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코로나19, 원숭이두창 등 감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팬데믹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니파 바이서스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나선다. 이에 따라 관련 후보물질을 보유한 진원생명과학에 장중 매수세가 몰리는 양상이다. 12일 오후 2시 41분 현재 진원생명과학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보다 5.51% 오른 1만2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올해부터 니파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착수한다. 면역원성 평가 연구 등 내부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데 배정된 예산은 총 6억원이다. 내년까지 니파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방역당국은 최근 원숭이두창 창궐, 코로나19 재유행 등 감염병 위기 상황이 지속되자 새로운 변종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니파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니파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감염이 되지 않지만 치사율이 최대 75%에 달하고 변이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질병이다. 이 가운데 진원생명과학은 지난해 미국 위스타연구소가 보유한 니파(Nipah) 및 포와산(Powassan)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핵산 백신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기대감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7-12 14:41:05[파이낸셜뉴스] 질병관리청은 오는 2027년까지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질병청은 이날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한 ‘미래 팬데믹 대비 mRNA백신 주권 확보 방안’에 대해 제약업체, 관련 협회와 함께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질병관리청은 오는 2027년까지 mRNA백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소개하고, 기업별 백신 개발 추진 현황 및 애로사항 등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을 수립해 다가올 팬데믹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순위 감염병을 선정(백신 9종)했고, 민·관이 협력해 다음 팬데믹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에 대한 백신의 시제품과 mRNA 등 신속 백신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종 감염병은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니파, 라싸, 뎅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치쿤구니아, 신증후군유행성출혈열(한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이다. 정부는 신변종 감염병 mRNA백신사업단을 운영해 mRNA 구조체 및 전달체 기술 등 핵심 요소기술 개발과 임상시험 진입을 위해 (비)임상 과제를 지원한 바 있다. 질병청은 지난 4월 mRNA 백신 국산화를 위한 ‘미래 팬데믹 대비 mRNA백신 주권 확보 방안’을 마련, 관계부처와 국산 mRNA백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다. 질병청은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재정 및 행정 지원을 통해 민-관이 협력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국산 코로나19 mRNA백신을 2027년까지 개발할 계획으로 개발기업 및 관련 기관과 소통하고 협의해 세부 지원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mRNA 등 백신 핵심 기술은 신종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기술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내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세계 수출시장도 개척해 국가 경제 성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번 간담회가 개발 과정에서의 다양한 어려움을 파악해 수요자 중심의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관련 개발 기업과 협회 등과 협력해 mRNA백신이 신속히 국내에서 개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5-13 15:10:39[파이낸셜뉴스] 에스티팜은 미국 자회사 버나젠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하트랜드바이러스(HRTV) mRNA 백신을 공동 연구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버나젠은 mRNA 기반 감염병 예방 백신 및 치료제를 연구 개발하는 생명공학 바이오텍이다. HRTV는 일리노이, 플로리다, 노스케롤라이나, 캔자스까지 미국 중부 및 남동부 지역에서 유행하는 신종 감염병으로 주로 론스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한국,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바이러스(SFTSV)와 동일한 플레보바이러스(Phlebovirus)에 속한다. 감염 증상은 주로 발열, 피로감, 근육 및 관절 통증이다. 노인 환자의 경우 백혈구 및 혈소판 손실을 가져와 장기 부전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사율은 11~13%에 달한다. 현재 대다수 미국인들은 하트랜드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으며 감염 가능성이 높음에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버나젠은 에스티팜과의 협업을 통해 에스티팜의 mRNA 플랫폼 기술을 이용하여 하트랜드바이러스 mRNA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에스티팜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맡아 시료를 생산, CDC에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질병청은 동물시험을 통해 하트랜드바이러스 mRNA 백신의 면역원성과 예방 효능을 평가할 계획이다. 버나젠은 이번 연구 외에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바이러스(SFTSV),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ZV, Varicella zoster viru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 등 다양한 감염병을 대상으로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3-10 10:42:13[파이낸셜뉴스]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호세 마누엘 바로소 전 유럽위원회 집행위원장)는 7일 '제5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사라 길버트(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백신학 교수·사진) 박사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공동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라 길버트 박사는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고 저렴한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 의료 연건이 취약한 저개발국가의 수십억명을 보호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다. 공동 수상자인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전세계 모든 국가에 백신을 공정하게 배분하려는 목적으로 '코백스 퍼실리티'를 주도해 저개발국가 생명 구호에 기여한 공적이 인정됐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전 인류가 인질로 잡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 혁신과 국제적 연대, 다자간 협력이 필수"라면서 "건강의 단지 과학과 의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선학평화상 두 수상자는 인류의 인권을 크게 고취시킨 위인"이라고 밝혔다. 지난 25년간 니파, 라사,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 백신을 개발해 온 길버트 박사는 감염병 퇴치에 속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백신을 설계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을 개발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취약국의 백신 접근성을 높여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는 세계 최대 백신 국제협력 메커니즘이다. 2020년 팬데믹 발발 직후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구매해 저렴한 비용으로 저개발국가에도 공평하게 분배하는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세계 144개국에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다. 한편 선학평화상재단은 '2022 설립자 특별 공로상' 수상자로 훈센 캄보디아 왕국 총리를 선정했다. 훈센 총리는 동남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번영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로 평가됐다. 재단 설립자인 한학자 총재가 제안한 '신통일한국 평화체제'에 발맞춰 '한반도 평화서밋'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약한 공적이 크게 인정됐다. '제5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경기도 가평군 HJ글로벌아트센터에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하이브리드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각 50만달러 상금과 메달이 수여된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2-02-07 21:25:48[파이낸셜뉴스] 산 넘어 산, 아니 산 넘기도 전에 또 산이다. 코로나19로 정신이 없는 인도에 '니파 바이러스'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9일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인도 보건 당국은 니파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이 이어지고 있다. 니파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최대 75%에 달하는 전염병이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州) 비나 조지 보건장관은 “니파 바이러스로 사망한 12세 소년과 접촉했던 8명의 1차 접촉자들의 샘플 검사 결과 다행히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며 “앞서 고열 등 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던 소년의 어머니 등도 정상 체온을 되찾은 상태”라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발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케랄라 주에선 니파 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은 12세 소년 모하메드 하심이 병원에 입원한 지 1주일 만에 사망했다. 이에 인도 보건 당국은 하심과 밀접 접촉한 30명을 격리하고,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251명에 대한 추적 감시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129명은 의료진이다. 이처럼 보건 당국이 긴장하는 이유는 니파 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면서 치사율이 최대 75%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증상 치료만 가능한 상황이다. 니파 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에서 처음 발견돼 당시 1년 동안 말레이시아에서만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이후 2001년과 2007년 인도 웨스트벵골 주에서 니파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50명 이상이 숨졌다. 지난 2018년에는 케랄라 주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며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바이러스는 처음에는 돼지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생각됐으나, 이후 과일박쥐로부터 옮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 후 바이러스 증상이 발현하기 전 잠복기는 5일~14일로 초기에 고열, 두통, 어지러움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다가 뇌염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뇌염과 발작이 발생하며, 24시간~48시간 이내에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인도에서의 니파 바이러스 유행으로 번질 경우 다시 방역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자체 개발 백신인 코비실드 등을 대량으로 접종하며 한때 40만명대였던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을 간신히 벗어난 상황이다. 다만 아직도 하루 3만명 대의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고, 특히 케랄라 주는 인도 내에서도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만큼 감염력이 높진 않을 수 있지만 니파 바이러스는 이전의 발병에서도 인간 사이에서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9-08 23:23:44인천시는 지난 22일 인도 남부 케랄라(Kerala)주에서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해외 여행객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4일 밝혔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은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평균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등 증상이 3~14일간 지속된다. 이후 나른함, 정신 혼란·착란 등의 임상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는 없고 증상에 대한 치료만 가능하며, 인체감염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아 여행 시 주의해야 한다. 이에 인천시는 발생지역 여행 시 동물(박쥐, 돼지 등) 접촉을 피하고, 대추야자 수액을 마시지 않으며 병원 방문시 손 위생,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등 기본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과 관내 의료기관 대상으로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 진료시 즉시 신고토록 홍보했다. 시 관계자는 “발생지역 방문자는 귀국 시 검역관에게 건강 상태 질문서를 제출하고,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18-06-04 10:30:48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2일 인도에서 니파바이러스감염증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인도 여행 시 감염에 주의할 것을 25일 당부했다. 인도 보건부는 23일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니파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환자 13명(사망자 1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케랄라주는 서남부 해안 지역으로 수도 뉴델리와는 2600km이상 떨어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제한된 범위에서의 사람간 전파가 가능하고, 정확한 환자수가 파악되지 않아 추가적인 환자보고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인도 보건부는 94명을 자택격리했고 9명 병원감시, 7명 입원중이라고 밝혔다.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은 니파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평균 5~14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발열, 두통 등 증상이 3~14일간 지속되며 나른함, 정신 혼란·착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는 없고 증상에 대한 치료만 가능하며 인체감염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발생지역에서는 동물 및 환자와의 접촉 등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므로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발생지역에서 박쥐, 돼지 등 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대추야자 수액을 섭취하지 않는 등 여행 시 주의사항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또 발생지역 방문자는 귀국 시 검역관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하고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검역관에게 신고할 것과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두통 등 이상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8-05-25 09:12:52국내에 서식하는 박쥐의 분변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람간 전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인체에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검출됐다는 보고는 중국, 대만, 유럽에서 나온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유행했던 메르스 바이러스도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2∼2003년 중국 등지에서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도 박쥐가 바이러스의 감염원이라는 보고가 나온 바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러스감염제어연구센터 김혜권·정대균 박사, 고려대 약학대학 송대섭 교수, 한국동굴생물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7∼12월 사이 국내 11개 박쥐 서식지에서 49개의 박쥐 분변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전세계 2000종이 넘는 박쥐는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원으로, 자신은 발병하지 않으면서 바이러스를 보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이번에 채취한 박쥐의 분변에서는 소화기 또는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등이 검출됐다. 이를 유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바이러스는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와 각각 89%, 77%의 유사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계통분류학적 분석 결과 전세계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사스, 메르스와 같은 그룹의 바이러스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문제는 박쥐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사람 또는 가축으로 종간 전파가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방글라데시에서 과일을 주로 먹는 과일박쥐의 니파바이러스가 야자열매 수액에 오염돼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또 미국에서는 박쥐에 손가락을 물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니파바이러스와 광견병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검출된 사례는 없다. 연구팀은 동물의 모든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는 게 아니고,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야외 환경에서 쉽게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박쥐의 분변 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김혜권 박사는 "국내 박쥐에서 검출된 사스, 메르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미노산 서열 분석 결과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유전적으로 유사한 만큼 해당 그룹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쥐 분변 연구에서는 영유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설사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룹 H 로타바이러스'와 같은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도 세계 최초로 검출됐다. 바이러스감염제어연구센터 정대균 센터장은 "국내 서식하는 박쥐는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흡혈활동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는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자연숙주와 매개동물의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예방백신과 진단기법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의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Transboundary and Emerging Diseases) 온라인판(5월호)에 발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6-06-20 14:2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