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이 개봉 33일만에 천만 영화에 등극하며 극장가에 봄을 부른 가운데,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가 25일 누적 관객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노량'은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명량'(2014)과 지난여름 726만명을 모은 '한산: 용의 출현'를 잇는 이순신 3부작의 완결편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문을 여는 '노량'은 겨울의 야간전이었던 노량해전과 7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이순신(김윤석 분)의 결의를 조명한다. 김한민 감독은 "허구 같은 장면이 진짜인 경우가 많다. 고증과 본질적 메시지 그리고 그 사이 창작자의 양심 같은 것이 하나로 결합될 때 좋은 사극영화가 완성된다는 생각 하에 연출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보면서 허구인지 진짜인지 궁금한 부분을 정리했다. ■"실제로 막내아들 꿈에 나타나" "내가 죽고 너가 사는 것이 올바른 이치인데, 너가 죽고 내가 살다니." 영리하고 무예가 출중했던 막내아들 면이 죽었다는 편지를 받고(1597년 10월 14일), 이순신은 난중일기에 "아직 목숨은 남아있지만은 마음은 죽고 형상만 남아있을 따름"이라고 적었다. '노량'에서는 자식을 앞세운 아버지 이순신의 고통이 꿈속 장면을 통해 절절히 표현된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은 실제로 절대적 순간에 선몽을 많이 꿨다"며 "귀신 장수라고 불린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량해전이 일어나기 직전에는 꿈속에서 어떤 선인이 이렇게 싸우면 이기고 저렇게 싸우면 진다는 식의 전략 전술을 알려줬고, 죽은 아들 면이 꿈에 나타나 자신을 죽인 자가 아군 진영 포로로 있다는 사실을 말해줬다"고 부연했다. ■북소리에 쓰러진 시마즈 "살아서 본국 귀환" 백윤식이 연기한 일본 장수 시마즈 요시히로는 노량해전의 왜군 지휘관으로 비록 전투에서 패해 전력을 모두 잃었지만, 시마즈가 조선 수군을 공격함으로써 해상 봉쇄가 일시적으로 풀렸고 덕분에 일본군의 퇴로가 열렸다는 점이 인정돼 전후 봉록을 받았다. 또한 '난중잡록' 등에 의하면 이순신을 저격해 전사시킨 조총병 부대가 시마즈 부대라는 설이 유력하다. 김한민 감독은 "시마즈는 지금의 규슈 가고시마현 출신이다. 아이러니하게 메이지 유신(막부체제가 무너지고 천황 중심의 지배체제가 확립된 사건)을 일으킨 지역이고 이후에 우리에게는 일제강점기가 찾아오게 되는데, 그 지역 맹주였던 시마즈가 (노량해전의) 중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량'에서 시마즈는 이순신의 북소리에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한다. 김한민 감독은 "장군의 북소리가 왜군에게 공포를 안겨줬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다"며 "결국 시마즈 요시히로는 목숨은 건진 채 본국에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 북치다 돌아가셨다" '노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백병전 도중 죽은 동료들과 아들의 환영을 본다. 이 장면은 전적으로 영화적 상상이다. 김한민 감독은 "'극락도 살인사건'(2007) 촬영 당시 남해서 일출을 본 적 있는데 장관이었다"며 "그 일출을 400여년 전 이순신 장군이 치열한 전쟁터에서 똑같이 보셨을 것"이라고 이 장면을 연출한 의도를 설명했다. "그 처참한 전장을 환히 들여다보면서, 보통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어떤 체험을 하셨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충무공은 환영을 본 뒤 아군을 독려하고, 적을 위협하기 위해 태산처럼 북을 친다. 김한민 감독은 "북소리는 장군의 대의를 함축적으로 표상한다. 장군의 살신성인이 북소리"라고 설명했다. "북소리가 시작되면 히데요시가 신음하고 시마즈도 귀를 막고 몸부림친다. 반면 진린과 같은 우리 편은 젖먹던 힘까지 낸다. 왜군 고니시(이무생 분)가 도주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 북소리 때문이라고 본다. 이순신 장군은 실제로 북을 치다가 돌아가셨다." '노량'에서 북소리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관객의 마음까지 울린다. ■"선조실록에 초신성 폭발" 북쪽의 대장별 "북쪽의 대장별이 오늘따라 밝구나. 저별이 아니었다면 조선은 진작에 명운을 다했을거다." 극중 진린의 대사다. 김한민 감독은 "실제로 진린이 동방의 대장별이 희미해지는 것을 보고, 제갈공명처럼 하늘에 생명 연장을 비는 기도를 올리라고 장군께 조언했는데, 장군이 "천수(天數)는 피하기 어렵다는 답서를 보낸 유명한 일화가 있다"고 말했다. "저 별은 뭘까, 관객들이 알기 쉽게 북쪽의 대장별로 묘사했다"며 "근데 실제로 선조실록에 초신성이 폭발했다는 기록이 있더라"고 부연했다. 전남 청산도에 있는 진린의 비문에 따르면 이순신은 '나의 충성, 덕망, 재주가 무후(제갈공명)만 못하기에 비록 무후의 법을 쓴다한들 하늘이 어찌 이를 들어줄 수 있으리까'라고 답했다. 하지만 후대의 평가는 다르다. 정조는 '홍재전서'에서 이순신에 대해 "참으로 천고 이래의 충신이요 명장"이라며 "제갈공명과 자웅을 겨룬다 하더라도 과연 누가 우세할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높이 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2-25 18:29:472014년 한해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극장가 관객들을 찾았다. 유독 눈에 띄는 현상은 남자 배우들이 주류를 이뤘다는 것이다. 올해 1760만 관객 동원이라는 전후무후한 남긴 ‘명량’만 봐도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박보검 등과 함께 이정현이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올해까지 1130만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에서도 송강호,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과 함께 김영애의 이름만 찾아볼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올 한해 흥행 순위를 살펴봤을 때 ‘군도: 민란의 시대’, ‘타짜-신의 손’, ‘역린’, ‘신의 한 수’, ‘끝까지 간다’, ‘표적’ 등 유독 ‘남자’ 영화가 많은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미녀삼총사’, ‘관능의 법칙’, ‘우아한 거짓말’, ‘카트’ 등 여자 배우들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 또한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여타 작품에 비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다시 말해 최근의 작품들이 여배우 보다 남배우를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여배우들이 출연할 만한 작품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올해 두드러진 현상이다. ‘남초’ 현상의 2014 충무로에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손예진,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등이 흥행작으로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 시켰다. ‘충무로 남초 현상’은 극장가 성수기라 불리는 연말에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2월 17일 개봉한 ‘국제시장’을 비롯해 크리스마스이브 개봉을 앞둔 ‘기술자들’, ‘상의원’ 등도 남자 배우들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시장 특성상,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남초 현상’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간단한 예로 충무로에 눈에 띄는 20대 여배우는 많지 않다. 향후 5~7년 내에 일명 ‘허리’를 담당해야 할 여배우들을 구하기 힘들어진다는 소리기도 하다. 다가오는 2015년, 영화계가 거센 남풍을 잠재우고 신선한 여풍을 몰고 와 이러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n스타 fnstar@fnnews.com 조정원 기자
2014-12-22 09:08:07▲ 독자적인 왕국을 세우고 450여년 동안 화려한 문화 예술을 꽃 피워왔던 류큐. 이곳 나하시에 있는 옛 왕국의 슈리성은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며 오키나와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슈리성(오키나와)=글·사진 송동근기자】나즈막하게 귓전을 울리는 멘소오레∼. ‘어서오세요’란 뜻의 오키나와 옛 인사말로 듣기에 따라선 정감있게 와닿는다. 짧은 이 말 한마디에 그 옛날 류큐(琉球)왕국의 찬란했던 역사와 문화가 물씬 묻어나는듯 하다. 독자적인 왕국을 세우고 메이지(明治)시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450여년에 걸쳐 중국을 비롯한 일본, 조선,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외교,교역을 통해 독자적인 문화·예술을 꽃피워 왔던 곳이다. 당시 이곳 사람들은 드 넓은 바다 건너편 대륙과의 교역을 통해 독자적인 문화를 키워왔다. 중국으로부터는 도자기와 비단을 구입하고 조선이나 동남아시아 뭍에 올라 각국의 특산물을 들여오는 중계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렸왔다. 류큐는 외국들과의 교류에 의해 자연스럽게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흡수할 수 있었고,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항상 바다 멀리 저 편을 그리워하고 상상하고 바다 끝을 향해 나갔던 류쿠 사람들···. 당시 그들의 생각과 삶의 흔적들이 오키나와가 자랑하는 문화로 남아 지금도 곳곳에 살아숨쉬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나하시(那覇市)에 있는 옛 왕국의 ‘슈리성(首里城)’. 모노레일 정거장인 슈리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오키나와 본토 복귀 20주년을 맞아 지난 1992년 11월에 일반에 공개됐다. 성이 창건된 연대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14세기에 제1쇼씨가 류큐를 통일한 후에 왕성(王城)으로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 후 제2쇼씨인 쇼신왕에 의해 확장·정비되기도 했는데, 건물에 중국, 일본, 류큐 등 각각의 건축양식이 엿보이는 것이 특징. 또 오키나와전쟁에서 모두 불타버렸으나 지금의 모습으로 일부가 복원, 지난 1992년 슈리공원으로 개원했다. 2000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되는 등 오키나와의 독특한 역사문화를 자랑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슈리성’은 당시 오키나와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나하시에 위치한 슈이조 성터의 일부로 국왕이 외출할 때 무사함을 기원했던 ‘스누? 우타키 석문’도 볼거리. 또 중국의 만리장성을 연상케 하는 ‘나키진 성터’는 류큐왕국이 통일되기 전 14세기경에 축성된 것으로 난공불락의 성으로 불렸다. 지난 2000년에는 류큐 왕국의 ‘구스쿠'등 9군데의 명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역사적인 명소로 계승하기 위해 매년 1월1일부터 사흘간 류큐왕국 당시 행했던 즉위식(책봉의식)을 재연하고 있다. 기억에 남을 먹거리도 있다. 공원내 레스토랑 스이무이관에 들르면 오키나와 전통 요리인 ‘챤뿌루’가 미각을 돋운다. /dksong@fnnews.com ■여행메모 -항공 서울에서 오키나와 주3회 운항(2시간 15분 소요) 도쿄-오키나와(2시간 30분)하루 24회 운항 후쿠오카-오키나와 매일 13회 운항(1시간 소요) -관광안내 오키나와관광 컨벤션뷰로(www.ocvb.or.jp/) 한국사무소 (02)318-6330∼1 도쿄사무소 도쿄교통회관 (03)5220-5311 나하공항 관광안내소 국내선 터미널빌딩 1층 (098)857-6884(연중무후 9:00∼21:00) 오키나와 투어리스트 서비스(098)862-1111 -택시요금(미터기)/ 최초 1.8km까지 450엔, 401m추가시 60엔 가산/시속 10km이하 주행 매 25분60엔 가산- 오키나와택시협회 (098)855-1344 -렌터카/나하렌터카 (0120)39-7815 공항렌터카 (098)859-1111 -관광버스(오키나와본도)/슈리성∼시내관광 오전 9:00 출발(5시간 15분 소요) 요금 어른 4800엔 어린이 2400엔- 류큐버스(098) 863-3636 슈리성/입장요금 어른 860엔 어린이 300엔 공원관리센터(www.shurijo.com/)(098)886-2020 호텔 로얄 오리온(www.royal-orion.co.jp/) 니하공항에서 모노레일 15분(098)866-5533 리잔시파크호텔(www.rizzan.co.jp/)온나손 탄차(098)964-6611 시내 모노레일/ 나하공항역∼슈리역 운행 어른 200엔∼290엔(자유승차권 600엔/1일) 류큐무라(www.ryukyumura.co.jp/) 나하BT에서 120번 버스승차∼부세나리조트앞 하차∼걸어 약5분
2008-07-17 16: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