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관계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유족들이 반발하는 만큼 항소심 법정까지 사건이 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 류미진 전 112상황관리관, 정대경 전 112상황팀장 등 3명에 대해 모두 이처럼 판단했다. 재판부는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기 위해서는 시간,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파악돼야 하는데 서울 전체를 관할하는 서울경찰청장으로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적인 사정을 직접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는 용산 경찰서가 제공한 정보에 의존해서 파악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 전 청장이 서울경찰청 정보과·생활안전과·교통과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았고, 용산경찰서로부터는 이태원 사고 전날까지 용산경찰서장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같은 정보로 인해 인파 운집을 넘어선 대형 사고까지 인식할 수는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각의 보고서나 문자 메시지 부분을 종합적으로 볼 때 피고인 김광호로서는 2022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태원 일대에 다수의 인파가 집중될 것이라는 내용을 넘어서 '대규모 인파 사고가 발생될 여지도 있지 않을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우려나 그와 관련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중운집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이 핼러윈 축제와 같이 주최자 없이 자발적으로 운집한 행사에 적용될 수 있는지와 별개로 기본적으로 혼잡경비 요령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에도 적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김 전 청장이 이 사건 같은 대규모 사건을 예견할 수 있었나'를 봐야 하는데 매뉴얼 상에 규정된 내용만으로 그런 부분이 있다고 단정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국민이 기대하고 바라는 정도로 (경찰의 안전 관리가) 되지 않았다"면서도 "검사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과 관련해 합리적 의심이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업무상 과실이나 인과관계가 엄격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려 안전 사고가 예상됐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청장에 대해 금고 5년을 구형했다. 류 전 상황관리관과 당시 당직 근무자였던 정 전 팀장도 핼러윈 당시 압사 관련 112신고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류 전 관리관과 정 전 팀장에게는 각각 금고 3년, 금고 2년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류 전 관리관이 핼러윈 당시 서울청 112상황실이 아니라 개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사고 상황을 늦게 보고받았다고 봤다. 다만 정 전 팀장이 사건을 인지한 뒤 류 전 관리관에 대한 보고 여부와 별개로 즉시 긴급 조치를 지시했으므로, 류 전 총경의 업무상 과실이 곧 사고 피해 확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 전 경정은 112신고가 수차례 접수됐으나 긴급 출동을 요하는 112신고 코드로 재분류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접수된 112 신고와 관련해 현장 출동한 경찰에게서 사건을 종결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서울청 112상황실에는 신고 발생 장소에 대한 폐쇄회로(CC)TV가 없어 상황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에 비춰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선고가 나오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 사이에선 비명이 나왔다. 유족들은 "이게 어떻게 인재가 아니냐. 159명이 다 죽었다. 이게 인재지 매뉴얼 탓이냐"라며 "양심적으로 판결하라. 우리는 대한민국 누구를 믿고 사냐"라고 울부짖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0-17 18:06:03사고는 늘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일어난다. 지난 24일 발생해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공장 화재사고도 그렇다. 일차전지는 화재 위험이 크지 않다고 봐 일반화학물질로 관리해 왔다고 한다. 별도의 안전기준이 없어 아무래도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야 일차전지 공장들의 안전점검에 나서는 등 호들갑을 떨고 있다. 사후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사고를 당하고 나서 유사 사고가 나지 않도록 점검하는 것은 필수적인 후속 조치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사고 위험은 어디나 도사리고 있다. 지진이나 산불 같은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이지만, 시설과 작업장 등의 사고는 미리 대비하면 상당한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이번 화성 일차전지 공장 사고도 원인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화재 가능성을 내다보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회사 측의 책임이 크다. 불이 순식간에 번져서 대피할 시간이 부족했겠으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는 비상시 행동요령이나 탈출경로에 대한 사전교육이 없었을 개연성이 있다. 더욱이 희생자 대부분이 외국인 파견근로자들이라면 그런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번 화재는 리튬이라는 금속성 물질에 불이 붙어 발생한 금속화재라고 한다. 화학재료나 목재가 타는 일반화재와는 다르다. 이런 종류의 화재가 났을 때 과연 물을 살포하는 것으로 진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방당국은 살펴봐야 한다. 리튬전지에 붙은 불은 물로는 끌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래나 질소로 불을 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방당국의 대처도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화재 현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진화수단을 사용했어야 했다. 물은 화재 진압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앞으로도 유사한 화재가 발생할 여지가 있으므로 연소되는 소재에 대한 각각의 진화법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휴대폰과 노트북 등 일상에서 많이 쓰는 리튬의 화재에 대한 안전관리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유사 화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19년 세종시 육군 보급창고 화재나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도 리튬전지 하나에 불이 붙어 시작됐다. 전지는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빨라 대형 화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발화하지 않도록 제조 과정에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많은 사고들이 인간의 부주의로 일어난다. 이번 사고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예방할 수 있는 인재(人災)인 것이다. 서울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였다.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화재 시 비상대응책을 숙지해야 하며 소방체계도 가다듬어야 한다. 다른 곳에서도 사고가 날 여지는 남아 있다. 사고와 재난이 어디서 날 수 있는지 점검하고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
2024-06-25 18:30:00[파이낸셜뉴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2.6㎞ 길이의 대규모 교량이 26일 새벽(현지시간) 대형 컨테이너선박과 충돌해 무너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으며 이날 오전 9시 기준 구조당국이 2명을 구조했고, 한 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선박..사전 조난신호로 대형참사 막아 사고 발생 직후 실종자 규모가 최대 20명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데다 선박이 충돌 전 조난 신고를 하고,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면서 대형 참사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수중 구조 작업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 다만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일단 결론을 내린 상태다. AP·AFP통신,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27분께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이하 키 브리지)의 교각에 대형 화물선 한 대가 충돌했다는 보고가 해안경비대에 들어왔다. 이 충돌로 교량이 가운데 부분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시에는 교량의 도로 보수 작업도 진행되고 있었으며 사고 발생 초기에는 다리 위를 지나던 일반 차량 여러 대도 강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위드펠트 주 교통부장관은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의 운전자가 강물에 빠지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공사 인부만 있었던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충돌 직전 조난 신호가 전달됐고, 이에 작업자들이 교량 위로 들어오는 차량을 막아설 수 있었다고 한다. 구조당국은 헬리콥터와 선박, 잠수사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섰다. 백악관 "테러 관련성 없다" 교각과 충돌하면서 선박에도 한때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화돼 22명의 선원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나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사고에 대해 보고 받았으며 사고 대응에 필요한 연방 자원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원들이 배를 통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고 그 결과 지역 당국은 선박이 다리에 충돌하기 전에 통행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 호로 이날 오전 1시께 볼티모어에서 출항했으며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갈 예정이었다. 한편, 붕괴된 키 브리지는 퍼탭스코 강 하류에 있는 볼티모어 항 외곽을 가로지르는 길이 약 2.6㎞의 교량이다. 지난 1977년 개통한 이 다리는 695번 주간 고속도로의 일부다. AP통신은 “양방향 4차선인 이 다리로 매일 수천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며 “만일 사고가 주중에 발생했으면 인명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27 06:26:59[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운전 도중 정신을 잃자 버스에 타고 있던 13살 학생이 뛰쳐나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차를 안전하게 세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막아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CNN,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시간주 워렌의 한 중학교 7학년 학생 딜런 리브스(13)는 방과 후 스쿨버스를 타고 가다가 운전기사가 정신을 잃자 운전대로 달려갔고,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안전하게 세웠다. 학교 측에 따르면 당시 스쿨버스엔 리브스를 포함해 66명의 학생이 타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운전 도중 현기증을 느껴 학교 측에 알렸고, 학교 측에선 다른 운전기사를 보내기로 한 상황이었다. 운전기사는 운전자 교대를 위해 차량을 정해진 장소로 몰고 가던 중 정신을 잃었고, 운전대가 틀어지면서 마주 오는 차량을 향해 가고 있었다. 공개된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고가 나기 직전 버스 5번째 줄에 앉아 있던 리브스가 배낭을 내팽개치고 버스 운전석으로 달려 나가 운전대를 잡아 방향을 잡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안전하게 세웠다. 리브스는 차량을 세운 후 학생들을 향해 "누가 911에 전화해달라. 누구든 상관없다. 911에 전화해야 한다"라고 소리쳤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과 소방관이 곧 현장에 도착했고, 버스에 탑승한 학생 중 다친 사람은 없었다. 버스 운전기사는 안정을 찾았으나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역 매체들은 리브스의 사연을 보도하며 '작은 영웅'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시의회 의원 조나단 라페르티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신의 영웅적인 행동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학교 측도 리브스 부모에게 "당신의 아들은 영웅"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리브스 부모는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작은 영웅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정말 훌륭한 일을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03 06:58:11[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일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비행금지구역 침범과 관련해 정부 여당과 군 당국의 부실 대응을 집중 질타하면서 청문회와 국정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이슈화를 시도할 조짐이다. "안보 허점 드러내 놓고 음모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며칠 전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북한 무인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 제기를 이적 행위로 몰더니 어제(5일) 대통령실이 나서 김 의원 정보 입수 출처가 의심된다면서 음모론을 지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직후 대통령실과 짜기라도 한 듯 군 출신 여당 의원은 한술 더 떠 민주당이 북한과 내통했다는 자백이라면서 케케묵은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며 "윤 정부 안보 무능과 실패가 낱낱이 드러나자 이를 모면하려고 대한민국 제1 야당이 북한과 내통한다고 주장하는 집권 세력, 정부 여당이 도대체 제정신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북한 내통설을 제기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신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사태를 '안보 참사'로 규정짓고 국정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용납할 수 없는 초대형 안보 참사”라고 맹폭했다. 이 대표는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휘젓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당초 정부는 비행금지구역 침투를 극구 부인했다. 심지어 야당의 합리적 문제 제기마저 이적 행위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며 “경계와 작전에 실패해 놓고 도리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한 것이다. 적반하장의 극치고 이야말로 이적 행위이자 군기 문란”이라고 했다. 그는 “무능한 아군이 적군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며 “경계 실패와 작전 실패, 충격적인 안보 참사를 거짓말로 덮으려고 했던 군 수뇌부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국방장관·합참의장 경질해야" 이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선 이번 안보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카드와 청문회 개최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 당 고위 관계자는 "이번 안보 무능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압박 카드"라며 "추후 당 내부 논의를 거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최소한 외교·통일·국방부 등 관계 부처 장관을 상대로 2번 이상의 본회의 긴급회의 현안 질문을 통해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고 향후 재발 방지책을 따져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이기도 한 김병주 의원은 "(정부 여당이) 저를 이적 행위자라고 한 것까지는 감내하겠다. 그런데 간첩으로 몬다"며 "과거 운동권과 노동 운동을 하던 분들이 이렇게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렸겠구나 싶어 밤잠이 안 왔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에 대한 군 수뇌부의 문책론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작전 실패 책임을 물어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을 경질하고 경호 작전 실패 책임을 물어 경호처장, 위기관리 실패 책임을 물어 안보처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3-01-06 15:35:38[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북한 무인기 용산 비행금지구역 침투’와 관련해 “용납할 수 없는 초대형 안보 참사”라고 맹폭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휘젓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당초 정부는 비행금지구역 침투를 극구 부인했다. 심지어 야당의 합리적 문제 제기마저 이적 행위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며 “경계와 작전에 실패해 놓고 도리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한 것이다. 적반하장의 극치고 이야말로 이적 행위이자 군기 문란”이라고 했다. 그는 “무능한 아군이 적군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며 “경계 실패와 작전 실패, 충격적인 안보 참사를 거짓말로 덮으려고 했던 군 수뇌부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권 무능을 감추기 위해 더 센 말 폭탄을 마구잡이로 던지는 안보 포퓰리즘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정권 치부를 가리려고 내던지는 강경 발언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안보 리스크 진앙”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수본 수사와 관련해서는 “결국 현장 공무원 꼬리 자르기 수준으로 끝나 가는 듯하다”며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끔찍한 참사에도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서울시 어디에도 책임이 없다는 엉터리 면죄부를 내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사 책임자 수사와 처벌을 더 이상 이 정권에 맡겨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경제 위기와 안보 참사, 잇따른 실정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한데 대통령은 대통령실과 내각 개편을 한사코 거부한다”며 “국민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국민 신뢰를 상실한 내각과 대통령실을 전면 개편하고 국정 운영을 쇄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안 그래도 민생이 어려운데 부동산 시장 불안을 악용한 전세 사기가 급증한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무주택자 서민이기에 정부 차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다주택자 부동산 쇼핑을 돕는 데 골몰할 것이 아니라 무주택자 임차인 보호에 보다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며 “전세금 반환 보증에 대한 공적 지원, 임대 시장 정보 투명성 강화 같은 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를 민주당 차원에서도 적극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3-01-06 10:08:57[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2일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셀프 감찰' 논란에 대해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 개정으로 검찰이 대형참사와 관련해 직접 수사 개시할 수 있는 부분이 시행령에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경찰이 그 사안에 대해 투명하고 엄정하게 수사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며 "그 이상 특별하게 아는 것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검찰이 경찰의 범죄 자체를 수사할 수 있지만 여러 참사 범위가 넓기 때문에 수사 개시 규정으로는 검찰이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장관은 전날 공개된 이태원 참사 당일 112 신고 녹취록에 대해 묻자 "대단히 엄정하고 수사가 필요한 사안으로 봤다"고 답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고강도 내부 감찰에 착수하고, 경찰청 내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찰의 참사의 책임과 부실 대응 의혹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셀프 감찰' 논란이 일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2-11-02 10:04:49502명이 죽고, 937명이 다치고, 30명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57분, 서초구에 위치한 삼풍백화점 붕괴로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다. 안전불감증, 부실공사, 건설비리 등 우리 사회 민낯을 드러냈던 참사다. 그 후 25년이 흘렀다. 매년 6월 29일이 되면 삼풍백화점 희생자 유가족들은 한 장소에 모인다. 먼저 떠난 가족들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들이 찾는 장소는 사고 현장이 아니다.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4.3㎞나 떨어진 양재시민의숲이다. 공원 끝자락에 희생자 위령탑이 있다. 왜 이곳에 위령탑이 세워졌을까. 당시 유족들은 사고 현장에 위령탑을 건립해 달라고 수없이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서울시는 "돈이 없다" "주변 땅값, 아파트 값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유족들의 요청을 묵살했다. KBS 다큐인사이트 '시대유감, 三豊(삼풍)'에 출연한 유가족은 "다 돈과 관련된 이유였다"며 "돈을 추구하는 탐욕 때문에 사고가 나고 사람이 죽었는데, 앞으로 이런 사고를 막을 의지가 있나(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502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사고 현장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섰다. 붕괴사고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시간이 훌쩍 흘러 그때와 꼭 닮은 일이 일어났다. 2017년 겨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죽고, 40명이 다쳤다. 그런데 이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추모비도 사고 현장에서 600m가량 떨어진, 인근 야산과 인접한 공원 한구석에 마련됐다. 이유는 삼풍백화점 위령탑 때와 다르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는 시민문화타워가 건립된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생활SOC 사업에 선정돼 국비 21억여원이 투입되는데도, 제천 화재 참사를 위한 공간 한 조각도 허락되지 않았다. 작은 현판조차도.지난 4월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에서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대책에도 대형 참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회적 망각' 때문이 아닐까. 마음이 편치 않더라도 유사한 참사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곁에 두고 되새기는 대신 공원 한편 구석에 숨겨둔 탓이 아닐는지. eco@fnnews.com 안태호 정책사회부
2020-07-06 17:56:31스즈키 이치로(47)는 세 차례나 대형 참사를 경험했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 시절인 1995년 이치로는 구단 연고지를 강타한 한신 대지진을 목격했다. 규모 7.2로 당시 일본 지진 관측사상 최대의 파괴력을 기록됐다. 이 지진으로 인해 6300명이 사망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건너 간 이치로는 그 해 9월 11일 911테러를 지켜 봐야했다. 뉴욕의 세계 무역센터 빌딩에 대한 항공기 테러로 최대 3500명의 사람들이 희생됐다. 지난 해 은퇴한 후 시애틀 구단주 특별 보좌역을 겸한 인스트럭터로 활동 중인 이치로는 이번엔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애리조나 주에서 열린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던 이치로는 일본이나 시애틀로 돌아가지 못한 채 현지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치로는 21일(한국시간) 일본 코도 통신과의 인터뷰서 “봄이 되면 미국에 야구시즌이 열리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젠 그 당연함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시애틀 구단의 캠프가 폐쇄됐지만 이치로는 통역과 함께 캐치볼, 타격 훈련 등 기본적인 야구 훈련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이치로는 “살다보면 실감나지 않는 일이 일어나곤 한다. 야구선수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치로는 은퇴를 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아직 현역시절 못지않다. 이치로는 연습 기회가 줄어들어 캐치볼 거리가 짧아진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치로는 “멀리던지기가 힘들다.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아직은 야구선수다”며 변함없는 야구 사랑을 내비쳤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03-21 14:31:01지난 4일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산불의 발화점은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 전선에서 발생한 불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발화점에서 고작 7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대량의 화약류를 보관하는 화약창고가 있었지만,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번 화재가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전주의 개폐기에서 발생한 불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은 밤사이 빠르게 번져 고성군 일대와 속초까지 번져 현재까지 약 52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산림과 재산이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내고 있다. 특히 발화지점에서 불과 7km 떨어진 곳에는 고려 노벨사의 화약창고가 있었고, 이 화약창고 안에는 뇌관 2900발, 폭약 4984kg 도폭선 299m가 보관돼 있었다. 이에 산불 소식이 나고 불길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속초경찰서 생활질서계는 화약류 관리 보안책임자와 1t 화물차 3대를 긴급히 투입해 화약창고에 보관 중인 화약류를 1시간여 만에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실제로 화마는 산불이 발생한 지 50여 분 만에 화약창고 인근 400m까지 번진 상태였다. 그리고 경찰이 화약류를 모두 옮겨진 뒤에야 다행히 창고에 불이 붙었다. 이후 창고는 전소됐다, 만약 경찰이 신속히 화약류를 옮기지 않았다면 큰 폭발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화약류 이송이 늦었다면 화약 폭발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막대한 산불 피해가 발생 중 그나마 대형 참사를 막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산불조심 #경찰 #소방관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19-04-05 17:4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