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구원파 계열 교회에서 가혹행위 끝에 여고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도와 합창단장 등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피해자를 열과 성을 다해 돌봤다"라며 "검찰이 터무니 없는 공소사실로 피고인들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합창단장 A(52)씨와 단원 B(41)씨·C(54)씨의 공동 변호인은 지난 12일 오전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장우영) 심리로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기초생활수급자인 D(52)씨와 피해자(17) 모녀를 돕기 위해 합창단 숙소가 있는 교회에서 피해자를 돌보다가 불행하게도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 이 사건의 실체"라며 "D씨도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가 발작 증세를 보일 때 자해를 하거나 뛰쳐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결박한 사실은 있으나 감금은 없었다"며 "피해자를 아낀 (합창단장) A씨는 바쁜 공연 일정 때문에 B씨·C씨에게 간헐적으로 상태를 전달 받았을 뿐 세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자해를 하는 피해자에 대응하기 위해 묶었다고 하지만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피고인들은)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박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이라고 반박했다. A씨와 합창단원 2명,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D씨는 "변호인 의견과 같다고 보면 되는가"라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고인들의 변호인 7명이 변호인석을 채웠다. A씨와 합창단원 2명은 피해자인 E양을 올해 2월 14일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남동구 교회 합창단 숙소에 감금한 채 학대하고 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E양의 몸을 묶는 등 가혹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간 잠을 자지 못한 피해자에게 성경 쓰기를 강요하고,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 오르기를 1시간 동안 시켰다. 지속된 학대로 E양이 5월 4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고, 그 이틀 뒤부터 물조차 마실 수 없게 됐으나 그대로 방치했다. 결국 5월 15일 오후 8시쯤 의식을 잃고 쓰러진 E양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사인은 혈관 내 덩어리(색전)가 폐동맥을 막아서 생기는 질환인 ‘폐색전증’이었다. 경찰은 A씨 등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아울러 검찰은 치료가 필요한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로 보내 방임한 혐의로 D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3 07:39:39[파이낸셜뉴스]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로 숨진 여고생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성경 필사와 계단 오르기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동안 잠 안재우고 '성경 쓰기' 강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지난 24일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여고생 A(17)양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A양 어머니는 지난 2월 14일 A양을 병원이 아닌 교회로 보냈다. 교회 신도들과 A양의 정신질환 치료 방안을 논의한 어머니는 “교회 합창단이 치료를 맡겠다”는 말에 딸을 교회로 보낸 것이다. 그러나 교회 설립자의 딸인 합창단장 B(52·여)씨는 신도 C(54·여)씨에게 “난동을 부리거나 말씀을 따르지 않을 때는 마음을 꺾어야 한다”며 사실상 학대를 지시하고 상황을 보고받았다. A양은 교회에 온 뒤 “도망 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했으나 교회 신도들은 A양을 교회 내에 감금한 채 감시했다. 또 병원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A양의 몸을 묶는 등 가혹 행위를 이어갔다.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A양에게 강제로 성경 쓰기를 강요하고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B씨는 상황을 보고 받고도 C씨 등에게 “여유 가지면 안 되고 물러서면 안 되고”라거나 “엄청나게 야단쳐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가혹 행위를 이어가도록 했다. 아동학대살해 혐의 3명 모두 범행 부인 계속된 학대로 A양은 건강 상태가 나빠져 5월 4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됐고, 같은 달 6일에는 물을 비롯한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B씨는 이런 상황을 보고받고 직접 A양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A양을 더욱더 강하게 결박하기 위해 치매 환자용 억제 밴드를 구매하기도 했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몸의 급소’, ‘병원 발작할 때 묶는 끈’, ‘정신병원 매질’을 검색하는 등 더 강하게 A양을 학대할 방법을 찾기도 했다. 계속 학대를 당하던 A양은 결국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께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검찰은 B씨와 C씨, 그리고 또 다른 신도 등 3명을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지난 5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C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B씨 등의 변호인들도 “범행의 고의성이나 사망 예견 가능성과 관련해 부인한다”고 했다 이들 3명의 2차 공판은 다음 달 12일 열릴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5 10:20:05[파이낸셜뉴스] 매년 여름철이 다가오면 통풍(痛風)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를 살펴보면 매년 6~8월에 통풍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와 더불어 전체적인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성수 교수는 여름철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여름철 더운 날씨에 의한 음주량 증가와 탈수가 발생하는 등 계절적 상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요산 수치에 영향을 주는 요소기 때문에 발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9일 밝혔다. 통풍은 주로 40~50대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30세대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김 교수는 "운동 시 섭취하는 단백질 보조제나 닭가슴살 등과 같은 지속적인 육식성 식단은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요산 수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수분 부족이 올 정도의 지나친 운동은 통풍발작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요산은 단백질 중 하나인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대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설될 때 변환되는 마지막 대사물이다. 음식물의 섭취와 세포 대사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우리 몸에 생성된다. 퓨린은 다양한 식품에 포함돼 있는데, 주로 육류(내장류)나 등 푸른 생선, 맥주(효모), 베이컨, 과일주스, 액상과당이 포함된 탄산음료 등에 많이 함량 돼 있다. 통풍은 보통 한쪽 엄지발가락에서부터 격렬하고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며 증상 부위 피부가 붉어지고 따뜻해진다. 이후에는 엄지발가락 외 발목, 발등, 손가락 등 점점 많은 관절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보통 7~10일 이내에 지나가고 무증상이 이어진다. 약 60%는 1년 내 재발을 경험하게 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풍 발작의 빈도 및 강도는 점점 높아지게 된다. 심한 경우 ‘통풍결절’이 관절 주위에 형성돼 광범위한 관절 손상과 피부 밑에 큰 결절이 생겨 기형을 이루며 점진적으로 불구를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한국인의 식단으로는 혈중 요산 수치가 크게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약물 치료를 해도 혈중 요산이 잘 떨어지지 않는 사람 △관절염이 자주 재발하는 사람 △과식을 하면 바로 관절염 급성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 등 고위험군은 퓨린이 다량 포함돼 있는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일반적인 식품 외에도 특히나 술은 반드시 금하는 것이 원칙이다. 술은 혈중 요산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의 배설도 억제해서 급성 발작의 발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술 중에서도 맥주는 다량의 퓨린이 포함돼 있어 요산의 증가가 더욱 현저하므로 독주보다 더 좋지 않다. 김 교수는 “통풍은 대사성이자 만성질환이므로 한두 번의 치료로 완치시키기는 불가능하지만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면 병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09 09:30:09[파이낸셜뉴스] 척수 탈출증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환으로 주로 흉추 부위에서 서서히 진행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관을 따라 이어지는 중추신경 줄기인 척수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막(경막)의 결손된 부위를 통해 빠져나와 유착돼 발생하며, 통증과 함께 온도 및 운동 감각이상, 하반신 마비, 대소변 장애 같은 위험 증상을 일으킨다.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 청담 우리들병원은 신상하 병원장이 원인불명의 희귀질환으로 하반신 마비를 일으키는 흉추 척수 탈출증의 조기 진단 및 성공적 치료 방법에 대한 임상 연구논문 ‘수술 후 하반신 마비를 동반한 특발성 척수 탈출증’을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신 병원장은 “척수 탈출증은 그 동안 다발성 경화증 같은 중주신경계 뇌 질환으로 오인돼 진단에 어려움이 컸으며 치료방법에 대한 논의도 부족했다"며 "환자의 상태에 따른 세밀한 임상 지식을 바탕으로 MRI 검사를 통해 감별 진단해야 하고 치명적인 척수증(Myelopathy)을 일으키는 질환의 하나이므로 빠른 수술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구적인 신경 손상이라는 후유증을 막기 위해서는 경막에 유착된 신경을 제자리로 복귀시키고 손상된 신경 부위를 개선하는 수술적 치료가 중요하며, 치료가 빠를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기 진단을 놓쳐 이미 신경 손상이 깊다면 치료 효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신 병원장은 “임상사례가 적은 희귀 질환은 잘못된 진단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는 척수 탈출증처럼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환에 대한 연구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병을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들병원은 40여년 동안 축적한 방대한 임상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희귀병, 중증 질환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혁신해 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6-05 09:46:51[파이낸셜뉴스] 장과 뇌 건강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개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장을 ‘제2의 뇌’라고 보는 ‘장뇌축(gut-brain axis)’ 이론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거나 장 건강이 악화되면 뇌 기능과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은주 과장은 “변비가 있으면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는 우리 몸의 장과 뇌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장 운동을 느리게 하는 지사제를 복용한 실험쥐는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장뇌축’ 이론은 장과 뇌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장내 미생물이 뇌와 장을 연결하는 신호 전달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다. 장내 세균의 불균형은 염증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경전달물질의 생성과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울, 불안, 인지기능저하와 관련될 수 있다. 또 뇌신경 물질 중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을 포함한 많은 것들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다. ‘저널 오브 어드밴스트 리서치(IF=10.7)’에 게재된 광주과학기술원(GIST),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의 기초-임상 융합연구에서는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규명됐다.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 지사제의 일종인 ‘로페라미드’를 투여한 결과, 뇌 내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억력 저하 등 병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약 313만명의 한국인과 약 438만명의 일본인에서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비가 한국 코호트에서는 2.04배, 일본 코호트에서는 2.82배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이 과장은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장 운동 기능이 떨어지면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치매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 장애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사전에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는 일반적으로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인지지능 저하뿐만 아니라 망상, 우울, 불안, 초조, 수면장애 등 정신행동증상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다. 말기 치매의 경우 신경학적 증상과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생겨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실금, 욕창, 폐렴, 요로감염증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11 15:55:5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당나라 태종 이세민의 장손황후가 임신한 지 10개월이 넘었는데도 출산을 하지 못해 중병으로 앓아누웠다. 황후는 의식도 명료하지 않았다. 여러 명의 태의(太醫)들이 진료를 했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태종은 매일매일 안절부절못했다. 어느 날, 당 태종은 국정을 처리한 후에 대신 중 서무공에게 “황후가 중병을 앓고 있는데 태의들이 계속해서 치료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하오. 경은 어디에 명의가 있는지 아시오?”라고 물었다. 서무공은 그 말을 듣고 곧 이어서 손사막(孫思邈)을 태종에게 추천하였다. “신은 일찍이 듣기로 화원현(華原縣) 민간 의사로 손사막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종종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약을 수집하는데, 특히 부인과와 소아과에 능숙하다고 합니다. 난치병은 일단 그가 손을 대면 묘수를 되찾을 수 있고 약으로도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인의 견해로는 그를 궁으로 불러들여 황후를 치료해 주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라고 했다. 서무공의 말을 들은 당 태종은 수긍했다. 그래서 사신을 보내어 밤을 새워 화원현으로 보내 손사막을 황궁으로 불러들였다. 당 태종은 손사막이 도착하자마자 즉시 그를 불러 “손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 만인을 회생시키는 공이 있다고 들었소. 황후가 중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져 특별히 선생을 부른 것이니 호전되면 반드시 큰 상을 내리겠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봉건사회로 남녀가 친(親)하지 않았다. 그래서 의례와 가르침에 따라 어의라도 궁내 부녀자를 진찰할 때 대부분 가까이 가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구술에 따라 처방을 받아야 했다. 손사막은 게다가 민간 의사로 무명베 옷차림으로 옷을 평범하게 입고 있었다. 그래서 황후의 봉체(鳳體)에는 더더욱 접근할 수 없다. 손사막은 제대로 진료가 안 될 것을 미리 간파하고서는 황후를 모시는 궁녀를 불러냈다. 그래서 궁녀에게 황후의 병세를 자세하게 물었다. 더불어서 담당 어의가 지금까지 작성해 놓은 병력과 처방전을 받아서 꼼꼼히 검토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근거하여 이미 황후의 병세를 거의 파악하였다. 손사막은 황후의 내실에 들어왔다. 그러나 짐작대로 황후를 마주할 수 없었다. 황후의 내실에는 큰 발이 쳐져 있었고, 손사막은 발과도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앉아야 했다. 그러니 진맥을 할 수 없었다. 황후는 의식도 명료하지 않아 물음에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든지 진찰을 해야했다. 손사막은 붉은 실을 꺼냈다. 그리고 궁녀에게 실의 한쪽 끝을 쥐여 주고 황후의 오른쪽 손목에 매라고 부탁했다. 그러고서는 나머지 한쪽을 발에 통과시켜 자신의 앞쪽까지 당겼다. 손사막은 실을 팽팽하게 당긴 후 손가락을 실에 대고 진맥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아무도 보지 못했던 진맥법이었다. 이것을 인선진맥(引線診脈) 혹은 현사진맥(懸絲診脈)이라고 한다. 손사막은 실 끝에 손가락을 대고 마치 사람의 손목에 진맥하듯이 정신을 집중했다. 황후의 요골동맥이 뛸 때마다 실을 통해서 느껴지는 진동을 파악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 같았다. 황실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서 “손사막은 신의(神醫)로다.”라고 놀라워했다. 손사막은 진맥을 마친 후 “이것은 난산(難産)입니다. 황후의 태실 속의 태아의 심장이 약하고 위치가 불순(不順)한 것이 원인으로 그래서 10개월이 넘도록 태아가 나오지 않으니 중병에 해당합니다.”라고 했다. 당 태종은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것인가?”하고 물었다. 손사막은 “궁녀에게 대나무 발 가까이에 왕비의 손을 잡도록 요청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제가 침을 찌르면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손사막은 궁녀를 시켜서 황후의 왼손을 발 가까이 대게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발 사이로 내밀게 했다. 손사막은 침으로 왼손의 가운데 손가락 끝에 있는 중충혈(中衝穴)을 강하게 찔렀다. 황후는 아파서 비병을 지르면서 온몸을 부들거리며 떨었다. 그러자 잠시 후 갓난아이 소리가 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궁녀가 급하게 뛰쳐 나왔다. “황제 폐하, 황후께서 손사막에게 침을 맞은 후 황자(皇子)도 무사히 태어났고 황후 의식도 되돌아왔습니다.”라고 했다. 훗날의 당 고종이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당 태종은 크게 기뻐하며 손사막에게 “손 선생은 과연 의술이 심오하고 회춘(回春)케 하는 묘수가 있으니 확실히 당대의 명의로소이다! 오늘의 치료는 대단하오.”하고 말했다. 태종은 손사막에게 좋은 말 한 필과 비단 백 척, 천 냥의 황금을 선물했고, 벼슬을 하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손사막은 금은 보화는 물론이고 벼슬 또한 사양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다. 손사막의 현사진맥은 의사들에게 회자되었다. 그래서 이후로 궁의 어의들은 왕비와 후궁을 진찰할 때는 현사진맥을 시도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청나라 건륭제 때 일이다. 건륭제의 공주가 병에 걸렸다. 그런데 건륭제는 어의들이 현사진맥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공주를 진찰하기 전에 어의를 시험해 보고자 했다. 우선 발을 몇 겹을 쳐 놓고 어의가 안쪽을 보지 못하게 했다. 어의는 단지 얼마 전 혼례를 올린 공주를 진찰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어의는 길게 늘어뜨려진 실을 통해서 진맥을 하고 나서는 황제를 기쁘게 하려고 웃으면서 “황제 폐하께 아뢰옵니다. 이것은 분명 희맥(喜脈)입니다.”라고 했다. 희맥은 임신맥을 뜻한다. 건륭제는 어의의 말을 듣자마자 속으로 웃으며 말했다. “이 가는 실로 진맥을 했다는 것인가? 지금 희맥이라고 했는가? 짐은 이를 믿지 못하겠다.”라고 했다. 그러자 어의는 황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신은 지금껏 진맥을 했지만 한 번도 착오가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건륭제는 내시를 시켜서 발을 걷어 올리고 어의를 이끌고 안을 살펴보도록 했다. 그런데 명주실은 공주의 손목이 아니라 걸상다리에 매어져 있었다. 어의는 이것을 보고 깜짝 놀라 기절할 뻔했다. 이것은 황제를 속인 것으로 필경 죽임을 면치 못할 불경죄였다. 어의는 당황해하면서 바닥에 황급히 엎드렸다. 엎드려서 보니 걸상 다리에 작은 구멍이 하나 보였다. 어의는 노련했기에 침착하게 한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황제 폐하, 이 걸상 다리를 쪼개면 제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건륭제는 ‘이게 무슨 말인가?’하면서도 즉시 내시에게 명하여 날카로운 도끼를 꺼내 걸상다리를 쪼갰다. 그랬더니 곁에서 봤던 구멍이 있는 곳 안쪽에 애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어의는 다시 급히 무릎을 고쳐 꿇고서는 “이것 보십시오. 이것은 목(木)의 임신이기에 제가 희맥(喜脈)이라고 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황제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때서야 황제는 어의에게 비로소 병든 공주를 진찰하도록 명했다. 그러나 어의는 땀을 뻘뻘 흘려 옷자락까지 흠뻑 젖었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어의는 공주를 현사진맥을 통해서 진맥했고 진맥 결과를 황제께 고했다. 어의의 진단은 거의 들어맞았다. 어의는 역시나 평소에 내시와 궁녀들을 통해서 후비나 공주의 생활습관, 식습관, 대소변 상태, 수면상태 등을 파악해 왔기 때문에 현사진맥을 통해서 병세를 알아낸 것처럼 말할 수 있었다. 어의는 이렇게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당나라 때 약왕(藥王)으로 칭송받던 손사막이 실제로 손목에 실을 매달아 진맥했는지를 알 수 없다. 설령 실제로 시도를 했던 진맥법이라 할지라도 병세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의문이다. 그의 저서인 <천금방> 등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손사막 시대의 옛날의 의사들은 진맥하는 능력이 요즘보다 탁월했을 것은 분명하다. 촉각과 집중력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사진맥(縣絲診脈)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불가능한 진맥법으로 봉건적 남녀유별(男女有別)한 시대가 만들어 낸 웃지못할 촌극(寸劇)에 불과하다. * 제목의 ○은 ‘실’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중국고사> ○ 長孫皇後與懸絲診脈. 唐貞觀年間太宗李世民的長孫皇後懷孕已十多個月不能分娩, 反而患了重病, 臥床不起. 雖經不少太醫醫治, 但病情一直不見好轉. 太宗每日愁鎖眉頭, 坐臥不寧. 有一日, 唐太宗理完朝政以後, 留大臣徐茂公問道:“皇後身患重病, 經太醫不斷診治, 百藥全無效果. 卿可知哪裏有名醫? 請來爲她繼續治療才是” 徐茂功聞言, 便將孫思邈推薦給太宗說道:“臣早聽說華原縣(今耀縣) 有位民間醫生孫思邈, 常到各地采藥爲群眾治病, 對婦兒科尤其擅長. 疑難之症一經他手, 都能夠妙手回春, 藥到病除. 以臣之見, 還是將他召進宮來, 爲皇後治療才好!” 唐太宗聽過徐茂功的一番話後, 表示同意. 便派遣使臣馬不停蹄, 星夜奔赴華原縣, 將孫思邈召進了皇宮. 唐太宗見孫思邈已經來到, 便立即召見了他, 說道:“孫先生醫術超群, 有起死回生之功, 皇後身患重病, 昏迷不醒, 特請先生前來治療, 若能好轉, 寡人定有重賞.” 但是, 在封建社會, 由於有男女授受不親的禮教束縛, 醫生給宮內婦女看病, 大都不能夠接近身邊, 只能根據旁人的口述, 診治處方. 孫思邈是一位民間醫生, 穿著粗布衣衫, 皇後的鳳體他更是不能接近的. 於是他一面叫來了皇後身邊的宮娥采女細問病情, 一面要來了太醫的病曆處方認真審閱. 他根據這些情況, 作了詳細的分析研究, 已基本掌握了皇後的病情. 然後, 他取出一條紅線, 叫采女把線系在皇後右手腕上, 一端從竹簾拉出來, 孫思邈捏著線的一端, 在皇後房外開始 ‘引線診脈’了. 沒有多大工夫, 孫思邈便診完了皇後的脈. 原來, 孫思邈醫術神奇, 靠著一根細線的傳動, 竟能診斷清人體脈搏的跳動. 這就是他被群眾稱爲神醫的原因. “萬歲! 民醫已對病症經過了查問診脈, 診斷其爲胎位不順, 民間叫做小兒扳心, 故而難產十多個月不生, 致使皇後身患重病.” 孫思邈診斷完畢, 向太宗稟告了病因. 唐太宗聽完以後, 問道:“孫先生言之有理, 但不知你打算怎樣治療?” 孫思邈答道:“只需吩咐采女, 將皇後的手扶近竹簾, 民醫在其中指紮上一針即見效果.” 於是采女將皇後左手扶近竹簾, 孫思邈看准穴位猛紮了一針, 皇後疼痛, 渾身一顫抖. 不一會兒, 只聽得嬰兒呱呱啼哭之聲, 緊接著采女急急忙忙跑出來說道:“啟稟萬歲, 皇後被孫醫師紮過一針後,產下了皇子, 人也蘇醒了!” 唐太宗聞言大喜, 對孫思邈說道:“孫先生果真醫理精深, 妙手回春, 確實是當代名醫!” (장손황후을 현사진맥하다. 당나라 정관 연간에 태종 이세민의 장손황후가 임신한 지 10개월이 넘었는데도 출산을 못하고 중병에 걸려 앓아누웠다. 많은 태의의 치료를 받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태종은 매일 미간을 찌푸리고 안절부절못했다. 어느 날 당 태종이 조정의 일을 마치고 나서 대신 서무공에게 물었다. “약은 효과가 없다. 유명한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계속 치료하도록 하라.” 서무공은 이 말을 듣고 손사막을 당 태종에게 추천하면서 말했다. “화원현에 민간의사 손사막이라는 의사가 있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어왔습니다. 그는 종종 여러 곳을 다니며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수집했고, 특히 산부인과와 소아과에 능숙합니다. 그 사람은 치료할 수 있을 텐데, 소인의 생각에는 그를 궁궐로 불러내어 왕비를 치료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서무공의 말을 듣고 당 태종은 이에 동의하여 별이 빛나는 밤에 화원현에 쉬지 않고 사신을 보내 손사막을 궁궐로 불러들였다. “손사막 당신은 의술이 뛰어나고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다고 들었다. 왕비가 중병에 걸렸고 의식도 없어서 특별히 당신을 불러 치료를 받고자 한다. 만약 능히 호전이 되면 과인이 큰 상을 내리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봉건사회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친밀해서는 안 된다는 예법 때문에 궁궐에서 여자를 진료하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들과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단지 타인의 설명과 진료기록 등을 보고서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손사막는 민간의사로서 거친 옷을 입고 있어서 왕비의 봉황 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왕비 옆에 있는 궁녀에게 연락해서 상태를 자세히 알아보고 동시에 어의의 진료기록부와 처방전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이를 바탕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연구를 진행한 결과 왕비의 상태를 기본적으로 파악하게 되었다. 그런 다음 그는 붉은 실을 꺼내서 채녀에게 왕비의 오른쪽 손목에 실을 묶고 대나무 커튼에서 한쪽 끝을 당겨달라고 요청했다. 손사막은 실의 한쪽 끝을 잡고 실을 잡고 맥을 잡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사막은 진단을 시작했다. 손사막의 의술은 너무나 신기해서 실의 파동을 통해 사람의 맥박을 진단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대중들에게 기적의 의사로 불렸다. “황제 폐하, 민간인 의사인 제가 병을 살펴보니 맥박을 진단한 결과 태아의 위치가 이상하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민간에서는 이것을 태아의 심장이 아프다고 합니다. 그 결과 왕비는 10개월이 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하는 중병에 걸린 것입니다.” 손사막은 진단을 마친 후 당 태종에게 병의 원인을 알렸고, 이 말을 들은 당 태종은 “손 선생의 말씀은 일리가 있지만 어떻게 치료할 생각인 지 모르겠다.”라고 물었다. 손사막은 “채녀에게 대나무 발 가까이에 왕비의 손을 잡도록 요청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제가 침을 찌르면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채녀가 왕비의 왼손을 대나무 발 가까이에 대고 손사막은 혈점을 찾아 침을 놓자 왕비는 온몸을 아파하며 떨었다. 잠시 후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채녀가 급히 달려가서 말하기를 “황제께 아뢰옵니다. 황후가 손사막에게 침을 맞은 후 황자를 낳고 의식도 깨어났습니다.”라고 했다. 당 태종은 크게 기뻐하며 손사막에게 “손 선생은 과연 의술이 심오하고 묘수가 회춘하니 확실히 당대의 명의다.”고 말했다.) ○ 乾隆皇帝與懸絲診脈. 一日乾隆皇帝宣禦醫看病, 禦醫不知那位妃子染恙, 心想先討吉利再說. 於是就在懸絲上診了一會兒脈後, 喜形於色地說 : “啟稟萬歲, 喜脈!” 乾隆一聽, 暗地笑了, 說道“憑這根細絲診脈看病?朕不信!” 禦醫忙磕頭道:“臣診脈, 從未有過差錯.” 乾隆命太監帶禦醫去看懸絲另一頭. 原來, 皇帝想試試禦醫的本領, 絲線的另一端並未系上病人的手腕, 而是系在凳腿上. 禦醫看了大吃一驚, 險些嚇暈——這可欺君之罪啊! 但他不愧有經驗的老禦醫, 稍定了一下神, 他搬起凳子細細查看一遍後, 說:“敢請劈開凳腿, 便知微臣講的真假.” 乾隆立即命太監取出利斧劈開凳腿, 只見凳腿中有一小蛀洞洞內有只小蟲正蠕動, 禦醫忙跪奏:“萬歲請看此爲木之孕也, 叫喜脈.” 皇上一聽, 面露喜色點頭表示認同, 這才命其給正生病的格格診治. 此這位禦醫已嚇得大汗淋漓, 連衣襟都濕透了. (건륭황제와 현사진맥. 어느 날 건륭제가 어의에게 진찰을 부탁했는데, 어의는 후비가 아픈 것을 모르고 먼저 행운을 빌고 싶어서 현사진맥을 통해 확인했다. “황제 폐하께 아뢰오. 임신맥입니다!”라고 했다. 건륭은 이 말을 듣고 몰래 웃으며 “이 얇은 실로 맥박을 진단할 수 있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하자 어의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 “저는 맥박을 통해 판단하는 데에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사옵니다.” 건륭제는 내시에게 명령하여 어의를 데리고 실의 묶인 반대쪽 끝을 보게 하였는데, 알고 보니 비단실의 반대쪽 끝은 환자의 손목이 아닌 의자 다리에 묶여 있었다. 어의는 그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거의 기절할 뻔했다. 이것은 황제를 속인 범죄다. 그러나 그는 노련한 황실 어의에 걸맞은 사람이었다. 그는 잠시 진정한 후 의자를 들어 올려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감히 의자 다리를 쪼개면 신이 말씀드린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건륭은 즉시 내시에게 명령하여 날카로운 도끼를 꺼내 의자 다리를 쪼개어 보니 의자 다리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 속에서 작은 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어의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황제 폐하, 이것은 나무의 임신이기에 이 또한 임신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행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그에게 병든 공주를 진단하고 치료하라고 명했다. 어의는 너무 겁에 질려 땀을 많이 흘리고 옷까지 흠뻑 젖었다.) * 상기 관련 고사 출처 : 중국 <백도백과(百度百科)> 사이트의 ‘懸絲診脈’ 관련 내용임.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3-08 10:41:43[파이낸셜뉴스] 차에 치인 고양이를 구조했다가 '절도죄'로 신고 당한 유튜버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유튜브 '수달쏭' 채널에는 '차에 치인 새끼냥이 곁을 지키는 어미 고양이. 차를 세우자 어미 고양이의 놀라운 행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는 설 연휴였던 지난달 11일 수달쏭이 동생과 함께 마트로 이동하던 중 촬영됐다. 영상에서 수달쏭은 차에 치인 듯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 어미로 추정되는 다른 고양이는 옆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수달쏭은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 위 고양이를 풀숲으로 옮겼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자 어미 고양이는 자리를 피하다가도 떠나지 못한 채 뒤를 돌아봤다. 새끼 고양이의 숨이 붙어 있는 걸 확인한 두 사람은 녀석을 차가운 길바닥에 두고 갈 수 없었다. 새끼 곁을 지키던 어미 고양이는 수달쏭이 탄 차로 다가왔고 결국 이들은 고양이 두 마리를 차에 태웠다. 다행히 새끼 고양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달쏭은 "의식을 잃은 채 대소변을 지리던 고양이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며 고양이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양이 두 마리에게 '설이', '기적'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중성화 수술도 예약하며 가족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수달쏭이 '절도죄로 신고당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은 것이다. 수달쏭은 "얘네들은 주인이 있었다. 처음엔 황당하고 화가 났었지만 직접 통화하고 서로 오해를 풀고 행여 우리 차가 사고 낸 거 아닐까 하는 작은 오해조차 없게 하기 위해 블랙박스 영상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고양이가) 살던 집에는 똑같이 생긴 새끼 고양이가 두 마리 더 있었다. 반전은 얘(기적)가 엄마고 설이는 친이모였다. 공동육아를 해서 엄마처럼 행동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들을 데리고 가서 그날 있던 일과 새끼 고양이의 현재 상태 등을 말했다. 대화하느라 사진을 많이 못 찍어 아쉽지만 설이와 기적이 덕분에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3-06 13:23:36[파이낸셜뉴스] 중증 정신장애인인 동생을 돌보면서 종교적인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난방을 틀지 않는 등의 학대를 가한 7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박명희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76)를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하고 남동생 B씨(69)에 대한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 등 법률 지원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1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동생 B씨의 기초연금 등을 관리하는 보호자로 종교적인 이유로 피해자의 치료를 거부하고 주거지에 대소변이 묻어 있어도 청소하지 않은 채 B씨를 유기하는 등 기본적 보호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한겨울에도 난방 등을 하지 않고 단수·단전된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B씨는 영양불량으로 인해 생명이 위중한 상태로 발견됐다. B씨는 중증의 조현병 환자로 환시, 환청 등을 겪고 있었다. 피해자의 다른 가족들은 B씨에 대한 보호를 거부하는 가운데 A씨는 '동생이 신의 구원을 받아야 한다'며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거친 뒤 지난해 12월1일 B씨를 긴급구조했다. 앞서 B씨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약 6개월간 행정입원했으나 기간 만료로 퇴원한 뒤 A씨에 의해 재차 방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유관기관 회의를 거쳐 B씨를 행정입원 조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B씨를 위한 성년후견임을 선임했다. 이를 통해 A씨로부터 피해자를 분리한 뒤 정확한 장애 정도를 진닫받아 장애인 등록을 진행하고 장애인급여 지원, 장애인시설 입소 등 국가의 복지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1-22 10:30:29허리 디스크 탈출증은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륜이 약해진 상태에서 디스크 수핵이 섬유륜 밖으로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신경 염증을 일으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어나가는 방사통이 발생한다. 디스크 수핵이 아예 떨어져나가 흘러내리면 신경 압박이 더욱 커져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더 진행돼 마미신경을 모두 누르게 되면 점차 감각이 없어지면서 대소변 장애, 하반신 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우리들병원은 파열된 디스크 수핵이 위아래로 심하게 흘러내린 허리 디스크 치료에 내시경 시술의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위아래로 흘러내린 요추 디스크 탈출은 내시경적 방법으로는 파열된 추간판을 제거하기 까다롭고 제한적이라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관혈적 수술이 선호됐다. 환자 입장에서 최소침습적이고 재활 및 회복이 빠른 내시경 시술법은 치료 효과와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흘러내린 디스크 탈출증에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청담 우리들병원 최용수 원장은 파열된 디스크가 심하게 흘러내려 척추 몸통뼈 뒤쪽 척추경 내벽에 위치한 디스크 수핵을 '척추경 접근법', 즉, 척추경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흘러내린 디스크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제거하는 최신 기술에 성공했다. 병원이 흘러내린 허리 디스크 환자들에게 척추경 접근법을 이용한 국소마취 내시경 시술을 시행하고 평균 12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파열된 디스크 수핵이 안전하게 제거됐다. 통증 및 기능장애 개선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통증지수(VAS)는 시술 전 평균 7.2에서 시술 후 평균 0.2, 다리 통증지수(VAS)는 시술 전 평균 8.4에서 시술 후 평균 0으로 낮아졌다. 또 기능장애 지수(ODI)는 시술 전 평균 72에서 시술 후 평균 6으로 치료 효과가 우수했다. 모든 환자는 내시경 시술 후 당일 퇴원했으며 합병증이나 척추 불안정증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흘러내린 디스크 조각에 접근하기 위해 척추 척추경에 만든 미세 구멍도 완벽하게 재생됐다. 최용수 원장은 "척추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내시경 허리 디스크 시술은 환자의 빠른 재활과 회복, 안전하고 신속한 치료 과정 등의 장점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척추관 내 디스크 탈출증은 물론, 흘러내린 디스크, 극외측 디스크 같이 발견이 어렵고 치료는 더욱 까다로운 디스크 치료에도 적응증의 한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규민 기자
2023-11-23 18:46:48[파이낸셜뉴스] 허리 디스크 탈출증은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륜이 약해진 상태에서 디스크 수핵이 섬유륜 밖으로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신경 염증을 일으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어나가는 방사통이 발생한다. 디스크 수핵이 아예 떨어져나가 흘러내리면 신경 압박이 더욱 커져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더 진행돼 마미신경을 모두 누르게 되면 점차 감각이 없어지면서 대소변 장애, 하반신 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우리들병원은 파열된 디스크 수핵이 위아래로 심하게 흘러내린 허리 디스크 치료에 내시경 시술의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위아래로 흘러내린 요추 디스크 탈출은 내시경적 방법으로는 파열된 추간판을 제거하기 까다롭고 제한적이라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관혈적 수술이 선호됐다. 환자 입장에서 최소침습적이고 재활 및 회복이 빠른 내시경 시술법은 치료 효과와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흘러내린 디스크 탈출증에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청담 우리들병원 최용수 원장은 파열된 디스크가 심하게 흘러내려 척추 몸통뼈 뒤쪽 척추경 내벽에 위치한 디스크 수핵을 ‘척추경 접근법’, 즉, 척추경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흘러내린 디스크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제거하는 최신 기술에 성공했다. 병원이 흘러내린 허리 디스크 환자들에게 척추경 접근법을 이용한 국소마취 내시경 시술을 시행하고 평균 12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파열된 디스크 수핵이 안전하게 제거됐다. 통증 및 기능장애 개선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통증지수(VAS)는 시술 전 평균 7.2에서 시술 후 평균 0.2, 다리 통증지수(VAS)는 시술 전 평균 8.4에서 시술 후 평균 0으로 낮아졌다. 또 기능장애 지수(ODI)는 시술 전 평균 72에서 시술 후 평균 6으로 치료 효과가 우수했다. 모든 환자는 내시경 시술 후 당일 퇴원했으며 합병증이나 척추 불안정증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흘러내린 디스크 조각에 접근하기 위해 척추 척추경에 만든 미세 구멍도 완벽하게 재생됐다. 최용수 원장은 “척추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내시경 허리 디스크 시술은 환자의 빠른 재활과 회복, 안전하고 신속한 치료 과정 등의 장점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척추관 내 디스크 탈출증은 물론, 흘러내린 디스크, 극외측 디스크 같이 발견이 어렵고 치료는 더욱 까다로운 디스크 치료에도 적응증의 한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1-23 10:5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