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방글레데시가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코로나19 확산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콕스 바자 난민촌에 살고 있는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군의 서부 라카인주 거주지 박해와 추방 군사작전에 떠밀려 지난 2017년 8월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에서 거주중이다. 5일 방글라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이 모여 살고 있는 피난 천막촌에서 첫 코로나 19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접경 콕스 바자의 아키야 촌에서 사망한 71세의 남성 검체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것이다. 사망자는 방글라데시 정부와 구호 단체가 세운 격리 수용소에 유증상으로 1주 전 들어간 뒤 사망했다. 유엔 난민 기관 관계자는 "방글라데시 피난 로힝야 난민 중 최소한 29명이 코로나 19 환자로 확진됐다"고 말했다. 1㎢ 당 4만 명이 거주하는 난민촌에는 34개의 난민 캠프가 들어서 밀접접촉자가 많다. 실제로 난민촌의 오두막 한 채는 10㎡도 안되는데 최대 12명까지 몰려있다. 이런 난민촌에서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게 되면 재앙 수준의 사태가 되는 것이다.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설곳이 없다. 로힝야족은 100년 넘게 미얀마에 살고 있지만 지난 1982년 이후 거의 모두 미얀마 국적을 거부당했다. 나라가 없는 종족이 되면서 미얀마에서 이동의 자유는 물론 교육 권리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방글라데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만명을 넘는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06-05 14:28:09'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중 미얀마에서 구속돼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로이터통신 기자들이 7일 오후 전격 석방됐다. 이날 A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에 따르면 로이터통신 기자 와 론과 초 소에 우는 이날 윈 민트 미얀마 대통령의 사면 조치에 따라 양곤의 한 교도소에서 수감 511일만에 풀려났다. 그간 유엔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며 미얀마 정부에 이들의 석방을 지속 촉구해왔다. 미얀마 국적의 이 두 기자는 미얀마 라카인주(州)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10명에게 자행된 한 미얀마군의 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중 2017년 12월 '공직 비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이후 항소했지만, 올 초 양곤고등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했다. 이날 석방된 기자들은 교도소에서 걸어나오면서 마중 나온 지인들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와 론 기자는 "우리의 석방을 지지해 준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고 "빨리 편집국에 가고 싶다. 나는 기자인 만큼 취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측도 성명을 통해 "미얀마 정부가 용기 있는 기자들을 석방해 매우 기쁘다"면서 "511일 전 체포된 이후로 그들은 전 세계에서 언론자유 중요성의 상징이 돼왔다. 그들의 복귀를 환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두 기자가 속한 로이터 통신은 미얀마 군부에 의한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 보도한 공로로 지난주 언론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의 국제보도 부문 상을 받았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9-05-07 20:57:33미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해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추정되는 미얀마 정부에 대해 제재를 단행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미얀마군과 경찰 지휘관 4명, 군부대 2곳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자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로힝야족 70만명 이상을 인접국인 방글라데시로 몰아내고, 그 과정에서 수천명을 살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전국에서 소수민족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에 가담했다"며 "그 폭력에는 인종청소, 대량학살, 성폭행, 사법체계를 무시한 살해, 그 외 여러 심각한 인권침해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맨델커 차관은 "재무부는 광범위한 규모의 인간적 고통을 유발한 장본인들에게 책임을 묻는 미국 정부 전략의 일부로, 이런 끔찍한 행위를 감독한 부대와 지도자들을 제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재 대상자는 미얀마 군경의 반군 토벌작전 총책임자인 아웅 초 조, 민간인 살해와 성폭행을 자행한 부대 책임자인 킨 마웅 소에,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은 부대 책임자인 킨 흘라잉 등 군 지휘관 3명과 '초법적 살인' 책임이 있는 국경경찰 지휘관 투라 산 르윈이다. 제재 대상 부대는 미얀마군 33 경보병사단과 99 경보병사단이다. 재무부의 제재를 받으면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되며, 미국인들과의 사업 거래도 금지된다. 이번 제재는 로힝야족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취한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세계 인권 유린 행위자를 제재할 때 흔히 적용하는 '글로벌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법'이 동원됐다. 주미 미얀마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군은 안보 차원의 작전을 수행하면서 교전수책을 철저히 지키고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무고한 민간인 피해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미얀마에서는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법 위반자는 심판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미얀마 당국이 저지른 것으로 전해진 잔혹 행위에 대한 미국의 심층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에 앞서 나왔다. 방글라데시의 난민캠프에서 이뤄진 로힝야족 인터뷰를 토대로 한 이번 실태조사결과는 유혈탄압 1주년을 맞는 이달 25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탄압에 대해 인종청소 혐의를 부인하며, 폭력사태가 테러리즘에 저항한 싸움의 일부였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8-18 12:19:03안다만해는 인도와 인도차이나 반도로 둘러싸인 벵골만의 미얀마 앞바다다.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난민들이 종교와 인종 박해를 피해 난민선을 타고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으로 향한다. 상당수가 거친 파도에 휩쓸리거나 굶주림을 못 이겨 중도에 사망한다. 운 좋게 인접국가에 도착해도 난민 수용을 거부당해 돌려보내지기 일쑤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대규모 인종청소가 자행됐다. 미얀마 정부군이 이슬람 반군세력의 하나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참혹한 살육전을 벌였다. 박격포와 기관총을 동원해 무장세력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해 400여명이 숨졌다.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경찰초소 30여곳을 습격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얀마 정부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얀마의 주류인 불교도 버마족과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사이에는 오랜 반목의 역사가 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수니파 무슬림계 소수민족이다. 19세기에 미얀마가 영국의 식민지로 편입된 이후 인접 방글라데시에서 대거 이주해왔다. 당시 영국은 이들을 들여와 미얀마를 식민지배하는 데 중간계층으로 활용했다. 이들의 뿌리가 7세기 라카인주에 정착한 아랍 상인들이라고 말하는 역사학자들도 있다. 로힝야족에는 '국적 없는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이들'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1962년 네윈의 군부독재하에서 박해가 더욱 심해졌다. 무슬림 반군 토벌을 빌미로 무차별 살육전이 되풀이됐다. 미얀마 민주화도 이들에게는 희망을 주지 못했다. 2012년 불교도와 로힝야족 간에 유혈충돌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군은 불교도들의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방관했다. 로힝야족은 아이를 두명 이상 낳을 수 없으며, 불교도와의 결혼이 금지된다. 태국과 방글라데시 접경지역에는 난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들을 노리는 인신매매범들이 모여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1월 미얀마를 방문한다. 교황청은 이번 방문이 정부 초청이지만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지난 2월에도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에 우려를 표명했다. 안다만해를 떠도는 로힝야족의 비극은 언제나 끝날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2017-09-07 17:15:40미얀마에서 로힝야족 무장세력과 정부군의 충돌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로힝야족 난민선이 뒤집혀 최소 21명이 숨졌다. 31일 방글라데시 일간 프로톰알로에 따르면 전날 오후 로힝야족 수백 명이 여러 척의 보트에 나눠타고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국경에 있는 나프강을 가로질러 방글라데시 테크나프 우파질라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배 한 척이 전복돼 타고 있던 난민들이 물에 빠졌고, 이날 아침까지 사고해역에서 모두 21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방글라데시 경찰이 밝혔다. 이 중 12명은 어린이였고, 나머지 9명은 여성이었다. 전복된 배에는 애초 25명 정도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7-08-31 20:23:07[파이낸셜뉴스]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설전을 벌인 후 "제 인생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9월 17일 김 전 위원이 '김형완의 시사인권 토크'에서 했던 발언을 놓고 진 교수가 자신을 공격했던 것이 지난 15일 C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시 불거지자, 김 전 위원은 '왜곡된 가짜뉴스'로 피해를 봤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위원은 당시 '강간을 당해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받아줘야 한다'고 얘기했으나, 진 교수는 청문회 직전 김 전 위원이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한다'고 공격했다는 것이다. 평소 미혼모 시설을 지원하고 해외에서도 여성 인권을 살펴온 자신의 인생이 진 교수의 왜곡된 공격에 훼손됐다고 김 전 위원은 강하게 호소했다. 당시 '시사인권 토크'에서 김 전 위원의 발언을 살펴보면,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예를 들어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김 전 위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를 하기 전 C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강간을 했을 때는 낙태를 불법화한 나라에서 조차도 예외적인 경우로 인정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라며 "그것도 낳으라고 얘기하는 거잖아요"라고 공격했다. 진 교수의 이같은 공격에 김 전 위원은 "저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라고 분명히 발언했다"며 "단언컨대 저는 '강간 당한 여성이 아이를 낳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김 전 위원과 진 교수는 지난 15일 해당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면서 이 문제로 충돌하게 됐다. 김 전 위원이 진 교수의 가짜 뉴스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자, 진 교수는 "강간당한 여인이 왜 애를 낳냐, 낙태를 금지한 나라에서도 그런 경우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한다"며 강간 당한 여성의 출산 자체를 거론한 것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위원은 "그게 어떻게 같냐"고 했고, 진 교수도 재반박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며 충돌해 결국 마이크가 꺼지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충돌에 김 전 위원은 "진중권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왜곡 발언은 가짜뉴스로 일파만파 퍼졌다"며 "저는 수 차례 반박 보도자료도 내고, 여러 형태로 반론도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은 과거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시절 미혼모 보호시설 애란원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난곡의 베이비박스 시설 등 많은 미혼모 단체를 지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인종 청소를 당한 로힝야족 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방글라데시로도 넘어가 지원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은 "제 인생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다"며 "저의 인격은 산산조각 났고, 저의 60 평생은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위원과 진 교수의 충돌 이후 언론테러 범시민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CBS 라디오의 편파진행과 진중권 교수의 일방적인 몰아세우기 평론이 극단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누구도 강간을 당해도 무조건 애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며 "언론자유가 아무리 중요해도 언론이 허위의 사실로 한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3-17 18:39:19[파이낸셜뉴스]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2년 넘게 미얀마를 철권통치하고 있는 군사 정부가 민주화 세력이 아닌 소수민족 반군의 공세로 위기에 처했다. 외신들은 소수민족 반군이 쿠데타 군부를 몰아내더라도 민주화 세력에 순순히 권력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미얀마의 미래가 더욱 불안해졌다고 내다봤다. 소수민족 반군 연합공세미얀마의 민 쉐 군정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8일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에 참석해 "정부가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나라가 여러 개로 쪼개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미얀마 북부 샨주(州)에서는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을 포함한 3개 소수민족 반군이 '형제 동맹'을 결성하여 지난달 27일부터 미얀마군을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샨주는 미얀마 국토 중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가장 큰 행정 구역이다. 형제 동맹군은 이달 방글라데시와 인도에 접한 서부 친주와 라카인주에서도 미얀마군을 공격했다. 2021년 쿠데타로 실각한 미얀마 민주 진영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도 형제 동맹의 공세에 가담했다. 미얀마 북부 카친주와 사가잉주에서는 NUG 산하 무장 단체인 시민방위군(PDF)과 다른 소수민족 반군들이 미얀마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17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의 조 민 툰 대변인은 "미얀마군이 샨주, 카야주, 라카인주 등에서 상당한 숫자의 반군 군사들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군 공격으로 미얀마군이 일부 기지에서 대피했다며 "무인기(드론) 폭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공무원과 전역 군인들로 구성된 부대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호주 매체인 더컨버세이션은 16일 보도에서 미얀마군이 점점 국가 통제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군은 이미 수십 개의 군 기지를 잃었고 항복하거나 인도 등으로 도망가는 병사도 급증하고 있다. 형제 동맹군은 이달 초 로힝야족 학살 전범으로 유명한 미얀마군 제 99 경보병 사단의 사단장을 사살하기도 했다. 관망하는 中, 러시아 개입할까?인구가 약 5500만명인 미얀마는 약 70%의 버마족과 25%의 소수민족, 중국 및 인도계 이민자 5%로 이루어져 있다. 약 63년의 영국 식민 지배를 받았던 미얀마는 일본군의 지원을 받은 독립영웅 아웅 산의 무장투쟁에 힘입어 1948년 독립한다. 그러나 아웅 산은 독립을 6개월 앞두고 암살당했고 초대 미얀마 정부는 개국 초기 혼란을 수습하지 못했다. 아웅 산과 함께 싸웠던 미얀마 군부 인사들은 네 윈을 앞세워 1962년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 독재를 시작했다. 네 윈은 냉전시대 비동맹 노선을 유지하며 버마족과 불교를 최우선으로 두는 '버마식 사회주의'를 도입해 이슬람계 소수민족을 탄압했다. 동시에 북한처럼 무차별적인 국유화와 쇄국정책을 단행했다. 그 결과 135개에 이르는 미얀마 소수민족들은 수십 년에 걸쳐 반(反)정부 및 반군부 투쟁에 나섰다. 가장 가까운 열강인 중국은 미얀마 군부가 냉전 당시 비동맹 노선을 걷자 미얀마 공산계열 소수민족에게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며 군부를 견제했다. 중국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우방을 늘리기 위해 미얀마 군부와 협조했지만 여전히 사이가 서먹하다. 오히려 민주화 진영 대표인 아웅 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2016년 로힝야족 학살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군부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에 기댔다. 중국은 쿠데타로 민주 정부가 무너진 이후 줄곧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형제 동맹은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군부에게 손을 내민 것은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쿠데타 이후 군부의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떠올랐으며 지난해 9월부터는 군정에 석유도 제공했다. 미얀마 군정과 러시아는 이달 7~9일 합동 해군 훈련을 진행 했다. 더컨버세이션은 러시아가 군정과 손 잡았기 때문에 군정이 무너지면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군정 무너져도 여전히 혼란카렌족, 카친족, 친족 등 일부 소수민족들은 쿠데타 이후 NUG와 연대하여 함께 군정과 싸웠지만 형제 동맹을 이끄는 샨주의 반군들은 NUG와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형제 동맹은 지난달 공세를 시작하면서 “억압적인 군사독재를 뿌리 뽑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군정 타도가 목표라고 명시했다. 더컨버세이션은 NUG의 경우 군정을 타도하고 아웅 산 수치의 권력 회복이 목표지만 지금 정국의 주도권을 잡은 소수민족 반군의 생각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형제 동맹 반군들이 군정 타도 이후 민주 진영을 상대로 연방제 시행 및 소수민족 권리 확대 등 상당한 요구사항을 제시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더컨버세이션은 비록 미얀마군이 도시와 군 기지에 틀어박혀 공중 폭격에 집중하고 있지만 패배가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샨주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와주연합군(UWSA)은 형제 동맹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동맹에 가담하지 않았다. 약 2만명의 병력과 현대 무기를 보유한 UWSA는 샨주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무력집단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미얀마군과 휴전 협정을 맺고 무력 충돌을 자제했다. 중국이 계속 사태를 관망한다는 보장도 없다. 지난 4일에는 미얀마군이 발사한 포탄이 중국 영토에 떨어져 중국인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중국 외교부는 국경 지역에서의 충돌과 관련해 즉각 싸움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북부 지역 무장단체들은 중국으로부터 직접 요청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후 미얀마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5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94명이 다쳤다. 난민도 20만명 이상 발생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5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에서 미얀마의 "분쟁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1-17 13:41:40[파이낸셜뉴스] "라마단 기간에 왜 단식을 해야 하냐고 엄마한테 물어봤어요. 엄마는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직접 경험해 보는 거야'라고 대답했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를 많이 하면 되지 않아요'라고 논리적인 지적을 하면 엄마는 화를 냈어요." 언론인 겸 스탠드업 코미디언 알파고 시나씨( 사진)가 한국에서 매주 진행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쇼에서 던진 농담이다. 지난 2004년 유학 차 한국에 온 알파고는 2018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튀르키예 출신인 그의 별명은 '대한중동놈'이다. 알파고는 우연한 기회로 한국에 오게 됐다. 알파고는 "튀르키예 동부 출신이지만 고등학교를 서부에서 나왔다. 고향과 먼 지역에서 학교를 나오면서 대학교는 아예 다른 나라로 가고 싶었다"라며 "그런데 2001년에 9·11테러가 일어나면서 유럽권으로 갈 수 없게 됐고, 이전부터 관심이 있던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고 전했다.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알파고는 이스탄불기술대학교에 진학했고, 한국에서는 교환학생으로 카이스트에 왔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어학당부터 갔지만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알파고는 "부모님의 희망 때문에 이과에 진학했지만 한국에 와 공부하면서 문과적 성향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충남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외교학을 공부했다. 이후 알파고는 재한 튀르키예 기자가 됐다. 한국에 온 튀르키예 기자들의 통역을 맡다가, 튀르키예의 특파원으로 한국과 아시아의 소식을 전달하게 됐다. 그는 웃으면서 "나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의 선물을 다 받아 본 언론인"이라며 자랑했다. 한국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시아 각지의 분쟁 지역을 찾아 보도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국경 지대로 가서 로힝야족 분쟁을, 필리핀 남부 섬에 가서 무슬림 반군을 취재했다. 알파고는 "필리핀에 갔을 때 반군과 정부가 협상 중이었는데 협상을 반대하는 반군 일부가 반발하면서 내가 묵던 숙소 근처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무지성한 인간 집단이 얼마나 위험해지는 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라고 고백했다. 무지성한 사건은 그의 조국에서도 벌어졌다. 2013년 그가 소속됐던 언론사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크게 보도했을 때 에르도안 정부는 편집국장을 체포하고 언론사를 해체했다. 이후 수많은 동료 언론인들이 감옥에 들어갔고, 알파고는 더 이상 고향인 튀르키예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직장과 고향을 둘 다 잃게 된 것이다. 그는 "내가 사는 대한민국과 나의 고향인 튀르키예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튀르키예의 정국이 나빠지면서 그 꿈을 포기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알파고는 한국인들에게 중동의 소식을 전하고, 중동의 오해를 풀어주는 '대한중동인'으로 활동한다. 알파고는 "한국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을 위해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라며 "한국 사람들은 머나먼 중동에 대해 잘 모르고 오해도 많다. 그 오해와 무지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11-22 16:39:43[파이낸셜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을 집단학살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본 것을 기반으로 매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잔학 행위를 보고, 전쟁 범죄를 봐왔다. 아직까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집단학살 수준으로까지 올라가는 조직적인 삶의 박탈 수준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학살 결정을 내리는 데 "기계적인 공식은 없다"며 국무부가 최근 미얀마에서 발생한 로힝야족 무슬림의 대량학살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축적된 증거에 기초한 긴 과정이었고 솔직히 말해서 로힝야족 인구의 상당 부분의 대량 투옥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러한 라인을 따라 일련의 지표를 살펴볼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런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에서 러시아군에 처형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백 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부르고 "러시아에 대해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도 밝혔지만 러시아의 만행을 집단학살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4-05 09:21:50[파이낸셜뉴스]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난민 수용 인원을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상·하원 법사위원회에 "전 세계적 인도주의적 위기에 따른 요구에 부응해 2022회계연도 난민 수용 목표를 12만5000명으로 늘리는 권고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보건복지부 등이 공동 작성했다. 난민 수용 목표 12만5000명은 기존 수용 인원인 6만25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는 탈레반을 피해 고국을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중미 난민, 아프간 조력자, 성소수자(LGBTQI), 위험에 처한 위그루족, 홍콩 난민, 미얀마 반체제 인사 및 로힝야족 정착 등에 특별히 초점을 맞춰 상한선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가장 취약한 이들의 재정착을 포함한 인도주의적 위기에서 보호와 지속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며 "강력한 난민 수용 프로그램은 미국 외교 정책의 이익과 국가 안보 목표에 매우 중요하고 미국의 핵심 가치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체적인 지역별 난민 추가 수용 인원은 △아프리카 4만명 △동아시아 1만5000명 △유럽 및 중앙아시아 1만명 △중남미 및 카리브해 1만5000명 △근동 및 남아시아 3만5000명 등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9-21 13:3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