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모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이성을 만나지 못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연애 추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청년이 온라인 상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유튜브 채널 '주둥이방송'에는 자신을 '도태남 인권운동가'라고 소개한 남성이 출연했다. '도태남'은 외모, 경제적 능력, 사회성 등의 문제로 이성을 만나지 못하는 남성을 이르는 인터넷 용어다. 이 남성은 "연애 시장이 불공정한 것 같다. 10대, 20대에겐 제일 중요한게 이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생기고 키가 크다는 이유로 예쁜 여자를 잘 만나는데, 누구는 신경도 안써준다. 과연 이게 공정한건가, 평등한건가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도태된 남성들에게 '너희가 노력을 안해서 그렇다'고 치부한다. 그런데 키가 노력으로 되는가. 정치권에서는 이미 자산의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데 왜 연애 양극화는 해소를 안 하는가. 어떻게 보면 이게 더 불공정하다.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상속세 같은 것도 있는데, 외모는 상속세도 전혀 안 내고 그냥 물려받는다"고 했다. 그는 "잘나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에서 이점들을 다 얻어가는데 이게 과연 공정한 것인가. 자본시장 같은 경우엔 국가가 어느정도 간섭을 한다. 연애 시장은 국가가 아예 간섭을 하지 않는다."며 "나는 도태남 인권운동가가 되려고 한다. 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국가에 요구하려고 한다. 공정하게 (추첨제를) 돌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송 진행자 주둥이(본명 최하영)는 "공산주의 마인드다. 공산주의가 왜 망했나. 10시간 일해도 1000원 받고, 1시간 일해도 1000원 받는다면 누가 일을 하나. 살쪄서 100kg가 돼도 투표만 잘하면 예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누가 예쁜 몸매를 유지하려고 하겠나. 연애를 추첨으로 한다면 연애가 진행이 되겠나."고 비난했다. 주둥이는 ''난 노력하기 싫다는 얘기로 밖에 안 들린다. 저런 사람들은 연애하려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를 되게 듣기 싫어한다. 못생기게 태어나고 가난하게 태어나고 이런게 도태가 아니고 저런 마인드가 도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출연자의 과격한 주장을 놓고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여자를 사람이 아니라 사유물 취급하는게 너무 소름끼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학술지 한국사회복지학에 실린 ‘청년들은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 논문에 따르면 국내 19∼23세 청년 500명 중 절반 이상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유형으로 분류됐다. 또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지난 2월 전국 미혼남녀 20~59세 11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8%는 연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25 14:37:12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설거지론, 퐁퐁남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젠더 관련 이슈가 남녀 간의 논쟁이 주류였다면 이번 사안은 미 혼남성, 기혼 남성 간의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MLBPARK, 에펨코리아 등을 비롯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설거지론과 관련된 글들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거지론이 뭐예요? 여기저기 논쟁 중이네”라며 “나도 나이가 먹어서 이제 못 알아듣는 얘기와 표현이 늘어나네”라며 궁금증을 나타냈다. ■ 설거지론 뭐길래? 기혼 남성 반발 “도태남 주제.. ”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이 젊은 시절 성적으로 문란하게 놀았던 여성과 결혼해 사는 것을 남이 먹었던 음식 그릇을 설거지만 한다는 것에 비유하는 여성혐오적 뜻을 지녔다. 더 나아가 조건만 보고 결혼한 아내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돈 벌어오는 기계로 여겨지는 경우도 설거지에 해당한다고 설거지론을 제기한 이들은 말한다. 설거지론자들 중 다수는 미혼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에 여성들보다 더 반발하고 나선 것이 결혼한 남성 네티즌들이다. 기혼남들은 설거지론을 외치는 이들을 향해 “연애도 못하는 애들이 결혼해서 사는 사람 보고 열폭(열등감 폭발)하네”라며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미혼 남성들을 ‘도태남(도태된 남성)’이라고 비난한다. 또 기혼남들은 설거지론자들이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의 여우와 같다고 지적한다. 포도밭을 지나던 여우는 포도를 따 먹으려고 했지만 손이 안 닿자 어차피 그 포도는 신 포도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난다. ■ “퐁퐁남처럼 살 바엔 결혼 안해”.. 일부 유부남은 공감도 이에 설거지론자들이 새로 들고 나온 표현이 ‘퐁퐁남’, ‘퐁퐁단’이다. 퐁퐁남은 설거지론에서 설거지 중인 유부남이며 퐁퐁단은 퐁퐁남 집단을 말한다. 퐁퐁남은 그동안 외벌이를 하면서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집안 경제권을 맡기고 용돈을 받아 쓰면서 눈치를 본다거나 상대방의 거부로 섹스리스가 된 남편을 말한다. 외벌이임에도 가사 분담을 강요당해 주방세제인 퐁퐁을 사용해 설거지를 한다며 비아냥거리는 의미도 있다. IT 대기업이 많아 다수의 퐁퐁남이 있는 도시를 ‘퐁퐁시티’라고 부르며 경기도 동탄을 예시로 들었다. 설거지론자들은 아내를 ‘내무부 장관’이라며 부르던 퐁퐁남들이 팩트 폭력(반박할 수 없는 팩트로 충격을 주는 행위)을 당하자 반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퐁퐁남들과 같은 삶을 살 바엔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일부 유부남은 설거지론에 공감하며 ‘설투’(나도 설거지 중이다 고백)를 하고 있다. 남중, 남고, 공대를 거쳐 공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네티즌 A씨는 “인생 처음인 연애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결혼 얘기를 꺼내 3달 만에 결혼했다”며 “애 낳고 와이프가 (직장을) 그만 두고 반찬은 가게에서 사먹고 부부관계도 거부한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다수의 기혼 남성들은 미혼이 중심인 설거지론자들을 향해 “설거지, 퐁퐁 타령할 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살면 부모님 대신 설거지나 하라”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0-24 21:16:12[파이낸셜뉴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의대에서 유급된 경험이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9일 이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A씨를 두고 "아주 치열한 의대 경쟁 속에서 한번 도태되는, 나쁜 경험을 했었다"며 "상대적으로 본인이 친구들보다 못하다는, 그것이 이 사람에게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런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여자친구를 통해서, 그 사람을 통제함으로써 충족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이는 아주 비뚤어진 욕망이고, 그것이 비극을 불어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이코패스 가능성도 거론하며 프로파일러 투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의대생이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기 위해,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 계속 자살극을 벌인 것 같다"며 "그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에 사이코패스 그런 것도 의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장심사를 받으러 갈 때 생각보다 굉장히 태연했다"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달라붙는 것이 처음이었을텐데 고개를 많이 숙이지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 사람의 성격적인 특이성 같은 것을 꼭 파악해야 하고 정신 감정과 정신적인 책임 능력에 대한 감정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씨의 계획살인 가능성에 대해선 "'본인이 계획했다'고 시인했다는데 앞으로 계속 따져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계획 살인을 하려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데 이번 사건은 밀집된 강남, 오후 5시에 일어났다"며 일반적인 계획 살인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의대생이 구조되는 와중에 '옥상에 가방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과연 살해를 계획한 사람의 발언으로 적합한지 재판과정으로 따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가방이 있다고 해서 경찰이 옥상에서 피해자를 발견했다"며 "가방을 두고 왔다고 얘기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연될 수도 있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9 13:28:09[파이낸셜뉴스] 네안데르탈인의 특정 유전자가 심각한 코로나19 증상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 경쟁에서 도태돼 약 4만년 전 멸종했지만 두 종 간에 혼종교배가 일어나면서 지금도 아프리카를 제외한 아시아, 유럽 사람들에게 유전자 일부가 남아있다. 유럽, 또는 아시아 인종 유전자의 약 2%가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세계 최고 사망율을 기록한 곳 가운데 한 곳인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르가모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베르가모 지역에서 사망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이유가 지금은 멸종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때문이다. 베르가모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매우 높았던 터라 연구자들은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했고, 왜 베르가모 감염자들이 다른 이탈리아 지역이나 유럽에 비해 사망률이 훨씬 높았는지를 연구하기가 용이했다. 사망률을 높이는 명확한 요인 몇 가지는 팬데믹 초기에 이미 확인됐다. 고령이 그 중 하나였다. 과학자들은 또 어떤 이들의 경우 다른 이들에 비해 코로나19 중증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족 별로 코로나19 증상이 대체로 유사하다는 점은 유전적 소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밀라노의 마리오네그리 약리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 DNA 변이와 코로나19 증상 간에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연구했고, 이번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학저널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일부 유전자들이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해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베르가모 지역 약 1만명을 상대로 한 연구 결과였다. 마리오네그리 연구팀은 이 유전자들 가운데 3개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 일배체형(haplotype) 유전자가 있는 이들은 이 유전자가 없는 이들에 비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심각한 폐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2배 높았다. 일배체형 유전자는 한쪽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다. 또 이 유전자가 있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인공호흡기를 단 경우가 3배 많았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 일배체형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다른 이탈리아나 유럽 지역에 비해 베르가모 지역에 더 흔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이 왜 그렇게 심각한 코로나19 증상을 겪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연구다. 감염병 학자이자 이번 연구를 감독한 마리오네그리 연구소장 쥬세페 레무지는 베르가모에서는 코로나19로 위중한 상태에 빠진 이들 가운데 33%가 네안데르탈인 일배체형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WSJ은 이번 연구에 앞서 2020년 9월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코로나19 중증이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고 전했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스웨덴 과학자 스반테 파보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 논문에 따르면 유럽인의 약 16%, 남아시아인의 절반에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발견된다. 유럽과 남아시아 모두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았던 곳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9-17 06:55:18[파이낸셜뉴스] 나는 종종 공부에 소질이 있었냐거나 외국에 살다 왔느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이란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영어와 러시아어를 능숙히 통역하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매번 같은 대답을 남긴다. “저는 사실 지진아였어요.” 세 살 무렵, 원인 불명의 고열이 지속되는 가와사키라는 병을 앓은 일이 있다. 당시에는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었지만, 그저 운이 좋았다는 이유로 기적처럼 살아났다. 하지만 문제는 후유증이었다. 2년의 입원 치료 속에서 몸은 허약해져만 갔고, 두뇌 역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발달하지 못했다. 퇴원 후에도 온종일 멍하니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고, ‘가위’가 무엇인지 잊어버려 사소한 심부름조차 할 수 없었다. 당연하겠지만, 학교에서도 열등생 성적을 받는 소심한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던 내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흥미’ 때문이었다. 열세 살 때, 처음으로 접한 영어는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그룹 과외까지 받으며 알파벳과 문법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여전히 도태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러다 우연히 교재에 딸린 테이프를 틀었는데 거기서 나오는 영어 소리가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아마, 남들이 잘하는 문법 공부는 따라갈 수 없으니 다른 데 희망이 생긴 것 같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하루 종일 영어 소리를 듣고 똑같이 흉내내기 시작한지 3개월 정도 지날 무렵, 영어가 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처럼 신기하다거나 하지 않고 너무도 익숙하게 말이다. 입을 통해 나오는 영어 발음도 나름 유창해졌고, 선생님의 칭찬을 받자 친구들은 나를 부러운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다. 처음 느껴보는 만족감이었다. 소심하기 그지없던 나는 점점 친구들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삼수 끝에 대학의 문턱을 겨우 넘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러시아어학과에 진학해 새로운 언어에 도전한 것이다. 3개 국어 통역사가 되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었지만, 영어와 달리 러시아어는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교환학생까지 떠났지만 실력은 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자친구와도 헤어졌고, 집에서 은둔하며 주야장천 TV만 보며 허송세월하는 듯했다. 보드카에 취해 지내던 어느 날, 그 딱딱하고 어려운 러시아어가 귀에 꽂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방구석에 처박아두었던 교재와 CD를 꺼내서 듣고 또 들었다. TV 속 어느 러시아 여배우의 소리가 너무 지적이라 따라 하고 싶었고, 그 배우가 나온 영화 CD도 모조리 사서 들으며 따라 했다. 몸짓, 제스처, 표정, 입 모양, 호흡까지 말이다. 나는 이 과정을 반복했다. 그리고 외국어 공부의 비밀을 알게 됐다. 외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이해해야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소리 튜닝’을 통해 원어민과 같은 영어 소리를 구사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소리 튜닝이란 단순한 발음 개선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발성에서 시작해 호흡으로 끝나는 과정을 직접 소리 내며 익히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오감을 통해 세상을 익혀나간다. 이중 전 세계 50% 이상은 ‘시각형’으로, 주로 시각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을 선호하고, 체각을 통해 주로 정보를 얻는 ‘체각형’과 외국어 학습에 최적화된 유형이라 할 수 있는 ‘청각형’이 각각 20% 정도를 차지한다. 혹자는 영어 공부를 위해 먹지를 채우고 누군가는 단순히 미국 드라마 시청에 사활을 건다. 하지만 영어 학습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세 가지 감각 체계를 골고루 발달시키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 부족한 감각도 키울 수가 있다. 영어에 실패했다고?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외국어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가? 완벽히 이해해야 누군가에게 소리 낼 수 있다는 강박감부터 버려라. 지진아에, 말도 제대로 못하던 내가 용기를 내어 내뱉은 소리에 인생이 변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바로 당신도 말이다. 이정은 영어 강사/번역가
2023-02-16 12:25:26[파이낸셜뉴스] 세계적 경제·경영 화두로 부상한 ESG에 대해 '기업의 착한 일' 이나 한 때 유행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자본주의 진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유행처럼 ESG를 따라가서는 안되고 투자자와 기업에 어떤 잇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 돈이 되는 ESG 경영을 위한 적용 방법까지 꼼꼼히 제안하는 책이 출간된다.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전 대통령실 미래전략수석비서관·전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가 오는 24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업의 실무 경영과 투자자 관점에서 분석한 ‘넥스트 자본주의, ESG’를 출간한다. 조 교수는 “최근 ESG가 글로벌 경제·경영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기업의 ESG 활동은 잘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ESG 전환을 촉발한 투자자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었다"며 "자본시장 전체를 움직이고 있는 투자 기준의 변화가 지속가능한지 검증하고, 기업에는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 또 현실 투자와 기업 경영에 적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촘촘하게 정리했다"고 소개했다. 조 교수는 "ESG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마케팅이나 한때의 유행이 아닌 ‘자본주의의 진화’"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ESG는 돈이 된다는 잠정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머지않아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집착하다가 ESG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며 “코닥이 디지털 기술에 의한 파괴적 혁신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던 것을 기억하고, 기존 사업까지 포기하고면서 새로운 창업을 하는 각오로 남보다 먼저 혁신을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조 교수는 SK커뮤니케이션즈 및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이명박 대통령 시절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매니징 디렉터, 박근혜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 미래전략수석비서관을 거친 통섭(統攝)적 경제학자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2021-06-21 11:33:08옛날 공신전, 지금은 공기업 정권 바뀔 때마다 물갈이 악습 까닥 잘못하면 직권남용 걸려 기득권자 지대추구와 닮은꼴 오랜 불법 관행에 철퇴 내린 서울중앙지법 결정은 명판결 [파이낸셜뉴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전 장관에게 2년6개월 중형을 선고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장관급이 유죄를 선고 받고 옥에 갇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김 전 장관으로선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정권 바뀌고 산하기관장 바꾸는 건 오랜 관행이다. 그런데 법원은 이 관행을 불법으로 봤다. 임기가 남은 산하기관장한테 빨리 그만 두라고 윽박지르는 걸 직권남용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더 이상 봐주지 않았다. 청와대는 김은경 사건이 블랙리스트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블랙리스트인지 단순 체크리스트인지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좁게 보면 블랙리스트가 아니라는 청와대 주장도 일리가 있다. 박근혜정부는 문화계 인사 블랙리스트로 곤욕을 치렀다. 이때 블랙리스트는 특정 사안에서 특정인을 빼는 것을 말한다. 대통령 행사에 특정 인사를 참석자 명단에서 빼면 블랙리스트다. 예산이 들어가는 국가 문화 프로젝트에서 특정인을 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넓게 보면 블랙리스트는 쫓아내야 할 사람, 살생부를 포함한다. 정권을 잡은 뒤 이 사람은 같이 갈 수 없다고 X표를 그면 이 또한 블랙리스트다.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없는 공공기관장 명단을 작성한 뒤 사표를 내라고 종용한 걸 두고 야당과 언론이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하는 건 당연하다. ◇뿌리를 캐면 낙하산에 닿는다 블랙리스트 논란은 결국 낙하산에 닿는다. 자기 편한테 자리를 마련해 주려다 사달이 났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김은경 사건의 본질은 낙하산이다. 낙하산은 지대추구 행위와 일맥상통한다. 서강대 이철승 교수는 화제의 책 '불평등의 세대'에서 지대추구 행위를 "생산성이 떨어지는 특정 세력 혹은 주체가 국가의 특정부문이나 자리를 점유하거나 점유한 자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활동 없이 기존의 부와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확장시키는 활동"으로 규정한다. 낙하산이 꼭 그렇지 아니한가. 지대추구 행위가 만연하면 "그 자리와 자원을 보다 잘 이용했어야 할 선의의 경쟁자들이 도태되면서, 자원 할당이 왜곡되고 불평등이 증가하며 국민 경제가 후퇴하게 된다." 이 또한 낙하산을 닮았다. 대선철이 되면 유력후보들은 대형 캠프를 꾸린다. 정계, 학계, 관계, 법조계, 언론계에서 힘깨나 쓰는 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닌다. 자기가 민 후보가 당선되면 나중에 한자리 차지하기 위해서다. 충성심은 자리에서 나온다. 이론의 여지 없다. 역대 어느 정부도 낙하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낙하산 부대원의 출신 성분이 다를 뿐이다. 박정희ㆍ전두환 군사정부 아래선 군인들이 득세했다. 별 달고 전역하면 한자리씩 나눠주었다. 역시 공기업 사장, 이사장이 제일 만만했고 외국 대사로 나가는 군인도 꽤 많았다. 이때만 해도 으레 그러려니 했다. 낙하산 논란도 거의 없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얘기다. 민주화 이후엔 군인 자리를 정치인이 꿰찼다.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엔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고 겁을 주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5년 내내 코드인사 비판에 시달렸다. 나중에 노 대통령은 말했다. "코드인사라고 하는데, 그것은 책임 정치의 당연한 원칙이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고요." 이어 "이(낙하산) 인사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요,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을 계속 잘못된 것으로 이야기하면 국가 운영이 매우 어렵죠"라고 말했다(2006년 8월 방송의날 KBS 특별회견). 참 솔직해서 좋다. 국가 운영이 어렵다는 말에 주목하자. 이명박정부 출범 초기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산하기관장들과 마찰을 빚었다. 유 장관은 문화계 원로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노무현정부에서 임명된 이들은 자리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당시 민예총은 "완장 찬 신종 홍위병"이라며 유 장관을 비판했을 정도다. 이번에 법정구속된 김은경 전 장관 입장에선 "왜 나만…“이란 탄식이 절로 나올 법도 하다. 사실 문재인정부가 투하한 낙하산은 하늘을 새까맣게 수놓을 정도는 아니다. 투하는 했지만 그냥 예전만큼 했을 뿐이다. 심지어 종종 절제의 미덕을 보인 적도 있다. 민간 상장기업인 포스코, KT는 건드리지 않았다. 두 회사는 계열사만 수십 개에 이른다. 꼭대기에 자기 편을 심으면 세컨더리 낙하산을 적어도 수십 개는 내려 보낼 수 있지만 간섭하지 않았다. 금융지주 회장의 잇단 연임을 꾹 참고 지켜본 것도 평가할 만하다. 이명박정부 때 금융계는 이른바 4대천왕이 지배했다. 문 정부에 금융계 천왕은 없다. ◇미국엔 엽관제 엽관제는 미국판 낙하산이다. 엽관(獵官)의 엽은 엽총의 엽자다. 관직을 사냥한다는 뜻이다. 엽관제를 흔히 영어로 스포일즈 시스템(Spoils System)이라고 한다. 스포일즈는 전쟁에서 얻은 노획품, 곧 전리품을 뜻한다. 선거라는 전쟁에서 승리한 이가 전리품을 배분하듯 관직을 배분한다는 얘기다. 19세기 초반 앤드류 잭슨 대통령(재임 1829~1837) 때 엽관제가 성행했다. 서민 출신인 잭슨 대통령은 공직을 일부 엘리트가 독점하는 것을 마땅찮게 여겼다. 그래서 공직을 대폭 개방했다. 뜻은 좋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엽관제를 낳았다. 잭슨의 친인척 다수가 공직을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기 때문이다. 당시엔 우체국장 자리가 인기였는데, 우체국장 수천 명이 한꺼번에 바뀌었다는 기록도 있다. 엽관제에 질린 미 의회는 1883년 펜들턴공직개혁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발의자인 조지 펜들턴 상원의원의 이름을 땄다. 정치인 연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공직자를 선발하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 법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렇다고 엽관제 관행이 싹 사라졌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공직의 수만 수천 개에 이른다. 아무리 현미경을 들이대도 일일이 체크할 수 없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능력보다 충성을 공직자 선발 기준으로 삼았다. 친인척을 공직에 등용한 케이스도 부지기수다.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큐슈너는 각각 백악관 선임보좌관직을 맡았다. 온 가족이 대선 전리품을 나눠 먹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한국은 관피아 방지법 2014년 4월 세월호가 침몰했다. 온 나라가 들끓는 가운데 민관유착에 따른 부실한 안전점검이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해양수산부 출신 전직 관료들이 산하기관 고위직을 꿰찼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해수부와 마피아를 합성한 해피아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그해 12월 관피아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확히 말하면 공직자윤리법 개정안(17조)이다. 고위직 관료의 퇴직 후 취업 제한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업무관련성은 부서에서 기관으로 확대한 게 골자다. 그래서 관피아가 사라졌을까. 턱도 없다. 관피아 방지법은 여전히 구멍이 숭숭 뚫렸다. 공직자윤리법 17조는 깐깐한 듯 보이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언제든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그 덕에 관피아의 원조 격인 모피아는 건재하다. 모피아는 옛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의 영문표기 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더불어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은 금피아 철옹성을 구축했다. 금융 관련 국책은행, 공기업, 협회 수장 자리는 모피아ㆍ금피아 등쌀에 감히 정치인도 넘보지 못한다. 게다가 정치인 또는 캠프 출신 인사는 아예 관피아 방지법 적용 대상도 아니다.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은 안다. 낙하산은 정권을 떠받치는 필요악이란 것을. ◇낙하산, 해법은 뭔가 무조건 낙하산은 안 된다고 비판하는 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법을 더 세게 조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승자독식의 5년 단임 대통령제 아래서 낙하산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차라리 현실을 인정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슬기로운 낙하산 대처법이 아닐까 한다. 먼저 상장기업은 건드리지 말자.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기업, 정부 지분이 1주도 없는 기업은 건드리지 않는 게 원칙이다. 상장사가 경영자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주주들에 맡기자. 포스코, KT, KB국민ㆍ신한ㆍ하나금융지주의 경영은 자율에 맡기는 게 국익에 플러스다. 그럼 국책 기업은행은 어떻게 하나. 기업은행은 코스피 상장사이지만 아직 기재부가 지분 절반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다. 문 정부는 행장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보냈다. 윤 행장은 기재부 출신이다. 난 이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선 주주가 최고다. 비상장 공공기관, 공기업은 연봉과 명예를 동시에 보장하는 알짜다. 정권이 탐을 낼 만 하다. 다만 캠프 출신을 보내더라도 현직 임기는 보장하자. 그게 그나마 공공기관, 공기업을 덜 망가뜨린다. 전 정권 인사라고 임기 만료 전에 밀어내면 꼭 사달이 난다. 이명박정부가 쫓아낸 문화계 원로들은 나중에 소송을 걸어 이겼다. 김은경 전 장관도 박근혜정부 사람들을 임기 만료 전에 사표를 받으려다 부메랑을 맞았다. 아무리 낙하산이라도 보은성 엉뚱한 인물은 피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관광공사, 적십자사 고위직에 업무와 무관한 인물을 보냈다. 누가 봐도 보은성 코드 인사였다. 그때 "이게 뭐지?"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식의 인사는 두고두고 정권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무자격 낙하산 투하는 넓게 보면 채용비리다. ◇1심 판결은 명판결 이런 원칙을 정치인들의 양심에 맡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깨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제 편을 챙기는 낙하산은 고래심줄처럼 질기다. 그래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가 내린 판결이 중요하다. 여차하면 잡혀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1심 판결이라 2,3심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무절제한 낙하산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1심 결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앞으론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함부로 공공기관 임원을 몰아내지 못한다. 단박 직권남용 혐의에 걸리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내정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무자격자를 밀어주다간 채용비리에 걸릴 수도 있다. 일각에선 재판부가 최근 판사 탄핵에 불만을 품고 보복성 선고를 내린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얄팍한 정치적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고는 3명의 베테랑 부장판사(김선희 임정엽 권성수)로 이뤄진 경력대등재판부에서 내려졌다. 3인 부장판사의 합의라 더 무게감이 있다. 불법 낙하산 관행에 철퇴를 내린 이번 1심 선고는 길이 남을 명판결이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2021-02-13 12:04:28[파이낸셜뉴스] #. 경기도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다니던 김동수(33·남)씨는 얼마 전 코로나19 등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다른 회사로의 재취업도 녹록지 않아 생계가 막막해진 김 씨는 적지 않은 규모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그는 "다 커서 부모님께 도움을 구하기도 그렇고, 스스로 먹고 살아가기 위해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서울에 있는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전가연(29·여)씨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았다. 최근 주식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더 늦기 전에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전 씨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너나 할 것 없이 주식 얘기가 주를 이룬다"며 "성공투자 사례도 많이 들었고, 아무 것도 안 하면 도태되는 느낌도 들어 급하게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생활 자금과 주식 및 부동산 투자 수요 등이 몰리면서 지난해 2030 젊은 세대의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주요 시중은행들(KB국민·신한·하나·우리·씨티·SC제일은행)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20~29세)의 신용대출 잔액은 1월 5조2321억원에서 12월 7조4494억원으로 4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30~39세)의 신용대출 잔액은 28조9645억원에서 37조973억원으로 28% 늘었다. 이는 다른 연령대의 신용대출과 비교해 두드러진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40대(40~49세)의 신용대출 잔액은 1월 37조9439억원에서 12월 44조2365억원으로 16.5%, 같은 기간 50대(50~59세)의 신용대출 잔액은 27조2108억원에서 31조886억원으로 14.2% 각각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신용대출 잔액은 6조4555억원에서 7조1312억원으로 10.4%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신용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여전히 경제활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40대였지만, 30대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2030 세대가 신용대출로 마련한 자금은 생계 유지와 주식 및 부동산 투자에 적극 활용됐다는 분석이다. 우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취업 길이 막힌 2030 세대가 당장의 생활 자금이 필요해 적극적으로 대출을 받았던 것이다. 아울러 시장 흐름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 내서 주식투자) 행렬에 대거 동참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증권사 6곳의 신규 주식계좌 723만개 중 절반 이상이 2030 세대의 계좌였고, 지난해 12월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 건수는 3만617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품이 꺼질 경우 자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빚투에 나선 젊은 세대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2030 젊은 세대 대부분이 소득이 적은 상황에서 대출로 주식 등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자칫 버블 붕괴 후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도미노 신용대출 쇼크'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02-07 18:27:16미국의 제46대 대통령 선거 결과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을 비전으로 내건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선언했고, "미국 우선주의"를 비전으로 다시 내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아직 승복하지 않아서 권력이동의 혼돈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권력이동 혼돈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경영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덕분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는 정책으로, 대학은 인재양성으로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 일자리와 국부를 창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막중하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권력이동 혼돈의 작용과 반작용은 물론 부작용을 분석,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 권력은 중국의 권력과 더불어 한국 기업의 경영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변인이다. 미국 권력이동 혼돈기에 한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은 변화를 창조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바람직한 미래 만들기를 위해 각 조직은 비전을 공유하고 존재가치를 발휘해 제 몫을 다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정부조직, 기업조직, 대학조직 등의 태도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보면 비전을 공유하고 변화를 창조해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변화창조형, 변화에 적응하려고 성심성실하게 노력하는 변화적응형, 변화를 거부하는 변화저항형 그리고 변화와 무관하게 버티려는 변화무관형이 있다. 변화창조형 조직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공유비전을 리더와 조직원들이 구현하고 있는 조직이다. 비전이란 정해진 미래에 달성 가능하며 바람직한 구체적인 꿈이다. 개인의 비전, 조직의 비전, 국가의 비전이 있다. 비전 없이 변화를 창조할 수 없다. 비전 없는 조직은 미래가 없다. 변화적응형 조직은 리더와 조직원들이 공유비전이 없거나, 있더라도 액자에만 걸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화적응형 조직은 변화의 주체가 아닌 객체이다. 변화에 적응하려고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조직으로 남이 만든 변화에 변화당하기 쉽다. 변화저항형 조직은 변화를 거부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은 대개 안정적이고 기득권을 즐기며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하다보면 경쟁 조직에 뒤지는 경우가 나타나고, 불평불만으로 가득 찬 변화저항형 조직은 결국 도태되고 만다. 변화무관형 조직은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자기 조직과는 상관없다는 무사안일형 조직으로 결국 퇴출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험하고 있듯이, 정부와 기업과 대학은 세상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정부조직과 기업조직, 대학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은 물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꿈꾸고 공유비전을 만들고 변화를 창조하는 전략을 마련해 제시할 때다. 특히 대학은 변화에 적응하려는 수동적인 변화적응형 조직을 환골탈태, 적극적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능동적인 변화창조형 조직으로 변화해 변화창조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변화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과 대학의 미래는 기업인과 대학인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이 개인이익, 조직이익, 국가이익이 합치되는 일을 해야 변화창조형 국가 만들기가 가능하다. 개인이익과 조직이익은 합치되나 국가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면 반국가적이다. 정당조직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 고려대 명예교수
2020-11-11 18:11:37[파이낸셜뉴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었다”면서 “올 한해는 새로운 10년을 위한 초석과 기틀을 단단하게 다지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속 성장 가능한 시스템 구축 △미래 변화 대비 △건전한 기업 문화 정착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 사장은 지속 성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리테일은 상품 중심의 자산관리(AM) 질적 성장과 금융센터 중심의 법인 커버리지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성과 보상 체계를 마련하겠다”며 “홀세일은 시장보다 한 걸음 더 빨리 변화해 선제적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 분야 강화 및 영업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IB(기업금융)와 PF(부동산파이낸싱)는 경쟁 심화와 규제를 넘을 수 있는 강력한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신설된 그룹장 직제를 최대한 활용해서 최고의 성과를 발휘해달라”며 “운용부문은 전문성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대외 환경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 생각하고 이에 흔들리지 않는 운용 성과를 위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본사 관리는 1등 증권사 위상에 걸맞는 효율적인 관리 조직으로 환골탈태 해야 한다. 이 같은 사항이 이행된다면 대외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성장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또 “미래는 금융 수요층 변화에 대한 대응, 해외 사업 확대, 신규 수익원 확보 이 세 가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빠른 고령화와 밀레니엄 세대의 금융 소비자 본격화에 대비해 리테일그룹, 트랜스포메이션(DT)본부 및 IT본부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 및 플랫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해외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1~2%대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국내 증권사가 아니라 글로벌 IB라는 더 큰 시각을 가지고 선진 금융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신규 수익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미래의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 우리는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사장은 건전한 기업 문화 정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아시아 1등 금융회사라는 우리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기업문화가 밑바탕 돼야 한다면서 ‘책임과 행동 규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회사에 불평만 하기보다 개선을 제안하는 행동, 남을 바꾸려 하기보다 내가 먼저 바꾸려는 태도, 내가 아니라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 후배들에게 더 훌륭한 회사를 물려주겠다는 의지 등 긍지에 못지 않는 책임이 뒤따라야 발전할 수 있다”며 “한국투자금융그룹의 행동 규범인 ‘원작새’(원칙을 철저히, 작은 것도 소중히, 새로운 것을 과감히)를 모두가 잘 지킨다면 ‘한투인’으로서 책임을 다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여러분이 책임을 다 할 때, 더 높은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2020-01-02 10:4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