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2거래일 연속 1400원대에서 마무리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내각을 대중(對中) 강경파들로 구성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취임 직후부터 관세 등의 공약 이행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진 결과다. #OBJECT0#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1원 오른 1406.6원(오후 3시30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1403.5원)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400원대 마감으로 지난 2022년 11월 초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1410원에 개장한 이후 장중 1410.6원까지 상승했다.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가장 높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이어 2기 내각도 주요 정책에 강경 기조를 나타내는 인물들로 구체화된 영향이다. 현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 하이저 전 대표 트럼프 1기 때 미·중 무역전쟁을 이끌었다.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도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상태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중국의 부상을 억제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에 대해 “향후 주요 정책도 강경 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국제 사건 개입을 주장하는 인사는 제외될 것으로 보여 ‘미국 고립주의’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랠리에 이어 연준 인사의 발언도 강(强)달러를 지지하고 있다.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예상치 못하게 상승하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선을 돌파하며 지난 5월 1일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문제는 달러 강세를 견제할 국가가 없는 만큼 트럼프가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강달러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 6일 이후 미 연준(Fed)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금리를 내렸던 지난 8일을 제외하고 이날까지 매일 장중 1400원을 터치했다. 지난 9월 말에 장중 1303.4원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약 7주 만에 100원 넘게 급등한 수치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에도 당장의 견조한 경기 상황이 달러의 강세 압력을 조절해주고 있지만,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에도 충격이 발생한다면 달러의 강세 압력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13 16:13:09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2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화되면 달러 가치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미·중 갈등이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이어진 2018~2019년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국증시는 단기적으로 호황을 보이겠지만 트럼프가 공약한 관세인상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달러 패권의 강화·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 수출액 감소로 이어져 국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만큼 미국증시와 가상자산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지난 5일 미국 대권 향방이 결정된 직후 원·달러 환율과 미국증시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가상자산을 공식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트럼프의 승리로 가상자산도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는 11일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거시 경제·금융 전문가 3인과 글로벌 금융·자산시장에 대한 전망을 주제로 지상좌담을 개최했다.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공약한 정책이 실현되면 미국 물가 인상과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집권 초기 달러 약세 유도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플레이션'과 보호무역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4일 발간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중국이 일제히 상호관세를 부과할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0.8%, 1.3%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집권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가치 전망은. ▲정 소장=미국의 자국우선주의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발생하는 무역갈등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재정적자 및 국채발행 확대,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부상할 것이다. 이는 곧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을 의미한다.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다. 과거 트럼프 1기 중 무역갈등이 심화된 2018~2019년에도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박 대표=트럼프가 내세운 보호무역(관세인상), 자국우선주의, 대중국 전략적 디커플링 정책 등은 미·중 갈등 확대, 전 세계 교역 감소를 통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다. 이는 곧 강력한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세 인상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재정지출 확대, 이민정책 강화에 의한 인건비 상승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 센터장=트럼프 2기 행정부 1~2년차에는 경기 부양과 통화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 행보에 나설 수 있다. 감세에 따른 세수 충당, 정부지출 확대에 필요한 국채발행을 위해서는 저금리 통화정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일본, 중국 등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 ─트럼프와 파월(연준)의 갈등이 길어질까. ▲김 센터장=트럼프가 고금리 정책을 강도 있게 비판해온 만큼 집권 1년차, 연준의 금리인하를 더 압박할 수 있다. 암묵적인 금리인하 압박에 인하 폭과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크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기업의 조달금리를 높이고, 주가 상승을 방해하는 고금리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트럼프는 '레드스윕'을 달성하기 위해 내년에는 저금리를 선호하고, 경기부양에 우호적인 연준 의장을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압박에도 연준이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에 대한 영향력은 실제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제의 주요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인하 경로를 제시하고 있어 트럼프가 과도한 금리인하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이다. ▲정 소장=오히려 트럼프 당선이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마냥 금리인하를 종용하기는 어렵다. 연준(파월)과의 갈등이 크게 부각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에 따른 우리 경제의 변화는. ▲정 소장=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고 60%의 관세 부과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이어지고, 중국도 보복에 나서면서 양국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여전히 대중 수출 비중이 약 20%에 달하는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박 대표=미국의 보호무역은 한국의 대미 수출과 대중 수출을 모두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수출 둔화에 따른 국내 경기 하방위험 확대, 무역적자 확대는 원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9년 국내 GDP 성장률 하락폭(0.4%p)을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0.2%p)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소비 위축(0.2%p)으로 구분해 추정했다. 수출 연계성 등으로 위안화와 강한 동조성(2010년 이후 위안·달러와 원·달러 간 상관계수 0.75)을 보이는 원화는 약세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센터장=보편관세 부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대중국 관세 60% 부과 시 한국 경제와 주요 산업은 글로벌 교역 위축의 간접 피해까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 폐기와 칩스법 무력화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차전지, 자동차, 중국 소비주, 인터넷, 반도체 등 상당수 산업이 영향권이다. 단기적으로는 정책 우려를 선반영한 데 따른 정상화, 상승국면 전개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정책이 구체화되면 한국 경제, 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당선 후 금리 정책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 센터장=채권시장 관련 한국과 미국 모두 선거 이전부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진행하고 있어 기존 정책 흐름에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내년도 상반기까지 한국과 미국 모두 인하 사이클의 지속을 예상한다. 주식시장은 파월 의장이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같이 행정부 정책과 통화정책은 별개 영역이다. 이를 예측하거나 가정해서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박 대표=미국 인플레이션 확대를 통한 미 통화정책 경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내수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면. ▲정 소장=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으로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채권, 가상자산, 원자재, ETF 등 각종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트럼프 정부가 IRA 폐지와 관세 강화 등 자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내세움에 따라 미국 증시에는 우호적이겠지만,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친(親)가상자산 행보를 보여온 정책에 대한 기대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자산이 몰리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향후 미국 주식시장의 호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집중하기보다 미국의 거시정책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박 대표=가상자산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의 금융산업·가상자산 규제 완화는 궁극적으로 규제 완화를 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는 전통적 에너지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전력인프라 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예고했다. 또한 AI 산업의 성장과 데이터센터 수요를 지원하기 위한 전력공급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들은 화석연료산업, 전력설비, 건설·인프라, 원자력발전 등 관련 업종·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센터장=수혜 업종으로 바이오·의약품, 조선, 건설, 기계 등을 꼽는다. 바이오·의약품은 제네릭, 시밀러(특허가 만료된 생물의약품 관련 복제약) 사용 촉진이 우호적이다. 블록버스터급 의약품 특허가 만료 예정이다. 이는 한국산 바이오 시밀러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 조선은 미국 내 LNG, LPG 수요 증가로 운반선 발주를 기대한다. 건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 재건 사업 수혜를 기대한다. 기계는 건설, 운반, 하역기계, 화력발전, 가스터빈 등 관련장비·부품 수요 확대를 기대한다. mj@fnnews.com 박문수 이승연 기자
2024-11-11 18:13:32[파이낸셜뉴스] 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될 지 여전히 미지수다. 가능성은 적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선거 불복 사태가 벌어지고 미국이 내전 직전까지 가는 경우다. 초박빙 상황에서도 시장은 트럼프 당선에 무게를 실으면서 출렁이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달러가 강세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들썩인다. 달러 값 움직임, 미 국채 금리 추이는 우리 경제·금융시장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여기에 중동 정세도 요동치고 북한 참전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대외 비중 높은 우리경제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가 당선된다고 해도 후폭풍은 선거 후 곧바로 나타나기 보다 집권 후 3년 정도 지나야 현실화 될 수 있다며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美 채권 금리 급등…"韓 수출 감소"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 금리 흐름이 예상과 다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9월 '빅컷'(0.50%p 금리인하)을 단행했다. 그리고 내년까지 추가적으로 6차례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그럼에도 10월 31일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연 4.28%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를 내렸고 추가적 인하 신호를 보냈음에도 9월부터 국채 금리는 상승세로 정반대 추이가 나타난 것이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책방향에 따라 수익을 좇아 자금이 움직이는 현상이다. 채권 금리 급등은 채권 값 하락을 뜻한다. 채권 공급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트럼프 후보는 감세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법인세는 21%에서 20%로 낮출 계획이지만 최대 15%까지도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대규모 감세는 재정적자로 연결된다. 세수 부족분은 국채 발행으로 메워야 한다. 채권 금리 상승 요인이다. 더 나아가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는 수입품에 대해 10~20% 보편관세를 매기고 중국산 수입품엔 60%를 부과해 보충한다고 공약했다. 고율 관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불러온다. 현실화 됐을 때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채권금리 상승 등으로 금리를 빠르게 내리지 못하게 되면 당장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올 3·4분기 0.1%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역성장을 겨우 면했지만 대외요인 때문에 내수부양을 위한 축 금리인하를 빠르게 못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 대선에서 누가 되더라도) 재정적자는 계속될 것이어서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내리기 힘들고 연준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금리 급등을 불러올 수 있는 트럼프 후보의 관세인상 시나리오는 한국 성장률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인용, "10% 보편관세 부과 땐 한국은 수출 저하, 투자 위축 등으로 성장률이 약 1.0%p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컷'에도 강달러…불안한 시장 채권금리와 함게 불확실성이 높은 금융지표는 달러다. 통상 기준금리는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다. 금리를 내리면 가치가 떨어지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되레 달러는 더 강세다. 지난 1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4.30을 기록했다.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100선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04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를 선반영해 연준이 빅컷을 단행했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강달러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여기에 트럼프 트레이드도 한 몫하고 있다. 미국 재정적자 확대, 국채금리 상승, 기준금리 인하 지연이 달러 강세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 불안이라는 후폭풍이다. 환율은 1일 1379.40원으로 마감했지만 최근 1400원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본시장 개방 정도가 높다. 경제 전체에서 수출 등 대외비중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경제위기도 겪었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1400원선을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1400원 언저리만 움직여도 외환당국의 경계감은 강해진다. 지난달 2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펀더멘털과 괴리된 금융·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엔 관계기관 공조 하에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 내수에 부담을 키울 수 밖에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리기도 힘들다. 이 총재가 "원·달러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높게 올라 있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지난번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도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말한 이유다. 시장에서 보는 원·달러 환율 상단은 어디일까. 시장분석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 대선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단기적으로 환율이 1410~142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불확실성 ↑…"금, 비트코인 자극" 통상적으로 금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 위험회피 수단이다. 미 대선 불확실성에다 중동 분쟁까지 겹치면서 금 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값은 온스당 2749.30달러까지 올랐다. 올 들어 677달러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금 값은 금리, 달러와 강한 음의 관계를 갖고 있다. 달러 약세일 때 금값이 상승한다.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질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달러 가치와 금 값이 동시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 불안이 그만큼 커 금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도 최근 한 때 7만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 3월13일 7만3800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되던 친(親) 가상자산 정책 기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트레이드'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만 해도 미 무역대표부(USTR) 조사, 미 상무부 인적 쇄신 등이 진행 된 후 가능하다"며 "집권 중반기나 현실화될 수 있어 시장 반응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후보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천명했지만 의회를 거치지 않고는 힘들다"며 "미 대선과 동시에 진행되는 상하원 선거 결과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강 교수는 "트럼프 1기 공약 이행률이 높았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11-01 13:10:24【 실리콘밸리·서울=홍창기 특파원 박종원기자】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를 가정해 달러화와 국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 대선을 14일 앞두고 대선 레이스 흐름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면서다. 몇 주 전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 때문에 달러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 월가, 트럼프에 배팅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대형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 대선 판세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고 있지만 7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앞서고 있다. 때문에 월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을 때 수혜를 볼 수 있는 투자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민영 교도소 운영업체 GEO 그룹 주가는 이달에만 21% 상승, 지난 2022년 이후 주가가 사상 최고치다. 친 비트코인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로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 플랫폼 주가도 이달 34% 급증했다. 110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서드 포인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과 선물 옵션을 사들이고 있다. RBC블루베이자산운용도 서드포인트와 비슷한 투자 패턴이다.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강달러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투자하고 있다. 13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RBC 블루베이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MO) 마크 다우딩은 "지난 달 말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와 연관된 국채금리와 환율에 집중하고 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 달러 가치 상승 달러 가치는 지난달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전후로 급락했다 다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아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 때문에 달러 가치가 치솟는다고 진단했다. 22일(현지시간)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06% 오른 104.14까지 올랐으며 1개월 전보다 3.19% 상승했다. 6개 국제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1973년 3월에 시작됐고 출범 당시 달러 가치를 100으로 두고 있다. 달러지수는 지난 6월에 106 근처에 머물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약 4년 만에 금리를 내린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0.5%p 내리고 하루가 지난 지난달 19일 달러지수는 100.61이었다. 이후 지수는 같은달 27일 100.38을 기록하더니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투자사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는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최근 달러 강세가 2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예외론의 재부상"과 "트럼프 효과"를 언급했다. 미국 예외론은 현재 중국과 유럽 등에서 불황으로 앞 다퉈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견실한 경제 환경 덕분에 금리 인하가 느린 상황을 가리킨다. 이달 4일 공개된 미국의 9월 실업률은 4.1%에 불과했으며 지난달 미국의 비(非)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시장 전망치(15만명)를 크게 웃돈 25만4000명이었다. 연준 산하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카슈카리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21일 발언에서 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달러 가치 상승의 다른 원인은 트럼프의 다음달 대선 승리 시나리오다. 미국 금융사 씨티그룹은 대선 전망에 따라 이달 들어 달러 매입을 크게 늘렸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측은 최근 달러 시세에 "선거 웃돈"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경우 따로 환율에 손을 쓰지 않더라도 달러 가치가 오른다고 본다. 맥쿼리의 위즈먼은 관세 인상을 포함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시행되면 "더 높은 물가상승이 나타날 것이며 그에 따라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10-23 10:30:07[파이낸셜뉴스] 엔·달러 환율이 16일 오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에 따라 일시적으로 140엔선 아래로 떨어졌다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오전에 140.5엔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정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1시 9분께 139.99엔까지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139엔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7월 초순 한때 160엔대를 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엔화 강세로 인해 하락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엔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파는 움직임이 우세해졌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9-16 15:13:11[파이낸셜뉴스] 달러 강세에 따른 통화선도 거래 증가로 인해 지난해 국내 전체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더욱 커졌다. 상품별로 보면 이자율이나 주식 대비 통화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가 2023년 거래한 장외파생상품 규모는 총 2경4704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경4548조원) 대비 155조원(0.6%) 증가한 수치다. 앞서 2020년(1경7019조원), 2021년(1경8146조원) 대비로는 각가 45.17%, 36.14%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헤지 수요 증가로 통화선도 거래금액이 증가했고 전년 대비 국내 금리 변동성 축소에 따른 헤지 수요가 감소하며 이자율스왑 거래금액은 감소한 게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통화선도는 환리스크 헤지를 위해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 이자율스왑은 이자율 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를 뜻한다. 실제 지난해 통화선도 거래금액은 1조7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1389조원) 증가했다. 이자율스왑 거래금액은 5874억원으로 같은 기간 17.6%(1258조원) 줄어들었다. 상품별로는 통화 관련 거래(1경8374조원·74.4%)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7.9%(1348억원) 늘기도 했다. 이자율 관련 거래는 59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1213조원) 감소했다. 주식 장외파생상품 거래금액은 263조원으로 같은 기간 23.5%(50조원) 늘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1경9060조원·77.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4106조원·16.6%), 신탁(1104조원·4.5%)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 상대방별로 보면 외국 금융회사(42.0%), 외은지점(23.2%), 국내은행(14.3%)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규모가 가장 큰 통화 및 이자율 관련 거래사 외국은행과 외은 지점을 통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경3291조원 전년 말(1경2210조원) 대비 8.8%(1080조원) 증가했다. 연말 기준 2021년 처음 1경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이자율스왑(892조원), 통화선도(168조원)이 전년 대비 각각 늘어난 게 주효했다. 상품별로는 이자율 관련 거래가 64.1%(8518조원)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1경247조원·77.1%)이 선두였다. 지난해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 규모는 350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42조9000억원) 감소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6-20 18:07:03[파이낸셜뉴스]국제유가가 90달러선을 위협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에 지정학적 분쟁까지 겹치며 공급량은 부족한데 수요 압력은 늘어난 결과다. 중국 제련소들의 감산 합의 등 공급 감소로 구리 가격도 t당 9000달러를 넘긴 가운데 향후 중국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면서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부족한데 수요는 확장...국제유가 강세 이어진다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일 두바이(Dubai)유 가격은 배럴당 87.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81.55달러)보다 7.48%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11월 3일(88.26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지난 1일과 지난달 말에 각각 83.71달러, 87.48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급증했다. 이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이 모인 ‘OPEC+’는 오는 6월까지 감산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도 석유생산 및 수출량을 2분기 동안 하루 47만1000배럴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라크도 OPEC+ 감산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6월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30만 배럴로 제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 시설에 공격을 가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하는 것도 석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16일부터 접경지인 사마리 지역의 정유공장 2곳을 공격하면서 현재 러시아의 정유 능력의 7%가 가동 중단된 상태다. 이에 러시아는 휘발유 수출을 중단(3~8월)한 데 이어 벨라루스로부터 휘발유 수입을 확대했으나 글로벌 휘발유 수급에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공급 부족에도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라 향후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조선의 홍해 우회 운항에 따른 벙커유 수요 증가 등을 반영해 3월 전망에서 올해 세계원유 수요 전망치를 130만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공급 전망치의 경우 OPEC+가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가정하에 1월 일일 8만배럴 공급과잉에서 3만배럴 공급부족으로 전환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국제유가는 OPEC+ 감산 지속, 미국 설비가동 정상 회복, 유럽·중동 지정학적 불안, 미국 전략비축유(SPR) 재건 등 상방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아직 수요 회복세가 본격화되지 않아 제한적 범위 내에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제련업체 감산에 구리, 11개월 만에 최고치국제유가뿐 아니라 구리 등 비철금속의 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3개월물 구리 가격(6월 인도분)은 t당 88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만 해도 8000달러 초중반선에서 횡보한 구리는 지난달 16일에 t당 9089달러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세도 국제유가와 마찬가지로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부터 파나마, 페루 등 남미 주요 생산국의 대규모 광산 폐쇄와 주요 광산의 생산성 하락으로 공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구리 제련업체들이 사상 최저치로 급락한 제련 수수료에 대응해 생산을 축소하기로 합의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글로벌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는 등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진 것도 대표적인 경기민감 품목인 구리의 가격 상승세를 견인 중이다. 글로벌 제조업 PMI는 지난해 49에서 지난 2월 50.3으로 상승세를 지속했고 미국 3월 제조업 PMI도 2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계 구리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소비되는 상황에서 중국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8로 기준선(50)을 6개월 만에 상회한 것도 구리가격에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유선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구리 가격은 단기적으로 LME 현물 프리미엄 약세 지속, 중국 구리 재고 증가 등으로 조정 국면을 거친 후 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친환경 수요 증가, 광석 공급부족 지속 등으로 구리 가격의 강세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02 16:06:15최근 비수기 진입과 환율 급등이 맞물리면서 연초 항공업계 실적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화물사업을 병행하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여객 매출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파악됐다. ■ 치솟은 환율..LCC '치명타'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달러당 원화값이 1344.2원을 기록하는 등 연초 달러 강세로 항공업계에 또다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1288.0원 이후 급등하면서 지난해 11월 1일 종가(1357.3원)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매출 대부분이 원화로 들어오는 반면, 항공기 리스비·항공유 등은 전부 달러로 계산해야 하는 항공업계 특성상 환율이 오르면 항공사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특히 화물 사업으로 어느 정도 위험 분산을 할 수 있는 FSC와 달리 상대적으로 사업구조가 단순한 LCC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기준 원·달러 환율이 5% 오를 경우 제주항공의 세전순이익은 178억원 감소한다. 직전 분기 같은 조건에서 158억원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민감도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환율 10%가 오르면 각각 세전순이익 239억원, 582억원씩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항공수요가 줄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적으로 1·4분기 중순부터 2·4분기까지는 항공업계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LCC 관계자는 "성수기였던 4·4분기가 지나고 예약률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 시기"라면서도 "다만 아직 여행 수요는 남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국제 유가가 지속 하락해 항공유 가격이 안정화된 건 위안거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제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06.78달러다. 지난달 평균과 비교하면 28%, 지난해와 비교하면 4.9% 감소한 수치다. ■ LCC, 1·4분기 영업익 급감 불가피 이에 따라 올해 1·4분기 LCC들의 영업이익 악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제주항공의 1·4분기 영업이익이 5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각각 40.7%, 36.5%씩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FSC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지난해 4·4분기 상승세를 보였던 항공 화물 운임이 올해 초 떨어지고 있지만 화물 특수가 시작되기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셋째주 글로벌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지수(BAI00) 평균 수치는 1946.3으로 2020년 같은 기간 1513 대비 28.6% 높다. 일각에서는 홍해발 물류난에 따른 해운운임 폭등이 항공 운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4·4분기는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라며 "아직까지 반등 움직임은 없지만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1-18 17:53:45[파이낸셜뉴스] 상품 강세론자로 유명한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내년 국제유가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지역을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있지만 골드만은 유가 전망을 낮췄다. 내년 6월 배럴당 85달러로 정점을 찍고, 이후 2년 동안 유가가 평균 80~8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92→80~81달러 18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단 스트루이벤이 주도하는 골드만 상품전략팀은 17일 분석노트에서 유가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은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이전에 비해 배럴당 10달러 낮췄다. 골드만은 내년 6월 브렌트가 배럴당 85달러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하강을 내다봤다. 2025년과 2026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또는 81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전망치 배럴당 92달러에 비해 10달러 넘게 낮춰잡았다. 완만한 가격변동성 골드만은 최근 미국의 예상을 웃돈 석유공급 강세가 올해 석유시장의 핵심 흐름이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은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가 감산을 결정했지만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것도 바로 미국을 비롯한 비카르텔 산유국들의 증산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은 내년 국제유가가 완만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증산여력이 변수로 작용해 OPEC+의 공급 감소와 이에따른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유가 하락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골드만은 분석했다. OPEC+가 계속해서 공급과잉을 차단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하로 촉발될 전세계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유가 하락을 제한할 것이란 예상이다. "사우디, 가격전쟁 없다" 골드만은 시장 한 켠에서 나오는 사우디의 가격전쟁 시나리오는 현실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 셰일석유 증산으로 인해 감산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데 분개한 사우디가 미 셰일석유를 고사시키는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사우디가 감산합의 기간이 끝나는 내년 4월부터는 아예 대규모 증산으로 돌아서 유가를 미 석유 생산이 어려워질 정도로 떨어뜨려 셰일석유 업계를 고사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만은 그러나 미 증산 동력은 가격 이외 요인들이 주도했다면서 "일회성의 공급제약 완화, 재고 확충, 합병 전 비상장 석유업체들의 생산 확대" 등이 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합병을 앞 둔 비상장 석유업체들이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증산에 나섰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골드만은 아울러 사우디가 이전과 달리 시장점유율 확대 열망이 크지 않아 가격전쟁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이 유가전망을 하향조정한 이튿날인 18일 국제유가는 홍해 항로 불안감 속에 2.6% 급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9 02:43:03[파이낸셜뉴스] 엔화 약세로 순항하던 일본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예고 속에 하락하면서 엔 가치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엔이 이달 올들어 달러에 대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은 통화긴축 고삐를 죌 죌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배경이라고 FT는 전했다. 엔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7월 이후 최고 엔은 지난 주말 달러당 141.59엔에 거래됐다. 지난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은 이달 들어서만 달러에 대해 4.4% 급등한 것을 비롯해 11월 중순 이후 가치가 7% 뛰었다. ING 글로벌시장 부문 책임자 크리스 터너는 "이는 어떤 기준으로도 상당히 큰 변동"이라면서 "달러 흐름의 전반적인 변화로 촉발됐다"고 말했다. 터너는 연준이 온건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 된 가운데 BOJ는 금리인상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엔 강세 전환으로 수입물가 급등에 따른 생활고를 완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동시에 수출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내년 4월 또는 6월 마이너스 금리 종식 엔 강세는 지난주 날개를 달았다. 연준이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내년 3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에 깜짝 선물을 안겼다. 반면 그 1주일전 일본에서는 반대 신호가 나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또 의회에 출석해 긴축을 시사했다. 우에다 총재는 연말, 또 내년으로 가면서 통화정책 관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18~19일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마이너스(-)0.1% 금리동결이 거의 확실시되지만 내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4월이나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면서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낼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BOJ의 긴축 전환 전망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글로벌 거시부문 책임자 살만 아흐메드는 "일본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면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이같은 경제적 현실과 양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운용자산 40조달러의 미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시장전략 책임자 마이클 멧캐프는 BOJ가 조만간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 속에 펀드매니저들이 엔을 급속히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멧캐프는 저평가됐다는 판단(밸류에이션)과 BOJ 통화정책이 통화가치 강세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엔이 매력적인 자산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매력(PPP)을 기준으로 달러는 엔에 대해 40% 고평가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외환전략가들은 내년 미국과 일본간 금리 격차가 좁혀질 것이어서 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가 낮은 엔을 빌려 이를 달러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수요가 주는 대신 엔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 에릭 놀랜드는 내년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BOJ는 금리를 올리면 엔캐리 트레이드는 압박을 받는다면서 과거 이같은 흐름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빠르게 청산되면서 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7 06:3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