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고삐를 죄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차주들에게 616억원 규모의 부당·부실대출을 한 것이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부실대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회장의 친인척 기업이 대출 신청 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 담보가치가 없는 담보물에 대해 담보설정을 했는데도 대출을 승인하거나 대출 취급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지점전결로 임의처리했다. 금감원은 향후 법률검토를 거쳐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관련 차주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관련 법령 위반소지 및 대출취급 시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한 법률검토를 토대로 제재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하는 한편 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차주 및 관련인의 허위서류 제출 관련 문서위조,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당행을 이용하시는 많은 고객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취급한 부당 여신(대출)의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회장 친인척 기업의 지난달 19일 기준 대출잔액은 총 304억원(16개 업체 25건)이다. 이 중 269억원(13개 업체 19건)이 단기(1개월 미만) 연체상태이거나 부실화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금감원 검사가 종료된 지난 9일 기준 해당 기업의 대출잔액은 총 303억원(16개 업체 25건)이지만 담보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예상액은 82억~158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8-11 18:30:29[파이낸셜뉴스] 담보나 매출이 부족해도 기술력만 있으면 대출 한도·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기술금융’ 제도가 개선된다. 은행은 기술 기업에 대출을 실행할 경우 기술 등급별 금리 인하 폭을 내규에 반영하고 우대금리를 얼마나 줬는지 금리 정보 및 대출 잔액을 신용정보원에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은행이 기업의 기술등급을 평가사에 의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착관계를 차단해 명확한 기술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3일 서울시 마포구 마포프론트원에서 개최한 기술금융 개선방안 간담회에서 이같은 '기술금융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기술금융 관련 기관들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과 평가사 의견 등을 토대로 마련됐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하락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을 이뤄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이 기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입된 기술금융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담보 및 매출은 부족하더라도 기술력이 있다면 대출 한도나 금리에서 우대를 주기 위해 지난 2014년 기술금융을 도입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기술금융은 중소기업 대출 잔액(1041조4000억원)의 29%(304조5000억원)를 차지하며 제조업 등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크게 강화했다. 기술금융이 이처럼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자체 기술신용평가의 경우 데이터 정합성이 일정 수준 나타나 은행이 기술기업 대출에 활용할 수 있지만 외부 기술신용평가사의 경우 데이터 비정합성이 심각해 데이터 비정합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기업이 기술금융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등급별 우대금리를 명확화하기로 했다. 은행이 기술 등급별 금리 인하 정보 및 대출 잔액을 신용정보원에 제출하고 이를 정부가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의 기술력에 따라 담보 없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기업 신용대출 취급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해 신용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술금융의 신용대출 비중은 2021년 24.2%에서 2023년 22.4%로 하락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테크평가 시 기술등급별로 더 높은 금리인하를 한 은행에 가점을 부여함으로써 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며 “기술금융의 신용대출 취급에도 가중치를 부여해 담보 위주의 여신 관행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평가 과정도 개선된다. 그동안 은행은 저가입찰로 평가사를 선정해 수수료를 대폭 낮추면서 기업 기술평가의 부실화가 유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대출이 나가는 은행 지점에서 평가사를 선택해 평가사가 지점의 입맛에 맞는 관대한 평가 결과를 주겠다고 암시하는 등 부적절한 유착관계도 발생했다. 이에 금융위는 평가 수수료보다는 평가사의 평가서 품질에 따라 평가 물량을 배정함으로써 평가사가 평가품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은행 본점이 지점에 평가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평가 의뢰자인 은행이 평가사에 평가 등급을 사전 문의하거나 특정 등급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신용정보법에 은행에 대한 행위규칙을 마련하고, 기술금융 대상을 보다 명확하게 해 은행이 비기술기업에 대해 평가 의뢰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예정이다. 기술평가 과정에서 현장 조사를 하지 않고 평가서를 작성하는 악성 관행을 없애고, 평가등급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세부평가의견 작성을 의무화한다. 평가자가 임의로 정상점수를 조정해 기술등급을 상향하는 등의 관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기술등급 산정에 관한 가이드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기술금융의 사후평가를 강화하고 기술금융 관련 법령을 정비할 방침이다. 특히 금융위는 미흡등급을 받은 평가사의 평가를 받은 은행의 대출실적을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 잔액에서 제외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은행이 우수한 평가사에 물량을 더 많이 의뢰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번 개선방안을 계기로 기술금융이 한 단계 성장하여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자금애로를 적극 해소해주는 제도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면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4-03 10:13:18[파이낸셜뉴스]새해에 금융제도가 달라진다. 크게 △금융 이용 부담 축소 및 지원 확대 △투자자·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 규제 합리화 △투명한 금융·책임 강화 등 네 가지 축이다. 31일 금융위원회는 새해부터 달라지는 금융제도 세부 내용을 안내했다. 우선 금융 이용 부담을 줄이고 지원은 늘리기 위해 1월부터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이 기존 신용대출에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까지 확대된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도래시 청년도약계좌로 일시납입을 허용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청년도약계좌 소득 요건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2024년 1·4분기부터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지원대상 대출이 기존 2022년 5월 31일까지 최초 취급된 대출에서 2023년 5월 31일까지 최초 취급된 대출로 확대된다. 금융비용 경감 정도도 1년간 보증료 0.7%p 면제, 최대 0.5%p 추가금리 인하로 최대 1.2%p 내리기로 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대출을 갚기 어려운 개인채무자는 과도한 연체이자와 빚 독촉에 따른 부담을 덜고 빠르게 재기할 수 있다. 오는 2024년 1월 중 시행령 개정이 예정된 팩토링 확대는 신용보증기금법 개정으로 신보 팩토링 서비스를 매출액 등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내년 2·4분기부터는 우수대부업자에 대해 제재감면·포상, 진입·유지요건 개선, 비교·공시 등을 통해 저신용층 자금공급을 위해 노력하는 대부업자를 지원한다. 두 번째로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 편리성을 개선하고 투자자와 소비자 보호도 강화한다. 오는 1·4분기부터 배당금 규모를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상장사 결산배당 절차를 개선한다. 소비자가 간편하게 여러 보함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도 오는 2024년 1월 출시한다. 2024년 1·4분기 중 저축은행도 '금융앱 간편모드'를 도입해 이용자가 보다 간편하게 모바일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모바일 앱에 간편하고 직관적인 구조와 디자인을 적용하고 자주 이용하는 기능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오는 2024년 10월부터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도 시행된다. 소비자가 요청하면 요양기관에서 보험금 청구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송부할 수 있다.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오는 2024년 9월부터는 선불업 등록대상을 확대하고 선불업자 영업행위도 규율한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업종 기준을 삭제하고 등록면제 기준인 가맹점 수를 10개 이하에서 1개로 축소한다. 세 번째로 금융 규제 합리화를 위한 개선도 시행된다. 오는 1월부터 금융회사가 해외 인프라 투자 과정 등에서 보유하게 된 외화대출채권을 국내뿐 아니라 외국 금융회사에도 양도할 수 있다. 기존 역외 금융회사 투자나 해외 지사를 개설할 때 사전 신고해야 했던 것을 오는 1월부터 사후보고 형태로 금융사 해외직접투자 신고의무를 완화하고 금융업권법과 중복신고·보고 의무도 면제한다. 2024년 2월부터 '스트레스 DSR' 제도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이에 따라 전 금융권의 변동·혼합·주기형 대출상품에 대해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다. 아울러 2024년 1·4분기부터 금융회사가 견고한 금융보안 체계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원칙·목적 중심 금융보안 규제체계로 전환한다. 마지막으로 내부통제 강화 등 금융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은 강화한다. 2024년 하반기부터 금융회사 임원별 책임을 명확히 한 '책무구조도'를 도입한다. 2024년 2·4분기부터는 은행의 수익, 비용, 배당 등 경영현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영현황보고서'도 매년 은행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2024년 상반기 중 금융규제 샌드박스 홈페이지에서 심사 진행 및 향후 일정 등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2-31 10:32:10[파이낸셜뉴스] 기술보증기금이 특허청과 함께 '지식재산공제 분쟁비용 즉시대출 제도'를 시행, 지식재산공제에 가입 시 지식재산 관련 분쟁이 발생하는 즉시 변리사·변호사 선임비용 등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다. 20일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지식재산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 비용 부담과 지식재산 분쟁 리스크를 완화하고 해외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식재산 금융제도다. 지난 2019년 8월 기보가 특허청과 함께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가입기업은 △높은 수준의 부금이자율(3.25%) △보증료 0.2%p 추가 감면 △납입액의 최대 5배 이내에서 지식재산비용 대출 △납입액의 90% 이내로 경영자금 대출 지원 △무료 자문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식재산공제에 가입한 이후 6개월 이상 부금을 납입해야만 지식재산비용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분쟁비용 즉시대출 제도 도입으로, 지식재산공제에 가입하면 심판·소송 등의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즉시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유는 지식재산권 심판, 재심, 심결 취소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소송, 기술탈취·영업비밀 분쟁 등과 관련된 비용에 한정되며, 납입한 부금의 최대 3배 이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또한, 공제가입 이전 6개월 이내에 발생한 지식재산분쟁에 대해서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에 처한 기업의 자금조달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지난 2019년 8월 출범한 지식재산공제는 2023년 9월까지 약 1만5300개 기업이 가입해 약 1870억원의 부금이 조성됐으며, 지식재산공제 가입을 원하는 기업은 지식재산권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기보 영업점 또는 지식재산공제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가입신청이 가능하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기보의 지식재산공제사업은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특허청과 연계된 우대혜택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해 왔다"며 "기보는 앞으로도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혜택을 발굴하고, 기술기업의 해외진출과 지식재산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10-20 08:49:55[파이낸셜뉴스] 전세자금대출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포함시키고, 매매 전세비율(전세가격/매매가격)이 70% 이상인 주택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B금융그룹 KB경영연구소는 18일 '전세 제도의 구조적 리스크 점검과 정책 제언' 보고서를 통해 전세자금대출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주택가격 왜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세제도’의 구조적 리스크로 △전세보증금이 주택 구입 자금의 큰 비중을 차지해 주택 경기 하락 시 전세보증금이 주택가격 보다 높은 ‘역전세 현상’, △주택 구입과 동시에 전세 계약이 가능해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만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무자본 갭투자’ 가능성, △임차인이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 신용상태 등을 확인할 수 없어 전세 계약 때부터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에 노출, △주거안정을 위한 전세자금대출이 오히려 전세 가격 상승과 갭투자 수단이 되어 주택 시장 가격변동성을 더 높이는 요인이 되는 점 등을 꼽았다. 이에 개선방안으로는 △전세 제도 관련 금융 시스템 개선 및 보증보험 강화 △임대인 신용 정보 제공 △기업형 임대사업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주택가격 왜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세자금대출을 DSR에 포함시키고, 매매 전세비가 70% 이상인 주택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자금대출은 거래 금액이 커 금융비용 역시 커질 수 밖에 없으며,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대출은 결과적으로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투자자가 전세를 활용해 높은 LTV(주택담보인정비율)로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며 이를 위해 DSR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B경영연구소 강민석 박사는 “‘전세제도’가 지금까지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왔지만, 최근 과도한 갭투자로 인해 전세사기, 깡통 전세 문제 등이 발생함에 따라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히 필요해졌다”며 “단기적으로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되 장기적으로는 전세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 해결을 위한 시스템 개선 등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06-18 07:57:42우수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대한변리사회의 엑시스 밸류 등 지식재산(IP) 가치평가 시스템 등을 활용해 특허를 담보로 최대 20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로 증가하고 있는 중소기업 특허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허의 출원부터 정교한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비 창업자부터 중소기업까지 맞춤형 지원제도 27일 파이낸셜뉴스와 대한변리사회 주최로 부산 강서구 신라스테이에서 진행된 '부산 중소·중견기업 IP경영 컨퍼런스'에서 주요 강연자들은 부산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한 IP를 활용한 다양한 지원제도와 유의사항 등을 소개했다. 부산지식재산센터의 정찬길 변리사는 예비창업자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지원사업을 안내했다. 부산지식센터는 부산 관내 중소 벤처기업의 지식재산 창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특허청 지정으로 개설된 기관이다.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IP디딤돌 프로그램은 아이디어 1건당 160만원까지 특허출원비용을 지원하고 IP 나래 프로그램은 기술을 보유한 7년 이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5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4차 산업혁명 및 IP 기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 지식재산 바우처를 통해서는 IP 권리화, 컨설팅을 지원한다. 아울러 부산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홍보영상, 특허맵 등 2000만원까지 실질적인 IP 이슈에 대해 지원하는 중소기업 IP 바로지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정 변리사는 "해외 특허출원을 추진하는 기업을 선정해 연 7000만원까지 최대 3년간 2억10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라면서 "상표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 많은 부산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소상공인의 IP 역량 강화를 위한 상표출원비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P금융 활용 위해서는 제대로 된 가치평가 선행돼야 특허법인 RPM 대표변리사이자 변리사회 기획이사인 김병주 변리사는 IP 가치평가 방안과 변리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가치평가 시스템인 엑시스 밸류를 소개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의 IP 금융 잔액이 지난 2021년 이미 6조원을 넘어서면서 기술 가치평가가 기술거래, 현물출자, 자금유치, 특허소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IP 실사를 위한 IP 실사평가 가이드 △등급평가를 위한 엑시스 밸류 △가액평가를 위한 엑시스 밸류 V 등 주요 가치평가 시스템을 안내했다. 특히 변리사회가 개발한 온라인 특허등급평가 시스템인 엑시스 밸류의 활용가치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엑시스 밸류는 변리사 다수가 직접 참여해 결론을 도출하는 집단 정성평가인 델파이 기법을 활용하고 신뢰도를 높인 가치평가 시스템이다. 여기에 출원번호, 등록번호, 키워드 등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특허를 검색해 가치를 가액으로 평가하는 엑시스 밸류 V도 추진하고 있다. 이준호 변리사는 이 같은 IP 가치평가를 활용한 실질적인 금융지원 제도를 안내했다. IP 보증대출의 경우 IP 사업화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10억원의 한도보증을 받을 수 있다. IP 담보대출은 IP 사업화 및 매출발생기업이 민간은행을 통해 건당 5억~20억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IP 투자 유치기업들은 가치평가를 벤처캐피털(VC)로부터 건당 10억~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이 변리사는 다만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부동산과 달리 특허는 거래 사례가 매우 부족하다"면서 "거래 사례가 있더라도 실제 거래내용이 비공개돼 사례를 참고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IP 대출은 매출액이 어느 정도 발생하고 성장성이 인정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본격적인 매출 발생 전이라면 IP 투자 유치를 먼저 진행하면서 IP 자산을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동엽 아이피즈 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중소기업 간 특허분쟁 대응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하 변리사는 특허분쟁에 있어서 특허침해를 판단할 수 있는 청구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변리사는 "침해판단에 있어서 청구항은 권리의 시작이자 끝"이라면서 "청구범위가 부실하면 특허등록증은 종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그는 "특허침해판단을 통해 명심할 부분은 결국 IP 창출 과정에서부터 강한 특허 청구범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 "권리성과 유효성을 모두 확실히 가지고 있는 특허를 창출해야 하고 출원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후속절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3-04-27 18:07:35내년 1월부터 임대인이 세금 체납정보를 숨기고 임대차 계약을 하거나 임차인의 동의 없이 관리비를 올리는 등 임대차 계약 시 빚어지는 임대인의 갑질 관행이 근절된다. 임차인이 계약 후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대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등의 사례도 차단된다. 법무부는 21일 국토교통부와 함께 전세사기 피해방지 대책의 후속조치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2023년 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전월세 계약하며 '선순위 임차인 확인권' 시행 우선 세입자는 전월세 계약할 때 자신이 선순위 임차인인지 확인하기 수월해졌다. 현행법상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선순위보증금 등 임대차 정보를 요청할 수 있지만, 임대인이 거부하면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세 들어 사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자신이 보증금을 얼마나 건질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이 보증금 선순위인지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정보제공에 관한 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문언에 밝히고, 임대인도 의무적으로 동의하도록 했다. 집주인 체납정보도 계약 체결 전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임대인이 계약 전 체납한 세금이 있는 경우 국가의 조세채권이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보다 우선하게 돼 보증금을 모두 못 돌려받는 사례가 많았다. 1월부터는 세입자가 계약 전 임대인의 다른 체납액이 없음을 증명하는 납세증명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했다. 임대인이 이를 제시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 임차인이 직접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동의함으로써 제시의무를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임대인이 납세증명서 제시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은 "사실상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진지한 의사가 없으면서 개인정보를 알기 위해 남용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소액임차인의 범위 및 최우선변제금을 상향 조정했다. 서울시의 경우 소액임차인 범위가 기존 1억5000만원 이하에서 1억6500만원으로, 최우선변제금은 5000만원 이하에서 5500만원 이하로 변경된다. ■'몰래 담보대출' '관리비 갑질' 차단집주인이 세입자 전입신고 직전에 담보대출을 받거나 근거 없이 관리비를 올려받는 갑질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계약 체결 후 입주 전 임대인의 담보권 설정금지 특약을 신설했다. 현행법상 임차인의 대항력이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는 점을 악용, 일부 임대인이 계약 직후부터 전입신고를 하는 날까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 저당권을 설정해주는 일이 있었다. 법무부는 개정된 표준계약서에 특약을 추가했다. 특약에는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기로 한 다음 날까지 저당권 등 담보권을 설정할 수 없다는 조항과 이를 위반할 시 임차인에게 계약 해제·해지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표준계약서엔 관리비 기재란도 추가돼 정확한 합의를 통해 관리비를 산정하도록 했다. 세입자가 전세금 인상을 거부하자 집주인이 관리비를 올려 받는 등 이른바 '전세 갑질'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제출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국회 논의를 지원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을 통해 선순위임차인 정보 및 임대인의 체납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돼 전세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및 관련 법제 정비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2-11-21 18:23:08[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안심전환대출 주택가액 요건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확대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6일 금융 당국에 요청했다. 서민을 위한 '긴급 생계비 소액 대출제도' 도입도 당부했다. 고물가, 고유가로 자동차 보험료 부담에 비해 체감 혜택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손해보험협회에는 자동차 보험 실질혜택 강화을 촉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민생금융점검 당정 협의회' 이후 브리핑을 통해 금융당국 및 업계에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안심전환대출 주택 요건을 연말 6억원에서 내년 초 9억원까지 확대하고, 청년 전세특례 보증 한도를 2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요청했다. 여당이 선제적으로 요건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금리로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당정은 서민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현재 10조원에서 12조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고려, 여당은 정부에 긴급 생계비 소액 대출제 도입을 요청했다. 금리 상승기에 서민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걸 막기 위한 보호책이다. 아울러 여당은 금융회사와 채무자 간 자율적 채무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개인채무자보호법을 제정키로 했다. 정부에서는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환대출 인프라를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하는 등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비롯해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보완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여당은 고물가, 고유가로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반면 체감 혜택이 낮다는 점을 고려, 보험업계에 '보험 혜택 강화'를 요청했다. 성 의장은 "코로나19로 자동차 이용률이 조금 낮아진 것도 사실이고 물가 영향도 있어서 시장의 자율적 기능이 작동되도록 했다"라며 "손해보험협회에 (보험료의) 실질적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민간 영역인 만큼 당국이 강제하기보다는 시장의 자율적 조정을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협의에는 당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류성걸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박종석 금융결제원장 등이 참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11-06 17:05:09[파이낸셜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태양광 발전 관련 금융권 대출 부실 우려와 관련해 문제점 발견 시 제도 개선점을 살펴보겠다고 6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태양광 발전 관련 대출의 부실화 우려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태양광과 관련한 건은 국무조정실에서 전반적으로 문제를 발표했다"며 "다만, 금융 쪽에서도 담보 평가나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그것은 금융당국에서 볼 필요가 있으므로 금융감독원에서 일단 실태 파악을 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제도개선 측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른 부처와 협조해 제도개선 할 게 있는지를 보겠다"고 언급했다. 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청구 전산화에 대한 윤 의원 질의에는 "국민 여러분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화면에서 종이가 낭비되는 것을 보니 빨리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러 번 얘기해도 안 되니 (의료계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까지 감안해서 해결 방안을 보건복지부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2-10-06 14:12:44[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시장금리가 1%포인트(p) 오르면 약 97만명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대출로 밀려날 것이라는 국책연구원의 경고가 나왔다. 법정 최고금리(현재 연 20%)를 시장금리 연동형으로 바꿔야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김미루 연구위원의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 최고금리 운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6.0%까지 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국은행은 첫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다. 김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며 2금융권의 조달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법정 최고금리가 고정된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면 최고금리 근접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던 가구들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대출금리 법적 최고 허용치인 법정 최고금리는 20%다.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있지만,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던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에서는 수익이 줄어 대출 공급을 거부하는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김 연구위원은 2021년 말 대비 현재 조달금리가 약 2%p 오르면서 69만2000명의 대출자, 6조3000억원 규모의 2금융권 신용대출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보유한 전체 대출이 35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체 규모가 최대 이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조달금리 상승 폭이 오를수록 심화한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보다 조달금리가 추가로 1%p 상승할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약 97만명이 대부업·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보유한 신용대출 규모는 약 9조4000억원이고, 총 대출 규모는 49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대 50조원에 육박하는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면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배제 현상을 대폭 완화할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조달금리 상승 폭만큼 최고금리가 인상되면 원래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됐을 취약차주 대다수에게 대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부담의 상승이 취약가구에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상환부담 증가로 필수 소비가 제약되거나 생활고를 겪는 취약계층을 선별해 저금리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등 재정을 통한 보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07-26 12:5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