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92석을 차지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강화하는 방향의 법안 개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4일 조국혁신당의 10대 정책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공수처 강화로 검찰 권력 분산과 견제' 등을 공약했다. 공수처의 기능과 역할 등을 제한한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출범한지 3년이 된 공수처에 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공수처법상 수사의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 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검찰 개혁 일환으로 제정된 공수처법은 권한이 필요 이상으로 커질 것을 우려해 수사 범위를 제한했지만, 그 범위가 협소해 실질적인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 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소한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야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이와 관련해 최근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원래 수사라는 것이 사소한 범죄로부터 시작해 위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공수처는 수사권이 협소해 어려움이 많다"며 "수사권과 기소권마저도 일치하지 않아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4-14 15:17:59[파이낸셜뉴스] 4·10 총선 민심의 평가는 정부·여당·대통령실에 대해 준엄한 경고장을 날렸다.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한 팍팍한 삶, 다양한 대통령실 논란 등이 정권심판론 프레임으로 연결되면서 인물 경쟁력이나 이슈 몰이, 구도라는 선거 방정식 값 모두를 '심판론 블랙홀'이 빨아들였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 국정수행 기간의 한 복판이자,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제22대 총선도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에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준엄한 민심의 경고를 겸허히 수용해 고강도 국정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국정 보좌를 잘못한 책임을 지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은 사의를 표명했고, 난파 위기의 여당호(號)를 새롭게 이끌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지도부도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거대 범 야권의 '압승'에다 윤 정부와 사법적 대척점에 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원내 진입 등으로 앞으로 남은 윤 정부의 3년도 각종 특검법 및 민생법안 재추진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어느때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여권 일각에선 국정쇄신 시나리오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개최를 비롯해 내각 구성시 야당 협치, 여야정협의체 부활, 연정 등이 거론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총선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민주당·민주연합은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108석을 확보했다. 비례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12석을 가져갔으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제3지대는 각각 3석, 1석, 1석을 획득했다. 여당 참패가 확정되자 엄중한 민심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고강도 국정 쇄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사의표명도 잇따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수석비서관 전원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뜻을 받들자면 국정을 쇄신해야 하는게 당연하고 국정을 쇄신하려면 인적쇄신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에서 압도적 대승을 거둔 이재명 대표는 여야가 힘을 모아 민생경제 위기 해소에 집중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은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서겠다. 국민 여러분께 거듭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을 살리는 민생 정치로 국민 기대와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례 돌풍의 주역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곧바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향후 순탄치 않은 정국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조 대표는 이날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대 양당의 의석 독식에 제3지대는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 총선에 출마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0석이란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반면 극적인 반전으로 3석을 확보한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새로운 도전에 나설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 대표의 경우 정치 입문 13년 만에 처음으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이 대표는 "왜 당을 옮겨서 이렇게 출마할 수 밖에 없었을 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곱씹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여당 참패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도 방향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정부서울청사, 세종청사 등 관가는 이날 선거 기간 분출된 수백개 정책과제를 선별하고 현안점검에 집중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들 배부분이 총선 이후 입법을 전제로 발표된 것들이라 사실상 추진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 등에서 나온 정책들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에 들어갔다. 아울러 정권 심판의 기저에 깔린 물가 불안을 진정시킬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중동 불안, 미국 대선 등 출렁이는 대외변수 관리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규성 기자
2024-04-11 15:04:58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며 22대 국회 운영 등과 관련한 조언을 듣는 등 연일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진표 국회의장, 종교계 인사들과 만난 데 이어 보수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해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총선 참패 이후 보수 정체성 재정립, 중도층 외연확장 등을 추진하고 있는 '황우여 비대위'가 내부 전열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황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 전 대통령의 사저에 방문, 총선 이후 민심 동향을 비롯해 22대국회 개원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 정당의 나아갈 길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방에는 성일종 사무총장과 엄태영 비대위원, 조은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등도 동행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비공개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전 대통령께서 당이 단합하고, 여당이니 정부와 힘을 합해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이 전 대통령이) 무엇보다 정부와 사전조율도 하고 일치된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직구 금지' 등 설익은 정책을 놓고 정부·여당간 정책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또 4월 총선 참패에 대한 원인 분석을 비롯해 범야권 압승으로 대여 공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소수 여당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여당 지도부에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5-21 18:12:18[파이낸셜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며 22대 국회 운영 등과 관련한 조언을 듣는 등 연일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진표 국회의장, 종교계 인사들과 만난 데 이어 보수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해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총선 참패 이후 보수 정체성 재정립, 중도층 외연확장 등을 추진하고 있는 '황우여 비대위'가 내부 전열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황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 전 대통령의 사저에 방문, 총선 이후 민심 동향을 비롯해 22대국회 개원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 정당의 나아갈 길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방에는 성일종 사무총장과 엄태영 비대위원, 조은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등도 동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황 비대위원장에게 당정 화합을 통해 국가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비공개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전 대통령께서 당이 단합하고, 여당이니 정부와 힘을 합해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이 전 대통령이) 무엇보다 정부와 사전조율도 하고 일치된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직구 금지' 등 설익은 정책을 놓고 정부·여당간 정책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또 4월 총선 참패에 대한 원인 분석을 비롯해 범야권 압승으로 대여 공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소수 여당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여당 지도부에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전당대회를 실무적으로 관리할 황우여 비대위도 효율적인 전대관리와 보수 정체성 재정립 방향성 등을 놓고 이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5-21 15:51:34범야권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기소청(가칭) 설립 등 검찰개혁을 추진하자 박성재 법무부장관이 "정치적 유불리, 집단의 이해관계 없이 국민 입장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박 장관이 인사청문회 때부터 '검수완박으로 인해 수사지연 등 부작용이 생겼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범야권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 "검수완박, 국민에게 큰 불편 초래"박 장관은 2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고·지검 청사 앞에서 범야권의 검찰개혁방안에 대해 "검찰개혁은 검찰의 기능이 최고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고 국민을 위해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앞서 두 차례 진행된 검찰개혁으로 인해 형사사법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하에 수사권 조정 등을 진행했다"며 "현재까지 수사기관 간의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고 수사가 지연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해 국민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거없는 검찰에 대한 악마화, 젊은 검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소위 수사권 조정으로 형사소송법 등이 개정된 이후 수사와 재판 현장에서 모든 형사사법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하며 앞선 검찰개혁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89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범야권은 조국혁신당 등을 필두로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골자로 한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신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형사소송법 개정' 등 3개 법안을 22대 국회 법안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1·2차 검찰개혁을 거치면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2대 범죄(경제·부패)'로 축소된 검차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고 중수청이 검찰 직접 수사기능을 가져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인원 개편해 수사지연 막는 檢지난 3월 박 장관은 3차례 간담회를 열어 고검장과 지방·수도권 지검장들을 만나 수사지연 해결 등 검찰 업무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법조계는 검찰 내 인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이 법무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고 봤다. 고등검찰청 검사 등 중간 간부급 검사들의 역할을 확대하거나 중요경제범죄수사단(중경단) 사건 배당을 늘리는 개편안과 같이 수사 경력이 많은 인원들을 수사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대검 기획조정부는 지난 3월 이미 중경단 사건배당을 늘리는 3가지 개편안을 각 지방검찰청에 내려보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일선청 부장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하는 방안 등도 가능하다고 봤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일반 평검사들이 사건을 들여다보는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부장검사들이 사건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을 것"이라며 "수사지연 해소를 위해서는 있는 인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5-02 18:45:38[파이낸셜뉴스] 범야권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기소청(가칭) 설립 등 검찰개혁을 추진하자 박성재 법무부장관이 "정치적 유불리, 집단의 이해관계 없이 국민 입장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박 장관이 인사청문회 때부터 '검수완박으로 인해 수사지연 등 부작용이 생겼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범야권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수완박, 국민에게 큰 불편 초래"박 장관은 2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고·지검 청사 앞에서 범야권의 검찰개혁방안에 대해 "검찰개혁은 검찰의 기능이 최고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고 국민을 위해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앞서 두 차례 진행된 검찰개혁으로 인해 형사사법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하에 수사권 조정 등을 진행했다"며 "현재까지 수사기관 간의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고 수사가 지연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해 국민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거없는 검찰에 대한 악마화, 젊은 검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소위 수사권 조정으로 형사소송법 등이 개정된 이후 수사와 재판 현장에서 모든 형사사법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하며 앞선 검찰개혁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89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범야권은 조국혁신당 등을 필두로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골자로 한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신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형사소송법 개정' 등 3개 법안을 22대 국회 법안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1·2차 검찰개혁을 거치면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2대 범죄(경제·부패)'로 축소된 검차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고 중수청이 검찰 직접 수사기능을 가져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원 개편해 수사지연 막는 檢지난 3월 박 장관은 3차례 간담회를 열어 고검장과 지방·수도권 지검장들을 만나 수사지연 해결 등 검찰 업무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법조계는 검찰 내 인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이 법무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고 봤다. 고등검찰청 검사 등 중간 간부급 검사들의 역할을 확대하거나 중요경제범죄수사단(중경단) 사건 배당을 늘리는 개편안과 같이 수사 경력이 많은 인원들을 수사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대검 기획조정부는 지난 3월 이미 중경단 사건배당을 늘리는 3가지 개편안을 각 지방검찰청에 내려보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일선청 부장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하는 방안 등도 가능하다고 봤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일반 평검사들이 사건을 들여다보는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부장검사들이 사건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을 것"이라며 "수사지연 해소를 위해서는 있는 인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05-02 15:18:20윤석열 대통령이 사면초가 위기다. 지난 4·10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다. 야권 일각에선 임기단축 개헌과 탄핵을 입에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 등을 다시 들고나오자 여당 내에서도 안철수 의원 등이 동조할 낌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20%대로 주저앉았다.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용산의 비세를 알아챘음일까. 비례대표 12석인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등등하다. 조국 대표는 2심에서 유죄판결이 난 형사 피고인이다. 그런 그가 윤 대통령에게 조롱조로 '김건희 특검' 수용과 음주 자제 등 10개 요구사항을 내놨다. 용산의 옹색한 입지는 '총선 쓰나미'에 휩쓸린 대가다. 여당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18석을 합쳐 고작 108석을 건졌다. 반면 조국혁신당과 이준석의 개혁신당 등을 망라한 '반윤' 의석은 무려 192석이다.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만으로도 단독 과반(175석)을 넘어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의 '사법 리스크'에다 양문석·김준혁 후보 등의 온갖 추문과 도덕성 논란에도 범야권의 압승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 후 윤 대통령을 만난 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저격했다. 그가 마이크를 독점한 캠페인이 선거를 망쳤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곁가지 지적일 뿐 '정권 심판' 태풍은 대통령이 불렀다고 봐야 한다. 이종섭 출국, 황상무 실언, 의사 파업 담화 등 고비마다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면서다. 특히 김 여사의 디올백 문제와 관련한 대응이 그랬다. '몰카 공작' 차원에서 접근한 목사를 "박절하게 대하기 어려웠다"는, 사과 빠진 해명은 '윤석열표 공정과 상식'에 대한 중도층의 회의감만 키웠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겨우 0.73%p 득표율 차로 이재명을 앞섰다. 윤석열이 좋아서라기보다 이재명이 되면 나라가 결딴날 것으로 보거나, 문재인 정권에 질린 중도층이 결집한 결과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을 찍었던 유권자의 10%가량이 이번 총선에선 야당 후보를 찍었다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라. 지난 2년간 국정의 큰 방향이 잘못된 건 아닐지라도 윤 대통령이 '불통'과 '오만' 이미지를 쌓아왔다는 방증이다. 압승한 야권은 이제 입법·행정·사법 전 분야에서 위세를 부리고 있다. 양곡관리법·민주유공자법안 등을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제22대 국회에서 법사위장 등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한다. 한 당선자는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방탄'을 넘어 '사법부 길들이기'를 예고한 셈이다. 물론 이런 폭주는 야당의 자충수가 될 게 뻔하다. 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얼마 전 총선 압승을 근거로 "협치란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된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 간 총선 득표율 차는 5.4%p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야당이 지역구 71석을 더 가져간 건 소선거구제의 맹점 탓이다. 다시 야권의 오만이 하늘을 찔러 국민 중 2.8%p만 등을 돌려도 다음 선거는 정반대의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이번 총선 참패는 용산의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남은 3년 임기 내내 국정혼선이 이어진다면 국민의 불행이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 여당 안으로는 안철수, 나경원, 유승민 등 그간 경원시했던 인사들과 겸허히 소통해 허물어진 대선연합을 복원하고, 당 밖으로는 야권과의 협치가 불가피할 것이다. 내각과 참모진에 유능하고도 정의로운 인재를 고르는 일은 더 중요하다. 일찍이 냉철한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성난 민중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존경받는 출중한 인물이 그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공정'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웠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 내외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인사를 발탁해 그 첫걸음을 뗄 때다. kby777@fnnews.com
2024-04-29 20:07:05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종료 전 각종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데는 22대 총선에서의 압승이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총선을 통해 정권 심판론에 대한 민심을 확인했고, 22대 국회까지 장악하면서 막강한 입법 권한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21대 국회의 각종 쟁점 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막혀도 22대 국회에서 입법을 재추진할 기회가 남아 있다. 여기다 민생 법안을 외면한다는 책임까지 정부·여당에 돌릴 수 있어, 당분간 이 같은 꽃놀이패를 쉽게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 등 5개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본회의 직회부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5개 법안을 처리하는 데 사용한 시간은 22분밖에 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를 약 40일 남기고 다수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과 함께 내달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표결도 촉구하고 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안과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입법 폭주는 ‘지금 주도권을 쥔 것은 우리이며, 향후 새 국회가 시작돼도 정국 주도권은 계속 우리가 가져갈 것’이라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사실은 22대 국회에서 해도 되는데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은 총선 압승 여파를 몰아 정권의 기를 꺾어 놓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원하고 있으니 (민주당 입장에서는)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조국혁신당과 선명성 경쟁도 어느 정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 2년간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단독 처리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표결에서 여당이 단일 대오를 유지하며 파기시키는 일이 아홉 차례 반복돼 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로 이 같은 균형이 깨질지, 특히 여당에서 어떤 선택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 평론가는 “모든 법안을 국민의힘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해 여당이 협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민생을 저버린 여당’ 같은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조국혁신당 등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 점유율이 높아지는 22대 국회에서는 지금까지의 여야 대치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22대 국회의원 임기는 대통령보다 길다"며 "따라서 여당 의원들도 사안에 따라서는 대통령 의중과 다른 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이 무조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게 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04-18 18:16:5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종료 전 각종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데는 22대 총선에서의 압승이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총선을 통해 정권 심판론에 대한 민심을 확인했고, 22대 국회까지 장악하면서 막강한 입법 권한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21대 국회의 각종 쟁점 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에 막혀도 22대 국회에서 입법을 재추진할 기회가 남아 있다. 여기다 민생 법안을 외면한다는 책임까지 정부·여당에 돌릴 수 있어, 당분간 이 같은 꽃놀이패를 쉽게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 등 5개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본회의 직회부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5개 법안을 처리하는 데 사용한 시간은 22분밖에 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를 약 40일 남기고 다수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과 함께 내달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표결도 촉구하고 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안과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입법 폭주는 ‘지금 주도권을 쥔 것은 우리이며, 향후 새 국회가 시작돼도 정국 주도권은 계속 우리가 가져갈 것’이라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사실은 22대 국회에서 해도 되는데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은 총선 압승 여파를 몰아 정권의 기를 꺾어 놓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원하고 있으니 (민주당 입장에서는)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조국혁신당과 선명성 경쟁도 어느 정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 2년간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단독 처리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표결에서 여당이 단일 대오를 유지하며 파기시키는 일이 아홉 차례 반복돼 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로 이 같은 균형이 깨질지, 특히 여당에서 어떤 선택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 평론가는 “모든 법안을 국민의힘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해 여당이 협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민생을 저버린 여당’ 같은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조국혁신당 등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 점유율이 높아지는 22대 국회에서는 지금까지의 여야 대치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22대 국회의원 임기는 대통령보다 길다"며 "따라서 여당 의원들도 사안에 따라서는 대통령 의중과 다른 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이 무조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게 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4-04-18 16:23:464·10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꽤나 매서웠다. 집권 3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선거판을 주도하면서 이슈나 인물, 구도 모두 먹히지 않았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개헌선(200석)에 가까운 192석을 획득, 압승을 거뒀다. 반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가까스로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집권기간 5년 내내 '여소야대' 정국인 첫 정부가 됐다. 막강한 의회 권력을 틀어쥔 야권은 각종 특검법을 강행 처리해 대여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고, 소수 여당은 사력을 다해 막는다는 입장이어서 21대 국회에 이어 '대화와 협치'가 실종될 우려가 높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연금·복지 등 3대개혁 추진은 동력을 잃고, 정부·여당의 입법·예산·인사권 행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총 4회에 걸쳐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민생안정을 위한 상생의 길을 적극 모색해보고자 한다. 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한 것은 지난 2년 윤석열 정권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민심의 심판론이 선명하게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향후 더불어민주당 등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를 사실상 국민이 승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혼란이 극에 달할 정국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여당이 지금과 달리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수밖에 답이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 "22대 총선, 野에 탄핵 빼고 다 해보라는 국민 명령" 16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한 정치평론가 3인은 22대 총선 총평으로 "대통령 탄핵만 빼고 다 하라고 야권에 국민이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포함)은 175석을 석권해 108석을 얻는 데 그친 국민의힘(국민의미래 포함)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각각 180석, 103석을 얻었던 4년 전에 비하면 국민의힘이 조금이나마 선방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은 여당, 미래통합당은 야당이었다. 이번에 국민의힘은 집권 3년 차 여당으로서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한번도 국회 여소야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반윤 성향 군소정당들까지 더하면 범야권은 192석에 이른다. 여당에서 8석만 이탈해도 대통령 탄핵·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통한 적이 별로 없었다"며 "이번에는 야당에 175석이라는 의석수를 몰아줄 정도로 정말 엄청난 심판 열기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7·18·19·21대 총선에서는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한나라당·새누리당·민주당이 모두 원내 1당을 차지했다. 비록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단 1석 차이로 1당을 뺏기기는 했지만 그때도 민주당이 과반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도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야당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것을 다 하라는 (유권자) 뜻이 맞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윤 대통령의 폭주를 멈추라는 것이 국민적 명령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野, 입법 강공 이어갈 듯…"대정부 압박하란 게 국민 뜻" 윤 정부 출범 후 21대 국회 정국에서는 거야 입법 강행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9차례나 이뤄졌다. 21대와 비슷한 국회 지형에서 야권은 입법을 통한 대정부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대정부 압박의 근본적인 명분은 국정기조 전환 요구다. 최 평론가는 "야권은 정부·여당을 향해 지금까지와 같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은 안 된다고, 이재명·조국 대표의 영수회담 요구를 수용하고 채 상병·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받으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주도권을 쥔 것은 야당이다. (여야가 붙으면) 야당이 일방적으로, '원사이드'하게 이긴다"고 단언했다. 김 평론가는 "조국혁신당까지 나오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일종의 선명성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지방선거)가 2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민주당도 (정부·여당과) 휴전을 택하거나 민생 중심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당분간은 대여 공세를 거세게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야당더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다 하라고 국민이 얘기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특검법 추진 등에 소극적이면 야당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대로면 임기가 3년 넘게 남은 윤 정부 전망은 어둡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야권 강성파가 주장하는 탄핵까지는 이뤄지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이 '레임덕'(절뚝거리는 오리)을 넘어 '데드덕'(죽은 오리)으로 곧바로 갈 가능성이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시행령 통치에 의존해온 측면이 있는데, 이제부터는 그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무원들이 움직여줘야 시행령 통치도 가능한데, 앞으로는 공직 사회도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미다. 결국 이대로는 꽝꽝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정국을 누그러트리는 역할은 정부·여당, 특히 윤 대통령이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 평론가는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바꾸고, 야당과 협치를 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고, 여당에도 협상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도 "국정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회의론의 근거는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인적쇄신 추진과 관련해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의 면면이다. 김 평론가는 "외견상으로 보면 모든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것이 민심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데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측근 중심으로 '회전문 인사' 하마평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번 총선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與, 尹과 '다른 길' 걷나…전당대회에 관심 여당의 선택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자체 생존을 위해 여당이 정부와의 관계 악화를 각오하고 각자도생을 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평론가는 "최악의 경우에는 국민의힘이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여당 말도 안 듣는다고 하면 탈당을 요구할 테고 탈당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대통령과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윤 대통령을 빼고라도 (야당과) 협치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소멸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거부권 행사도 이제 못할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이제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에서도 안철수 의원 등 22대 총선 당선자를 중심으로 찬성한다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 평론가도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 윤 대통령과 같이 가면 우리도 망한다고 판단해 (표결에서) 반란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대통령과 결별할 가능성에 대해 최 평론가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 상황이 계속 답답하게 반복되면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고 정당 지지율도 떨어지고 당원들도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민의힘이 쉽게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고, 당분간 거부권 정국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 평론가는 "오는 6월 회기가 새로 시작돼도 실제 이탈표가 국민의힘에서 8석 이상 나올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의문"이라며 "앞으로 2년간 선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전망은 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유의미한 정도의 원심력이 국민의힘 22대 총선 당선인들에게 있겠느냐는 의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김 평론가는 "그런 상황에서 보면 당분간은 야당이 법안을 발의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다시 부결되는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런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누가 현재 궐위 상태인 국민의힘의 당권을 잡느냐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사실상 대통령실과 수직관계에 놓여 있는 여당이 당정관계 재정립에 나설 수 있느냐, 그럴 만한 인사들이 지도부에 포진하느냐로 모아진다. 최 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살려면 윤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바꾸도록 하는, 쓴소리하는 지도부가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안 그래도 줄어드는 보수판인데 쪼그라들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됐으면 좋겠지만 가능성은 없다. 현재 전당대회에는 당심 100%가 작동하는데 유 전 의원은 당내 기반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평론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갈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고 본다"며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당정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친윤 그룹이 중심이 돼 뭉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예측 속에 국민의힘은 이날 당선인 총회를 통해 '실무형 비대위'를 꾸려 2년 임기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영남 정당'을 벗어나 '수도권 대중 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김 평론가는 "영남 중심 의원 구성이 당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고 점점 짠물 이론처럼, 소금물이 증발하면 더 짜지는, 진성 당원 중심으로만 남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그러면 전당대회도 룰을 어떻게 바꾸든 친윤 중심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런 점에서 김 평론가는 나경원 당선자 등 비윤 중에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감을 덜 느끼는 사람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 평론가도 "오늘 딱 보니 사람이 안 바뀌어서 국정기조도 안 바꿀 것 같다. 그대로 갈 것 같다"며 "당이 민심과 괴리되면 망한다. 되게 중요한 상황인데 지금 망할 길만 찾아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2024-04-16 18:06:38