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개월 동안 연달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출시했던 중국 IT 업계가 여전히 미국의 기술에 6~9개월 뒤쳐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중국 기업들은 AI를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분야에서는 미국 경쟁자들을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 벤처캐피탈 기업 시노베이션벤처스의 리카이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VCJ 사모펀드 포럼에 참석해 중국 IT 대기업들의 거대언어모델(LLM) 수준이 미국 경쟁자들보다 6~9개월 뒤쳐졌다고 주장했다.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거쳐 2005년 구글 중국 법인(구글 차이나) 설립에 참여해 2005~2009년 법인 대표를 지냈다. 그는 작은 기업들의 경우 미국과 격차가 15개월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LLM은 사람의 언어 작업을 위해 설계된 생성형 AI 중 하나이며 대규모로 인간의 문자나 문장을 인식, 번역, 예측 및 생성할 수 있다. 미국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GPT'도 LLM의 일종이고 해당 LLM에 채팅 로봇을 결합한 서비스가 '챗GPT'다. MS와 구글, 메타 등 미국의 주요 IT 대기업들은 챗GPT가 2022년 공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지난해 잇따라 개발하던 LLM과 채팅 등 AI 연동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생성형 AI 발표에 나섰다.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는 지난해 3월 GPT와 비슷한 LLM인 '어니'를 개발했다며 이에 연동하는 채팅 로봇 '어니봇'을 공개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큐웬(Qwen)', 텐센트 '혼원', 화웨이 '팡구', 바이트댄스 '두오바오' 같은 생성형 AI들이 연이어 공개됐다. 지난 2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의 생성형 AI 기술이 미국에 비해 최소 1년 이상 뒤떨어졌다고 진단했다. NYT는 중국 업계의 약점이 LLM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생성형 AI라고 내놓은 프로그램들이 사실은 대부분 미국산 LLM을 가져와 개량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메타는 지난해 7월에 자체 개발한 LLM인 'LLaMA2(라마2)'를 상업적으로 써도 좋다며 공짜로 풀었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일단 LLM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익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01.AI'를 창업했던 리카이푸는 NYT 보도 당시 e메일 성명을 통해 자사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처럼" 메타의 라마를 기초로 제작되었고, 무료 프로그램을 쓰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고 밝혔다. NYT는 중국에서 공산당 정부의 검열로 AI 학습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미국의 반도체 제재 때문에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화웨이가 미국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대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관련 반도체를 개발했지만 엔비디아 제품에 비하면 성능이 나쁘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12 18:13:01【베이징=이석우 특파원】뮬란 등으로 이름을 알린 중화권 톱배우 유역비(리우이페이·크리스털 리우)가 미국 국적때문에 중국 드라마 부문 최고 대상인 금응상(진잉상) 후보 자격을 박탈 당했다. 11일 중국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유역비는 ‘바람이 머무는 곳(드라마)’, ‘몽화록(드라마)’ 2편의 작품으로 1차 투표에서 32회 금응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2차 투표 과정에서 국적 때문에 자격이 박탈됐다. 중국에서 드라마 부문 최고상인 금응상은 1983년 시작됐고, 중국문화예술연합회와 중국TV예술가연합이 공동 주관한다. 2005년부터는 2년에 한번 씩 수상해 왔다. 규정에 따르면 이 상의 수상자는 반드시 중국 국적을 보유해야 하고 대만, 홍콩, 마카오 출신 참가자는 관련 부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역비는 10세 때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미국 국적자다. 그는 2002년 중국드라마 ‘금분세가’로 데뷔해 2011년 개봉한 영화 ‘천녀유혼’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영화 ‘뮬란’, ‘초한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2013년과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톱 100’에 선정될 만큼 중화권을 대표하는 미녀 배우로 유명세를 떨쳤다. 앞서 송승헌과 유역비는 2014년 영화 ‘제3의 사랑’을 통해 만나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2015년 8월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가 이후 결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11 15:56:41【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 및 서방 국가들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의 세계적인 드론 제조업체 DJI(따장)가 가파른 수요 증가세를 보이는 농업용 드론과 국내 농가를 중심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3일 중국조사회사 QY리서치 등에 따르면, DJI는 중국의 젊은 농가를 중심으로 수요를 늘리면서, 누계 판매 대수 약 30만대로 5년 만에 15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농업용 드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4년에 약 31억달러( 4조1,558억원)에서 2030년에 90억달러(12조654억원)로 가파르게 늘 것으로 보여 이 분야에서 DJI의 약진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 농업 드론 판매 대수 30만대, 5년 만에 15배 매출 신장 DJI는 농업 드론 분야에서 30%의 세계 점유율로 2위인 일본의 야마하 발동기(11%)를 두 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독주 중이다. 3위 역시 중국의 농업용 드론 전문회사인 XAG(9%)가 차지했다. 4위는 선전에 기반을 둔 미국 드론회사인 아웃텔로보틱스(5%) 등이다. 이 회사는 형식은 미국 회사이지만, 본사만 미국에 있을 뿐 선전에서 모든 제조 과정을 다 거치고 있어 중국 회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DJI는 이미 농업용 드론으로 중국 전국 전체 농지의 3분의 1 가량에서 경작에 활용하고 있다. 농업용 드론은 주로 파종과 농약 살포 등 벼나 밀, 옥수수 재배에 주로 활용된다. 넓은 면적에서 신속하게 파종과 농약 살포를 마칠 수 있고, 고령화시대 젊은 인력 부족 등을 드론이 대체해 해소한다는 점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농업용 드론, 중국 전체 농지 3분의 1에서 경작에 활용 일반적으로 100㎏ 이상의 농약통이나 파종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농업용 드론들은 5만 위안(약941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분출 장치를 2개 사용할 경우는 1분 동안 농약 18L 가량의 살포도 가능하다. 농업용 드론도 최신 기종들은 자외선 감응기, 첨단 촬영 장비, 중국 자체 위성항법장치 GPS 시스템인 베이더우와의 실시간 연계 설비 등을 탑재하고, 공중 촬영 등을 통해 논밭의 넓이와 지형 등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자동으로 항로를 짜고 장애물을 피해 나가면서 비행한다. 선전 드론협회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에서 중국 드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 내 소비 시장 확대와 함께,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등에 집중적인 판매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DJI는 국내 젊은 농가와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드론 조작법 등을 가르치는 강사를 전국에 6000여명 이상 활동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의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DJI를 사실상 금수 제재를 부과하는 '엔티티 리스트'(EL)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미국, DJI를 금수 제재를 부과하는 '엔티티 리스트'(EL)에 포함 엔티티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을 적용받는다. 이 경우, 해당 기업들은 EAR 적용 대상 품목을 수출할 경우 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대부분 허가가 거부된다. 2019년 화웨이와 계열사들도 엔티티리스트에 포함되며 규제를 받고 있다. 미국의 엔티티리스트는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한 기업들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미국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는 외국기업들을 규제하는데 사용된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3 11:41:45【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21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총리는 모스크바 도착 직후 성명을 내고 세대 간 지속되는 우호 및 호혜적 협력 심화, 양국 정상 간 합의 이행 등을 방러 목표로 설명했다.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미슈스틴 총리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러시아 및 중국에 대한 제재, 미국 대선 등 국제 문제와 두 나라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현재 양국간 이견을 빚고 있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조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러 두 나라의 파트너십의 시험대로 여겨지는 이 프로젝트는 몽골을 지나게 되는데 중러간 가격 협상 실패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2차 제재 우려 등 지정학적 요인 탓으로 2028년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22일까지 이어지는 러시아 방문 기간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 방문에 이어 리 총리는 22∼23일에는 벨라루스를 방문한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지하고 전술 핵무기 연습 등에 참여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벨라루스의 정치적 신뢰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21 13:08:39[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위구르족 강제 노동'을 문제 삼은 미국의 무역 제재에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면화를 사용하는 중국 의류 및 면방직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신장 자치구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강제 노동 논란이 한창이던 2021년 한 해 54.6%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관련 제재 법률이 정식 시행된 이후인 지난해 신장 지역의 대미 수출 총액은 2020년 대비 92% 감소한 3억7300만달러(약 5000억원)에 불과했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이 같은 여파로 중국 섬유업체들의 올해 1분기 수출액도 총 672억달러(약 9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미국과 EU, 일본에 대한 수출은 각각 18.4%, 24.7%, 8.7%씩 줄었다. 미국 정부가 신장 지역 면화 제품 무역을 엄격하게 조사하면서 제재 대상 기업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어 갈수록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면화를 사용하는 중국 업체들의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강제 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신장 제품이 미국 땅에 수입되지 못하게 하는 '위구르족 강제 노동 금지법'을 발효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정부와 언론들은 2019년께부터 이 지역에서 약 100만명의 무슬림 소수민족이 당국에 의해 구금돼 강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 법은 완성품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 지역의 원료·반제품·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다. 또 이 법은 신장 자치구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 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면서, 중국이 강제 노동이 없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강제 노동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법을 적용하고 있다. 위구르족 강제 노동 금지법은 중국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꼽혀온 신장 자치구에 한층 부담을 가중시켰다. 한반도의 7배가 넘는 넓이의 신장 자치구는 세계 면화 공급량의 5분의 1, 중국 자체 재고량의 90%를 각각 차지하는 면화 생산 중심지다. 신장의 면화 제품은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으로 판로를 넓혀왔다. 올해 상반기 이들 5개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액은 총 1476억위안(약 28조원)으로, 의류와 신발이 총수출액의 60.7%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지역에 대한 무역 확대만으론 넘치는 미국의 제재로 인한 감소분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내수 침체도 이어지고 있는 것도 중국의 의류 업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6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지난해 대비 2% 증가에 그쳐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가장 느린 성장세를 보였다. SCMP는 미국 맥킨지의 지난달 조사 결과를 인용, 중국 소비자들이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일 영역으로 의류를 꼽았다고 소개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11 14:18:46[파이낸셜뉴스] 최근 세계 해운시장에서 컨테이너선 운임 수요가 선박 공급량 증가와 함께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적용에 따라 하락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9일 ‘글로벌 해운·항만·국제물류 주간 리포트’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KMI에 따르면 이번 리포트는 앞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15차례 시범운영을 거쳐 이날 첫 공식 발간하게 됐다. 리포트는 ‘선종별 운임’ ‘주요 운하 및 대체 항로 통항량’ ‘유럽·아프리카 주요 항만 혼잡도’ ‘아시아 주요 항만 선박대기 현황’ 등 총 12개 지수의 변화추이를 매주 정리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먼저 해운시장에서 컨테이너선은 최근 공급 증가 추세에 따라 적재 공간 여유가 많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적용의 영향으로 운임 수요가 감소세를 맞았다. 또 유조선의 경우 가용 선복 누적에 따라 원유 운반선의 수급 불균형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또 중국 국적 정유사의 유지보수와 수요 둔화에 따라 전년보다 원유처리량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건화물선의 경우 중국 조강생산량이 2주 연속 감소하는 등 최근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의 하천 수위 하락의 영향을 받아 석탄 운송과 선적이 지연돼 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수에즈 운하 통항량은 전월대비 ‘유조선’(1척 감소)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들 모두 운하 통항량이 늘어났다. 또 파나마 운하 통항량은 전월대비 ‘건화물선’(3척 증가)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운하 통항량이 감소했다. 김종덕 KMI 원장은 “세계 분쟁 등의 영향에 따라 국제 공급망에 우려감이 확산하고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확대되며 기후변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물류 공급망에 대한 종합 정보자료 희망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듣고 지속 보완해 업계에 도움이 되는 공급망 관련 종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08-09 15:20:3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을 중단하라고 쓴 소리를 내놓았다. 29일 주미 중국대사관 SNS 계정에 따르면, 셰펑 대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수교 4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지낸 몇 년간 미중 관계에 기복이 있었던 것은 미국이 중국을 가장 주요한 경쟁자로 보고 억압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생사가 걸린 위협'이라고 부각했다"라고 말했다. 셰펑 대사는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심각한 전략적 오판으로 전략적 자원을 잘못된 방향으로 투입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국의 대선과 내정에 간섭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의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고 대선이 치러지는 해에 '중국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냉전적 사고에 기반한 억제로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매카시즘적 언어로 증오 대결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계획이 없으므로 미국은 중국을 억압하거나 억제하려 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셰 대사는 "양국 간 정상적 민간 교류가 정치적 관계의 흐름에 따라 좌우되어선 안 된다"라며 "미국이 항공편 증설, 학술계 상호 방문 촉진, 중국 여행 경보 하향, 중국인의 송환 축소 등을 수행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억제를 유일한 목표로 세우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자유무역, 시장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느냐"라며 "무역 전쟁, 산업 전쟁, 과학 기술 전쟁에선 승자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 대사는 "중국과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종료한다면 미국에 1조6000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통계가 있다"라며 "중국과 미국의 성공은 위협이 아닌 서로의 기회로 양측은 서로를 해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이라는 성공적 이야기로 제로섬 게임의 부정적 이야기를 해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9 16:49:44【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철수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5일 혼다자동차가 중국에서 공장 3곳을 폐쇄하고 생산력은 30%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중국의 7개 생산 라인 가운데 3개를 폐쇄하고 연간 생산력(내연기관 차량)을 149만대에서 100만대로 줄일 방침이다. 광둥성 광저우시 공장은 10월, 후베이성 우한시 공장은 11월에 각각 생산을 중단하고 광저우시 공장은 폐쇄 혹은 휴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줄어드는 생산력은 약 50만대로 혼다의 글로벌 생산에서 10%에 해당한다.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을 대폭 늘리며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저가 차량을 수출하면서 저가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다만 교도통신은 혼다가 중국 내 내연기관 차량 생산능력을 연간 29만대가량 줄이고 전기차(EV)는 24만대 늘릴 계획이라며 전체적인 생산능력 감소는 5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주도로 전환되면서 혼다의 6월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40%가량 줄어드는 등 일본 자동차가 고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엔진 생산을 다루는 상하이히노엔진이 2025년 청산할 계획인 것을 비롯해 일본 메이커의 중국 사업 재검토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닛산자동차는 지난달 장쑤성에 있는 창저우 승용차 공장을 폐쇄했다. 미쓰비시자동차도 지난해 광저우자동차그룹과 합작사업을 중단했다. 아울러 일본제철은 중국 최대 철강 기업 바오산강철과의 중국 내 자동차용 강판 합작사업에서 철수했다. 이와 관련 지지통신은 그 배경에 대해 "주된 공급처가 되는 일본계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 확대를 놓쳤다는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거액의 보조금 등을 통해 자국 전기차 제조업체를 지원해왔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등의 신에너지차는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많은 약 500만대로 급속히 성장했다. 하지만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나 가솔린차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전기차 개발에서 다소 뒤처지고 있다. 일본제철과 바오산강철의 합작회사는 2004년 설립돼 올해 8월 20년의 기간 만료를 앞두고 양사가 2년 전부터 향후 운영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일본제철은 양국의 수교 후 경제협력의 핵심으로 바오산강철의 고로 건설을 지원하는 등 중국 철강업 발전을 지원해왔으나 합작회사 청산에 따라 중국의 강재 생산 능력을 70% 삭감했다. 향후 일본제철은 성장을 전망할 수 있는 미국이나 인도에 자원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제철은 현재 전기차 보급에 따른 고급 강철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US스틸 인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일본제철은 그동안 중일 경제관계 강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합작회사 해체로 미국 시프트가 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7-25 14:09:36[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정부의 최고 당국자들이 미국의 대중 투자 확대를 당부하면서 중국을 찾은 미국 기업대표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상무부 왕원타오 부장은 물론 실질적인 경제 사령탑 허리핑 부총리, 외교를 총괄하는 왕이 외교부장까지 투자 유치에 나섰다. 24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라지 수브라마니암(페덱스 CEO) 미중무역위원회(USCBC) 위원장을 만나 지난 15∼18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과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중국은 대외 개방의 기본 국책을 견지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개방형 경제 체제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원타오 부장, 중국 투자를 통해 미중 함께 번영 누리자고 강조 이어 그는 "외자 진입의 '뺄셈'(문턱 낮추기)과 경영 환경 개선의 '덧셈'을 잘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 기업 등 각국 기업이 계속 중국 시장을 다지면서 발전 기회를 함께 누리는 것을 환영한다"라고 했다. 중국 상무부는 "왕 부장이 전날 회의에서 미국 기업의 구체적인 우려에 하나하나 응답했고, 경제·무역 영역에서 국가 안보의 경계, 미국의 대중국 관세 등 문제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가 미국 기업의 중국 내 투자·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수브라마니암 위원장은 "경제·무역 협력은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힘으로 미중무역전국위원회와 회원 기업들은 양국의 협력 확대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왕 부장은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는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 보증서라면서 개방은 중국식 현대화의 선명한 표식이라고 개혁개방에 대해 강조했다. 왕이 외교부장 등, 미국 기업인들의 우려 사안에 일일이 해명과 답변 앞서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도 지난 22일 미중무역전국위원회 대표단을 만나 위원회와 회원사가 각자의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을 겨냥한 경제·무역·기술 억압 중단과 장애물의 효과적인 해결 등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주임이 미국 대표들의 발언을 진지하게 듣고 그들이 관심 갖는 문제에 일일이 답했다"면서 '성의'를 강조했다. 중국 경제 정책 '실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도 같은 날 미국 기업 대표단을 만나 3중전회 결과를 소개하면서 중국 경제 상황과 대외 개방정책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 "미 기업대표들 중국의 다음 방향에 관심" 강조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2일 많은 미국 기업 대표들이 중국 당국자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인민대회당에 1시간 일찍 와 기다렸다"면서 "미국 기업 대표들은 중국의 다음 개혁·개방 방향을 배우기를 열망하고 이는 중국 시장이 언제나 매력으로 가득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자평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9.1% 줄어든 4989억1000만위안(약 94조8600억원)에 그쳤다. 1∼2월(작년 대비 19.9% 감소)에 비해 1∼4월(27.9% 감소), 1∼6월(29.1% 감소) 낙폭이 더 커졌다. 부동산시장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 FDI까지 줄면서 중국 당국은 최근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최근 20기 3중전회에선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는 산업 목록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반간첩법, 국가기밀보호법 등 안보관련 법률 강화, 외국투자유치에 악영향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난해 7월 반간첩법을 개정하고 올해 5월 국가기밀보호법 을 개정하는 등 국가기밀의 정의와 범위, 처벌 수위를 확대한 중국 당국의 조치가 외국 기업의 대중 투자활동을 줄인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움직임이 외국 기업의 중국 활동을 위축하고.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끝난 3중전회에서 중국 당국이 눈에 띄는 투자 유치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4 14:03:17[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자이언트 판다 한쌍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으로 보내졌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는 5살 수컷 윈촨과 4살 암컷 신바오를 전날 쓰촨성 야안 판다 기지를 출발, 홍콩을 거쳐 현지시간으로 이날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보냈다. 판단 두 마리는 오늘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판다 두 마리는 앞으로 10년간 미국에 머물게 된다. 팬더 두 마리의 1만1200km 여행을 위해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이 중국 쓰촨성 연구 및 보존 시설인 팬더보호연구센터에 직접 왔다. 그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윈촨과 신바오가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온다. 중국 송별식에 초대되어 영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야생동물 건강관리팀이 윈촨과 신바오가 대중을 만날 준비가 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대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원 측은 26일 성명을 통해 판다들이 샌디에이고에 무사히 도착한 뒤 10년간 머물 새 보금자리에 적응하는 동안 몇 주간은 일반인들이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다들의 미국행에는 미중 양국 조련사와 수의학 전문가 5명이 동행하며 중국 전문가들은 윈촨과 신바오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약 3개월간 미국에 머물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1996년 자이언트 판다를 처음 받았고 이번이 20년만에 처음으로 판다를 받게 됐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도 미국을 대상으로 '판다 외교'를 재개한 모습이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중국이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추가 임대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한때 15마리까지 늘었던 미국 내 판다는 4마리까지 줄어 판다 외교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 기업 임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판다 외교에 다시 물꼬가 트였다. 중국은 이번에 샌디에이고에 한 쌍을 보낸 것과 별도로 올해 워싱턴에 한 쌍, 내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한 쌍을 각각 보낼 계획이다. 중국은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이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를 보내는 '판다 외교'를 펼쳐 왔다. 중국은 미국과 관계 정상화에 앞서 1972년 워싱턴DC 국립 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냄으로써 판다는 반세기 넘게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미국, 스페인, 일본, 프랑스 등 20개국 26개 기관과 판다 보존을 위해 협력해 왔다. 한중 간 협력의 결실로 한국에서 2020년 7월 태어난 푸바오는 지난 4월 중국에 반환된 뒤 2개월여 만에 대중에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오스트리이 쇤부른 동물원과 판다 보호 연구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은 조만간 판다 한 쌍을 오스트리아로 보낼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6-27 14: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