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이 해당 사건을 다룬 방송사에 억울함을 표하는 자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30대 남성 이모씨가 김재환 PD에게 썼다는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해당 방송에서는 지난해 4월8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자세히 다룬 바 있다. 김 PD는 “이씨한테 ‘방송을 봤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며 “반론권 때문에 면회도 하러 갔었고 방송 전 보낸 편지에도 한차례 답장이 왔는데 방송 이후에 또다시 편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보냈다는 편지에는 “김재환 PD님, 8일 방송과 그 전 예고편 전부 다 봤습니다. 진짜 너무하네요. 아이고~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네요.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 사세요.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PD는 ‘마음으로 해주니까’라는 발언에 대해 “교도소에 접견 갔을 때 자기는 진심으로 말했다는 이런 의미 같다”고 해석했다. 이씨는 이어 “직업상 이해는 하면서도 BJ 엄태웅, 그런 말로 돈 버는 애들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되죠. 2주도 같이 안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엄태웅씨는 지난해 6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씨와 2주 동안 같은 구치소에 있었다”며 “이씨가 재판에서 ‘심신미약’으로 양형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매일 정신과 약을 먹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계속해서 이씨는 “PD님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냐”며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라는 걸 안 하냐”고 덧붙였다. 김 PD는 "이씨 편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면서 “글씨만 봐도 이씨의 이기적인 특성을 알 수 있다”며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이해해라’ 이런 느낌이 아니라 본인한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 떨어지게 한 점을 보면 가해자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라고도 했다. 한편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22일 부산 서면에서 이씨가 새벽에 혼자 귀가하던 피해 여성을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이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후 피해자에게 출소 후 보복하겠다는 발언과 전 여자친구에게 보복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날 함께 방송에 출연한 사건 피해자 김진주(필명) 작가는 “‘미수’여서 처벌이 약해진 것 같아 ‘내가 죽었어야 했나’라는 이야기도 했다”며 “살아있다면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7 10:07:42SNS 인플루언서의 함정 괜히 정치에 끼어든 통에 주가 흔들리고 불매 조짐 신세계는 재계 11위 재벌 오너는 막중한 책임 가져야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 예전의 센스 되찾아달라 [파이낸셜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4)은 인스타그램 스타다. 팔로워가 75만명에 이른다. 인기 연예연 못지 않다. 정 부회장은 인심 좋은 키다리 아저씨로 명성이 높다. 지난 2020년 정 부회장은 감자, 고구마, 바다장어 '완판남'으로 등극했다. 요리 스페셜리스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TV 프로그램에서 SOS를 치자 정 부회장이 이를 흔쾌히 수용한 결과다. 신세계그룹은 아래 백화점과 이마트가 있다. 총수가 특정 제품을 신세계 유통망에 태우면 품절은 시간문제다. 농·어촌은 코로나 사태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부회장의 소탈한 성품과 선한 영향력은 대중의 박수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세금 문제도 깨끗하다. 여느 재벌 총수와 다르다. 지난 2006년 아버지가 정 부회장과 여동생에게 지분 전량을 넘겼다. 남매는 합쳐서 증여세 3500억원을 에누리없이 다 냈다. 당시로선 역대급 증여세로 화제를 모았다. 2020년엔 어머니가 보유주식 일부를 남매에게 넘겼다. 이때도 남매는 투명한 납세 절차를 밟았다. ◇너무 나간 정용진 그런데 정 부회장이 오버했다. 스스로 '멸공' 풀섶을 지고 정치판으로 뛰어들었다. 정치는 손익을 중시하는 기업인이 기웃댈 곳이 아니다. 멸공을 외치는 건 개인의 자유다. 정 부회장이 태어난 해(1968년) 이승복 어린이는 북한 무장공비 앞에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다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지금도 이승복 어린이의 투철한 반공 정신을 되새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그냥 개인이 아니다. 싫든 좋든 그는 공인이다. 2021년 기준 재계순위 11위의 신세계 그룹을 총괄한다. 계열사만 45개다. 그런 그가 SNS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든 기사를 올리고 그 아래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해시태그를 단 건 지나쳤다. 그룹에선 정 부회장을 말릴 사람이 없다. 누가 감히 오너한테 쓴소리를 하겠는가. 이래서 오너 리스크가 되풀이된다. 행여 정 부회장이 "아무도 나한테 인스타그램 접으라고 하지 않던데"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오다. ◇정치판으로 번진 멸공 지난 7일 조국 전 법무장관은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때 정 부회장이 '묵언수행'에 들어갔다면 본인은 물론 회사를 위해서도 좋았을 것이다. 조 전 장관을 두둔해서가 아니다. 사실 조 전 장관이 '21세기' 운운한 데는 헛웃음이 나온다. 그는 21세기에 '죽창가'를 운운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정 부회장이 그쯤에서 한 발 물러서길 바랐다. 그래야 키다리 아저씨 이미지도 살고 회사 주가도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봤다. 웬걸, 정 부회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조 전 장관의 글을 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리스팩'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리스팩(Respect)은 존경한다는 뜻이지만 누가 봐도 조 전 장관을 비꼬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마당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정용진발 멸공은 온전히 정치 이슈가 됐다. 윤 후보는 8일 인스타그램에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으면 달파멸콩이다. 달(Moon)은 문재인 대통령, 달파는 문파(빠), 멸콩은 멸공이다. 윤 후보가 문 정부의 친중 정책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급기야 사태는 "일론 머스크 말글 한마디로 코인 시장이 들썩이고 트럼프 트윗 한 줄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 보면서 부러웠을까"(김태년 의원), "국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 놀이"(조국 전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라이벌 의식 때문에 과속하는 것 같다"(김의겸 의원), "멸공할 거면 군대 가셨어야 한다"(방송인 김어준)는 데까지 번졌다. ◇미국의 경우, 중국의 경우 물론 기업인이라고 다 입을 닫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앙숙이다. 워런 의원은 억만장자세를 추진 중이다.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같은 울트라슈퍼 리치가 대상이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캐런 상원의원'이란 인신공격성 댓글을 달았다. "어렸을 때 아무 이유도 없이 닥치는 대로 모든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던 내 친구의 화난 엄마가 생각난다"면서다. 미국에서는 이런 백인 여성을 '캐런'으로 부른다.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머스크와 앙앙불락하는 사이다. 샌더스는 작년 11월 트위터에 "극도로 부유한 자들이 공정한 몫(세금)을 내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자 머스크는 "당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걸 계속 잊고 있었다"고 비아냥거렸다. 샌더스 의원은 1941년생으로 올해 여든한 살이다. 그래도 머스크가 멀쩡한 걸 보면 미국의 언론자유는 정말 알아줄 만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미국 이야기일 뿐이다. 다른 나라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을 보라. 알리바바는 중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이다. 그런데 창업자 마윈은 몇년 째 반 실종 상태다.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마윈은 "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정책을 취하며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뼈아픈 소리를 했다. 단박에 마윈은 괘씸죄에 걸렸다. 그 벌로 당국은 거대 자회사 앤트그룹(알리페이)의 기업공개(IPO)를 무산시켰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중국이 아니다. 그렇다고 미국도 아니다. 괘씸죄란 단어가 여전히 신문에 나오는 걸 보면 미국보다 중국에 가깝지 않을까. 현대(차)그룹을 창업한 정주영은 1992년 대선에 출마했다. 김영삼, 김대중과 3파전을 치렀으나 3위로 낙선했다. 그 뒤 김영삼정부가 현대를 세무조사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1993년 의원직을 사퇴한 정주영은 김영삼정부 내내 조용히 지냈다. 정주영 사례에서 보듯 한국 정권은 반기를 든 기업을 잊지 않는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과 여야 의원들이 이를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 전 회장은 정치 발언을 삼간 채 위기론, 샌드위치론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데 그쳤다. ◇신중한 처신을 당부한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은 정용진 부회장의 외할아버지다. 이병철은 '불가근 불가원'을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정치와 너무 가까워도 또 멀어서도 안 된다는 경구다. 방점은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말라는 데 찍혔다. 정부와 싸우지 말라는 증시 격언도 되새겨봄직하다. '멸공' 발언 파장으로 주가가 떨어지고 이마트·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 기미마저 보인다. 다행히 신세계 주가는 11일 급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정 부회장이 정치와 거리두기에 나선 덕이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정 부회장은 10일 인스타그램에서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내 갓끈을 어디서 매야 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함양할 것"이라고 했다. 누가 뭐래도 정 부회장은 기업인이다. 대중을 향한 선한 영향력도 월등하다. 부디 예전의 키다리 아저씨, 완판남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그의 센스를 믿는다. paulk@fnnews.com 곽인찬 주필
2022-01-11 18:22:59[파이낸셜뉴스]경찰이 핼러윈 데이인 지난 31일 용산구 이태원에서 고릴라 탈을 쓴 남성이 여성을 불법촬영한 사건을 접수하고 정식 수사에 나섰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불법촬영 피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자신의 뒷모습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고발 사건은 자동으로 입건되기 때문에 이 남성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고소장 접수 전까지 이 사건 영상 등을 검토해오던 경찰은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불법촬영이 발생한 일시와 장소, 피의자 신원 등을 특정했으며 피해자 진술을 검토해 출석 요구를 할 방침이다. 이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핼러윈 기간 이태원 골목을 찍은 영상과 캡처 사진이 올라왔다. 이 영상엔 고릴라 탈을 쓰고 분장을 한 남성이 ‘버니걸’ 복장을 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남성은 불법 촬영을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이에 고릴라 탈을 쓴 남성은 ‘오케이’(OK) 신호를 보냈다. 영상은 지난 31일 이태원 한 골목에서 촬영돼 유튜브에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다 구체적인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1-11-01 17:48:11[파이낸셜뉴스]핼러윈 데이인 지난 31일 용산구 이태원에서 고릴라 탈을 쓴 남성이 여성을 불법촬영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가 접수돼 사건을 검토 중에 있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정식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는 아니다"고고 전했다. 이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핼러윈 기간 이태원 골목을 찍은 영상과 캡처 사진이 올라왔다. 이 영상엔 고릴라 탈을 쓰고 분장을 한 남성이 ‘버니걸’ 복장을 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남성은 불법 촬영을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이에 고릴라 탈을 쓴 남성은 ‘오케이’(OK) 신호를 보냈다. 영상은 지난 31일 이태원 한 골목에서 촬영돼 유튜브에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다 구체적인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1-11-01 14:42:42이재명 지사 간판공약 발표 저커버그와 머스크는 옹호 게이츠는 "이르다"며 선 그어 소주성 트라우마가 걸림돌 대선 득표에 득일까 실일까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경기 지사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같은 글로벌 CEO들도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기본소득 정책발표에서 한 말이다. 어디까지 사실일까. 대체로 맞다. 하지만 게이츠 이름은 빼는 게 좋겠다. 유명인 몇 사람이 옹호한다고 기본소득이 정당성을 갖는 것도 아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공약으로 발표했으니 무를 수도 없다. 이재명과 기본소득은 이제 한 몸이다. ◇교황은 이 지사 편 인류애의 화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을 힘껏 옹호한다. 코로나 위기가 배경이다. 2020년 부활절(4월12일)에 '대중운동(Popular Movements)'에 보낸 서한에서 교황은 "지금이야말로 보편적 기본임금을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대중운동'은 교황의 주도로 전세계에 설립된 가톨릭의 풀뿌리 조직이다. 기본임금은 기본소득으로 진화한다. 2020년 12월 교황은 전기작가인 어스틴 아이버레이와 함께 'Let us dream'이란 책을 냈다(사이먼 앤 슈스터 간). 여기서 교황은 "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과 같은 개념을 탐색할 때가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UBI를 '모든 시민에게 조건없이 주는 균등 지급'으로 정의했다. 교황이 말한 기본임금과 기본소득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임금이든 소득이든 노동자에게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자는 게 교황의 뜻이다. 따라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말할 때 프란치스코 교황을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다. ◇저커버그도 이 지사 편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는 2017년 5월 하버드대 졸업식 치사에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세대마다 평등에 대한 개념을 새로 써왔다며 "우리는 보편적 기본소득과 같은 아이디어를 탐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7월 알래스카를 찾은 저커버그는 기본소득 논의를 이어갔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영구기금배당(PFD·Permanent Fund Dividend), 곧 알래스카판 기본소득을 소개했다. 자원이 풍부한 알래스카는 1976년 주헌법에 따라 알래스카영구기금(APF·Alaska Permanent Fund)을 만들어 석유에서 발생한 수익을 조건없이 주민들에게 나눠준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기금은 640억달러(약 72조원) 규모로, 매년 평균 1600달러(약 180만원)을 모든 주민에게 거저 준다. 따라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말할 때 저커버그를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다. ◇머스크도 찬동 테슬라 CEO인 괴짜 머스크가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배경에는 자동화가 있다. 언젠가 기계가 사람 일자리를 앗아가는 시대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2016년 11월 머스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자동화 때문에 결국은 우리가 보편적 기본소득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엔 버니스 킹의 트위터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기본소득을 두둔했다. 버니스 킹은 미국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이다. 버니스는 로스앤젤레스·애틀랜타 등 9곳이 '보장소득을 위한 시장 모임'을 구성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버니스는 "보편적 기본소득(연간 보장소득)은 아버지(킹 목사)가 추천했던 것"이라고 썼다. 이를 본 머스크는 "아주 많이 동의한다(Very much agree)"고 화답했다. 따라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말할 때 머스크를 인용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마틴 포드가 대부 저커버그, 머스크 등 혁신 기업가들이 기본소득에 꽂힌 데는 마틴 포드의 영향이 컸다. 실리콘밸리 혁신 창업자 중 한 명인 포드는 2015년 '로봇의 부상(Rise of the Robots)'이란 책을 냈다. "기계는 이제까지 수행해오던 도구의 역할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근로자의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다"는 게 포드의 분석이다. 기계가 노동자가 되면 사람은 일자리를 잃는다. 일자리에서 쫓겨나면 소득이 없다. 그 대안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2020년 미국 대선에 출마한 혁신 창업가 앤드류 양은 기본소득을 간판 공약으로 삼았다. 18세 이상 모든 미국 성인에게 월 10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중도 사퇴하면서 공약은 무산됐지만, 양은 미국 정치권에 기본소득 논의의 씨를 뿌렸다. 그는 '로봇의 부상'을 읽은 뒤 기본소득 주창자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게이츠는 결이 달라 2019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는 사회적 토론 사이트 레딧(Reddit)에서 "사람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비용이 얼마나 들지 따져볼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곤궁한 이들에게 혜택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그냥 수표를 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보다 2년 전인 2017년에도 게이츠는 역시 레딧에서 기본소득에 반대는 아니지만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조차 사람들이 일을 안 해도 좋을 만큼 부유하지 않다. 그때까지 근로장려세제(EITC) 같은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ITC는 저소득층에 세금 환급 형태로 근로장려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말할 때 게이츠를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반대파는 차고 넘친다 교황과 저커버그, 머스크가 기본소득에 긍정적이라고 해서 이 정책이 무오류성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파는 차고 넘친다. 심지어 이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이견이 속출한다. 기본소득 정책이 책상 위 이론에 불과하다는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다. 주요국 가운데 아직 기본소득을 본격 도입한 곳은 없다. 천연자원이 풍족한 알래스카는 참고용이지 모델은 아니다. 인구(약 71만명)도 서울 송파구(약 67만명)보다 조금 많은 정도다.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은 양날의 칼이다. 대선 정책 논쟁의 주도권을 쥔 것은 플러스다. 찬성하든 반대하든 기본소득을 말하려면 이재명을 말해야 한다. 동시에 기본소득은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정부가 밀어붙인 소득주도성장은 큰 교훈을 남겼다. 유권자들은 현장 검증을 생략한 어설픈 정책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걸 깨달았다. paulk@fnnews.com 곽인찬 주필
2021-07-23 18:56:22미국의 신임 국방·국무·재무장관들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이들 모두 대통령이 아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보는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 취임 선서를 받았다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 정부의 파격적인 행보에 벌써 부통령이 실세라는 추측을 쏟아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실세로 불리는 인물은 부통령만이 아니다. 개인적인 지지 기반이 약했던 바이든은 커튼 뒤에서 실력자들이 자라날 토양을 제공했다. 앞으로 4년간 미국의 정책은 예상치 못한 인물의 손에서 나올 수도 있다.■정권의 아이콘 카멀라 해리스 바이든의 대선 승리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민주당은 트럼프 지지층을 포기하고 중도층 포섭에 주력하면서 최대한 무난한 후보에 집중했다. 바이든은 47년간 공직 생활을 했지만, 독자적인 정치 어젠다를 만들지 못했고 버락 오바마 정부의 그늘에 머물렀다. 그는 부통령 퇴임 이후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정치에 거리를 뒀고 2019년에 트럼프를 저지해야 한다며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 동안 지지율 집계에서 1개월 가까이 버니 샌더스에게 뒤처졌으며 받은 정치후원금 역시 890만달러(약 99억원)로 샌더스(251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7월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의하면 바이든 지지자의 56%는 "그가 트럼프가 아니라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무미건조한 바이든 세력에 본격적인 색깔을 심어준 인물이 해리스다. 바이든은 최초로 흑인 여성을 부통령으로 지목하며 흑인 및 여성 유권자를 결집했다. 해리스는 상원의원과 검사 생활을 거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았고 뚜렷한 정치색을 띠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좌파 진영은 해리스를 반기지 않았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재임 시절 경찰의 인종차별적인 과잉진압 사건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동시에 정치색이 불분명하고 엘리트 경력을 거쳤다는 이유로 피부색만 바뀐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바이든 입장에서는 당내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해리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0일 보도에서 바이든이 78세의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점과 미 상원이 50대 50으로 양분된 상황을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든을 보좌하고 상원의장을 겸직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해리스가 역대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 된다고 예상했다. ■오바마의 그림자 수전 라이스 기후변화와 동맹 외교 등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다수 부활시킨 바이든은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새 정부는 3차 오바마 정부가 아니다. 그동안 세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정부가 지명한 각료급 인사 16명 가운데 12명은 과거 오바마 정부에서 연방정부 공직을 지냈던 인물들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이끌었던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바이든은 새 정부에서 라이스에게 대통령 자문기구인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DPC) 위원장을 맡겨 미국 내부 사정을 다루게 했다.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정보국장(DNI)은 지난달 1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라이스는 이번에 국내 정책을 맡게 되었는데 우리 모두 이게 농담이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스는 국무부를 잘 알고 분명히 국무장관 자리를 원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라이스가 국내외 정책 모두를 운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넬은 "미 상원은 양분되어 있고 부통령은 상원의장을 겸직해 의회 문제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며 "라이스는 해리스가 의회에 붙잡혀 있는 사이 정부 내에서 그림자 대통령 역할을 할 수 있어 무척 신이 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라이스는 당초 부통령과 국무장관 후보로 꼽힐 만큼 바이든과 각별한 사이였다. 그는 다만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사건과 관련해 "테러가 아닌 우발적 사건"이라고 말해 의회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도 라이스가 의회 인준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바이든이 라이스를 의회 인준이 필요 없으면서도 자신을 가깝게 보좌할 수 있는 DPC 위원장에 앉혔다고 추정했다. ■영부인부터 옛 동료까지 주시해야 바이든 정부의 실세로 주목받는 또 다른 인물은 질 바이든 영부인이다. 현재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작문 교수로 재직 중인 바이든 여사는 남편이 부통령이었던 당시 해외 순방에 동행하며 전용기에서 학생 답안지를 채점한 일화로 유명하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바이든 선거 캠프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고 지난해 봄에는 유세 현장에서 남편에게 달려드는 시위대를 직접 막아서기도 했다. 그는 해리스를 비롯해 바이든 내각 인사에도 개입했으며 부통령 후보자 상당수는 바이든 여사와 화상 대화를 통해 면접을 봤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해 왕성한 정치 활동을 예고했다. 아울러 국내 문제로 바쁜 바이든을 대신해 외교 문제를 총괄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눈여겨봐야 한다. 블링컨은 바이든이 상원의원이던 시절 그의 상원 외교위원회 활동을 보좌했고 바이든이 부통령에 취임하자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다. 이후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블링컨은 이란 핵협상과 중동 정책을 담당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임기 초기 코로나19 대응과 경기 부양에 신경을 쓰느라 외교에 집중하기 어려워서 자신이 전적으로 신뢰하는 블링컨에게 외교 분야를 의지한다고 내다봤다. 블링컨은 지난달 27일 취임 직후 브리핑에서 대통령보다 먼저 중국과 관계를 언급하고 "양측의 상호 이익이 부합하는 분야에서는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은 전임 트럼프 정부의 대(對)중국 강경책이 원칙적으로는 옳았다면서 중국의 압박에 맞서 동남아 국가들과 협력하겠다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1-31 17:01:23초반 선두를 달리던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경선의 주요 승부처에서 연패의 늪에 빠지며 중대한 갈림길에 놓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14개 주에서 열린 '슈퍼화요일' 대결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참패한데 이어 10일 6개주 경선이 실시된 6차 '미니 화요일'마저 패배했다. 샌더스에게 미니 화요일은 매우 중요한 고비였다. 바이든의 급상승세에 제동을 걸 기회인 것은 물론 '바이든 대 샌더스' 일대일 구도로 압축된 뒤 첫 경선이라 두 주자의 경쟁력을 엿볼 시험대였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중도 진영의 '단일화'로 바이든에게 승기를 뺏긴 뒤 승부처에서 다시 패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향후 경선도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남은 일정은 '장기전' 양상보다 바이든이 굳히기에 나서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버니 샌더스는 거의 끝났다"며 "이는 단지 이번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샌더스가 처음으로 변명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또 "샌더스는 이제 중도 하차하라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미니 화요일' 대승 이후 바이든은 "샌더스 후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겠다. 미국을 하나로 만들겠다"며 "그와 나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외쳤다.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샌더스의 경선 포기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샌더스는 일단 경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샌더스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5일 바이든과 일대일로 진행하는 TV토론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0-03-12 17:55:19[파이낸셜뉴스] 초반 선두를 달리던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경선의 주요 승부처에서 연패의 늪에 빠지며 중대한 갈림길에 놓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14개 주에서 열린 '슈퍼화요일' 대결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참패한데 이어 10일 6개주 경선이 실시된 6차 '미니 화요일'마저 패배했다. 샌더스에게 미니 화요일은 매우 중요한 고비였다. 바이든의 급상승세에 제동을 걸 기회인 것은 물론 '바이든 대 샌더스' 일대일 구도로 압축된 뒤 첫 경선이라 두 주자의 경쟁력을 엿볼 시험대였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중도 진영의 '단일화'로 바이든에게 승기를 뺏긴 뒤 승부처에서 다시 패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향후 경선도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남은 일정은 '장기전' 양상보다 바이든이 굳히기에 나서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버니 샌더스는 거의 끝났다"며 "이는 단지 이번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샌더스가 처음으로 변명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또 "샌더스는 이제 중도 하차하라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미니 화요일' 대승 이후 바이든은 “샌더스 후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겠다. 미국을 하나로 만들겠다”며 “그와 나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외쳤다.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샌더스의 경선 포기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샌더스는 일단 경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샌더스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5일 바이든과 일대일로 진행하는 TV토론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0-03-12 16:11:5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절차가 시작되면서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 중국과 무역협상,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일단 대부분 탄핵이 실제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고,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 역시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탄핵사태가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연결되거나 소비둔화를 부를 경우, 또 내년 대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런·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덜 기업친화적인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경우 미국의 최장기 호황과 강세장은 끝날 가능성도 있다.■탄핵은 경제 아닌 정치적 사안CNN비즈니스는 25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식 탄핵절차가 개시됐지만 지금 당장은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의 비리에 관한 조사를 수차례 요청했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은 A4 5쪽 분량이다.하지만 하원의 탄핵절차 개시는 당분간 경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헤지아이 리스크매니지먼트의 리서치 책임자인 대릴 존스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지만 이는 경제에 근본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정치적 사안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트럼프 탄핵 개시가 알려진 24일 뉴욕증시는 하락했지만 탄핵절차 개시는 악재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고, 탄핵의 확실한 근거가 되는 녹취록이 공개된 25일에는 되레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0.6% 넘는 높은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된다 해도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 까다롭고 지난한 절차를 거쳐야 해 탄핵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동요를 막는 주된 배경이다.■무역전쟁 영향그러나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가장 큰 복병으로 자리잡은 미·중 무역전쟁에 탄핵절차 개시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절차 개시로 힘이 빠졌다고 판단이 되면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발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중국을 움직일 수 있고, 무역전쟁은 그때까지 악화하면서 경제와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계속해서 미칠 수도 있다. 코웬 워싱턴 리서치그룹의 크리스 크루거 상무는 탄핵 스캔들 때문에 백악관이 무역협상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어느 누구도 무역협상에 집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반대로 탄핵스캔들이 트럼프를 무역협상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전혀 다른 전망도 나온다. 내년 대선 판도를 뒤집기 위해 트럼프가 중국과 역사적인 무역협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와 시장은 다시 상승 시동을 걸 수 있는 대형 호재를 선물받게 된다.■닉슨 때는 급락, 클린턴 때는 상승탄핵에 맞닥뜨렸던 리처드 닉슨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주가는 탄핵 스캔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을 시사한다. 탄핵이 확실시되자 1974년 닉슨이 사임을 했고, 당시 주가는 큰 폭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였고, 경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수출 제한에 따른 오일쇼크와 공급충격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던 때였다. 탄핵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했겠지만 하강세의 주된 배경은 아니었다.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의 성추문이 불거진 1998년 1월부터 탄핵절차가 시작되고, 이듬해 2월 상원이 클린턴에 면죄부를 줄 때까지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되레 28% 상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9-09-26 16:42:59[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절차가 시작되면서 미 경제와 주식시장, 중국과 무역협상,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일단 대부분 탄핵이 실제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고, 미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 역시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탄핵사태가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연결되거나, 소비둔화를 부를 경우, 또 내년 대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등 덜 기업친화적인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경우 미국의 최장기 호황과 강세장은 끝날 가능성도 있다. ■ 탄핵은 경제 아닌 정치적 사안 CNN비즈니스는 25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식 탄핵절차가 개시됐지만 지금 당장은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전화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의 비리에 관한 조사를 수차례 요청했다. 이를 두고 미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은 A4 5쪽 분량이다. 하지만 하원의 탄핵절차 개시는 당분간 경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헤지아이 리스크매니지먼트의 리서치 책임자 대릴 존스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지만 이는 경제에 근본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정치적 사안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탄핵 개시가 알려진 24일 뉴욕증시는 하락했지만 탄핵절차 개시는 악재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고, 탄핵의 확실한 근거가 되는 녹취록이 공개된 25일에는 되레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0.6%가 넘는 높은 상승세를 장을 마쳤다.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된다해도, 상원 의원 3분의2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 까다롭고 지난한 절차가 탄핵이어서 탄핵이 현실화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동요를 막는 주된 배경이다. ■ 무역전쟁 영향 그러나 미 경제와 주식시장에 가장 큰 복병으로 자리잡은 미중 무역전쟁에 탄핵절차 개시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절차 개시로 힘이 빠졌다고 판단이 되면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발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미 대선에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중국을 움직일 수 있고, 무역전쟁은 그 때까지 악화하면서 경제와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계속해서 미칠 수도 있다. 내셔널증권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대통령의 힘이 빠졌다고 보게 되면 중국이 얼마나 기꺼이 양보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코웬 워싱턴 리서치그룹의 크리스 크루거 상무는 탄핵 스캔들 때문에 백악관이 무역협상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어느 누구도 무역협상에 집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반대로 탄핵스캔들이 트럼프를 무역협상을 내몰 수 있다는 전혀 다른 전망도 나온다. 내년 대선 판도를 뒤집기 위해 트럼프가 중국과 역사적인 무역협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다. 그렇게 되면 미 경제와 시장은 다시 상승 시동을 걸 수 있는 대형 호재를 선물받게 된다. ■ 닉슨 때는 급락, 클린턴 때는 상승 탄핵에 맞닥뜨렸던 리처드 닉슨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주가는 탄핵 스캔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을 시사한다. 탄핵이 확실시되자 1974년 닉슨이 사임을 했고, 당시 주가는 큰 폭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 때에는 이미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한 상태였고, 경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수출 제한에 따른 오일쇼크와 공급충격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로 몸살을 앓던 때였다. 탄핵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했겠지만 하강세의 주된 배경은 아니었다.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간 성추문이 불거진 1998년 1월부터 탄핵절차가 시작되고, 이듬해 2월 상원이 클린턴에 면죄부를 줄 때까지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되레 28% 상승했다.1998년 여름 S&P500 지수가 2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지만 이는 러시아 외환위기와 미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후폭풍이었을 뿐이다. 주가 지수는 다시 회복해 수개월 뒤 다시 사상최고치로 올라섰다. 결국 탄핵절차 개시 그 자체보다도 탄핵스캔들이 미중 무역협상과 소비, 내년 대선에 어떤 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인지가 미 경제와 시장의 판도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9-09-26 07:4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