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EQT파트너스는 연다예 대표를 신임 파트너로 임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 대표는 EQT의 국내 PE부문 투자를 총괄하는 EQT프라이빗캐피탈 한국대표직을 유지하며 파트너직도 함께 맡는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국내에서 여성 파트너를 임명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아시아 전체로도 드문 사례다. 연 대표는 2010년부터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에서 일했다. 2022년 회사가 EQT와 통합된 이후 한국 시장에서 EQT의 성공적인 정착과 투자 성과를 주도한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15년간 연 대표는 EQT와 BPEA에서 근무하며 한국 시장의 여러 주요 거래를 성사시키며 성과를 냈다. 로젠택배, 한라시멘트, 애큐온캐피탈, 신한금융지주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딜을 주도했다. 연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금융학 전공 및 국제정치학 부전공으로 조기졸업 했다. BPEA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모간스탠리 투자은행 사업부에서 근무했다.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의 투자회사다. 유럽, 아시아태평양 및 미주 지역 25개 국가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19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재직 중이다. 아시아에서 모집된 사모펀드 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인 BPEA 8호 펀드(112억달러 규모)를 통해 아시아 사모 시장에서의 투자 보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EQT는 사모펀드,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 전반에 걸쳐 아시아태평양 투자 전략의 주요 국가로 한국을 꼽고 있다. 2009년부터 한국에 투자해 왔다. 2023년에는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5-01-02 09:28:11【 바르셀로나(스페인)=김준혁 기자】 SK그룹의 투자자문회사인 SK스퀘어가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글로벌 투자회사 EQT에 국내 2위 보안업체 SK쉴더스 지분을 매각했다. SK스퀘어는 8600억원대 매각자금으로 인수합병(M&A)을 모색하는 동시에 EQT와 SK쉴더스를 공동경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발렌베리에 SK쉴더스 경영권 매각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2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QT에 SK스퀘어가 보유한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4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한국 보안시장이나 첨단 테크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외국 주주들의 신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QT는 SK스퀘어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전체를 2조원가량에 인수했다. 여기에 추가 신주까지 취득해 지분 68%를 지닌 SK쉴더스 최대주주가 된다. SK스퀘어는 지분 32%의 2대주주가 된다. 이번 투자 유치 후 SK스퀘어가 측정한 SK쉴더스 기업가치는 약 5조원이다. EQT는 회장인 콘니 욘슨과 스웨덴의 저명한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투자회사 인베스터 AB에 의해 설립된 회사다. 에릭슨과 아스트라제네카 등 여러 기업에 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사다. 최근 5년간 자금모집액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사모펀드운용사(PEF)이기도 하다. SK스퀘어는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얻은 8600억원가량의 자금으로 M&A를 추진하는 한편 주주환원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출범 후 첫 투자 풀사이클 성과를 시작으로 주주가치를 본격적으로 제고하겠다"며 "국내 보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올 3·4분기 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및 각종 정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SK쉴더스 글로벌 진출 '군불' SK스퀘어와 EQT는 각사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SK쉴더스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SK쉴더스는 200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해 무인매장과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서비스 등 신규 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QT가 보유한 해외 보안기업인 세큐리타스, 안티시맥스 등과의 시너지도 찾는다. △디지털전환 가속화 △사이버·융합보안 구독형 사업모델 확대 △물리보안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정보보안이 필요한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성장 기회도 더 많아질 것으로 SK스퀘어는 기대하고 있다. 미국·중국·헝가리에 현지법인을, 베트남과 일본에는 관제 플랫폼을 수출한 SK쉴더스는 향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합작회사(조인트 벤처) 설립과 전략적 M&A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신주로 들어오는 2000억원은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회사 인수 등을 통해 성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가 해외 투자사로 넘어가면서 발생하는 고용우려에 대해서는 "SK쉴더스 구성원 고용은 절대적으로 보장한다. 고용이 흔들리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그런 주주와는 일하지 않는다"면서 "좋은 일을 통해서 (임직원에게 주어지는) 성과급, 축하금 등을 기대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jhyuk@fnnews.com
2023-03-01 18:28:27【바르셀로나(스페인)=김준혁 기자】 SK그룹의 투자자문회사인 SK스퀘어가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글로벌 투자회사 EQT에 국내 2위 보안업체 SK쉴더스 지분을 매각했다. SK스퀘어는 8600억원대 매각자금으로 인수합병(M&A)을 모색하는 동시에 EQT와 SK쉴더스를 공동경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발렌베리에 SK쉴더스 경영권 매각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2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QT에 SK스퀘어가 보유한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4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한국 보안시장이나 첨단 테크 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외국 주주들의 신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QT는 SK스퀘어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전체를 2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여기에 추가 신주까지 취득해 지분 68%를 지닌 SK쉴더스 최대주주가 된다. SK스퀘어는 지분 32%의 2대주주가 된다. 이번 투자 유치 후 SK스퀘어가 측정한 SK쉴더스 기업가치는 약 5조원이다. EQT는 회장인 콘니 욘슨과 스웨덴의 저명한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인베스터 AB에 의해 설립된 회사다. 에릭슨과 아스트라제네카 등 여러 기업에 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사다. 최근 5년 간 자금모집액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사모펀드운용사(PEF)이기도 하다. SK스퀘어는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얻은 8600억원 가량의 자금으로 M&A를 추진하는 한편 주주환원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출범 후 첫 투자 풀사이클 성과를 시작으로 주주가치를 본격적으로 제고하겠다"며 "국내 보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올 3·4분기 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및 각종 정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OBJECT0# ■SK쉴더스 글로벌 진출 '군불' SK스퀘어와 EQT는 각사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SK쉴더스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SK쉴더스는 200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해 무인 매장과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서비스 등 신규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QT가 보유한 해외 보안기업인 세큐리타스, 안티시맥스 등과의 시너지도 찾는다. △디지털전환 가속화 △사이버·융합보안 구독형 사업모델 확대 △물리보안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정보보안이 필요한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성장 기회도 더 많아질 것으로 SK스퀘어는 기대하고 있다. 미국, 중국, 헝가리에 현지 법인을, 베트남과 일본에는 관제 플랫폼을 수출한 SK쉴더스는 향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합작회사(조인트 벤처) 설립과 전략적 M&A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신주로 들어오는 2000억원은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회사 인수 등을 통해 성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가 해외 투자사로 넘어가면서 발생하는 고용 우려에 대해서는 "SK쉴더스 구성원 고용은 절대적으로 보장한다. 고용이 흔들리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그런 주주와는 일하지 않는다"면서 "좋은 일을 통해서 (임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성과급, 축하금 등을 기대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3-03-01 06:42:51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스웨덴 발렌베리가가 만든 투자전문기업 총수를 만나 상호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EQT파트너스 콘니 욘슨 회장을 만나 그린에너지,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분야 투자 관련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QT파트너스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세운 투자전문 기업으로, 2019년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됐다. 시가총액 60조원, 운용자산 규모만 90조원에 달하며 미국, 유럽, 아시아 포함 전세계 24개국에 1000여명이 근무중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특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지배구조, 배당금 사회환원 등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렉트로룩스(가전), 아스트라제네카(제약), 스토라엔소(제지) 등 유수의 기업들을 소유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최 회장은 SK의 △탄소감축 노력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 △지배구조 혁신 등을 소개했으며, 욘슨 회장은 SK의 선진적 경영활동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한국은 특히 수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역시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욘슨 회장은 "한국 수소 비즈니스 발전 속도가 유럽에 비해 굉장히 빠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SK그룹이 하는 어떤 분야에서든 협업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양측은 바이오, 헬스케어 등 미래지향적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장민권 기자
2021-12-05 17:32:17[파이낸셜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스웨덴 발렌베리가가 만든 투자전문기업 총수를 만나 상호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EQT파트너스 콘니 욘슨 회장을 만나 그린에너지,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분야 투자 관련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QT파트너스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세운 투자전문 기업으로, 2019년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됐다. 시가총액 60조원, 운용자산 규모만 90조원에 달하며 미국, 유럽, 아시아 포함 전세계 24개국에 1000여명이 근무중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특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지배구조, 배당금 사회환원 등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렉트로룩스(가전), 아스트라제네카(제약), 스토라엔소(제지) 등 유수의 기업들을 소유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최 회장은 SK의 △탄소감축 노력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 △지배구조 혁신 등을 소개했으며, 욘슨 회장은 SK의 선진적 경영활동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한국은 특히 수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역시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욘슨 회장은 “한국 수소 비즈니스 발전 속도가 유럽에 비해 굉장히 빠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SK그룹이 하는 어떤 분야에서든 협업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양측은 바이오, 헬스케어 등 미래지향적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SK가 한국과 미국에서 다방면에 걸쳐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고, 욘슨 회장은 해당 분야의 상호 협력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뜻이 있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과 욘슨 회장은 양사가 글로벌 각지에서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욘슨 회장은 SK그룹의 유럽 시장 진출 현황에 관심을 나타냈고, 최 회장은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 배터리 부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욘슨 회장은 “유럽에서 SK가 비즈니스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SK가 아시아에서 기여할 수 있듯이 EQT는 유럽에서 SK에게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1-12-05 10:49:18[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 총수(53)가 다시 눈물을 훔쳤다. 2020년 세밑에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다. 같은 날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4000자가 넘는 최후진술에서 ‘승어부’(勝於父)를 말했다. 자식이 아버지보다 낫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승어부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 담아야 합니다. 제 정신자세와 회사 문화를 바꾸고 제도를 보완해 외부의 부당압력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촘촘한 준법 시스템 만들겠습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 만들겠습니다. 그게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꿈”이라고 말했다. 최후진술 변천사 이재용은 국정농단 재판에서 세 번 최후진술을 했다. 파기환송심 진술이 제일 길다. 2017년 8월 1심 최후진술은 1000자 남짓이다. 같은 해 12월 항소심 최후진술은 1600자가 조금 넘는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길어졌다. 분량보다 더 눈에 띄는 건 내용이다. 1심 진술은 재판부에 “억울하다”며 “오해를 풀어달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항소심 진술은 성공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은 이재용의 꿈에 방점을 찍었다. “이병철의 손자나 이건희의 아들이 아닌 스스로의 노력으로 기업인으로서 인정받는 게 꿈이었다”는 대목이 그렇다. 파기환송심 진술은 확 달라졌다. 이재용은 기업과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은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두 기업이 됐지만 사회적 역할, 책임,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막중한지는 간과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달라질 것"이라며 "회사의 가치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재벌의 폐해라고 재판장님이 지적한 부분도 과감하게 고치겠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재벌 총수의 입에서 급기야 ‘재벌 폐해’라는 말까지 나왔다. 카네기의 ‘부의 복음’ 이재용의 최후진술을 듣는 동안 내 머리엔 앤드류 카네기가 쓴 ‘부의 복음’(Gospel of Wealth)이 떠올랐다. 미국 자본주의에 그나마 인간미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카네기와 같은 인물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부의 복음'은 따듯한 자본주의 선언문이다. 카네기는, 잉여재산은 공동체를 위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이재용이 최후진술에서 말한 '승어부'에서 언뜻 한국판 부의 복음 가능성을 엿보았다. 부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가 가진 재산은 공동체 구성원에게 그야말로 복음이 될 수 있다. 카네기(1835~1919년)는 열두살 때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빠릿빠릿한 일처리에 사방에서 그를 찾기 시작했다. 철도회사에서 승승장구했다. 당시 철도는 지금으로 치면 IT와 같은 혁신산업이었다. 나중엔 채권에도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 그러다 철강을 만나면서 기업인으로서 절정을 맞는다. ‘카네기 스틸’은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철강업체로 군림했다. 1901년 카네기는 66세 때 회사를 금융계의 큰손인 J.P. 모건에 팔았다. 당시로선 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모건은 회사 이름을 유에스 스틸(US Steel)로 바꿨다. 카네기의 삶은 1901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앞이 기업인이었다면 뒤는 박애주의자다. 잉여소득에 대한 카네기의 생각은 단호했다. 자기가 쓰고 남은 재산은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네기는 1889년 노스 아메리칸 리뷰라는 잡지에 ‘부의 복음’ 에세이를 실었다. 요약하면 부자들이 잉여소득을 책임감 있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공동체를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재산을 자손에게 대물림하는 것, 자선단체에 함부로 기부하는 것을 마땅찮게 여겼다. 카네기는 늦게 결혼해서 딸 하나를 낳았다. 당연히 대물림은 없었다. 그럼에도 카네기라는 이름은 대물림을 한 어떤 기업인보다 더 오래 기억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카네기 이름을 붙인 건물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카네기도서관은 미국, 영국, 스코틀랜드 등에 모두 3000곳이 있다. 카네기멜론대학은 명문으로 자리잡았고, 아티스트들은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한번 서보는 게 소원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입주한 평화궁전(Peace Palace)이 1913년에 문을 열었다. 카네기가 건축비를 희사한 덕이다. 나아가 그는 필리핀 식민지화에 반대하는 열렬한 평화주의자이기도 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카네기는 1919년 사망할 때까지 총 3억5000만달러를 좋은 일에 썼다. 이를 2015년 기준 현가로 환산하면 약 770억달러다. 우리 돈으로 84조원 규모다. 경영권 승계 없는 카네기의 길 이재용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 또다시 삼성이 이런 일로 논란 겪지 않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대물림이 없다면 장차 이 부회장이 박애주의자로 변신한 카네기의 길을 한번 고려해봄직 하다. 사실 우리도 카네기와 같은 기업인을 가질 때가 됐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 총수는 3~4세째를 맞았다. 미국은 카네기와 석유왕 존 록펠러를 선두로 박애주의자로 존경받는 기업인이 수두룩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 2000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 일찌감치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게이츠가 겨우 마흔다섯살 때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게이츠는 어느덧 백신 전문가 뺨치는 전문가가 됐다. 게이츠 역시 경영권 대물림을 하지 않았다. 미국은 창업주가 곧바로 박애주의로 거듭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스웨덴 발렌베리는 또다른 대안 경영권 승계가 없다면 자연 ‘삼성제국’을 장차 누가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그 대안이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케이스다. 발렌베리 가문이 거느린 계열사는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책임진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스웨덴은 발렌베리공화국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재벌을 두고 시끄럽지가 않다. 비결이 뭘까. 발렌베리그룹은 1856년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가 ‘스톡홀름 엔스킬다 은행’(SEB)을 창립한 것을 시초로 잡는다. 창립자가 사망하자 차남 크누트가 경영을 이어받았다. 크누트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외교장관으로 활약하는 등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발레베리 가문은 현재 5대까지 내려왔지만 가문의 영속성은 흔들림이 없다. 우리 같은 재벌 혐오증도 없다. 사실 1916년에 한차례 위기가 있었다. 그해 스웨덴 의회는 금산분리 입법을 강행했다. 은행이 산업체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을 쳤다. 그러자 발렌베리는 은행과 제조업을 분리하는 대신 지주회사 인베스터AB를 세워 계열사 관리 업무를 맡겼다. 현재 인베스터AB 아래엔 에릭슨(통신장비), ABB(로봇·전력), SAAB(방위산업), 일렉트로룩스(전자), 나스닥 등 내로라하는 회사가 즐비하다. 코로나 백신 개발로 유명세를 탄 아스트라제네카도 인베스터AB가 대주주다. 인베스터AB는 1924년 스웨덴 제약사인 아스트라에 투자했다. 당시 아스트라는 사업 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때 발렌베리가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아스트라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컸다. 한참 뒤인 1999년 아스트라는 영국 제네카와 합병했다. 여기서 지금의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나왔다. 영문 표기에서 Z를 대문자로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이사회에는 5세대 마르쿠스 발렌베리가 이사로 참여 중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자질에 따라 경영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래서 무자격자가 설치지 못한다. 자연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일도 없다. 버젓이 10대 1 차등의결권 인베스터AB는 스톡홀름 증시 상장사다. 발렌베리재단은 지주사인 인베스터AB의 의결권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재단이 계열사를 확실하게 통제한다. 인베스터AB는 주식이 두 종류다. 클래스A 주식은 주당 의결권 1주, 클래스B 주식은 10분의 1을 준다. 하지만 배당금은 클래스A·B 구분 없이 동일하다. 발렌베리 가문이 자신에게 절대 유리한 10대 1 차등의결권 제도를 실시하는데도 군말이 없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인베스터AB를 이끄는 10인 이사회의 의장은 야콥 발렌베리, 부의장은 마르쿠스 발렌베리가 맡고 있다. 지난 2007년엔 발렌베리재단이 100% 소유권을 가진 비상장사 FAM(재단자산관리)을 따로 세웠다. FAM은 발레베리재단을 대표하는 3개 재단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FAM은 인베스터AB에 비해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 주로 투자한다. 7인 이사회의 의장은 마르쿠스 발렌베리가 맡았다. 발렌베리재단은 숫자가 헷갈릴 만큼 많다. 위키피디어는 16개라고 하는데, 정작 발렌베리재단 공식 홈페이지(https://www.wallenberg.org/en)엔 12개만 소개돼 있다. 가장 크고 오래된 재단은 크누트 앤 앨리스 재단이다. 1917년 첫 발을 뗐다. 은행 SEB와 인베스터AB에 가진 주식 2000만크로나를 재원으로 삼았다. 이 돈이 지금은 1380억크로나(약 18조2000억원)로 불었다. 2019년까지 292억크로나(약 3조8700억원)를 스웨덴 공동체를 위해 썼는데도 그렇다. 주로 의학, 혁신기술, 자연과학 사업을 지원한다. 두 번째로 큰 마리안 앤 마르쿠스 재단은 사회과학, 세 번째로 큰 마르쿠스 앤 아말리아 재단은 인문학을 주로 지원한다. 한국에선 세대가 바뀔 때마다 자식수만큼 신생기업이 생기지만 발렌베리에선 부부·부모 이름을 딴 재단이 생긴다. 이재용의 선택 이재용 앞에는 세갈래 길이 놓여 있다. 먼저 그냥 지금처럼 하는 거다. 그럼 재벌개혁 주장은 줄기차게 나올 테고 그때마다 이 부회장은 도마 위에 오를 공산이 크다. 두번째는 카네기의 길이다. 약속대로 경영권 대물림을 포기하고 카네기처럼 부의 복음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다. 이 경우 이재용의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은 한국판 부의 복음으로 칭송을 받을 것이다. 세번째는 발렌베리의 길이다.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자기 재산을 내놓는다는 점에선 카네기의 길과 같다. 다만 경영권이 승계된다는 점은 다르다. 이 부회장의 다음 세대는 능력에 따라 경영 일선에 나설 수도 있고, 전문경영인이 하는 일을 뒤에서 지켜볼 수도 있다. 한국 재계는 반기업 정서에 불만을 토로한다. 애써 투자해서 일자리 만들고 월급까지 주는 기업을 왜 이렇게 못살게 구느냐는 거다. 툴툴댄다고 반기업 정서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전에 왜 한국엔 카네기, 발렌베리 같은 인물이 없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이 존경받는 기업인, 존경받는 기업으로 가는 첫 발을 뗐다. ‘승어부’를 요령껏 발전시키면 한국판 ‘부의 복음’이 될 수 있다. 이재용을 필두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이 줄을 이으면 반기업 정서는 저절로 사라진다. 갑부의 대명사인 워런 버핏은 “내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느 구석에서 사과를 팔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사회가 나를 부자로 만들었다. 사회에 많은 것을 되돌려 주려고 한다”는 어록을 남겼다. 그는 거의 전 재산을 빌 게이츠 재단과 가족이 세운 재단에 희사했다. 나아가 버핏은 부자한테 세금을 더 걷는 데 찬동한다. 한국 재벌 2세, 3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얻은 불로(不勞) 행운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빚을 진 셈이다. 거꾸로 가는 정부 그럼 기업만 잘하면 될까? 아니다. 정부와 공조가 절대적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거꾸로 간다.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경제학자인 신장섭 교수(싱가포르국립대)는 “한국에선 발렌베리그룹과 같이 공익재단을 만들어서 기업 승계를 하는 것도 봉쇄되어 있다”고 말한다(‘기업이란 무엇인가’·2020년). 왜?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경우 회사 지분의 5%까지만 증여세를 면제해주기 때문이다.” 5% 룰은 상속증여세법상 규정(16조)을 말한다. 5% 초과분은 꼼짝없이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 다 내면서 공익법인에 주식을 뭉텅 넘길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이는 발렌베리 재단이 차등의결권을 동원한 57% 지분율로 지주사 인베스터AB를 지배하는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상장 계열사의 경우 적대적 M&A에 대항할 수 있도록 특수관계인과 합쳐서 15%까지만 허용키로 했다. 전부개정안에는 대기업 공익법인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2018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공익법인 운영 실태’를 발표했다. 요약하면 재단이 공익 증진에 기여하고 있으나 동시에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같은 우려를 담았고 입법 절차까지 마쳤다. 이러니 한국에서 발렌베리와 같은 공익 재단이 나오기는 애당초 글렀다. 이 또한 한국 사회, 특히 정치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가 작용한 탓이다.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이래선 제대로 된 재단을 키우지 못한다. 이재용은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국민들께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빚이 있습니다. 꼭 되돌려 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기업인이 공동체를 위해 좋은 일 할 기회를 꽁꽁 막아놓고 “너는 왜 맨날 그 모양 그 꼴이냐”고 야단만 치는 것은 어리석다. 삼류 정치가 이류 기업더러 이래라저래라하는 것도 우습다. 카네기식이든 발렌베리식이든 한번 기회를 주자. 재벌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소모전은 지긋지긋하다.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며칠 뒤면 파기환송심 선고가 나온다. 그와 별개로 정부·정치권과 재계 간에 한국 공동체에 이로운 대타협이 나오길 기대한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위원
2021-01-06 17:18:06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상법 개정안 등 공정3법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재계가 분기탱천한 모습이다. 보수당 지도자가 진보 더불어민주당과 한 배를 탔으니 그럴 만도 하다. 사실 문재인정부 상법 개정안은 7년 전 박근혜정부 개정안과 비슷하다. 감사는 다른 이사와 분리해서 뽑고,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하는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겹친다. 다른 점은 이번엔 흐지부지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 혼자서도 힘이 넉넉한데 야당 지도자까지 같은 편에 섰으니 말이다. 재계는 고립무원이다. 재벌은 황제경영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 편법승계도 여전하다. 상법 개정안은 두 관행에 과녁을 맞췄다. 재벌이 사방에 적을 둔 것은 자업자득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의문이 든다. 밖에선 일류로 통하는 우리 대기업들이 왜 안에선 욕먹을 짓을 그만두지 못하는 걸까. 기업은 기업대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어 놓고 매질을 하기 때문이다. 최고 65%를 물리는 상속세가 대표적이다. 신장섭 교수(싱가포르국립대)는 "(재벌 후계자가) 자산을 팔지 않고 경영권을 확보하며 상속을 받으려면 담보대출 받아서 세금을 먼저 내고, 기업을 더 키우면서 평생 빚을 갚아 나가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이란 무엇인가'). 간판기업 삼성도 이 굴레를 피해가지 못했다.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사과에서 "저를 둘러싼 논란은 근본적으로 경영권 승계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럼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내려온 삼성 경영권은 어떻게 되나. 공익재단이 대안이다. 160년 역사를 가진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이 모델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스웨덴은 발렌베리공화국이다.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SAAB, 나스닥 등 굵직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이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발렌베리는 공익재단을 통해 가업을 잇는다. 103년 전인 1917년 처음 재단이 세워졌다. 그 아래 재단자산관리(FAM) 회사가 있고, FAM은 다시 지주사 인베스터(Investor AB)를 통해 자회사를 통제한다. 경영은 대부분 전문경영자에게 맡긴다. 재단은 스웨덴 공동체를 살찌우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한다. 지금껏 공익사업에 쓴 돈이 총 350억크로나(약 4조5300억원)에 이른다. 공익재단은 부자가 명예롭게 물러설 수 있는 공간이다. 미국은 빌 게이츠(빌 앤드 멀린다 재단)가 선배 카네기·록펠러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길도 막혔다. 의결권 주식은 5%까지만 증여세를 면제하기 때문이다. 5% 지분 갖고는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없다. 앞으로 가자니 상속세가 가로막고, 뒤로 가자니 공익재단 문이 닫혔다. 이러니까 자꾸 편법을 찾는다. 상법 개정안은 더 센 몽둥이다. 그러나 근본 해법은 아니다. 오히려 기상천외한 편법을 자극할 공산이 크다. 경제학자인 김종인 위원장에게 당부한다. 지난 반세기 기업 정책은 시효를 다했다. 이제 전략의 틀 자체를 바꿀 때가 됐다. 공익재단을 통한 경영권 승계방안을 깊이 고민해주기 바란다. 언제까지 재벌 승계를 놓고 온 나라가 에너지를 낭비할 텐가. 우리도 한국판 발렌베리를 가질 때가 됐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2020-10-05 18:11:03스웨덴 최고 재벌 발렌베리 그룹이 한국 스타트업 육성에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로 롯데 시그니엘에서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마르크스 발렌바리 회장을 만나 '자상한 기업'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자상한 기업은 '자발적 상생 기업'의 준말로, 현재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KB금융 등 국내 대기업 10곳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박 장관의 이번 요청은 자상한 기업 참여를 국내 기업에만 한정하지 않고 해외 기업으로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판단된다.박 장관의 '자상한 기업' 참여 요청에 대해 발렌베리 회장은 "기본적으로 방향에 동의하며 조속히 실무자간 세부 논의진행 희망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중기부 관계자는 "발렌베리 재단이 중소벤처부와 '자상한 기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계기로 양국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이 보다 활성화되길 희망한다"며 "상생협력은 발렌베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로 '자상한 기업' 제도는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발렌베리 그룹은 스웨덴 최대은행 SEB, 건설장비 제조업체 아트라스콥코를 비롯해 일렉트로룩스, 에릭슨, 사브 등을 소유하고 있다. 스웨덴 국부의 3분의 1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스웨덴 최고 기업이다. 특히 발렌베리가는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스웨덴 국민의 자랑으로 회자되며 국가와 사회적 의무를 중시하는 명문가다. 박 장관의 이번 요청은 내년 스웨덴에 설치하는 한국스타트업센터(KSC)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내년 상반기 스톡홀름에 KSC를 설치, 우리 스타트업이 현지 창업 생태계에 깊숙이 스며들고, 양국의 스타트업이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윈윈하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강재웅 기자
2019-12-19 18:37:29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방한한 스웨덴 최대 기업인 발렌베리그룹의 마르쿠스 회장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60여년간 가족경영을 이어온 발렌베리그룹은 전자, 통신, 자동차 등 100여개 기업을 운영중이며, 삼성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한 호텔에서 방한 중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과 단독 회동했다. 발렌베리그룹이 글로벌 통신장비기업인 에릭슨을 비롯해 일렉트로룩스(가전), 사브(자동차), ABB(발전), 스카니아(건설장비), 아스트라제네카(제약) 등 100여개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어 삼성과 폭넓은 사업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에릭슨과 경쟁관계인 5세대(5G) 통신장비 분야에서도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856년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을 창업한 발렌베리 가문이 보유한 계열사들의 현 시가총액은 스웨덴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절반에 이른다. 삼성과 발렌베리 가문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3년 스웨덴 출장 당시 페테르 발렌베리재단 이사장(사망), 마르쿠스 회장, 야콥 인베스터 회장 등을 만나 기업 경영 시스템과 사회복지사업 등 사회환원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 2012년 한국을 방문한 마르쿠스 회장 일행을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NTT도코모·KDDI·도이치텔레콤 등 일본 통신사 경영진과 잇단 만남을 가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 방한한 해외 정상들마다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챙겼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관계속에서도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의 국가적 행사인 럭비월드컵 개·폐막식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나 해외 정상들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며 '한국 대표 기업인'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며 "주요 국가들과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성장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최우선 협력대상이라는 인식이 깊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2019-12-19 17:28:26[파이낸셜뉴스] 스웨덴 최고 재벌 발렌베리 그룹이 한국 스타트업 육성에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로 롯데 시그니엘에서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마르크스 발렌바리 회장을 만나 '자상한 기업'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자상한 기업은 '자발적 상생 기업'의 준말로, 현재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KB금융 등 국내 대기업 10곳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박 장관의 이번 요청은 자상한 기업 참여를 국내 기업에만 한정하지 않고 해외 기업으로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판단된다. 박 장관의 '자상한 기업' 참여 요청에 대해 발렌베리 회장은 "기본적으로 방향에 동의하며 조속히 실무자간 세부 논의진행 희망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발렌베리 재단이 중소벤처부와 '자상한 기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계기로 양국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이 보다 활성화되길 희망한다"며 "상생협력은 발렌베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로 '자상한 기업' 제도는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렌베리 그룹은 스웨덴 최대은행 SEB, 건설장비 제조업체 아트라스콥코를 비롯해 일렉트로룩스, 에릭슨, 사브 등을 소유하고 있다. 스웨덴 국부의 3분의 1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스웨덴 최고 기업이다. 특히 발렌베리가는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스웨덴 국민의 자랑으로 회자되며 국가와 사회적 의무를 중시하는 명문가다. 박 장관의 이번 요청은 내년 스웨덴에 설치하는 한국스타트업센터(KSC)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내년 상반기 스톡홀름에 KSC를 설치, 우리 스타트업이 현지 창업 생태계에 깊숙이 스며들고, 양국의 스타트업이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윈윈하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편 현재 자상한 기업에는 네이버, 포스코, 신한금융그룹, 국민은행, 우리은행, 소프트뱅크벤처스, 삼성전자, 하나은행, 한국철도시설공단, 현대기아자동차 등 10개사가 선정됐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19-12-19 11: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