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변화는 부자연스럽다. 적응기엔 누구에게나 걱정이 따르기 마련이다. 업종을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 추운 겨울, 동그란 갈색 덩어리 두 개가 아니었다면 자영업을 7년 더 이어올 수 있었을까. - 자영업자 A씨 최근 인터넷 카페에 훈훈한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1일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한 자영업자 A씨는 '음식장사도 사명감을 가지고 하게끔 만든 고객'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20년 넘게 해 오던 식당을 폐업하고, 배달·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으로 전환했을 때의 일이다. 배달을 처음 시작할 땐 컴플레인이 들어올까 늘 노심초사했다. 식당은 고객의 반응을 피부로 느낄 수 있지만 배달은 다르다. 고객이 만족하는지, 미진한 점을 느끼는지 리뷰를 받기 전까진 알기 어렵다. 때문에 A씨는 잠을 잘 때도 머리 맡에 벨소리를 최대로 키운 휴대폰을 놓고 잤고, 중간에 깰 때도 무슨 문제는 없었나 긴장된 마음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결국 하루는 실수가 나왔다. 자주 주문하던 고객으로부터 교환 요청 문자가 왔다.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미진한 부분이 없을 순 없었다. 속상함에 더해 고객의 조심스러운 말투가 마음을 더 무겁게 눌렀다. A씨는 불편하지 않다면 직접 가겠다고 하고선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달려갔다.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한 A씨. 고객 집 앞으로 올라간 그는 문 앞에 서서 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곤 벨을 눌렀다. 걱정과 달리 환하게 웃으며 문을 연 고객은 배달로 보내도 될 걸 먼 길을 왔냐고 했다. 감사하다는 고객은 손에 작은 쇼핑백 하나를 쥐어줬다. 그 안에는 캔 커피 두 개, 간식, 그리고 동그란 갈색 덩어리 두 개가 들어있었다. "6개월 전에 돌아가신 친정 엄마가 만들어 주신 청국장도 넣었어요. 이게 마지막 청국장이에요." 이렇게 귀한 걸 주냐는 물음에 "그래서 드리는 거에요"라고 답한 고객. 목이 메여 말이 안 나왔지만, 눈물은 나왔다. 고개 인사를 하고 돌아선 A씨는 차로 내려와 하염없이 울었다. 다음날 가게 식구들 점심으로 청국장을 끓인 A씨는 식사 전 어제 이야기를 꺼내며, "이 귀한 청국장의 의미는 늘 정성과 최선을 다하라는 뜻인 것 같다. 만두 한 알 소홀히 하지말고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만들자"고 말했다. 식당을 포함해 자영업만 27년. A씨는 "그 길고도 긴 시간을 장사하면서 진상손님도 참 많았지만, 진상손님보다는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 더 많았기에 지금도 잘 이겨내고 버티고 있다"고 말한다. 동그란 갈색 덩어리 두 개가 누구에겐 7년을 버틴 원동력이 된 셈이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4-11-21 14:55:41#. 3일 오후 1시 서울 강남의 한 에그드랍 매장. 가게 밖에 위치한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마친 일행 3명이 점원과 말을 섞지 않고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또 다른 손님이 'e식권'을 사용해 음료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e식권은 제휴를 맺은 기업과 식당 간 사용 가능한 일종의 '온라인 외상 장부'다. 조금 뒤 매장 직원이 분주하게 음식을 만드는 사이 라이더가 방문해 "쿠팡이요"라고 말한 뒤 고객 번호 4자리를 확인하고 미리 포장된 음식을 받아갔다. 푸드테크는 이제 식생활과 일상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고, 선불 충전금을 통해 결제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치킨 매장에서는 기계가 정해진 온도와 시간에 맞춰 치킨을 튀기고, 무인 커피전문점에서는 직원이 없어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식당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서빙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는 매장의 수익과 직결되는 피할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푸드테크, 이제는 일상 푸드테크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당시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200억 달러 규모였다.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푸드테크 시장은 2021년 2700억 달러, 2022년에는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비대면 주문과 배달 플랫폼 시장의 성장이 가팔랐다. 2022년 기준 배달 관련 시장 규모는 1500억 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또 키오스크, 태블릿 등 비대면 주문과 서빙 로봇도 이 시기를 전후로 급성장했다. 실제로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10평 이하 소규모 카페, 식당에서도 키오스크 주문이 일상화 됐다. 국내 키오스크는 2021년 21만대에서 2023년 53만여대로 1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주방에서도 푸드테크 도입은 빠르게 확산중이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서울대입구역점에 자동 튀김 로봇인 '보글봇'을 활용해 감자 튀김 등을 제조하고 있다. 작업자의 동선을 줄여 조리 과정을 단축하고 기름이 튀는 부상 등도 예방할 수 있다. 롯데리아는 향후 신김포공항점, 잠실롯데월드몰B1점까지 연내 보글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패티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도 내년 1월 도입할 예정이다. ■일자리·디지털 접근성 문제, 정부는 '뒷전'대형 외식기업들이 키오스크, 조리 로봇 등을 속속 도입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과 효율적인 매장 운영 때문이다. 간단한 서빙 로봇의 경우 월 50만~100만원, 고급 자동 주문 로봇은 150만~200만원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테크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서울 소재 음식점 6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키오스크 도입후 판매·서빙 근로자가 평균 0.21명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키오스크 등 푸드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장애인 등에 대한 접근성도 산업활성화를 가로 막고 있다. 모든 국민이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 사업인 '키오스크 UI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 예산은 2023년 33억5000만원에서 2024년 8억7100만원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6억1600만원으로 더 삭감됐다. 정부의 외면 속에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다. 한국맥도날드는 국내 평생교육원 등과 디지털 소외계층 해소를 위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키오스크 교육자료를 자체 개발해 이론 및 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시각장애인 고객을 위한 키오스크 음성 안내 기능을 아시아지역 맥도날드 최초로 도입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3 18:05:47[파이낸셜뉴스] #. 3일 오후 1시 서울 강남의 한 에그드랍 매장. 가게 밖에 위치한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마친 일행 3명이 점원과 말을 섞지 않고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또 다른 손님이 'e식권'을 사용해 음료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e식권은 제휴를 맺은 기업과 식당 간 사용 가능한 일종의 '온라인 외상 장부'다. 조금 뒤 매장 직원이 분주하게 음식을 만드는 사이 라이더가 방문해 "쿠팡이요"라고 말한 뒤 고객 번호 4자리를 확인하고 미리 포장된 음식을 받아갔다. 푸드테크는 이제 식생활과 일상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고, 선불 충전금을 통해 결제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치킨 매장에서는 기계가 정해진 온도와 시간에 맞춰 치킨을 튀기고, 무인 커피전문점에서는 직원이 없어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식당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서빙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는 매장의 수익과 직결되는 피할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푸드테크, 이제는 일상 푸드테크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당시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200억 달러 규모였다.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푸드테크 시장은 2021년 2700억 달러, 2022년에는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비대면 주문과 배달 플랫폼 시장의 성장이 가팔랐다. 2022년 기준 배달 관련 시장 규모는 1500억 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또 키오스크, 태블릿 등 비대면 주문과 서빙 로봇도 이 시기를 전후로 급성장했다. 실제로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10평 이하 소규모 카페, 식당에서도 키오스크 주문이 일상화 됐다. 국내 키오스크는 2021년 21만대에서 2023년 53만여대로 1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주방에서도 푸드테크 도입은 빠르게 확산중이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서울대입구역점에 자동 튀김 로봇인 '보글봇'을 활용해 감자 튀김 등을 제조하고 있다. 작업자의 동선을 줄여 조리 과정을 단축하고 기름이 튀는 부상 등도 예방할 수 있다. 롯데리아는 향후 신김포공항점, 잠실롯데월드몰B1점까지 연내 보글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패티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도 내년 1월 도입할 예정이다. bhc도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튀김 요리용 로봇 '튀봇'을, 교촌치킨도 로봇 제조 기업과 함께 개발한 '프랑잉 템플릿'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자리·디지털 접근성 문제, 정부는 '뒷전' 대형 외식기업들이 키오스크, 조리 로봇 등을 속속 도입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과 효율적인 매장 운영 때문이다. 간단한 서빙 로봇의 경우 월 50만~100만원, 고급 자동 주문 로봇은 150만~200만원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테크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서울 소재 음식점 60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키오스크 도입후 판매·서빙 근로자가 평균 0.21명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 기기를 도입한 이유로는 키오스크와 태블릿, 로봇 모두 '인건비 절감'이라는 응답이 55∼76%로 가장 많았다. 키오스크 등 푸드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장애인 등에 대한 접근성도 산업활성화를 가로 막고 있다. 모든 국민이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 사업인 '키오스크 UI 플랫폼 구축·운영' 사업 예산은 2023년 33억5000만원에서 2024년 8억7100만원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6억1600만원으로 더 삭감됐다. 정부의 외면 속에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다. 한국맥도날드는 국내 평생교육원 등과 디지털 소외계층 해소를 위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키오스크 교육자료를 자체 개발해 이론 및 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시각장애인 고객을 위한 키오스크 음성 안내 기능을 아시아지역 맥도날드 최초로 도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공공시설 등에서도 운영해 디지털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며 "일자리 문제도 로봇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3 15:32:09[파이낸셜뉴스] 경북 구미시 한 식당 주방에서 직원들이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흡연하면서 요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식당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입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튀김기 앞에서 조리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옆에 있는 직원 역시 팔짱을 낀 채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손님이 먹을 음식에 담뱃재가 떨어지거나 튀김기에 담뱃불이 떨어져 기름이 폭발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작성자는 "요리하면서 담배 피우는 거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냐. 배달 음식 못 시켜 먹을 것 같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 역시 "기본도 안 된 사람들이 음식 장사를 하네", "배달 전문 음식점은 위생이 걱정된다", "주방 상태만 봐도 더럽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모든 휴게음식점영업소, 일반음식점영업소 등은 시설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인천 한 식당에서 직원들이 담배를 피우며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이 적발돼 식품위생법에 따라 과태료 50만원이 부과됐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31 10:36:38#.더듬이 형태 손잡이가 달린 네모 형태의 로봇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목적 로봇팔을 꺼내 버튼을 눌러 탑승했다. 원하는 층수에 도착한 로봇은 엘리베이터에 내린 뒤 입력된 목적지인 객실 앞에서 노크를 했다. 로봇 전면에 탑재된 8형 크기의 터치스크린에 손을 대자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꺼낼 수 있도록 몸통에 탑재된 서랍 모양의 적재함이 열렸다.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가 2019년부터 개발한 물품배송 자율주행 로봇 '개미'의 서비스 장면이다.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 현장에서는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물류 로봇, 로봇 부품, 로봇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솔루션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로보티즈는 이날 맞춤형 협동로봇 '오픈매니퓰레이터-Y'를 최초로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완전 무인화 배송 시스템을 선보였다. 완전 무인화 배송 시스템은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개미'와 출시를 앞둔 맞춤형 협동로봇 '오픈매니퓰레이터-Y'를 연계한 시스템이다. 개미는 라이다센서, 모노카메라 등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장애물을 피한다. 모델별로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호텔, 골프장, 리조트, 공원 등 실내외를 돌아다니며 최대 30㎏(트레이형 기준) 무게의 택배, 식음료 등 배송, 분리수거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로 서울 마곡 등에서 개미를 활용한 로봇 음식배달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실내부터 실외까지 완전 무인화 서비스로 갈 수 있도록 높은 비용 부담에도 로봇팔을 연동해 쓰고 있다"며 "작업을 마치면 자동으로 복귀해 충전하는 실외 배송용 로봇을 개발한 것은 로보티즈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00% 내재화 로봇 등장…AI도 적용 12년째 협동로봇, 산업용 로봇, 자율이동 로봇 등을 자체 개발·생산하는 뉴로메카는 이날 양팔로봇 '토르소(Torso)'를 시연했다. 실제 사람 움직임대로 양팔로봇을 원격제어할 수 있었다. 한 팔로 두꺼비집 뚜껑을 열고 다른 한 팔은 스위치를 조작하는 등 양팔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뉴로메카는 100% 국산 내재화 협동로봇 '인디-K'도 최초로 공개했다.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 오던 감속기와 브레이크를 자체 기술로 연구개발·생산해 완전한 국산 내재화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 현장에서 용접을 하고 있는 용접 템플릿과 용접 특화로봇 옵티(OPTi)도 처음 선보였다. 신윤호 뉴로메카 디렉터는 "소규모 작업장에서 협소한 공간에서도 자동화가 가능하다"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 사용자들이 교육을 받고 쓸 수 있을 정도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티그리트는 △임베디드 코어 아키텍처와 AI 경량화 기술로 완성된 온디바이스 엣지 AI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플랫폼 등 로보틱스와 AI의 결합을 통한 하이퍼 AI 로보틱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기업이다. 인티그리트의 다양한 솔루션 라인업 중에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모델은 GPT-플래티 시리즈와 V.스텔라다. 첨단 다중이용시설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컨시어지를 구현할 수 있는 GPT-플래티 시리즈는 모델에 따라 11개의 고해상도 카메라 탑재, 27인치 키오스크 OLED 등 각기 다른 장점을 갖춰 고객이 원하는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다.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지원하는 AI 전용 에이전트인 V.스텔라는 호텔이나 쇼핑몰 무인매장 등 다양한 상업공간에서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이 사탕 갖다주고 사람 손가락처럼 움직이네 에이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기업으로, 최근 창업 6년 만에 35억원의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받기도 했다. 이날 에이로봇 부스에는 4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인 '앨리스 4'와 웰컴 로봇 '에이미'가 인기를 끌었다. 시연자가 '엘리스 4'에게 "레몬맛 사탕 갖다줘"라고 말하자 주문이 접수됐다. '엘리스4'는 노란색 봉지의 레몬맛 사탕을 컵에 떠 다가오는 웰컴로봇 '에이미'에 건넸다. '에이미'가 시연자에게 사탕을 주면서 모든 과정이 끝났다. 에이로봇 엄윤설 대표는 "두 다른 로봇이 상호 협동을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제 생성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문받고 서빙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그리퍼와 로봇 자동화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는 테솔로는 새로운 로봇핸드 제품인 '델토 그리퍼 5핑거(DG-5F)'를 선보였다. 사람이 데이터 글러브를 끼고 손을 움직이면 로봇이 이를 감지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동일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DG-5F는 한 손가락당 4개의 관절로 구성된 휴머노이드 로봇핸드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DG-5F'로 종이컵을 옮기는 시연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주강로보테크는 자사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면 맥주 서비스 로봇이 맥주 1잔을 따라주고 과자도 안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여 인기를 모았다. 로봇이 맥주 캔 뚜껑을 따고 맥주를 따를 때는 잔을 최대한 기울여 거품 발생도 줄였다. 엡손이 선보인 폴딩 암 6축 로봇 N2와 하이엔드 스카라 GX로 구현한 반도체 검사 및 이송 공정과 에이알247의 자율주행 배송로봇 '배로미' 등도 눈길을 끌었다.특별취재팀 김만기 팀장 조윤주 구자윤 장민권 주원규 기자
2024-10-23 18:04:20[파이낸셜뉴스] 전남 순천 도심 길거리서 일면식도 없던 남성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10대 소녀를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순천시는 숨진 A양(18)의 추모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29일 조례동 사건 현장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시민들은 사건 현장에도 국화꽃 등을 놓고 추모글을 남기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아울러 천막으로 설치된 분향소에는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국화꽃과 분향대가 마련됐다. 추모 현장에는 "하나뿐이었던 내 친구.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정말 아팠을 텐데 너무 미안해. 잊지 않고 지내며 항상 그리워할게"라는 글이 적힌 작은 팻말이 놓였다. 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솜방망이 처벌이 범죄를 부추긴다" 등이 적힌 팻말도 놓여 있었다. 또 생전 고인이 좋아하던 것으로 보이는 딸기우유, 과자가 놓여 있었다. A양은 지난 26일 오전 0시43분께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만취 상태의 B씨(30)에게 흉기로 수차례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B씨는 범행 직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배달전문 식당에서 혼자 소주 4병을 마신 뒤 맨발로 흉기를 들고 나와 A양을 800m 가량 뒤에서 따라간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범으로 긴급체포된 B씨는 지구대에서도 형사들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난동을 피우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을 살해한 B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자세한 범행 동기 등 사건 경위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정희영 부장판사는 전날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주거부정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영장실질심사 20분 만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를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30일 오후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개가 결정되면 B씨의 얼굴, 성명, 나이 등이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30 05:49:14[파이낸셜뉴스]#. 서울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최근 저녁식사 후 아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자신을 질책했다. 가족과 함께 먹으려고 배달 주문했던 계란찜이 상했는데, 이를 모르고 먹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황스런 상황은 이어졌다. 이씨가 배달 플랫폼에 관련 리뷰를 달자, 업주는 명예훼손이라며 댓글을 블라인드 처리했다. 플랫폼 업체는 "시스템 문제로 30일 이후에 (블라인드가) 풀린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배달 플랫폼의 댓글 블라인드를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음식점을 선택을 위한 알권리"를 비판하는 반면 배달 업주는 "업주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배달 플랫폼 업체는 '중재'만 고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업체들의 적극적인 개입과 장치 마련을 제안했다. 25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온라인 플랫폼 관련 분쟁 접수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4건에서 2021년 103건, 2022년 111건, 2023년 229건 등 증가 추세다. 지난 7월까지 208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플랫폼의 댓글 블라인드를 사용 하는 것에 대해 '알권리'를 침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대 박모씨는 "가게와 메뉴를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리뷰"라며 "가끔 좋지 않은 리뷰를 볼 때면 주문하지 않기 때문에 댓글을 가리면 알권리를 침해당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플랫폼 업체에 항의했던 이씨는 한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치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달 업주들은 평점 테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권이라고 반박했다. 악의적 댓글에 대해 '블라인드' 신청시 소명에서 결과까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하소연도 한다.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는 30대 A씨는 "댓글과 평점 테러는 어이없지만 어쩔 수 없다"며 "플랫폼들이 독과점 형태를 취하고 있어 이용하지 않으면 장사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달 플랫폼들은 모든 사안을 확인할 수 없어도 중재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모기업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악성 리뷰의 경우에 대해선 명백히 조치가 되지만, 맛이나 음식 및 포장상태 등에 대해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것들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중재하는 방안으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기요 관계자는 "업주분들이 댓글 게시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며 "'음식이 식어서' 등의 리뷰는 권리 침해에 대해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시스템 구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와 업주 모두 배드 플레이어가 문제"라며 "블라인드 처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9-25 14:39:28【 베이징·서울=이석우 특파원 박종원 기자】 중국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베이징의 주요 상점가와 거리는 예전 같지 않았다. 빈 상점과 사무실, 텅 빈 거리가 현재 중국 내수시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내수침체는 주요 원자재 가격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 추석 명절 '중국의 이태원' 베이징 차오양구 싼리툰의 상점가와 식당들. 이곳은 랑콤, 로레알, 에스티로더, 퓨마, 나이키, 아디다스, 구찌, 루이비통 등 외제 화장품과 신발 및 명품매장, 가전제품점에 벤츠 등 외국산 자동차 매장까지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다. 휴일을 맞아 젊은이 등 방문객들로 모처럼 활기가 돌았지만 업주들은 판매액이 별로 늘지 않았다고 아우성이었다. ■왕징 소호 사무실도 30% 비어 젊은이의 명소로 꼽히는 싼리툰 소호에서 제법 잘나가는 식당인 '레스토랑 화뉴'의 한 관계자는 "손님이 30%가량 줄었고, 판매되는 메뉴도 예전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200~300위안(3만7510~5만6265원)대를 찾는 등 절약소비가 두드러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싼리툰 소호 빌딩1의 3~4층은 절반 가까이 비어서 대낮에도 을씨년스러울 정도였다.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던 네일숍, 피부관리센터, 안마숍, 잡화점 등은 문을 굳게 닫은 채 잠겨 있었다.지갑을 닫은 소비자와 줄어든 매출 속에 베이징 대부분 지역의 사무실 건물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베이징본부, 배달운송 앱 운영사인 메이퇀, 부동산대기업 녹지그룹, 중국 항텐그룹 등 중국의 대표적 플랫폼기업과 대기업 및 벤처들이 몰려 있는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 중심부. 이 지역 시그니처 건물 격인 왕징 소호 역시 비어있는 사무실이 30%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 정부, 소비진작 안간힘 내수부진이 계속 깊어지자 만두와 면 종류로 유명한 대만계 음식체인 딘타이이펑도 10월 31일까지 베이징의 대표적인 플래그십 궈마오 매장을 비롯, 중국 내 14곳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철수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전국적으로 영업허가를 취소하고 문을 닫은 국수 가게만도 2만9000개를 넘었다. 소매정보 플랫폼 링크숍 최근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최소 74개 식음료 브랜드의 매장 400여개가 문을 닫았다. 경제둔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고가 식당일수록 생존과 가격경쟁에 내몰렸다. 베이징시 당국에 따르면 연 매출이 200만위안(약 3억8000만원)을 넘는 요식업체들의 올 상반기 이익은 1억8000만위안(약 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8% 줄었다. 팅위엔자런, 칭화이옌 등 고급 식당들도 자존심을 접고 다중덴핑과 같은 식당 소개 앱에 50~70% 가격을 인하한 세일식단을 선보이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유·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 1992년 이후 30년 넘게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아 주요 원자재를 빨아들였던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갈 곳 잃은 원자재들이 시장에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락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려면 중국 경제가 나아져야 한다며 앞으로 원자재 시장의 핵심 고객이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배럴당 71.95달러로 장을 마쳐 연초와 비슷한 가격을 나타냈다. 유가는 중동의 전면전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4월과 7월에 일시적으로 80달러 초중반에 이르렀으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19일 시세는 올해 들어 약 1.6%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약 11% 내려간 수준이다.다른 산업용 원자재 가격 역시 시세가 밀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보도에서 미국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을 인용해 국제 철광석 시세가 전날 기준 t당 90.25달러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june@fnnews.com
2024-09-22 18:14:35물건을 원하는 가까운 곳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는 원래는 일본 용어라고 한다. 영어로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로, 바로 고객의 문 앞에서 받아 문 앞으로 가져다준다는 의미다. 배달은 택배를 아우르는 상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우체국 소포는 배달을 원하는 사람이 우체국에 직접 가서 접수해야 하는 점이 다르다. 판매자가 우편이나 소포 등의 방법으로 물건을 먼 곳의 소비자에게 배송하고 돈을 송금받는 판매방식은 구한말 때부터 있었다. 주로 학습지나 책을 우편으로 보내는 통신판매다. 집으로 갖다주는 화물운송 서비스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에 시작된 철도 택급제가 효시라고 한다. 호구(戶口)에서 호구까지, 즉 문 앞에서 문 앞까지 수하물을 배달하는 택급(宅扱)은 택배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1930년 설립된 조선미곡창고(미창)는 대표적 종합물류기업 CJ대한통운의 전신이다. 조선미창은 창고 보관과 하역업에 운송업을 겸업하다 1950년 한국미창으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미창은 1962년 1월 중단됐던 택급 업무를 재개했다. 이듬해 대한통운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 운송업을 주업으로 삼으며 94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택배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1990년대부터 택배산업은 규모가 커졌다. 정부는 1991년 9월 택배 서비스 관련 법률을 제정했고, 이 법에 따라 사실상의 국내 최초 택배 서비스인 ㈜한진의 '파발마'가 이듬해 6월 서비스를 시작했다(조선일보 1993년 4월 21일자·사진). 당시만 해도 문 앞까지 상품을 배달해주는 택배는 신종 서비스였다. 본격적인 택배 시대가 열리기 전에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배달 판매방식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다. 서울 종로구에 있던 한 스테이크 식당은 전화 주문만 하면 사대문 안에 있는 가정으로 배달해 주었다. 도시락 전문 배달업체가 등장해 당뇨환자를 위한 맞춤형 도시락을 배송해 주는 택배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베이커리 업체도 택배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활어회와 참치, 오징어 등 싱싱한 생선회를 냉장 상태로 배달해 주는 업체도 나타났다. 1990년대 중반부터 택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배송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 카탈로그 쇼핑 등 비대면 판매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1995년 삼구홈쇼핑(현 CJ오쇼핑)과 한국홈쇼핑(현 GS홈쇼핑)이 방송을 시작하면서 택배 시장은 초고속 성장기에 접어든다. 한진택배에 이어 대한통운과 현대택배도 가정 택배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졌다. 삼구홈쇼핑을 인수한 CJ그룹의 CJ GLS와 전국 유통망을 가진 우체국택배도 합류했다. 택배 시장은 외환위기의 영향도 받지 않고 성장을 거듭했다. 인터넷 보급으로 온라인 판매가 폭증하고 홈쇼핑 방송 채널도 더 늘었다. 대형마트와 서점도 택배로 고객이 편하게 제품을 받아보는 서비스에 참여했다. 현재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우체국택배를 5대 택배기업이라고 한다. 택배산업 규모는 지난해 8조8000억원에 이르렀고 수년 안에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1인당 연간 평균 택배 이용횟수는 131회다. '로켓택배'를 내건 쿠팡의 등장으로 택배산업은 경쟁이 더 격화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현재 230조원가량인데 더 커질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 업체의 가세로 택배산업의 미래는 밝다. 온라인 택배업과는 별도로 중국집 '철가방'식의 음식배달을 체계화·기업화한 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업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일반 택배보다 시장규모가 훨씬 크다. 국내에 처음 들어온 외국 특송업체는 DHL코리아로 1977년의 일이었다. 국내 택배 업체들도 외국으로 시선을 돌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를 필두로 유럽과 미국, 중남미까지 진출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8-22 18:33:39#. 경기도 부천에서 배달대행 업체 만나플러스 지사(대리점)를 운영하는 정채명씨(45)는 지난 6월부터 배달기사가 받아야 할 배달비를 대출을 받아 지급했다. 배달기사는 하루 100만원씩 출금이 가능했지만 지난 5월부터 지급 불능 상태가 발생하다가 6월부터 30만원, 10만원으로 출금 가능액이 쪼그라들었다. 결국 정씨는 본사 대신 지급한 배달비와 지사 수수료 등 1억8000만원을 떠안은 채 다른 배달대행 업체로 회사를 옮겨야 했다. 배달대행업체인 만나플러스가 배달기사에게 지급해야 할 배달비 정산을 하지 못하면서 배달기사와 대리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티메프)'가 야기한 대금 미정산 사태가 배달업계에서도 현실화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만나플러스는 지난 6월 중순부터 배달기사와 지사의 대금 출금을 막고 있다. 만나플러스 소속 배달기사와 지사는 하루 한 시간 동안 각각 100만원, 1000만원씩 출금이 가능했다. 식당 등 배달을 요청하는 가맹점이 지급한 배달비는 건당 지사 수수료 200~400원을 제외하고 배달기사에게 지급되는 구조다. 대신 지사는 건당 88원씩 프로그램 사용료를 낸다. 4년� 배달대행 대리점을 운영하는 정씨는 만나플러스 정산이 막히자 지난 9일부터 다른 배달대행 업체인 생각대로로 옮겨가는 결정을 했다. 대신 만나플러스로부터 받지 못한 지사 수수료와 배달기사 배달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식당 등이 미리 예치해둔 배달비 6000여만원도 정씨가 새로운 업체에 대신 충전해줬다. 정씨는 "배달비를 받지 못하면 배달기사가 떠나기 때문에 대출로 배달비를 주고 지사를 유지했다"며 "배달기사 수는 80명에서 25명까지 줄었다"고 토로했다. 피해 대리점들은 배달기사가 받아야 할 배달비뿐 아니라 가맹점 부가세 등 각종 비용을 떠안았다고 했다.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영세 업체의 경우 상당수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실정이다. 관련해 정씨는 "식당에서 부담하는 배달비에 붙는 10% 부가세를 배달대행 프로그램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며 "부가세마저 처리가 안되고 있어 부가세까지 지급했다"고 했다. 현재 만나플러스 대리점이 회사를 옮기면서 식당들이 미리 입금한 배달비 역시 묶여 있는 상태다. 서울에서 배달전문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배달 대리점이 회사를 옮기면서 같이 옮겼는데 만나플러스에 미리 100만원 정도 입금해둔 돈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나플러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대리점과 가맹점 등이 받지 못한 돈은 85억원에서 13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만간 단체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은 비대위원장은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대리점 대부분이 회사를 옮겼다. 하지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대부분 수억원의 돈이 묶여 있다. 티메프 사태가 다른 업종에서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플랫폼 업체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제도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8-21 18: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