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피맛길' 원형을 품고 있는 돈화문로 일대를 비롯, 총 6개 지역을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 추가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은 일정 구역을 정해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의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선' 단위를 대상 구역으로 하는 소규모 방식의 재생사업이다. 3년간 총 10억원이 각각 투입되며, 이번 상반기 골목길 재생사업에는 총 9개 구청에서 10개 사업을 신청해 6곳이 대상지로 선정됐다. 새로 골목길 재생을 시작하는 6곳은 △마포구 어울마당로 일대 △종로구 돈화문로 11가길(피맛길) 일대 △용산구 소월로 20길 일대 △성북구 장위로 15길·21나길 일대 △구로구 구로동로 2다길 일대 △동대문구 망우로 18다길 일대다. 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치구 공모를 통해 일반형 15곳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올 상반기 선정된 6곳과 하반기 추가 사업장 15곳, 기존 사업장 25곳까지 포함해 총 46곳에서 '골목길 재생사업'이 진행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골목길 재생의 핵심은 열악하고 낙후된 골목길의 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개선하는 것"이라며 "골목길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내 주민공동체를 되살리겠다"고 설명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0-06-22 14:02:54서울시는 다음달 3~6일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 공동체 재생사업을 총괄 운영·지원할 업체를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발표한 '2025 서울시 도시재생전략계획'에서 '서울형 도시재생'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13개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중 하나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업체는 사업 운영·지원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수렴한 주민 의견과 사업결과 등을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을 통해 전자 입찰해야 한다. 또 제안서와 가격입찰서는 서울시청 역사도심재생과로 방문해 접수해야 한다. 서울시는 낙원상가·돈화문 일대 도시재생에 주민들이 주도적·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올해 총 3억원을 투입해 '공동체 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사업의 주체형성을 위해 거주민은 물론 다수의 상인들이 공존하는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산업별·지역별 협의체를 구성한다. 주민 역량강화 차원에서는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 발굴부터 해결까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주민공모사업은 주민이 사업발굴, 실행, 공간운영 등 다양한 과정에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 주민 주도 사업으로 이를 통해 상생과 발전을 이끄는 주민주도 재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주민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참여를 이끌어내 재생사업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6-04-15 10:19:06종로 돈화문로 건너편 비원주유소와 돈화문주유소가 전통 한옥 문화시설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종로구 돈화문로 건너편 와룡동 5-9번지와 12-2번지 일대의 도시계획시설사업(문화시설)에 대한 실시계획을 변경고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유소 자리에는 ‘궁중생활사디지털전시관’과 ‘돈화문국악예술당’이 들어서며, 각각 건축비 140억원과 80억원을 들여 전통 한옥으로 조성된다. 이곳은 국립국악원의 모태가 된 이왕직아악부와 판소리, 창극의 보급과 발전에 기여한 조선성악연구회가 위치한 근대기 전통국악문화의 근거지로 국악전수소, 국악기점 등 국악과 관련한 시설이 운집해 있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토지매입을 완료하고 설계와 시공사 선정후 2012년 하반기에 공사를 착공, 2014년 상반기 중에 완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종로구 권농동, 와룡동 등 돈화문로 일대 14만7860㎡의 지구단위계획(재정비)을 고시한 바 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2010-10-28 11:15:55서울 구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돈화문로와 충무로에는 개봉관 극장들이 즐비했었다. 스크린이 하나밖에 없는 단관 극장이었다. 종로3가 쪽의 단성사·피카디리·서울을 필두로 을지로3가역 근처의 명보·스카라, 충무로역에서 가까운 대한·국도 등이다. 1907년 최초의 상설 영화관으로 개관한 단성사는 1919년 10월 27일 한국 최초의 영화인 연쇄극 '의리적 구토'를 개봉한 유서 깊은 영화관이었다. 10월 27일은 영화의 날로 돼 있다. 대형 멀티플렉스 등장 이후 단성사도 복합상영관으로 리모델링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2008년 사라졌다. 보석 가게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1950년대에 메트로극장으로 출발해 1979년 재출발한 서울극장도 멀티플렉스화를 시도하며 분투했지만 2021년 8월 스크린을 내렸다. 그나마 피카디리는 시류에 편승해 멀티플렉스의 일원으로 살아남았다. 1958년 문을 연 이 극장의 현재 이름은 CGV 피카디리1958이다. 1957년을 문을 연 명보극장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 여러 영화를 단독 개봉했고 주성치 등 해외 스타들이 내한해 시사회를 연 곳이기도 하다. 배우 신영균이 인수해 운영하다 단성사와 함께 2008년 은막을 거뒀다. 뮤지컬 등을 공연하는 명보아트홀로 명맥은 이어가고 있다. 명보의 맞은편에 있던 스카라극장은 1935년 설립되어 1946년 수도극장, 1962년 스카라로 이름을 바꿨다. 2000년대에 시설을 보수해 월드컵 축구 경기를 극장에서 생중계하는 등의 이벤트를 벌이며 멀티플렉스의 공세에 맞섰다. 곡선 형태의 건물 외관으로 오페라 극장과 닮았던 스카라를 문화재청이 2005년 11월 근대문화재로 등록하겠다고 예고하자 소유주는 건물을 기습적으로 철거해 버렸다. 문화재로 등록되면 재건축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알고 동원한 편법이었다. '아시아미디어타워'라는 새 건물이 그 자리에 들어서 있다. 충무로의 국도극장은 일제강점기에 황금연예관으로 시작했다가 광복 이후 건물을 신축해 국도라는 새 이름으로 유명 극장 대열에 올라섰다. 국도극장은 1999년 일찍 변신을 시도해 호텔로 탈바꿈했다. 명동성당 가까이 있던 중앙극장의 운명도 다르지 않다. 2010년 문을 닫은 뒤 일대가 재개발되어 대신증권 본사 건물이 들어섰다. 세종로에 있던 국제극장은 재건축으로 그보다 먼저 자취를 감췄다. 현재 동화면세점이 있는 광화문빌딩이 되어 있다. 그나마 탑골공원 옆의 허리우드는 실버영화관으로 살아남았다. 1960년대까지 신문 광고면의 대부분은 영화 광고가 메웠다. 극장이 없었다면 광고란을 다 채우기 어려울 정도였고, 신문사 영업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먹고살기 힘들 때 영화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활력소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시절의 극장은 화장실 냄새 등 악취가 진동했고, 성추행범들이 득실거렸다. 담배를 피워대 극장 안은 연기가 자욱했다. 1958년 개관한 대한극장은 최신식 시설을 갖춘 신축 극장이었다. 광고에도 푹신한 좌석과 시원한 에어컨,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춘 일류극장이라고 쓰여 있다(경향신문 1958년 3월 25일자·사진). 개관 기념 상영작은 존 웨인·라나 터너 주연의 '애혼'(1955)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관 대한극장도 복합상영관 형태로 건물을 개조해 영화를 상영하며 다른 단관 극장들이 문을 닫은 후에도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도 잘 넘기는 듯했지만, 결국 최후의 고비는 극복하지 못했다. 오는 9월 말까지만 영화를 상영하고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로써 많은 중장년 관객들의 추억이 서린 옛 극장들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CGV 같은 멀티플렉스 또한 언제 어떤 운명을 마주할지 짐작하기 어렵다.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집 안에 설치해 놓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를 보는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나의 스크린을 가진 작은 규모의 단관 극장이 다시 등장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5-09 18:35:19시대 조류를 따라 사라진 것들이 많다. 손 편지가 그렇고, 그 손 편지를 쓰던 필기구가 그렇다. 필기구 중에서도 만년필은 휴대하고 다니는 사람을 거의 찾기 어렵다. 글을 쓰는 시대가 아니라 한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에 톡톡 '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1970년대까지도 만년필로 공책에 필기를 하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 만년필은 누구나 다 가질 수는 없는 귀한 필기구였다. 유독 기억에 남는 상표가 '英雄'(영웅)이다. 그때 학생들 사이에서도 중국제 또는 홍콩제라고 했는데 50년 전 중국과 국교도 없던 시절에 중국제가 어떻게 한국에 들어왔는지 궁금할 뿐이다. 영웅은 미제 '파커' 만년필을 베낀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는 만년필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놀랍게도 영웅도 있다. 중국산이며, 디자인도 옛것과 거의 같다. 국산은 '빠이롯드'와 '아피스'(APIS), '마이크로' 등이 있었다. 만년필 삼총사 중 제일 먼저 태어난 것은 아피스다. 1956년 부산에서 설립된 국제아피스공업사가 이듬해 국내 최초로 내놓은 제품이다. APIS는 그리스어로 꿀벌을 뜻한다고 한다. 아피스 만년필 광고는 '글씨는 마음의 거울'이라는 카피를 썼다. 필체를 중하게 여기는 옛사람들의 생각이 그랬다. 외환위기 때 구제금융 문서에 당시 임창열 경제부총리가 서명을 하면서 비싼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해 비난을 받았다. 구제금융을 졸업할 때는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아피스 RB939로 서명했다. 그러나 컴퓨터에 밀린 아피스는 2010년대 초반에 생산을 멈추었고, 홈페이지도 닫았다. 국세청 폐업신고일은 2020년 6월 25일로 나온다. 부산 서구 천마로에 있는 작은 공장 건물만 유적처럼 남아 있다. 마이크로는 덜 알려졌지만 품질은 좋았다. 아피스와 비슷한 시기 서울 미아동에서 조청길·조순길 형제가 세운 '신흥정밀'이라는 필기구 업체에서 출발한다. 만년필은 1990년대 들어 만들었다. 이 업체는 '꽃샤프'와 '세라믹펜'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 1996년 매출 1300억원에 직원 수가 2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대형 문구업체로 성장했지만 1997년 부도를 내고 사라졌다. 가장 유명했던 만년필은 빠이롯드다. 1954년 황해도 개성 출신의 실향민인 창업주 고홍명 회장이 신화사라는 문구업체를 설립한 데서 시작했다. 1961년 일본 파이롯트와 기술제휴를 맺었고, 이듬해 서울 천호동에 만년필 공장을 완공했다. 빠이롯드 기술자들은 일본으로 가서 어깨너머로 보고 기술을 배워 오거나 사진만 들고 와서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빠이롯드는 1964년 만년필을 100% 국산화했다. 국내 최초였다. 1972년 '연필의 혁신' 샤프펜슬 개발에 성공한 기업도 빠이롯드이며, 역시 국내 최초다(조선일보 1972년 2월 5일자 광고·사진). 입학과 졸업 선물로 빠이롯드 만년필은 최고 인기였다. 빠이롯드는 니들펜 등 다양한 필기구를 생산하며 1980년대 후반 전성기를 누렸다. 여자 농구단을 운영하고 김창숙, 황신혜, 채시라 등 당대 최고의 배우를 모델로 기용할 만큼 자금사정도 넉넉했다. 천호동 공장도 경기도 성남으로 확장, 이전했다. 일회용 라이터 시장에도 뛰어들며 사업영역을 넓혔다.그러나 개인컴퓨터의 등장으로 필기구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설상가상 중국산이 넘쳐나며 불황에 빠졌다.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극복하지 못했다. 서울 종로 보신각 바로 옆 건물에 매장이 있었고, 밤이 되면 옥상의 노란 네온사인이 시선을 끌었지만 2018년 5월 폐점하면서 사라졌다. 빠이롯드는 2020년 성남 1·2공장 운영을 접고 기계설비를 성남시에 기증했다. 빠이롯드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이듬해 일본 파이롯트와 유통계약을 체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름도 맞춤법을 좇아 '한국 파이롯트'로 바꿨다. 현재 본사는 서울 돈화문로에 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2-29 18:17:36서울시가 충무로역~을지로3가역~종로3가역을 잇는 충무로(돈화문로)의 보행로를 넓혀 시민 편의를 높이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해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높인다. 서울시는 14일 충무로역 교차로에서 종로3가까지 약 1.0㎞에 달하는 '충무로(돈화문로) 도로공간재편사업)' 공사를 3월 착공한다고 밝혔다. 상업지역과 종묘, 남산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지를 잇는 충무로 구간의 도보를 넓혀 시민들의 편의를 향상시키고, 관광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충무로는 주요 지하철인 종로3가역과 충무로역을 중심으로 종묘, 남산 한옥마을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도로공간재편 사업을 통해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도심 보행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세종대로, 퇴계로 등 도심 주요 간선도로를 대상으로 차량 중심의 도로공간을 사람 중심 녹색교통공간으로 재편하기 위한 도로공간재편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무로 보도공간을 기존 0.7m~1.5m에서 2m~2.8m까지 최대 1.8배까지 대폭 확대한다. 노후 보도 포장을 교체하고, 포장재도 통일해 도시 미관 효과도 높인다. 이를 위해 충무로 일방 4~3차로를 3~2차로로 1개 차로를 줄일 예정이다. 충무로 보행로 확장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보행로 확장과 더불어 △띠녹지 조성 △횡단보도 신설·개선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업 주차 공간 정비 등을 함께 추진한다. 기존 보도는 점토, 석재, 콘크리트 블록 등 다양한 포장이 사용됐지만, 명정전(창경궁 법전) 앞 바닥 포장 패턴 디자인을 응용해 적용한 화강석 판석으로 통일해 전통적인 느낌과 휴식 공간으로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기존 가로수 주변에 띠녹지를 식재해 효율을 높이면서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국수나무, 노랑꽃창포, 붓꽃 등의 다채로운 초화류를 식재해 지역 일대에 활력을 더할 계획이다. 방문객들이 충무로 소재 인근 상업지역을 더욱 편리하게 방문하고,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단절구간 횡단보도 연결, 고원식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 시설물도 설치한다. 보행 시 걸리지 않도록 띠녹지 높이를 조정하고, 횡단보도 턱을 낮추는 등 누구나 편리하게 보행이 가능한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다. 노후되거나 파손된 볼라드, 가로수 보호대는 이전하거나 교체해 지장물로 인한 보행 방해를 개선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충무로가 지역 상권과 관광지를 잇는 명품 보행거리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도심 보행공간 확대를 통해 시민 편의 증진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3-03-14 18:16:17[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충무로역~을지로3가역~종로3가역을 잇는 충무로(돈화문로)의 보행로를 넓혀 시민 편의를 높이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해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높인다. 서울시는 14일 충무로역 교차로에서 종로3가까지 약 1.0㎞에 달하는 ‘충무로(돈화문로) 도로공간재편사업’ 공사를 3월 착공한다고 밝혔다. 상업지역과 종묘, 남산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지를 잇는 충무로 구간의 도보를 넓혀 시민들의 편의를 향상시키고, 관광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충무로는 주요 지하철인 종로3가역과 충무로역을 중심으로 종묘, 남산 한옥마을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구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도로공간재편 사업을 통해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도심 보행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세종대로, 퇴계로 등 도심 주요 간선도로를 대상으로 차량 중심의 도로공간을 사람 중심 녹색교통공간으로 재편하기 위한 도로공간재편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무로 보도공간을 기존 0.7m~1.5m에서 2m~2.8m까지 최대 1.8배까지 대폭 확대한다. 노후 보도 포장을 교체하고, 포장재도 통일해 도시 미관 효과도 높인다. 이를 위해 충무로 일방 4~3차로를 3~2차로로 1개 차로를 줄일 예정이다. 충무로 보행로 확장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보행로 확장과 더불어 △띠녹지 조성 △횡단보도 신설·개선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업 주차 공간 정비 등을 함께 추진한다. 기존 보도는 점토, 석재, 콘크리트 블록 등 다양한 포장이 사용됐지만, 명정전(창경궁 법전) 앞 바닥 포장 패턴 디자인을 응용해 적용한 화강석 판석으로 통일해 전통적인 느낌과 휴식 공간으로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기존 가로수 주변에 띠녹지를 식재해 효율을 높이면서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국수나무, 노랑꽃창포, 붓꽃 등의 다채로운 초화류를 식재해 지역 일대에 활력을 더할 계획이다. 방문객들이 충무로 소재 인근 상업지역을 더욱 편리하게 방문하고,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단절구간 횡단보도 연결, 고원식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 시설물도 설치한다. 보행 시 걸리지 않도록 띠녹지 높이를 조정하고, 횡단보도 턱을 낮추는 등 누구나 편리하게 보행이 가능한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다. 노후되거나 파손된 볼라드, 가로수 보호대는 이전하거나 교체해 지장물로 인한 보행 방해를 개선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충무로가 지역 상권과 관광지를 잇는 명품 보행거리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도심 보행공간 확대를 통해 시민 편의 증진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3-03-14 09:47:58[파이낸셜뉴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종로구청과 함께 조선왕실 밤잔치용 사각유리등을 활용한 가로경관등을 개발해 종로구 일대에 350개를 설치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일 오후 6시 경복궁 신무문 앞에서 점등 행사를 개최한다. 1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각유리등’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유물로, 옷칠을 한 나무로 틀을 짠 뒤 꽃 그림으로 장식한 유리를 사방에 두른 등이다. 바닥 틀 가운데에는 받침을 두어 등잔이나 초를 꽂았고, 유리등에는 고리를 달아 궁궐 지붕 처마에 걸어서 사용했다. 조선왕실에서는 본래 잔치 당일 이른 아침에 행사를 치뤘는데, 19세기 순조의 왕세자였던 효명세자(1809~1830)에 의해 처음으로 밤잔치가 시작되었고 사각유리등은 1829년 왕실 밤잔치 때부터 사용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사각유리등을 활용해 2020년 가정에서 직접 조립하는 DIY 문화상품을 개발.판매해, 10여 차례 이상 완판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또한 야외조명등으로도 개발해 박물관 정문과 인근에 시범 설치했다. 사각유리등 가로경관등은 △경복궁을 둘러싸고 있는 효자로, 청와대로, 삼청로에 총 271개, △창의문로 40개, △창경궁로 19개, △북인사마당 9개, △창덕궁 돈화문로(율곡로)에 11개 등 종로구에 총 350개가 설치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2-12 09:05:31김춘수 시인은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를 통해 그가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다. 시인이 단어를 통해 명명의 의미를 꽃으로 비유했다면 서효숙 작가는 캔버스 위에 붓과 색으로 꽃의 아름다움과 생명을 오랜 시간 동안 표현해 왔다. 하계훈 미술평론가는 "일상의 소소한 사물이라 할 수 있는 꽃과 햇빛의 작용을 통해서 작가는 시각적 생명력을 넘어서 촉각적, 청각적 신선함까지 작품 안에 담아낸다"고 소개한다.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에 위치한 돈화문갤러리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서효숙 초대전'을 연다. 서 작가는 1985년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3년 뒤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지난 1989년 서울 윤갤러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8회 이상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다수의 아트페어, 해외전시,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가했다. 서 작가는 수십년의 시간동안 일관되게 꽃잎과 빛과 생명을 주제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빛이 그리다'로 원색의 꽃잎 위를 비추는 햇빛이 보여주는 생명의 기운을 표현한다. 우리가 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조화로운 꽃의 형태와 함께 그것이 갖고 있는 색감 때문이다. 서 작가는 다양한 색을 통해 세상에는 언어가 규정하는 7가지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색이 존재함을 알려주는듯 하다. 서 작가는 꽃의 모티브를 확장시켜 빛과 생명을 표현해 왔다. 작품의 모티브는 꽃에서 나무, 생명을 상징하는 사물로 확대되어가기도 했다. 모티브의 확장과 함께 하나의 화면을 두 개로 나눠 멀리서 관조적으로 보기도 하고 미시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보기도 하는 이중적 시각을 한 화면에 담았다. 빛은 꽃에 색을 주기도 하지만 세상 모든 식물과 동물을 키워내는 근원적인 생명의 에너지다. 서 작가는 초기 작품에서 강렬한 노란 색의 꽃들로 생기와 활력이 충만한 화면을 구성했다면, 이번 전시는 한지 위에 스며드는 푸른색을 통해 작가의 사유가 숙성됨에 따라 삶의 현상 너머 본질을 꿰뚫어보는 성숙하고 안정된 시각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시각은 여전히 생기와 활력을 바탕으로 한다. 서 작가는 "식물에 움직임이 없지만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해 있음을 발견하게 되면서 시각적으로 극도로 가까이 접근하거나 빛의 뒤쪽으로 후퇴하는 방식으로 시각적 탐색의 작업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이를 통해 살아있음에 대한 의미를 읽어내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8-22 17:01:351980년대까지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충무로역에 이르는 돈화문로와 충무로 일대는 영화의 거리였다. 단성사·피카디리·서울·국도·명보·스카라·대한극장 등 개봉관들이 즐비해 주말이면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로 거리가 북적였다. '겨울 여자'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같은, 이제는 전설이 된 한국 영화들이 은막을 장식했다. 옛 영화관들은 스크린이 하나뿐인 단관(單館)이어서 요즘 같은 천만 관객은 꿈도 꿀 수 없었다. 1970년대 한국 영화 흥행 1위인 '겨울 여자'의 관객동원 수가 겨우 58만명 정도였다. 1980년대에 보급된 VTR은 이미 TV에 관객을 빼앗겼던 극장가에 큰 타격을 주었다. 결정적인 '한방'은 1998년 처음 선보인 복합상영관이었다. 단관 극장들은 안락한 의자와 첨단시설을 갖춘 복합상영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내부구조를 개조하며 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907년에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단성사를 비롯,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를 품은 옛 극장들은 하나둘 사라져갔다. 단 두 개, 대한극장과 서울극장이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서울극장이 지난해 8월 31일 먼저 스크린을 걷었다. 이제 대한극장만이 상징적 존재로 남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1958년 문을 연 대한극장은 초대형 스크린과 70㎜ 영사기 등 당시로서는 현대식 시설을 갖추었다. 그러나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국씨 집안에서 운영하던 대한극장은 지난해 2월 부산의 중견기업인 우양수산에 매각됐다고 한다. 주인이 바뀌었어도 대한극장은 꿋꿋이 관객을 맞고 있다. 상영시간을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로 줄였다. 생존방책의 하나다. 그 덕분에 오후 1시에 조조(早朝) 요금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더구나 조조 요금을 올리지 않고 7000원을 고수하고 있다. 이 시간대 요금의 반값에 볼 수 있는 셈이다. 어쨌든 올드팬들은 대한극장이 어려움을 끝까지 잘 견뎌내고 살아남기만을 바란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위원
2022-08-18 18:5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