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예천군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00호 예천 금남리 황목근(팽나무)은 ‘황(黃)’이라는 성씨에 ‘목근(木根)’이라는 이름으로 토지를 소유하여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당산나무다. 매해 정월 대보름 자정이면 마을주민들이 나무 앞에 모여 무병장수와 주민화합,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예천 황목근 동신제를 여는데, 올해는 2월 19일에 행사를 연다. 문화재청이 2019년 자연유산 민속행사 67건을 발굴 지원한다. 오는 11월까지 전국 13개 시·도(50개 시·군·구)에서 민속행사가 열린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마을의 큰 나무나 숲 등의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기고 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매년 마을과 주민들의 평안과 번영을 비는 풍습이 전해 내려왔으나 산업화·도시화의 영향으로 그 명맥이 점차 단절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2003년부터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대상으로 한 당산제(堂山祭), 풍어제(豊漁祭), 용신제(龍神祭) 등의 민속제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지역마다 고유 민속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전국에서 펼쳐진다. 첫 시작은 오는 2월 4일 전남 완도에서 펼쳐지는 예송리 당제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 밤이면 전라남도 완도군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0호 완도 예송리 상록수림에서는 할머니 당나무에 마을 주민 전체이름을 종이에 써서 태우는 소지(燒紙)를 하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해신(海神)을 달래는 당제를 지낸다. 오는 11월까지 전국 13개 시·도(50개 시·군·구)에서 개최되는 자연유산 민속행사는 행사 당일 현장을 방문하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1-31 09:21:14문화재청은 자연유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민속행사를 발굴,지원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천연기념물 제39호 강진 삼인리 비자나무에서 거행하는 '삼인리 비자나무 당산제' 등 54건 민속행사에 올해 총 1억4000만원을 지원한다. 삼인리 비자나무는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 마다 크게 울어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신목으로 여겨왔다. 마을에선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에 당산제를 지내왔다.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문암송을 기리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계를 조직해 제를 지내는 '문암제', 지역민의 무사안녕과 등산객의 무사고를 기원하는 '소금강 청학제' 등도 지원 대상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12-02-03 10:30:07[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은 내달 5일 자연유산 보존 대표사례인 '경상북도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의 상식 30주년 기념행사를 용계리 은행나무 앞에서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 수령이 오래되고 규모가 크다. 수령은 약 700년이다. 마을주민들이 은행나무 보호와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인 행계(杏契)를 만들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며 보호해 학술적, 민속적 가치를 지녔다. 1985년 안동 임하댐 건설 계획에 따라 이 은행나무가 물속에 잠길 위험에 처했다. 당시 관련 기관과 전국 각지 나무 전문가들은 나무가 자리잡은 땅을 보강했다. 이어 500여t에 달하는 나무가 물에 잠기지 않게 높이는 방식으로 나무가 있던 자리에서 15m 가량 수직으로만 끌어 올리는 상식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에는 1990년부터 4년이 소요됐다. 사업비도 당시 25억 원이 투입됐다. 이로 인해 용계리 은행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이식 사례로 기네스북에 기록됐다. 물에 잠길 우려 속 자연유산을 수많은 논의 끝에 온전히 지켜낸 자연유산 보존의 상징이 됐다. 이번 기념행사에서 국가유산청은 당시 상식 작업을 담당한 대지개발, 은행나무 보존·관리자 용계리 마을 이장 등 자연유산 보존 유공자들 표창한다. 전국 각지 자연유산 보존·관리를 앞장선 '당산나무 할아버지' 위촉식도 진행된다.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는 국가유산청이 지역 자연유산을 보존·관리·활용에 도움을 주는 마을 대표에게 수여하는 명예활동 자격이다. 이번 행사는 용계리 은행나무의 안녕을 기원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의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시작으로, 은행나무 상식 과정과 의미가 담긴 영상 상영, 경과보고, 당산나무 할아버지 위촉식, 기념사·축사 및 유공자 표창 순으로 진행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29 10:32:22[파이낸셜뉴스] 온 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으로 여기는 나무에 구멍이 수십개 뚫려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예천군 유천면의 한 마을에서 400여 년이 된 당산나무가 고사 되는 일이 발생해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 마을 출향인 31명을 대표한 A씨는 지난 2일 예천경찰서를 찾아 당산나무 느티나무에 약물을 주입해 고사시킨 혐의로 B씨를 고발 수사 의뢰했다. 이 마을 입구에 있는 당산나무는 녹음이 우거져야 할 여름임에도 잎이 모두 떨어진 채 앙상한 가지를 드러냈다. 이 노거수는 수령 4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동네 위하는 나무’라는 뜻에서 ‘삼신당’이라고 이름을 붙여 100년 넘게 동신제를 지내왔다. 마을을 지키는 신이 깃들었다는 의미로 ‘당산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A씨는 "작년 6월부터 새끼나무가 말라죽기 시작했다”라며 “누군가 고의로 농약을 뿌려 죽였다”고 말했다. 당산나무는 큰 어미나무와 상대적으로 작은 새끼나무 3그루로 이뤄져 있다. 실제 당산나무 곳곳에는 드릴 등을 이용해 뚫은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37개나 발견됐다. 마을을 떠나 서울 등으로 떠난 출향민들은 범인이 이 구멍을 통해 제초제 등을 주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거목을 고사시킬 때 주로 쓰는 방식"이라며 "지난 2일 예천경찰서에 당산나무를 죽인 범인을 잡아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범인은 당산나무 바로 옆에 사는 60대 남성 B씨로 추정된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낙엽이 자신의 마당에 떨어진다는 이유로 농약 성분의 제초제를 당산나무에 주입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이 나무 앞 제단에는 ‘그리운 당산나무’라고 쓰인 비석이 놓였다. 이 마을 출향민 80여명이 당산나무 고사 소식을 듣고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지난달 20일 세운 비석이다. 비석을 세운 날 출향민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당산제도 지냈다. 나무에 깃든 신의 노여움을 풀고 마을 주민들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A씨는“출향인 80여 명은 400년동안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를 고사 시킨 일에 지금 분노로 들끓고 있다”라며“철저하게 수사를 해서 법대로 처벌해 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B씨가 자신의 마당 위로 가지가 뻗어져 있는 당산나무의 새끼나무에 농약 성분을 집중적으로 주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미나무와 새끼나무의 뿌리가 이어져 있는 탓에 어미나무마저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B씨가 주입한 농약 성분과 나무 고사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3 09:53:16[파이낸셜뉴스] 문화재청은 6일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앞마당에서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가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한 행사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는 암수 한 쌍으로 이뤄진 노거수가 각각 좌우 대칭으로 심어져 있는 모습이다. 이는 공자가 은행나무 단에서 제자를 가르쳤던 것에서 유래된 ‘행단(杏壇)’의 유교적 가치를 기리기 위한 전통조경재식 양식이다. 뒤편 전월산 자락의 숭모각과 조화를 이뤄 빼어난 경관적 가치 또한 지녔다. ‘부안임씨세보’(1674년 간행)의 ‘부조사우도’에 은행나무 한 쌍과 정자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마을이 다른 곳으로 이주한 현재까지도 부안임씨 후손들이 매년 은행나무 목신제를 지내는 등 학술·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12일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번 기념행사는 민요 및 대금공연을 시작으로 △지역 시인 임하초 씨의 ‘은행나무에 빛이 영글다’ 시낭송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소개영상 상영 △당산나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에 얽힌 자연유산 이야기 △천연기념물 지정 경과와 보존·활용 보고 △관리단체 지정서 교부 등으로 진행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1-06 14:20:35부산시는 광주시 남구, 국립해양박물관과 손잡고 미디어아트 작품을 각 지역 내 주요 시설 미디어월을 통해 상호 교류 전시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지난 7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확보로 시민들에게 폭넓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광주시 남구와 디지털 콘텐츠 제공·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시와 광주시 남구는 3개 작품을 상호 교환해 부산시청 1층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과 광주 백운광장 미디어월에서 각각 상영하고 있다. 시는 공식 마스코트 '부기'가 3D 오브젝트와 다양한 움직임을 주고받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부기데이즈'를 비롯해 '그랑블루', '계단폭포' 등 3개 작품을 광주시 남구에 제공했다.광주시 남구에서 제공한 작품은 사운드박스 '빛의 심포니'와 당산나무를 주제로 한 '찬란한 기억', '남구의 드래곤' 등 3종이다.'빛의 심포니'는 예술의 도시 광주 속 신비로운 사운드박스가 된 남구청사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선율을 그린 빛의 향연이 약 5분간 펼쳐진다. '찬란한 기억'은 광주 남구의 전통문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마을 칠석동과 그곳을 우직하게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켜오면서 간직하고 있던 할머니 당산나무의 찬란한 기억이 4분 분량의 영상에 환상적인 빛으로 되새겨진다. 한편 시는 국립해양박물관과도 미디어아트 협력 전시를 추진해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전쟁과 평화: 임진왜란에서 조선통신사의 길로' 작품을 무상 대여했다. 작품은 들락날락 내 미디어월을 통해 올해 12월까지 전시된다. 이 작품은 3분 분량의 영상으로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임진왜란에서 조선통신사의 길로 이어지는 여정과 교류 기록을 한눈에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시청 1층에 개관 운영 중인 들락날락은 부산 어린이복합문화공간시설로 현재까지 20만여명의 가족 단위 이용객이 방문했으며 특히 미디어아트전시관, 3D 동화체험관, 미디어월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동균 기자
2023-08-08 18:41:21[파이낸셜뉴스] 부산시는 광주시 남구, 국립해양박물관과 손잡고 미디어아트 작품을 각 지역 내 주요 시설 미디어월을 통해 상호 교류 전시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지난 7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확보로 시민들에게 폭넓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광주시 남구와 디지털 콘텐츠 제공·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시와 광주시 남구는 보유콘텐츠 중 저작권 문제가 없는 3개 작품을 상호 교환해 부산시청 1층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과 광주 백운광장 미디어월에서 각각 상영하고 있다. 시는 공식 마스코트 ‘부기’가 3D 오브젝트와 다양한 움직임을 주고받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부기데이즈’를 비롯해 ‘그랑블루’, ‘계단폭포’ 등 자체 개발한 3개 작품을 광주시 남구에 제공했다. 광주시 남구에서 제공한 작품은 사운드박스 ‘빛의 심포니’와 당산나무를 주제로 한 ‘찬란한 기억’, ‘남구의 드래곤’ 등 3종이다. 빛의 심포니’는 예술의 도시 광주 속 신비로운 사운드박스가 된 남구청사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선율이 다채로운 빛으로 그려지는 빛의 향연이 약 5분간 펼쳐진다. 찬란한 기억은 광주 남구의 전통문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마을 칠석동과 그곳을 우직하게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켜오면서 간직하고 있던 할머니 당산나무의 찬란한 기억이 4분 분량의 영상에 환상적인 빛으로 되새겨진다. 한편 시는 국립해양박물관과도 미디어아트 협력 전시를 추진해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전쟁과 평화: 임진왜란에서 조선통신사의 길로’ 작품을 무상 대여했다. 작품은 들락날락 내 미디어월을 통해 올해 12월까지 전시된다. 이 작품은 3분 분량의 영상으로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임진왜란에서 조선통신사의 길로 이어지는 여정과 교류 기록을 한눈에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시청 1층에 개관 운영 중인 들락날락은 15분 도시 구현을 위한 부산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의 대표시설로 현재까지 20만여명의 가족 단위 이용객이 방문했으며 특히 미디어아트전시관, 3D 동화체험관, 미디어월 등의 디지털 체험 공간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3-08-08 07:51:14[파이낸셜뉴스] 문화재청이 26일 정부대전청사 회의실에서 '제2회 당산나무 할아버지 전국대회'를 갖고 새롭게 활동하는 20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당산나무 할아버지'는 자연유산 보존·관리·활용에 앞장서 활동하는 마을 대표들에게 명예 활동 자격을 주는 제도다. 위촉된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인근에 있는 자연유산의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관련 민속행사가 개최될 때 임무를 맡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당산나무 할아버지 활동지침서(매뉴얼) 소개,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자연유산 민속행사 상시점검(모니터링) 우수사례 발표 등이 이뤄졌다. 활동증 수여, 우수유공자 표창, 가수 최용준과 소프라노 황혜진의 축하공연도 진행됐다. 문화재청 측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마을의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기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당산신·성황신 등에게 마을의 평안과 번영을 비는 지역공동체적 의례가 전해 내려왔다"며 "이런 자연과 인간의 소통방식은 자연유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효율적인 장치로 작용하기 때문에 당산나무 할아버지들의 역할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위촉이 지역공동체 역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마을공동체·지자체·국가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자연유산을 지속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6-26 13:18:16【파이낸셜뉴스 목포=황태종 기자】전남 목포시가 '맨발길'을 잇따라 조성하며 명품숲을 통한 녹색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목포시에 따르면 맨발 걷기는 지압(Reflexology), 접지(Earthing) 효과를 통해 면역력 및 기억력 제고, 치매 예방, 혈액 순환 등에 도움을 주고, 활성산소·스트레스·불면증 등은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시민 건강증진을 위해 옥암 신도시 심장부인 초당산(옥암유치원 옆, 부주파출소 건너편)에 '맨발 둘레길' 1.0㎞ 조성해 2일 개통했다. 시는 앞서 양을산에 '맨발로 청춘길'을 조성했으며, 앞으로 옥암수변 뚝방길 1.0㎞, 양을산 편백향길 1.2㎞, 산정산 느림길 1.5㎞, 대양산단 힐링길 1.5㎞ 등에 '맨발길'을 조성하고, 대삼학도에는 무장애길을 만들어 건강한 '맨발길'을 확대할 계획이다. 목포에서 두 번째로 '맨발길'이 조성된 초당산은 신도심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시는 주변 시민들에게 편의 시설과 함께 쾌적하고 안전한 등산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초당산에 세족장과 음수대, 흙먼지 털이기, 신발보관함, 휴게의자를 설치해 편의성을 높이고 숲길에는 일상을 응원하는 감성 문구를 부착했다. 또 '초당산 맨발길' 경사면에는 보랏빛의 맥문동 꽃과 왕벚꽃나무를 식재해 단조로운 숲길에 계절의 색깔을 입혔다. '초당산 맨발 둘레길'은 정식 개통에 앞서 지난 5월 중순 임시 개통됐는데, '1일 200여명이 찾는 아름다운 맨발 숲길'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인근 남악 주민들까지 이른 새벽부터 찾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맨발 걷기를 통해 시민들의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걸으면 건강한 도시 목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06-02 13:08:35"나는 봄이면 자전거를 타고 남한산성에서 논다. 봄비에 씻긴 성벽이 물오르는 숲 사이로 뻗어 계곡을 건너고 능선 위로 굽이쳤다. 먼 성벽이 하늘에 닿아 선명했고, 성 안에 봄빛이 자글거렸다." 영화도로 널리 알려진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머리말에 나오는 첫 세 문장이다.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처절한 싸움의 현장이었던 남한산성은 이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되었다. 전국 곳곳에는 옛 역사를 간직한 산성들이 산재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선조들의 숭고한 숨결과 역사가 담긴 여행지로 산성을 추천했다. 가파른 산과 거대한 돌 위에 새겨진 역사를 따라 산성으로 떠나보자. ■하늘과 산과 숲 사이로 난 요새, 남한산성 경기 광주 남한산성은 통일신라 시기에 축조돼 조선시대 수도 한양을 지키던 성곽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재위 1623~1649)는 이곳으로 피신해 47일을 버티다 항복했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한 황동혁 감독의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찾으면 그날의 비통함이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성벽 둘레가 약 12.4㎞로, 탐방로는 5개 코스로 나뉜다. 산성로터리에서 출발해 북문~서문~수어장대~남문을 지나 회귀하는 1코스가 가장 인기다. 전체 거리는 약 3.8㎞로 1시간20분쯤 걸린다. 총 7.7㎞로 제일 긴 5코스는 동서남북 4개 성문을 모두 돌아볼 수 있지만 3시간 이상 소요된다. 가장 짧은 거리의 2코스는 약 2.8km로 1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다. 산성을 탐방한 뒤에는 남한산성 행궁에 꼭 들러보자. 광주 도예의 중심 경기도자박물관, 숨은 자연 공간 경안천습지생태공원도 6월에 거닐 만하다. ■호서지방을 지켜준 최후의 보루, 상당산성 충북 청주 상당산성은 조선시대 군사적 요충지로,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호서지방을 지켜준 최후의 보루다. 대규모 포곡식 석성인 만큼 산성에 오르면 상당산(491m)의 수려한 산세와 더불어 청주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산성 일주 코스'는 약 4㎞정도로, 저수지에서 출발해 남문을 지나 서남암문과 서문, 동북암문, 동문, 동장대를 거쳐 다시 저수지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다. 상당산 능선 성곽을 따라 걷는 동안 성문 3개와 암문 2개, 치성과 수구 3곳을 둘러볼 수 있다. 상당산성 일주의 백미는 정상부에 해당하는 남문~서문 코스다. 이 구간을 걷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광이 천하일품이다. 상당산성과 더불어 이 일대에 자리한 명소도 둘러보자. 청주에서 가장 큰 저수지를 품은 명암유원지, 청주의 감성 여행 1번지 수암골벽화마을, 건축가 고 김수근이 설계한 국립청주박물관은 청주가 과거부터 얼마나 중요한 입지를 차지한 땅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가까이 두고 걷기 좋은 길, 금정산성 부산 금정산(801m)에는 무려 100여개 진입로가 있다. 그만큼 일상 가까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 금정산성은 금정산 꼭대기에서 동남쪽·서남쪽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성했는데, 둘레만 18.84㎞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가장 매력적인 코스는 동문에서 출발해 3망루와 4망루로 이어지는 길이다. 완만한 숲길부터 가파른 암벽까지 다채롭게 어우러져 지루하지 않다. 조금 편하게 즐기려면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부정류장에서 남문까지 완만한 흙길이어서 아이와 걷기에도 적당하다. 금정산성마을에선 흑염소불고기와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500년 전 방식으로 빚은 막걸리 맛이 좋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범어사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삼층석탑이 볼거리다. 초여름에는 범어사 입구 계곡과 등나무 군락이 시원한 휴식처다. 금정산성과 인접한 동래온천에는 노천족욕탕이 있어 걷기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돌에 새겨진 생명의 역사, 미륵산성 전북 익산 미륵산성은 둘레 1776m 포곡식 석성으로, 미륵산 정상부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싼다. 익산 지역 11개 성곽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북쪽으로 낭산산성, 동쪽으로 용화산성과 선인봉산성, 남쪽으로 익산 토성과 금마도토성이 미륵산성을 겹겹이 둘러싼 형태다. 고도가 가장 높은 미륵산성은 주변 지역을 관망하기 쉬운 지점으로, 모든 성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문 격인 동문지로 들어가면 산성이 좌우로 두 팔 벌려 서 있다. 동문지에서 미륵산(430m) 정상에 닿는 길은 세 갈래다. 정상에 이르면 화강암 채석장이 눈에 들어온다. 돌이 전하는 무수한 이야기가 미륵산과 미륵산성에 남아 있다. 한강 이남 대나무 최대 군락지인 구룡마을이 지척이니 꼭 둘러보자. 백제 최대 사찰로 꼽히는 미륵사가 있던 터에선 돌의 역사를 압축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반긴다. 국립익산박물관과 왕궁리 유적, 백제왕궁박물관은 익산 백제문화의 진수를 느끼기 충분하다. ■파란만장한 역사가 담긴 백제 산성, 가림성 충남 부여 가림성은 성흥산(286m) 정상부에 쌓은 석성으로, 둘레는 약 1500m, 성곽 높이는 3~4m에 이른다. 가림성은 501년(동성왕 23년)에 위사좌평 백가가 쌓았다고 전한다. 백제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축성 연대를 알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성곽을 둘러보면서 백제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떠올리기 좋다. 또한 가림성은 '사랑나무'라 불리는 가림성 느티나무로 유명하다. 드라마 단골 촬영지인 이곳은 SNS 사진 명소로도 이름이 나있다. 성흥산 대조사는 원통보전 뒤에 자리한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명물이다. 높이 10m에 이르는 거구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과 쌍벽을 이룬다.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됐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5-25 18: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