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언론은 '전격 사퇴'라 표현했지만 올 3월 9일 대선을 생각한 사퇴였다고 본다. 최강욱 의원 등이 검사·판사 퇴직 후 1년 동안 출마를 제한하는 이른바 '윤석열 출마 금지법'을 추진하던 상황을 염두에 둔 행보라 생각한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는 사퇴의 변은 그대로 출사표였다. 헌법정신, 법치주의, 정의와 상식, 자유민주주의는 윤 대통령의 상징적 키워드 아닌가. 대선이 사실상 그때 시작되었다고 보면 어제까지 나라 전체가 1년 넘는 동안 선거에 휩쓸려 왔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근접한 탓도 있지만 '질 뻔한 선거' '이길 뻔한 선거'도 큰 이유였다. 승리한 쪽도 마음을 놓을 수 없고, 패배한 진영도 포기할 수 없는 심리가 지선을 대선 연장전으로 만들었다. 지루한 선거전의 후유증은 크다. 오랜 정치적 내전 결과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을 완전히 두 쪽으로 갈라놓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섬뜩하기 그지없는 증오의 언사가 차고 넘친다. 정치권에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들마저 우정 대신 극단적 진영대결 편을 서슴없이 택하곤 한다.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경계마저 모호해지고 있다. 평소의 합리적이고 냉철한 모습과는 너무 다른 지인들을 보며 놀랄 때가 많다. "멀쩡한 사람들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게 선거"라거나 "사람들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쉽게 넘어간다"는 말이 사실이지 싶다. 심지어 '탄핵' '전쟁' 운운하는 말까지 나오는 걸 보면 선거 국면에서 멀쩡한 국민이 정치로 인한 '심리적 내전'을 치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이러한 극단의 정치적 양극화가 민주주의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에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의사당에 폭도들이 난입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바 있다.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팬덤 정치'라고 부르지만 경기장에 난입하는 극단적 훌리건들이 정치 과정을 점령하고 있다. 문자폭탄 등 '양념'을 넘어 음식을 망치는 먹물을 뿌려대는 소수 강경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협상, 조정, 타협 등 정상적인 정치가 실종된 지 한참 되었다. 이제 전쟁 같은 선거는 끝났다. 다행히 내후년 총선까지 큰 선거는 없다. 선거가 아니라도 정치는 계속되어야 한다. 청와대·김포공항 이전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일상의 국정 운영은 물론 지방선거 후보자의 공약처럼 동네 주차장 만들기, 지하철역 설치 등도 정치가 살펴야 할 일이다. 선거 결과를 보며 일상의 정치 과정을 회복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할 수 있는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레비츠키와 지블랫은 민주주의가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두 가지 규범을 제시한다. 상대를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는 '상호 관용과 이해' 그리고 제도적 권리를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자제'가 그것이다. 승자는 환호 대신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패자는 국민의 선택을 인정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겸손함이 필요한 때이다. "경쟁자가 사라지면 경기도 끝난다"는 말을 모두가 곱씹을 필요가 있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2-06-01 19:48:46[파이낸셜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각 주에 오는 11월 1일(이하 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채비하라는 서신을 발송했다. 11월 1일은 대통령 선거 날인 3일 이틀 전이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지난달 27일자로 돼 있는 각 주지사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백신 접종을 담당하기로 계약한 댈러스의 매케선과 그 자회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 사용 허가를 내 줄 것을 요청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서신에서 11월 1일 백신 접종을 위한 시설들이 완전히 사용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이전에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힌 뒤 CDC. 식품의약국(FDA) 등 관계당국의 대응이 속도를 내고 있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임상 3상시험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백신 긴급 사용승인 허가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중간 시험결과가 매우 좋다면 임상3상 시험이 끝나기 전에 긴급사용승인이 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DA 백신 자문위원회는 다음달 22일 코로나19 백신 개발, 인가, 허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CDC는 또 주지사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구체적인 백신 접종 방침도 전달했다. 백신은 허가를 받거나 또는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상태일 것이며 2차례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서한은 밝혔다. 서한은 또 백신과 부가 약품은 무료로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서한은 아울러 각 관할 당국에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하는 취약계층 선정작업을 선행할 것도 당부했다. CDC는 자체 웹사이트에 선정 기준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백신 접종 실행 가능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는 10월말 약 200만병을 투여한 뒤 11월말 1000만~2000만병을 추가로 접종하는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9-03 07:08:0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신경전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영국을 방문해 최근 영국 정부가 확정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계획을 비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겨우 브렉시트 강경파를 제압하고 차후 미국과 무역협정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지만 오히려 안방에서 쓴 소리를 들으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과 단독 인터뷰에서 메이 정부가 확정한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을 비판하고 EU와 기존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하드 브렉시트'가 낫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EU와 미국 중 선택' 압박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6일 집권 보수당 각료들과 회의를 통해 소프트 브렉시트를 지향하는 향후 협상 전략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영국이 거래를 그렇게 한다면 미국은 영국이 아니라 EU와 거래를 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미국과 영국은) 합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7월에 만약 영국이 EU와 관계를 청산한다면 미국과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인터뷰에서 "미국은 지금 무역 면에서 미국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 EU를 상대로 단호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EU와는 이미 충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토 정상회담에서도 나토 방위비 분담 및 EU와 무역전쟁을 두고 독일 등 주요 EU 국가들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그는 "만약 내가 (브렉시트) 협상을 했다면 무척 다르게 했을 것"이라며 "사실 내가 메이 총리에게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말했는데 메이 총리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았고 듣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본인이 브렉시트 협상을 했다면 하드브렉시트를 밀어붙였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 손님에게 호되게 당한 메이 총리메이 총리는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12일에 지난해 3월 브렉시트 협상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정부 방향을 정리한 브렉시트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영국과 EU간의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고 영국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을 종료하고 영국 법을 적용하되 ECJ의 판례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소프트브렉시트에 부합하는 내용들이 실렸다. 브렉시트 협상 마감을 약 9개월 남기고 이제야 협상 방향을 확정한 메이 총리는 같은날 블레넘 궁전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초청해 저녁 만찬을 열고 양자 간 무역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만찬 도중에 더 선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몹시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타결한 합의는 영국 사람들이 투표했던 것과 무척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바랐던 것이 아니며 최근 사흘간 들어보니 (내각에서) 사직서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번 합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정부에서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다 9일 사직한 대표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언급하며 "내 생각에는 그가 대단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7-13 17:38:41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신경전을 벌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영국을 방문해 최근 영국 정부가 확정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계획을 비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겨우 브렉시트 강경파를 제압하고 차후 미국과 무역협정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지만 오히려 안방에서 쓴 소리를 들으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과 단독 인터뷰에서 메이 정부가 확정한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을 비판하고 EU와 기존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하드 브렉시트'가 낫다고 주장했다. ■ 트럼프 "EU와 미국중 선택" 압박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6일 집권 보수당 각료들과 회의를 통해 소프트 브렉시트를 지향하는 향후 협상 전략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영국이 거래를 그렇게 한다면 미국은 영국이 아니라 EU와 거래를 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미국과 영국은) 합의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7월에 만약 영국이 EU와 관계를 청산한다면 미국과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인터뷰에서 "미국은 지금 무역 면에서 미국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 EU를 상대로 단호한 조치를 하고 있다"며 "EU와는 이미 충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토 정상회담에서도 나토 방위비 분담 및 EU와 무역전쟁을 두고 독일 등 주요 EU 국가들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그는 "만약 내가 (브렉시트) 협상을 했다면 무척 다르게 했을 것"이라며 "사실 내가 메이 총리에게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말했는데 메이 총리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았고 듣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본인이 브렉시트 협상을 했다면 하드브렉시트를 밀어붙였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 손님에게 호되게 당한 메이 총리 메이 총리는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12일에 지난해 3월 브렉시트 협상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정부 방향을 정리한 브렉시트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영국과 EU간의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고 영국내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을 종료하고 영국 법을 적용하되 ECJ의 판례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소프트브렉시트에 부합하는 내용들이 실렸다. 브렉시트 협상 마감을 약 9개월 남기고 이제야 협상 방향을 확정한 메이 총리는 같은날 블레넘 궁전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초청해 저녁 만찬을 열고 양자 간 무역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만찬 도중에 더 선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몹시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타결한 합의는 영국 사람들이 투표했던 것과 무척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바랐던 것이 아니며 최근 사흘간 들어보니 (내각에서) 사직서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번 합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정부에서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다 9일 사직한 대표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언급하며 "내 생각에는 그가 대단한 총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7-13 15:23:05북·미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나란히 공식화해 기사회생으로 대화국면 전환이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 회담취소 서한으로 무산 위기에 몰렸지만, 한·미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불씨를 재점화한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각각 회담 실무팀을 싱가포르로 보내 비핵화 등 의제 조율에 나서면서 실무준비가 본격화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27일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는 것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 시 대규모 대북 경제협력 용의가 있다고 수차례 밝혀 북측의 체제안전과 경협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북경협 용의 수차례 밝혀"트럼프 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지난 2년간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조슈아 홀트와 만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혀 날짜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6월 12일 개최를 처음으로 명시해 북·미 정상회담을 주민들에게 공식화했다. 또 회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적극적인 의지도 표시했다.노동신문은 27일 '역사적인 제4차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 진행' 제하의 보도에서 "최고영도자동지(김정은 위원장)는 6월 12일로 예정된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역사적인 조·미 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에서 비핵화뿐 아니라 체제보장·경제협력 등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 성공 시 미국은 북한과 대규모 경협 의사와 용의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몇 번 말한 바 있다"며 "그 예도 몇 가지 들었으나 현 단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북·미 회담 성공 시 대규모 투자 기대특히 북·미 정상회담 성공으로 비핵화·체제보장·한반도평화가 구축되면 남북 경협뿐 아니라 국가 간 대규모 경협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핵포기 시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을 신뢰할 수 있는지 우려를 표명했다"며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적대관계 종식과 경협에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협 비용은 북한의 인접국가인 한·중·일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지만, 다양한 국가와 민간자본 등의 투자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6자 등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로 경의선·동해선과 중국·시베리아철도(TSR) 등을 연결하는 인프라 사업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의 실현도 앞당겨질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핵화, 북한 체제보장 등으로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미와 중·러·일 등 국제사회 컨소시엄의 대규모 대북자금이 차관 형태로 투입되는 것이 멀지 않을 수 있다"며 "국제사회와 북한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큰 그림이 기술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했다. 판문점선언에서도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을 합의해 시급한 교통망부터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은 철도가 절대적인 운송수단이지만 시설은 열악하다. 북한 철도 총연장 5300㎞ 중 97%가 단선(통일부 통일교육원 2013년 기준)이다. 평양~중국 베이징 국제선 열차 평균시속이 45㎞이며, 다른 일부지역은 시속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은희 기자
2018-05-27 17:09:08북·미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나란히 공식화해 기사회생으로 대화국면 전환이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회담 취소 서한으로 무산 위기에 몰렸지만, 한미정상회담·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불씨를 재점화한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각각 회담 실무팀을 싱가포르로 보내 비핵화 등 의제 조율에 나서면서 실무준비가 본격화됐다. 이와관련 청와대는 내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는 것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 시 대규모 대북 경제협력 용의가 있다고 수차례 밝혀 북측의 체재안전과 경협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북경협 용의 수차례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지난 2년간 베네수엘라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조슈아 홀트와 만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6월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혀 날짜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관련 북한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6월 12일 개최를 처음으로 명시해 북미정상회담을 주민들에 공식화했다. 또 회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적극적인 의지도 표시했다. 노동신문은 27일 '력사적인 제4차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 진행' 제하의 보도에서 "최고령도자동지(김정은 위원장)는 6월 12일로 예정된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의 로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력사적인 조미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에서 비핵화뿐 아니라 체재보장·경제협력 등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 성공시 미국은 북한과 대규모 경협 의사와 용의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몇 번 말한 바 있다"며 "그 예도 몇 가지 들었으나 현 단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북·미회담 성공시 대규모 투자기대 특히 북·미 정상회담 성공으로 비핵화·체재보장·한반도 평화가 구축되면 남북경협뿐 아니라 국가 간 대규모 경협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핵포기 시 미국의 체재안전 보장을 신뢰할 수 있는지 우려를 표명했다"며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적대관계 종식과 경협에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협 비용은 북한의 인접국가인 한·중·일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지만, 다양한 국가와 민간자본 등의 투자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6자 등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로 경의선·동해선과 중국·시베리아철도(TSR) 등을 연결하는 인프라 사업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의 실현도 앞당겨질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핵화, 북한 체재보장 등으로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미와 중·러·일 등 국제사회 컨소시엄의 대규모 대북 자금이 차관형태로 투입되는 것이 멀지 않을 수 있다"며 "국제사회와 북한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큰 그림이 기술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했다. 판문점선언에서도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을 합의해 시급한 교통망부터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은 철도가 절대적인 운송수단이지만 시설은 열악하다. 북한 철도 총연장 5300km 중 97%가 단선(통일부 통일교육원 2013년 기준)이다. 평양~중국 베이징국제선 열차 평균 시속이 45km이며, 다른 일부지역은 시속 15km 수준으로 알려졌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은희 기자
2018-05-27 16:13:33증권사들이 예상 못한 '트럼프'의 당선으로 머쓱해지고 있다. 전날 국내 증시가 '트럼프 쇼크'로 폭락을 하자 증권사들은 안전자산 선호로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하루만에 급반등에 나서며 전날 낙폭을 만회했다. 한 전문가는 "이날 반등은 전일 과도한 공포심리가 부른 주가의 지나친 하락에 따른 상승세로 해석된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관망세 유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0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날 보다 2%, 3% 각각 상승하며 2000선과 620선을 상회해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장중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3%, 6% 넘게 속락했던 전일 증시 폭락은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안정된 모습이다. 전일 주식시장의 폭락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서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에 보여준 기행과 막말 등이 큰 우려를 자아내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 뿐 아니라 아시아 주식시장을 공포로 밀어넣었다. 국내 전문가들도 증시가 폭락하자 일제히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국내 5대 리서치센터장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연말까지 국내 증시의 흐름을 약세장으로 내다봤다. 상단으로는 2000선 초반을 내다봤으며, 최저 1800선까지 밀릴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1900~2050선을 예상했으며, 미래에셋대우는 1850~2050, 현대증권은 1900~2100, 한국투자증권은 1920~2100, NH투자증권은 1980~2030을 내다봤다. 그러나 하루만에 코스피 지수는 2000선 돌파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와 국내 정치 상황 등으로 빠른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미국 대선 결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확실성의 부각"이라며 "코스피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위험을 반영하고도 급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자자들에게 관망세를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CIO)은 "심리적 패닉 상태에 따른 급락장이라 어디까지 하락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전략은 매수"라며 분할매수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16-11-10 14:58:00[fn 핫토픽] 기성용 6호골, 오늘 정월대보름, 전두환 일가 재산 122만 달러 몰수, 연준 베이지북, 세월호 유가족, 라디오스타 김민수, 한국과 기본적가치 공유 삭제, 하이드 지킬 나 현빈, 김재중 31일 입대, 군산 어청도 앞바다 선박 추돌사고 5일 'fn 핫토픽'을 소개한다. 기성용 6호골, 오늘 정월대보름, 전두환 일가 재산 122만 달러 몰수, 연준 베이지북, 세월호 유가족, 라디오스타 김민수, 한국과 기본적가치 공유 삭제, 하이드 지킬 나 현빈, 김재중 31일 입대, 군산 어청도 앞바다 선박 추돌사고등의 키워드가 누리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화제의 키워드들을 간단히 정리한다. ■ 이태임 논란 욕설논란에 휩싸인 배우 이태임 측이 공식 입장을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월 4일 이태임의 소속사 어니언매니지먼트그룹 측은 "이태임이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 난조로 인한 입원 치료를 받았다"며 "현재 반성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소속사는 "특정 신체부위 이슈 악플 조기 종영 등 악재로 고통을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자신의 행동에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추후 예정된 드라마 촬영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띠 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을 비롯한 출연자분들과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고생하시는 '내 마음 반짝반짝' 제작자 여러분과 감독님, 작가님, 같이 출연하시는 배우분들 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태임은 지난달 24일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중 예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하차했다. ■ 기성용 6호골 기성용(26·스완지)이 역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 가운데 최다 득점을 올렸다. 기성용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4~15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전반 19분 닐 테일러의 패스를 받은 기성용은 침착하게 득점을 올리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팀이 2-3으로 아쉽게 패해 기성용의 득점은 빛을 잃었다. ■ 오늘 정월대보름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쳐 보는 달이었다. '대보름'의 달빛은 어둠, 질병, 재액을 밀어 내는 밝음의 상징이므로, 이날 마을의 수호신에게 온 마을 사람들이 질병, 재앙으로부터 풀려나 농사가 잘 되고 고기가 잘 잡히게 하는 '동제'를 지냈다. 정월 대보름에는 부럼 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시절 음식인 복쌈이나 묵은 나물을 먹기, 오곡밥이나 약밥, 달떡 먹기 등을 하였다. 또 설날이 가족 또는 집안의 명절인데 비해 정월 대보름은 마을의 명절로, 온동네 사람들이 함께 줄다리기·다리밟기·고싸움·돌싸움·쥐불놀이·탈놀이·별신굿 등 집단의 이익을 위한 행사를 하였다. ■ 전두환 일가 재산 122만 달러 몰수 미국 법무부는 4일(현지시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내 재산 122만 달러(약 13억4000만원)를 몰수했다고 밝혔다고 국내 매체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122만6000달러 몰수를 끝으로 미국 내 재판을 종결한다는 합의서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와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재용씨 부인 박상아씨와 박씨 어머니 윤양자씨가 공동으로 서명했다. 법무부는 향후 절차를 거쳐 몰수한 122만6천 달러를 한국 정부에 돌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 연준 베이지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를 대체로 낙관적으로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발간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12개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의 경기 상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점진적'(modest) 또는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유가족들이 또 다시 폭행 사건에 연루됐다. 세월호 유가족 4명이 4일 새벽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호프집에서 말다툼 끝에 업주와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SBS가 보도했다. SBS는 호프집 주인은 코뼈가 골절됐고 싸움을 말리던 다른 손님 1명은 머리카락이 뽑히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 라디오스타 김민수 배우 김민수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에서 조나단 역으로 출연하다 하차한 김민수는 MBC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MC 김구라는 '압구정작가'를 집필하는 임성한 작가의 조카로 최근 '조카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백옥담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구라는 김민수에게 "백옥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김민수는 "최선을 다하고 잘하는 친구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구라는 "조카는 밀어주는데 조나단은 하차시키고 이런 얘기 듣지 않냐"고 질문을 던졌다. 김민수는 "형님, 굉장히 불편한 질문인 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형님. 이건 정말"이라며 답을 회피했다. ■ 하이드 지킬 나 현빈 지난 4일 방송된 SBS 수목극 <하이드 지킬 나>에선 하나(한지민)가 로빈(현빈)에게 그를 지켜주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로빈은 자신은 하나가 좋아하는 로빈으로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에 하나는 "이젠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나 안떠나요. 옆에 있을거예요"라며 "지금까진 로빈이 지켜줬지만 이제부턴 내가 지켜줄게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로빈만 지킬수가 없어요. 상무님을 잃으면 로빈도 잃게 되요. 그래서 난 둘 다 지킬거다"라고 마음을드러냈다. 그러나 로빈은 그녀의 반응에 실망했다. 그는 "사랑을 어떻게 나누어요? 난 하나씨를 나눌수 없어요. 서진이와도 그 누구와도"라며 하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 ■ 김재중 31일 입대 JYJ 김재중의 군 입대 소식이 전해졌다. 김재중은 최근 입대 일자를 확정하고, 공연과 팬미팅 등 남은 시간 동안 팬들과 다방면으로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해외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 중이며, 이달 말에는 국내 콘서트를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28일과 29일에는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2015 김재중 콘서트 인 서울 - 디 비기닝 오브 엔드(2015 KIM JAE JOONG CONCERT IN SEOUL-The Beginning of The End)'라는 타이틀의 콘서트를 개최한다. 군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이니 만큼, 그를 보기 위한 팬들의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재중은 지난 2004년 동방신기 멤버로 데뷔, '허그', '오정반합' '라이징선'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2010년 김재중, 박유천과 함께 JYJ로 독립, 가수와 연기자 생활을 병행해왔다. ■ 군산 어청도 앞바다 선박 추돌사고 4일 오후 11시15분께 전북 군산시 어청도 서쪽 15km 해상에서 홍콩 선적 4천400t급 화물선과모래 채취선이 추돌했다. 화물선에 탑승한 선원 18명은 근처를 지나던 선박들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산해양경비안전서의 경비정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fn 핫토픽] 기성용 6호골, 오늘 정월대보름, 전두환 일가 재산 122만 달러 몰수, 연준 베이지북, 세월호 유가족, 라디오스타 김민수, 한국과 기본적가치 공유 삭제, 하이드 지킬 나 현빈, 김재중 31일 입대, 군산 어청도 앞바다 선박 추돌사고 /on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2015-03-05 08:11:43할리우드 영화는 흔히 영웅주의, 애국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선과 악의 대립구도 속에서 왜소하지만 강직한 영웅이 막강한 테러리스트에 맞서 천신만고 끝에 무고한 시민(미국 시민이면 더욱 그럴듯하다)을 구해내는 무용담이 넘쳐난다. '다이하드' '배트맨'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트리플X' '로보캅' 등 헤아릴 수 없는 액션 흥행작들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세상 사람들은 유아적인, 그러나 묘한 중독성이 있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이미 길들어 있다. 그런데 이처럼 영웅주의를 열심히 팔아먹던 할리우드 영화사가 정작 자신에 대한 테러 위협에는 너무나 무기력하게 꼬리를 내렸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한 소니픽처스 얘기다. 소니의 굴욕은 할리우드의 굴욕이며 나아가 미국의 굴욕이다. 북한 해커가 소니를 해킹해 미개봉 영화를 유포하고 '인터뷰' 개봉관들에 테러를 하겠다고 해서 소니가 이런 식으로 '항복 선언'을 할 수 있느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미국인들은 용기로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는 프런티어 정신을 숭상한다.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서 사방의 적에게 굴복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9·11 테러 13주년을 맞아 "미국인은 절대로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소니의 개봉 취소는 미국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수정헌법 1조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는 영화관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개봉 취소 외에 대안이 없었다"는 마이클 린턴 소니픽처스 최고경영자의 해명은 묻혀버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가 북한의 사이버 반달리즘(문화파괴 행위)에 굴복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미국은 세계 첫 사이버전쟁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과 할리우드 영화인들도 "비겁함의 극치"라며 들고일어났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익명의 단체가 크리스마스에 빵집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해서 빵집이 모두 문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궁지에 몰린 소니는 영화 '인터뷰'를 온라인 배급망을 통해 무료 배포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이 보기보다 약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여기저기서 사이버전쟁을 도발할 수도 있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
2014-12-22 16:4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