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은 27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 문화 전도사' 마크 피터슨 교수를 초청해 '제 145회 골드명사특강'을 개최한다. 마크 피터슨 교수는 미국의 한국학자이자 인류학자로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아시학부에서 한국학을 담당하고 있다. 1960년대 선교사로 한국을 방문 이래 한국인의 따뜻한 인심에 반해 한국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15년 이상을 한국에서 보내며 '조선의 입양제도와 상속제도-유교계급 사회의 형성에 대한 사례 연구' 등 해외에 한국과 관련한 우수한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본인 이름인 '피터슨'과 비슷한 발음의 '배도선'이란 한국 이름을 만들고 한국에서 두 딸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한국학에 대한 새롭고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하며 '한국 문화 전도사'라 불린다. 오는 27일 휴넷 골드명사특강에서 마크 피터슨 교수는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골드명사특강은 매월 휴넷의 골드클래스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의로, 2003년 시작해 이어령 교수, 고은 시인, 박경철 원장, 유홍준 교수, 김진명 작가, 김영세 대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인도 휴넷 회원가입을 통해 특강 신청이 가능하다. 한편 골드클래스는 비즈니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평생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경영 특강과 회원들 간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현재 약 17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16-09-19 09:47:28지난 5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와 미국 뉴욕의 주요 주가지수가 휘청거리는 충격을 겪어야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특히 기대치보다 높게 나온 실업률(4.3%)이 침체 발생 공포를 유발하면서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은행 등 서방 국가의 일부 중앙은행들이 올해 들어 금리 인하에 들어간 것과 달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31일 끝난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5.25~5.5%인 금리를 동결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회의에서 내릴 것이라고 시사했다.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11만4000개로 기대치 17만5000개에 크게 못 미치자 연준이 금리 인하를 너무 미뤘으며 침체 불안을 고조시켰다는 비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시장 혼란을 계기로 경제전문가들과 뉴욕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침체 전망 놓고 갑론을박 이번 증시 폭락을 겪으면서 미국 경제의 침체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에 빨간불은 이미 켜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고용이 저조해지기 시작하고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연체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 보다 높아졌다. 최근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가 지난 11개월 중 최고 수준으로 늘었고 중소기업들은 고용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많은 소비재 기업들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08년 노벨 경제과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침체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난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실업률을 언급했다. 크루그먼은 연준이 수개월 전부터 금리를 내려야 했다며 연준이 7월 FOMC 회의에서 동결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1970년대와 같은 침체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고 물가가 꾸준히 떨어졌으나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내려간다는 확신이 보일 때까지 기다리다가 금리 인하 기회를 놓쳤다"고 크루그먼은 말했다. 침체 조짐에 '삼의 법칙(Sahm Rule)'까지 발동됐다. 삼의 법칙에 따르면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p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3개월 미국 평균 실업률은 4.13%로 지난해 7월의 3.5%에 비해 0.63%p 높았다. 지난 1970년 이후 삼의 법칙을 통한 침체 예측은 정확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의 8월 실업률이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면 삼의 법칙이 다음달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고용지표가 부진하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연준의 목표인 연착륙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침체 때 늘 발생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락이 없고 그럴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서비스업 강세와 떨어지는 물가에 계속 경제가 성장하고 침체를 피할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GDP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4분기 1.4%에서 지난 2·4분기에 2.8%로 성장했으며 이번 분기에도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고용이 둔화되고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불길한 징후다. 실업률은 계속 상승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실시 이전까지 안정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연준이 그동안 물가 끌어내리기에 너무 집착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제는 고용시장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연준 이사를 지낸 로런스 마이어는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며 "상황이 이제 완전히 변했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8월 고용 지표를 통해 고용 시장과 경제 전망을 뚜렷하게 볼 수 있을 것이어서 여기에 시선이 크게 쏠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연준, 9월부터 금리 큰폭 인하 전망 앞으로 금리 인하는 빨라지고 인하폭도 당초 전망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앞으로 침체를 막기 위해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는 금리를 0.25%p 보다 더 큰 폭인 0.5%p는 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객원 연구원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워는 지난 4일 범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와 가진 인터뷰에서 7월 실업률 상승은 "2025년에 침체가 발생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침체가 최대한 깊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앞으로 금리 인하를 큰 폭으로 내릴 것에 대한 우려도 벌써 나오고 있다. 재누스핸더슨의 미국 주식 시장 이사 마크 핀토는 지난 2일 야후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9월에 금리 0.5%p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것이 연준이 다급해졌음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시장에서는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잰디 지난 5일 CNN에 출연해 예상되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역효과를 나타내고 경제가 실제보다 더 나쁘다는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의 법칙'을 처음 공개했던 클라우디아 삼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가 경제에서 효과를 나타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연준이 계속 미뤄서는 안되며 점진적으로 내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최근 나돌았던 긴급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경제전문가 대부분은 추가 경제 부진 없이는 필요 없다는 시각이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 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긴급 인하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면서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8-11 18:09:21[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의 승자와 상관없이 미국이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들이 공통적으로 통하는 것이 거의 없음에도 통상 정책에서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보호무역주의 정책 성향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친환경 수입 제품에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점차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은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한다고 명분을 밝혔으나 세계 최대 두 경제대국간 무역 마찰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압박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선을 앞두고 두 대선 후보는 특히 중국을 비롯해 수입되는 제품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와 공장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관세는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미 중서부의 산업지역에서도 앞으로 주요 문제로 계속 커질 소지가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 윌리엄 라인시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은 승부를 결정할 곳들이라며 “이곳에서 무역은 큰 이슈인 것은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일자리 창출 기대 이하, 제조업 지역 지지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은 낮은 무역장벽과 정부의 무간섭을 바탕으로 하는 무역 정책을 이어왔다. 자유무역을 통해 물가를 낮추고 소비자와 기업들을 돕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자유무역으로 인해 일자리가 노동비가 싼 국가로 옮겨지면서 미국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돼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지난해 출간한 자신의 저서 “어떤 무역도 자유로운 것은 없다”에서 “이제 워싱턴에서 그동안 거의 만장일치였던 자유무역에 대한 의견은 죽었다”라고 서술했다. AP는 자유무역처럼 보호무역주의도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고전 중인 미국의 가계와 기업들의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또 교역국간 무역 보복을 유발시키면서 우방과 적대적인 국가 모두와 관계가 나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관세맨’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면서 미국의 교역국들을 수입 관세 부과로 때리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당선되면 특히 중국을 비롯해 무역 수지 흑자를 줄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트럼프는 재임 기간동안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없앤 주범이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재협상해 USMCA 타결을 봤다. 그는 수입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이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매겼다. 또 중국산 수입 제품 3600억달러 어치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간 무역 마찰은 더 커졌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농산물을 구매하도록 했지만 대중국 무역적자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제조업이 미국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취임전 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트럼프의 수입 관세 부과 공약이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를 축소시키고 실업자들을 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치상으로는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일자리 창출과 보호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자 데이비드 어토르가 미국의 제조업이 몰려있는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공화당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트럼프 통상 정책 거의 답습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EV)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경쟁력을 키운다고 하고 있으며 지난달 미 USTR은 중국의 조선업계의 불공정 관행 여부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추가 제재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어토르 MIT 교수가 지난 2016년 동료 2명과 공동 집필한 논문에 따르면 1999~2011년에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저가제품으로 인해 미국 일자리 240만개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대중국 수입제품 관세,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가 탈퇴한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재가입 검토를 하지 않는 등 같은 노선을 걸어왔다. 여기에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국 수출길을 막았다. 최근 중국이 미국의 최대 지정학적 경쟁국으로 떠오르면서 미국내에서는 의약품에서 전기차, 휴대폰 제조에 사용되는 희토류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대한 공급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이 커지고 있다. 또 갈수록 경제가 안보와 연결되는 것도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주의가 강경해지게 만들고 있다. 냉전시대에 옛 소련의 경우 안보와 달리 경제에서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1980년대 일본은 그 반대였으나 중국은 대처하기가 복잡해졌다. CSIS의 라인시 고문은 중국에 대해 “처음으로 경제와 안보를 모두 위협하는 적”이라고 평가했으며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메리 러블리는 "바이든의 대 중국정책은 안보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5-22 15:41:51[파이낸셜뉴스] 과거 한국에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들을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한 하버드 출신 외국인 교수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마크 피터슨 교수의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그는 최근 해당 발언을 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브리검 영 대학교에서 30여 년간 조선시대사를 강의한 명예교수로 현재 ‘우물 밖의 개구리’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한국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피터슨 교수는 “옛날에 제가 처음 한국 왔을 때 조선총독부 그 건물이 중앙청이라고 아주 오래오래 있었는데 아주 단단하게 지었다. 그전에는 중앙청만 보고 경복궁은 못 보는 거다. 일본 X들이 일부러 그러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경복궁) 앞에 중앙청을 세워서 못 들어가게 하고 경복궁도 안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앙청 건물이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해일(日)자”라며 “일본이 도장 찍는 거야 한국 땅에. 일본이 왔다는 걸”이라고 설명했다. 피터슨 교수는 “저는 외국인이지만 일본이 한국에 했던 나쁜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서 “한국 사람들보다도 용서를 안 하는 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피터슨 교수는 지난 2021년 ‘위안부, 다시 한국을 자극하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폄하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 법대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반박하며 “2차 세계 대전 당시 행위를 두둔하는 일본의 추한 모습이 2021년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터슨 교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사연은 한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며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국한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허가한 유곽에서 이뤄진 매춘에 관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으며 법적인 문제 외에는 위안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저자는 일본이 전시에 저지른 여성 착취 범죄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논하고자 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일본 정부의 행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는)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입장을 고집해왔으며 매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딱지를 떼어내 버린다”며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보여야 할 사죄와 동정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피터슨 교수는 “과연 언제쯤 일본과 일본을 대표하는 모든 이들이 20세기 초 자국이 저지른 전범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중단하고 ‘미안하다’고 말할까”라며 글을 끝맺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03 10:29:45[파이낸셜뉴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잇따라 접촉하며 민간 경제외교 활동에 주력했다. 27일 무협에 따르면 구 회장은 '대미 민간 경제협력 사절단'을 구성해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 6명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만나 미국 투자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관심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한미동맹 70년을 맞아 대미 경제외교를 강화할 목적으로, 대미 민간 사절단을 꾸렸다. 구 회장은 마크웨이 멀린 상원의원 등 연방 상·하원 의원 6명과 면담에서 "한미 양국 경제협력의 실질적 주체는 기업과 인재"라며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이 한국인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인 만큼 지난 4월 발의돼 계류 중인 '한국 동반자 법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국 동반자 법안은 한국 국적자에게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미국 전문 취업비자(E-4)발급을 핵심으로 한다. 한국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기업들과 많은 관계사들이 미국에 진출했지만, 허용되는 비자 수가 한정돼 있어 많은 기업들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 회장은 또 사라 비앙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만나 "미국 정부의 산업 정책 추진 시,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한국 기업의 입장을 고려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현재 미국이 추진 중인 핵심광물협정에 인도네시아를 포함시켜 줄 것과 미국-유럽연합(EU)간 운영 중인 철강 협의체가 한국 등 동맹국을 포함한 포괄적 협의체로 확장되기를 희망한다는 등 산업계의 의견을 전달했다. 구 회장은 지난 4월에도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미국 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국 반도체 기업 보조금 지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지원,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신설 법안 등과 관련한 미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사절단은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를 방문해 양국 경제, 통상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사절단에는 현대자동차, 포스코, 세아제강, 엑시콘, 일진그룹, 메타바이오메드, 효성중공업 등 미국 진출 기업의 10여 명이 참여했다. 무역협회는 경제단체 중 유일하게 워싱턴에 지부를 설치해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한국 무역업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등 대미 민간 통상협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3-09-27 14:31:10[파이낸셜뉴스] 미국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 한국학 전문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폄하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 법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칼럼을 정부 대표 다국어포털 ‘코리아넷’에 기고했다.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 대학 명예교수는 17일 코리아넷에 게재한 ‘위안부, 다시 한국을 자극하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2차 세계 대전 당시 행위를 두둔하는 일본의 추한 모습이 2021년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피터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국한시켰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사연은 한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라며 일제 강점기 때 위안부 강제동원을 피하려고 하얼빈의 삼촌집으로 보내진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이 논문은 국가가 허가한 유곽에서 이뤄진 매춘에 관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다. 법적인 문제 외에는 위안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자는 일본이 전시에 저지른 여성 착취 범죄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논하고자 하지 않는다. 잠시 쉬었다는 이유로, 병을 옮기거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위안부들을 난폭하게 때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위안소의 잔인한 면은 ‘위험하다’ 정도로 적힌 것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제가 저지른 난징대학살을 언급하면서 “일본군은 전투를 치른 뒤 여자들을 강간하고 사람들을 죽이며 난동을 부렸다. 일본 정부가 자국 병사들의 성욕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위안소 운영을 강화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피터슨 교수는 “법학자는 전쟁 시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이 논문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삶과 이미 작고한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서로 골이 깊어진 두 이웃 국가 간의 불신과 증오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면, 이 논문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라며,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굉장한 폐해를 낳고 있다. 그의 논문은 일본에 대한 한국의 오랜 반감, 불신, 증오에 불을 질렀다.”라고 했다. 램지어 교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램지어 교수는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일본 법학교수’이고, 일본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2년 전에는 일본 정부 훈장인 ‘욱일장’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일본 사람이 아니지만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본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 왔다. 이번에는 하버드 법대에서 나온 논문으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며 다시 한국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행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입장을 고집해왔으며 매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딱지를 떼어내 버린다.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보여야 할 사죄와 동정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피터슨 교수는 “과연 언제쯤 일본과 일본을 대표하는 모든 이들이 20세기 초 자국이 저지른 전범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중단하고 ‘미안하다’고 말할까”라며 글을 끝맺었다. 피터슨 교수는 1987년 하버드 대학에서 동양학 박사 학위를 받고 브리검영 대학에서 30년 이상 한국학을 가르쳤다. 2018년 은퇴 후 ‘우물 밖 개구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02-18 08:37:00[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사흘 연속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고 CNBC가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 수는 이날 12만6400명을 기록했다. 하루 10만명을 넘긴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하루 11만명 기록을 돌파했고, 이번에 12만명선마저 넘어섰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 의료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확산세에 있다면서 참혹한 겨울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사흘 내리 매일 하루 신규확진자 사상최대 기록을 세웠다. 6일까지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9만8500명을 넘어서 1주일 전에 비해 25% 넘게 폭증했다. 늘어나는 것은 신규 확진자 수만이 아니다. 19개 주에서는 7일 이동평균치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또 38개주에서는 입원 환자 수가 최소 5% 증가했다. 신규확진자와 입원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전문가들은 일부 주와 도시에서 봉쇄조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럽에서처럼 봉쇄가 결정되더라도 3월과 4월 봉쇄에 비해서는 제한적인 봉쇄가 이뤄질 전망이다. 곳곳에서 이같은 조짐들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코네티컷주 지사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세 초기 신호가 나타나는 가운데 경제 재개 조처들을 후퇴시켰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주지사가 일부 사업장에 야간 영업중단 조처를 내렸고, 주민들에게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또 텍사스주 앨패소의 리카르도 사마니에고 카운티 판사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들로 병상이 부족해지자 비필수 사업장의 영업중단을 명령했다.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치커 지사는 시카고와 일부 주변 카운티들에 새로운 영업제한 조처들을 내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이 지난 봄에 비해 더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3, 4월에는 북동부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와대 감염병 학자인 크리스틴 피터슨 교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전에 뉴욕의 시체보관 냉동트럭 등장과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확산 대신 이번에는 수많은 소규모 지역에서 환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터슨은 "이때문에 확실한 충격을 감지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번 확산은 이들 정말 작은 시골 병원들로 확산되고, 이들 병원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11-08 05:45:27[파이낸셜뉴스]각국이 내놓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세계 경제 충격에 대비한 완충장치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 침체가 본격화된 데다 2차 충격이 임박해 추가적인 대응카드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4명의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은 공중보건이 정책 최우선이지만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기업과 가계 보호를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90%가 넘는다고 보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의 모리스 옵스펠드 교수는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사악한 칵테일이 만들어지고 있다"며서 "중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감안할 때 유럽과 미국이 어떻게 심각한 침체를 겪지 않을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피터슨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인 올리비에 블랑샤드는 세계 경제가 올해 내내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하반기 성장세 역시 코로나19가 언제 정점을 찍는지 여부에 좌우되겠지만 아마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했다. 1년 내내 마이너스 성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같은 상황이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에서 물러난 뒤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도 지냈던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경제 충격의 강도가 당국의 코로나19 확산 억제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확산이 지속된다면 경제 충격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2차 충격을 특히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이 경제를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뒤에 대규모 감원과 이에 따른 수요 추가 감소, 장기 신뢰감 저하 등이 경제에 2차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라잠 교수는 "기업 도산을 비롯한 이같은 충격들은 첫번째 충격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1차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대응들이 동원되는지에 달려 있다"면서 "따라서 2차 충격은 아직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IMF가 정의하는 세계 경제 침체는 연 성장률이 2.5%를 밑도는 상황을 말한다. 일반적인 세계 경제 성장률 3.5~4%에 비해 1~1.5%포인트 낮을 때 이를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이들 이코노미스트 4명은 이 정의가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경기침체 조건이 충족되고 있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옵스펠드, 라잔 교수는 취약한 가계 지원을 위한 현금 지원을 방안으로 제시했고, 블랑샤드 교수는 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비롯한 재정정책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를 지낸 비토 콘스탄치오는 "수요 부족과 공급망 혼란으로 경기침체가 오고 있다"면서 레저, 여행, 관광, 운송, 에너지, 금융 부문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은행들이 위험회피에 나서고 채권시장 자금이 마르면서 신용경색이 빚어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보다는 2개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지만 침체의 골은 깊어서 2009년 1·4분기 기록했던 3.2% 마이너스 성장도 각오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각국 정책담당자들과 IMF는 여전히 낙관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는 영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코로나19가 그저 '주요 충격' 요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일반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면서 정책대응을 통해 지금 상황이 주요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는다면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3-16 07:15:57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무역긴장의 먹구름은 올 내내 세계 경제를 짓누를 것으로 우려됐다. 난제들로 이뤄진 2단계 무역협상이 미·중 긴장을 끊임없이 부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긴장은 늦춰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말까지인 EU와 영국 간 무역협상도 시간이 지나치게 촉박해 제대로 된 결과를 낼지 알 수 없다. 미·중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난제 산적한 2단계 무역합의 CNN비즈니스는 15일(현지시간)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지만 세계 경제에 무역긴장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중이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는 분쟁 해결, 지식재산권 보호 등과 관련해 모호한 내용들이 많은 데다 중국의 산업보조금, 국영기업 지원 같은 '국가자본주의' 궤도 수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모두 2단계 협상으로 미뤘다.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바람직하지 않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약 3분의 2 수준인 3700억달러어치에 관세가 붙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품 절반 이상이 중국의 보복관세 대상이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채드 브라운 PIIE 선임연구위원은 "고관세는 뉴노멀이 됐다"고 지적했다. 양국 간 긴장이 기술개발도 더디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홍콩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중 긴장이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기타 안보관련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긴장은 세계 경제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의 양대 축으로 갈라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양극화는 '인력, 기술, 아이디어의 흐름을 제한해 글로벌 생산성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EU 무역긴장 미국과 유럽 간 무역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가 2주간 집중 협의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프랑스의 구글세를 무역장벽으로 간주한 미국의 치즈·핸드백·샴페인 등 프랑스 제품 24억달러어치에 대한 보복관세가 임박해 있다. EU는 미국이 관세를 물릴 경우 EU 차원의 보복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이미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에어버스 보조금 판정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유럽산 포도주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또 독일 자동차 관세를 높이겠다는 위협도 거두지 않고 있다. 15년간 전미통상위원회(NFTC) 위원장을 지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통상전문가 윌리엄 라인슈는 유럽과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20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연내 무역협상이 개시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EU 간 교역규모는 연간 1조1000억달러가 넘어 세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농업부문 보호를 위해 EU가 농업부문을 협상에서 제외하자는 입장이어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미국과 충돌을 빚고 있다. 라인슈는 이 문제가 해소돼 무역협상이 개시된다 해도 언제든 독일 자동차 관세 문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참을성을 잃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물리면 협상은 깨지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또 만약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있더라도 이는 '승리' 선언에 집착하는 트럼프의 이전 관행으로 볼 때 '속 빈' 합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1-16 17:43:20[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무역긴장 먹구름은 올 내내 세계 경제를 짓누를 것으로 우려됐다. 난제들로 이뤄진 2단계 무역협상이 미·중 긴장을 끊임없이 부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긴장은 늦춰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말까지인 EU와 영국간 무역협상도 시간이 지나치게 촉박해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지 알 수 없다. 미·중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난제 산적한 2단계 무역합의 CNN비즈니스는 15일(현지시간)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지만 세계 경제에 무역긴장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중이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는 분쟁 해결, 지적재산권 보호 등과 관련해 모호한 내용들이 많은데다 중국의 산업보조금, 국영기업 지원 같은 '국가자본주의' 궤도 수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들은 모두 2단계 협상으로 미뤘다. 앞으로 협상에서 양측간 긴장이 계속해서 높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1단계 무역합의는 "낮은 곳에 있는 열매들을 수확하는" 수준이라면서 "미국과 중국간 긴장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바람직하지 않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약 3분의2 수준인 3700억달러어치에 관세가 붙고, 미국의 대중 수출품 절반 이상이 중국의 보복관세 대상이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채드 브라운 PIIE 선임 연구위원은 "고관세는 뉴노멀이 됐다"고 지적했다. 양국간 긴장이 기술개발도 더디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홍콩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중 긴장이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기타 안보관련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긴장은 세계 경제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의 양대 축으로 갈라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양극화는 "인력, 기술, 아이디어의 흐름을 제한해" 글로벌 생산성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 미·EU 무역긴장 미국과 유럽간 무역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가 2주간 집중협의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프랑스의 구글세를 무역장벽으로 간주한 미국의 치즈·핸드백·샴페인 등 프랑스 제품 24억달러어치에 대한 보복관세가 임박해있다. EU는 미국이 관세를 물릴 경우 EU 차원의 보복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이미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에어버스 보조금 판정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유럽산 포도주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또 독일 자동차 관세를 높이겠다는 위협도 거두지 않고 있다. EU와 무역협상을 염두에 둔 유럽 압박의 일환으로 간주된다. 15년간 전미통상위원회(NFTC) 위원장을 지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통상 전문가 윌리엄 라인슈는 유럽과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20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같은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연내 무역협상이 개시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EU간 교역규모는 연간 1조1000억달러가 넘어 세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무역협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막대한 보조금과 보호정책으로 지원하고 있는 유럽의 농업부문 보호를 위해 EU가 농업부문을 협상에서 제외하자는 입장이어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미국과 충돌을 빚고 있다. 라인슈는 이 문제가 해소돼 무역협상이 개시된다해도 언제든 독일 자동차 관세 문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참을성을 잃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물리면 협상은 깨지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또 만약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있더라도 이는 '승리' 선언에 집착하는 트럼프의 이전 관행으로 볼 때 '속 빈' 합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브렉시트 이후 영·EU 무역협상 오는 31일 영국이 EU를 탈퇴(브렉시트)하게 되면 영국은 곧바로 EU와 무역협상에 나서게 되지만 협상 기간이 매우 짧아 제대로 된 협상결과물을 얻기 힘들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가 시한인 영국과 EU간 자유로운 교역이 내년부터는 합의없이 끝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대로 이뤄지게 돼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EU는 무역협상이 통상 수년을 끌기 때문에 연말까지인 전환기 시한을 연장하자고 제안한 상태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연장은 없다며 집중 협상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2017년 기준 영국은 전체 재화와 서비스 수출의 절반 가량인 44%를 EU 시장에 의존했던 터라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 경제에는 심각한 위험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소시에테제네럴(SG)은 보고서에서 존슨 총리가 마감시한을 고집할 경우 순전히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영국 경제에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좋은 협상 기회를 날려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EU와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영국은 미국과 자체 무역협상을 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EU와 무역이 꼬이게 되면 영국 경제는 치명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영국 자동차 산업은 몰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1-16 09: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