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16년부터 2020년, 2024년까지 러시아와 중국 등 사이가 좋지 않은 외국의 대선 개입을 경계해 온 미국 정보 당국이 이번에는 이란의 선거 개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란 해커들은 공화당 대선 캠프를 해킹한 정보를 민주당에 제공했다고 알려졌으며, 민주당 측은 원치 않는 정보가 e메일로 들어왔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해커들이 공화당 대선 캠프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란 해커들이 지난 6~7월 사이 “민주당 대선 캠프와 연관된 인물들에게 원치 않은 여러 통의 e메일을 보냈으며 해당 e메일에는 공화당 대선 캠프에서 훔친 비공개 정보 발췌본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문제의 e메일에 답장한 정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10일 보도에서 자신을 ‘로버트’라고 밝힌 정체불명의 인물에게서 7월 22일부터 공화당 캠프의 내부 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버트는 e메일을 통해 선거 캠프에서 지난 2월 부통령 후보 심사 중 J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을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보냈다. FBI는 폴리티코의 보도 직후 해당 문제를 수사 중이라고 알렸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보 당국의 성명 당일 미국 뉴욕주 선거 유세에서 “이란이 내 대선 캠프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바이든 캠프에 줬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캠프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해킹된 자료를 사용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란이 민주당을 돕기 위해 활발한 선거 개입을 벌인 추가 증거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보 당국이 밝힌 e메일 발송 시기의 민주당 대선 후보는 바이든이었다. 그는 7월 21일에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해리스를 다음 후보로 추천했다. 민주당 선거 캠프의 모건 핀켈스타인 국가안보 대변인은 “우리는 바이든 대선 운동에 연루된 특정 개인들이 외국의 개입 작전에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지한 이후 적절한 사법 기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인들이 개인 계정으로 스팸 메일이나 사기성 e메일처럼 보이는 것들을 받았다”면서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는 외국의 불청객들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익명의 민주당 대선 캠프 관계자는 CNN을 통해 e메일에 담긴 비공개 정보가 “사용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유엔의 이란 상주 대표부는 CNN에 성명을 보내 미국 당국의 발표가 “신뢰성 및 적법성이 전혀 없으며 이러한 혐의 제기는 기본적으로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미국 선거와 관련된 내부적인 논란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여야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의 대선을 치르면서 끊임없이 외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2016년에는 국제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수천 건의 미국 정부 문서를 공개한 뒤, 러시아 해커가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훔친 정보라고 밝혔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021년 1월 18일 발표에서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19 14:52:51【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해킹 우려가 제기된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미국 시장 진출을 사실상 봉쇄한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이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카'를 말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나는 상무부 장관에게 우려국가의 기술을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을 조사하고 위험에 대응할 행동을 취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우려국가는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이다.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뿐이라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은 미국민과 미국의 기반 시설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중국에 보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차량을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쓰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중국에서 운용하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자동차에 제한을 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은 미국에서 안전장치 없이 운용하는 것을 허용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지나 러몬도 장관이 이끄는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위험과 관련, 60일간 산업계와 대중의 의견을 청취한 뒤 위험을 완화할 규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상무부는 업계와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를 금지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중국산 전기차나 부품 수입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는 중국산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한 27.5% 관세 때문에 미국에서 수입하는 중국산 자동차가 많지 않지만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멕시코를 통해 중국산 차가 미국으로 대량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중국 비야디(BYD)는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커넥티트 차량 규제를 설명했지만 올해 대선에서 중요한 자동차 산업 노동자의 표심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동적인 자동차 산업은 미국 경제에 필수"라며 "우리는 이번 조사와 다른 조치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여기 미국에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3-01 07:00:08[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이란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개입하려 시도했지만 실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다고 미 정보당국이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더힐 등 외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보안이 해제된 미 정보당국의 비밀문서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한 작전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18개 정보당국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ODNI)은 이날 기밀해제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ODNI는 아울러 중국 역시 지난해 미 대선 결과를 바꾸기 위한 작전을 펼칠 계획도 있었지만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DNI는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중간에 개입 사실이 들통날 위험을 보상할만큼 충분한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 중국이 작전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이란이 유권자들의 투표 의향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작전을 벌였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거나 유권자 등록, 개표, 득표수 등록 등을 간섭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앞서 1월 7일 트럼프가 여전히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선거결과를 조작하려던 당시 공개됐던 보고서로 당시에는 기밀로 분류돼 극히 일부만 공개된 바 있다. 트럼프는 계속해서 선거가 조작됐으며 개표 과정에서 광범위한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1월 6일 그의 지지자들이 워싱턴의 연방의사당을 공격하는 빌미가 됐다. 앞서 ODNI는 지난해 8월에도 러시아, 이란, 중국이 대선 여론조사 조작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이들이 트럼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작을 벌이는 반면 이란과 중국은 그의 지지율을 떨어트리기 위해 공작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16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ODNI는 러시아의 공작이 푸틴과 다른 러시아 고위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우크라이나에서 부패혐의에 연루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또 더 광범위하게는 미 선거과정에 대해 유권자들이 불신하도록 만들려는 시도도 했다. ODNI는 그러나 러시아의 공작에는 2016년과 달리 해킹은 없었다고 밝혔다. 선거 시스템 해킹 시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ODNI는 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바이든의 지지율을 직접 끌어올리는 대신 트럼프의 재선 전망을 낮추기 위해 사이버 공작과 함께 여러 다양한 비밀 공작들을 수행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3-17 06:42:22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등 4개국이 미국 등 서방 코로나19 백신 개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조직적인 해킹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백신 자체 뿐만 아니라 유통망에 대한 정보까지 캐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반시설안보국(CISA) 국장을 지냈던 크리스 크렙스는 6일(현지시간)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누가 백신 개발사와 관련 정부기관을 해킹하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을 포함한 전통적인 (해킹) 국가들, '빅 4'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4개국 모두가 백신과 관련된 지적 재산을 얻기 위해 일정 수준의 간첩행위를 했던 상황을 지켜봐 왔다"고 설명했다. 크렙스는 "해킹을 주도하는 국가들이 단순히 백신 개발사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백신 공급체계 전체를 염탐하기 위해 약점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제약사 모더나를 언급하며 "모더나와 다른 백신개발사들 뿐만 아니라 백신 공급과 관련된 조직이나 공공 기관 역시 표적"이라며 "정부와 민간 안보 조직 모두가 해당 영역을 보안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렙스는 지난달 17일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의해 트위터로 해고당했다. 크렙스는 해고 닷새 전에 성명을 내고 11월 미 대선에서 부정 선거가 없었다고 주장했고 트럼프는 "크렙스가 선거와 관련해 매우 부정확한 발언을 했다"며 그를 해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12-07 10:32:17[파이낸셜뉴스] 이란과 중국의 해커들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 선거 캠프의 e메일을 공격했으나 실패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의 위험분석그룹 팀장인 셰인 헌틀리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바이든 캠프 직원들이 최근 피싱 공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피싱은 전자메일이나 메신저와 같은 전달 수단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업이 보내는 것처럼 메시지를 공격대상자에게 보내 개인의 중요한 정보를 빼내려는 범죄 수법이다. 헌틀리는 "바이든 선거캠프는 중국에 본부를 둔 APT31 그룹의 표적의 됐다"며 이 그룹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보안 회사들과 연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캠프 역시 APT 35이라는 이란 단체의 공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PT는 조직이나 기업을 표적으로 정한 뒤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수단으로 해킹을 시도하는 단체에 붙이는 명칭이다. 구글측은 두 해킹 시도 모두 성공한 흔적이 없다며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해당 사실을 표적이 된 이용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미 연방 당국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미 대선 캠프들은 지난 2016년에도 해외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 미 당국은 러시아 해커들이 당시 민주당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캠프를 해킹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나 이란은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후보 선거운동을 방해한 e메일 해킹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사이버안보 전문가들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러시아가 해킹에 성공한 것이 이들에게 모방심리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그레이엄 브루키 디지털 포렌식 리서치 랩 소장은 "이번 공격이 선거캠프 관계자들을 해킹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선거캠프는 해킹을 통한 정보 탈취 가능성에 대비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06-05 15:20:47러시아와 이란, 북한 등 국가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이 미국 내 정치 관련 조직들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지난 1년 간 미국 내 정치 단체들에 800여 차례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발표를 인용해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 및 정당과 협력하는 싱크탱크 및 NGO 단체들이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향후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가로 직접적인 해킹시도가 이뤄져 선거 개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S는 최근 자사가 제공하는 '어카운트 가드' 서비스에 가입한 20여개국의 고객들에게 781건의 사이버 공격 의심통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격은 이란과 북한, 러시아가 주도한 공격으로 의심된다고 MS측은 밝혔다. 중국 발 공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MS 관계자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카운트 가드는 MS가 정부 및 정치인, 정당, 비영리 및 비정부 기구 등에 제공하는 보안툴로 지난해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미국 내에선 지난 2016년 대선 때부터 러시아와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과 선거 개입 시도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작년 중간선거 등에서 가짜뉴스 등을 퍼뜨려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었다. 러시아 정부는 당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은 최근 발표한 수사보고서에서 2016년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측의 선거 개입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선 캠프와의 공모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미국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이와 관련해 선거 안보 담당 팀을 신설해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19-07-18 16:10:07【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중국의 대북제재 압박에 대해 '빈 약속'이라고 지적하며 중국을 비롯 북한, 러시아에 대해 강경 기조를 천명했다. 특히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 등 제3국의 기업 등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까지 시사해 미중 충돌 가능성도 예고했다. 한국에 대해선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한·일 핵무장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북한을 이란과 함께 적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미사일을 격추할 능력이 있지만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 내정자인 렉스 틸러슨은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이 단지 제재 이행을 피하려고 북한의 개혁(핵포기) 압박 약속을 한 것과 같은 빈 약속들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등을 포괄적으로 거론하면서 "중국은 신뢰할만한 파트너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중국의 실효성 없는 대북제재 압박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틸러슨 내정자는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만약 중국이 유엔 제재를 지키지 않는다면 미국 입장에선 그것(세컨더리 보이콧)이 중국이 (유엔 제재를) 지키도록 하는 적절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해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북한을 이란과 함께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적으로 규정했다. 틸러슨 내정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철저한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레드 라인(red line)'을 설정해야 한다는 질문에 "우리에게 미사일 격추 능력이 있지만 국가안보회의(NSC) 차원의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핵무장 용인론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 누구도 지구상에 더 많은 핵무기가 있는 것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한미 동맹에 대해 틸러슨 내정자는 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선 "의무를 다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선 (문제 제기 없이) 모른척 할 수는 없다"면서 "이것은 단지 우리뿐 아니라 자신들의 약속을 존중하고 우리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이스라엘과 같은 오랜 친구들 입장에서도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해 분담금 증액 입장을 분명히 했다. 틸러슨 내정자는 중국과 함께 러시아에 대해서도 "미국의 이익에 반대되게 행동했다"며 "미국에 위험한 나라"라고 말해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개입해 해킹을 지시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조사결과에 대해 "타당한 가정"이라며 "가치체계가 완전히 달라 미국과 러시아는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틸러슨 내정자가 푸틴 대통령과 17년간 막역한 사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hjkim@fnnews.com
2017-01-12 19:05:11미국의 군사력이 강력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러시아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하다고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군사력과 관련한 양국의 전날 설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푸틴은 "미국의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을 누구도 반박하지 않는다. 미국에 미사일, 잠수함, 항공모함 등이 더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무기에서 러시아에 앞설지 모르지만, 러시아는 어떤 침략자들도 물리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푸틴은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군(軍) 현대화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현재 러시아는 50%의 무기를 현대화했으며 2021년까지 이 지표가 70%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미사일 방어망(MD) 극복 시스템을 포함한 핵전력 현대화에서 진전을 봤다"면서 "러시아가 개발한 MD 회피 시스템(공격 미사일)은 미국의 MD 시스템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미국과 군비 경쟁을 벌이며 경제 사정에 맞지 않는 무리한 예산 지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국방부 직원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러시아군은 현재 어떤 잠재적 침략자들보다 더 강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전략 핵무기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현존하거나 앞으로 개발될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미사일의 성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군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라며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푸틴 대통령의 핵전력 강화 발언에 대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미국 측의 반응에 대해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에도 미국 핵전력 강화와 군사력 강화 필요성에 관해 얘기했다. 아무것도 이상할 게 없다"면서 "오히려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주장하는 현 미국 정부 대변인의 발언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회담과 관련 "회담의 핵심 의제가 양국 관계 개선이 돼야 한다는 트럼프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언제 정상회담이 가능할지를 지금 얘기하긴 어렵다. 트럼프가 먼저 차분히 자신의 진영을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초청하면 반드시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대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비난에 대해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중요한 것은 누가 민주당을 해킹했는가가 아니라 해킹으로 미국의 여론이 조작됐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예상한 유일한 나라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으며 서한에서 양국 관계 개선 희망을 전달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최근 발생한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피살 사건과 관련 푸틴은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과 러시아 대사 저격 사건 배후에는 양국 관계를 훼손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사 살해는 러시아는 물론 러-터키 관계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하지만 이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최근 이루어진 시리아 알레포에서의 반군 및 주민 이송 작전에 대해 "현대 세계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가장 대규모의 인도주의 조치"라고 자찬하면서 이 일은 러시아는 물론 터키와 이란, 시리아 지도부의 협력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점령과 반군 퇴각에 뒤이은 다음 조치는 시리아 전역에 걸친 휴전에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2018년 대선에 재도전할지에 대해 "때가 돼서 국내외 정세를 보고 우리가 한 일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살펴 대선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올해로 12번째인 푸틴 대통령의 연말 기자회견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국제무역센터에서 정오부터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연합뉴스
2016-12-24 09: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