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빵을 사 먹은 한 초등학생이 독극물 중독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중국 홍성신문 등은 지난해 9월 발생한 광둥성 잔장시 쉬원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현지 공안국이 초등학생이 독극물 성분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공안국은 빵 생산업체 대표 등 8명을 체포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당시 10살이었던 초등학생은 등굣길에 학교 앞 매점에서 9위안(약 1600원)짜리 빵을 구매해 먹은 뒤 약물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0여 일 만에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학생의 아버지는 "딸이 아침을 먹지 않아 학교 앞 매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 등교했다"며 "평소 건강했고, 성격이 활발했으며 학교 성적도 좋았다"고 했다. 최근 중국에서 '멜라닌 파동' 등 불량 음식 파동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인들은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음식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처벌을 강화해 불량 먹거리를 근절시켜야 한다" 등의 목소리를 내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인체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함유한 분유가 유통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적어도 6명의 영유아가 숨지고 30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에는 쓰촨의 유명 훠궈 음식점이 손님이 먹다 남은 훠궈와 잔반을 모은 뒤 조미료 등을 첨가하고 끓인 일명 '구정물 식용유'를 추출해 재사용하다 적발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해당 음식점은 2년간 이러한 수법으로 추출한 식용유로 5만 그릇의 훠궈를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해당 음식점 업주 등 4명은 최고 10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신장 기능을 악화하는 방부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우유와 불에 가열해도 녹지 않는 빙과가 논란이 되는 등 중국에서 불량 음식과 관련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2-03 13:56:17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에 이달 초 열린 휴전협상에 참여한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첼시 구단주이면서 러시아 억만장자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사진)와 우크라이나 관리 2명이 독극물 중독 증상을 겪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한 협상 참가자들 일부가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친이지만 첼시 구단주로 활동하면서 서방과도 협력을 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측의 요청으로 이번 협상에 참여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수시간 동안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우크라이나 협상단 가운데 한 명인 루스템 우메로프 의원은 부분적인 시력 손상을 겪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근은 "이튿날 사람들이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면서 "(독극물이) 어떤 것인지 밝혀내지 못했고, 누가 (이 공격의) 배후인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지만 아브라모비치가 주된 공격 목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가 독극물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은 이 달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 간 평화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 억만장자 가운데 한 명인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양국간 협상을 중재해왔다. 아브라모비치가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인 평화협상은 지난 3일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에서 열렸다. 당시 우크라이나 협상팀은 국경지대로 날아가 협상을 한 뒤 다시 키이우로 돌아갔다.그리고 그날 밤 협상단 가운데 3명이 눈 염증, 심각한 안구 통증,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을 겪었다. 아브라모비치와 우메로프 의원은 터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시력을 회복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 가운데 1명은 독극물 테러를 저지른 것이 러시아인지, 우크라이나인지 밝혀낼 수 없었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러시아가 즐겨 사용하는 신경제인 노비초크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비초크는 러시아가 자국 정보원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니발니를 공격할 때 사용했던 독극물이다. 스크리팔은 사망했고,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러시아로 귀국한 뒤 부패혐의 등으로 수감됐다. 소식통들은 의사들과 화학무기 전문가들이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감염된 독극물이 무엇인지, 누가 이 독극물을 운반했는지 등을 알아내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 평화협상을 원하지 않는 극단주의자가 저지른 사보타주 공격으로 아브라모비치 측은 판단하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그러나 독극물 공격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이후 2번째로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3-29 18:19:34[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에 이달 초 열린 휴전협상에 참여한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첼시 구단주이면서 러시아 억만장자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관리 2명이 독극물 중독 증상을 겪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한 협상 참가자들 일부가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친이지만 첼시 구단주로 활동하면서 서방과도 협력을 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측의 요청으로 이번 협상에 참여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모라모비치는 수시간 동안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우크라이나 협상단 가운데 한 명인 루스템 우메로프 의원은 부분적인 시력 손상을 겪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근은 "이튿날 사람들이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면서 "(독극물이) 어떤 것인지 밝혀내지 못했고, 누가 (이 공격의) 배후인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지만 아브라모비치가 주된 공격 목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가 독극물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은 이 달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 간 평화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 억만장자 가운데 한 명인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양국간 협상을 중재해왔다. 아브라모비치가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인 평화협상은 지난 3일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에서 열렸다. 당시 우크라이나 협상팀은 국경지대로 날아가 협상을 한 뒤 다시 키이우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협상단 가운데 3명이 눈 염증, 심각한 안구 통증,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을 겪었다. 아브라모비치와 우메로프 의원은 터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시력을 회복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 가운데 1명은 독극물 테러를 저지른 것이 러시아인지, 우크라이나인지 밝혀낼 수 없었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러시아가 즐겨 사용하는 신경제인 노비초크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비초크는 러시아가 자국 정보원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니발니를 공격할 때 사용했던 독극물이다. 스크리팔은 사망했고,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러시아로 귀국한 뒤 부패혐의 등으로 수감됐다. 소식통들은 의사들과 화학무기 전문가들이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감염된 독극물이 무엇인지, 누가 이 독극물을 운반했는지 등을 알아내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 평화협상을 원하지 않는 극단주의자가 저지른 사보타주 공격으로 아브라모비치 측은 판단하고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그러나 독극물 공격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이후 2번째로 키이우를 방문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3-29 07:09:28【베이징=정지우 특파원】음식에 독을 풀어 아동 25명을 중독 시키고 1명을 살해한 중국 유치원 교사가 사형 판결을 받았다. 29일 시나닷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올해 3월27일 오전 9시께 중국 허난성 자오쭤시의 한 유치원 교사인 왕모씨는 학생 관리문제로 다른 교사 쑨모씨와 갈등을 겪자, 쑨씨 담당반 원생들이 먹을 죽에 아질산나트륨을 넣었다. 왕씨는 독극물이 든 죽을 유치원생에게 먹인 뒤에도 계속 이런 사실을 숨겼고 결국 유치원생 25명이 중독됐으며 이 중 1명은 숨졌다. 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로 인체에 섭취하면 간과 신장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씨가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7년 2월에도 온라인으로 구입한 아질산나트륨을 남편의 술잔에 넣어 중독 시켰다. 당시 왕씨는 남편과 사소한 문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1983년생인 왕씨는 7년 동안 해당 유치원에서 일했다. 동료들은 왕씨에 대해 내성적이고 말이 많지 않았지만 이 같은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오쭤시 중급인민법원 1심 재판부는 왕씨에 대해 위험물질 투여죄로 사형은 선고하고 정치적 권리를 영구 박탈토록 했다. 또 왕씨에 대해 고의상해죄로 징역 9개월을 별도로 선고하는 한편 고용주인 유치원 책임자에게는 민사소송 원고에게 왕씨와 연대 배상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비열하고 수법이 지극히 악랄하며 결과가 심각하다”면서 “법에 따라 엄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09-29 14:28:23[파이낸셜뉴스]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의식을 잃었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퇴원했다. 치료를 받은지 32일 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해온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병세가 충분히 회복됐다면서 그의 퇴원 사실을 알렸다. 다만 병원 측은 나발니가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였던 만큼 이번 사건의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나발니 측근들은 나발니가 결국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이날 퇴원 후 나발니 측은 아직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독일 정부의 지원 하에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 32일간 치료를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있던 그는 지난 7일 의식을 되찾았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촉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비촉은 1970~1980년대 소련군이 개발한 생화학 무기로, 일본 지하철 테러에 사용된 사린가스나 김정남 암살사건의 VX보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과 나발니를 처음으로 치료한 옴스크 병원은 독극물 중독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2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4일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나발니가 스스로 독극물을 흡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즉각 이 가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을 비꼬는 글을 올렸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0-09-23 19:56:35[파이낸셜뉴스] 태국의 수도 방콕의 한 호텔 방에서 베트남 국적의 남녀 6명이 청산가리 중독돼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방콕 라차프라송에 위치한 한 유명 호텔 객실 안에서 베트남 국적 남성 3명과 여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중 2명은 미국 시민권자로 사망자 6명 중 5명은 객실 내부에서, 1명은 외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들은 이 호텔에서 각기 다른 층 객실에 머문 손님들이다. 호텔 직원은 이들이 체크아웃 시간을 넘겨서도 나오지 않자 객실을 찾았다가 이들의 시신을 한 방에서 발견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독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방 안에서는 커피와 차를 마신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추가 검사 결과 청산가리 중독에 의한 살인이었다고 전했다. 당초 이 사건은 총격에 의한 사망이라고 보도되기도 했으나 현장에서는 다투거나 몸싸움을 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6명과 함께 호텔 예약에 참여했던 7번째 사람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섰으며, 사망자들이 독극물을 섭취한 정확한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17 08:06:30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지만 감옥에서 의문사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에 지지자 수만명이 몰렸다. 러시아 당국이 시민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지만 지지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수만명이 모여 나발니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나발니 장례식에는 당국의 압력 속에서도 시민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FT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시위대가 모였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당국이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푸틴은 살인자" "푸틴 없는 러시아"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러시아 곳곳에서 체포가 이어졌다. 러시아 독립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모스크바에서만 6명이 체포됐다. 또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도식이 거행된 가운데 추가로 39명이 체포됐다. 나빌니가 사망한 교도소가 있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추도식에서 체포된 이들이 많았다. 장례미사는 나발니가 2020년 러시아 정보기관이 주로 사용하는 독극물인 신경제 노비초크에 중독되기 전 수년을 살았던 모스크바 교외 마리노의 '내 상처를 보듬어주소서' 러시아 정교회 성당에서 열렸다. 나발니는 인근 보리소프스키 묘지에 안장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03 18:12:04[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지만 감옥에서 의문사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에 지지자 수만명이 몰렸다. 러시아 당국이 시민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지만 지지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수만명이 모여 나발니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나발니 장례식에는 당국의 압력 속에서도 시민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FT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시위대가 모였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당국이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푸틴은 살인자" "푸틴 없는 러시아"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러시아 곳곳에서 체포가 이어졌다. 러시아 독립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모스크바에서만 6명이 체포됐다. 또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도식이 거행된 가운데 추가로 39명이 체포됐다. 나빌니가 사망한 교도소가 있는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추도식에서 체포된 이들이 많았다. 장례미사는 나발니가 2020년 러시아 정보기관이 주로 사용하는 독극물인 신경제 노비초크에 중독되기 전 수년을 살았던 모스크바 교외 마리노의 '내 상처를 보듬어주소서' 러시아 정교회 성당에서 열렸다. 나발니는 인근 보리소프스키 묘지에 안장됐다. 시위진압 경찰은 성당과 묘지 접근을 통제했다. 나발니 측은 크렘린이 나발니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표명을 통제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고 비판했다. 크렘린은 러시아 대통령궁을 말한다. 한편 FT는 나발니 장례미사가 치러진 러시아정교회 성당에 그의 양친을 비롯한 소규모 인원만 참석이 허락됐다면서 그의 가족 대부분은 당국을 피해 도피 중이어서 장례미사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02 05:40:31[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시베리아 교도소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나발니의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은 푸틴에 책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나발니 사망에 '시대 종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나발니 의문의 죽음 17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나발니는 산책 뒤 사망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다"면서 "거의 곧바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이 응급조처에 나섰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 측근들은 당국이 그의 사망 원인을 은폐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미시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나발니의 모친에게 그의 사망 원인과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야미시에 따르면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텔레그램 메시지는 러시아 북부 유형지인 카프의 당국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친에게 나발니가 '돌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직 나발니 시신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야미시는 "부검 결과는 다음주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당국이 시신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푸틴의 최대 정적, 숱한 암살 고비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만들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푸틴의 최대 정적이 됐다. 그가 설립한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본부 등은 러시아 당국이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 탄압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입을 막도록 하는 올가미로 부패혐의를 그에게 덧씌웠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과 함께 불법 금품 취득, 사기 등 파렴치한 범죄도 저질렀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3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2021년 1월부터 복역중이었다. 나발니는 그동안 숱하게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2020년 8월에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증세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독일에서 치료받은 뒤 귀국했다. 당시 그가 중독된 독극물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자주 사용하는 독극물이었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그를 독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발니는 치료 뒤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수감됐다. 이번에 그의 사망이 확인된 제3교도소는 추위와 같은 혹독한 환경으로 '북극의 늑대'라는 별명이 붙은 악명 높은 교도소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 제6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시베리아 제3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통보하지 않아 실종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대규모 시위, 공격적인 진압 나발니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해외 망명 인사들은 나발니 죽음과 푸틴 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푸틴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석유재벌 출신의 반정부 인사 미하일 호도로콥스키는 나발니 사인이 어떻게 나오든 나발니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투옥한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규모 시위 조짐이 보이자 이를 불법이라며 사전에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경찰이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행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체포됐다. FT에 따르면 특히 수도 모스크바 경찰의 대응이 16일과 17일 사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나발니 영정사진 앞에 꽃을 놓는 이들을 촬영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팻말 시위를 하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31개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행사에서 284명 넘게 체포됐다. "정치적 반대 목소리 사라져" "푸틴이 책임" 외신들은 나발니가 사망하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한 정치적 반대 목소리는 함께 사라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당국은 반전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나발니가 생전 주도했던 반부패 대규모 시위는 푸틴이 통치하는 생애 동안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24년 동안 러시아를 사실상 통치해 왔고 다음 달 대선에서 6년간 연임을 노리고 있는 푸틴에겐 이제 도전을 제기하는 인물이 사실상 없어졌다. 그를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푸틴 반대파가 이제는 설 자리를 잃었다"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 옥중 사망은 푸틴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놀랍지도 않다"면서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이 직접 그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곧 죽을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른 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7 03:54:31[파이낸셜뉴스] 아직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스실’이 부활한다. 그동안은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해 왔는데, 지난해 한 차례 실패했기 때문이다.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은 오는 25일(현지 시각)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1988년 목사 아내 청부 살해 사건의 범인이다. 그는 보험금을 노린 목사로부터 “내 아내가 강도에게 살해당한 것처럼 위장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잔혹한 방법으로 여성의 목숨을 빼앗아 1996년 사형이 확정됐다. 수사 과정에서 청부 사실이 들통난 목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함께 기소된 공범은 2010년 약물 주입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스미스도 범행 34년 만인 2022년 11월 이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사 바늘을 꽂을 정맥을 찾지 못해 집행이 무산됐다. 교정 당국은 그의 팔쪽 정맥에 주사 바늘을 꽂으려고 시도하다가 잘 되지 않자, 거꾸로 매달아 놓고 쇄골 근처 정맥의 줄기 부분을 찾아 집행을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정맥을 찾지 못해 약물 주입 방식의 사형이 실패하는 일은 드물게 일어난다. 수형자가 지나치게 비만이어서 혈관을 찾지 못하거나, 마약 중독자들처럼 주사 바늘을 자주 꽂아 혈관 조직이 괴사한 경우 등이다. 결국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은 재집행을 결정하면서 25년만에 질소가스주입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사형수에게 마스크를 씌운 다음 이 안으로 질소 가스를 투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법이다. 1999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으며, 1999년 당시 사형수는 질소가스실에서 집행 18분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P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사형집행을 위한 독극물 주사제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다른 방식의 사형 집행안을 찾고 있다. 이에따라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은 과거 금지했던 가스질식법을 재도입시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3 07:4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