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인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 출전 선수가 결정됐다. 대한사격연맹은 25일(현지시간)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이 짝을 이루고, 최대한(경남대)과 반효진(대구체고)이 호흡을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은 현지시간 기준 개회식 다음날인 27일 오전 9시에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본선을 시작해 곧바로 메달을 가리는 결선까지 치른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출전하는 종목 가운데 시간상으로 가장 먼저 메달이 결정되는 게 바로 이 종목이다. 당초 우리 사격 대표팀은 남자 소총 에이스 박하준과 짝을 이룰 선수로 반효진을 낙점하고 대회를 준비했다. 박하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이은서(서산시청)와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합작할 만큼 기량과 경험 모두 풍부하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반효진은 대한민국 선수단 최연소(17세) 선수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사격 금메달리스트 여갑순 감독의 뒤를 이어 '여고생 신화'를 쓸 후보로 주목받았다. 사격 대표팀은 현재 또 다른 여자 소총 선수인 금지현이 현지에 도착해서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빠른 시간에 많이 쏴야 하는 혼성 종목 특성을 고려해 박하준의 파트너를 반효진에서 경험 많은 금지현으로 교체했다. 한국은 당초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 출전권을 한 장만 확보했었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선수 랭킹포인트에 따른 파리 올림픽 국가별 출전 쿼터를 최종적으로 확정해 공지했고, 한국은 불투명했던 '혼성 소총 두 번째 출전권'까지 얻는 데 성공했다. 반효진이 '최연소 선수'라는 타이틀을 지녔다면, 금지현은 '엄마 선수'로 주목받았다. 지난 5월 바쿠 사격 월드컵 여자 10m 금메달리스트인 금지현은 2022년 10월 임신한 몸으로 카이로 월드컵에 출전해 파리 올림픽 출전 쿼터를 따낸 선수다. 이제 막 돌을 지난 딸을 한국에 두고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앞둔 금지현은 메달을 따고 둘째를 가지는 게 목표다. 이 종목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에는 남태윤-권은지가 짝을 이뤄 출전했고, 동메달 결정전 끝에 4위로 대회를 마쳐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25 18:00:40[파이낸셜뉴스] 전국 초·중·고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에 접수된 교권 침해 신고 건수는 지난 2019년 2662건에서 지난해 5050건으로 5년만에 89.7% 급증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교총이 지난해 접수한 성희롱·성추행 사례 가운데 대구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수업 시간에 교사에게 “○○○ 선생님이랑 잤죠?”, “아, 뒷모습 보니까 xx하고 싶네”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성희롱 발언을 했다. 서울의 한 남자고등학교에 근무하는 20대 여교사 A씨는 수업 중 B군에게 수차례 성희롱을 당한 끝에 최근 학교에 교권 침해 신고를 했다. B군은 A교사 수업 시간에 양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는 행동을 하며 웃거나 A교사에게 제출한 과제물에 성행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적었다. 개인 노트에 A교사를 성희롱하는 내용을 적어둔 걸 다른 학생이 발견해 학교에 신고하기도 했다. 충남 지역 한 초등학교에선 학생이 남성 성기 모양 물건을 교사에게 주면서 “흔들어 보세요”라고 하기도 했다. 서울 한 중학교 학생은 SNS에 “선생님 가슴 만지고 싶다” 등 담임교사를 성희롱하는 글을 수차례 올렸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접수되는 성폭력 피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구타를 당하는 등 물리적인 피해를 입은 게 아닌 이상 ‘학생인데 타이르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이처럼 교사 대상 성희롱이 심각한 가운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보위 심의 과정에서 피해 교사에게 성희롱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해 달라는 등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해 교권회복 4법이 개정됐으나, 1년이 지난 지금 교사들은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2023년 교권회복 4법 개정 이후 학교의 근무 여건이 좋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정응답이 78%(8862명)로 주를 이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8 05:42:47[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25일 정유정(23)이 또래의 20대 여성을 잔인하게 살인해 우리사회에 충격을 준 가운데, 이 사건을 두고 영화 ‘화차’와 ‘화차’ 실사판 '부산 시신없는 살인사건'이 회자되고 있다. 앞서 정유정은 과외 중개 앱에서 처음 만난 A씨의 집을 찾아가 살해 후 신체 일부를 절단한 뒤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을 학부모인 것처럼 속여 자녀를 보내겠다며 피해자와 약속을 잡아 범행을 저질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유정 살인사건과 관련해 M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신분 탈취(를 위한 범행이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과외 교사였다는 점에 주목하며 "(정유정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여성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정유정은 평소 사회적 유대가 없었고 폐쇄적인 성격이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직 상태였다. 살인으로 신분세탁, 인생을 훔친 사람들 영화 ‘화차’(2012)에서 김민희가 연기한 ‘차경선’이 타인의 인생을 빼앗은 인물이다. 이 영화는 일본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이 소설은 신용카드와 소비자금융 등 거대한 자본에 잠식당한 현대 소비사회와 크고 작은 욕망을 좇다가 예기치 못한 비극에 휘말린 사람들 그리고 낙오된 이들을 어둠으로 삼켜버리는 비정한 도시의 현실을 그려냈다. 거품경제가 붕괴한 직후인 1990년대 초 일본 사회상을 생생하게 표현해냄과 동시에 미스터리 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속도감, 시종일관 인간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 설득력 있는 묘사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일본 현지에서 제6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 문예춘추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등의 기록을 세웠다. 주인공 차경선은 자신의 지옥과 같은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분 세탁을 결심하고, 마땅한 연고가 없었던 또래 여성을 죽이고 그녀의 신분으로 새 인생을 살다가 비극적 결말에 이른다. 지난 2012년에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화차’ 실사판으로 통했던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을 다루기도 했다. 이 사건은 40대 A씨가 사망 전 6개월동안 무려 40억원에 이르는 다수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자신의 자살을 예고한 편지까지 유서처럼 작성하고, 대구의 한 여성쉼터에서 지내던 20대 B씨를 취직시켜 주겠다고 유혹해 부산으로 데려와 살해하고 마치 자신이 사망한 것처럼 위장한 뒤 보험청구한 사건이었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다른 사기 사건 때문에 구속될 위기에 처해 있었고 13살이나 어린 연하 남자친구와의 결별을 막기 위해 수십억대 상속녀라는 거짓말까지 해 놓은 상태였다. 결혼해 해외로 도주할 계획이었던 A씨는 과거 부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했을 때 연고가 없는 여성을 보육교사로 구하고자 소개받았던 B씨를 속여 살해하고, 그녀와 인생 바꿔치기를 한 것이다. B씨는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집 대신 쉼터에서 생활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품행이 바른 인물이라고 지인들이 입모아 말했다. 그렇게 2010년 6월16일, 새로운 직장에 출근할 부푼 꿈을 안고, A씨를 따라나선 B씨는 다음날 새벽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채 타인의 이름으로 공식사망 처리됐다. 한편 정유정과 단 둘이 산 할아버지는 지난 1일 MBC에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로 유족들한테 백배사죄하고 싶다"고 고개 숙였다. 또 "(정유정이) 다음달 10일에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어 독서실과 도서관 등지에서 공부하던 중이었다"면서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졌다"라고 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02 10:36:48[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첫 사이버 도박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2만9000여명이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초·중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은 오히려 심해졌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4월3일~28일 초등학교 4학년 39만9129명과 중학교 1학년 43만9655명, 고등학교 1학년 43만8005명 등 전국의 학령 전환기 청소년 127만6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올해 처음으로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이버 도박 조사에서 2만8838명이 사이버 도박 문제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중학생이 1만6309명, 고등학생이 1만2529명 위험군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 1만1511명, 여자가 4798명이다. 1만5995명은 사이버 도박 단일 위험군이었고 1만2843명은 사이버 도박과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등 복합 위험군이었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 중 미디어 과의존이 병존한 경우 1차적으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 후 필요시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로 연계하고, 단일 위험군의 경우 바로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로 연계한다. 또 도박문제 집중치유가 필요할 경우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에서 사이버도박 중독 치유프로그램을 2회 운영할 계획이다.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은 23만634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053명 감소했다. 이 수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건 201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모두 과의존 위험군인 청소년은 8만1991명으로 이 역시 전년 대비 6132명 줄었다.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은 18만1065명,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3만156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7913명, 3272명이 감소했다. 과의존 위험군 수를 학령별로 보면 중학생 9만730명, 고등학생 7만4777명, 초등학생 6만5127명 순이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중학생은 증가했다. 여가부는 "초등학생의 경우 전년 대비 과의존 위험군 수는 줄었으나 조사 참여인원이 44만6128명에서 39만9129명으로 줄어든 것을 고려할 때 오히려 저연령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미디어 과의존 저연령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7월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성별에 있어서는 남자 청소년의 경우 과의존 위험군이 12만4186명으로 전년 대비 214명 증가했다. 여자 청소년은 10만6448명으로 5267명이 감소했다. 여가부는 보호자가 서비스 제공에 동의한 경우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 정도에 맞춰 청소년상담기관을 통해 상담, 병원치료, 기숙치유프로그램, 부모교육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이 차단된 환경에서 집중치유가 필요한 중·고생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및 주말에 11박12일 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치유캠프, 초등생 대상 2박3일 가족치유캠프를 운영하고, 학기 중에도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전북 무주), 국립대구청소년디딤센터(대구)에서 상시적인 통합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난숙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진단조사는 미디어 과의존, 사이버 도박 위험군 청소년을 발굴해 드림마을 등 적절한 치유서비스에 연계하고 청소년 스스로 건강한 미디어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올해 첫 시행된 사이버 도박문제 진단과 같이 다양한 매체 역기능에 대응해 청소년 보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5-29 12:52:42[파이낸셜뉴스]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여교사가 재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했으나 성적 학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여교사 A씨(32)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성적 학대 여부 법리적으로 다퉈보겠다" 공소사실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전부 인정하지만, 피해 아동에게 성적 학대나 수치심은 유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피해 학생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밝히며, "성적 학대 여부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퉈보겠다"고 말하며 피해 학생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청소년보호법도 있고 아동복지법도 있지 않냐. 왜 18세로 정해놨겠냐"며 "법이라는 것이 18세 미만을 보호하도록 돼 있는 것이며 피고인이 봤을 때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일지 모르겠지만 법원이나 국가기관은 객관적으로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증인으로 신청.. 재판부 "2차 가해 우려" 이어 "피고인이 진정으로 반성하는지도 모르겠다. 엄청나게 반성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피해 아동을 부르면 2차 가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라며 "만약 31세 남자가 17세 여자를 (이번 사건과) 동일하게 했다면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겠냐, 사랑이다, 피해자가 먼저 호감 표시했다 등으로 덮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질타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5월 중순부터 6월 사이 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 학생 B군과 11차례에 걸쳐 성관계하거나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건은 A씨 남편이 A씨가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성적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직접 신고해 알려졌다.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A씨가 B군의 성적 조작에 관여한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이 알려지자 A씨를 기간제 교사로 채용했던 고등학교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한편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열린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4-07 19:44:33저출산·고령화로 올해 월별 출생아 인구가 1만명대로 고착화될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 2만명이 붕괴되고, 인구 자연감소는 1만명을 넘어서 초저출산에 '브레이크가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다. 출생아 수 급감에 사망자 수는 늘어 인구 자연증감(출생아-사망자)은 3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저출산·고령화 고착화로 2022년 11월 누적 기준 대한민국 인구 자연감소는 10만명을 넘어섰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1월 출생아 수는 1만8982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47명(4.3%) 감소했다. 2022년 6월(1만8830명)에 이어 또다시 월 출생아 2만명이 붕괴되면서 저출산은 가속되고 있다. 시도별 출생아 수는 전년동월에 비해 대구, 대전 등 4개 시도는 증가, 서울, 부산 등 13개 시도는 감소했다. 출생아는 감소했지만 2022년 11월 사망자 수는 3만107명을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1741명(6.1%) 증가했다.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고 올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사망자가 늘면서 2022년 인구 자연감소는 10만명을 넘어섰다. 11월 우리나라 인구는 1만1125명 자연감소했다. 인구 자연감소는 2021년 11월 누적기준 마이너스(-) 10만7004명을 기록했다. 월별 인구 자연감소는 2022년 1월 -5088명, 2월 -8535명, 3월 -2만1562명, 4월 -1만5573명, 5월 -8852명, 6월 -6019명, 7월 -5588명, 8월 -8243명, 9월 -7313명, 10월 -9104명, 11월 -1만1125명을 기록했다. 출산 관련 지표인 혼인 건수는 11월 1만7458건으로 전년동월대비 370건(2.2%) 증가했다. 11월 이혼 건수는 8498건으로 전년동월대비 272건(3.1%) 감소했다. 여성의 고학력화가 가속되고 집값이 상승하는 등 현실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혼 기피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 2022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50.0%로 2년 전보다 1.2%p 감소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11.5%p 더 높은데, 특히 미혼 남녀의 경우 견해 차이가 14.8%p로 더 크게 벌어졌다. 결혼 기피의 원인은 경제, 고용 등이 높게 차지하고 있다.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28.7%로 가장 크고, 다음은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4.6%),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3.6%) 순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가장 큰데, 다음으로 남자는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6.6%), 여자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5.0%)가 주된 이유로 드러났다. 또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 대상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전년 대비 1.0%(1672명) 증가한 17만3631명(2021년 기준)이다. 남성 육아휴직이 늘고 있다지만 아직 여성 비중이 남성의 3배다. 육아휴직의 75.9%는 모(母)이고, 부(父)는 24.1%에 그친다. 높은 집값도 결혼과 출산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주택 가격 변동이 혼인율·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함의'에 따르면 공공기관 근로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주택가격이 100% 상승할 때 8년간 출산 인원이 0.1∼0.3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사실상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2배 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출산율 저하에 일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 사교육 등 자녀 교육비 부담도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녀 교육비가 가정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주의 비중은 57.7%로 2년 전보다 6.4%p 감소했다. 하지만 교육비 부담 요인은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가 72.0%로 가장 높았다. 주로 중·고등학교 자녀가 있는 30~50대의 경우는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 부담이 높게 나타났다. 일찍이 출산율 하락을 겪었던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의 출산율 저하의 원인과 해법은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급성장한 '압축적 근대화'로 가치관도 '압축적 가치 변동'을 경험하면서 인식의 변화는 일본, 유럽과 차이를 보인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과 일본의 저출산 문제를 연구한 사사노 미사에 일본 이바라키대 현대사회학과 교수가 양국을 비교한 '한국과 일본의 저출산 원인은 어떻게 다른가'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일본에서는 1989년 1.57 쇼크(출산율 1.57명)를 계기로 출산율 하락문제가 불거졌지만 30년이 지나서도 출산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일본 출산율은 2005년 1.26명에서 최근 1.3명대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면서 2006년부터 저출산 예산(2조1000억원)을 투입하며 대응을 강화해왔지만 결과는 완전한 실패로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성의 높은 가사노동, 여성 승진이 어려운 '유리천장 사회', 출산에 따른 '경력단절'을 비롯한 낮은 성평등 문제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혼재돼 있다. 사사노 교수는 여성의 급속한 고학력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사회만의 독특한 문제가 포착된다고 했다. 2020년 기준 국내 55~64세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은 18%인데, 25~34세 여성은 77% 정도로 격차는 60%p 가량 벌어져 있다. 반면 같은 나이대를 비교할 경우 남성의 대학 교육 차이가 30%p 정도에 그친다. 현재 딸 세대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게 빠르게 고학력자가 됐다. 여성들이 고학력자가 되면서 결혼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결혼에 대한 가치에서도 한국 여성은 '결혼해야 한다'는 응답이 낮고,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도 높아지고 있다. 또 자녀가 어릴 때는 어머니가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한국은 일본이나 유럽보다 크게 낮았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1-29 17:03:45[파이낸셜뉴스] 국내 최장수, 최대 현대무용축제 모다페(MODAFE·국제현대무용제)가 올해 40주년을 맞아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무용가들과 국가 대표 무용단들을 망라해 대한민국 춤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축제를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진행한다. ■40회 맞은 모다페 한국 현대무용의 모든 것 선봬 1982년 대한민국 최초로 '제1회 한국현대무용향연'의 이름으로 시작된 모다페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을 기점으로 '국제현대무용제'로 명칭을 바꿨고 이후 2002년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올해 40회를 맞은 모다페는 올해 '현대 무용의 모든 것, 모다페(All About Contemporary Dance. This is, MODAFE!)'를 주제로 대한민국 현대무용의 모든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과거 다수 해외 무용단체들의 공연도 올렸던 모다페는 여전히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로 올해는 한 팀의 공연만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 1970년대와 1980년대 국내 현대무용의 기틀을 닦은 전설적인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환하고 현재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전미숙, 안성수, 안은미 등 현대무용가 3인의 작품,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대구시립무용단 등 장르를 넘어서 현대무용을 선보이는 국공립 무용단의 현대무용 대표작도 선보인다. 여기에 국제협업 안무가, 독립 안무가, 신인 안무가 등 40년 전 모던 댄스부터 현재의 컨템포러리 댄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현대무용을 만든 전설들의 공연 다시 소환 이번 축제의 서막을 여는 작품은 육완순, 최청자, 이숙재, 박명숙, 박인숙, 양정수, 안신희 등 현대무용 거장 7명의 공연 '모다페 뮤지엄 '레전드 스테이지'다. 먼저 한국에 처음으로 미국의 현대무용을 도입한 안무가 육완순의 '수퍼스타 예수그리스도 - 겟세마네동산의 예수'가 오른다. 이 작품은 1970년 영국의 팀 라이스와 앤드류 웨버에 의해 작사, 작곡된 록 오페라를 육완순 안무가가 1973년 부활절에 세계 최초 현대무용작품으로 만들어 48년째 국내외에서 330여회 공연을 한 대기록을 가진 공연이다. '포스트 모던 댄스의 대표적인 전형' 최청자의 1966년작 '해변의 남자', 한글 춤 시리즈로 유명한 이숙재의 '훈민정음 보물찾기', 박명숙의 1999년작 '유랑'을 압축해 재구성한 '디아스포라의 노래', 낙태 문제를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다룬 박인숙의 2015년작 '마리아 콤플렉스 III', '사람의 걸음'을 모티프로 다섯 장면으로 구성한 양정수의 '비, 걸음 2021 - 그래서 살내음이 그립다', 1983년 일본 동경국제무용페스티벌 참가작인 안신희의 '지열 Ⅲ'가 오른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7개의 공연 실황은 영상으로 기록돼 국가기록원에 기증될 예정이다. ■안성수·전미숙·안은미, 이름 자체로 장르가 되는 무용가 작품 프론트 라인 시작에서 전설들을 소환했다면 마지막은 현대 대한민국 현대무용을 가장 앞서 이끌고 있는 전미숙, 안성수, 안은미 등 3대 무용가의 공연들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안성수 안무가는 신작 '숏 댄스(Short Dances)'를 무대에 올린다. 2005년 무용계의 노벨상 '러시아 브누아 드 라당스' 작품상 최종 후보에 선정된 바 있는 안성수는 이번 작품에서 그간 고수했던 날카롭고 차가웠던 감수성을 버리고 현재의 시점에서 기존의 무용수와 새로운 무용수들이 재해석한 춤과 시간을 선보인다. 안성수 안무가는 18일 서울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은 짧은 4개의 연작들로 구성돼 있는데 과거보다 좀 더 따뜻한 모습으로 지금껏 저와 작업했던 사랑하는 무용수들을 위한 작품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안무가들의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전미숙 안무가는 이번 모다페에서 '토크 투 이고르-결혼, 그에게 말하다'를 다시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차진엽과 이용우, 최수진 등 스타 현대 무용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몸으로 쓰는 20세기의 역사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안은미 안무가는 이번 축제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올린다. 프로 무용수들의 안무와 함께 평생 춤을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전국의 할머니들이 출연해 내재된 흥을 발산한다. ■전통무용단과 발레단이 선보이는 현대무용의 세계 이번 모다페에는 국가를 대표하는 무용단들도 대거 참여해 자신들의 대표적인 현대무용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내 유일의 현대무용 국립단체인 국립현대무용단은 현 예술감독인 남정호의 '빨래'를 선보인다.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지난 3월 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무용단은 이재화 안무가의 '가무악칠채'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농악 행진에 쓰이는 빠르고 현란한 장단으로 한 장단에 징을 일곱 번 치는 데서 유래한 '칠채' 장단을 무한히 변주함으로써 장단과 몸의 감각이 충돌하여 생기는 표현의 확장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그들이 매년 진행해 온 KNB 무브먼트를 통해 선보인 창작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인 박나리의 '메멘토 모리 : 길 위에서…'와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이자 현 발레마스터인 이영철의 '더 피아노',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2017년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강효형의 '요동치다', 캐나다 출신의 안무가 에릭 고티에의 '발레 101', 2020년 유럽 크리틱 초이스에서 베스트 프리미어로 선정된 바 있는 로만 노비츠키의 '아 유 애즈 빅 애즈 미?(Are you as big as me?)'가 선물세트처럼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내 최초의 국공립 현대무용단체로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대구시립무용단은 김성용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가 달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월훈'과 대구시립무용단 트레이너이자 안무가인 이준욱의 작품 '샷(SHOT)'을 선보인다. ■홍보대사 한예리 "학생 때부터 많이 봤던 모다페, 40주년에 홍보대사 위촉 기뻐" 한편 이번 모다페의 홍보대사에는 영화 '미나리'의 주역 배우 한예리가 위촉됐다. 한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바 있는 한예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입시 전까지 현대무용과 발레를 부전공으로 배웠기에 중고등학생 때부터 모다페를 아주 많이 보러올 수 밖에 없었다"며 "시기 적절한 때에 홍보대사로 위촉돼 무용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한예리는 "무용 공연을 한 번 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무용을 어렵게 느끼지 않고 가볍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틀히 올해는 한국무용과 발레, 현대무용 등 대한민국의 현재 춤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알차게 짜져 있는 것 같다. 그 어느 누구보다 매일 성실하게 삶을 일궈나가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보고 기운을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5-18 14:57:39“14년 전과 가장 큰 차이는 신데렐라 아빠 역할을 한국인 무용수가 연기한다는 점이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신데렐라’를 들고 1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신데렐라’는 지난 2005년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고 이후 국내발레단이 두 차례 ‘라이선스’ 공연을 한 바 있다. 그때와 지금,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예술감독은 10일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조금씩 수정됐지만 14년 전과 내용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아티스트와 무용수가 다 바뀌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14년 전에는 신데렐라 아빠 역할을 한국인 무용수가 연기하지 않았다”며 지난 2016년에 입단해 지난 1월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안재용을 언급했다. “그때보다 무용수들이 훨씬 젊다. 좀 더 현대적인 부분을 부각시킨다. 중요한 것은 안무를 통해서 인간적으로 다가갈 부분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현실에 다가가는 사랑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사랑 이야기는 영원하다.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이 이 공연을 다시 봄으로써 어떻게 느낄지 기대된다.” 안재용은 입단 이후 첫 한국 공연에 나섰다. 그는 금의환향 소감을 묻자 “기대와 설렘이 공존한다”고 인사했다. “공항에 입국했을 때 제 얼굴이 붉혀질 정도로 환대해줘서 감사했다. 그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다.” 그는 6월 8~9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첫 공연을 마쳤다. 안재용은 “공연 후 관객들 반응을 보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굉장히 감동받았다고 말씀해주셨다. 한 꼬마는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보고나서 울었다고 말해줬다’며 우리가 전달하고자 한 인물들의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된 게 아닌가 싶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발레를 육성한 그레이스 공비 사후 맏딸인 카롤린 공녀가 어머니의 뜻을 이어 1985년 설립했다. 명문 발레단으로 지금의 명성을 얻은 데는 1993년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공이 크다. ‘로미오와 줄리엣’(1996), ‘신데렐라’(1999), ‘라 벨(잠자는 숲속의 미녀)’(2011) 등 고전을 참신하게 재해석한 작품들이 각광을 받으며 해외 쟁쟁한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공연되고 있다. ‘신데렐라’는 1945년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이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중에서 1999년 몬테카를로 발레단에서 안무한 ‘신데렐라’는 맨발의 신데렐라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유롭고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마이요는 “무대가 백지처럼 하얗고 심플하다”며 “몸을 통해 그림을 그리듯, 공연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이 ‘신데렐라’의 세계와 인물들에 점점 빠져들도록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신데렐라가 맨발인 이유에 대해서는 “맨발은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신데렐라 무용수만 혼자 맨발이다. 고전 무용을 하는 사람에게 맨발은 옷을 벗는 것과 같다. 맨발은 그 사람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왕자는 그 자연스러움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은 이렇듯 심플하다.” 마이요가 연출한 ‘신데렐라’는 진정한 사랑 찾기에 가까워 보였다. 원작과 달리 신데렐라를 도와주는 요정은 신데렐라의 죽은 엄마다. 안재용은 원작에서 별다른 비중이 없는 아버지 역할에 대해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기에 앞서 한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로 그려지는 순간이 있다”며 “신데렐라 아빠와 엄마의 사랑이, 신데렐라와 왕자의 사랑으로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마이요는 이날 16세에 발레에 입문한 안재용에 대해 “뷰티풀”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안재용은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다 부산예고를 거쳐 선화예고로 전학했고, 한국예종에서 공부했다. 그는 안재용이 발레단 오디션에 왔을 당시를 떠올리며 “편도 비행기로 모나코에 왔다. 미쳤다”며 “재용이 어릴 적 내가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을 봤다더라. 발레를 늦게 시작했는데 굉장히 열심히 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수석무용수가 됐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다”라고 칭찬했다. 안재용은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을 보고 “강렬함을 느꼈다”며 “한 편의 영화와 같았다. 인물들의 풋풋한 사랑이, 그 감정이 직접적으로 다가왔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대해 “캐릭터의 감정을 실어서 표현하라는 요구를 많이 받는다”고 비교했다. “클래식 발레를 할 때는 발레 동작과 테크닉 위주로 수련했다면, 마이요는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캐릭터의 감정을 실어서 표현하라고 요구한다. 수석 무용수가 됐을 때 처음에는 책임감, 중암감이 컸다. 이제는 내가 맡은 역할에 더 깊이 파고들어 내가 느낀 감정들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 '신데렐라'는 오는 6월 12~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최되고, 6월 18~19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이어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6-10 18:01:55‘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山)’라고 했던가.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겠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가 산꼭대기에 있다면..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연이 지척에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겠다. 그러나 등하굣길 교통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학교는 어딜까? 이를 알려면 먼저 ‘대한민국 수준원점’이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해수면의 높이는 일정해 보이지만 밀물의 썰물에 따라 그 높이가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기준 원점을 따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13년 인천 앞바다의 밀물과 썰물에 대한 높이를 약 3년간 관측하여 평균한 값을 0m로 정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수준원점’(등록문화재 247호)이다. 이 값을 직접 수준측량이 가능하도록 육상으로 정한 고정값이 26.6871m이며 현재 인하공업전문대학 캠퍼스 내에 있다. 즉 해발고도의 높이는 인천 앞바다의 기준 해수면으로부터 26.6871m 높아진 시점부터 시작한다. 이를 기준으로 백두산의 해발고도는 2744m, 한라산의 해발고도는 1950m가 된다. 2015년 국토지리원은 이를 기준으로 전국 국토의 평균 높이 표고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대학과 낮은 대학이 포함돼 있다. ■ '한국의 호그와트' 강원대 도계캠퍼스 우리나라에서 해발고도가 높은 학교들은 강원도에 집중돼 있다. 강원도는 한반도 백두대간의 한 중심에 있어 해발 고도 700m가 넘는 곳이 전체의 60%나 된다. 그 시작점부터 다른 지방과 달라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학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 대학은 강원대학교 도계캠퍼스로 평균 해발 고도 804m다. 지대가 높은 만큼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같은 날, 산 아래 도계읍에 비가 내린다면 도계캠퍼스에서는 눈이 내리는 일도 있다. 올해 새 학기를 맞아 벌써 세 번이나 폭설이 내렸다. 이때마다 교직원들이 총동원돼 오전 1시부터 눈을 치워야 했다. 지난 8일에는 결국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곳은 5월에 눈이나 우박이 내리기도 하며 바람이 많다. 겨울도 빨리 찾아온다. 아무래도 등하굣길 불편함이 있다. 세 곳의 기숙사 중 두 곳이 캠퍼스 아래 도계읍에 있어 셔틀버스가 왕복한다. 이 버스를 놓치면 걸어가는데 2~3시간이 걸린다. 이런 불편함은 있지만 자연에 둘러싸인 도계캠퍼스만의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고개만 돌리면서 백두대간의 수려한 경치와 조용한 분위기가 학생들의 면학을 돕는다. 도계캠퍼스 다음으로 태백시에 있는 강원관광대가 769m로 뒤를 잇는다. 같은 도내의 화전고등학교(평창·766m), 고한고(정선·763m), 도암고(평창·763m), 미동초(태백·756m) 등도 모두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555m, 북한산 정상이 836.5m 임을 생각하면 이들 학교가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대학은 강원도가 아닌 제주도에 있다. 제주국제대가 바로 그곳. 해발 고도 438m로 제주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 자리한다. 바로 아래에는 제주대 아라캠퍼스가 위치하며 309m의 높이로 전체 7위다. 제주대는 주변이 개발제한구역인 만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교내 모든 건물이 5층 이하다. 학교에서 걸어서 한라산 관음사 코스의 시작점까지 갈 수도 있다. 겨울에는 학교 후문 쪽 건물에서 눈이 쌓인 한라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내륙을 살펴보면, 경상북도 칠곡군의 대구예술대(387m), 대원대(제천·350m), 중부대(금산·262m), 동양대(영주·238m)가 어깨를 겨룬다. ■ 산이라면 빠질 수 없는 서울경기권 대학... 상명대·명지대·단국대·서울대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 있는 상명대는 평균 고도가 서울권에서는 가장 높은 131m다. 게다가 학교로 향하는 언덕이 가파르기로 소문났다. 세검정 삼거리부터 상명사대부속여고까지 527m 길이의 도로 평균 기울기는 19.2%. 전국 캠퍼스 최고 경사지로 꼽힌다. 서울권 해발고도 2위 대학은 서경대다.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서경대는 정릉동의 북한산 지류를 깎아 학교를 세웠다. 상명대 또한 북한산의 서쪽 지류에 터를 잡고 있으니 북한산을 기준으로 ‘좌상명 우서경’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다행히 교내까지 시내버스가 들어와 학생들의 등하굣길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시내버스 2115번과 1164번의 종점이 바로 서경대 본관이다. 학교 측에서 버스 차고지를 빌려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지만 학생들이 몰리는 아침 등교 시간대는 ‘교통지옥’이 따로 없다는 후문이다. 관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서울대는 평균 해발고도 113m다. 교내에선 유독 등산객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관악산 등산에 최적인 코스가 교내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신공학관에서 출발하는 ‘자운암 코스’는 단 1시간 30분만에 관악산 정상 연주대(623m)까지 오를 수 있는 ‘치트키’같은 등산로라 불린다. 더불어 봄이면 광활한 학교 부지에 꽃들이 만개해 상춘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경기권에서 제일 높은 대학은 명지대 용인캠퍼스(187m)와 단국대 죽전캠퍼스(157m)다. 용인시 법화산 자락에 터를 잡은 단국대 죽전캠퍼스는 고도보다 언덕의 영향이 크다. 정문에서 시작하는 언덕길은 ‘단국산’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교내 학보사의 한 기자는 ‘캠퍼스 다이어트’를 위해 다음과 같은 코스를 추천했다. ‘남자라면 아름다운 문과대, 상경대, 사범대의 여학생들을 구경할 수 있는 가온로를 택해 산을 올라보자. 여자라면 훈훈한 공대생을 보며 오를 수 있는 들샘길을 추천한다.’ 이 밖에 한국관광대(이천·152m) 강남대학교(용인·128m) 역시 높은 지대에 위치한 학교다. ■ 같은 구에 있지만 고도 156m 차이 나는 부산 고신대와 해양대 뜻밖에 부산권 대학의 해발고도가 만만치 않다. 바다에 접한 항구도시지만 산과 언덕이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이다. 부산에서 가장 높은 학교는 동의대 가야캠퍼스로 고도는 191m다. 그리고 부산외국어대가 187m, 고신대 영도캠퍼스(167m), 한국폴리텍7대학(142m), 부산과학기술대(147m), 동서대(132m)가 뒤를 잇는다. 반면 한국해양대는 해발 11m에 불과하다. 해수면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같은 영도에 위치한 고신대와 비교하면 156m라는 급격한 고도 차이를 보인다. 이 학교는 특히 바닷바람이 아주 매서워 ‘머리에 왁스를 바른 사람’, ‘치마를 입은 여학생’, ‘비 올 때 3단 우산을 펴는 사람’을 해양대 3대 바보로 부른다. 3단 우산은 펴자마자 바람 때문에 박살이 나기 일쑤라고. 전국에서 가장 낮은 해발 고도를 자랑하는 캠퍼스 트로이카는 전남대 국동캠퍼스(여수·2m), 부경대 대연캠퍼스(부산·3m), 한국산업기술대(시흥·5m)다. 모두 ‘대한민국 수준원점’에 따라 26.6871m를 시작점으로 잡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 덧붙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에 자리한 관공서는 경남 합천군 가야산에 자리한 해인치안센터(826m)다. 함께 읽기 '클릭' ▶▶'곡소리'나는 캠퍼스 언덕... 데이터로 살펴본 가장 가파른 대학은?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18-03-09 15:08:32'첨단 융·복합기술로 학원 스포츠 경기력을 쑥쑥 키운다!' 학원 스포츠의 질적 성장을 위해 지역 스포츠산업육성 거점기관인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가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를 위해 대구TP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는 최근 지역에 소재한 초·중·고 6개 학교와 학원 스포츠의 경기력 향상 및 안전사고 예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대구TP 등은 수요자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스포츠융복합 제품을 개발·보급, 해당 학교 교기의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스포츠 산업과 관련한 실생활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6개 학교는 △반야월초등학교(남자축구) △상인초등학교(여자축구) △평리중학교(럭비) △황금중학교(여자정구) △수성고등학교(여자카누) △대구전자공업고등학교(조정)다. 대구TP는 우선 이들 학교에 직접 지원할 매칭기업을 이달까지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들은 매칭될 학교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훈련·코칭·경기력 분석 등 시스템 제작 및 관련 스포츠 용품을 제공한다. 선정된 학교에 지원되는 예산은 1개교당 최대 1억5000여만원이다. 이재훈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장(직무대행)은 "거의 모든 종목에서 첨단 융합기술이 올림픽 메달 색깔을 좌우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면서 "올 한해 학원 체육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테스트베드 구축을 한 후 내년부터 생활 체육에 이르기까지 확대 적용, 지역 스포츠 인프라 육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16-08-31 0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