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지방 자치 공화국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공항을 습격해 난동을 피웠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공항을 점거하고 이스라엘인을 찾아다녔다. 범아랍 매체 알자자라방송에 따르면 29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공화국의 마하치칼라 공항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난입했다. 다게스탄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놓인 캅카스 지역에 속해있다. 해당 지역에는 이슬람 신자들이 많으며 다게스탄 공화국의 경우 인구의 약 80%가 이슬람 신자들이다. 현재 다게스탄 공화국은 러시아 연방의 북캅카스 관구에 속해있다. 이날 이들은 활주로까지 들어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으며 공항을 빠져나가는 차량을 막아섰다. 동시에 여행객들의 여권을 확인하며 이스라엘인을 찾았다. 시위대는 경찰차를 뒤집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에 현지 경찰들은 허공에 총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날 소동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의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한 직후 벌어졌다. 다게스탄 보건부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마하치칼라 공항 사건으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하여 치료중이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 항공청은 비행장에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됐으며 다음 달 6일까지 공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다게스탄 자치 정부는 텔레그램에서 "상황은 통제되고 있고 법집행 기관이 현장에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북캅카스 연방관구 내무부는 공항에 난입한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CCTV 영상을 확인할 것이며 관련자들은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게스탄 자치 정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연방 당국과 국제기구들이 가자 주민들에 대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파괴적인 집단의 도발에 굴복하거나 사회에 공황 상태를 조성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자치 정부 수장은 "오늘 마하치칼라 공항에 모인 사람들의 행동은 심각한 법 위반"이라며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법률 집행 당국이 모든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인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폭도들의 거친 선동에 대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캅카스 이슬람 신자들의 반감은 이스라엘이 전날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확대하자 크게 증폭되었다. 29일 같은 북캅카스 연방관구에 속한 카바르디노 발카르 공화국의 수도 날치크에서는 유대인 센터를 노린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0-30 08:54:35[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 8살 여자아이와 부모를 초대하는 등 ‘이미지 메이킹’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이후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 8살 소녀 라이사트 아키포바와 그의 부모를 초대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했을 때 자신을 만나지 못해 눈물 흘리는 라이사트의 사진을 뒤늦게 보고는 마음이 편치 않아 직접 궁에 초대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와 그의 어머니에게 미소를 지으며 꽃다발을 선물했다. 이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라이사트와 통화하게 한 뒤 고향 다게스탄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도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라이사트에게 “다게스탄을 위해 50억루블(약 713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스카이뉴스는 “이 모든 장면은 푸틴이 배려심이 많고 사려가 깊으며, 통제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중단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8일 모스크바를 떠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데르벤트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환호하는 군중들과 악수하고 함께 ‘셀카’를 찍고 아이들을 끌어안는 등 즐거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례적인 그의 행보에 대해 여전히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7-05 13:32:38[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약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이번 사태가 체제전복 목적이 아닌 권력다툼의 연장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흔적을 지우면서 체제 강화에 나섰다. 군부 엘리트 vs 신흥재벌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은 소련 붕괴 과정에서 군과 정보기관 출신 부하들의 조력 덕분에 권력을 잡았다. 이들은 푸틴 정권의 정통 엘리트로 현재 '실로비키(제복을 입은 남자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모두 실로비키에 속한다. 반면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사기 및 성매매 알선 등으로 체포된 전과자 출신이다. 그는 1980년대 요식업을 통해 푸틴과 가까워지면서 신흥재벌(올리가르히)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2014년 바그너그룹을 세운 뒤 러시아 정규군이 손대기 어려운 일을 도맡으며 자체적인 군대를 키웠고, 쇼이구를 비롯한 실로비키와 대립했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장 참전해 최전선에서 싸우면서 러시아 정규군과 전공을 다퉜다. 외신들은 그가 이번 전쟁에서 명성을 떨쳐 정치적인 기반을 마련하려 했다고 추정했다. 그의 계획은 지난 1월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이 우크라 작전 총사령관에서 경질되면서 본격적으로 틀어졌다. 그는 2017년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에게 무자비한 폭격을 가해 '아마겟돈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프리고진과 각별한 사이였다. 6월 29일 CNN에 따르면 수로비킨은 바그너그룹의 VIP회원이기도 했다. 당시 BBC 등 외신들은 수로비킨이 정치적인 이유로 총사령관에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이후 게라시모프가 직접 총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게라시모프가 지휘하는 정규군은 전선에서 사사건건 바그너그룹과 충돌했다. 프리고진은 정규군이 바그너그룹의 전공을 훔쳐간다고 주장했으며 러시아 국방부가 일부러 탄약을 주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러한 갈등은 우크라 동부 바흐무트 전투에서 극에 달했다. 원치 않았던 모스크바 북진 프리고진을 곱게 보지 않았던 국방부는 마침내 그를 배제하기 위해 지난 6월 10일에 바그너그룹을 포함한 모든 비정규군이 7월 1일까지 국방부와 직접 계약서를 쓰고 참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국방부는 해당 조치가 비정규군의 법적 지위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으로는 바그너그룹 병사들을 직접 통제하여 프리고진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행위였다. 러시아 하원의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6월 29일 인테르팍스통신을 통해 바그너그룹만 계약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르타폴로프는 “프리고진에게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바그너그룹이 우크라 '특별군사작전'에 참여할 수 없게 되고, 동시에 정부의 금전적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는 통보가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조직과 돈을 모두 잃게 된 프리고진은 결국 도박을 결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28일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원래 계획이 생포와 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6월 24일에 우크라 전선에서 가까운 러시아 로스토프주의 남부 군관구 작전사령부를 급습해 쇼이구와 게라시모프를 생포한 뒤,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개별 계약 조치를 물려달라고 요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실행 이틀 전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발각됐다. 쇼이구 등은 급히 모스크바로 몸을 피했고 프리고진은 어쩔 수 없이 실행 전날 작전을 바꿔 남부 군관 사령부를 점령한 이후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했다. 프리고진은 정부가 쇼이구 등을 내놓으면 북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란 당시 2만5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를 따른 병력은 약 5000~8000명 수준으로 애초에 모스크바를 점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푸틴은 체제 전복 목적이 아니라는 프리고진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그를 즉각 반역자로 규정하며 등을 돌렸다. 모스크바 남방 약 200km까지 북진했던 프리고진은 결국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36시간동안 진행한 반란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반란 과정에서 최소 13명의 러시아 정규군 병사가 사망했다. 체제 유지 급한 푸틴 푸틴이 프리고진과 협상에서 약속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푸틴은 반란 다음날 연설에서 바그너그룹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원한다면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가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푸틴은 자신의 권위에 직접 도전한 프리고진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은 일단 6월 26일 쇼이구를 비롯한 실로비키들과 회동하며 군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푸틴은 다음날 반란 진압 군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리고진의 식품업체 콩코드를 언급하고 “콩코드 기업의 소유주는 러시아 군에 음식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연간 800억루블(약 1조2000억원)을 벌었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너그룹과 그 수장에 지급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WSJ 등 외신들은 6월 29일 보도에서 프리고진의 측근이었던 수로비킨이 행방불명이라며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푸틴은 권력 누수를 감추기 위해 적극적인 외부 행사를 진행했다. 푸틴은 6월 28일 러시아 연방 남서부 다게스탄 공화국의 데르벤트를 방문해 직접 관광발전회의를 주재하고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7월 4일 인도에서 열리는 제22회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중국 및 인도 정상들에게 이번 사건을 해명할 예정이다. 러시아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6월 25~6월 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의 지지율은 반란 전 82%에서 반란 당일 79%로 내려갔다가 다시 82%로 돌아왔다. 반면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율은 60%에서 29%로 급락했고 쇼이구의 지지율 역시 60%에서 48%로 추락했다. 세계 각지에서 약 5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바그너그룹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BBC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내 바그너그룹 모병소는 6월 29일 기준으로 여전히 정상 영업 중이었다. 카르타폴로프는 6월 26일 "바그너그룹은 전투력이 강한 부대로 이는 러시아군 인사들을 포함해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해산하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에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반란 직후 일부 바그너그룹 병사들이 사용하던 중장비를 반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는 바그너그룹이 주둔한 국가에 전화를 돌리며 바그너그룹의 기존 업무를 유지하겠지만 관리 주체가 바뀐다고 통보했다. 루카셴코는 지난 6월 27일 기준으로 프리고진과 일부 바그너그룹 병력이 벨라루스에 진입했다며 버려진 군사기지 한 곳을 주둔지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의 향후 행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루카셴코는 "바그너그룹 지휘관이 와서 우리를 도와준다면 값진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서 공격과 방어 전술 등 전투 경험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30 10:39:0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면 폭력적 내전을 맞고 붕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렉산더 모틸 미국 러트거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지금이 러시아의 붕괴에 대비할 적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키이우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에 괴뢰 정부를 세우고자 했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러시아의 패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정치인, 분석가, 언론인들 간에 러시아의 패배가 불러올 결과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폴레옹이 이끌던 프랑스 제국이 러시아 침공에 실패한 이후 무너진 사례와 1차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독일 제국, 러시아 제국이 무너진 사례를 들며 오늘날의 러시아 역시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붕괴를 면치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틸 교수는 그러면서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은 후 △전쟁을 계속 원하고 현존하는 정치 계층을 없애고 싶어하는 극우 민족주의자와 △존재하는 시스템을 유지시키고자 하는 권위주의적 보수주의자, △전쟁을 끝내고 러시아를 개혁하고자 하는 반(半) 민주운동 그룹 사이에 벌어지는 지독한 권력투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틸 교수는 이어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이러한 권력 투쟁이 러시아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예측할 수 있다”라며 “약해진 정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제는 러시아 국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할 것이고, 일부 시위대는 무장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비(非)러시아 정치 단위도 더 큰 자치권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타타르스탄, 바시코르토스탄, 체첸, 다게스탄, 사하 등이 주요 후보”라고 지목했다. 모틸 교수는 “러시아의 이런 내부 혼란에서도 러시아가 살아남는다면 러시아는 중국에 종속된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러시아가 생존하지 못한다면 유라시아의 지도는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늘날 러시아의 해체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정치, 경제, 사회적 불안이 증가하며 결국 러시아를 구성하는 단위가 독립을 통해 안정을 추구하도록 강요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러시아 체제 붕괴는 방아쇠가 당겨지기만 하면 촉발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패전이 낡은 나무에 불을 붙이는 불꽃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의) 붕괴는 여러 차례의 내전을 불러올 수 있다”는 마를렌 라뤼엘 미국 조지워싱턴대 역사학자의 발언과 함께 “러시아가 해체되거나 전략적 정책 능력이 파괴될 경우 11개 시간대를 아우르는 러시아 영토가 진공 상태가 되어 여러 집단이 서로 폭력적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다”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발언도 인용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1-09 10:54:06우크라이나 평원은 해바라기 산지다. 소피아 로렌이 열연했던 고전 영화 '해바라기'의 로케 현장이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포연이 자욱해진 지금 그 영화 속 참상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우크라이나인뿐 아니라 침략한 러시아군도 최대 1만5000명의 전사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군 내부에서도 불편한 진실이 노출됐다.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 논외로 치자. 문제는 희생자 대부분이 남부 다게스탄이나 시베리아의 부랴티야공화국 등 가난한 지역 출신이란 사실이다. 얼마 전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전사자는 없었다"며 이를 확인했다. '전사자의 양극화'는 러시아판 모병제의 슬픈 부산물이다. 현재 러시아는 모병제로 전환 중이다. 옛 소련이 해체된 이후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로 경제사정이 나아진 덕분이다. 아직 복무기간 1년짜리 징병제도 유지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들은 후방에서 보조업무만 수행하고 실전엔 돈을 받는 자원입대자들이 투입된다. 비러시아계나 변방 출신 '흙수저' 병사들만 죽어가고 있는 배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국방위에 보고된 '2023∼2025년 병사 봉급 인상계획'에 따르면 내년 병장 월급이 1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67만여원에서 32만여원 오르는 셈이다. 그래 봤자 취임 즉시 이병부터 월 200만원을 보장하겠다던 약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닳고 닳은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공약 이행에 대한 그의 강박관념은 충분히 느껴진다. 그러니 온갖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청와대를 개방하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겼을 게 아닌가. 다만 징병제 국가에서 사병 월급을 200만원씩 주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윤 대통령 임기 내인 2025년까지 달성 시점을 미루더라도 이를 이행하려면 약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징병제하에서도 이미 국방비 중 70%를 인건비로 지출하는 한국이다. 애초 현재 부사관 초임 월급보다 더 높은 목표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어차피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었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게 도리다. 그런 다음에 재정여건을 감안해 이행 속도를 조절하는 게 옳다는 얘기다. 그래서 국정의 시행착오를 예방한다면 궁극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일 듯싶다. 사실 사병 월급 200만원 공약의 판권이 딱히 윤 대통령에게 있는 것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이를 선창했다. 이 후보가 2027년까지 이를 달성하겠다고 치고나가자 당시 윤 후보가 빼든 맞불 카드였다. 그래서 '이대남' 등의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됐을 순 있으나, 인기영합 경쟁의 산물이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더욱이 대선에서 여야 후보 여럿이 모병제 도입도 약속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가 '선택적 모병제', 안철수 후보(국민의당)가 '준모병제'를 공약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극빈층 병사들만 모병에 응해 전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보라. 우리처럼 분단상황에서 섣부른 모병제 공약 등으로 '안보 포퓰리즘' 경쟁을 촉발해선 곤란하다는 생각이 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2-06-20 18:21:34[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추락 사건이 발생했다. 절벽 끝에 설치된 그네줄이 끊어져 그네에 타 있던 여성 2명이 1900m 아래로 떨어질 뻔한 것이다. 오늘 15일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 위치한 술락 협곡에서 발생했다. 술락 협곡은 카스피해로 흐르는 술락강이 만든 협곡과 코카서스 산맥이 어우러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SNS에 공개된 영상을 살펴보면 절벽 끝에 설치된 그네에 두 여성이 타고 한 남성이 그들의 뒤에서 그네를 힘껏 밀어준다. 공원 벤치처럼 생긴 그네 좌석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그네가 몇번 왕복한 뒤 갑자기 그네에 연결된 쇠사슬 중 한 개가 끊어지며 두 여성은 균형을 잃고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절벽은 1900m 높이였다.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여성드을 확인했지만 두 여성은 절벽 아래로 사라진 후였다. 다행히 두 여성은 절벽 아래 설치된 나무 받침대 위에 떨어져 약간의 타박상만 입고 구조됐다. 만약 완전히 허공 위에 있는 상태에서 줄이 끊어졌다면 목숨을 잃을 상황이었다. 다게스탄 관광 당국은 "그네가 안전기준에 미달했다"며 절벽에 설치된 모든 그네에 대한 안전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지 의회는 절벽에 설치된 모든 그네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술락 협곡은 유럽에서 가장 깊은 협곡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이 멋진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 협곡을 찾는다. 가장 깊은 곳은 깊이 1920m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보다 63m 더 깊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7-15 06:56:39러시아 남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이 기독교 신자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최소 5명이 숨졌다. 이슬람 극단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무렵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키즐랴르에서 한 괴한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나오는 신자들을 겨냥해 사냥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대부분이 여성인 신자들은 사순절 직전 일주일 동안 열리는 슬라브 민족의 봄맞이 축제인 '마슬레니차'를 맞아 교회를 찾았다. 키즐랴르 시장은 "약 30명의 신자가 예배에 참석했다"며 "이들이 (오후 예배 뒤) 교회에서 나올 때 총격이 가해졌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무장 괴한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 안에 있던 신자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보안당국에 따르면 총격으로 현장에서 4명이 숨지고 1명이 병원에서 사망했으며 경찰관을 포함한 5명이 다쳤다. 괴한은 범행 후 도주하려다 출동한 경찰과 교전하는 과정에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사건이 벌어진 교회 사제는 "신자들이 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떠나려 할 때 턱수염을 기른 한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교회로 돌진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총격을 가한 괴한은 키즐랴르에 거주하는 22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국민의 약 70%가 기독교의 일파인 동방 정교회 신자인 러시아에서 남부 캅카스의 다게스탄공화국은 대표적인 이슬람권 지역으로 꼽힌다. 한편 이슬람 극단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날 자체 선전매체 아마크를 통해 다게스탄 교회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2-19 09:34:05▲ 사진=IS 조직도 현황 IS가 조직도를 공개했다. 2일 영국 외신은 IS가 창설 2주년을 맞아 조직도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도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을 완전 장악(Major Control), 중간 장악(Medium Control), 비밀 활동지역(Covert Units) 등으로 구분했다. 완전 장악 지역은 시리아와 이라크. 중간 장악 지역으로는 중동의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와 나이지리아, 북부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리비아, 동유럽의 체첸과 다게스탄, 아시아의 필리핀 등을 언급했다. 이밖에도 프랑스와 튀니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레바논, 알제리 등 7곳을 비밀 활동 지역이라고 표시했다. 한편 지난 1일 발생한 방글라데시 식당 테러 사건에 대해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hanew@fnnews.com 한은우 기자
2016-07-03 11:49:24교도소에 갇혀 있다 좁은 배식구를 통해 탈옥에 성공하는 죄수의 모습이 포착됐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공화국의 이즈베르바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한 남성이 좁은 배식구 구멍을 통해 탈옥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발생했다. 탈옥한 죄수 러스탐 샤크라디노브(25)는 절도죄로 수감 중이었다. 러스탐은 먼저 옷을 벗어 문 밖으로 던진 후 팬티만 걸친 몸으로 작은 음식투입구에 몸을 들이 밀었다. 그는 엉덩이를 빼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1분 여 만에 몸을 다 나오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옷을 다시 챙겨입고 유유히 복도를 빠져나간다. 교도소 페쇄회로(CC)TV 영상에 담겨 공개된 이 모습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들은 뱀 처럼 허물을 벗듯 유유히 빠져나오는 모습에 그에게 '뱀 인간(snake man)'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한편 다게스탄 공화국은 현재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러스탐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6-06-24 11:14:08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동묘지에서 14일(현지시간) 200여명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3명이 숨지고 23명이 입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모스크바 남서부 외곽에 있는 '코반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장례서비스 이권 다툼 때문에 일어났다. 싸움은 현재 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과 이권을 넘겨받으려는 캅카스(코카서스) 지역 세력 간에 벌어졌다.. 이날 낮 체첸과 다게스탄 등 캅카스 지역 출신 젊은이들이 15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묘지에 도착했다. 묘지에서 일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 국가 출신 노동자들을 몰아내고 장례 서비스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들이 온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한 중앙아 국가 출신 노동자들이 삽과 쇠파이프, 야구 방망이 등으로 무장하고 들이닥친 캅카스 청년들을 맞았다. 부상자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도주하는 캅카스 청년들이 쏜 총에 맞았으며 사망자 2명은 도주하는 자동차에 치여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자동차에 탑승했던 3명을 포함해 90여 명을 붙잡아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 23명 가운데 4명은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6-05-15 16:5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