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 씨는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의대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5.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의대에서 유급된 경험이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9일 이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A씨를 두고 "아주 치열한 의대 경쟁 속에서 한번 도태되는, 나쁜 경험을 했었다"며 "상대적으로 본인이 친구들보다 못하다는, 그것이 이 사람에게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런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여자친구를 통해서, 그 사람을 통제함으로써 충족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이는 아주 비뚤어진 욕망이고, 그것이 비극을 불어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이코패스 가능성도 거론하며 프로파일러 투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의대생이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기 위해,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 계속 자살극을 벌인 것 같다"며 "그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에 사이코패스 그런 것도 의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영장심사를 받으러 갈 때 생각보다 굉장히 태연했다"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달라붙는 것이 처음이었을텐데 고개를 많이 숙이지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 사람의 성격적인 특이성 같은 것을 꼭 파악해야 하고 정신 감정과 정신적인 책임 능력에 대한 감정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씨의 계획살인 가능성에 대해선 "'본인이 계획했다'고 시인했다는데 앞으로 계속 따져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계획 살인을 하려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데 이번 사건은 밀집된 강남, 오후 5시에 일어났다"며 일반적인 계획 살인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의대생이 구조되는 와중에 '옥상에 가방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과연 살해를 계획한 사람의 발언으로 적합한지 재판과정으로 따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가방이 있다고 해서 경찰이 옥상에서 피해자를 발견했다"며 "가방을 두고 왔다고 얘기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연될 수도 있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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