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기 손님이 30~40명가량 되는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30분째 수다를 이어가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 손님 때문에 고민이라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식당에서 식사 후 안 나가고 잡담'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점심 회전율로 먹고사는 식당인데, 식사후 30분째 이야기꽃 작성자 A씨는 "점심시간이면 대기인원이 30~40명 되는 식당이다. 메뉴 가격은 평균 9000~1만2000원 정도라 테이블 회전율로 버틴다"고 운을 뗐다. 그는 "뒤에 기다리는 손님이 30~40명 된다. 여자 3명이 식사는 다 하고 얘기한다고 한참을 있더니 30분 정도 얘기 중이다"라며 "가게 직원이 '식사 다 하셨냐'고 물어보니 나가더라"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님의 당연한 권리인 거냐 아니면 민폐인 거냐"라고 물었다. "대기하는 사람 배려해야" vs "왜 가라마라 하나" 찬반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대기 인원 없이 한가한 상황도 아니고 30~40명이 기다리는 상황이라면 민폐가 아닌가", "진짜 민폐다. 다음 손님 생각은 안 하나? 다 먹었으면 자리 비워줘야 한다", "식당 배려가 아니라 뒤에 대기하는 사람들 배려로 먹었으면 일어나야지. 대기하는 사람은 화가 난다", "제발 밥 다 먹었으면 대화는 커피 매장으로 가시라"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시간을 정해둔 것도 아닌데 왜 가라마라 하느냐", "배려는 당연한 게 아니고 고마운 거다. 배려 안 했다고 진상 취급하지 마시라", "1시간 이상 앉아있었다면 몰라도 30분간 앉아있었다고 민폐라고 하는 건 무리지 않나", "다 먹고 이야기 좀 할 수 있지 않나. 음식값도 다 내고 먹는데 조금 기다려줄 수 없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직 식당 사장 "접시만 정리해도 될까요" 노하우 조언 한 누리꾼은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장사할 때 그럴 경우 조용히 가서 '식사 다하셨으면 접시만 먼저 정리해도 될까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90%는 '나가려 한다'며 나가고 나머지 10%는 시비를 건다. 그들은 항상 화가 나있다"며 "그들이 쏘아붙이면 동요해선 안 되고 똑같은 톤으로 '앉아계셔도 된다. 접시만 치워놓으면 기다리는 손님 조금이라도 빨리 안내해 드릴 수가 있어서'라고 하면 대부분 나간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 절대 같이 화내지 마시고 도대체 왜 소리를 지르냐는 표정으로 '다른 손님들도 계신데 그렇게 소리를 지르시면'이라고 하면 다른 손님들이 그 진상한테 뭐라 할 것"이라며 "업장이 만석일 경우 6~7개 팀 중 한 팀은 정의로운 분이 계시다. 한 팀이 나서주면 다른 분들도 여기저기서 빌런을 처치해 주신다. 그러면 그분들께 음료 서비스 주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1-02 07:51:4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 뇌물을 주고 청와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박채윤씨가 특검 조사 전 대기장소에서 과호흡증세를 호소, 병원으로 이송됐다. 4일 오후 2시 20분께 특검에 출석한 박씨는 도착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15분께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119 구급차를 타고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다. 호흡곤란을 호소할 당시 박씨는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변호인을 기다리는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에르메스 가방과 현금 등 수천만원대 금품을 뇌물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이들에게 남편이 운영하는 김영재의원에서 무료 성형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특혜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박씨가 운영하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2015년 15억원 상당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따낸 것과 이 같은 특혜 사이에 부정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박씨를 상대로 특혜를 받은 배경에 최순실씨의 존재가 영향을 미쳤는지, 박 대통령이 이 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었다. 박씨는 김영재의원 단골로 알려진 최씨와 돈독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씨와의 관계를 통해 박씨가 청와대에 이른바 보안손님으로 드나들었다는 정황도 파악한 상태다. 특검은 박씨에 이어 남편 김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17-02-04 15:57:38아시아나항공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대기손님 안내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21일 밝혔다. 업계 최초로 구축된 아시아나항공의 대기손님 안내 시스템은 공항 대기손님 처리 절차를 시스템화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 것으로 성수기를 맞아 대기 손님이 가장 많은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서 실시한다. 이 시스템은 기존 공항 카운터에서 대기자 명단을 수기로 작성해 육성으로 호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항공권 바코드 스캔을 통해 자동으로 순번표를 발행, 대기 카운터 앞에 설치된 모니터로 노선별 총 대기 인원과 본인의 대기 순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국제선 승객들을 위해 22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 키오스크(무인 탑승수속기)를 현재 12대에서 22대로 추가 배치하고, 셀프체크인 전용구역을 운영해 여름 성수기에 고객들의 탑승수속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키오스크를 통한 셀프 체크인은 비자가 필요없는 국가로 여행하는 승객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고, 최대 9명까지 한번에 수속하여 수속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위탁 수하물이 있을 경우에는 셀프 체크인 후 수하물 전용 카운터를 이용하면 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의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키오스크 이용객은 현재까지 약 20만명으로 올해 말까지는 작년의 전체 이용자수인 24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향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2011-07-21 09:31:59<40> 이집트 '아스완' ②알 와디 알 가디드 사막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아부심벨에 다녀온 아스완의 마지막 날, 배낭족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를 찾아갔다. 네비를 따라 심상치 않은 골목골목을 들어갔다가 결국 막다른 길에서 차를 어렵게 돌려야했다. 쓰레기가 가득한 험해 보이는 동네에서 겨우 빠져나와 헤메다가 겨우 예약한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동네 분위기와는 달리 숙소는 4층 건물에 옥상에 설치한 텐트에서 잘 수도 있었고 1층 야외 공간에는 히피족들이 좋아할듯한 알록달록한 의자와 테이블이 있었고 각층의 도미토리도 깨끗한 편으로 나름 예쁘게 잘 꾸며놓았다. 하지만 같은 방 건너 침대의 손님이 늦게까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메세지를 주고받고 있어서 무음이나 진동이 아닌 소리로 계속 알림음이 띵동띵동 울려 많이 불편했다. 참다참다 다가가서 무음모드로 해달라고 부탁하니 그제서야 핸드폰을 놓는다. 일찍 잠을 자서 인지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조용히 짐을 챙겨 숙소를 나와 새벽 5시에 출발한다. 아스완을 떠나 이제부터는 카이로를 향해 북쪽으로 올라간다. 남쪽으로 내려올때는 도로상태며 주행시간에 감이 안와 넉넉잡아 룩소르까지를 2박3일에 걸쳐 내려왔다. 하지만 갈때는 이집트 고속도로가 대략 파악이 되었으니 아스완에서 카이로까지 약 911km(12시간)의 훨씬 긴 거리지만 중간에 소하그에서 하룻밤 머물고 이틀에 나눠 이동할 계획이다. 소하그까지는 약 400km(5시간)걸리는데 이번에는 웨스트뱅크, 나일강 서쪽의 안가본 길로 가기로 했다. 모랫빛 사막에서 뜨는 일출은 특별한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알 와디 알 가디드(Al Wadi Al Gadid)사막을 통과한다. 한참 달리고 있는데 앞쪽에 낮은 사암 언덕들이 보인다. 가까와질수록 구불구불 이어진 언덕들에서 범상치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도로 상태는 갑자기 안좋아져서 아스팔트에 난 구멍을 요리조리 피해야했지만 길 양옆에 인디아나 존스가 나오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그런 협곡이 펼쳐지자 눈이 휘둥그래졌다. "우와, 여기 뭐야?" 몇 천년 전의 고대문서나 유물들이 숨겨진 동굴들을 품고 있는 협곡 같았다. 기기묘묘한 지형들을 보니 옛 이집트 성전 건축가들이 왜 그런 형태의 신전과 기둥과 스핑크스들을 만들었는지 알것 같았다. 자연이 조각한 사암협곡의 형상에서 바로 고대의 건물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저런 많은 나라를 다니고 멋진 장소들을 많이 다녀봐서 웬만한 장면엔 쉽게 감탄이 나오지 않는 우리지만 이곳은 정말 도로가 좀 안좋다는 것 외엔 모래언덕과 세월과 바람이 만든 걸작을 감상하며 다닐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탄이는 이전까지 최고로 꼽았던 흑해 남부의 해안도로도 잊어버렸다고 농담할 정도로 여기가 일등이라고 했다. 굽이굽이 커브를 돌때마다 새로운 볼거리가 펼쳐진다. 이쪽은 패키지여행으로 오면 절대 올 수 없는 곳으로 우리말고는 거의 화물차들만 지나다닌다. 엄청난 크기의 돌덩어리를 싣고 나르는 트럭들이 옆을 지나간다. 이 근처에서 채석을 해서 이집트 각지로 나르는 것 같았다. 자유여행은 책임질 일이 많아 스트레스도 크지만 이렇게 생각지 못한 선물같은 풍경도 종종 만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길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워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마음껏 감상을 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신전이 될수도, 성벽이 될수도, 파라오 석상이나 스핑크스 석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멋진 협곡, 세월이 만든 걸작이다. 이런 멋진 볼거리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관광지로 개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강 동쪽에 있는 룩소르가 워낙 유명해서 이쪽으로는 관심갖는 사람이 없나보다. 지금까지 이집트에서 본 많은 신전들도 볼만했지만 신이 만든 자연 그대로의 성전의 느낌이 드는 이곳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히 이 곳을 보러 이집트에 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30여분을 우와, 우와 감탄을 하며 협곡 드라이브를 했다. 오후 5시쯤 소하그에 도착했다. 인구 14만명의 제법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로포장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관광지가 아닌 곳은 정부의 관심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었다. 길가에 야채와 과일을 쌓아놓고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내렸는데 말이 안통한다. 가지고 있는 이집트 돈을 내밀고 사고싶은 것을 가리켰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무 작은 단위의 지폐를 내밀었었는데 딸기 400원, 오렌지 400원어치가 비닐봉투 2개 가득 묵직하다. 오렌지를 세어보니 8개나 된다. 한개에 50원? 말도 안된다. 완전 득템한 기분으로 예약해둔 호텔을 찾아갔다. 시장 골목을 지나고 이런 곳에 호텔이 있을리가~ 의심을 하며 찾아간 곳에 거짓말처럼 떡하니 예약한 호텔이 있었다. 다행히 주차도 가능하고 시설도 나쁘지 않아 하룻밤 잘 쉬었다 갈 수 있었다. 혹시나 또 아침에 경찰이 대기하고 있지는 않을까 긴장했지만 이곳은 민야보다 훨씬 큰 도시라서 그런지 그런 일은 없었다. 단지 시장상인들의 커다란 화물차가 우리차 앞을 막고 잔뜩 주차를 해놓아 출발이 조금 늦어졌다. 차를 빼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카이로를 향해 출발한다. 사막 고속도로를 달려 카이로에 도착했다. 스모그로 뿌연 공기와 공중에 날아다니는 쓰레기들을 보니 카이로에 다시 왔구나 싶다. 카이로에서의 숙소는 탄의 바람대로 피라미드가 보이는 곳을 예약했다. 다른 숙소보다 가격이 비싸고 방 상태는 별로지만 방에서 창문을 열면 피라미드가 너무도 바로 앞에 보이고 옥상에 올라가면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어, 앉아서 피라미드를 손에 닿을듯이 가까이 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옥상에 올라가니 중동식 차와 편의점에서 팔것같은 비닐포장의 빵을 주었는데 뭐 안주는 것보다 낫다하며 피라미드 뷰를 감상하며 잘 먹었다. 저녁때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신 황선생님을 만나러 카이로 시내로 찾아갔다. 이집트에서 가장 불안하고 힘들었던 순간에 걱정할 것 없다는 것을 알려주신 고마우신 분을 실제로 뵈니 너무너무 반갑고 좋았다. 40년간 카이로에서 현지인들을 위한 좋은 사업을 하시는 사라선생님과 다른 여러 한인교민분들을 만나 한국 식당에 가서 식사도 하고 현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카이로 국제공항에 가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튀르키예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 안녕 이집트. 2주간 많은 것을 보여줘서 고마워. 바쁜 일정으로 부지런히 다닌 이집트의 한달같은 12일이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pTGs6PPtQb0?si=1InNLeJINEEt9501>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21 16:17:13K푸드 열풍이 뜨겁다. 미국 농무부에 파견되어 근무했던 2007년의 경험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직원들에게 김밥을 소개하고자 스시 간판이 걸린 한식당을 찾았을 때 어떤 직원이 생김과 참기름 냄새에 힘들어하며 코를 움켜쥐는 게 아닌가. 그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나 비빔밥 같은 일부 음식만 알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K치킨, K바비큐에 열광하고 김밥, 떡볶이, K핫도그 등 분식부터 소주, 소맥, 막걸리까지 즐긴다. 뉴욕, 파리에 새 한식당이 오픈할 때마다 긴 대기줄과 함께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모습은 일상이 되었다.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유치한 한식당 '나로'(NARO),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가 즐겨 찾는다는 K바비큐식당 '꽃'(COTE)은 뉴욕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파인다이닝에서도 뉴욕 미식업의 주류로 한식이 떠올랐다. 박정현·박정은 셰프의 한식당 아토믹스는 미식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년 시상식에서 전 세계 6위(작년 8위), 3년 연속 미국 1위에 선정됐다. 뉴욕 미쉐린 스타 식당 71곳 중 11곳이 한식당일 정도다. 신랄한 논평으로 유명한 뉴욕타임스의 음식평론가 피트 웰스는 "한식이 수십 년간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고 평했다. 굳이 한식당을 찾지 않아도 '트레이더 조'와 같은 대형마트에서 냉동김밥, K만두, K라면, K과자 등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으로 미국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분석한 연구과제를 괜히 올해 교재로 채택한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높은 관심으로 작년 K푸드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21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흐름도 좋다. 특히 K라면은 10월에 이미 10억달러로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K과자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외국인들은 한식을 먹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외국인의 방한 이유 1위가 '쇼핑'에서 '미식관광'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N차 방문한 외국인들은 그 이유로 '음식이 맛있어서'를 꼽고 있다. 음식이 수출, 관광 등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핵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식을 세계 미식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아토믹스 박정은 대표는 "쌀, 간장, 고춧가루 등 한국산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국(guk), 조림(jorim), 전(jeon) 등 한국어 발음 그대로 우리 식재료와 식문화를 소개하고 전체 식기를 한국 작가 제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흥미가 생겨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단골손님도 많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서울에 한식연구소를 열고 전통음식과 재료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면서 업계 후배들에게 음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인재 양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다. 농식품부 장관 재직 시절 CJ와 함께한 '한식 영셰프 양성 프로젝트(Cuisine-K)'와 같은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뉴욕, 파리, 도쿄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고 대·중소기업이 협업하여 한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지역 고유의 전통주 양조장과 대기업의 디자인·수출·마케팅 노하우가 결합된다면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식은 이제 한국문화의 대표 아이콘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를 보며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인 식문화를 우리 세대에서 더 발전시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K푸드가 중심이 되어 고품격 한류가 더욱 확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황근 월드푸드테크포럼 조직위원장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11-07 19:21:03"코로나 3년보다 지금이 체감상 더 힘들어요.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가 내년에도 어렵다고 하는데, 복귀하더라도 매출을 회복하는 데 한참 걸릴 것 같네요." 말이 살찌는 계절로 본격 접어든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근처에서 36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씨(62)는 교육부의 '조건없는 휴학' 승인 발표에도 학생들이 복귀할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이 식당은 단체회식을 위해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이 자주 찾던 곳이지만 이날은 50여석 중 10석을 예약받는 데 그쳤다. 의대 증원 사태 장기화로 이른바 의대 상권인 신촌과 혜화 상인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손님은 들어오지 않는데, 자릿세는 올라가고 이자는 쌓이며 물가는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혜화동의 100석 이상 규모 삼겹살집 4곳 가운데 3곳은 매출이 90%가량 줄면서 잇따라 폐업했다. 같은 의대 상권인 신촌 역시 상가 10곳 가운데 1곳이 문을 닫았다. 살아남은 가게들은 의대 증원 사태가 정상화되길 기다리며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부 정책이 당장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촌도, 혜화도 '의대 휴학' 직격탄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의대생 휴학과 대학병원 전공의 사직으로 의대 상권의 위기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 대학병원 진료 축소로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찾은 신촌과 혜화 식당들은 사람이 꽉 차야 할 점심시간에도 자리가 10% 정도 비어있었다. 평소 대기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자리가 남아 있다고 했다. 신촌 연세대 의대 근처 2층~ 4층을 쓰는 한 카페는 전체 한 자리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이 자주 찾던 혜화의 한 삼겹살집은 예약으로 기본 세팅이 돼있어야 할 자리 대신 빈 테이블이 헛헛함을 채우고 있었다. 의대생들이 밤새 공부하던 신촌의 카페는 야간 매출이 줄어들며 영업시간을 2시간가량 줄이거나 밤샘 개방을 멈췄다. 정부는 의대생 휴학을 사실상 승인하며 복귀에 물꼬를 텄다. 그러나 상인들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가 더해지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호소한다. 신촌에서 30년째 갈빗집을 운영하는 70대 이모씨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이씨는 "의대생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의대 교수, 환자들과 행정직원이 손님이었는데 집단 휴학과 휴직 이후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최모씨(31)는 "의대 휴학 전보다 매출이 40%가량 줄었다"며 "점심과 오후, 밤 시간에 방문하던 의대생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혜화동 박씨도 "코로나 여파를 회복하려는 시점에 의대 증원 문제로 매출이 다시 반 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 2학기 의대 재적생 1만9374명 중 2학기 휴학계를 낸 비율은 96.6%(1만8721명)다. 대학병원에서 현장을 지키던 전공의들도 1만여명이 사직에 동참했다. ■의대생 복귀 "얼른 해야" vs "글쎄" 상인들은 내년 1학기 의대생들이 돌아올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반면 복귀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복귀를 환영하는 상인들은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의대생과 대학병원 전공의, 교수, 환자와 가족이 모두 돌아오면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다. 신촌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29)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하면 병원 운영이 정상화하면서 환자와 가족분들이 다시 병원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혜화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B씨는 "의대생들이 복귀하면 상권도 살아나고 매출이 늘어날 수 있으니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내년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우려했다. 의대생 복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복귀하더라도 매출 반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는 예상이다. 혜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박씨는 "내년에 돌아온다고 해도 이미 손해가 너무 커 체감하기 어렵다"며 "사태가 장기화한 만큼 바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병원 사람들 말도 있다"고 전했다. 신촌의 이씨는 "단골 의사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하는 데 오래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의대생 복귀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예기치 못한 타격인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통화에서 "정책에 따른 주변 상권의 피해기 때문에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며 "지난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으로 바뀌며 어려웠던 시기가 선례로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세심하게 분석해 도와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11-03 18:13:22【 구미(경북)=김서연기자】 "8번 김치후레이크 넣고, 15번 게맛살도 넣으래이~" 지난 1일 찾은 경북 구미시 원평동의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장'. 체험행사장인 구미라면공작소 여기저기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렸다. 라면공작소는 원하는 면과 스프, 토핑을 자유롭게 조합해 오직 나만의 라면을 만들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나만의 라면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 이 순간 만큼은 체험자 모두 '흑백요리사'였다. 대구에서 왔다는 박모씨(24·여)는 "구미에서 라면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먹거리와 즐길 거리, 체험거리가 많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행사 첫날인 이날 구미라면축제장은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성황을 이뤘다.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시가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을 품고 있다는 점에 착안, 기획한 대표 지역축제다. 올해 3년차를 맞았다. 농심이 라면회사 중 유일하게 '지역 상생'의 일환으로 후원하고 있다. 올해 축제 컨셉트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레스토랑'이다. 행사 컨셉트에 맞게 구미역 앞에 475m의 라면거리가 조성돼 있었다. 구미라면공작소는 물론, 농심 팝업스토어, 라면 레스토랑 등이 길게 뻗어 있었다. '라면 레스토랑'이 단연 인기였다. 다양한 라면을 맛보려는 시민들이 각 부스 마다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곳에는 구미 대표 맛집과 전국 이색 맛집 등 24개 부스가 설치돼 특색 있는 라면을 판매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대만 등 4개국의 부스에선 무료로 국가별 라면과 국수를 시식 할 수 있다. 농심 구미공장에서 당일 만든 라면을 판매하는 '갓튀긴 농심 라면 판매소'도 북새통을 이뤘다. 농심은 이날 생산한 신라면 한묶음(5개) 3600원, 짜파게티 한묶음(5개) 4450원 등 주력 라면 제품을 시중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판매점 밖에는 50m 가량의 대기줄이 형성돼 진풍경을 연출했다.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역 일대 쇠퇴한 구도심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원평동 상권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은 구미 지역 최대 상권이지만 구미국가산업단지내 삼성·LG 등 대기업들의 탈 구미화가 가속화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행사 기간 구미라면축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행사장 인근 편의점 점주 A씨는 "구미라면축제 영향인지 평소 보다 매장 손님들이 20~30%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축제를 둘러본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넘어오는 것 같아 유동 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반겼다. 농심 관계자는 "구미시 대표 지역축제에 참여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완도 다시마 구매, 국내 청년농부 및 양봉농가 지원 등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협업으로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경영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2024-11-03 18:05:28[구미(경북)=김서연기자] "8번 김치후레이크 넣고, 15번 게맛살도 넣으래이~" 지난 1일 찾은 경북 구미시 원평동의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장'. 체험행사장인 구미라면공작소 여기저기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렸다. 라면공작소는 원하는 면과 스프, 토핑을 자유롭게 조합해 오직 나만의 라면을 만들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나만의 라면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 이 순간 만큼은 체험자 모두 '흑백요리사'였다. 대구에서 왔다는 박모씨(24·여)는 "구미에서 라면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먹거리와 즐길 거리, 체험거리가 많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행사 첫날인 이날 구미라면축제장은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성황을 이뤘다.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시가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을 품고 있다는 점에 착안, 기획한 대표 지역축제다. 올해 3년차를 맞았다. 농심이 라면회사 중 유일하게 '지역 상생'의 일환으로 후원하고 있다. 올해 축제 컨셉트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레스토랑'이다. 행사 컨셉트에 맞게 구미역 앞에 475m의 라면거리가 조성돼 있었다. 구미라면공작소는 물론, 농심 팝업스토어, 라면 레스토랑 등이 길게 뻗어 있었다. '라면 레스토랑'이 단연 인기였다. 다양한 라면을 맛보려는 시민들이 각 부스 마다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곳에는 구미 대표 맛집과 전국 이색 맛집 등 24개 부스가 설치돼 특색 있는 라면을 판매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대만 등 4개국의 부스에선 무료로 국가별 라면과 국수를 시식 할 수 있다. 농심 구미공장에서 당일 만든 라면을 판매하는 '갓튀긴 농심 라면 판매소'도 북새통을 이뤘다. 농심은 이날 생산한 신라면 한묶음(5개) 3600원, 짜파게티 한묶음(5개) 4450원 등 주력 라면 제품을 시중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판매점 밖에는 50m 가량의 대기줄이 형성돼 진풍경을 연출했다.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역 일대 쇠퇴한 구도심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원평동 상권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은 구미 지역 최대 상권이지만 구미국가산업단지내 삼성·LG 등 대기업들의 탈 구미화가 가속화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행사 기간 구미라면축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행사장 인근 편의점 점주 A씨는 "구미라면축제 영향인지 평소 보다 매장 손님들이 20~30%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축제를 둘러본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넘어오는 것 같아 유동 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반겼다. 농심 관계자는 "구미시 대표 지역축제에 참여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완도 다시마 구매, 국내 청년농부 및 양봉농가 지원 등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협업으로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경영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1-03 09:51:38[파이낸셜뉴스]"코로나 3년보다 지금이 체감상 더 힘들어요.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가 내년에도 어렵다고 하는데, 복귀하더라도 매출을 회복하는 데 한참 걸릴 것 같네요." 말이 살찌는 계절로 본격 접어든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근처에서 36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씨(62)는 교육부의 '조건없는 휴학' 승인 발표에도 학생들이 복귀할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이 식당은 단체회식을 위해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이 자주 찾던 곳이지만 이날은 50여석 중 10석을 예약받는 데 그쳤다. 의대 증원 사태 장기화로 이른바 의대 상권인 신촌과 혜화 상인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손님은 들어오지 않는데, 자릿세는 올라가고 이자는 쌓이며 물가는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혜화동의 100석 이상 규모 삼겹살집 4곳 가운데 3곳은 매출이 90%가량 줄면서 잇따라 폐업했다. 같은 의대 상권인 신촌 역시 상가 10곳 가운데 1곳이 문을 닫았다. 살아남은 가게들은 의대 증원 사태가 정상화되길 기다리며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부 정책이 당장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촌도, 혜화도 '의대 휴학' 직격탄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의대생 휴학과 대학병원 전공의 사직으로 의대 상권의 위기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 대학병원 진료 축소로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찾은 신촌과 혜화 식당들은 사람이 꽉 차야 할 점심시간에도 자리가 10% 정도 비어있었다. 평소 대기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자리가 남아 있다고 했다. 신촌 연세대 의대 근처 2층~ 4층을 쓰는 한 카페는 전체 한 자리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이 자주 찾던 혜화의 한 삼겹살집은 예약으로 기본 세팅이 돼있어야 할 자리 대신 빈 테이블이 헛헛함을 채우고 있었다. 의대생들이 밤새 공부하던 신촌의 카페는 야간 매출이 줄어들며 영업시간을 2시간가량 줄이거나 밤샘 개방을 멈췄다. 정부는 의대생 휴학을 사실상 승인하며 복귀에 물꼬를 텄다. 그러나 상인들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가 더해지며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고 호소한다. 신촌에서 30년째 갈빗집을 운영하는 70대 이모씨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이씨는 "의대생뿐만 아니라 전공의와 의대 교수, 환자들과 행정직원이 손님이었는데 집단 휴학과 휴직 이후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최모씨(31)는 "의대 휴학 전보다 매출이 40%가량 줄었다"며 "점심과 오후, 밤 시간에 방문하던 의대생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혜화동 박씨도 "코로나 여파를 회복하려는 시점에 의대 증원 문제로 매출이 다시 반 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 2학기 의대 재적생 1만9374명 중 2학기 휴학계를 낸 비율은 96.6%(1만8721명)다. 대학병원에서 현장을 지키던 전공의들도 1만여명이 사직에 동참했다. ■의대생 복귀? "얼른 됐으면" vs "글쎄" 상인들은 내년 1학기 의대생들이 돌아올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반면 복귀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복귀를 환영하는 상인들은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의대생과 대학병원 전공의, 교수, 환자와 가족이 모두 돌아오면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다. 신촌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29)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하면 병원 운영이 정상화하면서 환자와 가족분들이 다시 병원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혜화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B씨는 "의대생들이 복귀하면 상권도 살아나고 매출이 늘어날 수 있으니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내년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우려했다. 의대생 복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복귀하더라도 매출 반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는 예상이다. 혜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박씨는 "내년에 돌아온다고 해도 이미 손해가 너무 커 체감하기 어렵다"며 "사태가 장기화한 만큼 바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병원 사람들 말도 있다"고 전했다. 신촌의 이씨는 "단골 의사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하는 데 오래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의대생 복귀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예기치 못한 타격인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통화에서 "정책에 따른 주변 상권의 피해기 때문에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며 "지난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으로 바뀌며 어려웠던 시기가 선례로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세심하게 분석해 도와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11-01 19:48:36해운대 벡스코에서 지난 3~6일 열린 '2024년 부산 카페쇼'가 첫날부터 카페 창업에 관심이 큰 예비창업자부터 커피와 디저트 등 즐길거리를 찾는 가족·연인들까지 대거 찾아 성황을 이뤘다.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년 부산 카페쇼'에는 국내외 150여개 주요 커피·카페 기업이 참가해 전세계의 커피원두, 커피머신, 베이커리, 인테리어 설비 등을 선보였다. 8명의 전문가가 강연하는 세미나와 경품 추첨 같은 부대행사도 열렸다. 창업부스에서는 카페 인테리어 설비와 로스팅 머신 등 전문 장비들을 직접 확인하고 창업 컨설팅과 함께 최근 커피 업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개막 첫날인 지난 3일 전시장에서 만난 한 창업 부스 관계자는 최근 카페 창업 트렌드로 '낮은 가격과 초대형 카페의 공간성'을 꼽았다.카페 창업전문 회사 에스컴퍼니 김승환 이사는 "요즘은 경제불황으로 프랜차이즈 저가형 카페나 시 외곽의 대형 개인 카페 창업이 유행"이라며 "비싼 원두를 다루는 고급 카페는 경쟁이 치열하고 베이커리를 포함하는 대형 카페들이 식음료 산업을 넘어 공간적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카페 창업 전문가들은 '커피도시 부산'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기도 했다. 김 이사는 "부산은 모모스커피 등 유명 카페업체들의 요람으로 '커피도시' 이미지가 강하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서 카페 창업에 대한 열정이 많기 때문에 카페쇼 참가를 위해 대구에서 왔다"고 했다. 전시장 중앙에는 부·울·경 경상권의 스페셜티 원두 기획공간인 '마린빈스'가 자리잡았다. 매년 부산카페쇼에서 빠지지 않는 마린빈스는 약 20곳의 로스터리 카페 바리스타가 수십가지 커피 원두를 직접 내려 관람객에게 커피 시음을 제공해 현장 분위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올해 처음 카페쇼에 참가했다는 카페 EL16.52 강재은 대표는 "부산 서구에서 3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데 부스에 카페 단골손님이 찾아왔다"며 "시향을 위해 원두 뚜껑을 확인하는 등 커피문화가 익숙한 분들도 있었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전시 6시간 만에 원두가 모두 소진됐다"고 열기를 전했다. 마린빈스 이외에도 유명 커피대회 '월드 컵 테이스터스' 우승자가 운영하는 '먼스커피' 부스에는 커피 애호가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시음을 위한 대기 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설치된 화면에서는 문헌관 먼스커피 대표의 대회 영상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문 대표는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소비자 공감과 업계의 상생이라는 목표를 갖고 3년째 카페쇼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전시장 좌우로는 커피 하면 빠질 수 없는 디저트 가게들도 즐비해 커피를 즐기지 않는 어른이나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아이스크림부터 유기농 건강스낵, 전통 주전부리, 빵, 피자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부스들이 마련됐고 같은 부스를 여러 번 찾는 손님도 있었다. 정희정 광안리 디저트카페 픽타임 대표는 "예상 매출의 2배를 달성해 밤새워서 내일 물량을 준비해야 된다"며 부산시가 커피뿐 아니라 디저트산업 지원을 늘리는 추세로 이번 카페쇼에서의 홍보를 통해 많은 분들이 가게를 찾을 것으로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4-10-06 19:3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