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전세사기 피해자로 판정받아 진행 중이던 공매를 중단하고 LH의 협의매입을 신청했다. 하지만, 최근 LH로부터 임대인이 동의하는 서류 없이 주택을 매입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도주한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 A씨는 망연자실했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으로 살던 집을 매입해 임대하는 협의매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연락이 되지 않거나 도주한 집주인이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하기 때문이다. 10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주택 협의매수를 신청하기 위해선 임대인이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주인이 제출해야하는 서류는 5건에 달한다. LH의 '전세사기피해주택 협의매수 통합 공고문' 기준으로 △전세사기 피해주택 협의매수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동의서 △전세사기 피해주택 협의매수 요건 동의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 확인서 등을 작성해야한다. 여기에 임대인이 개인의 경우 신분증 사본, 법인인 경우에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법인 대표자 신분증도 필요하다. 협의매입은 경·공매 전 주택 대상으로 LH가 채권자와 협의해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사들인 뒤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11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기존에 LH가 경·공매에 참여해 우선매수권으로 전세사기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한발 빠른 조치다. 협의매입은 경·공매에 넘어가기전 주택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LH가 경·공매를 통해 매입한 실적은 매우 부진하다. LH는 접수한 356건의 신청 건수 중 20%도 되지 않은 65건만 매입 가능한 것으로 통보했고, 현재까지 실제 매입으로 이어진 사례는 인천 미추홀구 소재의 주택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올해 1월 정부는 이같은 저조한 전세사기 주택 매입건수를 늘리기 위해 LH의 매입 대상을 경·공매 전 피해주택으로 확대키로 했고, 11일부터 신청 접수가 진행된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주택의 집주인은 상당수가 연락이 닿지 않아 세입자들이 신청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운이 좋게 임대인과 연락이 닿아도 제출문서 작성을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 LH 관계자는 "특별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경매 전에 강제로 임대인의 소유권을 뺏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임대인으로부터 소유권 이전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문서가 모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단체들은 협의매입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철빈 전세사기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협의매수는 피해자가 임대인과 연락해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요건을 완화하거나 채권을 발행해 선구제 후회수를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피해 주택 매수 요건 완화와 함께 LH의 경·공매 주택 매입도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하루빨리 피해자들이 실효성있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est@fnnews.com 성석우 최아영 기자
2024-03-10 18:14:36【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정부의 지원 대책이 미흡하다며 인천시장과 미추홀구청장에게 특별 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했다. 28일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이하 대책위) 대표 10여명은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이영훈 인천 미추홀구청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요청을 했다. 대책위는 “정부의 지원 대책 기준이 좁은데 인천시가 정부와 별도로 지원하기로 한 대책(대출 이자 지원, 청년 월세 지원, 이사비 지원)은 지원 기준과 대상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많은 피해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피해자들이 보편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미추홀구를 특별 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책위는 또 공매·경매 진행 시 전세금을 최우선 변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인천시장과 미추홀구청장이 어떤 입장을 갖느냐에 따라 정부에 적극적으로 지원 대책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과 구청장의 현실 인식과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시는 미추홀구를 비롯 전 지역에 전세사기 피해 전수조사를 실시 중으로 미추홀구에만 전세 피해자가 2484세대에 달한다. 안상미 대책위원장은 “모든 피해 세대를 아우르는 대책이 될 수 있도록 재난지역 지정을 통해 지원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가 발표한 자체 대책은 발 빠른 지원을 위해 시가 추진하던 기존 정책을 조금 변경해 적용한 점도 있다. 오늘 대책위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 실무 부서에 검토시키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4-28 17:26:33전세사기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청년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상당수가 신축빌라(다세대주택)에 입주한 이후 사기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가 발생한 주요 지역도 2030세대가 주로 거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나 인천 미추홀구, 경기 동탄신도시 등에 집중된 모습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5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벌여 총 729건, 2188명을 검거해 209명을 구속했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자를 보면 2030세대에 집중됐다. 연령별 피해자는 20대가 18.1%(308명), 30대가 33.4%(570명)로 절반 이상이 저렴한 원룸에 사는 2030세대에 집중됐다. 피해금액도 2억원 이하가 71.1%에 달했고, 피해주택 중 66.2%는 다세대주택(빌라)이었다. 김남근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신축빌라(다세대주택)를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신축빌라는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 전세가격이 얼마인지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는 부동산 거래를 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적정 전세가격을 알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범죄 유형별로 보면 허위 보증·보험이 1198명(구속 1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자본·갭투자 420명(33명 구속) △공인중개사법 위반 290명(8명) 등이었다. 해당 전세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거래 경험이 있었다면 계약 전 문제점 파악이 일정 부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30세대에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되다 보니 특정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사례가 발생했다. 대표적 사례가 전세사기로 얼룩진 인천 미추홀구에선 최근 두달 새 전세사기 피해를 본 20대, 30대 청년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가 파악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규모는 3000세대가 넘는다. 원도심인 미추홀구는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 여기에 특히 1∼2개 동으로 이뤄진 소규모 아파트·빌라가 몰려 있는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미추홀구는 전세사기가 활개 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 서울에서 전세사기가 발생한 대표 지역인 강서구 화곡동도 마찬가지다. 화곡동은 서울 안에서도 주거비용이 저렴한 데다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이점으로 젊은층 1~2인 가구에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이 때문에 전세사기를 노린 이른바 '꾼'들이 화곡동에서 수백채, 수천채의 빌라를 사들여 전세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전세사기를 당하는 경우 임차인 스스로도 등기부등본도 못 보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과정에서 임차인을 보호할 다양한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계약을 할 때 보증보험을 의무화하고 보증보험을 가입해야만 잔금을 처리하게 서비스를 바꿔야 한다"며 "단순히 2030세대에게 알아서 예방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스템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동규 기자
2023-04-24 18:07:23[파이낸셜뉴스] 전세사기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청년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상당수가 신축빌라(다세대주택)에 입주한 이후 사기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전세사기가 발생한 주요 지역도 2030세대들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나 인천 미추홀구, 경기도 동탄신도시 등에 집중된 모습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5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벌여 총 729건 2188명 검거해 209명을 구속했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자를 보면 2030세대에 집중됐다. 연령별 피해자는 20대가 18.1%(308명), 30대가 33.4%(570명)로 절반 이상이 저렴한 원룸에 사는 2030세대에 집중됐다. 피해 금액도 2억원 이하가 71.1%에 달했고 피해 주택 중 66.2%는 다세대주택(빌라)이었다. 김남근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2030세다가 선호하는 신축빌라(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신축빌라의 경우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 전세가격이 얼마인지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의 경우 부동산 거래를 한 경험이 적기 때문에 적정 전세가격을 알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범죄 유형별로 보면 허위 보증·보험이 1198명(구속 1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자본·갭투자자 420명(33명 구속) △공인중개사법위반 290명(8명) 등이었다. 해당 전세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거래 경험이 있었다면 계약 전에 문제점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일정 부문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OBJECT0#더욱이 2030세대에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되다 보니 특정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대표적 사례가 전세사기로 얼룩진 인천 미추홀구에선 최근 두달 새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20대, 30대 청년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가 파악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규모는 3000세대가 넘는다. 원도심인 미추홀구는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 여기에 특히 1∼2개 동으로 이뤄진 소규모 아파트·빌라가 몰려 있는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면서 미추홀구는 전세사기가 활개 치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 서울에서 전세사기가 발생한 대표 지역인 강서구 화곡동도 마찬가지다. 화곡동은 서울 안에서도 주거 비용이 저렴한 데다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이점으로 젊은층 1~2인 가구에 인기가 많은 곳이다. 때문에 전세사기를 노린 이른바 '꾼'들이 화곡동에서 수백채, 수천채 빌라 사들여 전세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전세사기를 당하는 경우 임차인 스스로도 등기부등본도 못 보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과정에서 임차인을 보호할 다양한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계약을 할 때 보증보험의무화하고 보증보험을 가입해야 만 잔금을 처리하게 서비스를 바꿔야 한다"며 "단순히 2030세대에게 알아서 예방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스템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동규 기자
2023-04-24 15:22:56[파이낸셜뉴스]인천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로 사망한 최연소 육상국가대표 출신 여성 A씨(31)에 대한 발인이 20일 치러졌다. 전세 사기로 보증금 9000만원을 잃고 숨진 피해자 A씨의 발인은 유족의 오열 속에 치러졌다. A씨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내 최연소 육상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여자 해머던지기 종목 5위를 한 유망주였다. 2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 A씨의 빈소 앞에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이 놓였다. 유망한 운동선수였던 고인을 기리고자 여러 체육 단체에서 보낸 화환들도 자리를 지켰다. 빈소에서는 목 놓아 우는 애달픈 소리만 간간이 새어 나왔다. 고인은 타지에 사는 아버지와 단둘이 일본 여행을 갈 만큼 평소 살뜰히 가족을 챙기던 딸이었다. 하지만 A씨는 100억원대 전세사기 행각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축왕' 남모씨의 피해자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오다 결국 가족의 곁을 떠났다. A씨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내 최연소 육상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는 등 유망주로 주목받던 해머던지기 선수였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해머던지기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다 결국 아시안게임에서 5위를 기록할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실제로 고등학생 시절 제89·90회 전국체육고등학교 체육대회, 제36·37회 KBS전국육상경기대회 해머던지기 고등부, 제39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해머던지기 등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차례 목에 걸었다. A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2017년에 열린 제46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제44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등에서도 수없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실업팀에서 활동하면서 모아온 월급 중 일부를 동생의 학비를 보탤 정도로 가족을 아꼈다. 지난해까지 체육계에 몸을 담았던 A씨는 최근 애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출신 A씨의 희망찬 미래는 전세사기로 이어진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렸다. 한편,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는 전날 피해 사망자 빈소에 조문을 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질타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유상범 수석대변인·박대출 정책위의장과 함께 19일 오후 9시께 인천 모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어 빈소에서 만난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 등 회원 8∼9명과 비공개 접견을 했는데 서로 언성을 높이며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 가량의 접견이 끝나고 장례식장을 나온 김 대표는 대책위와 어떤 대화가 오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4-20 09:04:25[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과 함께 전세 사기 피해자 보호를 위해 거주 주택에 대한 자율적 경매와 매각 유예 조치를 추진한다. 금감원은 전세 사기 피해 관련 은행권 실무 방안 논의의 후속 조치로 전세 사기 피해자의 거주 주택에 대해 금융권의 자율적 경매와 더불어 6개월 이상 매각 유예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의 주소를 입수해 은행, 상호금융 등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 송부할 예정이다.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을 담보로 취급한 금융기관은 대출의 기한 이익 상실 여부, 경매 여부 및 진행 상황을 파악해 피해자가 희망하는 경우 경매 절차 개시를 유예하거나 경매가 이미 진행된 경우는 매각 연기를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기관이 제삼자에 이미 채권을 매각한 경우에는 매각 금융기관이 매입기관에 경매 유예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경매 및 매각 유예 조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업권에 비조치 의견서를 이날 발급할 예정이다. 한편 피해자들은 이같은 조치가 미봉책이 그칠 수 있다며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책위에 가입된 미추홀구 34개 아파트·빌라의 1787세대 가운데 공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 주택은 128채(6.8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시중 은행을 포함한 민간 금융권이 채권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피해 세대의 약 60%인 1066세대는 이미 경매·공매에 넘어간 상황이어서 경매 낙찰 후 금융기관이 채권 회수에 나서면 피해 세입자들은 곧바로 퇴거해야 한다. 공공기관인 캠코는 부실채권을 매입한 미추홀구 주택 210건 가운데 51건의 경매를 연기해 입찰을 중단한 상태다. 경매 절차를 늦춰 임차인이 정부 지원책에 따른 대출을 받아 거주지를 옮기거나 긴급주거 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자는 취지지만 민간 금융권에까지 이 같은 방식을 강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 은행들의 채권 회수가 늦춰지면 다른 대출 제도까지도 연쇄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책위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부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채권(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을 우선 매수해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피해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전셋값 폭등을 막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주택가격의 70%나 공시가격의 100% 이하로만 받을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미 전세사기 전국대책위원장은 "캠코 주택만 (경매 중지를) 해 준다는 건 전혀 의미가 없고 모든 금융기관의 경매를 중지해야 하는데 이조차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라며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특별법 제정을 통한 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매가 중지되더라도 언젠가 다시 진행될 텐데 피해자들에게 경매 주택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그에 필요한 대금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4-19 12:08:21[파이낸셜뉴스] "나는 전세사기를 당했다. 나는 의지할 부모님도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 최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또 다른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집에 이 같은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12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박모 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박씨(31)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을 거뒀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 박씨는 집에 이 같은 짤막한 유서를 남겼다. 현장에선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함께 유서가 발견됐으나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수도권 일대에 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한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리는 남모 씨(61)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알려졌다. 남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박씨는 2021년 9월 임대인의 요구로 재계약을 했는데,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리면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아파트는 2017년 준공돼 전세보증금이 8000만원 이하여야 최우선 변제금 2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최우선 변제 기준을 상향 조정했지만 임대차계약 이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대해서는 상향 조정된 기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박씨 역시 이에 해당되지 않아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 2월28일과 지난 14일에도 남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30대 피해자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박씨가 세 번째 희생자가 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별다른 구제를 받지 못한 채 경매에 넘어간 집이 낙찰되며 하나둘 쫓겨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일단 경매 진행을 중지시킨 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4-18 08:40:50【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지난 2월 28일 첫 발생한데 이어 이달 14일과 17일 또다시 발생해 정부의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께 미추홀구 소재 빌라에서 20대 A씨가 사망했으며, 17일 오전 2시 12분께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B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전세사기 피해자로 밝혀졌다. A씨는 2019년 8월 보증금 6800만원에 미추홀구의 한 빌라 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었다. 2021년 8월 재계약 당시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해 9000만원으로 올려줬는데 경매에 넘어갔다. A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전세금을 절반도 못 받을 것 같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으며 전세금을 받기 위해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B씨는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21년 9월 임대인의 요구로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전세사기로 60세대 가량의 전체 아파트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 B씨는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지 못할 상태였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B씨는 평소 새벽에 일을 나가 밤늦게 퇴근하는 등 어렵게 생활했으며 전세 사기 피해로 인해 많이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인천도시공사(iH)는 공동으로 지난 1월 말부터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설치해 피해상담과 함께 주택이 경매 매각 시 긴급 거처와 저리 대출 등 긴급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인천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830여명이 상담(2230건)을 받았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긴급지원주택 238호를 확보했지만 입주세대는 아직 8세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A, B씨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이지만 정부 지원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그동안 정부에 경매·공매 중지, 피해자들에게 우선 매수권 부여, 경매자금 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17일 오후 국토부 등과 미추홀구청에서 긴급 대책을 논의한 뒤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에 추가 지원에 대해 건의할 것은 건의하고 당장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방세, 상수도 요금 등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4-17 17:57:08[파이낸셜뉴스] 인천에서 일명 '건축왕'의 전세사기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 받지못해 고통받다가 사망한 입주자가 또 나왔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2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당시 A씨 지인이 퇴근 후 그의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A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A씨가 전세 사기 피해로 인해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도 직장에 출근했다. 피해대책위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은 뒤 2021년 9월 임대인의 요구로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A씨가 살던 아파트는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지난해 6월 전체 60가구 가량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는 2017년 준공돼 전세보증금이 8000만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A씨는 보증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였다. 건축왕 B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가구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앞서 지난 2월 28일과 지난 14일에도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30대 피해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정부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전국 단위 피해자 대책위원회가 구성된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측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이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고 대출 지원이나 긴급주거 지원도 기준이 까다로워 수용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4-17 15:06:42[파이낸셜뉴스] 일명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숨진 20대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망하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수도 요금 6만원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았다. A씨는 125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오피스텔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다. B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8시께 인천시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A(26)씨의 발인식이 전날 인천시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A씨는 올해 초에 대책위 활동을 했지만, 생업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못했다.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2019년 68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했다가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8000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갔다.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A씨가 돌려받는 최우선변제금은 3400만원뿐이었고, 나머지 5600만원은 고스란히 날릴 상황이었다.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도 보증금 7000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사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4-17 10:5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