을 쓴 보행자들의 부상 및 사망률을 살펴본 결과 7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사고 증가 원인으로 '늘어난 보행 중 전자기기·헤드폰 사용'을 꼽았다. 연구에 의하면 사고 중 29% 사례에서 운전자들이 경적·사이렌 등 사전 경고를 하지만 보행자는 헤드폰 등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잘 듣지 못한다. 실제 사고 피해자 4명 중 3명은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세계 각 나라들도 보행 중 음악을 듣는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문제로 인식해 저마다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각 주 의회들이 보행자의 이어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하기에 나섰다. 뉴욕주의 칼 크루거(브루클린.민주) 주 상원의원은 보행자가 도로를 건널 때 휴대전화나 MP3를 비롯한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오리건주 의회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휴대전화나 MP3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또 버지니아주에서는 자전거 탑승자가 '휴대용 통신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는 자전거를 탄 채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2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전년도에 이어 다시 상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경찰청은 자전거를 타고 가며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이어폰으로 음악감상을 하며 달리는 것을 '규칙 위반'으로 정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휴대전화 통화를 하거나 이어폰을 끼고 길을 건널 경우 최고 120 아르헨티나 페소(약 3만 3000원)의 범칙금을 물리는 교통 조례안을 예고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어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다수의 보행자는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대학생 박정훈 씨(24)는 "주위를 살펴 걸으면 괜찮다고 생각했지 소리를 못 들어 문제가 될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직장인 김성민 씨(31)도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사고를 당할 뻔한 적은 있는데 이어폰을 꽂는 것도 위험한지는 잘 몰랐다"면서 "앞으로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 기자
2012-01-24 17:39:10포스코건설이 인천송도국제도시를 중국 상하이와 홍콩, 싱가포르 등을 제치고 동북아 최고의 허브도시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도시 개발은 인천경제자유구역뿐 아니라 국내에 추진 중인 6대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선도사업으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력이 있는 만큼 이 프로젝트의 시행을 맡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역할이 막중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를 단순히 신도시 개발쯤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도시개발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차세대 국가성장동력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바다가 거대 도시로…‘벽해상전’ 송도국제도시는 그 존재 자체가 놀라움이다. 몇 해 전까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였지만 지난 24일 가본 현장은 매립을 통해 5330만㎡ 규모의 거대한 신천지로 바뀌고 있었다. 마치 사막 속의 거대 도시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온 것처럼 대형 크레인이 숲을 이룬 채 움직이고 있고 자재를 실은 트럭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다. 그렇지만 송도국제도시를 회색빛이 가득한 공사현장으로 여기면 착각이다. 차를 타고 송도국제도시 초입에 이르니 네개의 거대한 마천루로 이뤄진 64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더� 퍼스트월드’와 퍼스트월드보다 더 높게 올라가고 있는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업무시설로 현재 공정률이 66%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는 최근 세계 1위 네트워크장비 업체인 시스코의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입주가 확정되는 등 외국기업 입주가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개관된 컨벤션센터인 송도컨벤시아에는 올해 하반기에만 49건의 국제행사가 예정돼 있어 45%의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첨단공법을 활용해 9900㎡에 달하는 공간에 기둥이 없는 무주공간을 구현한 컨벤시아는 최첨단 오디오·비디오 시설은 물론 최상의 연회서비스와 각종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인천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동안에만 세계환경포럼, 세계도시물포럼 등 총 20건의 국제 콘퍼런스가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국내 대기업 중 첫 입주라는 기록을 세우게 될 포스코건설의 사옥 이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포스코건설 사옥은 부지면적 1만1410㎡에 지하 4층∼지상 37층짜리 2개의 쌍둥이 빌딩에 연면적 14만9978㎡ 규모로 지어지고 있으며 현재 공정률은 50% 정도다. 사업비는 총 3700억원이 투입된다. 오는 2010년 6월께 이 사옥이 완공돼 포스코건설이 입주하면 송도국제도시 외자유치와 기업유치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송도국제도시에는 복합환승센터와 홍보체험관, u-몰 등을 갖춘 ‘투모로 시티’가 개관을 앞두고 있고 현재 92%의 공정률로 준공단계에 다다른 세계 최대 호텔체인인 베스트웨스턴 호텔도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개관예정이다. 1800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1400석짜리 오페라하우스, 다목적홀 및 부대·지원시설을 갖춘 한국판 오페라하우스 ‘인천아트센터’ 건립공사도 본격 추진 중이다. ■주변 부대시설 ‘삶의 질’ 크게 높여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 송도국제학교 등 세계적 정주환경이 갖춰진 송도국제도시는 삶의 질이 높은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 부상할 전망이다. 송도국제도시의 중앙공원 바로 앞에 공사 중인 주상복합 ‘센트럴파크 I·II’는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센트럴파크I은 우리나라 전통 바구니와 파도를 형상화해 우리나라의 전통성을 살리면서도 외관이 수려하다. 센트럴파크II는 바람에 움직이는 대나무 가지와 나무의 껍질을 형상화한 휘어진 굴절입면 형태로 설계돼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춤을 추는 듯이 솟아오르는 느낌을 준다. 일명 ‘댄싱타워(Dancing Tower)’ 디자인이다. 세계적인 골프선수 출신 잭 니클라우스가 직접 설계하고 자신의 이름을 붙인 국내 유일의 시그니처 골프장인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역시 29.1%의 공정률을 보이며 내년 완공을 향해 활발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92만㎡의 부지에 18홀 규모로 건설되는 이 골프장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기준에 맞춰 설계됐으며 내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미국 PGA챔피언스 투어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내·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글로벌 교육을 받게 될 송도국제학교도 오는 9월 개교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외국 기업인들이 안심하고 송도국제도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뉴욕주립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등 미국의 대학 6곳이 송도국제도시에 분교를 설치할 예정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사진설명=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각종 기반시설과 도시 지원시설 등이 속속 준공되면서 '동북아 허브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관된 송도컨벤시아.
2009-06-28 19:02:292010년 5월 두바이 아침 6시. A상사 두바이 주재원 홍진우씨(31)가 눈을 뜬다. 창밖을 보니 짙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가 사는 곳은 사막의 꽃이라 불리는 ‘버즈 두바이’. 344m 높이인 99층에 사는 그는 출근 준비를 하고 502m에 위치한 139층 사무실로 출근한다. 초고속 엘리베이터 덕택에 시간은 1분도 채 안걸린다. 점심시간. 역시 42층에 위치한 호텔 고급 식당에서 바이어와 식사를 한다. 오늘 그는 1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기분도 낼 겸 아내와 데이트를 계획한다. 두 사람은 162층 전망대에서 석양을 보며 와인을 마신다. ‘수직 도시’라고도 불리는 초고층 빌딩 사람들의 하루다. ■세계는 지금 마천루 경쟁중 높이…더 높이…. 전세계가 마천루 경쟁에 한창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 각국은 앞다퉈 최고층 빌딩 기록을 갈아치우려 하고 있다. 과거 초고층빌딩의 대명사는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었다. 1931년 준공된 이 건물은 381m(102층) 규모로 1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각국에서 건설중인 초고층 빌딩은 이를 뛰어넘는다. 대만의 타이베이 파이낸셜빌딩은 204년 508m(101층) 높이로 완공돼 세계 최고층 빌딩이 됐으며 우리나라의 삼성물산은 이를 뛰어넘는 800m(160여층) 규모의 ‘버즈 두바이’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고 있다. 국내에서도 초고층빌딩 건설 계획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와 철도청은 최근 서울 용산역 철도기지창 부지에 620m(150층) 규모의 복합건물 건설계획을 내놨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신도시에는 610m의 인천타워가 세워질 예정이며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국제 비즈니스센터와 잠실 제2롯데월드도 530m, 555m 규모로 각각 지어질 계획이다. ■800m도 거뜬히 올려요 이 같은 초고층빌딩은 어떻게 가능할까. 초고층빌딩 건설엔 다양한 첨단 공법들과 과학 원리들이 적용되고 있다. 초고층빌딩의 최대 난제는 ‘바람을 어떻게 견디느냐’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두바이는 600m 상공의 풍속을 초속 50m 정도로 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고층 빌딩들은 바람에 따라 건물이 약간 흔들리도록 설계됐다. 버즈두바이는 최상층이 1.2m까지 흔들릴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우리나라 63빌딩도 이 정도 움직임을 감안해 설계됐다. 이 건물들은 옥상에 큰 쇠구슬 모양의 추를 달거나 대형 수조를 설치해 균형을 잡는다. 물리의 ‘작용과 반작용’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지진을 극복하는 다양한 기술도 적용된다. 건물에 들어가는 철근의 조립을 달리해 지진에 대응하거나 건물 최하단에 바퀴를 달아 건물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자재를 꼭대기까지 올리는 기술도 필요하다. 무거운 것은 주로 타워크레인을 사용하고 가벼운 것은 리프트를 이용한다. 초고층빌딩의 경우 상당수가 유리 등으로 미리 제작한 외벽을 들어올려 붙이는 방법인 ‘커튼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고성능 타워크레인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강한 콘크리트는 초고층 빌딩의 필수 요건. 버즈두바이는 800㎏/㎠ 강도의 콘크리트를 사용한다. 이는 국내 아파트에 사용되는 240㎏/㎠에 3.3배에 달하는 강도다. 하지만 이런 강한 콘크리트를 최상층까지 똑같은 품질과 강도를 유지하며 운반하는 것 또한 어렵다. 이를 위해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콘크리트 배합기술과 함께 초고속 운송 시스템이 필요하다. 콘크리트가 500m 높이까지 굳지 않고 올라가려면 최소한 시간당 20㎡의 레미콘을 운송할 수 있어야 한다. 두바이나 싱가포르처럼 더운 지역에선 콘크리트가 빨리 경화되기 때문에 경화가 늦은 콘크리트를 쓰거나 얼음을 넣은 아이스콘크리트를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초고층빌딩은 정밀한 시공이 요구된다. 건물이 높아 시공 편차에 대한 절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3개 이상 시공한 업체는 16개사에 불과하다. ■초고층빌딩 왜 짓나 초고층빌딩을 지으려는 목적엔 자존심 경쟁이라는 명분과 랜드마크화를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실리가 함께 담겨 있다. 세계 최고 빌딩이라는 상징성은 국가는 물론이고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현재 건설중인 버즈두바이도 아직 최고층과 최고 높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관광객 유치와 고용 창출로 지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부지 활용도도 높다. 이밖에도 초고층빌딩은 이용자 입장에서도 우수한 원거리 전망으로 쾌적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고 대부분 초고층빌딩이 도심에 위치해 생활이 편리하다는 점이 어필한다. 하지만 조망권 침해와 교통량 증가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지진, 화재 등 각종 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유지 보수가 어렵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제 높이보다 디자인을 주목하라 쌍용건설 기술개발부 서원석 차장은 “초고층 빌딩이 높아질 수 있는 한계는 끝도 없다. 1000m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초고층 빌딩이 무한히 높아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앞으로 초고층 빌딩은 높이 개념보다는 디자인과 편리성 측면에서의 발달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 초고층빌딩은 건물 전체가 돌아가는 움직이는 형태로 나올 수도 있고 중간층에 조경을 만드는 방식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방식도 예상된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 짓고 있는 마리나베이센즈 호텔은 57층짜리 건물 세 동의 옥상이 연결돼 있으며 조경으로 꾸며졌다. 공사비가 6억8000만달러 규모로 우리나라 건설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 건축 ENG 팀장인 강선종 상무는 “초고층빌딩은 벽도 두꺼워야 하고 엘리베이터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건축물”이라며 “우리나라처럼 가용 부지가 적은 경우가 아니면 짓는 목적 자체가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때문이므로 디자인이 부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반듯한 건물보다는 꼬여 있는 형태나 기울어진 형태, 불꽃 모양 등 전통적인 사각형이나 원형 보다는 외관이 변형을 일으킨 형태로 건설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
2007-12-30 22:30:262010년 5월 두바이 아침 6시. A상사 두바이 주재원 홍진우씨(31)가 눈을 뜬다. 창밖을 보니 짙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가 사는 곳은 사막의 꽃이라 불리는 ‘버즈 두바이’. 344m 높이인 99층에 사는 그는 출근 준비를 하고 502m에 위치한 139층 사무실로 출근한다. 초고속 엘리베이터 덕택에 시간은 1분도 채 안걸린다. 점심시간. 역시 42층에 위치한 호텔 고급 식당에서 바이어와 식사를 한다. 오늘 그는 1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기분도 낼 겸 아내와 데이트를 계획한다. 두 사람은 162층 전망대에서 석양을 보며 와인을 마신다. ‘수직 도시’라고도 불리는 초고층 빌딩 사람들의 하루다. ■세계는 지금 마천루 경쟁중 높이…더 높이…. 전세계가 마천루 경쟁에 한창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 각국은 앞다퉈 최고층 빌딩 기록을 갈아치우려 하고 있다. 과거 초고층빌딩의 대명사는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었다. 1931년 준공된 이 건물은 381m(102층) 규모로 1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각국에서 건설중인 초고층 빌딩은 이를 뛰어넘는다. 대만의 타이베이 파이낸셜빌딩은 2004년 508m(101층) 높이로 완공돼 세계 최고층 빌딩이 됐으며 우리나라의 삼성물산은 이를 뛰어넘는 800m(160여층) 규모의 ‘버즈 두바이’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고 있다. 국내에서도 초고층빌딩 건설 계획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와 철도청은 최근 서울 용산역 철도기지창 부지에 620m(150층) 규모의 복합건물 건설계획을 내놨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신도시에는 610m의 인천타워가 세워질 예정이며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국제 비즈니스센터와 잠실 제2롯데월드도 530m, 555m 규모로 각각 지어질 계획이다. ■800m도 거뜬히 올려요 이 같은 초고층빌딩은 어떻게 가능할까. 초고층빌딩 건설엔 다양한 첨단 공법들과 과학 원리들이 적용되고 있다. 초고층빌딩의 최대 난제는 ‘바람을 어떻게 견디느냐’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두바이는 600m 상공의 풍속을 초속 50m 정도로 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고층 빌딩들은 바람에 따라 건물이 약간 흔들리도록 설계됐다. 버즈두바이는 최상층이 1.2m까지 흔들릴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우리나라 63빌딩도 이 정도 움직임을 감안해 설계됐다. 이 건물들은 옥상에 큰 쇠구슬 모양의 추를 달거나 대형 수조를 설치해 균형을 잡는다. 물리의 ‘작용과 반작용’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지진을 극복하는 다양한 기술도 적용된다. 건물에 들어가는 철근의 조립을 달리해 지진에 대응하거나 건물 최하단에 바퀴를 달아 건물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자재를 꼭대기까지 올리는 기술도 필요하다. 무거운 것은 주로 타워크레인을 사용하고 가벼운 것은 리프트를 이용한다. 초고층빌딩의 경우 상당수가 유리 등으로 미리 제작한 외벽을 들어올려 붙이는 방법인 ‘커튼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고성능 타워크레인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강한 콘크리트는 초고층 빌딩의 필수 요건. 버즈두바이는 800㎏/㎠ 강도의 콘크리트를 사용한다. 이는 국내 아파트에 사용되는 240㎏/㎠에 3.3배에 달하는 강도다. 하지만 이런 강한 콘크리트를 최상층까지 똑같은 품질과 강도를 유지하며 운반하는 것 또한 어렵다. 이를 위해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콘크리트 배합기술과 함께 초고속 운송 시스템이 필요하다. 콘크리트가 500m 높이까지 굳지 않고 올라가려면 최소한 시간당 20㎡의 레미콘을 운송할 수 있어야 한다. 두바이나 싱가포르처럼 더운 지역에선 콘크리트가 빨리 경화되기 때문에 경화가 늦은 콘크리트를 쓰거나 얼음을 넣은 아이스콘크리트를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초고층빌딩은 정밀한 시공이 요구된다. 건물이 높아 시공 편차에 대한 절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3개 이상 시공한 업체는 16개사에 불과하다. ■초고층빌딩 왜 짓나 초고층빌딩을 지으려는 목적엔 자존심 경쟁이라는 명분과 랜드마크화를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실리가 함께 담겨 있다. 세계 최고 빌딩이라는 상징성은 국가는 물론이고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현재 건설중인 버즈두바이도 아직 최고층과 최고 높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관광객 유치와 고용 창출로 지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부지 활용도도 높다. 이밖에도 초고층빌딩은 이용자 입장에서도 우수한 원거리 전망으로 쾌적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고 대부분 초고층빌딩이 도심에 위치해 생활이 편리하다는 점이 어필한다. 하지만 조망권 침해와 교통량 증가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지진, 화재 등 각종 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유지 보수가 어렵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제 높이보다 디자인을 주목하라 쌍용건설 기술개발부 서원석 차장은 “초고층 빌딩이 높아질 수 있는 한계는 끝도 없다. 1000m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초고층 빌딩이 무한히 높아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앞으로 초고층 빌딩은 높이 개념보다는 디자인과 편리성 측면에서의 발달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 초고층빌딩은 건물 전체가 돌아가는 움직이는 형태로 나올 수도 있고 중간층에 조경을 만드는 방식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방식도 예상된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 짓고 있는 마리나베이센즈 호텔은 57층짜리 건물 세 동의 옥상이 연결돼 있으며 조경으로 꾸며졌다. 공사비가 6억8000만달러 규모로 우리나라 건설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물산 건축 ENG 팀장인 강선종 상무는 “초고층빌딩은 벽도 두꺼워야 하고 엘리베이터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건축물”이라며 “우리나라처럼 가용 부지가 적은 경우가 아니면 짓는 목적 자체가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때문이므로 디자인이 부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반듯한 건물보다는 꼬여 있는 형태나 기울어진 형태, 불꽃 모양 등 전통적인 사각형이나 원형 보다는 외관이 변형을 일으킨 형태로 건설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
2007-12-30 13:2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