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똥 기저귀로 얼굴을 맞았다며 가해 학부모를 경찰에 고소했다. 13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가 자신의 어린 자녀가 싼 똥 기저귀를 종이 봉지에서 꺼내 자신의 얼굴에 던졌다며 세종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A교사는 지난 10일 오후 4시께 어린 자녀 치료차 병원에 있던 B씨를 찾아 최근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B씨의 자녀 상처 문제에 대해 사과하려고 찾아갔다가 병원 화장실에서 변을 당했다. 사건 당시 A교사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간 B씨는 인분이 들어있는 기저귀를 봉지에서 꺼내 A씨 얼굴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화장실 밖에서 '퍽'하는 소리를 듣고 현장을 확인한 어린이집 원장이 사진을 촬영했고, 원장이 촬영한 사진에는 A씨의 얼굴 한 뺨이 똥 기저귀에 맞아 똥이 묻어 있는 장면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A교사는 똥 기저귀로 얼굴을 맞은 뒤 병원으로 이송돼 진료를 받았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A씨의 남편인 B씨는 전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어린이집 교사의 보호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B씨는 "막장 드라마에서 김치 싸대기는 봤는데, 현실에서 똥 싸대기를 볼 줄이야"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올해 초부터 어린이집에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 학부모로부터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고 푸념했다. 그는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에게 사과하러 방문한 와이프의 얼굴에 똥 묻은 기저귀를 펼쳐 얼굴을 가격한 학부모를 경찰서에 고소하고 이 글을 적는다"라며 "나쁜 교사는 처벌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나요. 어린이집 교사들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제도화해 달라"라고 어린이집 교사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화를 요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9-13 14:09:1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조선의 11대 왕인 중종은 인자하고 유순했으나 결단력이 부족하고 우유부단했다. 재위 기간 40년 동안 국정은 조용할 날이 없이 혼란스러워 상심이 컸다. 그래서 심열(心熱)로 고생했다. 1544년(중종 39년) 음력 10월 28일 중종은 열병으로 인해 갈증과 변비가 심했다. 의원들은 소마죽(蘇麻粥)과 피마자유를 올렸다. 소마죽은 차조기씨와 대마씨를 멥쌀과 함께 죽을 쑤운 것으로 노인성 변비에 많이 사용하는 처방이다. 다음 날 아침, 의녀 장금(長今)이 내전으로부터 나와서 말하기를 “주상께서 하기(下氣)가 비로소 통하여 매우 기분이 좋다고 하셨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제조가 장금에게 “만약 갈증이 있으시다면 생지황(生地黃)을 달여 드시도록 해야지 냉수를 드시게 해서는 안되니 각별히 조심하게나.”라고 했다. 생지황은 기운이 서늘하고 찬 약제로 청열(淸熱)시키면서 어혈(瘀血)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음력 10월 30일, 중종은 변통(便通)은 되었지만 심열(心熱)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제조는 생지황고(生地黃膏)와 천왕보심단 그리고 서과(西果, 수박)도 올렸다. 생지황이 주된 처방이었다. 다음 날이 되자 중종의 심열은 좀 잡히는 듯했다. 중종은 “생지황고가 효과가 좋은 듯하다. 꾸준하게 복용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내의원에서 생지황고를 더 만들어 올리고자 했는데, 아뿔싸 전의감과 혜민서에 생지황이 남은 것이 없었다. 내의원 제조는 쩔쩔매며 “황해도 황주와 봉산의 생지황을 급히 채취해서 가져오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사간원에는 “임금의 옥체에 사용할 약재가 없다니요. 황해도면 말을 달려도 5~6일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벌을 내리도록 윤허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러나 중종은 자신의 병 때문에 내의원이 정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문책하지 말도록 했다. 음력 11월 3일, 중종은 심열과 노열(勞熱)이 수시로 왕래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의원에서는 소시호탕 가감방을 올렸다. 그러나 열은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의원들을 차비문 앞에 대기시켰다. 다음 날이 되자 중종의 증후는 맥은 빠르고 발열은 더 심해졌으며 말소리는 거칠었고 호흡이 급박했다. 응급상황이었다. 제조 등이 모여서 논의를 했다. 제조가 “지금 복용 중인 처방으로는 주상의 열을 잡을 수가 없소. 특단의 처방이 필요하오.” 그러자 장금이 “그럼 파관탕(破棺湯)을 올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파관탕은 열병에 명약이옵니다.”라고 했다. 모두들 장금을 빤히 쳐다봤다. 제조가 “파관탕이라면 야인건수(野人乾水)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파관탕(破棺湯)은 열병으로 인한 인사불성에 쓰면 너무 효과가 뛰어나 죽어서도 관을 깨고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바로 인분(人糞)으로 만든 ‘똥물’을 말한다. 이것을 민간에서 ‘야인건수(野人乾水)’라고 불렀다. 바로 들판에 싸 놓은 사람의 마른 똥을 불에 볶아서 물에 우린 것이다. 장금은 “의서에 보면 파관탕은 상한열병(傷寒熱病)으로 발광하고 가슴이 뛰며, 말이 일정하지 않고 인사불성이 된 경우를 치료한다고 했습니다. 마른 인분을 약성이 남게 태워 물에 담가 생긴 즙을 1~2잔 마시면 열이 떨어지면서 즉시 깨어난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다른 의관이 “파관탕을 써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장금은 “제 고향에서는 유행성 열병에 걸리면 변소에 대나무를 박아서 대나무 통 안으로 스며든 맑은 똥물을 약으로 마시곤 했습니다. 특히 곤장을 맞고 난 후에 생긴 장독(杖毒)에는 이만한 처방이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제조가 거들었다. “장금의 말에 일리가 있소. 장금이 말한 것은 분청(糞淸)인데, 인중황(人中黃)이라고도 하는 것이요. 또한 대나무통에 감초를 넣어서 이것을 똥통에 2~3개월 꽂아 두었다가 나중에 감초만을 꺼내서 약으로 사용하는데, 이 감초도 인중황이라고 부르지요. 인중황은 성질이 차서 열병과 제반 독(毒)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매우 좋소이다.”라고 거들었다. 그때서야 모든 의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제조는 “지금 시간이 촉박하니 바로 야인건수를 만들어 올리도록 합시다. 누가 서둘러서 궁 밖의 들판에 오랫동안 말라 있는 인분을 좀 구해 오도록 하시구려.”라고 재촉했다. 모두들 장금을 쳐다보았다. 장금은 당연하다는 듯이 서둘러 궁 밖으로 나갔다. 그날 오후 약방에서는 소시호탕, 청심원와 함께 야인건수를 올렸다. 당시 세자는 밤에도 띠를 풀지 않고 중종을 간병하면서 매번 올라오는 탕약의 맛을 미리 봤다. 약방에서 새롭게 탕약이 올라오자 세자는 “이것은 무엇으로 만든 탕이냐? 처음 보는 색과 향이다.”라고 물었다. 그러자 장금은 당황해하면서도 자신있게 “인분으로 만든 열병(熱病) 약입니다. 지금 전하께 꼭 필요한 탕입니다.”라고 했다. 세자는 거리낌 없이 야인건수의 맛을 보았다. 세자의 효심은 지극했다. 중종의 열과 갈증은 하루 이틀 지나자 차도가 나기 시작했다. 약방에서는 매화탕이나 뽕나무차, 검은콩과 죽엽을 달인 물로 양치를 하게 하고, 총시탕(葱豉湯)도 올렸다. 사실 뭐가 도움이 될지 몰라 이것저것 올린 것이다. 음력 11월 9일, 중종은 “지난번 열이 올랐을 때 야인건수를 써서 열을 물리쳤다. 혹시 밤중에 열이 심하면 쓰려고 하니 미리 준비해서 들여오라.”고 하였다. 중종 또한 자신이 인분으로 만든 탕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야인건수를 복용하면서 간간이 양격산, 지보단, 강활산 등의 처방도 복용했다. 그러나 중종의 열병은 기복을 보이면서도 완전하게 잡히지 않았다. 음력 11월 14일, 중종은 밤에 다시 번민(煩悶)이 더 심해지면서 위독했다. 밤사이에 음축증(陰縮證, 고환이 수축되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양기가 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중종은 잡다한 모든 약을 거부하고 야인건수에 청심환만은 복용했다. 그래도 야인건수를 복용하면 약간의 해열이 되었기 때문이다. 중종은 병상에 옷차림을 허술하게 입고 있어서 신하들의 알현을 거부해 왔다. 그런데 이날은 무언가 작정한 듯 했다. 중종은 저녁 무렵 침전에서 익선관을 쓰고 조복을 걸치고선 이불을 두르고 앉았다. 그 옆에 세자가 관대를 하고 엎드려 있었으며, 내시 2명이 옆에 서 있었다. 해가 질 무렵이라 촛불을 켰는데, 중종은 내시에게 “촛불을 당겨 놓으라.”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붓을 잡고 작은 종이에 글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글이 잘 쓰여지지 않았다. 중종은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갔다. ‘내가 비록 형체는 있으나 사람 구실을 할 수 없다. 지금 천명(天命)을 다 하는 것 같으니 더 늦기 전에 세자에게 왕위를 넘겨야겠다.’는 내용이었다. 중종은 숨이 곧 끊어질 지경이었고 말도 이어지지 않았으며, 편히 앉아 있지도 못했다. 좌우의 신하가 모두 소리없이 울었다. 제조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힘겨운 목소리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나는 병중에 귀가 어두워 들을 수가 없다. 큰 소리로 말하라.”라고 했다. 제조는 “심열(心熱)은 상심에 의한 것이니 마음을 편하게 하시옵소서.”라고 했다. 그러자 중종은 “딱히 신경 쓰이는 일이 없다. 다만 세자에게 왕위를 넘길 일이 가장 걱정이다.”라고 했다. 그때 옆에서 세자가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음력 11월 14일, 전 일에 비해 점차 위독해졌다. 중종은 오후부터 혼수상태에 빠져 잠만 자며 전혀 말을 하지 못하였다. 다음 날, 음력 11월 15일, 저녁 6시 중종은 환경전에서 훙(薨)하였다. 내전에서부터 곡(哭)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중종은 똥물까지 약으로 복용했으나 안타깝게도 열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어떻게 인분까지 약으로 사용할 수 있냐고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도 있겠다. 그러나 야인건수는 알고 보면 그렇게 허무맹랑한 치료법이 아니다. 사람의 장 속의 미생물들은 대사산물로 단쇄지방산과 항생물질들을 만들어 낸다. 인분에는 이 대사체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인분 자체도 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치 항생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인건수는 말린 인분을 불에 볶아서 사용했는데, 그렇게 하면 미생물은 모두 사멸해서 병원성 세균에 대한 위해는 없어지면서도 정상 세균총들이 만들어낸 대사산물의 면역조절 효과는 여전히 남아 있다. 마치 된장국을 끓여 먹었을 때, 된장의 고초균은 죽지만 그 대사산물이 면역에 도움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억지로라도 이해하고자 하면 그렇다. 요즘도 ‘대변이식’이라고 해서 장내 정상세균총에 문제로 생긴 심각한 장염에 건강한 사람의 똥을 이식하는 치료법이 있다. 이 경우는 건강한 대변에 섞여 있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넣어주는 것이다. 게다가 대변은행도 존재한다. 우리는 다시 똥이 약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 제목의 ○○은 ‘똥물’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조선왕조실록> ○ 中宗 39年 1544년 11月 4日(內醫院提調等問安, 仍啓曰: “伏聞上候心熱甚盛, 請令醫員入診, 詳知熱氣加減然後, 用藥.” 傳曰: “醫員, 詣差備門外, 待命可也.” 內醫院提調等, 使醫員朴世擧,洪沈, 入診上候. 朝則脈度比昨浮緊尤重, 熱氣加發, 語音似澁, 呼吸急促. 卽進和淸心元, 加入小柴胡湯及野人乾水. 晝入診, 則與朝同, 夕則脈度視前稍減, 語音呼吸如常, 大便乾燥, 又以小柴胡湯及野人乾水進. (중종 39년 1544년 음력 11월 4일. 내의원 제조 등이 문안을 드리고 이어 아뢰기를, “삼가 상의 증후를 듣건대 심열이 매우 심하시다 하니, 의원을 들이어 열기의 가감을 자세히 진찰한 뒤에 약을 쓰도록 하소서.”하니 전교하였다. “의원은 차비문 밖에 나와 명을 기다리라.”라고 하였다. 내의원 제조 등이 의원 박세거, 홍침을 들여 보내 상의 증후를 진찰하게 하니 아침에는 맥도가 어제보다 더 급박하고 열이 더 났으며, 말소리가 간삽한 듯하고 호흡이 급박했다. 즉시 청심원과 소시호탕 및 야인건수를 들였다. 낮에 들어가 진찰하니 아침과 같았고, 저녁에는 맥도가 전보다 조금 완화 되었고, 말소리와 호흡은 보통 때와 같았으며, 대변은 건조했다. 또 소시호탕 및 야인건수를 들였다.) ○ 中宗 39年 1544년 11月 9日. 醫員朴世擧, 洪沈, 柳之番, 入診而出言: “朝則右手脈如前, 左手心肝脈稍數, 餘熱往來無常. 夕則左手寸關脈緊實, 尺脈微動, 外緊內虛. 右手寸脈浮實, 關脈稍疾, 尺脈微數, 心熱口渴似加. 以加入小柴胡湯, 和淸心元連進, 黑豆, 竹葉煎水漱口, 葱豉湯亦進事, 啓請. 上曰: ‘前日熱極時, 用野人乾 而退熱。 幸夜半熱極, 則亦欲用焉, 預備入內可也.’ (중종 39년 1544년 음력 11월 9일. 의원 박세거, 홍침, 유지번이 들어가 진찰하고 나와서 말하였다. “아침에는 오른손 맥은 전과 같고, 왼손 심간맥이 조금 빨랐으며 남은 열도 왕래가 무상했습니다. 저녁에는 왼손의 촌관맥이 긴실하고, 척맥은 약하게 뛰어 밖은 긴하고 안은 허했습니다. 오른손 촌맥은 부실하고 관맥은 조금 빨랐으며 척맥은 약간 잦았고, 심열과 갈증은 더한 듯했습니다. 소시호탕에다 청심원을 섞어서 계속 드리고, 흑두와 죽엽을 달인 물로 양치질하고 총시탕도 드실 것을 아뢰니, 상이 이르시기를 ‘전일 열이 올랐을 때 야인건수를 써서 열을 물리쳤다. 혹시 밤중에 열이 심하면 쓰려고 하니 미리 준비해서 들여오라.’ 하였습니다.”) ○ 中宗 39年 1544년 11月 10日. 醫員朴世擧, 洪沈, 柳之番入診而出言: “朝則左手脈, 與昨夕同, 右手脈, 稍減. 心熱口渴, 如前不止. 去夜加入小柴胡湯, 和淸心元再進, 野人乾水, 亦再進.” (음력 11월 10일. 의원 박세거, 홍침, 유지번이 들어가 진찰하고 나와서 말하기를, “아침에는 왼손 맥이 어제 저녁과 같았고, 오른손 맥은 조금 완화되었습니다. 심열과 갈증은 전처럼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밤 소시호탕에 청심원을 타서 두 차례 올리고 야인건수 역시 두 번 올렸습니다.”라고 하였다.) ○ 中宗 39年 1544년 11月 14日. 上, 自午後, 昏沈困睡, 全不言語, 比前漸革. (음력 11월 14일. 상이 오후부터 혼수상태에 빠져 잠만 자며 전혀 말을 하지 못하였다. 전일에 비해 점차 위독해졌다.) ○ 中宗 39年 1544년 11月 15日. 內醫提調等啓曰: “自午後, 藥物全不進御, 而醫員亦不入診, 臣等憫甚. 請進藥物.” 仍謂承豪曰: “進藥事, 詮達于東宮.” 自上之未寧, 東宮夜不解帶, 凡進藥物, 至如野人乾水, 必皆先嘗, 其誠孝過人者遠矣. (내의원 제조 등이 아뢰기를 “오후부터 약물을 전혀 드시지 못하고 의원 또는 들어가 진찰하지 않으니 신들이 매우 민망합니다. 약물을 드소서.”하고 이어 이승호에게 말하기를, “약을 올리는 일을 동궁께 설명해 드리라.”하였다. 상이 미령한 이래 동궁은 밤에 띠도 풀지 않았으며 심지어 야인건수 같은 약물을 올릴 때에도 반드시 먼저 맛을 보았으니 그 효성이 보통 사람보다 매우 뛰어난 것이다.) ○ 酉時, 上薨于歡慶殿小寢. (유시. 상이 환경전 소침에서 훙하였다.) <동의보감> ○ 傷寒發狂. 破棺湯. 治傷寒熱病, 發狂心躁, 言語不定, 不省人事. 人屎乾者燒存性, 水漬, 飮汁一二盞卽甦. 或細硏如麪, 新汲水調下 三錢亦可, 俗名野人乾水. (상한발광. 파관탕. 상한열병으로 발광하고 가슴이 뛰며, 말이 일정하지 않고 인사불성이 된 경우를 치료한다. 말린 사람의 똥을 약성이 남게 태워 물에 담가 생긴 즙을 1~2잔 마시면 깨어난다. 혹 밀가루처럼 곱게 갈고, 이것을 새로 길어온 물에 3돈을 타서 마셔도 좋은데, 이것을 민간에서는 야인건수라고 한다.) ○ 人中黃. 性冷. 主天行熱疾, 及解中諸毒, 幷惡瘡, 菌蕈毒. 臘月, 切大竹筒, 去靑皮, 納糞缸中, 浸滲取汁, 名曰人中黃. 臘月, 切淡竹, 去靑, 留第二節, 上節發竅. 以大甘草內竹筒內, 以木塞上竅, 以留節一頭. 揷糞缸中浸一月, 取甘草, 曬乾用之, 亦名人中黃. 人中黃, 本經謂之糞淸. (인중황. 성질이 차다. 유행성 열병에 주로 쓰고, 온갖 독, 악창, 버섯독을 풀어준다. 섣달에 큰 대나무를 잘라 푸른 껍질을 깎아버리고 똥통에 꽂아 두면 즙이 스며든다. 이 즙을 인중황이라고 한다. 또는 섣달에 담죽을 잘라 푸른 껍질을 깎아버리고 아랫마디는 그냥 둔다. 윗마디는 구멍을 뚫고, 구멍을 통해 큰 감초를 집어넣은 후, 나무로 윗구멍을 막아 똥통에 꽂되, 윗마디는 남겨둔다. 1달 동안 꽂아 두었다가 감초를 꺼내 볕에 말려서 쓴다. 이것도 인중황이라고 부른다. 인중황은 본경에서 분청이라고 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3-26 11:03:36지난 12일 디즈니+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극본 김가은/ 연출 이광영) 종영한 가운데 어린 동진 역을 맡아 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서우승에게 시청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이성경 분)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김영광 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로맨스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서우승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매번 색다른 캐릭터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영광(동진 역)의 어린 시절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특히 서우승은 촉촉한 감성과 가슴 절절한 로맨스를 잘 버무린 웰메이드 로맨스 명작을 탄생시키는데 기여 했다는 평가를 방송 관계자들로부터 이끌어냈다. 서우승은 6살부터 MBC '호텔킹' 주인공 아들 역을 시작으로 MBC드라마넷 '유감스러운 나의 남자친구', MBC '압구정 백야', JTBC '뷰티인사이드', KBS '속아도 꿈결', 독립영화 '슬프지 않아서 슬픈', 영화 '그녀가 죽었다', 연극 '오팔주점', 웹드라마 '청개구리 교실', '우리사이 프르게', '똥별이는 친구가 필요해' 등의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무대, 브라운관,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주인공과 주연, 조연을 오가며 10년 동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서우승의 소속사 액터빌리지 관계자는 "촬영 전 단계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서우승은 현재 배우 박시연의 복귀 작으로 알려진 윤여창 감독의 '무저갱'에 캐스팅돼 출격 대기 중"이라며 "서우승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서우승이 열연한 '사랑이라 말해요'는 디즈니+에서 전 회차를 감상할 수 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액터빌리지
2023-04-14 13:30:35【파이낸셜뉴스 시흥=강근주 기자】 걸으면 비로소 보인다. 숲, 강, 꽃, 흙이 바로 그렇다. 순수한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것이 걷기 미학이듯, 걷기 매력에 빠지면 자연을 몸의 속도에 맞춰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덩달아 몸과 마음 건강이 되살아난다. 2000년대부터 웰빙이 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걷기 열풍이 불자, 전국 각 지자체는 지역 특색을 살린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데 고심했다. 하지만 시흥시는 산책길이 유행하기 전부터 유명 둘레길 못잖은 지역 특색이 가득한 ‘늠내길’을 조성했다. 2009년 개통된 늠내길은 올해 햇수로 14년을 맞이했다. 길 이름은 고구려시대 시흥 지명인 ‘잉벌노(仍伐奴)’를 우리말로 풀어냈다. 뻗어나가는 땅이란 의미를 지닌 잉벌노 당시 표현인 ‘늠내’에서 따왔다. 늠내길은 현재 5코스까지 개설돼 있다. 코스별로 특징이 달라, 서로 다른 매력을 느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전 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청명한 늦여름 여름, 바람 따라 물길 따라 늠내길 곳곳을 거닐어보자. ◇걸음마다 숲내음 일렁이는 늠내길 1코스, ‘숲길’ 걸을수록 가슴 가득 숲내음이 채워지는 ‘숲길’이 늠내길 첫 코스다. 시흥시청에서 출발하는 숲길은 장현동을 지나 군자동 둘레, 능곡동 운흥산 둘레를 돌아 다시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약 13km 순환길로 구성돼 있다. 군자봉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이곳에는 문화유적과 함께 지역 숨은 이야기가 풍성하다. 길가에는 왕고들빼기, 고깔제비꽃, 무릇 등이 앞다퉈 인사하고, 계절마다 마주하는 다양한 식물들로 사계절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군자봉을 내려오면 새로운 숲길이 펼쳐진다. 장대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새와 매미 소리로 울울창창한 숲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진덕사에 닿는다. 진덕사는 석조약사불좌상이 출토돼 이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진 사찰인데, 소박한 분위기가 가득해 사색에 잠기기 더없이 좋다. 진덕사를 지나 가래울 마을과 숲과 나무가 어우러진 산봉우리를 넘나들면 어느새 도심 속에 다다르고, 숲의 끝과 도심의 시작점에는 선사시대 집자리 24기가 발굴된 능곡선사유적공원이 여행자를 반긴다. 인류가 살아온 흔적과 역사가 고스란히 보존된 이곳이 처음엔 다소 생경할지라도 이내 숨은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신선하게 다가온다. ◇옛 염전 정취가 물씬한 늠내길 2코스, ‘갯골길’ 내만 갯골을 끼고 양옆으로 드넓게 펼쳐진 옛 염전 풍광을 누리고 싶다면 ‘갯골길’을 추천한다. 시흥 대표 명소인 갯골생태공원을 거닐 수 있는 2코스 거리는 약 16km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염전 바닥과 붉은 꽃밭의 절경이 인상적이다. 개통 초반에는 1코스 숲길처럼 시흥시청에서 출발했지만, 세월이 흘러 시청 일대가 시흥장현택지지구로 개발되면서, 보행자가 좀 더 안전하게 걷을 수 있도록 노선을 재정비했다. 서해선 시흥시청역 3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여정을 따라가면 잘 정비된 장현천을 따라 갯골길이 펼쳐진다. 장현천 걷기길은 광활한 농경지 풍광으로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평온한 마음을 선사한다. 호젓한 산책길이 망중한을 즐기기에도 딱 좋다. 걷기길 곳곳에 표식돼 있는 솟대와 리본을 따라가면 갯골로 이어진다. 갯골이 특별한 이유는 밀물 때 바닷물이 갯골을 따라 육지로 밀려오기에 이를 ‘내만 갯골’이라 부르는데, 경기도에서 유일한 풍광이다. 다양한 생물이 서식해 생태계 보물창고인 이곳엔 칠면초, 나문재와 같은 희귀한 염생식물로 가득하다. 갯골길은 옛 염전 흔적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소래염전 소금창고로 이어진다. 소금창고는 최근 그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구간 내에는 전망대가 조성돼 있어, 전망대에 오르면 갯벌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옛사람 흔적 따라 걷는 늠내길 3코스, ‘옛길’ 갯골길 강렬한 햇살을 피해 숲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옛길’로 가보자. 숲길, 갯골길에 이어 세 번째로 개통된 늠내길로, 총길이 13km 코스다. 옛사람이 다녔던 산자락과 고갯길을 이어 만들어, 여우고개, 하우고개, 소내골, 계란마을 등 소박하고 예스러운 명칭을 지닌 길이 즐비하다. 여우가 많아 ‘여우고개’, 시흥 뱀내장이나 부천 소새우시장을 오가는 장사꾼이 도둑을 피해 급하게 걸어 숨이 턱까지 차올라 ‘하우하우’ 했다 해서 붙여진 ‘하우고개’처럼 명칭 유래를 미리 알고 걸으면 걷기가 한결 즐겁다. 여우고개, 하우고개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계란마을과 소산서원을 이어준다. 계란마을은 조선 세종 재위 시 영의정을 지낸 하연 묘가 있는 곳이고, 소산서원은 하연 향사를 지내기 위해 중건됐는데, 현재는 전통방식 제례의식을 지키려는 노력과 함께 주민의 예절교육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걷기길 따라 소래산 중턱에 들어서면, 장군바위에 새겨진 높이 15m 소래산마애불상입상(보물 제1324호)이 거대한 몸집으로 기개를 뽐내며 입산객을 맞이한다. 조상 발자취가 묻어있는 옛길은 소래산 일대 산자락이 중심이 돼 다른 코스에 비해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옛사람 흔적을 찾아가며,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 숨을 고르면 쉽게 완주할 수 있다. ◇바람 따라 발길 닿는 대로 늠내길 4코스, ‘바람길’ 자분자분 바람 따라 걷고 싶을 때는 서해안 낙조가 아름다운 바람길 코스를 추천한다. 약 15km에 이르는 바람길은 전망 좋은 옥구공원에서 출발해 해안가를 따라 오이도길을 지나 도심 속 개천과 숲길로 이어지는 길로 다양한 풍광을 선사한다. 현재는 매립된 옥구도라는 섬에 생긴 옥구공원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면, 바다와 시화방조제, 대부도가 한눈에 펼쳐진다. 옥구공원을 뒤로 하고 오이도로 향하면 덕섬에 닿는다. 똥섬이란 별칭이 재미있는 덕섬은 갈매기처럼 다양한 새가 날아와 똥을 많이 눈다고 해서 붙여졌는데, 별명과는 달리 화려하게 펼쳐지는 서해의 아름다운 경관이 여행자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시흥 서남쪽에 위치한 오이도는 해양자원이 풍부한 관광지이자, 신석기시대 패총이 대규모로 발굴된 국가사적 제441호 유적지다. 상징적인 빨간등대와 함상전망대뿐만 아니라 선사유적공원과 오이도박물관까지 유수한 관광자원으로 가득하다. 선사유적공원을 돌며 오이도의 새로운 모습 경험도 추천한다. 오이도길 끝자락에는 수많은 공장이 즐비해있다. 그 사이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옥구천을 따라 걸으면, 자연 하천 못지않게 다양한 식생이 서식 중인 자연생태를 볼 수 있다. 공장을 지나면 아파트 사이사이에 조성된 걷고 싶은 거리가 나타나고, 함줄도시농업공원과 해안녹지를 따라 걸으면 어느새 옥구공원에 도착한다. ◇쉬엄쉬엄 걷기 편한 늠내길 5코스, ‘정왕둘레길’ 숲길, 갯골길, 옛길, 바람길 등 4개 코스로 운영되던 늠내길이 작년 제5코스인 정왕둘레길을 새롭게 선보였다. 정왕동을 품은 정왕둘레길은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늠내길로, 이름처럼 정왕동 둘레를 걷는 길이다. 정왕동에는 잘 가꿔진 녹지와 공원이 유독 많은데, 산업단지와 주거단지 개발과 함께 조성된 녹지공간이 한 세대가 지나면서 울창한 숲으로 자라준 덕이다. 시작과 끝이 만나는 13km로 순환길로, 매립지라는 특성상 지형이 평탄해 걷기에 편하다. 주변에는 지하철역(정왕역, 오이도역)이 위치하고, 옥구공원, 함줄도시농업공원 등 거점지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옥구공원에서 약 500m만 걸으면 곰솔누리숲으로 진입한다. 4km 완충녹지대인 곰솔누리숲은 산업단지에서 발생된 대기오염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조성됐으며, 곰솔이 많아 곰솔누리숲으로 불린다. 주거지와 인접하고, 녹지대 간 보행육교로 연결된 데다 단절 없이 숲길을 쭉 걸을 수 있어 주민에게 인기가 높다. 곰솔누리숲을 지나면 쾌적하고 활력 넘치는 시흥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을 지나 정왕역에 들어서면 도시 분위기가 물씬 흐른다. 편의시설을 이용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구간으로, 함줄도시농업공원과 철도변을 따라 조성된 철도녹지와 서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안녹지를 걷다 보면 어느새 옥구공원에 다다른다.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매력 넘치는 늠내길 14년이란 세월은 늠내길 표정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여러 도시개발로 거듭 옷을 갈아입은 시흥시의 점진적인 모습이 자연스러운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럼에도 늠내길은 여전히 매력이 충분한 걷기길이다. 늠내길은 인공적인 요소가 적고, 도심 속에서 시흥이 지닌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개통 이후에도 꾸준하게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고 있다. 시흥 자연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를 시민에게 되돌려주고자 시흥시는 전역으로 확대되는 ‘시흥 종주 늠내길’을 기획 중인데, 내년 가을쯤이면 시민과 만날 전망이다. 늠내길 전 코스는 시흥 관광전자지도(siheung.dadora.kr/client/index.html)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부 안내는 시흥시청 녹지과 산림보호팀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2-08-20 09:02:02#.직장인 A씨는 회사 출근 중에 똥을 밟았다. 진짜 똥을 밟은 것이 아니라 가을철 불청객 '은행열매'를 밟은 것이다. 회사에 들어와 급한 대로 물티슈를 이용해 닦았지만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가을이 왔다는 것을 시각으로 알아차리기도 하지만 후각으로 먼저 느낄 때가 있다. 바로 가을 악취의 대명사 '은행 열매' 덕분이다. 가을철 도로변을 걷다 보면 고약한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자칫 밟기라도 하는 날에는 구수(?)한 냄새와 하루종일 함께해야 한다. 먹을 땐 좋지만 냄새나는 은행에 대해서 알아보자. ■ 은행나무 열매는 왜 똥냄새가 날까? 서울시에는 약 30만 그루의 가로수가 있고 은행나무는 약 11만 그루다. 그 중 암은행나무는 3만여 그루, 수은행나무가 8만여 그루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데 암나무에서만 열매를 맺는다. 은행나무가 길게 늘어선 길을 걷다보면 유독 은행열매가 많이 떨어진 곳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은행열매에서 속칭 '똥' 냄새가 나는 이유는 겉껍질에 함유된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ic acid)'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특히 '빌로볼'은 피부에 닿으면 옻이 오른 것 같은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독성물질 덕에 곤충들로부터 열매를 지킬 수 있다. 혹시라도 은행을 손질할 일이 있다면 맨손보다는 장갑을 끼고 처리하는 것이 좋다. ■ 왜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심는 걸까? 은행열매 악취는 단골 민원소재이다. 이맘때쯤이면 지자체들은 은행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다면 왜 문제(?)를 일으키는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었을까? 은행나무는 대기 중 오염물질을 흡수해 정화하는 능력이 좋다. 또한 다른 나무에 비해 약을 치지 않아도 병충해에 강해 가로수로서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만 심지 왜 암나무도 함께 심었을까? 수나무만 골라 심지 못했던 것은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기 전까지 암수를 구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열매가 열려야만 구별이 가능한데 15년 이상 자라야 열매를 맺는다. 그러니 다 자란 다음 암수를 구별해 골라 심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2011년 국립산림과학원이 어린 은행나무 잎에서 DNA를 분석해 암수를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 국내 특허등록을 받았다. 서울시는 이 방법을 활용해 2013년부터 암은행나무를 수은행나무로 교체하고 있다. 주요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에 있는 암나무를 우선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 길거리에 떨어진 은행열매 주어가도 될까? 비록 악취는 나지만 그 속의 은행 열매는 맛있는 간식이고 술안주이다. 그렇다면 길거리에 떨어진 은행을 먹어도 문제없을까? 대기오염이 심각한 만큼 은행열매도 오염되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개 시의 도로변 은행나무 열매에 대해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모두 안전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납과 카드뮴 모두 불검출 또는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 먹는데 문제가 없으니 은행열매를 가져가도 될까? 경찰청에 따르면 은행열매를 함부로 채취하거나 주워가면 처벌받을 수 있다. 가로수는 대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한다. 서울시의 경우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각 구의 소유다. 떨어진 과실(은행열매)도 각의 소유가 된다. 따라서 각 구청의 허락 없이 은행열매를 채집할 경우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형법 제 329조 절도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다만, 떨어진 열매 소량을 줍는 행위는 사회 통념상 용인돼 처벌하지 않지만 계획적으로 나무에 매달린 열매를 따기 위해 막대기나 포대자루 등을 이용해 대량으로 채집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 yongyong@fnnews.com 용환오 기자
2017-10-20 15:09:34\r \r 충북 축산위생연구소 방역관들 \r \r \r \r \r \r \r \r \r \r \r 충청북도 축산위생연구소 이주원 공중방역수의사가 진천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윤경현 기자【 청주(충북)=윤경현 기자】 지난해 12월 초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돼지에서 소로 옮겨가며 오히려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축산 농가들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시 가축 수백만마리가 매몰 처분됐었다.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구제역 발생농가는 모두 43곳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3만2000여마리에 이른다. 특히 충북 지역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한 달여 만에 진천·청주·증평·음성·괴산 등지의 축산농가 23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고 2만마리가 넘는 돼지가 땅 속에 파묻혔다. 지난 6일 충청북도 축산위생연구소 방역과를 찾아 구제역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방역관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관련기사 ☞ 대한민국의 빛과 소금, 공복들■연말연시는 돼지와 함께지난 2005년 방역관이 된 변현섭 주무관(37)과 공중방역수의사로 병역의 의무를 대신하고 있는 이주원 수의사(31)는 '을미년' 새해를 돼지들과 함께 맞았다.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라는 문구는 잊은 지 오래다. 변 주무관은 "요즘은 구제역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덕분에 밤 11∼12시에는 퇴근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새벽에도 긴급전화가 걸려오기 일쑤여서 가족들의 원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탓에 야간에도 자리를 지킨다. 마땅히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여성 방역관의 경우 가족 전부가 사무실에 나와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변 주무관은 "30대 중반의 총각 방역관은 선을 보기 위해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다가 연락을 받고 다급하게 출동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신고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시간은 오후 7∼8시다. 보통 농장에서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이 오전 8∼10시, 오후 4∼6시인데 이때 돼지들의 건강도 함께 살피게 되고 이상이 있다고 의심되면 신고를 한다. 신고가 들어오면 방역관들은 무조건 달려가야 한다. 변 주무관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면 오후 9시, 시료채취를 끝내면 오후 10시를 훌쩍 넘긴다"며 "다음 날 새벽이 되면 인력과 장비를 구하기 위해 바삐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원칙적으로는 2명의 방역관이 함께 나가 1명은 구제역이 발생한 축사, 다른 1명은 발생하지 않은 축사를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탓에 혼자서 모두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 변 주무관은 "구제역이 한창일 때는 말 그대로 전쟁에 가깝다"며 "한 사람이 살처분 이전 농장 1곳, 살처분을 완료하고 임상관찰 중인 농장 1∼2곳 등 모두 2∼3곳의 농장을 동시에 맡아야 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구제역이 가장 심했던 2011년에는 약 3개월간 지속됐다. 많을 때는 하루에도 신고가 7∼8건씩 들어왔었다"며 "이 농장, 저 농장을 다니다 보니 하루 이동거리가 200㎞에 이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과거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모두 도맡아 했었지만 지금은 인력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다 쓴다. 특이한 것은 돼지를 처음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무서워한다'는 점이다."농장에서 키우는 돼지는 TV나 사진에서 보는 작고 예쁜 돼지가 아닙니다. 덩치가 커요. 보통 한 마리의 무게가 120㎏ 정도입니다. 한 사람이 한 마리 통제하기가 버거워요. 게다가 똥을 뒤집어쓰고 있어 시커멓습니다. 이런 돼지들이 사람이 들어가면 호기심에 막 달려듭니다. 누가 봐도 무서울 수밖에 없어요."변 주무관은 "급하게 이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오다 보니 종교 등을 미리 확인할 여유가 없다"면서 "한 번은 인부 4명 가운데 2명이 돼지와 특수관계에 있는 무슬림이어서 이들을 돌려보내고 대체인력을 구하느라 작업이 한참 지연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잠잘 곳도, 먹을 것도 열악한 현장대낮인 데도 축사 안은 어두컴컴하다. 별도의 난방장치가 없는 마당에 추위와 바람을 막느라 커튼 같은 것을 사방으로 쳐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돼지들이 싸놓은 똥으로 인해 발목까지 '푹푹' 잠긴다. 장화 위로 덧신을 두세 겹씩 겹쳐서 신어보지만 축사를 나올 때면 하나도 없다. 이 수의사는 "돈사 안은 의외로 따뜻하다. 시료채취(채혈 등)를 위해 방역복을 입고 들어가서 돼지와 씨름하다 보면 등에 땀이 줄줄 흐른다"며 "하지만 돌아서 축사를 나오면 추위 탓에 방역복이 그대로 얼어버리곤 한다"고 거들었다.변 주무관이 "암모니아 가스가 아주 지독해서 30분가량 돼지와 승강이를 벌이다 보면 폐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냄새가 몸 전체에 배기 때문에 집에 가면 아이들이 근처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구제역 발생 현장에 나오면 최소한 사나흘, 길면 일주일은 집에 들어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식주를 해결하기조차 힘들다. 축사가 농가와는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마땅히 잘 데가 없어 자동차 안에서 자고, 컨테이너박스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지내기도 한다. 세수도 못하고, 양치질은 호사에 속한다. 들어갈 때 말끔하던 얼굴이 나올 때는 꾀죄죄한 몰골에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자라 '거지꼴'이 되기 일쑤다.식사는 주로 외부에서 배달을 시켜서 먹는다. 챙겨줄 사람도 없고 챙겨먹을 형편도 안된다. 변 주무관은 "초기에는 물자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라면에 물로 배를 채운 적도 있고, 심지어 물 한 잔 먹기도 힘들 때도 있다"며 "식사를 담아온 바구니도 오염 가능성이 있어 바닥에 함부로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황은주 방역과장(57)은 힘든 여건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그는 "전쟁터에서 호텔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공직자로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위로했다.방역관도 사람인지라 돼지들을 살처분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변 주무관은 "처음에는 '사람 때문에 애꿎은 돼지들이 다 죽는구나' 싶어 불쌍한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진다"고 했다. 이 수의사는 "명색이 동물을 살리는 직업인데 어쩔 수 없이 살처분을 해야 하니까 마음이 아프다"며 "특히 아직 어린 새끼들을 매몰 처분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1년 간 두 달 빼고 늘 비상대기최근 몇 년 새 대규모 구제역이 반복해서 발생하다 보니 방역관들도 방역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변 주무관은 "지난 1년간은 7∼8월 두 달을 제외하고는 늘 비상대기였다"면서 "지난해 1월 중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여름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가을이 되면서 되살아났고 연말에는 구제역이 덮쳤다"고 설명했다. 황 과장은 "과거에는 구제역이 한겨울에만 발생했으나 경북 지역에서 지난해 8월에도 발생한 것을 보면 이제 계절적인 요인은 초월한 것 같다"며 "사육환경이 열악하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축산농가는 잘 키워서 소득을 내는 게 아니라 인건비를 줄여 수익을 내는 후진적 구조"라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주로 쓰기 때문에 위생관념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정작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구제역이 다른 곳으로 확산됐을 때 받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다. 황 과장은 "빨리 끝내야 하는 것이 방역관들의 책임이지만 마치 방역이 제대로 안돼서, 방역을 제대로 못해서 확산되는 것처럼 비쳐질 때는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또 "백신만 정확하게 맞히면 예방이 가능하지만 최근 3년간 축산농가들이 이를 소홀히 여긴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구제역 백신 접종을 회피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하는 축산농가의 관행은 여전하다. 진천의 한 축산농가는 구제역이 발생해 살처분한 후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감염경로를 확인해 보니 일부 양돈농가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도 했다고 허위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미돼지가 곧 새끼를 분만하는데 유산이 우려됐다" "출하를 앞두고 있어 접종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변 주무관은 "목격자나 폐쇄회로TV(CCTV)가 있는 게 아니라서 구제역의 감염경로를 밝혀내기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추가 확산 방지가 최우선 목표지만 농장들이 몰려있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blue73@fnnews.com \r
2015-01-14 17:07:22롤 서버 undefined (사진=라이엇게임즈 홈페이지) 롤 서버 이상 현상이 발생해 게임 이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 27일 00시40분을 기준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서버에 이상 현상이 발생해 현재 홈페이지에는 ‘undefined’ 에러 메시지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롤 서버 로그인 대기열이 길어지고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앞서 롤 서버는 지난 26일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며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줬던 것. 이에 롤 서버 이상 현상과 ‘undefined’ 에러 메시지를 접한 이용자들은 “롤 서버 관리 똥으로 하나”, “어제도 오늘도 계속 터지면 어쩌라고”, “롤 서버 터지고.. 롤 되기는 하는데 대기열뜸. 짜증”, “진짜 롤 그만 두던가 해야지. 짜증난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롤은 PC방점유율 40%를 넘어서는 인기 게임으로, 최근 이용자수가 급증하면서 잦은 서버 문제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elnino8919@starnnews.com장우영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7-27 01:48:23하석진이 이기우의 하수도 발언에 또 발끈했다. 10일 방송된 MBC 일일시트콤 '스탠바이'에서는 류기우(이기우 분)와 김연우가 방송국 대기실에서 토끼를 구경했다. 류기우는 앞니가 톡 튀어나온 토끼를 보고 "너는 어쩌면 앞니가 튀어나왔냐, 꼭 고등학교 동창 하수도 보는 것 같다"고 아무 생각없이 말했다. 이 말에 들어오던 하석진은 발끈했고 하석진이 하수도인 줄 모르는 류기우는 "너는 근데 왜 이렇게 똥을 많이 싸냐, 별명 똥장군이라고 해야겠다"고 웃었다. 이에 하석진은 "그런식으로 말씀하지 마십시오"라고 발끈해 소리를 질렀고 류기우는 황당해하며 "뭐 그런걸 가지고 화를 내냐"고 하며 둘이 맞붙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김경표(고경표 분)가 임시완이 반 꼴찌라고 착각하고 이것저것 도와줬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ayeong214@starnnews.com한아영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인현남’ 지현우-유인나, 자동차키스..로맨스 기대감UP ▶ 마이돌, 데뷔 멤버-그룹명 확정..팬들 위해 이벤트 준비 ▶ 배두나 “원빈에 자전거 배우고, 박해일 작은오빠라고 불러” ▶ ‘스케치북’ 성시경-김범수-존박, ‘사랑학개론’ 강의 펼쳐 ▶ ‘골든12’ 이효리, 김제동-장범준-이천희와 제주도 밀월 캠핑
2012-05-10 20:48:05“교통정체와 높은 보험료, 잦은 교통사고, 공기 오염 물질과 유독성 배출물이 개인의 건강은 물론이고 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자동차 얘기인가? 아니다. 100년 전 뉴욕의 주요 교통수단이던 말(馬)과 말똥에 관한 얘기다. 20세기 초엽 뉴욕엔 말 20만마리가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당시 뉴욕의 말들이 쏟아낸 배출물은 하루 자그마치 2000t이 넘었다. 그 많던 말똥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가긴, 거름 산이 도시 곳곳에 형성됐다. 어떤 건 높이가 20m나 됐다고 한다. 여름이면 악취가 코를 찔렀고 비라도 올라치면 가관이었다. 만약 그 때도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를 우려하는 환경운동이 있었다면 말똥은 틀림없이 공공의 적이 됐을 것이다. 말똥이야말로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가스 효과가 25배나 높은 메탄 배출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말도 말이지만 소나 양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 역시 지독한 환경오염원이다. 이들이 트림하고 방귀를 붕붕 뀔 때마다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운송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50%나 많다. 이론적으로는 소고기버거 대신 캥거루버거를 먹는 게 온실가스를 줄여 인류의 생존을 이어가는 고귀한 행동이 된다. 왜냐하면 캥거루의 방귀에는 메탄가스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거리의 말똥을 단숨에 해결한 것은 다름아닌 자동차였다. 기름만 넣으면 싱싱 달리는 자동차가 나오자 뉴요커들은 포드의 모델 T를 앞다퉈 구입했다. 자동차는 유지비가 덜 드는 데다 똥도 치울 필요가 없는 환경의 구세주였다. 그랬던 자동차가 지금은 다시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고 있으니 자동차 팔자 모를 일이다. 일부 삐딱한 이들은 지구 온난화가 초래할 대재앙을 인류 최후의 날로 묘사하려는 종말론적 환경운동을 비이성적 과열로 비판한다. 사실 지구 온난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르니 최악의 시나리오가 횡행할 수밖에 없다. 빙하가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바닷물이 집을 덮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떤다. 지금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기후회의 개막식에서 폭풍과 사막으로 뒤덮인 지구 최후의 날이 상영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시카고대학의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현대의 인류보존운동에 수호성인이 있다면 전직 미국 부통령이자 최근(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앨 고어가 바로 그 성인일 것”이라고 비꼰다. 레빗은 ‘괴짜경제학’이라는 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슈퍼괴짜경제학(SuperFreakEconomics)’이란 후속편에서 고어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을 비판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플로리다주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식의 겁주기가 과연 과학적으로 타당하느냐는 것이다. 레빗은 ‘지구공학(Geoengineering)’에 대한 우리의 본능적인 거부감만 없애면 얼마든지 싼 값에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레빗은 화산폭발 때 나오는 이산화황 가스를 인공적으로 성층권에 뿌리는 기발한 방안을 제시한다. 햇빛을 차단하는 이산화황의 냉각 효과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의 대폭발 때 충분히 검증됐다는 것이다. 이산화황을 시속 160㎞ 강풍이 부는 성층권으로 올리는 게 문제인데 레빗은 29㎞짜리 ‘하늘에 닿는 호스’를 설치하거나 기존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자동차가 말똥을 없앤 것처럼 어느날 갑자기 이산화탄소를 해결할 신통한 발명품이 불쑥 나타나면 더 좋고. 고어가 볼 때 지구공학은 오염을 오염으로 치유하려는 위험천만한 ‘헛소리’이며 회개할 줄 모르는 인간 오만의 극치다. 정공법은 역시 겸손한 자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인데 여기엔 천문학적인 비용과 덜 쓰고 덜 타고 덜 먹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인류의 궁극적인 선택은 과연 고어일까 레빗일까. /paulk@fnnews.com
2009-12-08 16:43:00“하이고… 지는 잘못한기 없심데이. 이 자식이 내가 가마 있는데 들어오자마자 꼬바리(담배) 한 대 달라케가꼬 없다 카이기네 막 때리심더!” 어이가 없었다. 대박이 뭐라 변명을 하려는데 형사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발로 대박의 배를 찼다. 앉아있던 대박이 숨이 헉 막히는 듯한 충격을 받으며 뒤로 나자빠졌다. “이새끼가… 금방 들어온 놈이 어데서 까불어. 여가 너 집 안방인 줄 아나!” 대박이 화가 불같이 일었다. 그러나 참는 수밖에 없었다. 살인혐의로 들어왔는데 괜히 문제를 만들다가는 빼도 박도 못할 지경이 될지 모른다. 대박이 일어나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이 없었다. “이 새끼들… 한 번만 더 소란을 피워봐라. 똥구멍에서 피가 나오도록 굴러 줄 테니까. 알갔어? 이 씹새들아!좋은 말 할 때 대가리 박고 자크 채워!구린내 나는 입열고 오염시키지 말고!” 대박은 형사가 나가자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매부리코도 잠자코 있는 게 상수라는 듯 천장바라기만 하고 있었다. 도대체 내가 손을 대기라도 했는가? 꿈결같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스스로도 헷갈렸다. 만약 살인으로 몰리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가? 모든 게 한 순간에 날아갈 참이었다. 대박은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되살려 봤다. 정씨를 보고 내가 부들부들 떨면서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고 목욕탕 타일바닥이 미끄러워 정씨가 제대로 걷지를 못했다. 내가 “너 김을순 알지!”하고 고함치자 정씨가 다리를 후들후들 떨었다. “너 이새끼!” 하고 내가 욕을 하자 정씨가 가만있었고 내가 정씨의 팔을 잡았으며 정씨가 뿌리치려다 바닥에 미끄러져 뒤로 꽈당 나자빠졌다. 넘어지면서 정씨는 마침 욕조 모서리에 머리를 찧었으며 재수없게 미끄러져 내리면서 수도꼭지 부분에 다시 한번 부딪쳤다. 나는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을 쓸 틈도 없었다. 이것이 사건의 진상이다. 그렇다면 난 죄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난 분명 그를 죽일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멱살을 잡고 그때 왜 그랬느냐고 묻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두들겨패주고 싶은 생각은 있었다. 그렇다고 폭력을 쓴 것도 아니다. 다만 욕을 했고 팔을 잡았을 뿐이다. 내 죄목은 무엇인가? 똥줄이 막히는 듯 답답해져 왔다. /주다운 글, 이여운 그림
2004-03-10 10:5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