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릴 적 읽은 공주와 왕자의 동화는 거의 이렇게 끝을 맺는다. 모험으로 가득했던 공주와 왕자의 인생 이야기는 성대한 결혼식과 함께 끝난다. 결혼은 그들 여정의 종착지였고, 흥미진진한 서사의 해피엔딩을 의미했다. 나는 이런 식의 결말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이상의 모험도, 흥미진진한 서사도 없는 삶이 지루한 천국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삶을 어떻게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짧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단 말인가. 동화의 뒷이야기가 늘 궁금했다. '공주와 왕자는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성에서 사는 게 답답하진 않았을까?' '그러다 어느 날 다시 모험을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하지만 질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동화가 아닌 현실에선 그런 쓸데없는 궁금증을 품고 사는 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이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 일도 제법 많다는 것도 알았다. 질문 없는 삶은 편했다. 동화의 시나리오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입시와 취업이라는 모험과 고난을 통과했고, 동화 속 공주와 왕자처럼 성대한 결혼식도 올렸다. 이제 남은 건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인 걸까? 그토록 궁금했던 동화의 진짜 뒷이야기가 시작됐다. 오래전 품었던 '쓸데없는 궁금증'이 하나둘씩 풀렸다. 결혼은 시련과 고난으로 가득한 진짜 인생 이야기의 화려한 서막일 뿐 모험의 종착지도, 인생의 해피엔딩도 아니었다. 진짜 이야기 속의 삶은 내가 선택한 삶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는 법을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처럼, 지금은 불행 속을 걷고 있지만 이 길의 끝에는 다른 이들과 비슷한 모습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으며 30대의 시간을 지나왔다. 마흔쯤이면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며. 그러나 힘겹게 도착한 마흔의 삶은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마흔이란 나이는 여전히 흔들렸다. 해피엔딩은커녕 막다른 골목에 막힌 채 나아가지도 멈춰 서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애태우는 나날이었다. 워커홀릭, 육아홀릭, 성장홀릭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나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기까지, 인생 질문과 함께 찾아온 번아웃을 극복하며 내 삶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기까지, 지속 가능하고 지속성장하는 삶을 향해 인생의 두 번째 챕터를 과감히 펼치기까지 마흔의 고민, 마흔의 방황, 마흔의 성장은 계속됐다. 한 생명을 키워내는 일의 중대함과 내 성장, 발전도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오늘도 자기 몫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워킹맘 동료, 친구, 후배들. 세상의 기대치에 부응하느라 또 끝없이 나를 증명하느라 애쓰다 지친 선량한 완벽주의자들. 타인의 인생을 사느라 소중한 나의 오늘을 소진하고 정작 진정한 소망과 바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삶의 모범생들. 책임과 의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흔들리고 방황하는 마흔의 청춘들. 꼭 나 같은 우리를 생각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나다움으로 나답게, 지속 성장하는 삶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할 당신이 이 여정의 끝에서 더 큰 꿈을 꾸고,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한 성장 원동력을 발견하길 바란다. 과거-현재-미래의 나와 조우하고 화해하는 과정은 가슴 깊이 묻어둔 상처를 드러내고 단단히 뭉친 응어리를 풀어내야 하기에 아프고 힘들 테지만, 진정한 치유와 회복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수진 리더십컨설턴트
2024-06-27 18:05:39시대는 우리를 바쁘게 한다. 이 시대는 우리를 번거롭게 한다. 그렇다. 이 시대는 우리를 방황하게 만든다. 이 세상은 너무나 할 것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또한 뭐든 해서 될 것처럼도 보인다. 하나를 딱 선택하기가 너무나 어려워 보인다. 광고, 홍보 뭐 이런 것 때문일까? 어디를 봐도 좋다고, 이것이면 인생은 모두 다라고 떠들고 있다. 날마다 우리는 과도하고 황홀한 홍보를 들으며 살고 있다. 문제는 사람의 의식이고 판단이다. 지금 이 시대는 가장 인간의 올바른 판단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 하나의 선택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재미'를 따진다. 인생에 재미가 없으면 그것은 인생이 아니라고 말이다. 과연 재미있는 생이란 뭘까.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재미를 강조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무심하게, 덤덤하게 사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 정도만 살아도 재미있는 삶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적당히'보다 더 어려운 말은 없다. 맛을 따진다. 건강을 셈한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가장 뚜렷한 화두다. 우리들 나이쯤 되면 자식들을 모두 혼인시켜 보내 놓고 부부가 안정적으로 사는 친구들이 많다. 여기서 안정적이라는 말은 자식 다 혼인시키고 얼마만큼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고 주변에 이렇다 할 걱정거리가 적은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내 친구들은 거의 그렇게 산다. 부부가 감동적으로 눈부시게 살지 않는다고 해도 집 안에서 마주치면 눈웃음 한번 치지 않고 살고 있지만 그들은 나쁘지 않다. 그들은 말한다. 심심하다고. 늙은 아내를 바라보는 일과 늙은 남편을 바라보는 일이 싱겁다고. 아니 귀찮다고까지 한다. 그러면서 담담하게 웃는 그들이 행복하게 보인다. 그 편안한 행복이(나는 행복으로 보인다) 젊은 날 오직 하나의 길을 걸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의 그 평범한 행복이 젊은 날 오직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인생은 짜릿한 게 아니고 오히려 덤덤하다고 말하면서 재미없다고 말한다. 재미? 그것은 너무 과분한 욕심이다. 그들이 말하는 재미는 그들이 젊은 날에 모두 까 먹은 밤이다. 하얀 속살을 다 파 먹은 밤 같은 것이라고 내가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오직 하나를 위해 잠을 줄이고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늘렸다. 지금은 다른 재미를 찾아야 한다. 젊은 날에는 고생만 했으니 무슨 재미가 있었느냐고 말하지만 결국 생의 재미는 누구에게나 고르게 나누어져 있다. 젊은 날이라고 하늘이, 햇살이, 꽃이, 새가 없었겠는가. 그저 정신 놓고 사느라 그런 무상의 선물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살아 온 그 엄청난 예술을 이제야말로 넉넉히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노년은 결코 나쁘지 않은 것이다. 다 끝낸 것처럼 보내는 친구들 사이에 보석같이 아름답게 사는 내 친구 부부가 있다. 이들 부부는 다 퇴직을 하고 앞으로의 설계도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돈 많이 안 주고 가장 즐거운 것을 많이 하자는 것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모았다고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까운 산에 가고, 자연의 변화를 보고, 식사는 두 사람이 돌아가면서 뭐든 해내고, 맛이 없어도 웃으며 먹는다. 오후는 돈 안 주고 구경할 수 있는 그림 전시회를 일주일에 두 번은 꼭 간다는 것이며, 젊은이들이 노는 대학로를 걷고, 때로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한국의 가 보지 않은 도시를 구경하는 일이란다 그러나 그중에 내가 가장 놀라워 한 것은 두 사람이 꼭 지키는 일주일에 한 권씩 읽는 책이다. 책 목록을 정하고 읽고, 독후감도 써 보고, 서로 웃고, 잘 쓰지 않아도 되고, 부족하면 그런대로 다시 웃고 그렇게 사는 부부가 있다. 더욱 예뻐 보이는 것은 자식들에게 전화보다 편지를 더 많이 쓴다는 사실이다. 언제 우리가 자식들에게, 친구들에게 고요히 마음을 다듬고 편지를 써 본 적이 있는가. 퇴직 후는 그런 시간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중에서도 남들이 하기 어려운 고시를 서로 읽는 것인데, 이달에 읽은 시가 이옥봉의 그 아름다운 절창의 노래였다고 한다. 근래의 안부는 어떠신지요 사창에 달 떠오면 하도 그리워 꿈속 넋 만약에 자취 있다면 문앞 돌길 모래로 변하였으리 1550년에서 1600년 사이의 생을 살다간 아름다운 이옥봉은 보고 싶은 애인의 창가를 너무나 많이 밟아서 돌이 모래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눈물나는 절창을 노래한 것이다. 얼마나 님을 그리워 했으면 돌이 모래가 되도록 님의 창가를 맴돌았을 것인가. 과장법이겠지만 그 애타는 그리움은 잘 전해 오는 시다. 나는 시를 서로 주고받고 서재에 가서 없는 시는 서점에도 가서 사기도 하며 사는 내 친구 부부가 가장 명품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라고 견디어야 할 것이 없겠는가, 속 터지는 일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훌훌 털고 가끔은 하늘을 보며 다시 시작하는 것이리라. 소주도 가끔 거나하게 마시는 이 늙은 부부가 그렇게 함께하는 것은 어느 예술품보다 훌륭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고향, 앞선 선조들까지 빛나 보이게 하는 힘이 있어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귀찮으면 한 달쯤은 아무것도 안하고 각자 알아서 산다는 대목이다. 그 친구는 내게 새로운 힘을 부여했다. 나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명품을 찾게 하는 힘을…. 신달자 시인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06-20 18:16:09'오징어 게임' '수리남'에 잇따라 출연해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통했던 박해수가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지옥'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원진아는 데뷔 후 처음으로 무대에 섰다.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를 통해서다. 원작의 1부만 담은 '파우스트'에서 박해수는 백발의 현자 파우스트에게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악마 메피스토로 분했다. 원진아는 마녀의 영약을 마시고 젊어진 파우스트와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처녀 그레첸을 연기했다. ■ 박해수 "메피스토 유혹의 말들 너무 익숙해 기분 묘했죠" '코리올라누스', '햄릿' 등 고전에 대한 감각적인 해석으로 주목받은 연출가 양정웅은 이번에도 현대적인 무대미술과 연출로 시선을 모았다. 거대한 성모 마리아상과 동굴 등 약 170개의 무대 소품과 약 110벌이 넘는 의상은 뮤지컬에 버금가는 스케일을 자랑했고, 거대한 LED 배경을 이용한 총 26번의 영상 전환은 마녀와 파티를 벌이는 초현실적인 공간과 유럽의 뒷골목으로 관객을 초대하며 몰입감을 선사했다. 뭇 남성이 몰래 숨어든 그레첸의 방은 무대 뒤편 공간에서 영상을 통해 라이브로 송출돼 새로운 체험을 안겼다. 200년 된 고전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메피스토의 유혹에 가까워졌고, 파우스트의 고뇌와 그레첸의 양심과 멀어졌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양정웅 연출은 "'파우스트'는 시대와 공간, 문화와 언어를 뛰어넘어 인간 본질을 다루는 작품"이라며 "메피스토의 대사 중 많은 부분이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우리의 내면과 닮아 놀랍고 섬뜩했다"고 말했다. 박해수도 "대본을 읽고 기분이 묘했다"고 공감했다. 그는 "메피스토가 하는 유혹의 말들은 우리 주변서 쉽게 들을 수 있다"며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고전에서 그리는 선과 악의 시초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이번 작품에서 마치 카리스마 넘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이 손과 혀를 현란하게 움직이며 관객을 유혹한다. 그가 연기하는 메피스토는 쉽고 재미있고 매혹적이다. 파우스트와 처음 만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박해수는 "원래 대본에서는 학생인 양 위장하고 파우스트에 접근했다"며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당당히 밝히고 거래를 제안하는 지금과 같이 바꿨다"고 말했다. "마치 매력적인 부자처럼 당당하게 활개치는 이 시대의 '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기괴한 웃음과 현란한 몸동작에 대해서는 "무대에서 신체 연기는 특히 중요하다"며 "이번 역할을 위해 맹수들이 먹잇감 주위를 배회하는 모습이나 190cm 넘는 청바지 차림의 유명 지휘자의 동작을 참조했다"고 답했다. ■원진아 "죄를 인정한 그레첸에 주목" 그레첸은 파우스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나 그로인해 가족과 자신 역시 위험에 빠뜨린다. 의도치 않게 죄를 짓는 그레첸은 시대의 희생양이기도 한 비운의 인물이다. 원진아는 그레첸에 대해 "솔직하고 순수한 인물"이라며 "파우스트에게 '제 생각 좀 해주실래요?'라고 말하는 대사를 좋아한다"고 했다. "가족의 건강한 사랑을 못받던 그레첸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는 대사로 자신에게 닥칠 절망의 끝을 모른 채 감정에 솔직한 그 순수함이 매우 좋았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그레첸과 같은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그레첸이 죄를 짓고도 구원을 받은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했기 때문"이라며 "그레첸이 '사형장까지 왔네요'라고 하는데, 죗값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기에 무섭지 않더라"라고 부연했다. 생애 첫 연극무대에 오른 소감을 묻자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두려움이 최고조에 달랐다"고 답했다. 물론 도전의 대가는 달다. 그는 "어느 순간 연기가 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 컸다"며 "출연 제안을 받고 작품에 끼칠 민폐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고 돌이기며 "관객들의 박수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무대서 객석이 너무 잘 보여서 깜짝 놀랐다. 내 눈에 안보이던 시청자는 때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는데 우리의 노력에 대해 따뜻한 박수를 쳐줘서 오히려 시청자와 관객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두 배우는 극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존재다"를 꼽았다. 원진아는 "살면서 한번쯤은 흔들리는 순간이 오지만 그 순간 또한 성장을 하고 이는 꼭 겪어야 하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박해수는 "(신의) 큰 사랑이 느껴지는 대사"라고 말했다.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0 18:09:05정창섭(1927~2011)은 서울대 미대 제1회 입학생으로 한국의 아카데미즘 미술교육을 받은 첫 세대다. 1951년 졸업 전시에서 총장상을 받았고, 2년 뒤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받으며 화단에 본격 등장했다. 초기 작업에는 큐비즘의 경향이 나타났고, 1957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추상 작업을 시작했는데, 유럽의 앵포르멜 양식의 영향을 받아 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마티에르가 두드러진 작품을 선보인다. 1965년경부터는 유화를 수묵화 같은 기법으로 사용했고, 1970년대 중반부터 한지를 활용하는 작업, 1980년대 초부터는 종이 자체가 작품이 되는 '닥' 연작을, 1990년대 이르러서는 '묵고' 연작을 이어가면서 한지의 은근한 아름다움과 이를 통해 표현되는 내재적 울림을 전하는 고유의 명상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평생토록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정신과 물질 등 이질적 개념이 합치되는 '물아일체'의 세계를 추구했다. '귀(歸) 78-W(사진)'는 1978년 작으로 1993년 호암갤러리에서 열렸던 '그리지 않은 그림 1953-1993' 전시를 통해 소개된 작품이다. 1970년대는 정창섭의 회화정신이 본격적으로 잉태하던 때로 그의 화업에서 일대기적 전환이 이뤄진 중요한 시기이다. 이때 작가는 화선지를 캔버스에 붙인 뒤 그 위에 먹이 자연스럽게 번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했는데, '귀(歸) 78-W'는 원이 중심이 되던 '귀' 연작의 초기를 지나 사각형의 형상이 나타나는 작품이다. '귀' 연작은 제목이 시사하듯이 어떤 방황의 끝을 통해 또다른 출발의 한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전통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재료로써 한지로의 회귀도 포함한다. 그에게 한지는 한국인의 삶과 밀착된 전통적 생활방식이자 보편적인 민족성을 지닌 재료인 셈이다. 케이옥션이 준비하고 있는 새해 첫 경매(18일)에 출품된 '귀(歸) 78-W'의 추정가는 2200만~8000만원이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2023-01-09 18:24:32[파이낸셜뉴스] 블랙핑크의 첫 정규앨범이 한꺼풀 베일을 벗었다. 타이틀곡 제목은 '러브식 걸즈 Lovesick Girls'다. YG엔터테인먼트는 28일 오전 9시 공식 블로그에 'Lovesick Girls' 티저 포스터를 게재했다. 밤거리 같은 어두운 배경 속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의지하고 있는 블랙핑크 멤버 4인의 모습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심상이 전해진다. 노래 제목과 연관지면 사랑의 상처 혹은 아픔을 짐작하게 해 블랙핑크가 풀어낼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블랙핑크는 컴백을 앞두고 다양한 티저 콘텐츠를 선보였다. 앞서 지수, 제니, 로제, 리사의 어두우면서도 몽환적인 매력을 담아낸 개인 티저 영상은 독특한 누아르 감성마저 더해 블랙핑크의 첫 정규앨범 콘셉트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블랙핑크 데뷔 4년 만이자 YG가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더 앨범 THE ALBUM’ 전곡 음원은 10월 2일 공개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만큼 공개 시간은 미국 동부 시간 기준 0시, 한국 시간으로는 같은 날 오후 1시다. 피지컬 음반은 10월 6일 전국 온·오프라인 매장에 출시된다. 10월 14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BLACKPINK: Light Up the Sky)’도 공개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9-28 09:32:12[파이낸셜뉴스]꿈을 찾고 방황하는 청춘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장편소설 '서른다섯, 다시 시작해'가 출간됐다. 소설은 나름 할 수 있었을 법한 것들이 꽤나 있었던 청춘들과 극명하게 갈등을 빚어내고 있는 서른다섯을 맞이한 친구들이 어린 시절 얘기했던 뮤지컬 공연을 함께 준비하고 무대에 오르는 이야기다. 소설 속 친구들은 뮤지컬 무대를 만들어나가며 각자의 삶과 그 삶을 지탱해준 것들을 짚어 간다. 소설은 그것을 꿈이라고 말한다. 세상 둘도 없는 친구와 가족, 그리고 자신과 마주한 뒤 이해하며 한 발짝 더 다가서고자 한다. 책은 그 용기 또한 꿈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잊혀뒀던 나와 너, 그리고 현재 자신들의 현실과 똑 닮아 있는 부모들의 충격적인 과거와 마주한다. 저자 강혁모 작가는 "서른다섯은 꼭 숫자를 일컫지 않으며, 인생 중반에 멈춰 방황하는 모든 이를 지칭한다."며 "그것은 자신일 수 있고, 친구와 가족일 수 있다. 또 내가 생각했던 것과 잊혀진 것일 수 있으며 꿈꿨던 것들과 지금 바라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얼핏 다섯 친구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각자의 삶을 얘기하는 주인공으로 존재한다. 성장통에 고민하고 외롭고 꿈을 꾸고 도전하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시종일관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그 사이 현실감 넘치는 대화와 사건의 연속으로 긴장과 속도를 높인다. 강 작가는 1983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어렴풋이 작가를 꿈꿨다. 서른을 넘어서고 마흔을 맞이하며 가슴 한 켠에 담아뒀던 그 꿈을 마주했다. ‘서른다섯, 다시 시작해’는 그 첫 번째 책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0-05-02 13:46:27"청년희망나눔 프로그램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면접 경험을 늘릴 수 있었고 좋은 기회를 얻어 이렇게 일도 하고 인터뷰도 하게 됐으니까요."콘텐츠 제작사인 앨리스퀘어 감독팀 김현지 조감독은 "프로그램을 듣기 전에는 내가 한없이 작게 느껴지고 잘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20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김 조감독은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 프로그램인 '청년희망나눔'에 참여했다.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 프로그램은 청년 일자리 대책에 세부과제로 포함된 대·중소기업 상생 프로젝트 중 하나다. 대기업의 우수한 교육·훈련 인프라를 활용해 청년 구직자가 협력 중소기업에 즉시 취업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역량을 강화해 주자는 취지다.이노션은 교육기간 중 식비를 제공하며 수료생에게 수료증과 30만원의 장려금, 교통비를 지원했다. 또 수료자에게는 마케팅과 광고·홍보 대행, 행사 및 이벤트 분야에서 이노션과 협력 관계인 우수 파트너사들과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수료식 자리에서 바로 제공했다. 이는 곧 이노션 협력사들이 청년희망나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컸다는 점을 보여준다.실제 김 조감독은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 프로그램인 '청년희망나눔'에 참여했다.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 프로그램은 청년 일자리 대책에 세부과제로 포함된 대·중소기업 상생 프로젝트 중 하나다. 대기업의 우수한 교육·훈련 인프라를 활용해 청년 구직자가 협력 중소기업에 즉시 취업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역량을 강화해 주자는 취지다. 이노션은 교육기간 중 식비를 제공하며 수료생에게 수료증과 30만원의 장려금, 교통비를 지원했다. 또 수료자에게는 마케팅과 광고·홍보 대행, 행사 및 이벤트 분야에서 이노션과 협력 관계인 우수 파트너사들과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수료식 자리에서 바로 제공했다. 이는 곧 이노션 협력사들이 청년희망나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컸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김 조감독은 프로그램을 수료한 뒤 앨리스퀘어 감독팀에서 조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앨리스퀘어는 이노션의 광고 콘텐츠 파트너로서 광고 기획과 광고 영상 제작을 기반으로 뮤직비디오, 디지털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다. 김 조감독은 임용고시, 공무원 시험, 각종 자격증 등을 준비하고 방황하던 중에 친구 소개로 청년희망나눔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비전공자로서 광고 기획·마케팅 분야에 도전할 엄두가 안 났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그 결과 취업에도 성공했다. 김 조감독은 "제작에 필요한 레퍼런스를 찾고 광고주·대행사와의 미팅, 그에 필요한 자료도 준비하고 촬영이 있을 땐 현장에 나가 진행을 돕는 등 정말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며 "내 책상 하나가 생겼다는 점이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중소기업 상생 일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는 채용 관련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구인난을 덜 수 있고 구직자는 양질의 일자리와 맞춤형 직업 훈련을 제공받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노션을 포함해 총 11개사가 참여했으며 이노션은 올해 프로그램에도 동참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대·중소기업간 인력 개발 상생협력 모델로 대기업에 교육과정 개발비, 실습비,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만 34세 이하 청년 구직자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0-02-20 18:25:27▲ 사진=뮤직팜 제공 가수 존박이 8개월 만의 신곡에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존박은 오는 27일 새 싱글 '언더스탠드(Understand)'를 발표하고 새로운 활동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스마일(SMILE)'을 선보인 이래 8개월 만에 만나보는 존박의 신곡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잇다. 이번 '언더스탠드'에 관해 존박은 "특히 솔로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존박은 "이 노래를 작업할 때 이별을 겪고 있던 친구가 듣고 해맑게 따라 부르던게 기억난다. 방황해도 괜찮고 혼자여도 괜찮다. 그런 날들을 나중에 떠올렸을 때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이번 싱글에 대한 소감을 덧붙였다. 한편 존박은 현재 SBS 파워FM 라디오 프로그램 '존박의 뮤직 하이(Music High)'를 진행하면서 음악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hostory_star@fnnews.com fn스타 이호연 기자
2018-07-22 13:49:01뛰어난 리더는 방황하지 않는다/정보철/박하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들의 공통점은 흔들리지 않는 ‘중심’과 ‘확신’에 있다고 한다.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중심을 잡으며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유명 창업 컨설턴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그 답이 ‘인문 고전’에 있다고 말한다. 뛰어난 리더가 방황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답을 ‘중용’과 ‘사기’ ‘장자’ ‘그리스인 조리바’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전에서 찾았다.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이해관계 없이 판단하고, 필요한 것을 두려움 없이 실행하는 지성을 갖춘 자, 그가 진정한 리더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7-12-13 11:12:18세계를 움직이는 리더의 공통점은 흔들리지 않는 ‘중심’과 ‘확신’이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12일 창업 컨설턴트 정보철 저자는 신간 <뛰어난 리더는 방황하지 않는다>를 통해 “답은 인문 고전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박하 출판사에서 펴냈다. 저자는 리더가 방황하지 않는 비결을 《중용》,《사기》,《장자》, 《그리스인 조르바》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전에서 찾았다. 여기에 20여 년간 창업 컨설턴트 경험을 녹였다. 고전 속 인물들과 자신 경험을 통해 진정한 리더 모습을 구체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알베르 카뮈 소설 <시지프의 신화>속 주인공을 통해 리더의 ‘열정’에 대해 말한다. 본문 70쪽. “일찍이 알베르 카뮈는 이러한 가치들에 대해 강조했다. 그의 소설 <시지프의신화>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것은 반항과 자유, 열정이다. 산꼭대기로 밀어 올린 바위가 굴러 떨어지더라도 다시 밀어 올리는 노역이 수없이 교차하는 과정 속에서도 결코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는 시지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도피는 바로 최악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운명을 도피하지 말고 현실 그대로 인식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정언명령이다.” 정보철 저자는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과 가치관 정립이 중요하다”며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이해관계 없이 판단하고, 필요한 것을 두려움 없이 실행하는 지성을 갖춘 자가 진정한 리더”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7-12-12 14: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