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박종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이하 한국시간) 가진 첫 정상회담이 대만 문제에서 극명한 갈등을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3시간 반 가까이 가진 첫 정상회담의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갈수록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회담 시작 전에는 "오랜 친구를 만나 반갑다"고 웃음 지었지만 대만 문제가 거론되자 "불장난을 하면 자신도 불에 태워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첨예한 갈등을 겪는 미중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개월 만에 이날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켰지만, 극적인 해결책 없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지만, 대만 해협에 걸쳐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후반부 화상회담이 끝난 뒤 밝혔다. 바이든은 또한 신장과 티베트, 홍콩에서 중국의 관행은 물론 더 광범위한 인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이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논의했고 이 지역의 번영에 있어 항해와 항공의 자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경제는 무역협상, 인도·태평양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은 전략적 위험 관리 중요성을 언급하며 경쟁이 충돌로 이어지지 않고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상식적 가드레일 필요성에 주목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시 주석 역시 대만을 놓고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만의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레드라인을 돌파하는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미중 무역에 대해선 "본질은 상호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서 "중미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미국 기업인에게 업그레이드된 '신속통로'를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기업을 억압하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2021-11-16 18:11:18【베이징=정지우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이 오는 16일(미국시간 15일)로 열릴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합의나 극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기 보다는 향후 갈등의 증폭을 막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시각차가 큰데다, 핵심 이익에선 양보 없는 대척점에 서 있는 점, 양측 모두 자국 내 현안이 산적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공조 가능성을 열어두는 형태로 성과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력한 충돌 역시 없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 패배로 입은 정치적 타격 회복과 1조2000억달러 인프라 예산통과가 우선이며 시 주석도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과 가을에 있을 3연임 확정 당대회을 앞두고 미국과 고강도 대립은 부담이다. 14일 주요 외신과 양국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미 언론들은 “공동 성명은 물론 기자회견도 없을 것 같다”면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행정부가 회담 기대치를 낮추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외신은 당국자 발언을 인용, 양국 경쟁을 군사적 충돌로 이끌 수 있는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며 이것이 충돌이 아닌 치열한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정상회담 후 중요 발표나 공동성명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당국자의 전망을 보도하며 충돌로 향하는 것을 막을 최선의 방법이 정상 간 직접 접촉이라는 게 미 당국자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은 인권, 무역, 안보, 대만, 코로나19 기원 등 쟁점 사항에 대해 미국의 문제의식과 우려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면서도 중국과 관계에는 협력, 경쟁 양 측면이 모두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우선순위는 좀 더 큰 틀에서 미중간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있으므로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은 지난주 40년만의 역사결의로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반열에 올린만큼 앞으로는 내년 10~11월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 에너지를 집중해야할 단계다.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미 중국 내각에 해당하는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 주재로 당조(정부 부처나 기관 내 공산당 조직) 회의를 열고 역사결의가 나온 6중전회의 정신을 학습하고 다음 단계에 할 일을 논의했다. 하지만 미중 양측에서 갈등을 재점화시킬 요소도 존재한다.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며 침해당할 경우 ‘전쟁불사’까지 언급하는 대만 문제의 경우 미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에도 상·하원 의원 6명을 자국 군용기에 태워 대만에 보냈고 중국은 즉각 전투기 등 군용기 6대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남중국해는 해안선에 9단선을 긋고 해상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항해의 자유’를 외치며 항모전단을 보내는 미국의 또 다른 갈등 최전선이다. 중국 해군은 정상회담 전(13일 정오~14일 오후)부터 회담 직후(16일 정오~17일 오후)까지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벌인다고 공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경제 제재를 미국이 해제할지 여부도 쟁점이다. 중국은 미국과 접촉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굴기’ 차단용이라며 견제 해소를 요구하지만, 미국은 때로는 국가안보를 내세우고 다른 한편으론 중국 정부·기업의 부당경쟁이나 미중1단계 무역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유학생에 대한 미국의 비자제한, 주요 7개국(G7)국가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 중국의 핵무기 증가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한국 입장에선 북한에 유의미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계 2대 강국 정상의 접촉이기 때문에 북핵 등 한반도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을 꾸준히 설득하며 6.25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적 합의라도 있으면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1-11-14 11:40:0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수많은 미중갈등 요소 중에서 유일하게 접점을 찾아가고 있던 1단계 무역합의에 미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압박에 대응한 ‘파기’ 언급이 재차 나왔으며 미국에선 ‘실패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와 류허 중국 부총리는 오는 15일 1단계 무역합의를 평가하기 위한 화상 회담을 연다. 양국은 지난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서에 서명하고 2월 시행에 들어갔다. 합의서엔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도록 규정돼 있다. 회담은 중국이 농산물·공산품·서비스·에너지 등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2000억 달러(약 239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내용의 1단계 무역합의 내용에 대한 중간 점검 차원이다. 얼마나 제대로 실행했는지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월 하와이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난 뒤 “두 나라 간 1단계 무역합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이보다 하루 전날 미·중 관계의 급속한 악화 분위기 속에서도 1단계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실제 이행 성적은 약속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채드 브라운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1단계 무역합의에 적용되는 제품에 대한 중국의 구매액은 333억 달러로, 목표치의 47%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심이 몰려 있는 농산물과 에너지제품의 경우 중국 수입액이 각각 9.3%(1·분기 기준)와 8%(1~5월)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 내의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나섰으나 하반기에 나머지 수입액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남아있고 중국은 남부지역 홍수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도 입었다. 반면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 미국의 중국 기업 때리기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신뢰 못하는 중국 앱은 앱스토어에서 제거되길 희망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남중국해 영유권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홍콩 국가보안법에서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타오르는 상태다. 중국은 이에 맞서 보복을 천명했지만 사실상 실행에 옮긴 것은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 폐쇄와 중국 내 미 언론매체의 추방 정도였다. ‘신냉전을 반대하며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그 동안 중국의 전체적인 대외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공세가 커지면서 1단계 무역합의를 파기해버릴 수 있다는 발언이 중국에서 나왔다. SCMP는 한 중국 정부 고문을 인용, “1단계 무역 합의의 존속은 중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행동에도 달려 있다”며 “만일 현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중국에 압력을 가하기 원한다면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죽이도록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경고로 읽힌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 1단계 무역합의 흔들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가 중국과 맺은 1단계 무역합의는 실패하고 있다. 모호하고 약하며 반복되는 중국의 약속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지금 무역합의는 체결했을 때보다 내겐 의미가 덜하다”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발언을 했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08-06 11:54:14[파이낸셜뉴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미중 무역갈등이 6개월 이상 확산될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으론 다른 시장의 정보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의 수출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미·중 무역 분쟁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 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중간 책임공방으로 중소기업 86.3%는 무역 분쟁이 확산될 것 이라고 답했다. 확산 시 예상되는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6개월~1년 이내’ 응답이 4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1~3년(31.7%)’, ‘6개월 이내(15.7%)’ 순으로 나타났다. 미·중간 무역 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절반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51.3%)’라고 답했으며, ‘영향 없음(47%)’, ‘긍정적(1.7%)’이 뒤를 이었다. 예상되는 피해로는(부정적 영향 응답 기업 154개사, 복수응답) ‘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71.4%)’, ‘미·중 환율전쟁으로 인한 변동성 증가(38.3%)’, ‘중국 시장 위축에 따른 對중국 수출 감소(34.4%)’, ‘중국 내 생산기지 가동률 저하 및 타국 이전 압박(9.7%)’ 순으로 나타났다. 대응전략으로는 ‘별도 대응방안 없음(42%)’이 가장 많아 대외 리스크 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거래처 및 수출시장 다변화(32.7%)’,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투자 확대(17.3%)’, ‘환변동 보험 가입 등 환리스크 관리 강화(17%)’, ‘생산기지 이전(4.7%)’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미·중 분쟁 리스크 극복을 위한 정부 중점 과제(복수응답)로는 ‘수출 다변화를 위한 해외시장 정보제공 강화(41.7%)’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해외 마케팅 지원 강화(37%)’, ‘환율 변동 대응 등 외환 시장 안정화(32.3%)’,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지원 강화(28.3%)’,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맞춤 전략 수립(16.3%)’, ‘국내 등 생산기지 이전 중장기적 지원(10.7%)’ 순으로 응답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미·중간 코로나19 책임공방과 홍콩보안법 통과로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무역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확산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수출 중소기업에게 최악의 상황으로, 정부는 시나리오별 중소기업 맞춤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0-07-08 13:43:21[파이낸셜뉴스] 세계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고려하고, 소재·부품 산업과 수출 지원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0일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세계무역질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한국은 높은 수출 의존도와 중국 의존도로 인해 독일과 일본보다 미중 무역갈등에 더욱 취약하다"며 "향후 세계무역 질서의 전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송 연구위원이 지난해 상반기 제조업 생산 수출 실적을 비교해보니 한국과 일본, 독일 모두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하락했으나 그 중에서도 한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도 2018년 기준 44%로 일본(18%)보다 월등히 높았다. 송 연구위원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 시장의 매력은 떨어지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탈중국화가 현실화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정책 대응은 WTO 체제와 글로벌 가치 사슬의 약화, 세계무역량 감소 등 세계무역 질서의 구조 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수출의 높은 중국 의존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CPTPP"라면서 "CPTPP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를 위해 TPP에서 채택한 누적 원산지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누적 원산지 제도는 CPTPP 회원국 내 투자와 중간재 무역 거래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소재·부품 산업과 수출 지원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재·부품 산업의 외형 성장 이면에는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의 격차, 낮은 기술자립도, 만성적 대일적자 등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며 "또 정부 지원 R&D의 효과성 증진을 위해서는 R&D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과 관련해선 "정부는 2020년 수출지원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1조원 이상으로 편성했으나 정부가 예산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무역보험의 운용에 대해서도 주기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0-01-30 14:23:49【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이 연초부터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고 나섰다. 미국과 1단계 무역협상 서명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2단계 무역협상부터 본격적인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과 허난성 정부는 이날 모두 876억위안(126억달러)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번 중국 지방채 발행은 한 해가 시작되자마자 단행될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중국 지방채는 작년까지만 해도 지방의회가 연간 예산을 승인하는 3월 이후 발행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 지방정부가 조기발행에 나선 것은 중국 중앙정부에서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지방 정부들에 운송, 에너지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지출을 앞당기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지방채 발행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중국 지방채가 올해 신규 발행분만 3조위안(4286억달러)에 달하고 2조위안(2857억달러)어치가 재발행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지방채 발행이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4조4000억위안을 넘어서는 수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연초부터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6일부터 6일부터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8000억 위안(136조원)의 자금 공급효과가 기대된다. 인민은행이 연초부터 지준율 인하에 나선 것은 올해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기참체가 우려된 데 따른 것이다. 지준율을 낮춰 은행이 대출에 사용할 자금이 늘어나면 개인과 기업에게 돌아갈 돈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중국의 실물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융자 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해 12월 말 쓰촨성 청두의 현지은행인 청두은행 지점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추가적으로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와 선별적 지준율 인하를 채택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실질 금리와 전체적인 대출 비용을 낮춰 중소기업 융자난을 가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이처럼 조기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1월 15일 서명할 것이며, 나중에 나는 2단계 회담이 시작되는 베이징으로 갈 것"이라고 밝혀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했다. 그러나 1단계 무역협상 이후 본격적인 양국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중국 방문 때 미국산 제품의 추가 수입, 구조개혁 등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로 고조된 분위기를 이용해 방중 때 시진핑 주석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양국 관계 완화뿐만 아니라 무역갈등 심화의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2020년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라며 "숨겨진 리스크와 여러 측면의 압력 속에 중국 경제가 올해도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오링윈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측은 1단계 합의의 실행을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에 들어갈지를 결정하려 하지만, 미국 측은 1단계 합의 실행과 2단계 협상을 동시에 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2단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20-01-02 15:16:14[파이낸셜뉴스] KCERN(창조경제연구회)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 카이스트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주제로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 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현재 미중무역전쟁과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나타난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체제로 이어진 지속불가능한 무역 및 경제체제의 결과"라며 "따라서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세계주요국에서 지속가능한 포용적 경제체제의 회복이 무역전쟁체제를 벗어나는 궁극적 해법이다"고 발표했다. 주강진 KCERN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패권경쟁으로 단기간에 해결될 사항이 아니다"며 "기술과 경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뒤쳐진 디지털 트랜스폼 분야에서는 글로벌화를 고려한 추격전략이 필요하며, 지능형 반도체와 한류를 활용한 선도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며 "연계전략으로 글로벌 데이터 체인 변화와 다자간 협력 속의 대 중국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제 발표 후 한정화 KCERN 이사장을 좌장으로, 김상배 서울대학교 교수,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정유신 서강대학교 교수, 홍성범 STEPI 연구위원이 패널로 토론에 참여했다. 한정화 KCERN 이사장은 "중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제동과 차이나 블랙홀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다"라고 언급하며 "미중 무역갈등의 모멘텀을 잘 활용한다면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위치 재설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배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중무역 분쟁의 이면에는 기술경쟁력의 문제를 국가안보의 문제로 안보화하는 양국의 패권경쟁이 있다. 이 양상은 데이터 안보 문제를 놓고 벌이는 지정학적 경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발언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미중무역 분쟁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전을 기회로 인식하고 우리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가는 전환점으로 삼아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교수는 "미중갈등은 한국에게 기회"라며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재, 장비 분야에서의 전략과 K-팝의 콘텐츠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동시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성장확보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성범 STEPI 연구위원은 "미중 패권전쟁에서 주목해야 할 팩트는 중국의 과기혁신 대응전략"이라며 "특히 국가 과학기술자원 총동원체제를 구축해가고 있는 민군융합정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CERN(창조경제연구회)은 11월 중에 '빅데이터-클라우드-AI와 규제개혁'을 주제로 제60차 정기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9-10-29 17:22:3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불황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날 투자자 메모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양대 경제대국의 무역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중단하고 환율을 달러당 7위안 이상으로 고시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연일 무역갈등의 긴장이 높아지자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 4분기 성장률 전망치 또한 0.2% 낮춘 1.8%로 하향조정했다. 얀 하치우스, 알렉 필립스, 데이비드 메리클 등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 3명은 "무역전쟁이 경제성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가중치를 높였다"며 "경제심리 위축과 불확실성 영향을 추가 반영했고 금융시장이 최근 무역전쟁 소식에 예민하게 반응해왔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하치우스는 "무역전쟁이 경기침체를 촉발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GDP에 0.6%의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무역전쟁으로 인한 투입 비용의 증가로 공급망이 붕괴돼 미국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으며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긴축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19-08-12 15:14:17【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박종원 기자】미·중간 갈등이 고도의 심리전으로 접어들었다. 기존 관세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으로 전방위적 충돌이 벌어지는 등 초반 샅바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양국간 충돌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을 대비해 자국의 전투력이 더욱 우월하다며 초반에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 전 세계 각지에서 안전과 투자, 이자율을 이유로 막대한 돈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우리는 매유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트위터에 "우리의 위대한 미국의 농민들이 지난 2년간 알게 된 것처럼 대통령은 그들의 편에 서서 어떤 대통령도 하지 않았을 일을 했다. 중국이 그들을 해치지 못할 것임을 안다. 나는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경제적 압박 수단들이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겠다는 계산을 비롯해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텃밭인 농민들의 표심이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점도 반영된 듯 하다. 이와 관련,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같은 날 CNBC에 출연해 "중국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 20년 전의 (경제) 강국이 아니다"라고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오는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중국 대표단과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미국의 공세에 따른 경제적 내상이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의 공세에 강경자세로 받아칠 태세다. 우선,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순조롭게 끌고 가기 위한 첫 단추인 미국산 농산물 수입건에 대해서도 강경한 모습이다. 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비해 미국에 많이 의존하던 대두 등 일부 농산물의 수입선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중간 농산물 협상의 주요 품목인 대두 수입이 대표적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미국에 많이 의존하던 대두 등 일부 농산물의 수입선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농산물 수입 채널 확대 노력은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있었으나 무역전쟁으로 시급해졌다. 대두 수입이 특히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두 수입을 압박하고 있으나 양국 갈등 악화 탓에 중국이 러시아 등 다른 국가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이 중국 경제에 미칠 타격은 미미할 뿐이라는 여론전도 벌어지고 있다. 환구시보는 사평(사설)에서 2년 전이었다면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국이 중국 상품의 관세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해 중국인들이 걱정했겠지만, 지금은 이미 미국이 대규모로 추가 관세를 매기고 있다면서 "'환율조작국'이라는 딱지는 가치가 현저히 낮아졌으며 미국의 허장성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신경보도 논평에서 "미국은 1992∼1994년에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적이 있지만, 실질적인 조처를 한 적은 없다"면서 "미국은 일단 죄명을 씌운 뒤에 이를 빌미로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한 압박'이라는 낡은 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19-08-07 13:09:10정부가 수출 교역 상대국 다변화와 신남방 정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수출 부진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다변화를 본격화한 것이다. 아세안 지역 수출 확대 방안으로 양자 및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시 비관세 장벽 완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국책연구기관은 제언했다. 2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아세안 지역 국가를 상대로 한 무역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한-말레이시아 FTA, 한-필리핀 FTA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 정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동남아 순방에서 이들 안건을 합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까지 아세안 회원국 10개국(라오스·미얀마·말레이시아·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인도네시아·캄보디아·태국·필리핀)을 모두 방문할 계획이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는 한-말레이시아 및 한-필리핀 FTA 추진계획, 한-인도네시아 CEPA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들과 FTA 논의를 가속화해 수출지역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신남방 정책 및 교역 상대국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신남방 정책에 속도전에 나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아세안 지역 FTA는 여타 FTA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날 공개한 '한국의 대동남아 소비재 수출 활성화 방안: 한중일 비교분석을 중심으로 한 연구 보고서'에서 "여타 FTA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 대 아세안 FTA 활용률을 제고하기 위해 현재 동남아 3개국(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에 설치된 '한·아세안 FTA 활용지원센터'를 전체 아세안 회원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국내에서는 관세청 및 각 지방자치단체의 FTA 활용지원센터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한류의 영향력이 비교적 높고 한국의 중점 수출 대상국인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의 소비재 수입시장은 규모 및 수요 측면에서 아직 크지 않지만 잠재력이 있다"면서도 "통관·인증 분야가 공통적으로 주요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들 국가들과의 양자 및 다자간 FTA 재협상 시에는 비관세장벽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기존 소비재 수출 활성화정책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새로운 소비재 수출 활성화 대책을 수립할시 일본의 쿨재팬전략 사례를 참고해 관계부처간 협의하에 인바운드(외국 관광객 국내 유치) 확대 등 관광 정책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9-05-20 12: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